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을 꿈꾸는 늑대 119부
수혼일행이 탄 자동차는 인천에 있는 갈치파의 원로원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원로원의 위치는 사전에 할머니에게 들었기 때문에 버스는 거침없이 속도를 높인다. 수혼은 차에서 봉황검을 손질하고 있었고 미나는 면도를 손질하고 있다. 요키에는 각종 표창과 조도를 점검해 본다. 오랜만에 다시 만져보는 인자문의 무기들이다. 지나는 수혼의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수혼씨 난 인천에 도착하면 뭐해.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공격에 가담하는 거야.”
“아니. 지나는 버스에 남아서 후방을 감시해.”
“치~ 한마디로 망이나 보라는 말이네.”
“억울하면 실력을 키워. 지금 지나 실력으론 힘들어.”
“알았어. 따라가 봐야 짐만 될 것 같으니까 수혼씨 말대로 버스에 남아서 망이나 보고 있을게.”
“삐진 거야.”
“내가 왜 삐져. 이렇게 수혼씨 옆에 있잖아. 그러면 된 거야.”
버스가 인천에 도착해서 원로원이 있는 건물로 이동했다. 수영이나 할머니의 말대로라면 원로들은 원로원에서 생활한다고 했다. 지금시간이 새벽 5시가 넘지 않았으니 아직은 모두 자고 있을 것이다. 버스가 원로원과 조금 떨어진 곳에 정지했다. 시계를 보니 4시 55분이다. 이 시간이면 기동대도 목표지점에 도착했을 것이다. 수혼은 일행을 이끌고 버스에서 내렸다. 버스에서는 지나가 수혼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어떻게 할까? 그냥 밀고 들어갈까?”
“그럼 너무 시끄러워져요. 잠행이 가능한 사람부터 먼저 들어가는 것이 좋지 않겠어요.”
“그것도 좋은 생각이군. 잠행이 가능한 사람은 미나, 미희, 요키에 그리고 나 정도겠지........그럼 우리들이 먼저 들어갈게. 호식, 죽죽, 링링은 이곳에서 기다라고 있다가 우리가 신호를 보내면 그때 들어와.”
“알았어요. 먼저 출발해요.”
수혼과 쌍둥이 자매 그리고 요키에는 원로원이 있는 건물로 들어가지 않고 옆에 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정문보다는 옥상을 통해 들어가는 편이 조용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옆 건물옥상으로 올라가보니 원로원이 있는 건물의 옥상과 3미터정도 떨어져 있었다. 보통사람이라면 뛰어넘기 벅찬 거리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다. 수혼이 먼저 하늘로 솟아오른다. 아직 여명이 밝지 않은 하늘에 독수리처럼 날아오른 수혼은 사뿐하게 반대편 옥상으로 떨어진다. 수혼이 건너가고 다음으로 쌍둥이 자매가 차례로 날아오른다. 수혼은 반대편 옥상에서 미나와 미희를 받아준다. 마지막으로 요키에가 건너온다. 수혼은 옥상에 있는 문을 열어보았다. 문이 잠겨 있었다. 열쇄는 열려있는데 안쪽에서 무슨 장치가 설치된 모양이다. 수혼이 봉황검을 빼낸다. 그때 요키에가 수혼의 팔을 잡았다. 검으로 문을 박살내버리면 소리가 요란한 것이다. 요키에는 수혼을 저지하고 옥상 끝으로 가더니 팔목을 한번 떨어내니 조도가 튀어나온다. 요키에의 몸이 갑자기 밑으로 떨어지자 수혼이 가서 확인해보니 요키에는 거미처럼 벽에 붙여 밑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녀가 익히고 있는 인자문의 무공으로 벽을 타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다. 벽을 타고 내려온 요키에는 건물에 붙어있는 창문들을 확인해보니 복도 쪽에 있는 창문이 열려 있었다. 그녀는 창문을 통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위층으로 올라와보니 옥상과 통하는 문이 나타났다. 문은 쇠사슬로 묶여있고 쇠사슬은 열쇄가 채워져 있었다. 요키에는 품속에서 작은 갈고리를 몇 개 빼내더니 열쇄를 열어버리고 문을 연다. 문이 열리자 수혼과 쌍둥이 자매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원로원이 있는 이층으로 내려갔다. 이층에 내려가 원로원이 있는 기원의 문을 흔들어보니 역시나 잠겨 있다. 요키에는 다시 품속에서 갈고리 몇 개를 빼내더니 열쇠구멍이 끼우고 몇 번 흔든다. “찰칵” 요키에는 열쇄를 열고나서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본다. 안쪽은 조용했다. 수혼일행이 조심스럽게 들어가 장내를 살펴보니 기원 안은 설렁하기만 했다. 아무래도 원로들의 숙소는 안쪽에 있는 모양이다. 이들은 기원 안을 살펴보다가 안채와 연결된 문을 발견했다. 다시 요키에의 솜씨가 발휘되었다. 요키에의 손놀림에 열쇄가 힘없이 열린다. 그들은 안채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안채로 들어가자 두개의 문이 나타났다. 한쪽은 회의실이고 한쪽이 원로들의 숙소가 있는 곳이다. 요키에가 한쪽 문을 열어보니 넓은 회의장이 나타났다. 이곳은 아닌 모양이다. 요키에는 다시 반대쪽 문을 열어서 안쪽을 살펴본다. 길게 이어진 복도가 나타나고 복도 양쪽에 문이 있었다. 이곳이 원로들의 숙소가 확실한 모양이다. 요키에가 먼저 들어가고 쌍둥이 자매가 따라간다. 길게 연결된 복도에는 10개의 문이 있었다. 수혼이 한쪽에 있는 문고리를 잡아 비틀어본다. 