00021 10. 박무현 중령 =========================================================================
“알겠습니다. 대신 호칭은 실장으로 해주십시오.”
“명령입니까?”
“예. 명령입니다.”
“알겠습니다. 실장님!”
“김강수 대위님 통장으로 흑원 경호회사 정리 자금으로 50억 원, 그리고 활동 자금으로 50억 원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리가 되면 연락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회사 정리는 시간이 걸립니다."
"문제가 있습니까?"
"예. 이사들인 장교 출신 5명은 회사를 정리하기까지 회사에 사직서를 낼 수 없습니다. 빛을 해결하고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사표를 수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반 경호원들인 위관 출신들인 경호원 30명은 회사를 바로 그만두고 내일까지 이곳으로 올 수 있습니다.”
박무현은 용역깡패와 같은 일을 하는 흑원의 경호원으로 있는 특전사 대원들을 하루라도 빨리 빼내고 싶었다. 이사들은 자식 같은 후배들의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런 일을 하고 있었다.
“좋습니다. 그러면 주변의 펜션이나 숙소를 한 달 정도 빌려서 2개조로 일할 수 있도록 하시고, 차량도 한 달 정도 렌트해서 일을 시작하도록 하십시오. 일을 시작하면 기본적으로 계약금 10억 원을 주어야 하니 통장 번호를 가져오도록 하십시오.”
“알겠습니다. 할 일이 많으니 지금부터 움직이도록 하겠습니다. 김 대위는 더 있다가 오도록. 나오지 마십시오.”
흑원의 일에 대해서는 현역인 김강수 대위는 아는 것이 없었다. 일을 시작하기로 했으니 내일까지 김환근의 경호를 책임지라는 의미였다.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우선 앉으십시오.”
“예.”
“이강철 중사를 안다고 하셨죠?”
“물론입니다. 제가 아끼는 부하입니다.”
“저격수인 특전사 대원인 오현철, 폭파 전문인 이철규, 중무기 담당인 임창민 ……! 이들도 찾아서 스카우트 해 주십시오. 앞으로 팀장인 김강수 대위님이 지휘할 특수팀 대원들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경호회사에서 일할 저에게 대위란 말을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민간전투 회사인 PMC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현 군대체계를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실장님은 자신의 경호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군요.”
“저 검도의 고수입니다. 누가 저격하지 않는다면 일대일로 저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자신합니다.”
“……!”
김강수 대위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우리 내기 한 번 할까요?”
“무슨 내기입니까?”
“특전사 대원들은 산악구보는 기본으로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기 보이는 산 정상까지 누가 빨리 올라가는지 내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기면 저와 대련을 해 보는 것입니다.”
“제가 이기면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김강수 대위님의 질문에 무엇이든지 솔직하게 대답하지요.”
“특수능력이 무엇인지도 대답해 주실 것입니까?”
“물론입니다.”
“제가 지면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앞으로 제가 믿기 힘든 말을 해도 무조건 믿어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럼, 나가실까요?”
“예.”
두 사람은 병원 뒷산으로 향했다. 카페 쪽으로는 정상적인 등산로라 사람들이 많지만 이곳은 김환근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라 길은 있지만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다만 김환근이 자주 이용해서 등산로가 생기자 요즘은 병원 직원들도 가끔 등산을 한다.
“그럼, 시작하면 뛰는 것입니다.”
“아닙니다. 먼저 출발하십시오.”
“알겠습니다.”
김환근은 사양하지 않고 천천히 뛰어서 산을 올라갔다.
휘익!
김강수 대위가 곧 김환근을 추월해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김환근은 김강수 대위 바로 뒤에서 천천히 따라갔다.
“헉! 헉!”
산 정상에 가까워지자 김강수 대위는 거의 네발로 기어오르듯이 가파른 비탈길을 뛰어오르면서 헉헉 거렸다. 김강수 대위는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지만 숨소리가 고른 김환근이 자신의 등 뒤에서 바라 따라오고 있었기에 쉴 수 없었다. 산악구보만큼은 자신 있었는데 민간인이 상대가 자신을 바짝 추격하자 믿을 수 없었다. 완전무장을 하고 군장까지 멘 상태가 아닌 맨 몸이라 지금의 산악구보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그런데 상대는 국가대표 축구선수라도 되는지 지친 기색이 없이 따라오고 있었다.
“헉!”
산 정상 바로 앞에서 김환근이 자신을 추월해서 오르는 것을 보면서도 김강수 대위는 속도를 더 낼 수 없었다. 그는 산 정상에 오르자마자 바닥에 누어 버렸다.
“특수부대 출신입니까”
“아닙니다. 이기자 부대 병장 출신입니다.”
평행차원에서 만나 처음 질문했던 질문을 받으니 기분이 묘한 김환근이다.
“운동선수 출신입니까?”
숨을 고른 김강수 대위가 질문을 하였다.
