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4 2. 복지관리실장 =========================================================================
2. 복지관리실장
한 달 후
김환근은 한 달 동안 스탯을 올리기 위해 열심히 운동을 하였다. 운동을 하면서 김환근은 스탯에 대한 비밀을 알아낼 수 있었다. 힘 1은 100Kg을 들 수 있는 힘을 의미했다. 역기는 200Kg도 들 수 있는 그다. 하지만 잡기가 불편한 바위는 불가능했다. 즉, 어떤 형태의 물건이든 100Kg을 번쩍 들 수 있어야 했다. 그리고 뒤에 붙은 그래프는 지속 시간을 의미했다. 물건을 들고 10분을 버티면 그래프가 가득 찬다. 200Kg을 들 수 있어도 10분을 버티지 못하면 힘은 1이다. 민첩은 100미터를 10초에 주파하면 1이다. 10초가 넘기에 김환근은 민첩이 1도 되지 않는다. 그래프로 보면 100미터를 10초에 주파하는 속도로 10분을 달리면 민첩 1에서 2로 넘어갈 수 있는 것 같았다. 즉, 운동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힘과 민첩을 2로 올리기는 불가능할 것 같았다. 다만 힘은 잘 하면 2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았기에 근력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형! 여기야.”
이병헌은 일주일 만에 퇴원했지만 집에서 요양을 하면서 외출을 운전을 다시 할 수 있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 그는 운전을 할 수 있게 되자 약속대로 김환근을 홍천에 있는 병원의 복지관리실장으로 취직시켜 준다는 약속을 지켰다. 일부러 사북까지 와서 자동차로 짐을 싣고는 홍천에 있는 병원으로 온 것이었다. 이병헌은 카키색 바지에 흰 티를 입고 있었다. 김환근은 처음 보는 상표였지만 옷이 고급스러워 보였다. 바지가 수십만 원 대고, 티도 이십만 원이 넘는 옷이다.
“와! 크네.”
가로수가 우거진 터널 같은 길을 들어서자 대학교 같은 정문이 나왔다. 안으로 들어가자 넓은 잔디밭이 있었고, 언덕을 올라가자 광장과 주차장 맞은편으로 하얀 7층 병원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병원 우측으로는 더 가자 6층 건물이 보였고, 언덕을 더 올라가면 5층 건물과 6층 건물이 각각 자리잡고 있었다. 병원 아래에 있는 건물은 노인 요양원이고, 가장 높은 곳은 정신요양원, 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것은 알콜 요양원이다.
“여기는 외진 곳이라 차가 필요할 것 같아서 병원 차 하나를 쓸 수 있도록 준비해 놨습니다.”
두 사람은 병원 앞에 있는 주차장에 내려서 옆에 있는 차로 이동했다.
“어! 안 그래도 되는데.”
“괜찮아요. 여기 차 열쇄요. 그리고 기름을 넣고 영수증을 첨부하면 기름 값도 나와요.”
“고맙다.”
병원차라 세금이나 기름이 모두 공짜라 유지비가 제로라는 뜻이다. 김환근은 입이 찢어졌다.
“하하! 형이 좋아하니 다행입니다.”
차에서 내리니 주차장에 검은색 뉴 소나타가 서 있었다.
‘흐흐! 저 차가 내 차라는 거지.’
쓰던 차로 보였지만 관리가 잘 되어서 새 차나 다름없었다. 차를 열고 계기판을 보니 약 2만 4Km를 탄 차였다.
“누가 타던 차냐?”
“여기 병원장이 타던 차입니다. 이번에 그랜저 급으로 올려주고 남은 차입니다. 새차가 아니라 기분 나쁘시면 제가 새로 한 대 사 드리겠습니다.”
“너 돈 많으냐?”
“아니요. 그래도 용돈을 아끼면 할부로 소형차 하나는 사드릴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엄청난 재벌은 아닌 모양이군.’
“저 정도면 감지덕지다. 차는 사주어도 유지비 때문에 곤란하다.”
“연봉 3천이면 유지비는 충분할 텐데요?”
“그래서 언제 돈 모으겠냐?”
