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낭만을 꿈꾸는 늑대-103화 (103/128)

낭만을 꿈꾸는 늑대 103부

수혼은 부인들과의 대화가 끝나자 자신의 침실로 돌아왔다. 부인들이 자신들끼리 할말이 있다고 해서 자리를 피해준 것이다. 침실로 들어온 수혼은 침대에 올라가지 않고 소파에 앉았다. 하루가 넘게 잠을 잤기 때문에 잠도 오질 않았고, 또한 자신의 앞에 놓인 많은 문제들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나를 통해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중 가장 큰 것이 사부가 할아버지라는 사실과 자신과 대결하던 스님이 아버지라는 사실이다. 법암이 아버지라...........생각만 해도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다. 자신에게도 아버지라는 존재가 있었다. 이 얼마나 가슴 떨리는 일인가? 수혼은 어릴 적에 사부와 함께 생활하며 부모님이란 존재를 잊고 살았다. 그건 자신을 키우고 가르치는 사부님을 진정한 부모로 섬기며 살았기 때문이다. 아주 어릴 적, 코 흘리게 시절에는 자신도 사부님에게 부모님의 존재에 대해 물어봤다. 그때마다 사부님은 크면 알게 된다는 대답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질문을 하고 나면 사부님은 말도 없이 몇 칠씩 집을 비우곤 하셨다. 그걸 몇 번 당하고 나서부터 수혼은 부모라는 존재를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자신의 곁에서 자신을 물심양면으로 돌봐주는 사부님의 마음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후 서서히 부모라는 존재는 머릿속에서 잊혀져 갔다.

산을 내려오기 전 마지막 날...........사부는 자신에게 부모의 존재에 대해 말해주려 했다. 그때도 자신은 부모의 존재에 대해 묻지 않았다. 자신을 버리고 도망간 부모가 무슨 부모란 말인가? 사부의 말대로라면 아버지는 무공을 배우다가 힘들어서 도망갔다고 했다. 그리고 얼마 후 돌아와 어린 자신을 사부에게 맡기고 무책임하게 다시 도망갔다고 했다. 그런 아버지가 무슨 아버지란 말인가? 수혼에게 아버지에 대해 기억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더더욱 없다. 사부도 어머니라는 존재는 본적도 없다고 했다. 아버지에 대한 그나마 남아있는 기억이라고는 사부에게 들었던 이름뿐이다................조 인석..............그런데 그런 아버지가 스님이 되어서 법암이란 이름으로 자신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가슴에 검을 겨누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하는가? 무책임하게 자식을 버리고, 이젠 장성한 아들의 가슴에 검을 겨두는 아버지..........그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인정해야 하는가? 수혼의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 손톱이 손바닥에 파고들며 아픔이 전해온다.

수혼이 방으로 돌아가고 부인들은 자신들끼리 이야기를 나누었다. 쌍둥이 자매와 요코는 이미 지나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만 링링과 요키에는 지나에 대해 모른다. 자매는 링링에게, 요코는 요키에에게 지나에 대해 설명했었다. 요키에는 요코의 설명에 별반 반응이 없었다. 사실 그녀는 수혼을 남편이라기보다는 주인님으로 섬기고 있기에 수혼이 어떤 여자를 만나든 상관없다는 태도다. 하지만 링링의 반응은 조금 다르다. 링링이 쌍둥이 자매의 설명을 들어보면 지나는 가장 먼저 수혼을 만나여인으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했다. 링링은 또 다른 여자 한명이 수혼의 부인이 된다는 사실보다 지나와 수혼이 죽도록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지나가 눈치를 보니, 이미 쌍둥이 자매와 요코는 알고 있고, 요키에는 인정하는 눈치다. 다만 링링이라는 꼬마(?)아가씨가 조금 툴툴거리는 것 같았다. 지나는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링링이라고 했죠. 링링씨도 수혼씨 사랑하죠. 저도 수혼씨 사랑해요. 사랑을 저울로 측정할 수도 없고, 자로 잴 수도 없지만 링링씨가 수혼씨를 사랑하는 만큼 저도 수혼씨 사랑해요. 링링씨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전 수혼씨 곁을 떠날 수 없어요. 저~ 그동안 많이 방황했거든요. 수혼씨가 화선이 언니를 사랑할 때는 죽이고 싶었고, 영은이를 사랑할 때는 방황했어요. 미희씨나 미나씨와 살림을 차렸을 때는............제가 죽고 싶었어요. 그가 제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나중에 요코씨를 보고..........내가 어리석었다는 걸 알았어요. 한 사람을 사랑하려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 사람의 모든 걸 사랑해야 된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그래서 수혼씨에게 링링씨나 요키에씨가 또 있다는 말을 듣고도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요. 모르겠어요. 링링씨는 저와는 다르겠죠.”

