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0 5. 13공수특전여단 =========================================================================
5. 13공수특전여단
“대위님!”
침대에 누워서 자던 김강수 대위는 야간 근무를 서는 이중사가 자신을 흔들어 깨우자 벌떡 일어났다.
김강수 대위는 증평에 있는 제 13공수특전여단 소속이다. 이 특수여단은 대통령의 청남대 별장과 대통령의 야전 경호를 책임지는 부대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대통령의 영애가 친구들과 놀러왔다가 테러가 발생했다는 연락을 받자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3개 팀이 헬기로 이곳에 급파 되었다. 대통령의 영애는 헬기로 구출해 갔고, 1개 팀만 남아서 괴물들로부터 이곳의 민간인들을 지키는 임무를 받았다. 하지만 괴물들의 숫자가 늘어났고, 인터넷에 군 장성의 가족을 구출하기 위해 특수부대가 파견되었다는 소문이 나자 경찰특공대 50명이 헬기로 파견되었다. 하지만 이들 중에 30명이 희생되었고, 이 중에 1명이 괴물이 되었다. 또한 총을 12자루나 빼앗겼다.
특전사 팀원들은 현관을 지키면서 진입하는 괴물만 사살했다. 그런데 경찰특공대는 진압을 목적으로 소탕을 하러 나갔다가 인해전술로 달려든 괴물들의 칼에 찔려서 대부분 죽었고, 그 중에서 1명이 괴물이 되었고, 총을 빼앗겨서 30명의 괴물들이 총으로 무장했다. 저격수들과 기관총으로 반격을 했지만 총을 12자루나 빼앗겼다.
괴물들은 총에 맞아 머리가 터지고 심장에 구멍이 나자 상처가 치유 된 후에도 죽은 척하고 위장하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일어나서 경찰특공대를 죽였다. 그때의 일로 괴물들은 머리를 완전히 박살내거나 머리를 몸통에서 잘라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경찰괴물의 지위로 인해 생존자들은 더 위험해 졌다. 몇 번 진입을 시도하던 괴물들은 며칠 전부터는 총알을 낭비하도록 유도하는 작전을 쓰고 있었다. 여단에 지원요청을 했지만 모두 작전을 나갔기에 파견할 병력이 없으니 버티라는 대답만 들었다. 괴물들도 전화와 인터넷을 이용해서 심리전도 벌이고 있었다. 아이를 인질로 위장해서 데려가라고 하라는 함정도 파고,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학살하고 괴물을 더 만들어서 인원을 보강하면서 대치하고 있는 상태였다. 괴물들은 시간을 끌면 자신들이 더 유리하다고 믿는 것 같았다.
“뭔가?”
“저기를 보십시오.”
이중사의 말에 김강수 대위는 적외선 망원경으로 창밖을 보았다. 그곳에는 석궁을 들고 등에 검과 화살통, 엽총을 메고 있는 한 남자가 스키장 슬로프를 넘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이 모였다.
“괴물은 아닌 것 같은데?”
저격수라면 맞출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머리를 완전히 박살내지 않으면 하루면 다시 살아나는 괴물이라 총알만 낭비한다. 적어도 100미터 안으로 들어와야 총알 다섯 방으로 머리를 박살내서 살아나지 못하게 한다.
“괴물들의 새로운 수법일 수도 있습니다.”
“어?”
남자가 괴물 꼬마를 석궁으로 죽여서 숲으로 끌고 가는 모습이 보였다. 꼬마 괴물은 전투력이 거의 없어서 죽여도 총알만 아까워서 그대로 두고 있었다. 또한 거리가 멀어서 머리를 맞추어도 완전히 박살내기 힘든 위치이기도 했다. 저 정도 거리면 바람의 방향과 풍속, 습도 등등을 모두 고려해서 저격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저격수가 건물 안에 있어서 움직이는 작은 목표를 정확히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현재 저격수는 특전여단 소속 1명과 경찰특공대 소속 2명으로 모두 3명이다.
“죽으려고 작정한 모양입니다.”
“총을 쏘아서 경고를 해 주어라.”
“예.”
이강철 중사가 남아 있는 팀의 저격수다. 강은 강자 돌림이라고 자신을 형처럼 따르는 놈이기도 하다. 김강수 대위는 소위 때부터 특전여단 소속이 되어 지금까지 특전여단만 돌아다녔다.
투웅!
