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6 8. 변화 =========================================================================
8. 변화
‘어떻게 할까?’
1달이 지나 용족의 씨앗이 모두 개화하자 물약을 먹은 것인지 아닌지 고민했다. 그동안 1등을 한 로또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차원전장으로 가서 차원점수를 얻는 것에 몰두했기에 돈도 찾지 못했다. 금반지는 수천 개가 모아졌다. 그리고 리조트에서 귀신들린 오토바이가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2시간 전에 밖으로 나간 들어온 적이 없는데 같은 오토바이가 2시간 후에 다시 나온다는 소문과 이를 증명하는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었다. 그리고 병원에서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밤에만 가자.’
김환근은 미래가 변할까 두려워서 로또도 찾지 않고, 물약은 물론 차원상점도 이용하지 않는 상태로 밤에만 5번 차원전장으로 가서 차원점수를 얻기로 했다.
* * *
2달 후
밤에만 평행차원의 미래로 갔다 오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2달이 지나자 이번에는 병원에서 밤에 귀신이 나타난다는 소문과 낙하산인 김환근이 몽유병 환자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또한 리조트에서도 오토바이 귀신이 밤에 나온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아무튼 밤에만 갔다 온 이번 한 달 동안 얻은 차원에너지 점수는 323,100점 이었다.
‘차원에너지 점수는 충분한 것 같다. 이제부터는 미래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김환근은 소문이 두려운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신경이 쓰였다. 자신이 실종될 날짜가 10개월 정도 남았기 때문이었다. 그동안의 실험 결과와 정보를 종합하면 자신의 실종은 2 가지 중의 하나였다.
<1. 이면 세계의 강자들이 튀는 자신을 잡아다가 실험체로 사용하고 있거나 제거했다.
2. 차원균열을 일으키려는 알파 종족이 보낸 UFO의 생체 로봇이 자신을 제거했다.>
차원균열은 3년 후에 일어나니 차원연합 소속의 차원전사가 몰래 침입해서 자신을 제거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랬다면 앞으로 10개월 후에 차원균열이 일어나 괴물좀비가 출현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미야! 차원균열을 일으키기 위해 알파 종족이 보낸 로봇이 인간세계에 스며들어 권력을 얻었을 가능성도 있나?’
<충분히 가능합니다.>
도우미의 대답에 김환근은 자신의 실종이 알파 종족이 보낸 생체 로봇이나 그들이 장악한 세력의 소행이라고 단정했다.
‘레벨 5의 힘과 민첩, 여기에 용족의 갑옷과 순간이동 스크롤이 있는데도 내가 당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군?’
<알파 종족이 보낸 생체 로봇이라면 이에 대응하는 무기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2백만 점에 가까운 차원에너지로 차원상점에서 강력해지는 상품을 사면되지 않을까?’
<그러면 약탈자들인 차원전사들이 지구로 몰려올 것입니다.>
‘약탈자?’
<차원에너지를 10만 점 이상 쓰면 약탈자들이 몰려올 가능성이 큽니다. 1만 점이면 차원균열을 일으키더라도 지구로 와서 마스터를 제거하고 상품과 차원에너지를 약탈할 수 있습니다.>
‘상품을 바로 사용하면 되는 것 아닌가?’
<죽은 차원전사의 시체를 태우면 블루 스톤이 나옵니다. 차원전사가 강할수록 강한 에너지를 품은 블루스톤이 나옵니다. 또한 소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죽으면 심장과 내장에서 블루 스톤과 함께 레드 스톤도 나옵니다. 때문에 차원상점에서 10만 점 이상의 상품을 사면 바로 약탈자들이 몰려올 가능성이 99%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차원균열이 일어나지 전까지는 1만 점 이하의 점수만 사용하십시오. 그리고 차원균열이 일어난 후에는 모든 점수를 다 사용하셔도 차원전사들이 마스터를 찾을 수 없기에 조심하시면 됩니다.>
차원균열이 일어나기 전에는 점수가 아무리 많아도 사용불가라는 의미다. 김환근은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많은 차원에너지 점수를 얻었는지 알 수 있었다.