“저도 언니에 대해 들었어요. 아저씨가 중국에 있을 때도 가끔씩 언니에 대해 말했거든요.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음~ 제가 걱정하는 것은 이제 언니가 돌아왔으니 아저씨가 언니에게만 빠질까봐~~ 그게 걱정이죠. 언니는 아저씨가 목숨처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의 입으로 말하는 사람이잖아요. 사실 언니 한명 더 생기는 거야 이제 만성(?)이 되서 크게 걱정하지도 않아요.”

“호호호~ 링링~ 그건 걱정하지 마. 지금까지의 수혼씨 태도를 보면 그릴리도 없지만 만일 그런 일이 발생하면 내 유엽비도가 가만있지 않을 거야. 아니다. 링링의 검도 만만치 않잖아. 그날로 수혼씨는 죽음이야. 호호호~”

“그래요. 요키에 언니도 있었죠. 요키에 언니의 인자술이라며........호호호~ 지나언니 제가 어려서 관한 걱정을 하네요. 아저씨가 사랑하는 분이라고 하니까 질투가 나서 그래요. 이해하시죠.”

“다들 이렇게 따뜻하게 대해주시니 고마워요. 사실 조금 걱정했어요. 무슨 남자가 바람둥이도 아니고........이렇게 많은 부인들을 두고 말이야.............하여튼 잘 부탁해요.”

“어찌 보니까 앞으로 우리들이 지나씨에게 부탁해야 할 것 같은데요. 수혼씨가 지나씨 말이라면 꼼짝 못하잖아요. 호호호~”

“그래요. 언니........앞으로 아저씨 바람피우면 언니가 상대하세요.”

“알았어요. 제가 책임............근데...........또 수혼씨 없으면 죽겠다는 여자가 생기면 어떡하죠.”

“호호호~ 그런 여자 생기기 전에 싹을 자라버려야죠. 앞으로 수혼씨를 우리가 돌아가며 감시하는 게 어때요.”

부인들은 한동안 수혼과 자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부인들이 어느 정도 지나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되자 쌍둥이 자매가 요코에게 눈짓을 했다. 요코는 빙긋 웃더니 요키에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나씨 우리하고 같이 나가요.”

“예~ 어디 가는 거죠.”

“아아~ 가보면 알아요. 오늘이 지나씨에겐 첫날밤이잖아요. 지금도 예쁘지만 조금만 치장하며 정말 아름다울 거예요. 우리들 중에 그래도 요코나 요키에가 지나씨하고 체격이 비슷하잖아요. 그래서 두 사람에게 부탁했어요.”

“그.........그렇지 않아도 돼요. 그냥 이대로........”

“무슨 말이 예요. 자~ 따라와요.”

“씨~ 난 그런 대접도 못 받았는데..........언니들 차별하는 거야.”

“호호호~ 링링은 또 질투하는 거야.”

“그냥 해본 말이야. 지나언니는 아름다우니까 조금만 치장해도 아저씨 뽕~ 갈 거야. 아저씨 오늘 봉(鳳) 잡았네. 호호호~”

지나는 요코를 따라 그녀의 방으로 갔다. 요코와 요키에는 지나가 들어오자 자신들이 먼저 옷을 벗고 욕실로 같이 들어가자고 했지만 지나가 극구사양 했다. 아무리 같은 여자지만 같이 목욕하다는 것이 창피하고 민망했기 때문이고, 또 다른 이유는 사부님의 부탁 때문이다. 사부님이 자신의 등에 어떤 문신을 했는지 자신도 모른다. 이제 이틀정도가 지났으니 상처를 풀어도 상관없을 것이다. 지나는 요코와 요키에의 친절을 이해했다. 그녀들은 일본인들로 우리나라와 문화가 다르지 않는가? 지나는 요코에게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했고, 요코와 요키에도 지나를 이해하고 다시 옷을 입었다. 지나는 욕실로 들어가 옷을 벗자 상제에 돌돌 말린 붕대가 나타났다. 문신의 상처를 감싸고 있던 붕대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붕대를 풀어본다. 서서히 붕대가 풀리고 붕대 속에 답답하게 숨어있던 젖가슴이 들어난다. 지나는 슬며시 뒤를 돌아보았다. 겨울 속에 자신의 모습이 들어오고 등에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 들어왔다. 그녀는 유심히 그림을 보았지만 그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그녀는 한숨을 쉬고 옷을 모두 벗고는 목욕을 했다.

잠시 후 지나가 타월을 두르고 밖으로 나왔다. 요코와 요키에는 침대에 한 벌의 옷을 준비하고 지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들은 지나가 밖으로 나오자 속옷들을 내밀었다.

“이것으로 갈아입어요. 그리고 속옷을 입으면 신호를 보내세요. 우린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냥 혼자 할 수 있어요.”

“우리들이 해주고 싶어서 그래요. 지나씨 계속 사양하면 우리 화내요.”

