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노크맨-29화 (29/293)

29화

<9화. 불스 백작.>

1.

헤인 경의 일이 있은 후로 며칠이 지났을 때.

문수르는 이제르트 자작가를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었다. 이제 그 누구도 문수르의 실력이나 존재에 불만을 품거나,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문수르 역시 더 이상 기사들이나, 영지 사람들을 어렵게 대하지 않았으며, 그들과 비슷한 위치를 고수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문수르는 그들 위에 확실히 서고자 했다.

위압적으로 군림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포비어 경.”

“말씀하시지요.”

“저번 오우거와의 전투 때 어깨 장갑의 파손…… 솔직히 포비어 경의 실력이라면 이 정도 파손은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 사료됩니다만?”

“맞습니다. 헤인 경의 복수에 눈이 멀어 제가 영지의 재물을 파손한 것입니다.”

복수를 위해 오우거의 팔을 자르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필요없는 피해가 생겼다.

포비어는 그 사실을 부정할 생각이 없었다.

“인정하시니까 다행이군요. 그럼 이 파손에 따른 배상금의 일부는 포비어 경의 봉급에서 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영주가 해야 할 말이 문수르의 입에서 나왔다. 그러나 그 사실에 의구심을 가지는 자는 없었다. 반대하는 자도 없었다.

비단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문수르는 이제르트 자작가의 업무를 빠르게 인수인계 받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허점도 드러냈다.

“회계장부가 엉망이군.”

특히 회계가 가장 큰 문제였다.

애초에 케르빈 월드의 물가는 시시각각 달라진다. 파는 사람 마음, 사는 사람 마음인 것이다. 무슨 정가를 붙여놓고 파는 것도 아니고, 사기 당했다고 해서 소비자 보호센터에 고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당연히 똑같은 양의 곡식을 구매해도 어제는 10에 샀는데 오늘은 15에 사는 날이 다반수였다.

그리고 당연히 이런 허점을 노리고 제 이익을 취하려는 무리들은 꼭 존재했다.

이제르트 자작가에도 마찬가지였다.

“이거, 이거. 삥땅 같지?”

- 백퍼센트입니다.

“얼마나 해먹은 거 같아?”

- 현재까지 파악된 수치는 122골드 입니다.

“좋아.”

이제르트 자작가에 들어와 이제르트 자작가의 재산을 야금야금 먹는 관리들이 있었다.

“인간은 참 대단해. 벼룩의 간도 빼먹잖아?”

그리고 문수르는 곧장 그 관리들을 불러다가 확실하게 벌을 내렸다. 물론 독단적으로 벌을 내린 건 아니었다. 문수르는 이제르트 자작령의 법도에 따랐다.

“영지의 재산을 사사로이 빼돌린 자, 사형에 처한다.”

“사, 살려주십시오.”

“시끄럽다.”

문수르는 애걸하는 부패 관리들에게 조금의 망설임이나, 동정도 보내지 않았다.

사실 이제부터 문수르가 걸을 길은 피로 점철될 길이다. 더군다나 죽어 마땅한 놈들이었다. 한두 번 빼먹은 것도 아니고, 수 년에 걸쳐서 빼먹었다. 거기에 무슨 집에 노모가 계시거나, 토끼 같은 자식을 먹여 살리려고 빼먹은 게 아니라, 자기 사치를 부리려고 빼먹은 놈들이었다.

“사형을 집행해라.”

문수르가 회계장부 10년 치의 정리를 끝냈을 때, 이제르트 자작령에 고용된 9명의 관리 중에 살아남은 건 2명에 불과했다. 7명이 형장의 이슬이 되어버린 것이다.

사실 그동안 이제르트 자작 역시 관리들의 비리를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걸 묵인한 건 이제르트 자작가의 사정 때문이었다. 먹을 콩고물도 없는 이제르트 자작령에 일하러 올 만큼 정신 나간 관리는 세상에 많지 않았으니까. 어느 정도 콩고물을 먹게 해줘야 관리들도 버티는 것이다.

관리들이 없으면 영지 운영은 더 힘들어진다. 솔직히 이제르트 자작이 회계만 잡고 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관리들이 맡는 일은 분명히 전문성이 필요한 일이었다.

때문에 이제르트 자작은 걱정했다.

“문수르 경…… 딱히 그대를 의심하는 것도, 나무라는 것도 아니지만 그 관리들이 없으면 영지 운영이 힘들어질 것이오.”