‘2백만 점을 모두 사용하면 차원전사 중에 강한 편인가?’
<1만 점까지는 초보, 10만점 까지는 중급. 100만 점까지는 상급, 1천만 점은 최상급입니다. 1억 점 이상은 귀족이고, 그 이상은 제후나 황제로 차원전장을 농장처럼 소유한 자들입니다.>
‘……!’
자신이 점수로는 이미 초보에서 벗어나 상급의 경지에 올랐다는 의미다. 그리고 최상급을 벗어난 1억 점 이상을 획득한 자들은 차원전사가 아닌 귀족이나 왕, 황제로 불리는 모양이었다.
‘물약도 바로 힘을 얻는 것이 아니라 용족의 씨앗처럼 시간이 필요한가?’
<예.>
‘그렇다면 물약을 먹고 미래로 가 보자. 또 기절하거나 욕실에서 복용해야 하나?’
<용족의 씨앗이 개화했기에 큰 고통이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1단계의 물약이 몸에 완전히 적응하려면 하루면 됩니다. 하지만 2단계는 열흘은 걸립니다. 인간의 육체라면 그 열배 정도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래.’
김환근은 우선은 힘의 물약과 민첩의 물약을 연달아 마셨다.
꿀꺽!
‘시럽 같군.’
뚜껑을 따서 주스처럼 마시고는 빈병은 쓰레기통에 버렸다. 배가 뜨거워지는 기분이다. 그러더니 시원한 기운이 전신으로 스며들었다. 그리고는 끝이었다.
‘힘이 조금 늘어난 것 같군.’
2단계 물약은 내일 미래에 갔다 온 뒤에 먹기로 했다.
“오늘은 로또를 찾아야 하겠다.”
김환근은 가을이기에 양복바지에 하얀 긴 옷을 입고는 지갑에 로또 용지를 챙겼다. 모두 5장으로 1등을 같은 번호로 5장을 썼다.
띠링!
옷을 입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스르르!
“실장님! 오랜만입니다. 어디 가세요?”
문이 열리고 강형민 의사가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면서 인사를 하였다. 차원전장으로 가느라 의국 휴게실에도 들리지 않아서 요즘 김환근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 같았다.
“응. 서울에 볼 일이 있어서 간다.”
“실장님. 너무 바쁘신 것 아닙니까? 뭉쳐서 술 한 잔 하시죠?”
“알았다. 이번 주에 한번 뭉치자.”
엘리베이터에 타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기다리겠습니다.”
김환근은 1층에서 내려 약국으로 한 번 가 보았다. 바빠도 이현주와는 가끔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신다. 약국이 바쁜 것 같아서 김환근은 손만 한 번 흔들어 주고는 병원에서 나왔다.
부우웅!
서울에 있는 은행의 주소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한 후에 서울로 향했다. 1등은 서울에 있는 농협 본점에서 찾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김환근은 도착해서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는 본점으로 들어갔다. 미리 전화를 하여 담당자에게 당첨여부를 확인했고, 방문일자와 시간 등을 약속했기에 바로 담장자를 찾아갔다.
“반갑습니다. 김환근씨?”
“네.”
“앉으십시오.”
김환근은 담당자와 악수를 한 후에 커피를 마시고는 로또 용지와 통장을 내밀었다. 담당자는 40대 중반의 남자로 신분증을 확인한 후에 통장에 돈을 입금시켜 주었다. 1등 번호 5개를 쓴 로또라 11억이 5개라 총 55억으로 세금을 제하자 36억 원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어떻게 똑 같은 번호를 다섯 장이나 쓰셨습니까?”
“누가 좋은 번호라고 주어서 가지고 있다가 술 먹고 정신없이 쓰다 보니 실수로 그렇게 되었습니다.”“하하! 운이 정말 좋으시군요.”