“알았어요. 정말 고마워요.”

지나는 그녀들이 밖으로 나가자 몸에 있는 물기를 닦고 속옷들을 갈아입었다. 요코와 요키에는 자신과 비슷한 체격을 갖고 있기에 그녀들의 옷도 잘 맞는다. 다만 부라자가 조금 끼는 느낌이다. 요코나 요키에보다 자신의 가슴이 큰 모양이다. 팬티와 부라자를 걸치고 보니 한쪽에 스타킹과 슬립도 있었다. 그녀는 스타킹을 보고 잠시 망설인다. 굳이 스타킹까지 실어야 할까? 하지만 그녀들의 성의도 있으니 스타킹을 신고 슬립도 입었다. 이제 속옷은 모두 입었다. 지나가 속옷을 입고 신호를 보내니 요코와 요키에가 들어왔다. 그녀들은 지나를 화장대에 앉히고 정성스럽게 화장을 시킨 다음 머리를 소질하고 마지막으로 옷을 입혔다. 준비가 끝난 것이다.

“지나씨 정말 아름답군요. 수혼씨가 보면 기절하겠어요.”

“그만하세요. 창피해요..........요코씨나 요키에씨가 예쁘게 치장해 주시니까 그렇죠. 아마 요코씨나 요키에씨가 이 옷을 입으면 저보다 더 아름다울 게예요.”

“아니요.........제가 입는 것보다 더 잘 어울려요. 아름다워요.”

요키에가 힘들게 한마디 한다. 그녀 입장에서는 정말 힘들게 한마디 한 것이다. 지나가 입고 있는 옷은 본래 요키에의 옷이다. 그녀가 가끔 파티에 참석할 때 입었던 옷인데 그 옷을 지나에게 입힌 것이다.

수혼은 아버지에 대한 생각으로 생각에 잠겨 있는데 문이 열리며 한 여인이 안으로 들어왔다. 수혼은 생각에 잠겨 있다가 문을 열고 들어온 여인을 보고 입이 벌어지며 멍청해 진다. 한 여인이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긴 생머리를 머리위로 올려서 예쁜 핀으로 장식하여 시원하게 목과 어깨를 드려내고 있고, 붉은 색의 드레스는 그녀의 어깨를 살짝 걸쳐져 있었다. 그리고 가슴에는 하얀 장미가 매달려 있고, 신축성이 좋은 실크인지 몸매가 확연하게 드려나며 내려온 드레스는 무릎 위까지 살짝 덮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밑으로 꽃무늬가 수놓인 검은색의 스타킹에 감싸인 다리가 있고, 신발은 유리구두처럼 투명한 신발을 신고 있었다. 수혼이 자신을 보고 멍청이보고 있자 지나는 창피한지 고개를 푹 숙인다.

“창피해!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마.”

“지........지나가 맞긴 맞는 거야. 와~ 예쁘다. 정말 천사가 따로 없네.”

“자꾸 놀리며 도망간다. 창피해 죽겠단 말이야.”

“미안해. 그런 말 안할게. 자~ 이리와 봐~, 아니다.”

수혼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려다가 옆구리를 잡고 다시 앉는다. 갑자기 움직이니 옆구리 상처에 무리가 간 것이다. 수혼이 신음하며 다시 앉자 지나가 달려와 수혼 옆에 앉는다.

“많이 아파. 바보야. 무리하게 움직이면 어떻게........어디 봐~ 괜찮은 거지.”

“하하하~ 지나가 너무 예뻐서 흥분한 모양이네. 아이 야~”

“어디. 어디가 아픈 거야. 옆구리가 아픈 거야. 어떻게..........아이 속상해. 아버님도 너무 하시지. 자식을 이렇게 만들면 좋아.”

“그만 아버지 이야기는 하지 마. 안 그래도 방금 전까지 머리 아프게 생각하고 있었어.”

“알았어. 정말 많이 아픈 거야.”

지나가 옆에 앉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옆구리를 만져주자 수혼은 지나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그녀를 와락 안아본다. 지나는 수혼이 갑자기 안아버리자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힌다.

“수.......수혼씨.”

지나는 답답한지 수혼의 가슴을 밀어버리고 품을 벗어나고, 수혼은 다시 상처에서 통증이 밀려와 허리를 굽힌다. 지나는 수혼이 고통스러워하자 어떻게 해야 할지 안절부절 못한다. 자신이 수혼을 아프게 했다는 것이 미안한 모양이다.

“미........미안해 수혼씨. 말도 없이 갑자기 그러니까 놀라서........어떻게..........많이 아파.”

“병 주고 약 주고.......혼자 다해라. 씨~ 난 그냥 잘래.”