이강철 중사 K-14 저격용 소총으로 알짱거리는 괴물의 다리를 쏘았다. 머리는 헬멧을 쓰고 철판으로 가리고 있어서 맞추어도 소용이 없었다. 괴물이 쓰러지자 다른 괴물이 포복으로 도망쳤다.
“뭐지?”
남자는 총소리가 나도 괴물들이 득실거리는 건물로 다가와서 망원경에서 사라졌다. 그 후에 괴물들이 호각을 불더니 산으로 괴물들 수십 마리를 보내서 수색을 하고 있었다.
“괴물들의 새로운 작전인 모양입니다.”
“무슨 작전?”
“저야 모르죠.”
“교대 할 테니 잠이라 자라.”
“아직 30분 남았습니다.”
“괜찮아.”
“예. 그럼, 자는 쉬도록 하겠습니다.”
이중사는 더 사양하지 않고 침대에 누웠다.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저런 괴물들이 나타났지?’
이강철 대위는 망원경으로 사방을 관찰하면서 근무를 섰다.
* * *
‘화장실은 어떻게 하지? 괴물들의 후각은 어떻지?’
<인간보다 감각이 많이 떨어집니다. 미각과 통각은 아예 없고, 시각과 청각만 남아 있고 후각도 없다는 연구결과입니다.>
감염체는 살인기계나 마찬가지다. 머리도 쓰고 말도 하지만 뇌에 저장되어 있는 기억에 의존하기에 학습 능력도 없다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저처럼 체계적으로 움직이지?’
<모이면 차원에너지가 조금이라도 많은 놈이 우두머리가 되어 나머지를 통솔합니다.>
‘소변은 구석에서 해결하면 되겠군. 검보다는 창이 더 좋겠군.’
검으로 두개골을 단숨에 잘라서 뇌의 기능을 멈추기는 쉽지 않다. 또한 예리하게 잘리면 뇌도 재생이 될 것이니 창을 박아놓고 재생이 되지 않도록 그냥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창이 많이 필요하겠군. 아니 그 전에 여기서 살아나는 것이 먼저다. 폭탄을 사용해 볼까?’
폭탄이라고 하지만 아주 단순한 원리로 만든 것이었다. 즉, 터질지 안 터질지 확인도 못해 본 폭탄이다. LPG통과 부탄가스, 그리고 차량용 휘발유를 가득 넣은 통들을 뭉쳐놓고 그 사이에 공업사에서 구한 철근조각들을 뭉쳐서 함께 묶어놓은 것이다. 뇌관은 숯불을 피울 때에 사용하는 부탄가스에 부착해서 사용하는 토치다.
‘낮이 되면 여기도 발각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이 건물을 폭발시키고 리조트 건물로 숨어들어가서 버티는 것이 낫다.’
자신을 추격하기 위해 산으로 갔던 괴물들이 다시 돌아오면 이곳도 수색을 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해보자. 우선 여기 있는 식량들을 챙기자.’
혹시나 해서 가져온 배낭에서 커다란 특수비닐을 꺼내서 큰 캔과 통조림들을 담았다. 식당에서 쓰는 고추장, 간장부터 시작해서 진공포장해서 냉동된 고기와 생선, 탕류 등등이 있었다. 모두 비닐에 넣어서 인벤토리에 넣었다. 약 50포대를 넣자 힘이 들어 쉬었다가 쌀은 그냥 넣었다. 모두 30자루나 되었다. 야채를 비롯한 더 많은 식량이 있었지만 힘이 들어 포기했다. 다 챙기려다가는 날이 샐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제 폭탄이나 만들자.’
김환근은 인벤토리에서 가스통과 휘발유통, 그리고 부탄가스 뭉치와 철근조각이 든 주머니를 사이사이 넣고 청 테이프로 묶었다.
치이익!
그리고 부탄가스 토치에 불을 붙이고는 LPG통에 가져다 대었다.
‘이것으로 터질까?’
김환근은 불안해서 부탄사스 토치를 3개를 모두 최대 화력으로 하고는 3면에서 LPG통을 가열하도록 만들었다. 혹시 몰라서 LPG통에 쇠톱으로 홈을 곳곳에 만들어 놓았으니 터질 것이라 믿고는 밖으로 나갔다.
‘죽은 인간의 기억에 의존한다고 했으니 경찰괴물이나 군인 괴물만 아니면 쉽게 상대할 수 있을 거다. 저기 보이는 여자괴물을 처리하고 돌아서 리조트 건물로 숨어들면 된다.’
