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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자들 쇄도-68화 (68/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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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이란 단어 대신 말소란 말을 쓰는 군요. 훨씬 비인간적인 단언데 말이죠.”

그가 소명의 풀오버를 벗겨냈다.

소명의 머리카락이 헝클어지자 그녀의 모습이 말괄량이처럼 보였다.

그가 그녀의 브래지어를 벗겨내고 그다지 풍만하게 보이지 않는 사랑스런 젖가슴을 손 안에 쥐었다.

그녀는 가슴의 촉감에 열중하는 그의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소명이 그의 팬티를 무릎으로 끌어 내리고 손가락을 슬그머니 아래로 가져갔다.

복부를 지나 사타구니에 닿은 손가락이 고환까지 내려가자 그는 아찔한 고통을 느꼈다.

그는 왜 극한의 쾌락이 고통과 혼동된 모습으로 다가오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는 성급하게 그녀의 손을 잡아채서 손가락에 입술을 맞추었다.

그의 벌어진 입술에서 뜨거운 숨결이 스며 나오자 소명이 그에게 웃어 주었다.

어느새 그녀가 그의 페니스를 그러쥐었다.

거의 수직으로 일어선 페니스에 소명이 뜨거운 혀를 가져다 댔다.

온몸의 피가 그쪽으로 쏠리는 듯했고 여자처럼 우는 소리를 내게 될 것 같아 유준열은 제 신음을 가슴에 가두려고 무진 애를 썼다.

그녀의 입술이 유준열의 몸을 타고 사타구니를 향해 아래로 서서히 내려갔다.

“아흑, 소명씨.”

소명의 혀끝이 페니스의 기둥을 훑고 지나 귀두를 간질였다.

“아, 아아으흐으읏!!”

그의 페니스를 능숙하게 입에 머금고 그녀가 천천히 목구멍에 그것을 깊이 넣었다가 뺐다.

오므린 입술이 그녀의 성기처럼 그의 것을 빨고 조였다.

그가 손을 뻗어 그녀의 목을 잡았다.

그녀의 뺨이 붉게 달아 올랐다.

그는 손을 뻗어 침으로 번들거리는 그녀의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고 그녀가 혀를 내밀어 손가락을 감았다.

마치 손가락을 질투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의 페니스가 거세게 요동쳤다.

“당신 입 안에 하고 싶습니다.”

그는 일방적으로 말했고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의 머리 뒤를 감싼 채 제 속도에 맞추어 그녀의 입 안에 페니스를 넣었다 빼기를 반복했다.

“으윽!!!”

“하읍!!”

그의 정액이 그녀의 식도에서 검출되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랐다.

그녀가 눈을 떴다.

“강간할 때 당신은 우월감을 느끼죠?”

“강간해 보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할 수 있다면 그러고 싶었죠? 내가 저항하길 바란 게 아니었어요?”

“아닙니다.”

“살인할 때의 감정은 그런 거예요. 살인자를 강간할 때의 기분은 어때요?”

“강간이 아니었다니까요?”

“왜 이러세요? 나도 살인자는 아니에요.”

소명이 웃었다.

그녀는 단어를 능욕했다.

그가 머뭇거리는 사이, 그녀가 다시 그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묻었다.

그는 감당하기 힘든 자극 앞에서 몸부림을 쳤다.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의 페니스는 다시 일어섰고 발기된 그의 기둥을 그녀가 품었다.

뜨겁게 조여드는 그녀의 질 속에서 그의 남성이 점점 더 거대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순간에 소명이 그에게서 빠져 나갔다.

그는 갑자기 사탕을 뺏기고 울음보를 터뜨리기 직전의 상태에 놓인 어린애 같았다.

소명은 누운 채로 상체를 일으키고 두 팔꿈치로 상체를 지탱한 채 천천히 그에게서 물러났다.

“자, 이 형사님. 첫 번째 행위는 합의하에 이루어졌다고 해도 지금은 형사님을 원하지 않아요.”

소명이 그를 도발했다.

들어갈 곳을 잃은 그의 페니스는 이제 거의 배에 붙을 지경이 된 채로 쿠퍼액을 뚝뚝 흘렸다.

그는 요의를 참을 수 없는 사람처럼 다리를 꼬았다.

“하윽!!!”

그가 손을 페니스에 가져다 댔다.

혼자서 끝내 버리면 되는 것이다.

