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노크맨-144화 (142/293)

144화

5.

열한 명의 지원자가 모였다. 단 한 명, 제이번을 제이한 나머지 열 명은 모두 근무태도, 훈련 성적, 실전에서의 성적, 능력 등 모든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사지(死地)로 뛰어드는 가장 위험한 일에 그 누구보다 먼저 지원을 한 것이다.

포비어는 솔직히 이해가 안 갔다.

그래서 포비어는 그 지원자 중 한 명을 붙잡았다. 포비어가 붙잡은 이는 다름 아니라 베드릭이었다.

“포비어 경, 부르셨습니까?”

“앉아보게.”

베드릭은 포비어 앞에서 최대한 예의를 갖춘 채 그의 말대로 행동했다. 포비어는 길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어째서 지원했나?”

“예?”

“말 그대로네. 문수르 경을 나쁘게 말하는 건 절대 아니네. 하지만 문수르 경이 말한 원정대는 사지로 뛰어드는 일이네. 지금까지 했던 그 어떤 일보다 위험한 일이지. 그런데 어째서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문수르 경의 일에 지원을 한 거지?”

포비어가 가장 궁금했던 것.

대체 왜 열심히 하는 그들이 지원을 한 걸까? 문수르가 보장해준 자유 때문에?

그들이 그 정도로 자유에 대해 열망을 갖고 있던 걸까?

“문수르 경의 말한 조건 때문인가?”

“그건…….”

그 물음에 베드릭은 잠시 멈칫했다. 그는 생각했다. 어째서 자신이 그 위험한 일에 지원을 했는지 말이다. 몇 번의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베드릭은 대답을 했다.

“자유에 대한 갈망도 없진 않은 것 같습니다.”

자유에 대한 열망이 없는 병사는 없을 것이다. 그 누구나 자유를 꿈꾼다. 평화를 꿈꾼다. 안락한 생활, 부유한 삶을 꿈꾼다. 그걸 꿈꾸지 않는 인간이…… 아니, 생물이 과연 이 세상에 있을까?

“그런데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전부가 아니다? 그럼 다른 이유는?”

하지만 베드릭은 단순히 그 이유만으로, 자유에 대한 열망만으로 이번 일에 지원한 건 아니었다.

“문수르 경이 하는 일이라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됐습니다.”

“흠.”

이번 대답에는 포비어는 딱히 반문 할 말이 없었다. 베드릭의 말대로 문수르가 했던 일들 중에 영지에 도움이 안 되거나 혹은 영지에 해를 끼치는 일이 있었던가?

아니다.

문수르가 하는 모든 일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제르트 자작령에 놀라울 정도의 이익과 도움을 안겨줬다.

그 사실을 병사들도 알고 있다. 아니, 병사들이 피부로 느끼는 그 정도는 더 심했다.

왜냐하면 병사들이 여전히 전장에서 죽긴 죽지만, 생존률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과거라면 결코 살아남을 수 없었던 전장이 오히려 가볍게 느껴질 정도로 병사들은 강해졌다. 또한 그들에 대한 처우도 날이 갈수록 좋아진다. 예전에는 병사들도 배를 곯는 날이 적이 않았다. 추운 날 방한 용품이 부족해서, 땔감이 없어서 얼어 죽는 병사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배를 곯는 병사는 없다. 아니, 오히려 정말 이렇게 먹어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풍족한 식사를 배급 받는다. 날이 갈수록 장비도 때깔이 달라진다. 예전에는 그저 쇠붙이에 나무 좀 붙여서 쥐어준 게 알고 보니 창이었더라, 그랬는데 요즘은 드워프 장인이 직접 만든 무기를 들고 전장에서 싸운다. 아마 다른 영지의 기사들도 누리기 힘든 호사 중의 호사일 것이다.

이 사실에 만족하지 않는 병사들은 없다.

어쨌거나 문수르는 올바르다. 세상 모두가 문수르가 나쁘다, 그가 틀렸다고 손가락질해도 이제르트 자작령에 몸을 담고 있는 이들에겐 문수르가 정답이고, 옳은 것이다.

“그렇기에 누구든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구든 지원한다?”

