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노크맨-64화 (64/293)

64화

<15화. 엘프들의 나무.>

1.

아침 공기가 맑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 사이로 스며든 숲의 청명한 공기가 머릿속을 개운하게 만들었다.

후우우!

그 중심에서 문수르는 자신의 모든 걸 천천히 되짚어봤다. 이제까지 살아온 모든 인생, 그 인생이 축적된 육신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천천히 살피고, 어루만져봤다.

그것만으로도 이른 새벽이 훌쩍 갔고, 늦은 아침이 됐다.

문수르는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번쩍!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문수르의 검은 눈동자는 마치 불길의 그것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정리가 됐다.’

이제까지 머릿속에 복잡하게 엉켜있던 모든 것들이 확실하게 정리가 됐다. 이제까지 있던 문수르의 계획들, 그것들을 하나둘씩 현 상황에 맞게 고쳐가기 시작했다.

‘일단 당장 영지로 돌아가기보다는 한 달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이곳에서 머물자.’

문수르는 일단 영지로 돌아가는 걸 나중으로 미뤘다.

이제르트 자작령의 사정을 모르는 건 아니다. 지금 이제르트 자작령에서는 걱정을 할 것이다. 오우거를 쫓아갔던 문수르가 이미 보름 넘게 귀환하지 않은 상황이니까. 여기에서 다시 한 달 동안을 더 돌아가지 않는다면, 이제르트 자작령의 걱정은 정도를 벗어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수르는 이제르트 자작을 믿었다.

‘이제르트 자작은 내가 훌쩍 사라지는 걸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분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터.’

이제르트 자작을 믿는 이유는 바로 진실이다. 문수르는 이미 이제르트 자작에게 진실을 털어놓았다.

자신이 노크 두 번으로 두 세계를 오고갈 수 있는 노크맨임을 말이다.

이미 몇 차례나 케르빈 월드와 어스 월드를 오고 갔다. 물론 그 과정에서 이제르트 자작에게 미리 언질을 해주긴 했지만. 그래도 이제르트 자작 정도면 그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어수룩한 선택을 내리진 않을 것이다.

예를 들면 문수르를 찾는답시고 병력을 이끌고 숲에 들어오는 행위 같은 것!

위험하다. 간신히 정비된 병력을 데리고, 가뜩이나 겨울에 테블스 산에 들어왔다가는 어마어마한 피해를 피할 수 없다.

‘그건 절대 안 돼!’

문수르가 사실 가장 우려했던 점이 그 부분이다. 그냥 자신을 걱정하는 것쯤은 아무래도 좋다. 심장이야 쫄깃하게 타들어가겠지만, 그뿐이니까.

하지만 직접 행동에 나서는 것, 병력을 움직이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이제르트 자작령은 이제부터 단 한 명의 의미 없는 병력손실도 있어서는 안 된다.’

가뜩이나 병력이 부족하고, 온갖 위험에 노출된 이제르트 자작가다. 병력 한 명의 죽음은 곧 영지민 수십여 명의 죽음과 같다.

사실 그 부분 때문에 문수르는 조급했다. 정신을 차리자마자 곧장 어떻게든 자신이 무사하다는 사실을 이제르트 자작가에 알리고 싶었다. 아니, 알려야 했다!

하지만 오늘 정신을 가다듬고 난 후, 문수르는 이제르트 자작에 대한 생각을 고쳤다.

‘그분은 훌륭하신 분이다.’

이제르트 자작, 세상은 그를 주인을 잘못 선택한 멍청한 귀족으로 부른다. 혹은 고지식하고, 고집불통에 융통성이란 눈곱만큼도 없는 별 거 아닌 귀족이라고 부르거나.

주인 섬기기를 매일 먹는 아침 식사 메뉴보다 더 쉽게 갈아치우는 귀족들 입장에서는 그리 보일만하다.

하지만 이제르트 자작은 문수르가 오기 전까지, 얼마 되지 않는 돈으로 테블스 산이라는 지옥문 앞에서 버틴 귀족이다. 그가 정말 무능력할까? 문수르가 없다고 당장 엉엉, 우는 소리를 지껄일 정말 허울뿐인 귀족인 것일까?

아니다.

이제르트 자작은 문수르 없이도 이제가지 버텨온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내다. 그런 그가 문수르가 사라졌다는 사실에, 지레 겁을 먹고 오판을 내릴 리가 없다.