“검도는 조금 했습니다.”
“아! 그렇군요.”
김환근은 상대가 운동선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운동과 싸움은 전혀 다른 것이다. 특전사 대원들이 경호회사에서 경호원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은 대인전투에 특화되어 누구와 싸워도 이길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저격과 침투 기술을 배웠기에 요인 경호에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상대가 아무리 검도의 고수라고 해도 특전무술을 익힌 실전형 고수인 자신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 내려갈까요?”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김강수 대위는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기 시작했다. 지금 근육을 풀어주지 않으면 나중에 고생하기 때문이다. 김환근도 대충 몸을 풀었다.
“다 되었습니다.”
“예. 그럼, 내려가겠습니다.”
김환근은 가볍게 뛰어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둘이 대련할 수 있는 작은 공터에 도착했다.
“헉! 헉!”
내려오는 것도 쉽지 않았는지 김강수 대위는 헉헉 거렸다.
‘내가 너무 빨리 내려왔나?’
김환근은 김강수 대위가 숨을 고르고 스트레칭을 다 할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그런, 시작할까요?”
“승패는 어떻게 할까요?”
“제압당해서 항복하거나 기절하면 패한 것으로 하지요.”
“다칠 수도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그런데 검은 들지 않습니까? 죽도가 없으면 나무 막대라도 하나 드십시오.”
“맨 손으로도 충분합니다.”
“……!”
자존심이 상한 김강수 대위의 눈빛이 틀려졌다. 이미 산악구보에서 패배해서 자존심이 상한 상태에서 경호 대상자인 상대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그럼, 조심하십시오.”
김강수 대위는 특전사 무술교관이었던 박무현 중령이 인정한 무술의 천재였다. 박무현이 그에게 가르친 것은 살인 단검술과 맨손 박투술이었다. 이 중에는 상대를 제압해서 사로잡는 기술이 있었기에 허리를 숙이고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손이나 발로 하는 공격은 상대의 급소를 차거나 찔러서 실명시키거나 단숨에 죽이는 살인 기술이 대부분이기에 관절기를 이용한 제압술을 사용하려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유도처럼 보이는 기술이었다.
‘실전형인 모양이군.’
김환근은 김강수 대위의 발끝을 보고 있었다. 다가오는 척 하면서 발끝이 땅을 파고들고 있었다.
팟!
발차기를 하면서 흙이 눈으로 날아왔다.
슥!
날아오는 총알도 볼 수 있는 시력과 그것을 막아낼 수 있는 민첩한 동작이 가능한 김환근의 신체다. 손으로 흙을 막으면서 옆으로 돌았다.
휘익!
흙을 뿌리면서 상대의 발을 밟으면서 멱살을 손을 잡아서 관절기로 꺾어서 제압하려 했는데 상대가 갑자기 사라지자 김강수 대위는 당황했다.
휘릭!
휙!
위기감을 본능적으로 느낀 김강수 대위는 주저앉으면서 360도 회전 킥을 날렸다.
‘헉!’
쉽게 생각했던 김환근은 상대의 옆으로 돌아가면서 상대의 손을 잡으려 했다. 그런데 갑자가 그가 앉으면서 회전 킥을 날리자 손을 제압해도 종아리를 맞을 수 있기에 점프를 하여 킥을 피했다.
‘쉽지 않네.’
총알을 막는 움직임으로 상대를 때리는 것은 가능했다. 그러면 손날에 상대의 팔다리가 잘라질 것이 분명하니 잡아서 관절기로 제압을 해야 한다. 그런데 410년 동안 수련한 동작이 모두 검도의 동작들이라 막거나 때리는 공격을 쉽게 할 수 있지만 적당한 속도로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은 불가능했다.
‘엄청나군.’
김강수 대위는 자신도 모르게 살인 박투술을 사용하고는 깜짝 놀랐다. 자신의 회전 킥에 걸렸으면 일반인은 발목의 인대에 큰 충격을 받아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당할 수 있다. 단순한 발차기가 아니라 급소를 노리는 공격이기 때문이다. 격투 선수라면 종아리를 타격해서 무력화 시키는 것이지만 살인 격투술은 상대를 빠르게 죽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파팟!
김강수 대윈은 관절기를 이용한 제압술을 포기하고 살인 박투술을 펼쳤다. 상대가 놀랍도록 빠르게 피하자 자신도 모르게 최선을 다한 공격을 시작한 것이었다.
스슥!
‘이거 곤란한데.’
김환근은 빠르게 피하면서도 상대의 날카롭고 의표를 찌르는 공격에 당황했다. 뛰어난 동체시력과 표범처럼 빠른 민첩함을 이용해서 어렵지 않게 피하고 있었지만 잡아챌 틈이 없었다.
‘400년 넘게 헛고생 한 것인가?’