하지만 문수르는 어깨를 한 번 으쓱하며, 별 거 아니라는 듯이 대답해줬다.

“걱정 마십시오. 얼마 동안은 제가 직접 영지 운영을 총괄할 겁니다. 어차피 영지가 큰 것도 아니고, 세입이나 세출이 많은 것도 아닌데 저 혼자면 충분합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이제르트 자작의 회계는 계산이 들쑥날쑥해서 그렇지, 종류가 많아서 복잡한 게 아니었다.

애초에 특산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세입은 언제나 비슷한 수준이고, 지출 정도만 잘 관리하면 된다.

더군다나 문수르 입장에서는 사실 딱히 자신 스스로가 회계를 할 필요가 없었다.

‘로이드. 끝내.’

- 알겠습니다, 주인님.

그에게는 관리 수천 명이 달려들어도 감히 상대하지 못할 인공지능 로이드가 있었으니까.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카메라도 가져왔다. 회계 내용이 적힌 문서를 카메라 앞으로 흔들기만 하면 로이드가 곧장 내용을 인식하고 정리해주는 것이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이제르트 자작가가 작은 영지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로 영지가 발전하고, 거대해지면 분명히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그건 나중의 일.

‘일단 당장 급한 건, 이리아의 치료. 그 다음에는…… 기가스를 업그레이드 하는 건가?’

회계쪽은 문제될 게 없다.

지금 당장 급한 건 이리아의 치료다. 이리아의 치료가 급한 건, 다름 아니라 로이드 때문이다. 이리아의 치료가 선행되지 않으면 영지 외부로 활동하는 게 힘들어진다. 로이드가 언제 태클을 걸지 모르니까.

‘사실 가장 급한 건 드워프를 포섭하는 거지만.’

작물 재배는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건 드워프를 포섭하는 것이다. 드워프를 포섭하는 이유는 단순히 기가스 때문만은 아니다. 가져온 마나동력원을 버틸 기가스를 만들 필요도 있지만, 사실 그보다 더 급한 게 있다.

‘드워프만 포섭하면, 한 회장님이 구상한 대부분의 장치들을 여기서 직접 만들 수 있다.’

드워프의 기술력은 엄청나다. 한석균 역시 그런 그들을 고려해 그들이 만들 수 있는 수준의 장치들을 개발했다. 설계도는 이미 로이드 안에 저장되어 있다.

즉, 드워프만 포섭되면 온갖 것을 만들 수 있고, 그것들은 영지 발전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드워프를 포섭하는 게 쉬울 리 만무하다. 요즘 시대에 드워프을 데리고 오려면 돈이 필요하다. 노예시장에 나온 드워프를 구매하는 게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당연한 말이지만, 이제르트 자작령엔 드워프를 살만한 돈이 없다. 드워프 몸값은 그 비싸다는 엘프보다 2배 이상 비싸다. 솔직히 엘프는 그냥 성적 노리개로 쓰면 끝이지만, 드워프는 투자비의 곱절을 뽑아낼 수 있는데 비싸지 않을 리가 없다.

여하튼 돈이 없는 이제르트 자작가의 사정상 결국 노예시장이 아니라, 숨어 사는 드워프를 찾아야 하는데, 그러면 로이드의 GPS시스템이 무조건 필요하다.

여기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리아의 건강을 확실히 책임지지 않는 한 로이드의 전폭적인 지원은 없다.

결국 이리아를 치료하는 게 최선.

동시에 영지 내에서 할 수 있는 다른 일은 현재 포비어 경이 사용하는 기가스를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다.

‘혹시나 해서 마나동력원을 하나 더 가져오긴 했지. 다운그레이드 버전이긴 하지만.’

일단 마나동력원을 하나 더 가져왔다. 문수르가 사용할 것보다 훨씬 다운그레이드한 버전이지만, 그래도 케르빈 월드의 기가스들과 비교했을 때 3세대 급, 즉 3배 급이다.

엄청난 놈이다. 거기에 마나 충전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그 효용성은 현재 페스로 제국이 보유한 3세대 기가스의 마나동력원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당장 이 마나동력원을 포비어가 운행하는 1.3배 급의 기가스에 넣는다고 당장 3배 급의 기가스가 되는 건 아니다. 그에 맞는 수리와 업그레이드가 필요한데…… 이 역시 쉬운 작업은 아니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건, 현재 이제르트 자작가 내에서 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당장 오우거만 해도 그렇다. 오우거가 오면 기사들 수준에서는 처치가 불가능하다. 결국 기가스가 나서야 하는 건데…… 기가스의 공백을 염두에 둔 채 업그레이드를 하는 건 무리가 있다.