문은 잠기지 않았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로 들어가서 급습을 해야 할까? 이곳에 들어온 사람은 총 4명이다. 그리고 방은 10개다. 수혼은 잠시 고민하다가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가 기원의 창문을 열고 신호를 보냈다. 수혼의 신호를 본 호식과 죽죽, 링링이 건물로 달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호식과 링링이 선두로 달리고 죽죽이 뒤를 따른다. 이들이 막 건물로 들어서려는데 건물에서 누군가가 기지개를 펴며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대사부를 모시던 화랑이 새벽운동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온 것이다. 그는 건물로 달려오는 사람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건물로 달려오는 사람들은 손에 무기를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막 소리를 지르려 했다. 하지만 그가 소리를 지르기 전에 화려한 꽃무늬가 수놓인 차이나 복장을 한 여인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것이 보이고 무언가 번쩍하는 것이 자신의 머리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화랑은 급히 삼체보로 몸을 피하니 링링의 검이 화랑의 어깨를 베어버린다.
“적이다. 적이 쳐들어왔다.”
화랑은 어깨를 부여잡고 비틀거리면서도 큰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건물로 달려갔다. 바닥에 사뿐히 착지한 링링은 일자보로 앞으로 달려가더니 권으로 화랑의 옥침혈(뒤통수)을 가격해 버린다. 옥침혈을 가격당한 화랑은 썩은 고목나무처럼 넘어가는데 하필이면 유리가 있는 곳으로 넘어지며 유리창을 박살내 버린다. 조용한 새벽에 들리는 유리창 깨지는 소리는 엄청나게 크게 들린다.
수혼은 링링 일행에게 신호를 보내고 기원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밑에 층에서 고함소리와 유리창 박살나는 소리가 들려 밑으로 달려간다. 한편 쌍둥이 자매와 요키에는 복도에서 수혼과 호식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당황했다. 요키에는 쌍둥이 자매에게 밖으로 나가라고 손짓하고 자신은 몸을 날려 복도 천장으로 날아오른다. 요키에의 손목에서 조도가 빠져나오며 복도천장을 파고든다. 요키에는 그 상대로 거미처럼 천장에 매달렸다. 쌍둥이 자매가 복도를 빠져나가자마자 10개의 방문 중에서 몇 개의 문이 열리며 사람들이 튀어나온다.
“이거 무슨 소리야.”
“나도 모르겠어. 유리창 깨지는 소리데.......고함소리도 들리고.......누가 한번 내려가 봐~”
그대 또 다른 문이 열리며 20대 중반의 남자가 나온다.
“제가 확인해보고 오겠습니다.”
그는 기원을 운영하며 원로들의 잔심부름을 하는 화랑이었다. 그는 급하게 밖으로 뛰어갔다.
링링은 코끝을 찡긋거리더니 쓰려진 화랑을 한쪽으로 치우려다가 호식과 죽죽이 그냥 올라가자가고 손짓하자 위쪽으로 그들을 따라 위로 올라간다. 그들이 막 2층 복도로 올라가는데 계단을 내려오는 수혼이 보인다. 호식은 수혼에게 다시 올라가라고 손짓하고 수혼도 다시 돌아서서 올라간다.
쌍둥이 자매는 내실을 빠져나와 내실로 통하는 벽에 기대에 있었다. 그들이 안쪽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안쪽에서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 밖으로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미나가 미희에게 손짓하고는 팔을 휘두르니 면도가 빠져나온다. 문이 열리며 청년이 밖으로 나온다.
“휘이~익”
면도가 공기를 가르며 날아간다. 졸린 눈을 비비며 나온 청년은 자신의 목을 향해 날아오는 하얀 물체를 발견하고 고개를 돌려 피하려 했지만 피하기는 이미 늦었다. 면도가 청년의 목젖을 베어버리니 청년은 목을 부여잡고 “칵~......칵~” 거리는데 목을 잡은 손가락 사이로 피가 새어나온다. 청년이 쓰려지지 앉자 미나의 면도는 뱀처럼 휘어지며 날아가더니 청년의 양쪽 다리를 스치며 지나가니 청년의 무릎이 꺾이며 바닥으로 쓰려진다. 미희가 앞으로 쓰려지는 청년의 가슴을 걷어차 버리니 청년의 몸이 바닥을 굴려가서 몇 번 움찔거리다 조용해진다. 그때 수혼일행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이 녀석은 뭐하고 있는 거야. 누가 내려가 봐~”
한편 밖으로 확인하려 나간 화랑에게 소식이 없자 기다리던 원로 중 한명이 다른 원로에게 짜증 섞인 말로 이야기했다. 원로 한명이 툴툴거리며 밖으로 나온다. 기원밖에는 수혼과 모든 일행이 도착해 있었다. 그들은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안쪽에서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 다시 나오는 소리가 들린다. 미나와 미희가 조용하라고 신호하고 다시 벽에 기대에 있으니 누군가 다시 밖으로 나온다. 미나의 면도가 다시금 춤을 춘다. 노인은 자신의 목을 향해 날아오는 면도를 발견하고 어깨를 흔들며 피한다. 역시 화랑보다는 반응이 빠르다. 하지만 면도는 멈추지 않고 노인의 어깨를 베어버린다.