리조트 안에도 괴물이 잠복해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모든 괴물들이 중앙건물에 모여 있는 생존자들을 포위하고 있으니 앞의 리조트 건물 때문에 중앙건물이 보이지 않는 뒤편의 리조트 건물에는 괴물이 있어 보았자 한두 마리가 전부일 것이라 생각했다.
‘여자 괴물을 죽이고 괴물들에게 들키기 전에 폭탄이 터져야 저쪽으로 이동할 수 있는데.’
리조트로 가기 위해서는 총을 들고 건물에 숨어 있는 저격수 괴물들의 사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때문에 폭탄으로 인해서 괴물들의 이목이 한쪽으로 쏠릴 때를 틈타서 리조트 건물로 숨어들 생각이다.
스슥!
김환근은 허리를 굽히고 어둠을 타고 조심스럽게 왔다 갔다 하는 여자괴물 쪽으로 향했다. 자신을 추격하기 위해 많은 수의 괴물들이 산으로 퍼져나가지 않았다면 가까이 접근하기 불가능했을 것이다. 김환근은 여자 괴물이 멀어지자 잡목 뒤로 숨었다. 그리고 여자괴물이 가까이 오기를 기다렸다.
슉!
김환근은 여자 괴물이 가까이 왔다가 돌아서자 일어서서 조준을 한 후에 뒤통수를 향해 석궁을 발사했다.
퍽!
털썩!
‘레드 스톤을 꺼낼 시간은 없다.’
김환근은 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고 괴물을 숲으로 끌고 가기에는 여러 가지가 부담스러웠다.
‘일단 저기에 숨자.’
폭탄이 터지면 파편과 폭발력이 어느 정도일지 상상이 되지 않아서 일단 움푹 들어간 빗물 도량에 숨기로 했다. 그리고 낮은 포복으로 리조트 건물 쪽으로 이동했다.
콰아앙!
화르르!
시간이 지나자 폭발과 함께 굉음이 들렸다.
‘성공이다.’
고개를 돌려서 보니 건물 지붕을 뚫고 하늘 높이 치솟은 LPG 통이 보였다. 그리고 화염이 솟구치면서 창문이 박살난 것이 보였다. 하지만 영화처럼 건물이 무너지지는 않았다. 다만 불길이 치솟자 숨어 있던 모든 괴물들이 밖으로 나왔다. 폭탄으로 단 한 마리의 괴물도 처리하지 못한 것이다. 휘발유통과 부탄가스통이 폭발하면서 건물에 화재를 낸 것이 전부였다.
‘제길.’
애써 준비한 폭탄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자 속이 쓰렸다. 더구나 폭발이 일어났지만 리조트 건물에 있는 괴물들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다만 불이 난 건물에 숨어 있던 괴물 수백 마리만 튀어나왔다. 김환근은 도랑에 숨어서 나오지 못했다. 불길이 더 커지면서 대낮처럼 밝아져서 머리만 들어도 들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
타앙!
이때 중앙건물에서 저격수들이 사격을 시작했다. 그러자 놀란 괴물들이 불이 타지 않는 건물 뒤편으로 숨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불길이 점점 거세지면서 괴물들은 저격수들의 총구에 그대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기 시작했다. 저격수들은 경찰괴물이나 총을 든 남자 괴물은 총알을 아끼지 않고 머리를 완전히 박살냈다. 때문에 괴물들은 총을 든 괴물들을 지키기 위해 여자 괴물이나 꼬마 괴물들을 희생양으로 사용했다.
‘지금이다.’
불길이 건물 전체로 번져가자 괴물들이 결단을 내렸다. 우두머리의 지시에 30마리 정도의 괴물들이 허리를 숙이고 지그재그로 중앙 건물을 향해 달려갔다. 농가에서 가져온 솥뚜껑과 식칼을 든 괴물들은 희생이다. 난입을 하면 칼을 던지고 깨물면 독액에 의해 사망을 하기에 약하다고 무시하다가 죽은 경찰특공대 많았다. 중앙건물에서는 총을 든 괴물들을 노리지 못하고 전면을 향해 달려오는 괴물들을 쏘기 시작했다. 그러자 김환근도 도랑에서 일어나서 리조트를 향해 달려갔다.
“캬악!”