그때 그의 눈 앞에서 소명의 아랫도리가 벌어졌다.

그는 고개를 돌렸지만 그의 두 다리는 그의 대단한 의지에 협조하지 않았다.

그가 다가갈수록 그녀는 몸을 뒤로 물리며 달아났다.

“하고 싶지 않아요.”

거짓말인 게 뻔한 말을 계속 늘어놓으며 그에게 강간을 유도하는 소명이 미워 죽을 것 같았지만 유준열은 걸음을 멈추지 못했다.

마침내 소명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가느다란 허리를 손에 잡아 그녀의 몸을 당겼을 때 그는 드디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그는 자신을 조롱하려는 그녀를 보지 않으려고 팔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옆으로 돌려 놓았고 그녀가 다시 고개를 돌리지 못하도록 내내 팔에 힘을 주었다.

그녀의 안에서 느낀 절정이 거짓이라고 믿고 싶었다.

그것은 절대로 용납되지 않는 행위였다.

그는 회한을 담아 몸을 뺐고 벌어진 채인 무릎을 모아 음부를 가려 주었다.

소명은 한동안 그대로 있었다.

“……. 미안합니다…….”

소명은 그에게 화를 내는 대신 일어서서 그의 서류봉투가 놓인 소파로 다가갔다.

잠깐 그것을 훑어보는 것 같더니 몇 장의 사진을 탁자 위로 던졌다.

강간살해당한 피해자들의 사진이었고 몇 몇 형태는 방금 전까지 그의 앞에 누워 있던 소명의 모습과 비슷했다.

유준열은 자신이 소명에게 제대로 당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명은 담담하게 말했다.

“동기란 사실 아무 것도 아닌 거예요. 동기가 뭔지에 매달리는 사람은 결국 유령을 쫓다 미쳐버릴 운명이에요. 이 형사님에게도 동기가 없었잖아요. 형사님의 소원에 걸맞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면 모를까. 형사님은 자신이 뭘 원했는지 분명히 알았지만 동시에 전혀 몰랐잖아요?”

소명의 말에 악의는 담겨있지 않았다.

“처음엔 자괴감, 두려움, 돌이킬 수 없는 큰 일을 저질러 버렸다는 낭패감이 들 거예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객관적인 입장을 띄다가 자기가 행위 당시에 상황을 장악했음을 깨닫고 희열을 느끼죠.”

“이제 나를 조롱할 수 있게 됐군요.”

“자기도 다를 게 없으면서 남들을 정죄하는 걸 보면 우습긴 하겠지만 내가 이 형사님을 조롱해서 뭐가 즐겁겠어요?”

소명은 살며시 웃으며 옷을 입었다.

허벅지에 흐르는 정액도 닦지 않았다.

그 다음날 유준열의 팀은 한 구의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된 시신은 비교적 깨끗한 상태였다.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이었고 몸을 깨끗하게 보존하려고 애써 살해방법을 복잡한 것으로 택하고도 범인은 끝내 충동을 참지 못하고 피해자의 치골 위에 정교하게 글씨를 새겨 넣었다.

-피 묻은 손으로 청소하는 당신에게.

그것은 분명, 소명이 유준열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유준열은 어두운 표정으로 웃었다.

미제 사건은 해결되고 새로운 살인사건 하나가 발생했으며 범죄 사실조차 드러나지 않은 강간범이 하나 탄생된 것으로 이틀간의 사건은 정리가 되었다.

소명의 얘기는 거기에서 끝났지만 정인은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반짝 반짝 빛냈다.

“자. 얘기는 끝났고 두 사람은 각자 행복하게 살았데요.”

소명이 지루하게 말했다.

“에에에이. 더 해 주세요.”

정인이 졸랐다.

“뭘 더 해줘?”

“어차피 유 형사님은 아직 오지도 않았잖아요.”

“그러거나 말거나 얘기할 게 다 끝났다니까?”

“아직 언니라는 양파를 한 꺼풀도 안 벗겼잖아요. 겨우 흙만 털어낸 거면서 그러지 마세요.”

정인의 말에 소명이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너 정말 웃긴다. 나에 대해서도 아는 거 아냐?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전부 알잖아.”

“그래야 맞는 거겠죠? 그런데 아니에요.”

“에이. 거짓말을 하는 건지 알려면 연우가 있어야 되는 거네.”

정인이 씨익 웃었다.