“하하! 들어가시죠. 병원장님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병원장은 이곳에 있는 3개의 시설과 병원까지 4개를 모두 책임지고 있었다. 이병헌의 부모는 아들이 원하면 이 시설의 총 책임자로 만들 수도 있었다. 그러면 각 시설장과 병원장은 독립된 기설의 책임자가 되고, 이병헌은 4 조직을 모두 관리하는 관리장이 되는 것이다. 병원장이 4시설의 책임자이지만 실제로는 각 시설을 대표할 뿐이고 실제로 통합 관리하는 것은 재단이사장인 이병헌의 어머니이다.
“그래.”
병원 문을 열고 들어가자 환자와 간호사들이 보였다. 각 시설에서 직원이나 간호사와 함께 진료를 나온 환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원무과와 약국이 보였다. 그리고 좌측으로 치과, 내과 등의 진료실이 보였다. 그리고 우측으로 병원장 집무실과 사무실이 보였다. 김환근은 이병헌을 따라 사무실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병아처럼 노란 티에 바지를 입은 귀여워 보이는 여직원이 인사를 하였다. 이 사무실의 막내라 심부름을 독차지하고 있는 직원이었다.
“안녕하십니까?”
김환근은 반사적으로 인사를 받았다. 병원장 아래에서 실질적으로 병원을 물론 각 시설의 행정과 지원, 결산 등등의 서류 작업을 하는 직원들이 십여 명이 있었다. 병원장이 결재를 하지만 실질적으로 일하는 것은 이들이다.
“안녕하십니까? 병원장님 계시죠?”
“네. 기다리고 계십니다.”
여 직원의 안내에 따라 사무실을 지나 병원장 집무실로 향했다. 병원장 집무실은 사무실을 통해서도 들어갈 수 있고, 복도를 통해서도 들어갈 수 있는 이중 구조였다.
“안녕하십니까? 실장님!”
이병헌이 들어가자 46세인 의사가 일어나서 먼저 인사를 하였다. 예전에 복지관리실장이었기에 이병헌을 아직도 실장으로 부르는 병원장이다. 병원장은 아랫배가 조금 나온 중년으로 하얀 의사 가운을 걸치고 있었다. 머리는 새치가 가득해서 백발이 반이나 되어 중후해 보이는 인상이이었다.
“오랜만입니다. 병원장님! 여기는 이번에 복지관리실장으로 온 김환근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김환근이라고 합니다.”
'새파랗게 어린 놈이 이번에 낙하산으로 온 놈이군. 정체가 뭐지?'
병원장은 속으로 김환근의 정체를 생각하면서 악수르르 하였다.
“반갑습니다. 이영수라고 합니다.”
두 사람은 이병헌의 소개로 악수를 하였다. 병원장은 고용된 의사이기에 고용주의 아들인 이병헌을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가 낙하산으로 내려 보낸 김환근에 대해서는 정보가 없었다. 자신을 감시할 감시자 정도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병원장은 정신과 의사로 오전에 한 시간 정도 결재서류에 서명을 하고, 한 시간 정도 정신과 진료를 본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번은 각 시설에 다니면서 진료를 하고 처방을 내린다. 점심 식사 후에는 각 시설장과 회합을 하거나 비즈니스 관계로 여러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일이다.
“음료수나 커피 드시겠습니까?”
“음료수로 주세요.”
“저도요.”
이영수 병원장은 안에 있는 작은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서 탁자 위에 올려다 놓았다. 세 사람은 뚜껑을 타서 마셨다. 비서가 따로 없기에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불러서 커피 심부름을 시키지 않고 손님 대접은 병원장이 손수 하는 모양이었다.
“여기 주유권입니다. 홍천에 있는 홍천 주유소에서만 쓸 수 있는 주유권입니다. 홍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시고 금액을 적어서 반을 잘라서 돈 대신 내시면 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영수증이니 잘 보관하시면 됩니다. 다 쓰시면 영수증과 사무실에 있는 김양에게 가져다 주시고 주유권을 받으시면 됩니다.”
김환근은 주유권 100장을 받았다. 한 달에 두 번 주유하면 4년은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예. 감사합니다.”
“그럼, 사무실하고 방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병원장은 일어나서 부 병원장 사무실로 안내를 했다. 부 병원장이 없기에 직원 휴게실 비슷하게 사용되던 사무실로 예전에 이병헌이 사용하던 집무실이었다.
‘내가 여기서 뭐 해야 하지?’