‘포비어 경의 성격도 문제다. 의외로 급한 면이 있어.’

더불어 이번 오우거 사건을 계기로 포비어의 진짜 얼굴 하나를 볼 수 있었다.

겉보기에는 젊지만, 나름 예의가 바르고 무뚝뚝한 것처럼 보이는 포비어.

하지만 속은 다르다. 혈기가 넘치고, 동료애가 넘치며, 복수심도 강렬한 자였다.

딱히 나쁜 성격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그런 성향이 전투에서는 더 도움이 된다.

아니, 애초에 그런 성격이 아니었다면 배경조차 없던 그가 오러 나이트 수준까지 도달하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 정도 되는 열정과 성정이 있으니까, 온갖 박해 속에서도 꽃을 피운 것이지.

그러나 지금은 조금 문제가 된다.

‘기가스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인형처럼 조작한다고는 하지만, 탑승 후에 파일럿과 마나동력원은 공명을 한다.’

기가스.

만약 그게 힘만으로 어떻게 움직이는 기계였다면, 애초에 병기조차 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기가스 파일럿이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지도 않았을 것있다.

기가스 파일럿은 기가스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기가스에 머리에 장착된 마나동력원의 마나와 공명을 시작한다. 그 공명이 있어야 마나동력원의 마나를 이용해 기가스란 거대한 몸뚱이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포비어 경의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만약 당장 3배 급 마나동력원을 기가스에 설치한다면? 과연 이제까지 1.3배 급의 마나동력원만 사용했던 포비어가 3배 급의 마나동력원을 잘 사용할 수 있을까?

아니, 잘 사용하고 못하고는 둘째 치고 반대로 갑자기 쏟아지는 엄청난 마나의 양이 역으로 포비어의 몸을 해칠 수도 있다.

단전이 다치는 것이다.

이건 심각한 일이다. 단전이 다쳤을 때의 치료법은 솔직히 한석균도 모른다.

애초에 마법사였던 한석균은 단전에 대한 연구가 엄청나게 깊은 것도 아니었고, 어스 월드에는 단전을 개발한 이는 거의 극소수에 불과했고 그 개발 정도도 케르빈 월드의 기사들에 비하면 조족지혈, 그 자체였다.

단전 연구가 없으니, 치료법도 있을 리 만무하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문수르에게도 단전 치료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약 포비어의 성정이 침착하고, 냉철한 것이었다면 괜찮았을 지도 모른다.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언제라도 중요하고, 침착한 판단을 내릴 테니까.

하지만 지금 포비어의 불같은 성격을 알게 된 이상, 당장 3배 급 동력원을 장착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한다.

‘이래나, 저래나 고생길만 훤하군.’

그러나 그때까지 몰랐다.

진짜 고생길은 정확히 3초 후에 생길 거란 사실을 말이다.

2.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이제르트 자작은 마치 취조하듯, 자신을 몰아세우는 문수르 앞에 고개를 떨어뜨렸다.

“내 실착이네.”

“나무라는 게 아닙니다.”

“아니야, 이건 나를 나무라야 하는 일일세. 내가 이렇게 중요한 걸 보지 못했다니…….”

문제는 다름 아니라 회계정리를 도중에 튀어나왔다. 다름 아니라 비리를 저지르던 관리 한 명이 자신이 빵구 낸 재정을 채우기 위해 몰래 다른 영주로부터 돈을 빌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 관리가 이제르트 자작 몰래, 이제르트 자작가의 인장을 찍은 것이다.

그게 5년 전의 일이었다. 그때 빌린 돈은 계속해서 이자가 붙었고, 이제는 원금의 곱절이 됐다.

그 액수가 무려 5천 골드다.

현재 이제르트 자작가의 1년 세입이 2만 골드 수준이다. 지출액은 이보다 좀 더 많다. 그 때문에 이제르트 자작가가 그동안 모아온 돈이 매년 지출됐고, 이제 그 재정도 한계에 다다른 상황.

