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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자들 쇄도-19화 (19/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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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파트가, 내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만큼 안전한 장소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

선 사장이 말했다.

“우리가 한 곳에 모여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개인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 만큼 차단되기도 하지만 한 곳에 있다는 느낌을 줄만한 환경으로 만들어주세요, 아버지.”

“개인적인 활동?”

선 사장이 음흉하게 지명을 바라보자 지명은 가만히 있는데 정인의 얼굴이 붉어졌다.

“좋아. 어떤 설계가 필요할지 알겠다.”

선 사장이 손뼉을 탁 치면서 말했고 머릿속에 무언가가 떠오른 사람답게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쌩하니 나가버렸다.

“그럼. 이제.”

연우가 입을 열었다.

모두가 그를 바라보자 그는 뻔한 거 아니냐는 듯 당당하게 말했다.

“파티를 해야 하잖아!”

선우 형이 알콜 묻은 솜으로 장 항의 몸을 닦아 주었다.

팔에는 넓게 붕대가 감겨 있었다.

“누나는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뼈에 드릴을 가져다 대면서.”

선우 형이 물었다.

“금속체를 빼야 한다는 생각을 하느라 다른 생각은 못 했는데?”

선우 형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제 이 정도면 아이가 와서 제 아빠를 보고도 크게 놀라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장 항의 상처와 주변을 정리하고는 지명을 보내서 아이를 데려오게 했다.

아이는 지명보다 앞서서 달려들어왔다.

한 달음에 달려와 아빠 품에 안기는 아이를 보니 모두의 눈에 일제히 눈물이 고였다.

“아빠는 괜찮은 거죠?”

아이는 사이크를 보고 물었다.

사이크는 모니터를 가리키면서 괜찮다고 말했다.

일단 안정을 찾기 시작하자 그 후로는 급속도로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가 자기 몸에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을 뿐, 장 항은 자기 몸에 있는 금속체를 무력화시키려고 그 주위에 막을 형성한 사람이었다.

이제 그는 자기 몸에 명령을 내려, 부서진 것을 재건하게 했다.

전쟁은 끝났으니 어서들 정신차리라고 그는 서둘러 명령을 내렸고 그의 생체는 바쁘게 반응하며 기관들은 쉼없이 움직였다.

사이크는 혀를 내둘렀다.

정말, 괴물이라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었다.

“이 정도면 누나의 오른 팔에 비견할 만 해요.”

사이크가 말했다.

“나는 경쟁자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은 예외로 해 주겠어. 나를 뛰어 넘어 주길 진심으로 원해.”

소명이 말했다.

재민이가 중국에 있는 고모에게 돌아가고 난 후에 장 항이 마음을 쉽게 다잡지 못해서 선우 형은 기분 전환을 위해 여행을 계획했다.

가까이 일본에 갔다 오는 게 어떻겠냐는 말을 꺼낸 것은 시영이었다.

왜 하필 일본이냐는 말에 시영이 뭐라고 했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던 것 같았다.

일본에 가자는 말에 뜨뜻미지근한 반응이 나오자 소명이 말했다.

“멈춰있는 걸 맞추는 것보다는 움직이는 물체를 맞추는 게 더 어려워. 움직이자고.”

소명의 말에도 엉덩이를 뗄 생각을 쉽게 하지 못하던 사람들을 떠민 것은 선 사장이었다.

아파트를 단기 임대하려고 했던 협상이 결렬돼서 계약이 만료된 후에 두 달만 더 쓰는 게 어려워졌다는 것이었다.

새 건물이 완성되는 대로 입주하면 되는 상황이었기에 두 달 동안만 떠돌아다니다가 새 건물에 입주하라고 선 사장은 간단하게 말했다.

그것으로 두 달간의 일본 체류가 결정되었다.

여행 갈 짐을 꾸리는 것과 이삿짐을 꾸리는 일이 동시에 진행되었다.

그렇게 싼 짐은 희영이 처분하지 않고 놔두었던 집에 옮겨둘 예정이었다.

여행준비와 이사준비로 분주한 날이 이어졌다.

