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낙하산-13화 (13/82)

00013  6. 괴물좀비 소탕작전  =========================================================================

띠리링!

“네.”

<박중완입니다.>

무전기가 아니라 전화로 민간인 대표에게 연락이 왔다.

“예.”

……!

두 사람은 전화로 상의를 하더니 일단 오후 1시까지는 쉬고는 연회홀에 모두 모여서 앞으로의 일을 상의하기로 하였다.

“식량은 있습니까?”

음식은 각자 분배를 하여 각자가 알아서 먹는 형태였다. 각자 아껴서 먹고 음식으로 물물 교환도 하고 있었다.

“있습니다.”

“그럼, 피곤하실 테니 빈 방을 찾아서 주무시고 오후 1시에 이리로 오시면 됩니다. 혹시 전화기 있습니까?”

“예.”

김환근은 김강수 대위와 전화번호를 교환하고는 파인동으로 이동했다. 수색조가 자신의 배낭을 확인하고는 그대로 두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벌써 아침인가?’

전화기를 보니 벌서 오전 8시가 넘었다. 불 때문에 날이 밝은 줄도 모르고 있었다. 검은 연기와 불길이 체니동을 활활 태우고 있었다. 김환근은 초콜릿 바와 생수로 아침식사를 하였다. 화장실의 물을 트니 수도는 정상적으로 작동이 되고 있었다. 옷을 벗고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을 깨끗이 씻고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는 침대에 눕자 바로 잠이 들었다.

<띠리링!>

전화기 소리에 깨어보니 오후 1시였다. 무척 피곤했는지 죽은 듯이 잤다.

“예. 김환근입니다.”

<김강수 대위다. 전체 회의가 있는데 올 수 있나?>

“안 가도 됩니까?”

<일단 대표들과 원하는 사람들만 참석하기로 했다. 다만 참석하지 않으면 전체회의의 결과대로 따라야 한다.>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추방이다.>

김강수 대위의 단호한 말투가 전화기에서 들려왔다.

“알겠습니다. 전체회의 결과가 나면 알려주십시오.”

<알았다. 더 쉬어라.>

“예.”

김환근은 라면이라도 먹고 싶었지만 수색조가 배낭을 뒤진 흔적이 남아 있기에 아공간인 인벤토리의 물건을 꺼내고 싶지 않았다. 라면 냄새가 나면 추궁을 당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함께 더 있으면서 점수를 올려야 하나?’

김환근은 생수와 바인 초콜릿 바를 꺼내서 먹으면서 생각에 잠겼다.

‘아버지에게 전화해 볼까?’

김환근은 미래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돌아가셨나?’

불안해 할 때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버지. 저 환근입니다.”

<……! 화, 환근이냐?>

놀라서 떨리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상한데? 미래의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기억상실증 환자 흉내를 내 볼까?’

김환근은 짧은 순간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저 지금 머리를 다쳐서 3년 전부터 지금까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제가 병원에 취직 후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저, 정말이냐?>

“예. 그리고 별 일 없으시죠?”

<나는 네가 충고한 대로 산 속에 있는 대피소에 네 형과 누나 가족들과 잘 숨어 있다.>

“대피소요?”

<네가 말한 것인데 기억이 나지 않는 모양이구나?>

“예. 저는 어떻게 된 것이지요?”

<2년 전에  해일과 화산폭발, 지진이 일어나자 너는 이런 현상에 계속될 것이라면서 우리에게 대처법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전문가들의 말과 달리 네 말대로 이런 현상이 지속되자 너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런 네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자 갑자기 실종이 되었다. 실종된 지 거의 2년 만에 전화를 건 것이다. 지금 어디냐?>

아버지는 자신이 실종되었다고 말해주었다.

“홍천에 있는 리조트에 군인들과 함께 있습니다. 나중에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여기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배터리가 부족합니다.”

<여기는 네 말대로 태양광 발전시설을 준비해 놓고, 자가 발전시설도 있어서 문제없다. 우리걱정하지 말고 몸조심해라.>

“네.”

전화기를 끊고는 생각에 잠겼다가 노트북을 꺼내서 뉴스를 확인해 보았다. 뉴스에는 해일과 지진, 화산폭발이 갈수록 심해지는 현상과 그것을 예견한 김환근에 대한 뉴스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실종에 대한 뉴스는 없었다. 일류종말과 비슷한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자 작은 일들은 뉴스가 되지 못한 것이다.

‘내가 왜 실종이 되었을까? 정보기관에서 납치해서 나를 실험한 것일까? 아니면 차원전장이 미래로 왔다가 튜토리얼에 실패해서 죽은 것일까?’

지금은 운이 좋아 2천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었지만 경험해 보니 실패할 확률이 더 컸다. 그렇다면 일 년 후에 미래로 온 자신이 죽었을 가능성이 컸다.