“지원자가 없으면 문수르 경께서 곤란하실 테니까…… 제가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지원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포비어는 그 순간 깨우쳤다.

‘기사들이다.’

병사들의 이 모습, 베드릭이 말한 이 각오! 이 행동!

‘병사들이 기사도를 품고 있다.’

이건 분명 기사도였다.

자신이 누리는 것을 당연하다 여기지 않고, 그것을 누리는 대가,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

기사도의 의지다.

‘문수르 경이 노리는 건 이거였나?’

포비어는 놀랐다. 병사들을 우습게 본 건 아니다. 그들에게는 감사할 정도다.

하지만 은연중에 기사와 병사 사이에 선을 긋고 살아왔다. 어쩔 수 없다. 기사와 병사는 신분 자체가 다르다. 기사는 기사 작위를 정식으로 받는 순간 준 귀족 대우를 받는다. 반면 병사는 결국 제 아무리 열심히 전공을 세워도 병사일 뿐이다. 평민일 뿐이다.

또한 기사들의 역할과 병사들의 역할도 다르고, 기사들에게는 더 많은 역할과 그 역할에 따른 책임이 동반된다. 반면 병사들은 그저 자기 할 일에만 충실하면 끝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아니, 오히려 포비어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도 사실 대단한 것이다.

보통 기사들은 병사를 일회용품, 그냥 전장에서 싸우는 잔챙이들 혹은 군량미나 축내는 식충이 따위로 취급한다.

기가스가 등장한 이후로는 더 심해졌다. 기가스와의 전투에 하등 도움이 안 되고 그저 잡다한 일이나 하는 병사들을 기사들은 아주 벌레, 쓰레기 취급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주들도 병사들 수를 줄여서 어떻게든 기가스 전력을 더 보유하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포비어처럼 병사를 생각하는 거면 충분히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그런 포비어조차 병사들의 의지를 얕보고 있었다.

포비어는 반성했다.

‘병사들조차 나서서 하려고 한다.’

문수르가 원정대를 조직한다고 했을 때, 과연 포비어 자신은 어떤 생각을 가졌던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그 다음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문수르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상황에서 문수르를 믿고, 때문에 자신이 나서서 원정대에 지원해야 된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못했다.

병사들은 하는데, 기사인 자신이 하지 못했다.

이 얼마나 비굴한 모습인가?

“수고했네.”

포비어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창피함에 고개를 들 수 없을 지경이었다. 베드릭은 그런 포비어에게 깊게 허리를 숙인 후 자리를 떴다.

6.

말도 안 되는 상황.

죽을 수밖에 없는 임무.

그러나 지원자가 나왔다. 그것도 열 명이나 말이다. 물론 원정대에 참가하는 건 열한 명이었다. 열 명의 지원자와 강제로 참가하게 된 제이번, 합쳐서 열한 명이다.

문수르는 나름 만족했다.

“상황이 긴박하니까 정말 제대로 된 녀석들만 모이는군.”

-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

로이드가 말을 걸어왔다.

“어떻게 하긴, 일단 죽여 놔야지.”

문수르는 그런 원정대의 지원자들을 데리고 곧바로 극한의 훈련을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시작했다.

그럼 대체 문수르의 목적은 무엇일까?

정말 테블스 산 개간사업에 앞서 지형 확보 등을 원한 원정대를 구축하기 위해서?

웃기는 소리다.

테블스 산은 마구잡이로 개간해서는 안 된다.

더군다나 문수르에게는 GPS시스템이 있다. GSP시스템이 만능은 아니지만, 적은 병사로 조직한 원정대보다는 훨씬 많을 일을 할 수 있다. 그런 GPS시스템을 놔두고 굳이 병사를 써먹는다는 건 이제르트 자작령에도 그다지 좋지 못한 일이다.

그럼에도 문수르가 원정대란 걸 꺼낸 건 구실 때문이었다.

말 그대로 극한의 상황을 제시했다.

그럼 분명히 갈릴 것이다.

그 극한의 상황을 피하려는 자, 반대로 그 극한의 상황에 맞서 싸우려는 자.

지금 당장 문수르에게 필요한 건 후자였다.

‘이게 전부는 아니지만.’