누구의 아파트에 가든, 발 들여 놓을 틈이 없이 집이 지저분했다.

그나마 연우의 집이 제일 깨끗하기도 했고 먹을 게 늘 준비돼 있어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연우의 집으로 모여들었다.

하지만 정인이 혼자서 연우의 집을 찾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연우는 정인의 방문을 받고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을 가졌다.

“왔어?”

“네, 사무장님.”

정인이 웃었다.

힘겨워보이는 웃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일, 있어, 정인씨?”

연우가 물었다.

정인은 두 팔을 뒤로 하고 입을 다물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나 커피마실 거였는데. 정인씨도 안 마셨으면 같이 해요.”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연우가 힐끔거리면서 정인의 눈치를 살폈다.

“장연우.”

시영이 요란하게 들어왔다.

“하주건설 정 사장님이 나한테 전화했어. 강 변호사한테 사건 연결해 주기로 안 했어? 어, 정인씨가 있었네? 안녕?”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정인이 인사를 건넸다.

“장연우. 내 얘기 들었어?”

“강 변이 전화할 거야. 그 자식 또 미루다가 아직 안 했나보다. 정 사장도 내가 몇 번이나 말해줬는데 또 너한테 전화를 해?”

“저, 두 분, 바쁘신 것 같은데 전 이만 가 볼게요.”

정인이 말했다.

“아, 커피도 다 탔는데.”

“그건 가져가서 마실게요.”

시영이 멀거니 연우를 바라보자 연우가 고갯짓을 했다.

“어?”

“꺼지라고.”

“뭐?”

“나가라고, 이 자식아. 정인씨가 나한테 할 말이 있는 모양이니까.”

“헐.”

못 알아듣는 시영의 등을 거의 떠밀다시피 하고 연우가 정인을 붙잡았다.

정인은 그러고도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그 방법을 알아내지 못한 것 같았다.

“무슨 일이에요?”

연우는 문을 닫기 전에 복도까지 살피고 문을 닫았다.

“훼방꾼이 나타날 것 같진 않으니까 말해 봐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무장님.”

“이상하게 들릴 것 같긴 해요. 지금 정인씨가 보이는 행동도 꽤나 수상하거든.”

“그렇죠.”

정인이 웃었다.

“뭔데? 편하게 말해 봐.”

“…….”

“응?”

“지명씨에 대해서 뭘 좀 물어도 될까요?”

“어떤 거? 지명씨에 대해서는 나보다 정인씨가 더 잘 알 것 같긴 한데.”

“그게요……. 혹시 지명씨가. 우리가 전에 다 같이 모여서 자기 소개 같은 걸 했을 때 한 말 중에요.”

“응.”

“지명씨가 말 한 것 중에 혹시 거짓말을 한 게 있었나 해서요.”

“거짓말? 아니?”

“아…….”

그때 문이 열렸다.

사이크는 카페테리아에 오기라도 한 것처럼 당당하게 연우에게 커피를 부탁했다.

“음, 사이크. 나중에 다시 올래? 지금은 좀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중이라.”

연우의 말에 사이크가 연우와 정인을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사적인 대화? 그건 위험한 거 아니에요? 왜 두 사람이 그런?”

사이크는 말을 다 끝맺지도 못하고 연우에게 장렬히 머리를 쥐어박혔다.

“까불지 말고 나가 있어.”

하지만 사이크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정인을 바라보았다.

“정인씨가 연우 형을 찾아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

정인이 사이크를 바라보았다.

연우는 뭐가 어떻게 돼 가는 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명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닐 거예요. 하지만 지명에게 일어난 객관적인 사실에 합치하는 얘기를 하는 것도 아니죠. 지명은 진실과 배치되는 말을 하지만 그게 지명에게는 진실일 거예요.”

정인이 사이크를 바라보았다.

사이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길을 가다가 넘어졌다.

빗길에.

정인은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정말 너무 멍청한 짓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딱히 어떤 짓을 한 것은 없지만 너무 부주의했다.

다른 곳은 괜찮았는데 하필 팔에 금이 갔다.