김환근은 자신의 능력에 조금은 회의를 느꼈다. 힘과 민첩이 40 레벨이면 보통 사람보다 40배는 강하다고 생각했다. 주먹이나 발길질의 파워도 4톤은 될 것이라 생각했다. 7층에서 뛰어내리도 다리에 몸에 주는 충격을 모두 감당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상대가 특전사 대원이라도 레벨 1에 불과한 보통 사람인데 대련에서 압도적인 실력으로 가볍게 제압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검을 들거나 용족의 갑옷을 이용해 상대를 죽이는 것은 쉬울 것이다. 아니면 마나를 주입해서 주먹으로 쳐도 일격에 죽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압은 쉽지 않았다.
‘아! 대충 알겠군.’
상대의 움직임과 공격이 조금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무질서한 것 같았지만 자세하게 살피자 태권도처럼 일정한 형식이 있었다. 그것을 응용하는 것 같았다. 소총을 쏠 때에도 상대의 눈과 손가락, 총구의 방향과 바람까지 모두 계산해서 살피는 버릇이 있었던 김환근이다. 때문에 나중에는 괴물의 눈빛만 보고도 총알의 방향을 예측했다. 괴물은 사람과 달라서 일정한 조건에서 로봇처럼 항상 똑같이 움직였다. 때문에 검으로 괴물의 총알을 쉽게 막아낸 것이었다. 인간이거나 괴물이 몇 마리가 연발로 사격을 한다면 다 막아낼 자신이 없는 김환근이다.
스슥!
“졌습니다.”
김강수 대위는 최선을 다해 공격을 했지만 유령 같은 상대의 움직임을 도저히 따라갈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그 동작이 검도를 수련한 고수의 보법과 같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총이 아닌 검이나 격투술로는 도저히 이길 가망성이 없다는 것만 확인했다. 상대는 지금 검을 들고 있지 않았다. 작은 나뭇가지나 손가락으로 자신을 찔러도 승패가 가려질 것이다. 상대는 지금 자신의 능력을 살피면서 봐주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자신의 모든 실력을 다 보여준 후에 패배를 인정한 것이었다.
“대단하군요. 나중에 격투술을 가르쳐 주실 수 있습니까?”
김환근은 진심으로 감탄을 하였다.
“제 격투술은 살인 격투술입니다. 실장님이 배울 필요가 있을까요?”
김강수 대위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예.”
“알겠습니다.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내기의 조건이 이해할 수 없는 명령이나 말을 무조건 믿어달라는 것이었기에 김강수 대위는 대답을 하였다.
“감사합니다. 이제 내려갈까요?”
“예.”
김환근은 김강수 대위와 함께 병원으로 돌아와서 손님방을 하나 내 주었다. 의국에 손님방이 있는데 의사들의 손님이 오면 사용하는 방이다. 김환근은 전화로 당직 의사인 강형민에게 자신의 손님이 손님방을 사용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띠링!
샤워를 한 김환근은 이현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실장님!>
신호가 울리더니 곧 이현주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점시 같이 먹으러 갈까?”
<손님 오시지 않았어요?>
“한분인데 같이 갈까 해서. 앞으로 자주 보게 될 분이야.”
<병원에 새로 오시는 직원분이신가요?>
이현주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니. 내 일을 도와주실 분이라 항상 자주 보게 될 거야.”
<무슨 일을 하시는 데요?>
“경호관련 업무를 보는 경호원.”
<경호원이요?>
“내가 돈이 많아서 경호원을 고용했거든.”
<로또라도 당첨되셨어요?>
“어. 어떻게 알았어?”
<농담 하시지 말아요. 실장님!>
“진짜야. 그리고 그 당첨금으로 주식을 해서 돈을 많이 벌어서 지금 그 돈을 노리는 사람이 많거든. 그래서 불안해서 경호원을 고용한 거야.”
<정말이요?>
여전히 믿어지지 않는 이현주다.
“정말이지. 돈 필요하면 말해. 무이자로 빌려줄게.”
<그냥은 안 주고요.>
이현주는 여전히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나에게 시집오면 내 다 현주 돈인데 달라면 그냥 주지 뭐.”
얼렁뚱땅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김환근이다.
<뭐에요.>
얼음공주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같이 먹을 거지?”
<알았어요.>
“하하! 그럼, 손님하고 약국으로 갈게.”
<네.>
김환근은 전화를 끊고 손님방으로 갔다.
똑똑!
“네.”
“다 되었으면 식사하러 갑시다.”
“예. 실장님. 경호는 어떻게 할까요?”
“저 실력을 보았으니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나중에 누가 나를 저격하거나 전투에서 저격수의 공격을 막아주는 것입니다.”
“아프리카 내전에라도 참가하실 생각입니까?”
“비슷한 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김강수 대위는 김환근의 실력을 보았기에 경호에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고 마음 편하게 함께 있기로 했다.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명령대로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