담장자는 목돈 굴리는 방법과 저축이나 투자를 할 것에 대해서 설명했지만 김환근은 거절하고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주식투자 통장을 개설하기 위해 증권사에 들려서 통장을 개설하고 최신형 노트북을 사서 프로그램도 설치한 후에 병원으로 돌아왔다.
티딕!
“다 되었다.”
김환근은 새 노트북에 주식 프로그램을 설치하고는 주식을 시작했다.
‘어디보자. 이틀에 300%라.’
중국 주식회사의 주식을 36억 원을 모두 샀다. 그리고는 미련 없이 로그아웃 해 버렸다. 내일 다시 팔면 3배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나누어 투자할 필요도 없었다.
‘그럼, 이제 차원전장을 가 볼까? 인벤토리.’
스슥!
미래의 평행차원으로 가서 걱정을 했지만 미래는 변하지 않았다. 김환근은 똑같은 행동을 반복해서 2152점을 얻은 후에 다시 돌아왔다.
* * *
1달 후
물약을 먹고 주식을 시작한 지 1달이 지났다. 미래의 차원전장은 변하지 않았고 이익률은 하루에 300%나 되었다. 2단계 물약까지 모두 먹어서 힘과 민첩이 7레벨이 되었다. 돈이 많앚자 김환근은 부모님에게 용돈도 드리고 의사들과 병원 직원들에게 밤이나 술을 자주 사 주었다. 문제는 돈이 1천억 원이 넘어가자 수익률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미래의 주식시세와 조금씩 달라졌다. 그래도 크게 변하지는 않아서 한 달 후에는 3천억 원에 이르는 돈이 되어 있었다. 돈이 1천억 원이 되자 소문이 나서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3천억 원이 넘어서자 어떻게 알았는지 직접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오늘도 가 볼까?’
의사들과 함께 카페에서 술 한 잔을 걸치고 밤늦게 들어온 김환근이다. 레벨이 7까지 오르자 술을 아무리 먹어도 쉽게 취하지 않는다. 또한 같은 행동을 반복하자 긴장감이 떨어지다 못해 지겨워져서 눈 감고도 총을 쏘아 괴물의 머리를 맞출 정도다.
‘2백만 점까지는 계속해 가자.’
현재 김환근의 차원점수는 1,815,753점이다.
‘인벤토리.’
휘익!
김환근은 아공간을 열고는 뛰어들었다.
* * *
스슥!
“윽!”
레벨 7이 되어도 차원이동 후유증은 극복하기 힘들었다. 그래도 익숙하게 심호흡을 하면서 방에서 나와 1층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엘리베이터가 작동하지 않았다.
‘변했다.’
긴장하고 1층으로 내려오니 시체들이 달랐다. 수백 번 반복해서 본 것이기에 금방 알 수 있었다. 우선 이현주의 시체가 없었다.
‘왜 달라진 것이지?’
어제와 크게 달라진 행동을 하지 않았다. 아직 차원균열에 대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다만 오늘 주식을 팔아서 100%의 이익을 얻어서 3천억 원이 되었다는 것뿐이었다.
‘전화해 볼까? 아니다. 아직 시간은 있으니 그대로 해 보자.’
김환근은 불안한 마음으로 습관적으로 금반지를 회수하고 식당으로 가서 가스통을 챙겼다. 주식으로 돈을 많이 벌었지만 시간을 맞추기 위해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이었다. 그런 후에 달려서 매복 위치로 갔다.
‘차가 오지 않아?’
시간이 되었지만 와야 할 자동차가 오지 않고 있었다. 주식으로 인해서 돈이 많이 벌리자 미래가 바뀐 것이다.
‘용족의 갑옷!’
차르르!
불안해지자 김환근은 차원점수 1를 사용해서 용족의 갑옷을 착용했다. 피부에서 일어난 비늘이 옷은 위로 갑주를 만들었다. 그리고 얼굴에 쓰고 있는 헬멧도 감까지 투구를 쓴 모습으로 변했다. 마치 전신 미늘 갑옷과 투구를 쓴 기사의 모습이었다.
부우웅!