“그........그래. 수혼씨 피곤하면 그냥 자~”

수혼은 지나의 말에 다시 허리를 세우고 지나의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그녀는 창피한지 무릎에 손을 얻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수혼은 그녀를 유심히 보았다. 지나는 평소의 모습이 아니다. 요코와 요키에가 화장을 했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지나는 속눈썹이 긴 편이다. 근데 긴 속눈썹위에 또 다른 속눈썹을 붙이고 있어 더욱 길게 보인다. 눈 주위에는 약간 검은 톤의 화장을 해서 그녀의 크고 맑은 눈을 강조하고 있고, 콧날에도 약간의 검은 색 톤의 화장을 사용해서 명암을 주니 콧날이 꼿꼿하게 보이고, 입술은 붉고 투명한 색을 칠해 반짝거리고 있었다. 지나는 전체적으로 서구적인 마스크를 가지고 있는데 이렇게 화장까지 하고 보니 정말 인형처럼 아름답다. 그리고 그 밑으로 그녀의 사슴처럼 기다란 목이 보이고 불룩한 가슴이 보였다. 수혼은 지나의 모습을 보고 있지나 자신도 모르게 침이 꿀꺽 넘어간다.

“잔다며...........계속 쳐다만 보고 있을 거야.”

“지나야......................잠깐만 일어나 볼래.”

“왜~ 그.........그냥 자~”

“일어나 봐~ 빨리.”

지나는 수혼의 말에 살며시 일어났다. 수혼는 지나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살펴본다. 정말 아름다운 여인이다. 이 여인이 옛날 왈가닥 지나라는 것이 상상도 안 된다.

“뒤로 돌아봐~”

“그..........그냥 있으면 안돼. 꼭 그래야 돼.”

“한번만........부탁이야.”

“아.........알았어.”

지나는 수혼 앞에서 돌아선다. 지나는 떨리는 가슴을 안고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다소곳하게 서 있었다. 지나가 돌아서자 수호는 지나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살며시 일어났다. 지나는 수혼이 일어나는 것을 알았다. 심장이 진정하지 못하고 요동을 친다. 수혼이 그녀의 뒤로 가서 살며시 안아준다. 이번에는 지나도 반항하지 않고 조용히 있었다.

“지나야. 사랑해.”

수혼은 지나의 귀에 입을 대고 속삭인다. 지나는 수혼의 뜨거운 입김과 더불어 사랑한다는 말이 귀가를 간지럽게 하자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안 그래도 요동치던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다. 지나는 여자치고는 키가 큰 편이다. 수혼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자 팔이 그녀의 가슴에 닦는다. 지나는 팔을 들어 수혼의 팔이 잡았다. 그의 손이 밑으로 내려와 가슴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수.......수혼씨. 나도 사랑해.”

“지나야.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내가 지나에게 무심했던 모양이야.”

“아니야. 이야기 다 들었어. 그동안 수혼씨 말로 많이 힘들었지. 성민이가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했다는 말 들었어. 수혼씨가 복수했다며.........고마워.”

“오늘은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말자. 지나야. 내가 중국에서 돌아오면 결혼하자는 이야기 생각나.”

“응~ 기억해.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혼자 있을 때 수혼씨 많이 원망했어. 그래도 이젠 원망 안 해. 지금은 수혼씨와 함께 있잖아.”

“지나를 아름다운 신부로 만들어주고 싶었는데.........지금이라도 우리 결혼할까?”

지나는 피식 웃는다. 그러면서 수혼의 팔을 풀고 돌아선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친다. 지나는 빙긋 웃고 있었다. 그녀의 팔이 올라와 수혼의 어깨를 잡더니 스르르 미끄러지며 목을 감아 수혼의 품에 안기더니 수혼의 귀로 입술을 가져간다.

“지금 수혼씨가 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

수혼은 지나의 어깨를 잡아 몸을 빼니 그녀가 떨어지며 수혼을 올려다본다. 수혼은 그녀의 반짝거리는 눈을 보다가 이내 고개를 숙이니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는다. 수혼의 입술이 반짝거리는 지나의 입술을 덮고, 두 사람의 입술은 한 치의 틈도 없이 밀착된다. 지나의 입술은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 수혼은 입술을 부비 다가 다시 입술을 때고, 지나를 바라본다. 지나는 눈을 감고 있는데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고 입술은 촉촉한 물기를 머금고 있었다. 수혼은 다시 지나의 입술을 찾는다. 이번에는 수혼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빨아주며 혀를 내밀어 입술을 자극하니 지나를 안고 있는 팔에 그녀의 떨림이 느껴진다. 그녀는 가늘게 떨고 있었다. 수혼의 혀가 계속해서 입술을 자극하자 그녀는 숨이 막힌 지 입술이 조금 벌어진다.