“너, 연우가 쓸모있는 녀석이라는 걸 깨우쳐 주려고 일부러 이런 난해한 상황을 만드는 거 아냐?”

“믿는 건 개인의 의지죠.”

그렇게 말하고 또 씨익 웃었다.

“거짓말이라는 거야, 진짜라는 거야.”

소명은 짜증난다는 듯 정인을 노려보았다.

정인은 또 씨익 웃으면서 얘기를 더 해 달라고 재촉했다.

“그러지 말고 너나 얘길 해 봐. 시신을 보고 그 사람에 대해서 뭘 알아냈는지.”

정인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아직 유준열은 올라오지도 못한 채 사람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커피숍의 외부에 놓인 테이블이라 그런 것들이 전부 보여서 편했다.

“제 얘기는 정말 짧아요. 언니가 하는 얘기를 듣고 유 형사님이 올라오는 걸 보면서 얘길 해도 충분히 다 끝날 거거든요.”

“참나. 별 것 없다니까 그러네. 얘기나 해 봐. 뭘 알아냈어?”

“저 아저씨는 출장에서 돌아와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어요. 그리고 살인자랑 맞부딪쳤고 무차별적으로 맞은 거죠. 살인범은 돌을 들고 마구 찍어대다가 그 다음에는 나무 몽둥이로 때렸어요.”

“그러는 동안에 사람들이 아무도 나와 보지 않았다는 거야?”

“신문지를 마구 구겨 뭉쳐서 입에다가 구겨 넣었어요. 소리를 지르지 못하도록요. 소리를 질렀다고 해도 소리가 멀리까지 새나가지 못했을 거예요.”

소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성격은 어떤 것 같아? 살인을 저지른 사람 말이야. 소심한 사람이 어쩌다가 발악을 한 것처럼 보여? 아니면 몸에 익은 습관이 저절로 나온 것 같은 분위기야?”

“몸에 익은 습관인 것 같지는 않아요. 이건 뭐, 제 주관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남의 옷을 입고 움직이는 것처럼 어색하게 느껴졌어요.”

소명은 생각에 잠기는 표정을 지었다.

마침 그때 유준열이 계단을 뛰어 올라왔다.

“오래 기다렸어?”

“아니.”

“쓸데 없는 소리를 하고 있었던 건 아니지?”

유준열이 가늠해 보려는 눈빛으로 소명과 정인을 바라보았다.

“내가 쓸데 없는 소리 하는 걸 본 적이라도 있는 것 같다?”

소명이 웃었다.

그러면서 곧 말을 이었다.

“어떻게 돼 가? 모방범죄로 몰 건 아니지?”

유준열의 표정은 심각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모방범죄잖아.”

유준열이 말했다.

소명은 화가 나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다가 결국 소릴 질렀다.

“너는! 모방범죄라는 말을 듣고 너는 뭐라고 했는데?”

“뭐라고 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악령이 한 짓이라고? 모방범죄가 아니라 리벳이 한 짓이라고? 수년 전에 지강은의 몸 속에 들어가서 지강은을 조종했던 리벳이 이번에는 다른 사람 몸에 들어가서 이 일을 저지른 거라고 말했어야 했다고 생각해? 그 말이 먹힐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말이 먹히든 아니든 상관없어. 하지만 너는 그 말을 했어야 됐어. 너는 그게 사실이라는 걸 알았으니까. 너는 리벳이 한 짓이라는 걸 알잖아.”

“막연히 그걸로는 안 돼. 내 직감이 그러니까 나를 믿어보라고 하라고? 이번 일은 그냥 대충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야. 벌써 기자 몇 명이 냄새를 맡았다고.”

“뭐?”

소명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물었다.

기자라는 사람들을 붙잡으러 갈 기세였다.

원래 소명은 기자와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정신 나간 기자의 이상한 공명심이 아니었다면 소명은 자기가 지금쯤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지강은의 귀휴 때문에 그렇게 신경 쓰는 거야?”

유준열이 말했다.

사적인 이해 관계 때문에 사건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은 네가 아니냐는 질책처럼 들렸다.

“유준열. 너는 지강은을 지켜주지 못했어. 계속해서 의심이 밀려왔겠지만 너는 그걸 무시했지. 그런데도 그 잘못을 되풀이하려고 하고 있어. 나는 믿을 수가 없어. 네가 다시 그러려고 하고 있다는 걸.”

“나한테 다른 이유를 대 봐.”

유준열이 도전적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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