‘상황이 절망적이구나.’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멸망해 가는 나라가 더 많았고, 좋아지는 나라는 한 나라도 없었다. 괴물좀비들이 인간을 노예로 삼아서 인간으로 인간들을 유인해서 죽이거나 노예로 만들고 있다는 정보도 있었다. 그리고 좀비괴물들이 군수공장을 점령하고 군수품을 생산해서 괴물좀비들에게 나누어주고 있다는 소식과 인간들의 우세한 지역에 미사일과 핵폭탄을 쏘았다는 정보들도 인터넷에 떠돌고 있었다. 대부분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김환근은 전부 사실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과거로 돌아가서 지금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평행세계의 미래라고 했으니 내가 과거로 돌아가는 순간 지금의 미래는 사라지고 새로운 미래가 만들어질 것이 분명했다.

‘돌아가자.’

김강수 대위의 무력이 뛰어나지만 지원을 받지 않으면 점차 늘어나는 괴물좀비들에게 갇혀서 고사를 당할 가능성이 높았다. 자신이 이들과 합류해도 점수를 조금 벌수는 있겠지만 지금처럼 많은 점수를 얻을 가능성은 적어보였다. 점수를 충분히 얻었으니 돌아가서 차원상점에서 필요한 능력이나 무기를 얻어서 다시 평행차원의 미래로 와서 어떻게 과거가 바뀌었는지 확인해 보거나 점수를 더 얻는 것이 최선으로 보였다.

‘여기서 바로 돌아가면 이곳에 투숙객이 있을 수도 있으니 도둑이나 강도로 몰리 수도 있겠군. 아니면 귀신이 나타났다고 소란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 비상계단 꼭대기로 가자.’

김환근은 배낭에서 새 옷을 꺼내서 입고는 모든 물품을 배낭에 넣어서 인벤토리에 넣었다.

<차원에너지 2154점. 튜토리얼을 끝내셨습니다. 귀환하시겠습니까?>

김환근은 복도 맨 위층으로 끝으로 가서 대답을 하였다. 그러자 허공에 검은 구멍이 생겨났고, 김환근은 그 구멍으로 몸을 던졌다.

* * *

스슥!

검은 공간이 열리고 김환근이 튀어나왔다.

“우욱!”

김환근은 차원이동의 후유증으로 헛구역질을 하였다.

“휴우!”

속이 조금 편해지자 복도에 앉아서 생각에 잠겼다.

‘오후 5시 3분?’

미래로 갔던 바로 그 시간으로 돌아왔다. 놀라서 스마트 폰을 껐다가 다시 켜서 확인을 해 보자 자신이 미래로 갔던 바로 그 시간은 변하지 않았다.

‘장소만 변하고 시간은 갔던 그 시간으로 돌아온 것인가?’

시간은 변하지 않았지만 장소는 병원시설이 있는 뒷산이 아니라 비발디파크 리조트 복도였다.

‘차원이동을 이용하면 순간이동도 가능한 것인가?’

감옥과 같이 갇혀 있는 장소만 아니라면 미래로 가서 차를 타고 이동한 후에 귀환을 하면 순간이동이 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문제는 오고 가는데 차원점수 200점을 소모한다는 것이다.

‘택시를 타고 돌아가자.’

김환근은 복도를 걸어 내려와 밖으로 나왔다. 불에 타서 없어진 건물과 파손된 차량들, 죽은 시체들이 가득했던 지옥과 같은 풍경은 사라졌고, 수많은 사람들이 놀이시설을 즐기면서 왔다 갔다 하고 있었고, 움직이는 자동차들도 많았다. 주말을 맞이해서 놀러온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마치 꿈을 꾼 것 같구나.’

김환근은 홍천 택시를 불러서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빈 택시가 있으면 1만 원이면 충분했지만 왕복요금을 받아서 2만 원을 주어야 했다. 하지만 로또 번호가 있으니 앞으로는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병원에 돌아온 김환근은 침대에 누워서 생각을 이런 저런 생각을 하였다. 원래는 자야할 시간이지만 미래에서 충분히 자고 왔기에 잠이 오지 않았다.

‘김강수 대위에게 전화해 볼까?’

김환근은 이내 피식 웃고는 차원상점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우미야. 내점수로 얻을 수 있는 차원상점 물품은 몇 개나 되지?’

<246만 459개입니다.>

‘……!’

김환근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추천해 줄 수는 있나?’

<예.>

‘너를 믿어도 되나?’

<저는 마스터의 생존과 진화를 목표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입니다. 믿으셔도 됩니다.>

‘알았다. 내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물건 하나만 추천해 봐.’

<예. 점수 1천점인 용족의 씨앗입니다.>

‘전사의 씨앗과 비슷한 것인가?’

<예. 전사의 씨앗은 인벤토리와 차원상점을 이용할 수 있는 도우미를 마스터의 몸에 심는 것이라면 용족의 씨앗은 차원연합 종족 중에 가장 강한 종족인 용족의 몸으로 신체를 개조할 수 있는 씨앗입니다.>

‘용족?’