“윽~ 너희들 누가야.”
노인의 고함소리가 들린다. 미희의 비도가 날아가고 수혼의 봉황검이 검집체로 노인에게 날아간다. 역시 비도가 빠르다. 비틀거리던 노인은 자신의 영태혈(가슴에 있는 혈도)로 날아오는 비도를 발견하고 삼체보로 피한다. 하지만 혈도는 피했지만 비도는 어깨에 깊숙이 박힌다. 비도를 맞은 원로가 비틀거리는데 봉황검이 직선으로 날아와 원로의 자궁혈(목에 있는 혈도)을 강타하니 원로는 거품을 물고 바닥에 쓰려진다.
안쪽에 있던 원로들은 밖에서 들려오는 고함소리에 들었다.
“무슨 일이지.”
“모르겠어. 일단 모두 깨워..........모두 일어나........”
“쾅~~~ 쾅~~~”
원로 한명이 문을 두드리며 사람들을 깨운다. 잠시 후 각각의 문들이 열리며 원로들이 밖으로 나왔다.
“무슨 일이야.”
“밖에서 비명소리가 들렸어. 아무래도 적(敵)이 침입한 모양이야.”
“모든 소리야. 이곳까지 적이 쳐들어왔단 말이야.”
“잔소리하지 말고 모두 검을 가지고 나와.”
“알았어.”
원로들은 각자 방에 들어가더니 검을 다시 가지고 나왔다. 복도에 모인 원로들은 총 7명이다. 10명의 원로 중에서 대사부가 빠지고 방금 밖에서 당한 원로가 빠졌고 나머지 한명은 아직 강화도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그들은 검집에서 검을 빼내고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갔다. 한편 수혼 일행은 이미 암습을 하긴 틀렸음을 직감하고 자신들도 무기를 들었다. 미희의 손가락에 8자루 비도가 끼워진다. 수혼은 미나에게 손짓했다. 미나와 자신이 먼저 선두에 서고 나머진 뒤따라오란 뜻이다. 수혼과 미나가 안쪽으로 들어서니 마침 원로들도 밖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이놈들은 누구야. 이놈~”
그들이 막 수혼과 미나을 공격하려는데 미희의 손을 떠난 8자루비도가 좁은 복도에 뿌려진다. 비도들은 수혼과 미나를 피해 앞으로 날아가고 원로들은 날아오는 비도들을 검으로 막으려했다. 한편 뒤쪽에 있던 원로들은 고개를 내밀어 수혼일행을 발견하고 자신들도 검집에서 검을 빼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공기를 가르는 날카로운 바람소리가 들린다. 천장에 매달려 있던 요키에가 수라검이 날린 것이다. 원로들은 앞쪽에서는 비도가 뒤쪽에서는 수라검이 날아오니 정신이 없었다. 거기에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수혼의 봉황검과 미나의 면도까지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작가 주 : 설상가상(雪上加霜) - 눈 위에 또 서리가 내린다는 뜻으로, 어려운 일이 겹침을 이름 또는 '환난이 거듭됨'을 비유(比喩)하여 이르는 말
“헉~ 막아~ 욱~~~”
“짱~~~ 욱~~~”
앞쪽에 있던 2명의 원로가 비도를 맞고 쓰려지고 바로 뒤에 있던 원로들은 수혼의 검을 막지 못하고 검을 든 팔이 날아가거나 미나의 면도에 심줄이 잘려버린다. 그리고 뒤쪽에서는 천장에 매달려 있던 요키에가 원로들의 머리위로 떨어지며 수라검과 표창들을 뿌리고 있었다. 미희도 수혼과 미나를 피해 원로들에게 비도를 날리고 있었다. 좁은 복도에서 앞에는 비도가 뒤에는 수라검과 표장이 날아오는 것이다. 이건 애초에 싸움이 되지 않았다. 좁은 복도에서 표창과 비도만도 상대하기 벅찬데 앞에서는 수혼의 봉황검과 미나의 면도까지 공격하고 있지 않는가? 잠깐 사이에 원로들은 모두 바닥에 쓰려졌다. 차라리 비도나 표장에 쓰려진 사람들은 행복하다. 원로들 중에서 재수 없는 4명은 수혼의 봉황검에 팔이 날아가서가 미나의 면도에 심줄이 모두 절단되어 병신이 되었다.