‘나는 그동안 이제르트 자작, 그분을 너무 무시했을 지도 모른다.’

그런 이제르트 자작을 문수르는 이제까지 무시했다. 솔직히 말해서 얕보고 있었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이제르트 자작에게 만약 문수르, 자신이 없다면 그는 아무 것도 못하는 양반이라 생각했다.

‘내가 뭐라고.’

웃긴 소리다. 정말 주제도 모르는 쪽은 다름 아니라 문수르, 그쪽이었다.

‘그러니까 여기서 한 달을 더 보낸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문수르는 이제르트 자작을 믿었다. 그라면 이제르트 자작량에 가장 좋은, 최선의 답을 내리고 최선의 결정을 내릴 터.

그걸 제외하면 당장 문수르가 이제르트 자작령에 돌아갈 이유는 없다. 문수르가 가진 전력이 공백 상태가 되겠지만, 반대로 말하면 문수르가 그렇게 전장에 자주 나온 건, 따로 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영지 순회도 끝났고, 고구마 농사도 잘 진행되고, 고구마 덕분에 식량 걱정도 사라진 상황. 당장 할 일은 없다.

오히려 지금 시간이 남을 때 다른 일을 처리해야 한다. 만약 봄이 오기 시작하면, 문수르는 다른 것을 위해 이제르트 자작령을 떠나야 하니까.

그렇기에 문수르는 탈라트 부족에서 한 달 동안 지낼 생각이었다.

그럼 여기서 의문이 들 것이다.

문수르는 대체 왜 탈라트 부족에서 한 달이나 지내려는 걸까?

탈라트 부족과 친분을 쌓기 위해서, 더 나아가 드워프 부족과의 연결을 위해서다.

‘탈라트 부족이 어떤 식으로 이제르트 자작령에 간자를 심었는지, 그건 깔끔하게 무시한다.’

사실 처음 탈라트 부족에 대한 생각으로 골치가 아팠다. 그들이 하는 의도들, 의중들…… 이제르트 자작령에 대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떤 생각을 가지는지 의심부터 들었다.

어쩔 수 없다.

문수르가 한석균에 배웠던 게 그거다. 가장 먼저 의심하라고,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어느 순간 호의든, 선의든 심지어 악의마저도 의심부터 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뒤통수를 맞을지 모르니까.

지금도 그렇긴 하다. 의심을 버릴 생각은 없다.

하지만 다짜고짜 의심만 하는 건 버릴 것이다. 의도적으로 의심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 문수르는 의도적으로 의심했을 때, 딱히 탈라트 부족을 적대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일단 엘프가 이제르트 자작령에 적의를 가질 필요가 없다. 가진다고 해도 의미가 없다. 당장 탈라트 부족이 이제르트 자작령을 공격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그렇다면 탈라트 부족이 문수르를 죽일 확률은? 이 역시 가만 생각하면 제로에 가깝다.

‘당장은 날 죽일 리가 없다.’

만약 그냥 문수르를 죽일 생각이었다면, 문수르를 살려주지도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문수르에게 원하는 게 있다.

만약 그 원하는 걸 들어주지 못한다면?

사실 여기서 생각이 갈렸다. 만약 탈라트 부족이 원하는 걸 문수르가 들어주지 못했을 경우, 문수르의 목숨은?

고민을 했다.

‘로이드의 정보, 그리고 주변 상황과 내 상황을 조합했을 때…….’

그리고 그 고민은 방금 전, 문수르가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했을 때, 자신의 모든 걸 돌아봤을 때 확실하게 답을 내릴 수 있다.

‘난 도망칠 수 있다.’

문수르는 원하면 탈라트 부족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다.

가누스, 그는 오러 마스터의 경지에 든 엘프다. 그외에도 수백여 명의 엘프들이 있다. 여기에 뛰어난 마법사로 보이는 엘프까지 있다. 그런 그들로부터 문수르가 도망칠 수 있을까? 심지어 숲에서 문수르를 상대로 도망치는 게 가능할까?

그러나 문수르는 자신의 몸 상태를 보고, 그걸 가능하다고 여긴 것이다.

로이드의 도움 그리고 오러 마스터가 된 문수르의 경지! 이 두 가지가 조합되면 가능하다.