지나는 수혼의 입술이 다가오자 창피한 마음에 눈을 감았다. 수혼과 키스를 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그런데도 떨리고 부끄럽다. 눈을 감고 기다리자 그의 뜨거운 입술이 느껴진다. 가슴이 뛰고, 심장이 떨린다. 그의 입술이 자신의 입술을 덮어버리고 가만히 있다. 조금 있으면 그의 달콤한 혀가 입술을 두드릴 것이다. 한데 그의 입술은 약만 올리고 다시 멀어진다. 향기(?)만 남기고 떠나가는 수혼의 입술이 야속하다. 그는 정말로 키스만 하고 자려는 것일까? 아닐 것이다. 고민도 잠시..............다시 그의 입술이 다가와 촉촉한 입술을 덮는다. 이번에는 처음보다 강렬하게 입술을 빨아준다. 몸이 떨리며 숨을 쉴 수가 없다.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이다. 그의 혀가 입술을 핥다준다. 지나는 숨이 막힌다. 몸속에서 알 수 없는 열기가 올라와 목이 마르다. 입술을 조금 벌려보았다. 거침없이 들어오는 달콤한 혀의 감촉이 느껴지며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인다. 수혼의 혀는 자기 집에 들어온 주인처럼 자신의 입안을 이러저러 휘젓고 다니다. 자신도 슬며시 혀를 내밀자 수혼의 혀가 반갑게 인사하며 혀를 희롱한다. 혀와 혀가 엉키니 정신이 없고, 몸이 나른해진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냥 이대로 영원히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입안에 침이 가득하고 목이 말라 침을 삼켜 보았다. 달짝지근한 침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자 몸속에서 불길이 일어난다.

수혼은 지나의 혀를 희롱하다가 혀를 빼내자, 지나의 혀가 아쉬운 듯 자신의 혀를 따라온다. 수혼은 자신의 입안으로 지나의 혀를 인도했다. 지나의 혀는 수혼의 입술을 핥다 주더니 살며시 입안으로 들어와 두리번거린다. 수혼은 지나의 혀를 살짝 깨물어 주더니 이내 다시금 혀가 엉킨다. 지나의 혀는 뜨겁고 달콤했다. 그녀의 침이 전해지고 수혼도 입안에 침이 가득해 지자 침을 꿀꺽 삼킨다.

지나는 답답했다. 장시간 숨을 멈추고 있어 머릿속이 멍해진다. 지나는 살며시 수혼의 가슴을 밀어본다. 조심스럽다. 수혼의 상처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수혼은 살며시 입술을 거둔다.

“하이.........하이........하이..........하이”

지나는 말 못하고 거칠 숨을 몰아쉬고, 수혼은 지나를 안아준다. 지나는 어린아이처럼 수혼의 가슴에 파고든다. 수혼은 지나와 함께 자리에 앉는다. 지나는 힘이 빠져 수혼의 무릎에 상체를 숙이고 있었다. 수혼은 지나의 어깨를 잡아 일어나게 했다. 지나가 힘없이 일어나고 그녀의 붉게 물든 얼굴이 보인다. 그녀의 입술은 서로의 침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쩝~ 지나야. 그거 알아. 남자가 여자보다 립스틱을 더 많이 먹는다는 사실..........지금도 지나 립스틱 내가 다 먹었다.”

“하잉~ 자꾸 그런 말 하면..........도망갈 거야. 창피하단 말이야.”

“하하하~ 뭐가 창피해. 이제 벗어봐~”

“뭐~..............싫어.”

지나는 수혼의 단도직입적인 말.......한마디로 분위기 깨는 소리에 거부반응이 보인다. 수혼의 말투에는 장난 끼도 다분했다.

“왜~ 창피해.”

“그...........그럼 당연하지.”

“바보야. 옷을 벗어야. 그림을 보지.”

“그.......그건 그렇지만..........안돼. 싫어.”

“정말이야. 사부님이 시킨 일이데 싫어.”

“앙~ 수혼씨. 제발~”

“쩝~ 웃기네. 사정한다고 될 일이야. 이건 사문의 중대한 행사(?)야. 어서 벗어.”

“씨~ 정말 그럴 거야. 그냥 좋은 말로 하면 안돼.”

“좋은 말. 어떻게.........지나씨의 아름다운 육체를 보고 싶어요. 제발 보여 주세요~ 이렇게 말해야 하나.”

“지금 장난하는 거지. 그치. 난 삐진다.”

“하하하~ 알았어. 정중하게 부탁하지. 지나씨 잠시 벗어주세요. 야~ 이것도 이상하다.”

“이 남자가 점점. 그냥 말하지 말고 부드럽게 안아 주면서 수혼씨가 벗겨달란 말이야. 어머~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래.........진작 말을 하지. 자~ 이리와~”

수혼은 지나를 다시 안아준다. 지나는 잠시 앙탈을 부리다가 수혼의 품에 파고든다. 수혼은 지나의 등으로 손을 가져간다. 그런데 지퍼나 단추는 없다. 드레스는 통짜로 된 옷이었다. 수혼은 할 수 없이 지나의 어깨를 잡아, 어깨에 있는 끈을 내린다. 지나는 입술을 깨물고 수혼의 품속으로 파고든다. 수혼은 양쪽 어깨 끈을 내렸지만 지나가 웅크리고 있어 밑으로 내릴 수가 없었다.