“죽이지는 말고 모두 제압해서 버스에 태워”
수혼의 명령에 호식과 죽죽이 앞으로 나서더니 바닥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는 원로들의 옥침혈(뒤통수)을 가격하여 기절시켜버린 다음 한명씩 짚어지고 밑으로 내려갔다. 수혼도 한명을 짚어지고 밑으로 내려가자 부인들은 쓰려진 원로들을 질질 끌어서 기원으로 끌어낸다. 수혼과 남자들이 다시 올라와 나머지 원로들을 모두 버스로 옮기고 쓰려진 화랑들까지 버스에 태웠다.
한번 올림픽도로를 타고 달리던 5대의 버스들은 강남과 서초를 향해 달려가다가 강남 대로로 접어들어서는 양재역 근처에서 3대는 멈추고 2대는 앞으로 달려갔다. 버스는 천랑파의 기동대를 태운 버스들이다. 3대의 버스들은 골목길로 들어가 장차한다. 한편 2대의 버스는 계속 달려서 잠실역 근처에서 골목길로 들어선다.
일산본부에서는 길식이 상황실에 앉아 기동대를 지휘하고 있었다. 모든 기동대가 목표지점에 도착했다. 제1부대부터 제3기동대까지는 갈치파 서초지회가 있는 양재역에 도착했고 제4기동대와 제5기동대도 갈치파 강남지회가 있는 잠실역에 도착했다. 현재 시간이 새벽 4시 40분이다. 인천으로 출발한 천랑일행도 지금쯤이면 원로원에 도착했을 것이다.
“기동대 서서히 목표물로 접근하라. 공격은 5시 정각에 시작한다.”
일산본부에서 무전으로 작전명령이 떨어지자 골목길에 주차했던 버스에서 검은 도복차림의 기동대들이 모습을 드려냈다. 제1,2기동대는 갈치파가 서초지회로 사용하고 있는 ○○룸살롱으로 접근했다. 그리고 버스에서 하차한 제3기동대는 무전기를 휴대하고 양재역 근처로 흩어져 주위를 감시한다. 역시 같은 시간 양재에서는 제4,5기동대가 한 주류도매점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이곳은 강 강남일대에 있는 갈치파가 관리하는 업소에 술을 납품하는 도매점으로 갈치파가 강남지회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다.
시계가 새벽 5시를 가리키자 기동대들이 일제히 목표지점으로 몰려갔다. 이곳은 강남의 유명한 룸살롱으로 대부분 고위 관료들이나 대기업 간부들이 이용한다는 초호화 룸살롱이다. 하지만 시간이 새벽 5시가 되니 업소는 이제 장사를 끝내고 문을 닦으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갈치파 조직원들이 종업들은 긴장도 풀어지고 다들 피곤해 찌든 시간이다. 손님들도 모두 보내냈고 2차를 나갈 사람들은 이미 모두 나갔다. 이제 문을 닦고 쉬어야한다. 그때 천랑파의 기동대가 밀어닥친 것이다. 제1, 2기동대는 각 45명씩 총 90명이다. 기동대의 선두에는 유술의 달인들은 김기준과 이원기가 있었다. 업소의 입구를 지키던 기도들은 천랑파 기동대를 발견하고 업소로 도망치려 했다. 그들도 수많은 인원이 손에 무기를 들고 업소로 쳐들어오니 단번에 적의 공격인지 눈치체고 업소로 도망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몇 걸음 가지 못해 기준과 원기에게 뒷덜미가 잡혀서 뒤쪽으로 날아갔다. 원기와 기준이 유술기술로 그들을 던져버린 것이다. 뒤따라오던 기동대는 자신들의 머리위로 떨어지는 기도들을 마치 축구를 하듯 날아차기로 날려버린다.
“크아아아악~~~”
입구를 지키던 4명의 기도들은 멀리 날아가더니 뒤따라오는 기동대의 발아래 무참하게 밟혀 버린다. 매도 먼저 맞는 놈이 낮다고 하지만 기도들 입장에서는 일진이 사나운 날이다. 기준과 원기는 바로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업소에서 고함소리를 듣고 달려오는 몇 명의 갈치파 대원들이 보인다. 녀석들은 아직 사태파악이 안된 것인지 맨손으로 나오다가 계단을 따라 엄청난 인원들이 몰려오니 겁을 먹고 업소 문을 잠그려했다. 그때 원기의 몸이 날아올라 업소 문을 걷어차 버린다. 안쪽에서 문을 잠그려 했던 놈들은 충격에 뒤로 넘어가고 업소 문이 열리며 원기와 기준이 선두로 들어갔다. 쓰려져 있던 녀석들도 정신을 차리고 기준과 원기를 향해 주먹을 날린다. 원기는 몸을 비틀어 주먹을 피하는 것과 동시에 녀석의 팔을 잡더니 다른 손으로 녀석의 팔꿈치를 가격한다.