물론 탈라트 부족은 반대로 생각할 것이다. 문수르가 아무리 오러 마스터라고 해도, 숲에서 자신들을 상대로 도망치는 건 불가능할 거라고. 하지만 그들은 모르고 있다. 문수르에게 있는 로이드의 존재를.

‘여기서 딱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군.’

물론 탈라트 부족에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문수르가 로이드를 통해 신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엘프가 있다.

“그러니까 이름이 뭐더라…… 히스…… 히스…….”

2.

“히스티!”

콧잔등 위로 굵직한 흉터를 가진 탈라트 부족 최강의 전가, 가누스. 그가 신경질적으로 소리치자, 나무 위에서 한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인은 나무에서 추락하듯 떨어졌다.

그리고 바닥에 착지함과 동시에 가누스 앞에 무릎을 꿇었다.

“예, 사부님.”

문수르와 처음 만났던 엘프 여인의 이름은 하누스. 그녀 역시 귀에 귀걸이를 차고 있는 엘프 전사였다.

“이제부터 네가 그 인간의 감시역을 맡는다.”

더불어 가누스의 직계제자이기도 한 그녀는 가누스의 말이라면 죽음까지도 불사할 자신이 있다.

“예?”

그런 그녀는 오늘 처음으로 가누스의 말에 토를 달았다.

“스승님, 그게 무슨 말씀이시진지…….”

“말 그대로다. 이제부터 네가 그 인간의 감시역을 맡는다.”

“소녀가 어찌하여…….”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그 인간을 데려온 건 바로 너다. 너는 그 사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책임!

그 말에 히스티는 고개를 숙였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말이 없었다. 탈라트 부족의 규칙 중 하나가 바로 인간을 데려오지 않는 것이다. 인간 시체라면 모를까, 살아있는 인간을 데려와서는 안 되는 것이다.

‘내가 미쳤지.’

사실 그녀 역시 모르겠다. 어째서 자신이 굳이 목숨을 걸고, 인간을 도와주면서까지, 심지어 그것으로도 모자라 그 인간을 탈라트 부족의 마을까지 데려왔는지.

보통 경우라면 그녀 역시 큰 벌을 받았을 터. 그러나 그 인간이 문수르란 사실이 예외를 만들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죄가 사라진 건 아니었다. 히스티는 어떻게든 죄에 대한 값을 치러야 했다.

그것만으로도 히스티는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두 번째 이유도 있나요?”

그러나 굳이 두 가지 이유라는 사실이 히스티는 이해가지 않았다. 첫 번째 이유 외의 또 다른 이유가 있다니?

이 부분에 대해서 가누스의 표정은 굳어졌다. 평소에도 언제나 굳은 표정을 짓는 그지만, 이번에는 느낌이 달랐다.

“여차할 경우…… 너는 그를 죽여야 한다. 그것이 두 번째 이유다.”

히스티는 그 사실에 실망하기보다는 오히려 되물었다.

“소녀, 솔직한 심정으로 그 인간을 죽일 자신이 없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부족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죄 때문이라도 죽음을 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도무지 문수르를 죽일 자신이 없었다. 감정 때문이 아니다.

그녀라고 해서 문수르가 겪은 일을 모를 리 만무하다. 아니, 가누스가 직접 말해줬다.

문수르, 그는 오러 마스터라고!

히스티는 십 년 전에 두 번째 귀걸이를 착용했다. 그건 그녀가 오러 나이트가 된지 십 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런 그녀가 오러 마스터인 문수르를 처리한다?

불가능하다.

“그래, 불가능하지. 현재 부족 내에서 그를 죽일 수 있는 전사는 나 정도 뿐일 테니까.”

그렇기에 히스티가 선택된 것이다.

“그렇기에 그를 가장 먼저 공격하는 자, 그의 발목을 조금이라도 붙잡으려는 자는 목숨을 걸어야 한다.”

히스티는 죄에 대한 값을 치러야 한다. 그 값은 당연히 목숨으로 치러야 할 것이다.

지금 가누스는 그것을 두 번째 이유라 말한 것이다.

히스티는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두 번째 이유 역시 순순히 받아들였다.

“알겠습니다.”

반문은 없다. 어디에도 반박할 부분 따윈 없다.

“알았으면 이제부터 당장 그 인간의 감시역으로 붙는다. 그 인간에게는 미리 설명해둔 참이다. 그리고…… 네가 그 인간을 만나는 즉시, 족장님과 함께 신목이 있는 곳으로 향할 것이다.”

