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노크맨-97화 (96/293)

97화

4.

이제르트 자작령으로 돌아가는 길. 문수르에게는 편지 한 장이 들려 있었다. 다름 아니라 프리실라 불스, 그녀가 보낸 편지였다. 편지 내용이야 뻔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 본론을 정리하자면 다시 한 번 자신의 기사가 되어달라는 이야기.

‘속이 쓰렸겠지.’

아마도 문수르가 그렇게 대단한 실력자인지 알았다면 콧대를 더 세우고 다녔을 것이다.

‘뭐, 불스 백작이 의도한 바지만.’

불스 백작이 의도한 대로만 이야기가 흘러가진 않았지만, 결과가 좋으니 아무래도 좋겠지.

‘문제는 이제부터지만.’

적지 않은 걸 얻었다. 정치적 왕따였던 이제르트 자작가를 단숨에 뜨거운 감자로 만들었다. 두 거대 파벌에서 러브콜을 보낼 정도로 단숨에 정치적 위상을 높였다. 이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어느 한쪽을 택해 이익을 얻는다면, 선택받지 못한 쪽에서는 아주 악착 같이 이제르트 자작가를 짓밟으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 외에도 문수르는 루이 노믹스란 인물을, 왕의 측근을 적으로 돌렸다.

‘루이 노믹스.’

다시 생각해도 운이 좋았다. 그 전투에서 운이 없었다면 문수르는 큰 상처를…… 어쩌면 죽었을 지도 모른다.

문수르는 슬그머니 오른손을 움직여봤다.

까닥까닥!

오른손은 잘 움직였다. 이 당연한 움직임을 한마터면 잃어버릴 뻔했다.

“결국 힘이야.”

많은 전술과 계략, 계획을 세운다고 해도 케르빈 월드에서 궁극적으로 필요한 건 힘이다.

절대적인 폭력!

그것이 있어야 뭐든 할 수 있다.

“무리를 해서라도 기가스 제조에 들어가야겠어.”

그리고 문수르가 케르빈 월드에서 이룩할 수 있는 최대한의 폭력은 본인의 능력이 아니라 바로 기가스의 존재였다. 어스 월드의 과학력과 위대한 마법사 한석균의 지식이 만들어낸 현 시대를 초월하는 기가스! 그것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다.

5.

“노크 노크.”

두 분의 노크와 함께 문수가 어스 월드로 돌아왔다. 노크 센터임을 확인하자마자 문수는 샤워실로 향했다. 일단 몸에 묶은 때부터 확실하게 벗길 생각이었다.

그렇다고 당장 휴식을 취할 생각은 없었다.

“로이드, 당장 회장님하고 연결해줘.”

- 알겠습니다…… 연결됐습니다.

로이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한석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빠르게 연락을 취했군.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일단 검사부터 하고 싶습니다. 케르빈 월드의 전투 도중에 입은 상처가 확실히 치료됐는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 제법 험한 꼴을 보았나보군.

“볼 뻔했지요.”

- 그것 때문에 부른 건가?

“부탁이 있습니다.”

- 오호, 꽤나 직설적이군. 자네가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문데 말이야.

“드워프를 포섭했습니다. 드워프 일족은 아니지만, 한 명을 포섭했으니, 어느 정도 기술력은 확보한 셈이지요. 때문에 곧장 기가스 제조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 그와 관련된 정보라면 이미 정리해서 로이드에게 넘겼는데, 굳이 나에게 물어볼 필요는 없지 않은가?

“본래 모델보다 다운그레이드한 모델이 필요합니다.”

- 다운그레이드?

“솔직히 말해서 회장님과 로이드가 설계한 기가스는 무지막지하게 강력하지만, 그 강력함 때문에 제조에 너무 많은 돈과 기술이 요구됩니다. 그걸 만들기 위한 여건을 만들려면 족히 2∼3년은 더 걸릴 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때까지 제 목숨이 붙어있을지 의문이군요.”

케르빈 월드에서의 상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제 기가스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구상 중인 기가스는 무지막지하게 강력하지만, 만드는 게 너무 힘들다.

물론 있으면 좋다. 하지만 문수에게 필요한 건 언제 만들지 모르는 강력한 기가스가 아니라 당장 실전에 투입할 수 있을 만한 위력의 기가스였다. 2세대 급이라도 좋다. 당장 이제르트 자작령에서 제작이 가능한 수준의 기가스가 필요하다.

