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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소나기인가?”
산에서 약초를 캐던 청년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청년은 180은 되어 보이는 키에 83Kg의 몸무게를 가진 탄탄한 체구로 운동선수처럼 보였다. 얼굴은 검게 그을렸지만 짙은 눈썹과 맑은 눈빛과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미남이다.
번쩍!
솜털처럼 생긴 뭉게구름이 둥실 둥실 떠 있던 한 여름 대낮에 갑자기 멀리서 번개가 치더니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빨리 내려가자.”
이기자 부대 말년 병장으로 제대한 김환근은 제대 후에 백수로 놀고 있었다. 지방대학을 졸업하고 여러 중소기업에 입사 원서를 냈지만 모두 서류전형에서 떨어졌다. 때문에 태백산에 올라서 약초를 캐고 있었다. 허락을 받지 않고 캐면 불법이지만 아버지가 심마니 출신이기에 다 빠져나갈 방법이 있었다. 이런 오지의 험한 산중에 검문하는 사람도 없다. 국립공원만 아니면 등산객처럼 하고 다니면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다. 하지만 심마니들끼리 경쟁이 있기 때문에 남의 구역을 침범하지만 않으면 된다. 즉,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정식으로 허락 받고 약초를 캐는 심마니꾼들이다. 그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심마니꾼들도 잘 오지 않는 이런 오지의 산중에 와 있는 김환근이다.
쏴아!
빨리 내려오려 했지만 산 중턱에 이르렀을 때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으! 추워! 안 되겠다. 비를 피할 장소를 찾아보자.”
김환근은 아무래도 오늘 산을 내려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인가가 있는 곳까지 가려면 5시간은 더 가야 하는데 비가 오면 길이 미끄럽고 계곡물이 불어나서 아래로 내려가면 더 위험하다. 동굴이나 바위틈, 아니면 나무 밑과 같은 비를 피할 장소를 찾아야 했다. 다행이 이곳은 약초를 캐기 위해 자주 다녔던 지형이라 바위절벽 아래 움푹 들어간 장소를 알고 있었다.
“산사태가 나지 않아야 하는데.”
지나가는 소나기라면 상관없지만 집중 폭우라면 절벽이 무너질 수도 있었다.
번쩍!
쾅!
눈앞에서 빛이 번쩍이더니 거대한 번개가 절벽을 내리쳤다.
콰르르릉!
거의 동시에 천둥소리가 일어나더니 절벽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조금만 일찍 절벽 아래로 갔으면 절벽이 무너져서 돌에 깔려 죽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이었다.
“하느님! 부처님! 하나님 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종교는 군 훈련소에서 훈련 받을 때에 천주교, 불교, 기독교 모두 다녔다. 천주교에서 빵을 많이 준다고 하면 천주교 나갔고, 천주교는 앉았다 일어섰다는 많이 하니 불교가 좋다고 하면 그쪽으로 갔다. 그리고 기독교에서 음료수도 준다고 해서 그쪽으로 갔고, 천주교 신자가 아니면 계속 앉아 있어도 된다는 말을 듣고 천주교로 다시 나간 것이 전부다. 가서 졸다가 빵과 커피, 또는 음료수를 받아 마신 것이 전부다.
“어!”
지나가는 소나기인지 피가 금방 그치고 무너진 절벽에 무지개가 나타났다. 그런데 그 무지개 아래에 일렁이는 하얀 투명막이 보였다. 김환근은 호기심에 가까이 가서 그 투명한 막을 찾기 시작했다. 무지개가 사라지면 찾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여기인가?”
무너진 절벽 사이에서 계란처럼 작은 투명막이 수증기에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가까이 가니 잘 보이지 않았다.
“어!”
손으로 더듬거리다가 무너진 절벽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유리 같은 투명막이 만져졌다. 눈에 보이지 않는데 만져지니 이상했다.
“투명 유리인가?”
김환근은 자신의 머리만한 바위를 들어서 투명한 유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을 향해 집어던졌다.
퍽!
번쩍!
“크아아악!”
무엇인가가 깨어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빛이 김환근을 덮쳤다. 폭탄인가하는 생각을 끝으로 김환근은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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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잃은 김환근의 망막에 상태창과 함께 뇌리로 텔레파시와 같은 음성이 전달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