“크아아악~”
녀석의 목에서 돼지 목 따는 소리가 들리며 팔이 기억자로 꺾이는 것과 동시에 녀석의 무릎이 굽혀진다. 기준이 다리로 녀석의 무릎을 가격했기 때문이다. 기준의 다리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무릎으로 굽혀지는 녀석의 턱을 날려버리니 녀석은 뒤쪽으로 붕~ 날아올라 거품을 물고 기절해 버린다. 원기를 공격한 녀석의 상황은 더욱 비참했다. 녀석의 양팔은 기준에 의해 탈골이 된 것이지 힘없이 흔들리고 있었고 원기의 주먹에 천추혈(아랫배)를 가격당한 건지 피를 한사발이나 토하며 뒤로 넘어가고 있었다. 기준과 원기의 뒤를 따라온 기동대는 안쪽으로 몰려갔다. 이때가 되어서야 자신들이 기습공격을 당한 사실을 인지한 갈치파 조직원들이 룸이나 내실에서 빠져나왔지만 90명이 넘는 기동대를 당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룸이나 내실에서 빠져나오자마자 5~6명의 기동대에게 집단으로 난타당하며 바닥을 구른다. 2차를 나가지 못하고 룸살롱에 남아있던 여자들과 종업원들은 싸움이 시작되자 룸으로 도망쳤다. 기동대원들은 각 룸을 열어보고 여자들이나 종업원들은 건드리지 않고 숨어 있는 갈치파 조직원만 색출해서 박살을 내버렸다.
한편 강남의 주류도매상을 급습한 기동대 3, 4부대로 한참 싸움에 열중하고 있었다. 제3, 4부대의 대장은 문희환과 윤참만이다. 희환은 유술의 고수이며 참만은 태껸의 고수다. 그들이 이끄는 기동대는 넓은 야적장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래도 이곳 갈치파의 상황은 서초지부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곳이 주류도매상이다 보니 강남지부를 지키는 갈치파의 숫자가 많았다. 또한 넓은 야적장에서 전투가 벌어지니 강남지부처럼 일방적으로 당하진 않았다. 하지만 기동대의 숫자는 90명이다. 거기다 이들은 무장을 한 상태였다. 기동대는 새롭게 개편되면서 통일된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들은 각자의 개성에 맞는 무기를 소지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각목을, 어떤 사람은 쇠파이프, 목검, 곤봉 등 무기들이 다양하다. 희환의 손에 한 사람의 팔이 잡힌 것과 동시에 희환의 허리가 돌아가며 녀석을 공중으로 던져버리고 무릎을 한번 살짝 굽히더니 바로 공중으로 솟구쳐서 날아가는 녀석의 가슴과 엉덩이를 잡더니 녀석과 함께 떨어지며 무릎을 세워 녀석의 허리를 찍어버린다. 허리가 꺾인 녀석은 바로 거품을 물고 기절해 버리고 희환은 자신의 머리위로 떨어지는 각목을 피해 몸을 바닥에 구르며 다리로 자신을 공격한 녀석의 발목을 걷어차 버린다. 녀석은 몸의 균형이 무너지며 비틀거리니 바로 뒤에 있던 기동대의 곤봉이 날아와 녀석의 목을 가격해 버리니 녀석은 킥~소리 못하고 기절해 버린다. 희환의 주위에 몰려든 녀석들은 희환의 번개 같은 발차기와 주먹에 피를 토하기 일쑤였다.
한편 수혼은 버스가 출발하자 기절한 사람들 중에서 화랑한명을 깨운다. 녀석은 링링에게 당한 놈이다. 녀석은 어깨와 뒤통수에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목숨이 위태로운 정도의 상처는 아니다. 수혼이 차에 있던 생수를 빼내서 녀석의 얼굴을 뿌리자 녀석이 정신이 차린다. 깨어난 녀석은 주위를 살펴보더니 공포심이 가득한 눈길로 뒤쪽으로 뒷걸음친다.
“먼저 내 소개부터 하지. 난 천랑파의 천랑이라고 한다. 말만 잘 들으면 죽이지는 않겠다. 무슨 뜻이지 알아들어.”
녀석은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죽죽과 호식 그리고 수혼을 보고 약간 떨고 있다가 수혼이 이야기해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눈만 깜박거리고 있었다. 그때 호식의 주먹이 녀석의 가슴을 가격해 버린다.
“크으윽!”
“정신 차례 새끼야. 엄살은.........고개 들어........천랑이 말씀하시면 대답을 해야지. 뭘 멍청하게 눈만 깜박이고 있어. 새끼야.”
“처........천랑.......그럼 천랑파..........사.........살려주세요.”
“누가 죽인다고 했어. 죽일 생각이면 벌써 죽었어. 자~ 받아.”
수혼은 녀석에게 전화기를 던져주었다. 녀석은 수혼이 던진 전화기와 수혼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며 공포에 떨고 있었다.
“무석이에게 전화해서 원로원으로 천랑이 쳐들어왔다고 해.”
“뭐해. 새끼야. 전화기 들어.”
호식이 전화기를 들어 녀석에게 전해주자 녀석은 떨떨 떨면서 전화기를 받았다.
“그........그렇게 말 말하면 되는 겁니까? 그럼 살려주는 겁니까?”
“살려준다. 내가 널 죽어서 뭐하겠니.”