- 흠.

한석균 역시 그런 문수의 의중을 파악했다. 문수의 말이 맞는 부분도 있었다.

-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해주지. 필요한 건 그것뿐인가?

“서바이벌 키트는 괜찮더군요. 그대로 사용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나 쇼크는 아직도 개발단계입니까?”

- 지금 수준이 최선이라고 보면 되네.

한편 문수가 기대를 하는 건 다름 아니라 마나 쇼크였다. 마나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모든 것을 일시적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는 마나 쇼크는 어떤 의미에서 기가스 이상 가는 병기가 될 수 있었다.

그걸 정말 제대로 병기처럼, 원하는 범위에 원하는 순간 원하는 시간만큼 사용할 수 있다면 이제르트 자작령은 그 어디와의 전쟁에서도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기가스가 바꾸어놓은 전쟁의 패러다임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

- 자네…….

계속되는 문수의 질문을 듣던 한석균이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 너무 조급하군.

“예?”

- 열정적인 건 좋네. 나야 나쁠 건 없지. 하지만 자네는 지금 너무 조급한 것 같군. 조급한 건 그다지 좋지 못하네. 조급하게 일을 처리하다가는 무언가를 놓치는 법이니까.

문수는 고개를 저었다.

“시간이 없습니다. 아마 다시 케르빈 월드로 돌아가면 곧장 빅토리안 공작가의 파티에 참석해야 하는데…… 아마 그 파티장에 저를 노리는 늑대 무리들이 가득할 겁니다.”

빅토리안 공작 파티는 참석해야 한다. 그러나 제이머스 후작을 따르게 될…… 동시에 루이 노믹스와 원수관계가 된 문수 입장에서 빅토리안 공작 파티는 적지 한 가운데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빅토리안 공작 파티에서 어떻게든 어떠한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그 결과물이 무엇이든 간에 이제르트 자작가는 새로이 정쟁에 휘말리게 될 것이고, 분명히 나올 것이다.

‘이제르트 자작가가 위험하다.’

이제르트 자작가는 아직 도약 단계다. 많은 부분에서 성장 중이지만, 결국 자작가 수준에 불과하다.

앞으로 적으로 오게 될 무리들 중에는 백작가가 적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는 테블스 산을 막아야 하는 이제르트 자작가가 그런 적들을 막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전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여차하면 모든 여력을 쥐어짜내서 기가스를 양산할 필요도 있다.

‘기가스 파일럿도 양성해야 하고…….’

그 부분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올 지경이다.

그때였다.

- 자네가 요구한 건 들어주지. 하지만 문수, 자네는 너무 조급해 있네. 뭐가 자네를 조급하게 만드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상태라면 자네를 케르빈 월드로 보낼 순 없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 지금 이대로 가면 자네는 내 일을 망칠 테니까.

“그건……!”

무어라 항변하려던 문수. 그러나 한석균은 단호했다.

- 케르빈 월드로 떠나기 전까지 자네 일정은 내가 관리하도록 하지. 내 일정대로 움직이게.

문수는 입을 다물었다. 본래 그의 계획은 곧바로 수련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자신의 창술을, 신창 페르수스의 창술을 더 갈고 닦아 본신의 기량을 늘리는 것이었다. 훈련실에 처박혀서 훈련만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한석균이 이렇게 말하는 이상 문수가 제 고집을 부릴 수는 없다.

한석균의 말은 절대적이다. 그가 원치 않는다면 문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테니까.

“알겠습니다.”

문수는 담담하게 한석균의 말을 들었다.

- 일정은 곧바로 보내주지. 그리고 자네가 요구하는 건 전부 준비하도록 하겠네. 그 전까지 자네는 좀 푹 쉬게.

한석균이 계획한 일정표를 본 문수는 인상을 찌푸렸다.

“로이드.”

- 예, 주인님.

“이거 지금 회장님이 날 가지고 노시는 건가?”

- 그럴 리는 없을 겁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일정표를 짜주는 거지?”

문수의 일정표. 그 안에는 이런저런 일정들이 적혀 있었다. 예를 들면 루브르 박물관 방문하기, 에베레스트 산 등정하기, 소더비 경매에 참가하기…… 뭐 이건 그렇다 치자.