그런데 1년 세입의 25퍼센트나 되는 빚이 갑자기 생겨난 것이다.

심지어 문제가 되는 부분은 대출 담보로 잡은 게 그 무엇도 아니라, 기가스라는 사실이었다.

현재 이제르트 자작가의 전력 전부라고 할 수 이는 그 기가스를!

이쯤 되자 문수르도 심각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제르트 자작의 표정은 시커멓게 죽었다.

솔직히 관리들의 부패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뒤통수를 칠 줄은 이제르트 자작도 감히 상상조차 못했을 것이다.

“미치겠군.”

저도 모르게 속마음을 털어놓은 문수르.

“그보다 불스 백작이란 인물은 누구입니까?”

그러나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따로 있다.

“불스 백작은…… 쉽게 말해서 중립파 귀족이라고 할 수 있네. 자네도 잘 알다시피, 필로스 왕의 등극 이후 카트로스 왕태자님의 파벌이었던 귀족들은 거의 숙청됐지. 하지만 정치라는 게 적이 없으면 성립되는 게 아니네. 필로스 왕을 섬기는 파벌의 귀족들은 서로 싸우지 않기 위해 새로운 적을 찾았고, 당연히 그 중립파 귀족들이 그 표적이 됐네.”

“친왕파와 중립파, 두 세력이 대립 중이라는 거군요.”

정쟁.

적을 죽이기 위한 싸움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적이 없으면 정쟁은 성립되지 않는다.

결국 정치를 하는 생물들은 적이 없어지면 아군을 적으로 돌리면서까지 정쟁을 벌이기 된다. 그게 인간이란 종족이다.

콩탄 왕국도 다르지 않았다.

필로스 왕의 파벌과 카트로스 왕태자 파벌이 신나게 싸우다가 카트로스 왕태자 파벌이 사라진 이후 필로스 왕의 파벌, 즉 친왕파 귀족들은 곧바로 새로운 정적(政敵)을 만들고자 했다. 애초에 평화 따위와는 거리가 먼 족속들이었으니까. 당연히 그 정적 대상은 중립을 표장했던 귀족이 됐다.

문제는 중립파 귀족들 입장에서는 친왕파 귀족들의 공세에 대해 무슨 세력을 꾸려 대항했던 게 아니라는 거다.

“중립파 귀족들은 기회를 옅본 거지, 필로스 왕을 부정한 게 아니네. 때문에 대립각을 세웠다기보다는 오히려 친왕파에 줄을 대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더 많았지.”

“오호.”

여기서 재미난 경우가 생겼다.

“쉽게 말해서 지금 중립파 귀족들은 친왕파가 되기 위해 경쟁 중이라고 할 수 있네.”

제국을 등에 엎은 필로스 왕을 부정해서 얻을 건 없다. 오히려 잽싸게 친왕파가 되는 게 좋다.

하지만 친왕파 입장에서는 당연히 중립파 귀족들이 친왕파로 대거 몰려오면 나눠 먹을 파이가 줄어들 게 된다.

이런저런 이유로 현재 콩탄 왕국의 중립파 귀족들은 친왕파 귀족이 되기 위해 뇌물을 비롯해서 온갖 구애 작전을 펼치는 중이다.

‘골치 아프게 됐군.’

그렇다면 불스 백작 역시 친왕파가 되려고 하는 중립파 귀족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불스 백작에게 이제르트 자작가는 좋은 먹잇감이다. 이제르트 자작가를 몰락시킬 수만 있다면, 그걸 공으로 삼은 채 친왕파에 들어갈 수도 있을 테니까.

더군다나 이제르트 자작가를 몰락시키기 위한 절호의 기회를 잡은 거기도 하다.

이제르트 자작이 빚을 갚지 못하면, 담보로 잡았던 기가스를 뺏어오면 되니까.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있을까?

“불스 백작이 조만간 대금 회수를 요청할 겁니다. 만약 대금을 치르지 못한다면…… 기가스가 넘어가겠지요.”

여기서 문수르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당장 5천 골드 정도를 마련하실 수 있으십니까?”

“힘드네. 오히려 빚을 더 져야 하는 실정이네.”

더욱이 이제르트 자작가에는 현재 돈이 없는 상황. 결국 할 수 있는 건 하나다.

“조만간 이리아 아가씨의 수술이 끝나면 곧장 불스 백작가에서 담판을 짓고 오겠습니다.”

문수르가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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