“바보야. 잠깐만 일어나. 그렇게 있으면 어떻게 옷을 벗기니.”

지나는 수혼의 구박(?)에 살며시 일어나니 어깨 끈이 지나의 팔을 타고 밑으로 떨어진다. 수혼은 내친김에 드레스를 밑으로 내리니 지나는 내려가는 드레스를 잡고 안절부절 못한다.

“야~ 안 벗을 거야.”

“아........알았어. 벗을게. 자........잠시만. 내..........내가 할게.”

수혼은 미심적은 눈길로 지나를 보니, 역시나 지나는 망설이며 옷만 만지작거리고 있다. 수혼은 애가타고 답답했다. 생각 같아서는 지나의 머리라도 한대 쥐어박고 심정이지만, 한편으로는 창피하고 부끄러워하는 지나가 귀여워서 그녀의 손을 잡아준다. 지나는 약간 떨리는 눈동자로 수혼을 보고............수혼은 한손으로 지나의 양손을 잡고, 한손으로 드레스를 밑으로 내렸다. 드레스가 밑으로 내려오며 상처가 드러나는데 그곳에는 잠자리 날개만큼 얇은 슬립이 보였다. 수혼이 계속해서 밑으로 내리자 드레스는 지나의 엉덩이가 걸려서 더 이상 내려가지 않았다.

(뭐가 이렇게 힘들어)수혼은 속으로 불평을 하면서도 지나를 잡아 일으켜 세우니 지나는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나고, 수혼이 조금 힘을 주자 지나의 엉덩이를 벗어난 드레스는 바닥으로 미끄러지듯 흘러내린다. 수혼은 힘들게 지나의 드레스를 벗기고 지나를 살펴보니 얇은 슬립사이로 지나의 하얀 속살이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 수혼은 피가 가운데로 몰리며 자지가 불끈 일어나고, 고개를 숙이고 있던 지나는 수혼의 바지가 부풀어 오른 모습을 보고 얼른 고개를 돌려버린다. 수혼는 지나의 모습이 너무나 요염해서 한동안 지켜보고 있으니 지나는 창피한지 다시 소파에 앉으려 했다. 수혼은 그런 지나의 팔을 잡고 힘을 주니 지나는 앉지도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수혼은 지나의 얼굴로 손을 가져가 그녀의 턱을 잡고 들어올리니 지나의 얼굴이 보인다. 그녀는 눈을 감고 있는데 얼굴이 바르르 떨리는 것이 몹시 긴장하고 있는 모양이다. 수혼은 그 상태로 지나를 살펴본다. 지나가 입고 있는 얇은 슬립은 속살이 은은하게 비취는 옷이다. 수혼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을 지나 밑으로 내려오니 급하게 오르락내리락하는 지나의 가슴이 보인다. 그녀는 가슴에는 하얀 부라자를 차고 있었고 부라자을 자세히 살펴보니 표면에는 꽃무늬가 있었다. 그리고 밑으로 내려가니 탄탄하고 매끈한 아랫배가 나타나고 그 밑으로 비너스 언덕에 걸린 하얀색 망사 팬티가 보인다.

그녀는 수혼의 반응이 없자 살며시 눈을 뜬다. 수혼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지나는 그의 시선을 따라 밑으로 내려가 본다. 수혼은 엉큼하게도 자신의 팬티를 보고 있지 않는가? 지나의 손이 밑으로 내려가 사타구니를 가린다. 수혼이 다시 고개를 들어보자 지나가 입술을 깨물고 자신을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엉키고 지나의 고개가 한쪽으로 돌아가더니 수혼을 째려본다.

“왜~ 그래. 지나가 아름다워서 보는 건데.”

“나빠. 그런 눈빛은 싫단 말이야.”

“허허허~ 내 눈빛이 어떤데.”

“엉큼해. 꼭 늑대 같단 말이야.”

“늑대?.......맞아 늑대지. 지나의 이런 모습을 보고 늑대가 안 되면 그게 남자야. 목석이지.”

“그.......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허허 참~ 칭찬을 해도 욕을 하네.”

“싫단 말이야. 그렇게 보지 마.”

“하이고 두야. 너 참~ 어렵다.”

“무........무슨 말이야.”

“아니야. 일단 마저 벗기고 보자.”

“씨~.....................계속 그런 식으로 말 할 가야.”

수혼은 일단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자고 마음먹었다. 지나와 처음 만날 때부터 하도 많이 싸워서 그녀와 싸우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는 걸 안다. 이렇게 하다가는 밤 세도록 싸우다가 끝낼 수도 없지 않는가?