가누스의 말은 그걸로 끝이었다.

히스티가 문수르가 머무는 곳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곧장 그 안으로, 나무속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히스티, 멈춰라.”

“잠시 기다려라.”

두 개의 귀걸이를 한 한 명의 엘프 전사와 온몸에 기괴한 문신을 가득 채운 한 명의 엘프 마법사. 그 둘이 히스티의 앞을 가로막은 것이다.

히스티는 순순히 멈췄다.

‘족장님이 오셨구나.’

그 둘은 족장 폐욤을 곁에서 모시는 전사 메이콘과 마법사 율라르였다. 그 둘이 여기에 있다는 건 족장 폐욤이 문수르를 보러 왔다는 의미. 그렇다면 그 둘의 대화가 끝나기 전까지 히스티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한편 히스티가 도착했을 무렵, 문수르와 페욤은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대에게 원하는 건 하나일세.”

“탈라트 부족의 천형을 고치는 겁니까?”

“오호, 생각보다 많은 걸 알고 있군.”

문수르를 굉장히 껄끄럽게 대했던 가누스, 그와는 다르게 폐욤은 의외로 문수르에게 친절했다.

속마음이야 모르는 거지만, 적어도 겉으로 대하는 태도는 폐욤이 훨씬 편했다.

“그럼 길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겠군.”

“정확한 내용은 듣고 싶습니다.”

“허허허…… 사실 나는 자네와의 이야기가 길어지리라 생각했네.”

한편 문수르가 폐욤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듯이, 폐욤 역시 문수르에 대해 여러 생각을 했다.

폐욤이라고 사실 인간이 좋은 건 아니다. 그라고 인간이 가지는 포악함을, 흉악함을 모를 리 만무하다.

하지만 폐욤에게는 간자가 있다. 이제르트 자작령에 숨겨둔 간자가 말이다. 그 간자가 보내주는 정보는 그 어떤 순화도 거치지 않은 채 폐욤에게 왔다.

그 내용에 따르면 문수르는 적어도 보통의 포악하고, 욕심 많은 인간과는 달랐다.

물론 그 내용 전부를 곧이 대로 믿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문수르에 대해서 다짜고짜 적의부터 품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

폐욤에게는 가누스와 다르게 융통성이란 게 있었다.

‘머리도 나쁘지 않다. 아마도 어느 정도 우리들에 대해서 파악을 끝냈을 터.’

폐욤 역시 문수르에 대해서 서면으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보고 나니 몇 가지 부분에서 놀랐다.

‘그럼에도 우리에 대해서 캐묻지 않는다.’

문수르는 아마도 간자에 대해서 파악했을 것이다. 그는 그 정도 머리는 있는 자다. 반대로 가누스는 속마음을 숨기거나 하는 것에는 능숙하지 못하니까. 분명히 캐치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다.

대신에 단도직입적으로 본론을 짚고 나온다.

‘불필요한 마찰은 줄이고 싶다. 그리고 혹여 문제가 생기더라도 무사히 도망칠 자신이 있다, 이 정도인가?’

폐욤은 역시 노련했다. 엘프가 아니라 능구렁이 같았다. 그는 단숨에 문수르의 상황을 꿰뚫었다.

방긋!

그런 폐욤이 묘한 미소를 지었다.

“좋네, 그럼 이루 탈라트 부족의 천형에 대해서 말해주겠다.”

문수르가 귀를 기울였다. 사실 가장 궁금했던 것이 바로 그 천형이란 것이었다.

대체 그게 뭐기에 문수르에 대한 조사를 하게 만들고, 심지어 문수르에게 그런 엄청난 은혜마저 주면서까지, 문수르를 살린 것일까?

‘엘프 족이 고치지 못할 정도의 천형, 그것은 대체 무엇일까? 어쩌면 나도 고칠 수 없는 것일 지도 모른다.’

문수르가 긴장하는 것도 당연했다. 문수르도 마음 같아선 그 천형이란 걸 고쳐주고 싶다.

그러나 나름 깊은 지식을 가진 엘프 족도 해내지 못한 것이라면 문수르 역시 해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리고 만약 그럴 경우에, 문수르는 목숨 걸고 탈라트 마을에서 도망을 쳐야 한다.

“다름 아니라, 그 천형에 걸린 것은…… 바로 우리들이 모셔 섬기는 신목이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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