“왜 나보고 콘서트를 열라는 거지?”

- 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바가 있으신 거겠지요.

“미치겠군.”

이건 아닌 것 같다. 문수는 그렇게 생각했다. 솔직히 지금 1분 1초가 아까운 상황이다.

무언가 중요한 일이 있다면, 충분히 하겠다. 하지만 문수가 보기에 한석균이 건네준 일정표 내의 일정 중에 중요한 일정은 하나도 없었다. 모두가 유흥거리들이었다. 무슨 회사의 중대한 일이 있어서 참가하라면 모르겠는데 이건 너무 좀 그렇다.

문수는 잠시 침묵했다. 머릿속을 잠시 동안 비워뒀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머리를 잠시 비우니, 난잡하던 잡념들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어차피 내가 뭐를 하던 회장님의 말은 절대적이다.’

여기서 불만을 가져봐야 한석균은 마음을 돌리지 않을 것이다. 한석균에게 이런저런 항변을 하는 건 무의미한 소비 행위다. 그것이야 말로 정말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다.

‘아무런 이유 없이 이런 계획을 세운 것도 아닐 터.’

더군다나 케르빈 월드에서의 일에 대해 열정적이고, 감정적인 건 문수보다 한석균 회장이 더 하다. 까놓고 말해서 문수에게 케르빈 월드는 다른 세계지만, 한석균에게는 고향이다. 문수가 제 아무리 이런저런 이유를 들먹인다고 해도, 문수는 절대 케르빈 월드의 주민이 될 수 없다. 언제까지나 외부인이 될 뿐이다.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뭐지?”

- 에베레스트 산을 등정하신 후에 루브르 박물관이 위치한 파리로 이동하시면 될 듯합니다.

“에베레스트 등정하는데 얼마나 걸릴까?”

- 지금 주인님의 신체능력이라면, 아마 이러다할 장비 없이 이틀 내에 정상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이틀?”

- 넉넉하게 잡으면 그쯤 걸릴 듯합니다.

문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별 수 없지. 까라면 까는 수밖에.”

문수는 길게 생각하지 않았다. 로이드가 말한 대로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내린 후에 곧바로 파리로 가면 된다. 한석균이 의도한 바가 무엇이 되었건 일단 해보면 알게 되겠지.

“그런데 에베레스트 춥냐?”

- 그럼 덥겠습니까?

“요즘은 에베레스트의 만년설도 녹는다며? 눈이 녹을 정도면 기온이 어느 정도 올랐다는 소리 아닌가?”

- 직접 맨몸으로 올라가보시면 알 수 있을 것 같군요.

“맨몸은 좀 그러네. 일단 시내 나가서 적당한 곳에서 패딩 하나 구매하자. 대충 등산장비 구매하면 되겠지.”

마치 에베레스트를 동네 뒷산 취급 하는 문수. 하지만 그런 게 당연할 정도로 문수의 육체적 능력은 우월한 상황이었다. 진심으로 맨몸으로 올라도 될 정도로 말이다.

대한민국은 등산 열풍이다. 표고 2천 미터도 되지 않는 산을 오르기 위해 수백만 원이 넘는 등산 용품으로 무장할 정도니, 그게 열풍이 아니가 뭐라고 해야 할까?

덕분에 등산용품전문점은 언제나 호황이었다. 보기에는 그냥 비닐 점퍼 같은 게, 가격은 수백만 원이 넘었으며 직원의 말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 새 소형차 한대 값을 쓰게 된다.

더불어 그런 부류들 대부분은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경우다. 까놓고 취업난이 심해 이태백, 이십대 태반이 백수인 시대에서 젊은이들이 등산을 위해 고가의 등산용품으로 구매해 무장하는 경우는 없었으니까.

그래서일까?

서울 명동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등산용품전문점에 들어왔을 때, 문수는 직원의 차가운 태도에 고개를 갸웃했다.

“패딩 보러 오신 거죠? 요즘 젊은 분들은 이 패딩을 즐겨 입습니다. 가격도 70만 원으로 적당하지요. 무이자 할부도 가능합니다.”

직원은 문수가 가게에 들어오자마자 다짜고짜 패딩점퍼가 위치한 곳으로 데려갔다.

그곳에는 마치 판에서 찍은 듯한 패딩점퍼들이 줄지어 진열되어 있었다. 개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을 수 없었다.