지나는 수혼이 처음 보았을 때처럼 약간 불량스럽게 나오자, 자신도 옛날 버릇이 나온다. 그와는 참 많이 싸우지 않았는가? 자신의 턱을 붙잡고 있던 수혼의 팔이 목을 타고 내려가더니 어깨에 걸린 슬립 끈을 잡는다. 지나는 다시 수혼의 팔을 잡는다. 수혼은 드디어 짜증이 난다. 빼는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이건 너무 심하지 않는가? 수혼은 양손을 그녀의 어깨에 올렸다. 지나의 양손이 수혼의 손을 잡는다. 수혼은 속으로 심호흡을 하고 슬립의 끈을 잡고 밑으로 내려버린다.

“아악~ 수혼씨.”

“찌~~이~~익”

얇은 슬립은 비명을 지르고 찢어져버린다. 지나가 수혼의 팔이 밑으로 내려가자 어깨 끈을 잡았고 수혼은 그런 지나를 무시하고 끈을 밑으로 잡아당기니 슬립이 두 사람의 힘에 버티지 못하고 종이처럼 찢어져 버린 것이다. 지나는 소파에 주저앉으며 상체를 웅크린다. 수혼은 내친김에 지나의 등 뒤로 가서 부라자를 벗기려고 했다.

그때..........수혼의 눈에 들어오는 그림이 있었다. 지나의 등에는 하늘을 날고 있는 한 마리 봉황(鳳凰)이 살아있는 듯 생생하게 문신되어 있었다. 봉황은 붉은 불길을 토하며 커다란 날개를 피고 구름위로 날고 있었다. 문신은 너무나 세세하고 생동감이 있어서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자세히 문신을 보면 붉은 색의 깃털 하나하나까지 정성스럽게 그려져 있었다. 수혼은 지나와의 일(?)도 잊어버리고 정신없이 문신을 바라보았다. 수혼의 머릿속에 번개처럼 지나가는 영감(靈感)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나는 화도 나고 창피한 마음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씩씩거리고 있다가 수혼의 반응이 없자 살며시 일어나다.

“지나야 부라자 벗어봐~”

지나는 화를 내려다가 수혼의 목소리에 기가 죽는다. 수혼의 목소리는 지금까지와 틀렸다. 차분한 목소리다. 지나는 살며시 고개를 돌려보았다. 수혼은 자신의 등을 보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한점의 흔들림도 없었고, 차가운 이성이 번득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의 등에 있는 봉황도(鳳凰圖)를 본 보양이다. 사부님은 말씀하셨다. 그놈은 영특한 놈이니 그림을 보면 뭔가 깨우침이 있을 것이다. 수혼은 아마도 봉황도를 본 순간 어떤 영감(靈感)을 받은 모양이다. 지나도 창피한 마음을 접고 등을 꼿꼿하게 세우고 손을 등으로 가져갔다. 창피하고 분(?)하지만 사부님의 당부도 있고 하니 우선은 참기로 했다. 그때 수혼의 손이 부라자의 후크를 잡는 것이 느껴진다. 몸이 부르르 떨린다. 하지만 반항할 수 없다.

“이건 내가 벗겨줄게. 미안하지만 잠시만 그대로 있어.”

“아.......알았어.”

수혼이 후크를 풀자 부라자가 벌어진다. 수혼은 지나의 어깨에 걸려있던 부라자 끈을 내리니 부라자는 그녀의 몸에서 떨어진다. 지나는 무의식 적으로 두 팔로 가슴을 가린다. 지나가 웅크리자 그림이 멋대로 움직인다.

“팔 내려. 그냥 편하게 앉아 있어. 문신이 이상하게 보이잖아.”

“응~ 알았어.”

지나는 할 수 없다는 듯이 팔을 내린다. 지나가 팔을 내리자 봉황도가 본래의 모습을 드러낸다. 봉황은 커다란 날개를 피고 구름 위를 날고 있었다. 수혼은 그림을 본 순간 머릿속에 번쩍하고 스치는 영감이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바라보니 머릿속이 엉망이 되면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 분명 그림 속에는 무슨 뜻이 숨어있다. 수혼은 그림에 집중했다. 봉황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고, 세세하게 그려진 깃털도 본다. 자세히 보니 아무리 봐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 벌써 10분이 넘게 흐른 모양이다. 지나는 서서히 등줄기에 땀에 베인다. 무슨 벌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10분 움직이지도 못하고 가만히 있으니 몸이 뻐근하고 힘든 것이다. 이젠 부끄럽다는 생각보다는 힘들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수혼은 정신을 집중하고 그림을 보아도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자 성질이 나기 시작했다.(이 빌어먹을 사부........자기가 와서 그냥 쉽게 설명하면 되지 말이야. 아니면 책으로 주던가. 하여튼 영감탱이가 심술도 고약해요) 수혼은 눈을 감는다. 그림을 머릿속으로 상상해보기 위해서다. 머릿속에서 봉황을 날아오르고 커다란 날개를 피고 그림 위를 나른다. 그게 끝이다. 그 이상은 상상이 안 된다. 그 속에서 뭐가 찾아내려 해도 머릿속이 텅~비어버린다. 이속에 무슨 놈의 음검의 비밀이 있단 말인가? 수혼은 눈을 뜬다. 포기했다. 지금은 아무리 생각해도 얻을 것이 없을 것 같았다. 머릿속에서 음검에 대한 생각을 지워버리자 지나의 아름다운 몸매가 눈에 들어온다. 수혼의 눈은 다시 붉게 물든다. 다시 음심이 발동한 것이다.