녀석은 수혼의 말에 희망이 보이자 손에 들고 있던 전화기를 보더니 무석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다.
무석은 새벽부터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힘들게 일어난다.
“무석씨 뭐야.”
“전화야. 미선이는 더 자............여보세요.”
“저........원로원에 있는 화랑입니다. 이곳에 천랑파 천랑이 쳐들어왔습니다........뚜~. 뚜~.”
“여.......여보세요. 여보세요.......이런 시팔~”
전화기에서 약간은 떨리는 듯한 목소리가 들리고 바로 끊어져 버린다. 무석은 간단하지만 충격적인 말에 잠이 확 달아난 버린다. 전화의 내용은 천랑이 원로원으로 쳐들어왔다는 간단한 말이다. 이걸 믿어야하나 말아야하나. 무석은 바로 원로원으로 전화를 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신호만 갈뿐 전화를 받지 않는다.
“무석씨 새벽부터 무슨 일이야.”
“천랑이 원로원에 쳐들어온 모양이야.”
“뭐~ 처........천랑이 원로원에........그........그럼 원로님들은........원로님들은 어떻게 됐어.”
“모르겠어. 원로원에 전화해도 받질 않아.”
그때 무석의 전화기가 다시 울린다. 무석은 재빨리 전화기를 받아보았다.
“여보세요. 화랑이냐.”
“무.......무석님. 서초지부입니다. 이곳에 천랑파 기동대가 쳐들어왔어요. 빨리 지원해 주세요. 이런.........막아..........이런 시팔~~ 빨리 와요. 이대로 있으면 전멸입니다. 개새끼들~........와글와글.......뚜~~ 뚜~~~”
“뭐야. 서........서초지부에 천랑파 기동대가..........이.......이런.”
“무석이 또 무슨 전화야. 뭔데 그래.”
“급하다. 비상............비상을 걸어야 해. 화랑들 지금 밑에 있지. 깨워야해.”
그때 다시 전화벨이 올린다. 무석은 침대에서 일어나 밖으로 달려가려다 다시 전화를 받아본다.
“여기 강남지부 입니다. 천랑파 새끼들이 쳐들어 왔어요. 빨리 지원 부탁합니다. 악~ 여기까지 이런 시팔.......크악~.......뚜.........뚜~”
“여보세요. 여보세요. 이런 시팔........또 강남지부야. 일어나 비상........비상”
무석은 밑에 층에 잠자고 있는 화랑들을 깨웠다. 화랑들은 곤히 자고 있다가 무석의 고함소리를 듣고 하나둘씩 깨어났다.
“새벽부터 무슨 일입니까?”
“원로원과 강남, 서초지부가 공격당하고 있다. 모두 일어나 어서.........비상.......모두 깨워~”
“아............알겠습니다. 모두 일어나............비상.........일어나”
무석의 말을 들은 화랑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허겁지겁 옷을 입고 검을 챙긴다. 무석은 깨어난 화랑들을 밑에 있는 버스로 이동시켰다. 그때 매(梅)가 목발을 짚고 무석에게 다가왔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천랑파 놈들이 원로원과 강남, 서초지부를 동시에 공격한 모양이야.”
“그래..........무석씨는 지금 어디로 가는 거야.”
“그........그건.........일단 원로원으로 가야지.”
“그럼 강남, 서초는 포기하는 거야. 당황하지 말고 참착하게 생각해. 인천까지 아무리 빨리 달려도 30분은 걸리고 원로에는 원로님들과 화랑 둘만 지키고 있어. 천랑파의 천랑이 마음먹고 쳐들어왔다면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상황이 종료되었을 거야. 그리고 서초나 강남으로 간다고 해도 무작정 달려갈 것이 아니라 인접지역에 연락해서 지원요청을 한 후에 출동해야 해.”
“그.......그렇군. 고마워. 그럼 관악, 동작, 용사지부에 연락해야하나.”
“휴~ 지금 공격받고 있는 곳이 정확하게 어디야.”
“서초지부하고 강남지부.”
“그럼 서초지부와 강남지부 근처에 있는 업소에 먼저 연락해봐~. 그리고 결정은 한거야. 어디로 갈 거야.”
“음~...........원로님들은 조직의 어른들이야. 그분들이 위험하다는데 그곳으로 가야되지 않을까?”
“방금도 말했지. 지키는 인원, 이동거리, 지금까지 천랑파의 행사 등을 감안하면 원로원으로 가봐야 이민 상황종료야. 하지만 무석씨의 말에도 일리가 있으니까 버스 한대만 인천으로 보내고 무석씨와 나머진 강남, 서초지부를 지원하려가.”
“아..........알았어. 원로님들이 당하면 큰일인데.......”
“일단 출발하자. 자~ 빨리.”
무석은 매를 안고 밑으로 내려갔다. 밑에는 5백 화랑들이 버스 앞에 대기하고 있었다.
“버스 한대는 바로 인천으로 달려가세요. 그리고 나머진 모두 날 따르도록 하세요.”