사무실에는 탁자와 소파가 있었고, 작은 냉장고와 컴퓨터가 있는 집무실 책상이 있었다.
‘컴퓨터 게임이나 해야 하나?’
“그럼, 방으로 가시죠?”
“예.”
김환근과 이병헌은 병원장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으로 향했다. 가면서 병원장은 7층은 의사들의 숙소와 휴게소로 사용한다고 했다. 이곳에는 공보의 의사 8명이 서울에서 출퇴근을 하는데 집이 멀기 때문에 평일에는 이곳에서 숙식을 하고, 주말에만 퇴근을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병원장과 같이 직원인 고용 의사도 5명이 있는데 이들도 이곳에 방이 있지만 대부분 서울로 출퇴근을 한다고 했다. 일이 많지 않아서 오전 10시나 11시에 출근해서 1시간 정도 진료를 보고 점심 식사 후에 바로 퇴근한다고 한다.
“이방입니다.”
방은 침대와 책상, 옷장이 전부인 아주 작은 방이었다. 마치 대학교 기숙사 독실처럼 생겼다. 김환근은 일단 가져온 배낭을 옷장에 넣었다. 노트북과 옷가지들이 들어 있는 배낭이다.
“냉장고와 정수기, TV가 있는 휴게소가 있습니다.”
7층 중앙에 휴게소와 체련 단련실이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안으로 들어가자 김환근과 비슷해 보이는 젊은 의사들이 TV를 보면서 과일을 먹고 있다가 일어서서 병원장에게 인사했다. 한 명은 의사 가운을 걸치고 있었고, 한 명은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바지에 하얀 티를 걸치고 있었다.
“어. 그래. 서로 인사들 하지. 이분은 이병헌 이사님이고, 이쪽 분은 오늘부터 복지관리실장으로 근무하시게 될 김환근 실장님.”
“안녕하십니까? 의국장인 김민수입니다.”
의사 가운을 입은 남자가 대표로 손을 내밀었다.
“네. 반갑습니다.”
김환근은 악수를 하면서 인사를 나누었다.
“오늘부터 7층에서 같이 생활하시게 되었으니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네.”
의사들은 자신들만의 공간에 의사가 아닌 일반 직원이 함께 지내는 것이 불만인 표정이 되었다.
“오늘 저녁에 환영식 겸 회식 어떨까요?”
분위기를 읽은 이병헌이 말했다. 김환근은 낙하산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니 김환근이 왕따를 당하지 않도록 자신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이 병원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사람들이 의사이니 그들과 함께 지내면 이곳에서 무시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었다.
이병헌은 김환근에게 은혜도 갚을 겸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다. 생명을 구해준 은혜도 있었지만 밤새 이야기 하면서 순수하고 강인해 보이는 그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그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어서 평생 마음 편히 술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는 기대고 싶은 친구처럼 지낼 생각이었다.
“이사님이 쏘시는 겁니까?”
“물론입니다.”
“네. 그럼, 저녁 6시에 홍천에 있는 대가 가든에서 할까요?”
“예. 그렇게 하시죠."
"알겠습니다. 그럼, 저녁에 뵙겠습니다.”
이병헌은 병원 직원들과 회식을 약속하고는 김환근과 함께 각 시설을 돌아다니면서 시설장들과 각 시설의 직원들과 인사를 하였다. 돌아다니면서 인사를 하고 가볍게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저녁 5시가 되었다.
“형. 미리 갈까요?”
“그래.”
김환근은 이곳 지리를 잘 모르기에 이병헌의 차를 타고 홍천 시내로 가기 시작했다.
“내가 할 일이 뭐라고 했지?”
김환근은 차를 타고 가면서 이병헌에게 물었다.
“그냥 놀면 된다고 했잖아요.”
“눈치 보이지 않을까?”
“형은 여기서 감찰실의 감찰관 같은 역할입니다. 그냥 밖으로 나가서 노는 것을 시설장들과 병원장은 더 좋아할 걸요.”
“그래. 그러면 내가 비리를 조사하거나 감시하는 역할인가?”
“원래는 그렇지만 각 시설장과 병원장이 모두 형 라인 사람들이니 비리를 발견해도 모르는 척 하세요. 그리고 놀기 심심하시면 의사들이나 간호사들, 직원들 불만이 무엇인지 알아내서 병원장이나 시설장에게 충고해 주시면 됩니다.”