강제로 참가시킨 제이번을 제외한 열 명! 전부 평가가 좋다. 훈련도 잘 소화하고, 전투 능력도 뛰어나다.

하지만 그들의 목적은 제각각이다.

일부는 문수르의 의중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영지를 위해 희생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했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 그런 건 아니다.

오히려 일부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도전한 것이다.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향해 몸을 던진 것이다. 능력이 뛰어나니까, 열심히 훈련을 받고, 그 훈련을 소화했으니까, 전투에서 많은 성과를 올렸으니까…… 나름 자신이 있는 거다.

테블스 산의 원정대에 참가해서 버틸 수 있는 자신감이!

1년만 버티면 자유를 얻는다.

능력이 있고, 자신감이 있는데 그런 유혹을 저버릴 필요는 없지 않은가?

사실 예전 문수르라면 그런 그들을 골라내는 작업을 했을 것이다. 희생하려는 자와 자유를 위해 도전하는 자…… 문수르에게 필요한 건 희생을 얼마든지 감수하는 자들이다. 오히려 자유를 위해 도전하는 자들은 나중에 이제르트 자작령을 떠날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니었다.

‘이건 나를 위한 테스트이기도 하지.’

문수르는 그 두 가지 타입을 전부 수용할 것이다.

이제르트 자작가에 충성할 수 있는 자를 고르는 게 아니다. 이제르트 자작가에 충성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제이번이란 인물을 넣은 것 역시 그 때문이었다.

문수르는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고 동시에 자신의 능력을, 사람을 다루는 능력을 개발할 필요가 있었다.

만약 제이번을 잘 설득해 그를 이제르트 자작가의 훌륭한 인재로 만든다면, 다른 병사들도 똑같이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탈영을 각오한 놈의 마음을 돌렸는데,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래도 골치 아픈 놈이긴 하겠어.”

다른 놈들은 저마다의 목적을 품고 원정대에 지원했다. 그리고 이제까지 고난도의 훈련을 충실히 소화한 능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 문수르가 앞으로 할 훈련은 이제까지의 훈련과 질적으로 다르겠지만, 그래도 그들은 나름 버틸 것이다.

하지만 제이번이라는 병사는 다를 것이다.

오히려 힘들면 배를 째라는 식으로 배짱을 부리겠지.

보통 경우라면 그냥 배를 째면 된다. 문수르에게는 그럴 권리가 충분히 있다.

하지만 정말 화가 난다고 배를 짼다면, 그건 문수르의 패배다.

“정말 힘들군.”

문수르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 무렵이었다.

문수르가 훈련 계획을 다시금 정리하고, 그 외의 일들을 처리하고 있을 무렵.

아주 늦은 밤.

손님이 찾아왔다.

7.

포비어는 문수르를 보자마자 다짜고짜 허리를 숙였다. 갑작스런 그 행동에 문수르는 놀랐다.

“포비어 경, 무슨 일입니까?”

“문수르 경, 죄송했습니다.”

“예? 아니, 그게 무슨……?”

문수르는 포비어의 말을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포비어에게 문수르는 오늘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말해줬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문수르는 포비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영지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이제르트 자작령을 위하는 마음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이가 바로 포비어다.

더군다나 포비어는 문수르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재능과 노력을 품고 있는 자였다.

베르베 백작과의 전투가 끝난 이후 로이드에게 북문에서의 전투 상황을 들었을 때 문수르는 너무 놀랐다.

포비어가 그렇게 강해졌을 줄이야!

그때 문수르는 어렴풋이 깨달아야 했다.

‘나는 내 스스로 타인의 한계를 마음대로 설정하는 게 아닐까?’

문수르는 많은 지식이 있다. 또한 로이드의 도움을 통해 그 누구보다 대상을 객관적으로, 합리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평가의 결과를 그 누구보다 신뢰했다. 앞서 말한 대로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평가 결과니까. 그걸 신뢰하지 않으면 무엇을 신뢰한단 말인가?

그러나 포비어의 성장은 문수르의 평가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래.’

문수르는 인정해야 했다.

‘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는 한계 따윈 없다.’

사람에게 한계는 없다. 그런데 타인이 타인에게 그 한계를 제멋대로 설정한다는 건 우스운 소리다.