무석은 버스에 타기 전에 간단하게지시하고 버스에 오른다. 버스가 출발한 시간은 5시 50분이었다. 버스가 영등포에 나타나서 한대만 인천으로 향하고 나머지는 올림픽 대로로 들어서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길식이 영등포에 배치한 천랑파 조직원들이다. 이들은 바로 길식에게 소식을 전했다.
무석은 버스에서 계속 전화를 했다. 서초와 강남지부 근처에 있는 업소로 연락을 취한 것이다. 무석의 전화를 받은 지부 근처에 있던 업소에서 지부로 출동했다.
한편 강남지부를 공격했던 기동대는 이미 지부에 있던 갈치파 조직원들을 박살내고 버스로 후퇴해서 길식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서초지부를 공격했던 기동대도 서초지부를 박살내고 버스로 철수해서 길식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길식은 화랑들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혹시나 싶어 천랑에게 연락했다.
“다행이 전화를 받으시는 군요. 가신 일은 이미 끝난 겁니까?”
“예~ 쉽게 끝났어요. 우린 지금 일산으로 돌아가고 있어요. 기동대는 어떻게 됐죠?”
“서초지부와 강남지부를 박살내고 대기 중에 있는데........화랑들이 서초와 강남으로 이동했다고 합니다.”
“그래요. 아주 바보는 아니군요. 그럼 기동대도 철수하세요.”
“알겠습니다.”
길식은 기동대에 수혼의 명령을 전하고 모두 철수시켰다. 무석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6시 20분이 넘어서였다. 그가 현장에 도착해서 본 것은 철저하게 망가진 갈치파 조직원의 모습들이었다. 천랑파는 업소의 기물은 건드리지 않고 조직원들만 박살을 낸 것이다.
수혼이 일산에 도착하기 전에 할머니와 수영일행이 저택을 출발했다. 그들을 태운 자동차는 강화도로 출발했고 또 다른 차가 그들을 뒤를 밟고 있었다. 법암이 수영일행과는 별도로 그들의 뒤를 따른 것이다.
수혼은 일산에 도착하자 잡아온 원로들을 감금하고 그들의 상처를 치료해 주도록 지시했다. 수혼이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동대도 저택으로 돌아왔다. 수혼은 기동대가 도착하자 기동대 대장들을 회의장으로 소집하고 나머진 아침식사 후 모두 휴식을 취하도록 했다. 수혼이 회의장에서 기다리니 기동대 대장들과 부인들이 집합했다.
“수고하셨어요. 전체적인 보고는 길식님이 해 주세요.”
“기동대의 피해는 중상 2명, 경상 10명 정도이며 갈치파의 서초와 강남지부에 있던 갈치파 조직원들은 깨끗하게 정리했습니다.”
“몇 명의 희생자들이 있었군요. 부상자들을 모두 치료하고 오전에는 쉬게 하세요. 오후에 다시 출동해야합니다.”
“예~ 다시 출동합니까?”
“이미 시작된 전쟁입니다. 공격할 때는 상대가 정신 못 차리게 인정사정없이 몰아쳐야합니다. 그리고 전 지역에 비상을 걸고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적의 침입에 대비하라고 하세요.”
“오후에는 어딘 공격하는 겁니까?”
“무석의 허를 찔려야죠. 오후에는 인천의 남동, 계양, 남동구를 공격합니다.”
“그쪽에 있는 놈들은 저번에 대부분 박살내 버리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인천을 공격할 때 그쪽에서 출동한 녀석들 중 반 정도는 박살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작전은 약간 틀려요. 지부하나 박살내는 것이 아니라 그쪽에 있는 갈치파 조직원들을 완전히 소탕해 버리는 겁니다. 쉽게 막하면 싹쓸이 작전이죠. 이번 작전의 목적은 갈치파 조직원에게 충격과 공포를 주는 작전입니다.
“충격과 공포?.........싹쓸이.........이번 작전이 성공하면 인천은 완전히 무주공산이 되고 앞으로 갈치파 녀석들은 천랑파라면 치를 떨겠군요.”
“대충 작전의 개요는 이해하시는 군요. 맞습니다. 이번작전은 제가 직접 지휘합니다. 그리고 당신들도 준비해 요코만 남고 모두 출동할거야.”
“잠깐 그런 난.........난 출동하지 않는 거야.”
“호식이는 죽죽, 길식님과 함께 이곳에 남아. 길식님은 갈치파 화랑들의 이동경로를 철저하게 감시하시고 호식이와 죽죽님은 길식님과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며 수비에 전념해. 또 다시 우리와 상관없는 사람들이 희생당하게 할 순 없잖아.”
“치~ 알았어.”
수혼은 명령을 내리고 회의장에서 먼저 일어났다.
무석은 영등포로 돌아왔다. 그는 돌아오는 버스에서 인천에 도착한 화랑들의 연락을 받았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그들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매(梅)의 말대로 상황이 종료된 이후였으며 원로들과 원로를 지키던 화랑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무석은 사무실에 들어와 소파에 주저앉았다. 천랑파를 공격하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원로들은 납치당하고 서초와 강남지부를 박살났다. 이것이 천랑파의 힘이란 말인가? 그들은 잠자는 사자였단 말인가? 무석은 일이 잘못되어간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매는 무석의 앞에 앉아있었다.