노인으로 보이는 괴물은 쇠파이프를 잘라서 만든 창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김환근이 달려오자 소리를 지르면서 같이 달려왔다. 그의 고함은 시끄러운 총소리에 묻혔다.
슉!
머리를 맞추려 했지만 빗나갔다. 김환근은 멈추고는 조준을 하였다. 그러자 노인 괴물이 창을 던졌다.
퍽!
“윽!”
슉!
노인이라 힘이 없었고 방탄복을 뚫지 못했다. 하지만 놀란 김환근은 비명을 지르면서 반사적으로 방아쇠를 당겼다. 손이 위로 들리면서 화살이 위로 날아갔다. 괴물이 3미터 앞까지 돌진해 왔다.
슉!
퍽!
이번에는 이마를 관통하고 들어갔고, 노인 괴물은 그대로 쓰러졌다. 김환근은 리조트 건물을 향해서 뛰었다.
파바팟!
총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면서 아스팔트에 총알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심장이 거칠게 뛰면서 김환근은 흥분한 상태로 전력을 다해서 리조트를 향해 돌진했다. 김환근은 대형버스 주차장을 가로질러 뛰기 시작했다. 승용차와 버스들은 모두 오션월드 주차장 쪽으로 이동되어 있었다. 괴물들이 승용차와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아끼는 모양이었다. 중앙건물 양쪽으로 불타오른 버스와 승용차들이 있어서 도로를 막고 있는 이유도 있었다.
“잡아라!”대장으로 보이는 경찰괴물은 돌격대가 전진하자 저격을 피해서 괴물들의 방어막 속에서 체리동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중앙건물을 중심으로 정면에는 4차선 도로를 건너서 불이 난 곤돌라 리프트가 있는 저층 건물이 있었다. 이곳에 있던 수백의 괴물들은 중앙건물인 오크동을 왼쪽에 있는 체리동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오크동 오른쪽에는 파인동 건물이 있었다. 파인동 건물 우측에 메이플동이 있었는데 김환근은 메이플동을 향해 뛰어들었다. 그런 김환근을 향해 괴물들은 추격을 하자 중앙건물에 있던 저격수가 그런 괴물들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그러자 전화기를 이용해서 오션 월드와 파인동에 있던 괴물들이 밖으로 나와서 김환근을 향해 달려갔다.
쾅!
안으로 올라간 김환근은 인벤토리를 열어서 큰 배낭에 석궁을 비롯한 장비를 넣어서 보관하고는 해머를 꺼내서 방문을 후려쳐서 열면서 올라갔다. 모두 8층이었다. 김환근은 6층으로 내려가서 석궁과 화살, 그리고 경찰괴물에게 빼앗은 소총과 권총, 검과 해머 등 모든 무기를 꺼내놓았다.
‘경찰괴물만 아니면 해 볼만 하다. 엘리베이터는 정지시키자.’
김환근은 8층에 멈춰 있는 엘리베이터 문을 열고는 그 사이에 식량이 든 배낭을 끼어 넣었다. 그러자 띠링 소리가 들리면서 문이 열렸다 닫혔다는 반복했다.
‘시간이 없다.’
김환근은 소총을 들고 창문으로 갔다. 창문으로 보니 멀리서 달려오는 괴물들이 보였다. 창문을 열고 소총을 내밀고 조준을 하였다. 총알이 40발이니 한발 한발이 소중했다.
타앙!
‘젠장!’
총알이 빗나갔다.
김환근은 방에서 나와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2층 방으로 들어가서 창문을 열고 총을 겨누었다. 괴물들이 바로 현관입구 근처로 뛰어오고 있었다.
타앙!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괴물의 머리가 터지면서 그대로 쓰러졌다. 하지만 괴물들은 명령을 받은 대로 무시하고 달려오고 있었다.
‘총을 든 괴물은 없다.’
괴물 대장은 인벤토리를 모르기에 망원경으로 김환근이 석궁과 화살 몇 개만 등에 메고 있는 것을 보고는 창과 칼을 든 괴물들만 보내서 잡으라고 한 것이었다. 석궁으로 머리가 관통되어도 나중에 화살을 빼면 하루면 재생이 되기 때문이었다. 20마리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20마리가 달려오고 있었다.
타앙!
‘2마리.’
타앙!
‘빗나갔다.’
2마리 잡자 괴물들이 현관으로 들어섰다. 김환근은 창문에서 나와 복도로 가나서 계단으로 올라오는 놈을 향해 사격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