기다려도 차가 오지 않자 김환근은 오토바이를 꺼내서 타고는 비발디파크로 향했다.
타앙!
퍽!
쾅!
“컥!”
총 소리와 함께 심장을 때리는 충격에 김환근은 달리는 오토바이에서 떨어져 바닥을 굴렀다. 용족의 갑옷과 방탄조끼가 아니었다면 그대로 즉사했을 것이다. 또한 달리는 오토바이에서 떨어질 때의 충격도 컸다.
‘죽은 척 하자.’
김환근은 어디서 누가 저격을 했는지 실눈을 뜨고 살펴보았다. 하지만 어디 있는지 모르겠고, 사람과 달라서 괴물좀비 저격수는 확인사살이나 와서 확인해 보는 행동도 없었다. 괴물이 모습을 드러내면 제거하고 움직이려던 작전이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머리를 쓰지만 인간이 아니라 인류 말살을 위해 움직이는 로봇과 같은 괴물이라 인간처럼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산으로 도망치자.’
충격이 어느 정도 가시자 총에 맞아도 죽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산으로 뛰기 시작했다.
탕!
퍽!
“큭!”
저격수 출신의 괴물인지 뛰는 김환근의 등짝을 정확히 맞추었다. 하지만 김환근은 쇠망치로 등을 때리는 충격을 이겨내고 계속해서 산 속으로 달렸다. 100미터를 10초에 주파하는 속도로 계속해서 달렸다. 다행히 저격수는 한 마리이고 거리가 멀어서 총탄이 빗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산 속으로 깊이 들어가자 총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어떻게 하지?’
김환근은 일단 리조트를 확인해 보기로 했다. 산으로 달려서 리조트가 보이는 곳까지 가서 김강수 대위와 생존자들이 있는 지 확인해 보기로 한 것이었다.
타다다탕!
퍼버버퍽!
“컥!”
전화를 받고 매복해 있던 괴물들의 일제 사격으로 김환근은 뒤로 날아가 쓰러졌다. 그리고는 기어서 바위 뒤로 돌아갔다.
“으득!”
분노한 김환근은 인벤토리에서 상자를 꺼내어 소총을 꺼냈다. 소총의 숫자도 천 자루가 넘는다. 소총과 탄창을 챙긴 김환근은 상자를 인벤토리에 넣었다.
휘익!
타앙!
김환근 달려가면서 총을 쏘기 시작했다. 모두 5마리로 한방에 한 놈이 쓰러졌다.
타타당!
퍼버벅!
“컥!”
김환근은 다시 총에 맞아 나가 떨어졌다. 그러자 괴물들이 일어서서 달려오면서 쓰러진 김한근을 향해 총을 쏘아댔다.
타앙!
김환근은 총알에 맞은 고통을 무릎 쓰고 마주 총을 쏘았다. 결국 달려오던 괴물들의 머리가 모두 터져나갔다.
털썩!
“후아!”
용족의 갑옷이 없었다면 오늘 죽었을 것이다. 또한 총알이 일반 총알이 아닌 철갑탄이나 중무기 총알이었다면 죽었을 것이다. 총알에 맞은 곳이 욱신거리는 것이 멍이라도 든 것 같았다.
'이동하자.'
김환근은 리조트가 보이는 산 정상으로 향했다. 스키장 꼭대기로 리프트가 있는 곳이었다.
‘어떻게 된 것이지?’
산 위로 올라가서 망원경으로 리조트를 보자 생존자들이 보이지 않았다. 불도 모두 꺼져 있었고, 카트를 타고 이쪽으로 몰려오는 괴물들이 모였다.
‘5분 정도 시간이 있군.’
퍽!
김환근은 죽은 괴물들의 머리를 부수고 레드 스톤을 얻었다. 모두 5점짜리로 25점이나 되었다.
‘일단 도망쳐서 전화와 인터넷으로 확인해 보자.’
휘익!
괴물좀비들은 무한한 체력으로 따라올 수 있지만 감각이 인간보다 떨어지기에 숨은 김환근을 찾아내기는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