“무석씨..........원로님들이 당했다고 했어. 휴~ 그분들까지 없으면 안 되는데........무석씨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빌어먹을..........우리도 당한 만큼 돌려줘야지.”
“아직도 그 생각이야. 이렇게 당하고도 몰라.........천랑파는 우리가 생각한 것처럼 만만한 조직이 아니야. 그리고 지금은 조직을 정비하는 일이 더 급해. 당장 원로님들이 실종됐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라도 해봐~ 안 그래도 각 지부장들이나 중간보스들이 흔들리고 있는데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몰라. 지금은 조직을 정비하고 실종된 원로님들을 찾는 일이 급해. 전면적은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단 말이야.”
“그럼 매의 말은 복수는 생각하지 말고 조직이나 정비하란 말이야.”
“아마 원예님이 계셨다면 그렇게 하셨을 거야. 지금은........”
“여기서 원예가 왜 나와~ 그년은 조직을 배신한 년이야. 그리고 난 그년이 아니란 말이야.”
무석이 화를 내며 말하자 매는 입을 다물어버리고 고개를 숙인다. 무석은 변했다. 옛날 냉철하고 명석했던 머리는 어디가고 지금은 아집과 고집만 남았다. 그리고 자신을 대하는 태도도 변했다. 옛날 같으면 자신에게 화를 내는 무석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미........미안해. 미선이에게 화내는 것이 아닌데.........그냥 갑자기 더러운 배신자년 이야기를 하니까 흥분했어.”
“됐어. 앞으로는 무석씨가 알아서 해.”
“미.......미선아 삐진 거야.”
“무슨?..........아니야. 난 먼저 일어날게.”
미선은 자리에서 일어나 목발을 짚고 사무실을 나가버린다. 무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미선을 잡으려다가 이내 한숨을 쉬고 자리에 앉는다. 자신이 생각해도 한심하다. 목숨처럼 사랑하는 미선이에게 못난 꼴을 보였다. 순간의 흥분을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화를 내다니 자신이 한심하다. 무석은 앞에 있던 냉수를 들이켜고 한동안 눈을 감고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신의 힘이 되어 주었던 원로들은 실종되고 조직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다.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신의 생각대로 받은 만큼 돌려주어야 하는가 아니면 매의 생각대로 조직을 정비하며 원로를 찾아야 하는가? 무석은 이런저런 생각들로 고민하다가 문뜩 스치고 지나는 생각이 있었다. 원로들 중에서 아직 한명이 남아있다. 바로 일천화랑과 함께 강화도에 있는 원로다. 혹시 천랑파가 일천화랑에게까지 공격하는 것은 아닐까? 아니다 그럴일은 없다. 하지만 최소한 대사부와 원예가 일천화랑을 찾으려 할 것이다. 무석은 바로 강화도에 있는 원로에게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무석이냐.”
“아~ 전화를 받으시네요. 혹시 원예나 대사부가 그곳에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무슨 말이야. 그것들이 일천화랑과 내가 여기 있는지 어떻게 알아.”
“새벽에 천랑파의 공격으로 원로님들이 모두 실종되었고 서초와 강남지부가 박살났습니다.”
“뭐야. 원로들이 모두 실종되었다고........이런 일이........어떻게 된 거야. 자세히 말해봐~”
“아침에 원로원에 있던 녀석에게 천랑이 쳐들어 왔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현장으로 출동했지만 이미 원로님과 화랑들은 흔적도 없이 살라진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같은 시간대에 서초와 강남은 천랑파 기동대의 기습공격을 받았습니다.”
“이런 빌어먹을 그럼 천랑이란 놈에게 원로들이 모두 잡혀갔다는 말이잖아.......당장 천랑파의 본거지를 쳐들어가서라도 원로들을 구해 와~”
“그.......그건........천랑파 본부는 철옹성입니다. 작전도 없이 쳐들어가다가는 전멸당합니다.”
“뭐야~ 넌 원로들이 죽어도 상관없다는 거야.”
“그런 뜻이 아닙니다. 신중하게 생각하셔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원로님들이 천랑파 본부에 있는 지는 확인되지도 않았습니다.”
“당장 확인해.”
“알겠습니다. 첩자들을 파견하겠습니다. 그곳에 있는 일천화랑은 안전하게 있는 거죠.”
“이곳은 걱정하지 말고 원로들의 행방이나 찾아봐~”
“알겠습니다.”
무석은 전화를 끊고 화랑 몇 명을 불려 천랑파의 저택으로 파견했다.
ps : 이야기가 계속 길어지고 있습니다. 독자님들 중에 글이 계속 늦어진다는 분들이 많은데........그게 말이죠. 한편의 길이가 예전보다 길어졌다고 생각지 않으세요. 이야기가 끝나지도 않고 계속 편수만 늘어가니 요즘은 한편을 길게 쓰고 있어요. 편수를 줄여보려고........쩝~ 이젠 별짓을 다한다.
제 목: 낭만을 꿈꾸는 늑대 (120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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