<정확하지는 않지만 지구의 신화와 소설에 나오는 드래곤의 신체를 가진 종족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다음은?’

<평행세계의 차원전장으로 귀환 스톤과 차원이동 스톤이 필수입니다. 점수는 각각 100점입니다. 그리고 힘의 물약과 민첩 물약 두 개가 필요합니다. 1단계는 10점이고, 2단계는 100점이니 모두 220점이 필요합니다. 3단계는 1천점이고 인간의 몸으로는 불가능하기에 용족의 몸으로 개조가 되어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초보용 용인의 갑옷을 추천합니다. 남는 점수로는 치료 스크롤과 순간이동 스크롤을 추천합니다. 초보용 용족의 갑옷은 300점이고, 스톤과 스크롤은 각각 100점입니다.>

도우미가 추천한 차원상점 물품은 다음과 같았다.

'스톤과 스크롤의 차이는 있나?'

<스톤은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고, 스크롤은 일회용입니다.>

'그래.'

김환근은 충전할 수 있다는 설명을 무심히 넘겼다.

<용족의 씨앗 - 1천점>

<초보용 용인 갑옷 - 300점>

<힘의 물약과 민첩 물약 1단계와 2단계 - 220점>

<귀환 스톤과 차원이동 스톤 - 200점>

<치료 스크롤(1회용) - 100점>

<순간 이동 스크롤(1회용) - 100점>

‘힘의 물약도 일회용인가?’

<예. 물약도 단계별로 있습니다. 지금 물약은 레벨을 무조건 1단계 높여주는 물약입니다. DNA의 구조와 힘줄, 뼈, 근육을 개조하는 생체 에너지와 나노 로봇의 결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물약의 최대 효과를 내려면 용족의 씨앗부터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인간의 기본 골격과 DNA 구조로는 물약 2단계까지가 한계이고, 1단계를 사용하셔도 부작용이나 고통이 심할 수 있습니다. 2단계 물약은 한번에 레벨을 2단계 올려줍니다.>

‘좋아. 모두 구입해.’

<예. 인벤토리를 비워주십시오.>

‘하나씩 구입해.’

김환근은 인벤토리 한 칸을 비우고는 구입한 후에 꺼내 놓는 방식으로 1920점을 사용해서 차원상점에서 물건들을 모두 구입했다.

‘남은 점수가 234점이군. 이 점수로 무기도 살 수 있지 않나?’

<지금 가지고 계신 총이나 검이 더 낫습니다. 점수를 더 모았다가 강력한 무기나 3단계 물약을 사시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입니다.>

‘알았다. 일단 용인의 씨앗부터 복용하고 물약을 바로 복용하면 되나?’

<용인의 씨앗이 동화되어 개화하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적어도 한 달 정도는 기다리셔야 합니다. 운동을 많이 하면 그 시간이 더 단축됩니다.>

‘그런데 갑옷은 어디에 있지?’

김환근은 배낭 하나를 꺼내서 구입한 물건들을 모두 넣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옷은 없고, 물약만 있었다.

<푸른 물약이 용족의 갑옷입니다. 차원에너지를 사용하여 피부나 의류, 방어구를 용족의 비늘로 코팅하는 갑옷입니다. 용족의 씨앗이 모두 개화되면 용족의 갑옷이 필요 없습니다. 아직 어린 용족들을 위한 갑옷으로 개발된 것입니다. 차원에너지 1점이면 1시간 사용이 가능합니다.>

‘효과는?’

<방탄복보다 두 배는 강하고 용족의 씨앗이 개화될수록 방어력이 더 올라갑니다. 또한 방탄복 위에 코팅이 되면 철갑탄이 아닌 일반 소총의 총알 정도는 쉽게 막아낼 수 있습니다.>

철갑탄은 못 막는다는 뜻이라 조금 실망하는 김환근이다.

‘알았다. 일단 이 용족의 씨앗부터 복용해야 하겠군.’

<예. 노폐물과 냄새가 심하게 날 것이나 샤워기를 틀어놓은 상태에서 복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알았다.’

김환근은 옷을 벗고는 용족의 씨앗을 들고는 욕실로 들어가서 샤워기를 틀어놓고는 그 아래에서 씨앗을 삼켰다.

<누워서 드시기를 추천합니다.>

‘그래.'

시키는 대로 하는 김환근이었다.

“컥!”

해바라기 씨앗처럼 생긴 것을 삼킨 순간 배에서 뜨거운 불길이 치솟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기운이 머리로 치솟자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기절해 버렸다. 서 있었다면 쓰러져서 뇌진탕을 일으켰을 지도 모른다.

우드득!

근육이 부풀어 오르고 뼈가 뒤틀리는 소리가 들렸다. 인간의 DNA와 용족의 DNA가 결합되면서 용족의 DNA로 합성되면서 육체 개조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몸에 있던 노폐물이 모두 땀구멍으로 배출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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