‘아니, 70만 원쯤이라면 개성 좀 넣을 수 있는 거 아닌가? 70만 원이면 양복도 맞춤으로 사겠구먼.’

이런 걸 70만 원이나 주고 산다니…… 문수는 참 어처구니없는 짓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정말 어처구니없는 건 직원의 시선이었다. 직원은 겉으로야 친절히 설명했지만 눈빛으로 말하고 있었다.

이 정도가 네가 할 수 있는 한계일 테니, 사려면 빨리 사고, 돈 없으면 나가!

뭐 이 정도 느낌이랄까?

“이거 말고, 다른 제품은 없습니까?”

“이것보다 가격대가 낮은 제품은 지금 재고가 없습니다.”

직원은 기다렸다는 듯이 준비한 멘트를 뱉었다. 여기서 문수는 기분이 팍 상했다.

그런 문수의 기분을 읽은 로이드가 한 마디 거들었다.

- 주인님에게 시비를 거는군요.

‘일부러 시비를 거는 건 아닌 것 같은데 기분이 좀 그러네. 로이드, 내가 당장 사려면 여기 지점 정도는 살 수 있나?’

- 이 회사 지분을 당장 9퍼센트 정도까지는 구매하실 수 있으십니다. 한국거래소에 신고가 필요할 텐데, 준비할까요?

‘아니, 뭐 그 정도까지야…….’

빈대를 잡으려고 집을 태울 수는 없지.

“아니, 이것보다 싼 걸 찾는 게 아니라 좀 제대로 된 제품이 필요해서 말입니다. 등산할 때 도움이 되는 거요.”

“어느 정도 산을 말씀하시는지?”

“그야…….”

문수는 에베레스트요, 라고 튀어나오려던 말을 그냥 삼켰다. 문수가 생각해도 남이 듣기엔 헛소리다.

“지리산 정도. 뭐 그 정도 됩니다.”

에베레스트가 단숨에 지리산 급이 되는 순간이다

“그렇다면…… 요즘 날씨도 그러니 신발부터 보시는 게 좋을 겁니다. 하지만 저희 제품들 가격이 높은 편이라…….”

“저기 말입니다.”

문수는 잠깐 대화를 멈췄다. 솔직히 이건 아닌 것 같다.

“자꾸 금액적인 부분에서 태클을 거시는데 내가 등산용품도 못 살 정도로 궁핍해보입니까?”

“고객님 그런 의미로 한 말이 아니라…….”

놀라며 대답하는 직원. 하지만 직원의 눈빛은 제법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었다.

네가 무슨 돈으로?

문수는 여기서 생각했다.

‘이 인간은 서비스업에 종사하기에는 좀 그런 양반이네.’

참 서비스업하고는 어울리지 않는 성격의 직원이다. 문수는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리고는 어디론가 통화를 시작했고, 동시에 매장 내부를 가볍게 둘러보며 이것저것 숫자를 읊기 시작했다.

“아, 여보세요. 거기 상심 고아원 맞습니까? 다름이 아니라 의류 좀 기부하려고 하는데 거기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 숫자가 어떻게 됩니까? 아아, 감사합니다.”

짧은 통화가 끝나자마자 문수는 직원을 향해 씨익 웃으며.

“저 패딩 아까 70만 원이라고 했죠?”

“어, 패딩 점퍼로 구매하시게요?”

“예. 130벌 정도만 구매합시다. 결제는…….”

지갑을 꺼낸 문수는 짧게 지갑 안에 든 돈뭉치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문수는 그 지갑을 직원에게 던지며 말해다.

“그 지갑 안에 돈 다 합쳐봐야 1억은 안 되겠죠? 거기서 마음에 드는 카드 골라서 긁어주세요. 물론 일시불로.”

그제야 직원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 자신이 상대를 잘못 봤다는 걸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문수는 그 직원 표정이 하하, 짧게 웃었다.

“참 감정이 얼굴이나 눈빛에 잘 드러나시네. 사람 상대하는 직업은 웬만하면 하지 마세요. 돈 많은데 성질 더러운 인간 만나면 크게 욕볼 지도 모르니까.”

말과 함께 직원의 어깨를 툭툭, 가볍게 털어주는 문수.

“그렇다고 내가 돈 많고 성질 더럽다는 소리는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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