지명은 화를 냈다.

걱정했으면서 화를 냈다.

걱정해서 화를 냈다.

아픈 것도 서러운데 지명이 그렇게 화를 내니 더 서러웠다.

그래도 편한 것도 있긴 했다.

조금만 신음 소리를 내면 지명이 벌떡 일어나서 아픈 거냐고 물으며 심부름은 전부 다 해 줬다.

다친 건 팔인데.

다리가 아닌데.

바보처럼.

깨우쳐 주려다가 말았다.

편한데 왜 깨우쳐주겠는가.

정인 대신 몸을 움직여 주는 건 좋은데 매번 정인에게 화를 냈다.

“그러니까 조심했어야지!”

그 말을 하루에만 백 번은 듣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중에는, 지명이 화를 내는 이유가 정인이 걱정돼서라기보다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팔 때문에 갈아입는 게 힘들 것 같은데 도와줄게.”

옷을 갈아입으려고 하면 어디에 있었는지에 상관없이 쪼르르 달려와 과잉 친절을 베풀었다.

점점 편안해지는지 멘트가 과감해졌다.

혼자 할 수 있다고 말할 새도 없이 정인의 입술에 기습적인 키스를 감행하기도 했다.

“아이, 예뻐라.”

“화내지나 말아요.”

정신이 몽롱해질 정도로 기분 좋은 키스였다.

키스란 좋은 거라고 생각했다.

그 후의 절차들이 모두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

지명이 정인을 완전히 벗기는 동안 정인은 간신히 지명의 셔츠 하나를 벗기는데 성공했다.

지명을 바라보는 정인의 호흡이 너무 거칠어져서 스스로 민망해질 지경이었지만 지명의 몸은, 훌륭하다는 평가를 꼭 들어야만 했다.

진 위로 팬티가 보이는 것이 지나치게 섹시해서 정인은 자연스럽게 지명에게 밀착했다.

지명이 젖은 눈길로 정인의 음부를 바라보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고 그에게 완전히 다가가면 저를 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지명에게 바짝 붙어 그를 끌어안았다.

지명의 호흡도 점점 거칠어졌다.

그가 서둘러서 바지를 벗었다.

“흡!”

숨이 턱 막혔다.

속이 비치는 팬티는 입으나마나였다.

이런 건 대체 어디에서!

발칙하게 선 페니스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아흣.”

너무 심하게 그를 원하는 것이 온몸으로 드러나 버렸다.

지명은 정인의 허벅지가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것을 눈도 꿈쩍하지 않고 바라보았다.

그가 서둘러주지 않는다면 진심으로 그에게 화가 날 것 같았다.

그가 팬티를 벗어버리자 지명의 페니스가 혼자서 요동을 쳤다.

너무 밝히는 여자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순진한 척 굴고 싶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정인이 그로 인해 심하게 자극을 받고 있어서 정인 스스로는 도저히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정인은 지명이 정인을 침대 위로 밀어 넘어뜨렸을 때에야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그가 완전히 삽입을 마쳤을 때에야 겨우 숨을 쉴 수가 있었다.

“으흣!!”

지명의 페니스가 들어오자마자 질이 심하게 수축하며 그를 조여대는 것이 느껴졌다.

“미, 미안해.”

“미안해요.”

두 사람이 동시에 사과를 했다.

정인은 지명이 빨리 사정한 것으로 인해 의기소침해 하지 않기를 원했다.

서로가 민망해 할 새가 없도록 그들은 뜨거운 후희를 나누었다.

지명은 뒤에서 정인의 몸을 쓰다듬으면서 정인의 팔이 불편하지 않은지 계속 살폈다.

팔 때문에 정인을 이리저리 굴릴 수 없는 것이 아쉬운 모양이었다.

체위를 바꾸려다가도 정인의 입에서 아파하는 신음이 나오면 곧 그의 몸이 경직되는 것이 느껴졌다.

완전히 벗은 몸에 붕대만 남아있는 것이 우스워보이기도 했고 정인도 지명을 마음껏 안을 수 없다는 것 때문에 점점 짜증이 밀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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