“그럼, 의사들이나 간호사들, 직원들이랑 친해져야 하겠네.”
“네.”
김환근은 자신이 이곳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감을 잡았다. 세상에서 제일 편한 직업일 것 같았다.
“여기입니다.”
가든에 들어가자 예약된 방으로 종업원이 안내를 하였다. 5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커다란 방에 세팅이 되어 있었다. 한 30명 예약을 했기에 반은 비어져 있었다. 돌잔치나 회갑을 할 수 있는 2층 홀 전체를 빌린 것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자리를 잡고 10분 정도 있자 직원들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갑자기 잡힌 회식이라 반 이상은 나오지 못했다고 했다. 병원이라 밤에도 중환자실과 병실에 있는 환자들을 담당하는 직원들도 있었고, 다른 약속이 있어서 간 직원들과 퇴근한 직원들도 많았다. 때문에 회식 자리에 나온 직원들은 의사 5명과 간호사 4명, 직원들 13명이 전부였다. 김환근과 이병헌까지 23명이 회식을 하였다.
“오늘 회식은 전에 우리 병원에서 근무하셨던 재단이사장님의 둘째 아드님이신 이 실장님께서 쏘시는 것입니다.”
“와아!”
짝짝짝!
병원장의 말에 이병헌이 일어나서 인사를 하고 앉았다.
“그리고 오늘은 새로운 복지관리실장으로 파견되신 김환근 실장님을 환영하는 자리입니다. 새로운 실장님으루 박수로 맞아주시기 바랍니다.
”짝짝짝!
병원장의 말에 모두가 박수로 환영을 해 주었다.
“김 실장님! 한 말씀 하시죠?”
“아! 네. 김환근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짝짝짝!
김환근은 일어나서 인사를 자리에 앉았다.
“자! 그러면 앞에 있는 잔에 모두 술을 따르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김 실장님을 위하여!”
“위하여!”
병원장의 건배 제의로 회식이 시작되었다. 그리고는 각자 이야기를 하면서 소고기 등심을 구워먹기 시작했다.
“한 잔 받으십시오. 병원 휴게실에서 인사했던 의국장 김민수입니다.”
“아네.”
“서울대 출신의 내과의사로 전문의입니다.”
공보의 대표를 의국장으로 부르고 있었다. 전문의를 따고 군대에 온 의사와 레지던트나 인턴를 마치고 군대에 온 의사의 차이다.
“반갑습니다. 치과의사인 홍완표입니다.”
김환근은 공보의 4명과 인사를 하면서 술잔을 나누었다. 전문의는 의국장인 김민수와 치과의사인 홍완표 두 명이었다. 다른 두명은 인터를 마치고 온 가톨릭 의대 출신의 이정섭과 연세대 출신의 강한민이었다. 한 명은 당직이라 오지 못했고, 다른 5명은 약속이 있어서 미리 퇴근했다고 한다.
‘저 아가씨는 누구지? 부지 예쁘네. 간호사인가?’
김환근은 다른 자리에 앉아 있는 눈에 확 띠는 아가씨를 보았다.
회식 자리는 군대처럼 상석에는 병원장과 이병헌, 김환근, 의국장 김민수가 앉아 있었다. 그 다음으로는 의사들이 앉아 있었고, 그 다음으로는 친한 사람들끼리 앉아 있었다. 즉, 간호사들은 간호사들끼리, 직원들은 직원들끼리 앉아 있었다.
“2차 갈까요?”
“좋습니다.”
이병헌의 말에 공보의들이 찬성을 하였다.
“저는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하지만 집이 홍천에 있는 병원장은 퇴근을 하겠다고 하였다. 서울에는 있는 집에는 아이들만 있고, 홍천에 있는 집에는 가끔 아내가 오는데 오늘은 아내가 집에 와 있는 날이라고 했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 노는데 나이 많은 병원장이 끼면 눈치가 보인다. 결국 2차는 공보의 4명과 김환근, 이병헌 6명만 가게 되었다.
2차는 술을 파는 노래방으로 가서 룸에서 양주와 가벼운 안주를 시켜 놓고 2시간 고함을 지르면서 노래를 하다가 대리를 불러서 차를 타고 병원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병헌은 대리를 불러서 서울까지 갔고, 김환근은 의사들의 차를 타고 병원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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