지금 포비어를 보니, 그런 생각이 더 뚜렷해졌다.

그렇기에 문수르는 자신의 계획을 말해줬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의 진의를 말이다.

포비어는 천천히 그 이야기를 들었다. 포비어의 표정이 점차 변했다.

“그들에게 마나 호흡법을 가르치실 겁니까?”

특히 원정대의 지원자들 중 테스트를 통과한 이들에게 마나 호흡법을 가르치고, 그들을 오러 나이트로 만들어 기가스 파일럿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에선 크게 놀랐다.

아니, 포비어는 단순히 놀라는 선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건…….”

오러 나이트. 그건 곧 기사를 뜻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기가스 파일럿도 마찬가지다. 그건 기사들이다.

만약 병사들이 오러 나이트가 되고, 기가스 파일럿이 된다면 이제르트 자작가의 계급이 흔들린다.

기사와 병사의 경계가 애매해진다.

무엇보다 기사들 중에는 마나 호흡법을 익히지 못한 이들도 분명 있다. 그건 능력의 유무 문제가 아니다. 마나 호흡법을 전수 받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이 세상에 오러 나이트가 된 기사들 중에서 마나 호흡법을 제대로 전수 받고 기사가 된 이들은 전체 숫자의 1할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나머지 경우는 전부 홀로 수련 끝에 오러를 다루게 된 자들이다.

지식이 힘이고, 힘이 권력인 세상에서 마나 호흡법을 쉽게 가르쳐줄 자는 없었다.

그런 마나 호흡법을 배운다는 건 엄청난 기회다.

솔직히 말해서 포비어도 마나 호흡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오러를 다루게 된 후에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았을 뿐이지.

문수르의 선택이 틀렸다는 건 아니다.

기가스를 자체제작할 수 있게 된 이제르트 자작가엔 기가스 파일럿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결국 이런 식으로 병사들 중이 마나 호흡법을 익히게 된다면, 기사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될 지도 모른다.

포비어는 기사이기에 동료 기사들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르트 자작가의 기사들은…… 자작님을 위해 많은 봉사를 한 분이십니다.”

포비어는 그런 기사들을 대표해 그들을 위한 변명을 했다.

“그들에게서 기회는 주시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문수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포비어 경이 기사들에게 말을 전달해주세요. 원정대 전력이 부족하니까, 기사들 중에 지원하실 분이 있는지.”

“그건…….”

지원자는 그렇게까지 많지 않을 수도 있다.

기사들도 제 목숨은 소중하니까.

“포비어 경, 마나 호흡법입니다. 아무에게나 가르쳐줄 순 없습니다. 최소한 이제르트 자작가를 위해 제 목숨을 희생하실 수 있는 확실한 의지를 가지신 분이 필요합니다.”

물론 만약 포비어가 모든 전후사정을 몰래 설명해준다면 모든 기사들이 지원할 것이다.

그러나 포비어는 절대 그렇게 하지 못한다.

문수르의 의중을 아니까.

문수르가 이런 일을 기획하는 게 그 무엇도 아닌 이제르트 자작가를 위한 일임을 아니까.

“알겠습니다. 받아들이겠습니다.”

“잘됐군요.”

포비어의 수긍에 문수르는 미소를 지었다.

“아, 그리고 이건 원정대 지원자들을 위해 만든 훈련 매뉴얼입니다. 한 번 검토해보시죠.”

그런 포비어에게 문수르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훈련 매뉴얼을 공개했다.

훈련 매뉴얼에 대해서는 병사들의 훈련을 총괄하는 포비어에게 한 번쯤 검토를 받을 생각이었다.

좋은 기회다.

포비어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수르가 건넨 훈련 매뉴얼을 봤다. 그리고 훈련 매뉴얼을 하나하나 읽던 포비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저기…… 문수르 경.”

“예? 뭐 문제가 있습니까?”

“지원자들을…… 훈련에서 전부 죽일 생각이십니까?”

훗날 이제르트 자작가의 역사에 남게될 이들은 말한다.

그 당시 문수르 경의 훈련은 지옥이었다고.

============================ 작품 후기 ============================

착한 악마 문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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