지나는 어깨가 뻐근하고 허리가 아픈 것을 억지로 참고 있었다. 수혼은 지금 중요한 일(?)을 하고 있지 않는가? 그의 정신을 산란(散亂)하게 만들면 안 된다. 수혼은 지나의 등을 타고 한 방울의 땀이 흐르는 것을 보았다. 땀은 그녀의 등을 타고 내려와 팬티 속으로 들어간다. 수혼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흥분이 밀려온다. 그는 슬며시 손을 내밀어 지나의 등을 만져본다. 지나의 몸이 움찔거리다 다시 멈춘다. 지나는 수혼이 아직도 그림에만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 줄 알고 있다. 수혼은 지나의 등을 부드럽게 어루만져본다. 지나는 수혼의 손길이 등을 스치고 지나가자 간지러운 느낌과 더불어 몸에서 열기가 올려온다. 수혼은 서두르지 않았다. 이번에는 양손으로 등을 만져본다. 지나의 피부는 비단결 같이 부드럽다. 지나는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혼의 손이 점점 바쁘게 움직이더니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그머니 겨드랑이 타고 들어와서는 젖가슴으로 향하고 있지 않는가. 지나는 수혼이 괘심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수혼이 봉황도 보다는 젯밥(?)에 관심 있는 모양이다. 수혼의 손이 막 자신의 젖가슴이 향해 움직이는 순간 지나의 앙칼진 손톱이 손등을 꼬집어 버린다.

“아야~ 뭐야. 아프잖아.”

“흥~ 뭐하는 거지. 나는 수혼씨를 위해서 힘들게 이렇고 있는데 수혼씨는 딴 생각이나 하고 말이야.”

“야야~ 내가 무슨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냐 여자가 옷 벗고 있으면 당연한 반응 아니야.”

“그래서.........지금 음검보다는 내 몸에 관심이 있다........이 말이지.”

“당연하지. 자자~ 앙탈은 그만 부리고 우리 영양가(?) 있는 대화를 하자.”

“허허~ 그러셔. 영양가 있는 대화? 그게 뭔데.”

“정말 짜증나는 여자네. 넌 분위기도 없냐.”

“짜증?..........분위기?........지금까지 분위기 엉망으로 만든 사람이 누군데 그래.”

지나는 억울하다는 듯이 뒤로 확~ 돌아선다. 그때 수혼의 눈에 지나의 젖가슴이 들어왔다. 지나의 젖가슴은 요코보다는 크고, 링링보다는 작았다. 탱글탱글한 젖가슴이 잠깐 흔들리며 다시 자리를 잡는데.........허걱~~ 수혼의 입이 떡하니 벌어진다. 지나의 젖가슴은 정말 아름답지 않는가? 지나는 자신의 실수를 알고는 얼른 젖가슴을 가린다. 그런데 팔로 가려질 젖가슴이 아니다. 수혼은 피식 웃는다. 그녀가 젖가슴을 가려보지만 이미 다 본걸 가린다고 뭐가 달라지겠는가?

“야야~ 그냥 내려. 이미 다 봤어. 야~ 죽이는데. 너 찌찌도 엄청 크다.”

“이.........이~ 나쁜 놈. 빨리 눈 안돌려. 어서”

“이미 마음먹고 들어왔잖아. 빼기는........너무 빼다가 시간 지나면 신선도 떨어진다. 이왕 다 본거 그냥 시원하게 보여 줘봐~”

“정말...........씨~ 씨~ 나 갈 거야.”

지나는 정말 삐진 모양인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 했다. 수혼은 얼른 일어나서 지나의 어깨를 잡았다.

“뇌~ 갈 거란 말이야.”

“어디로 갈 거야. 그 차림으로 밖으로 나갈리는 없고, 뭐~ 미희나 미나 방으로 갈 거야. 쩝~ 그럼 따라가면 되지 뭐~ 같이 즐기는 것도 좋잖아.”

“야~ 조 수혼...........너 정말 뻔뻔하다. 너 이런 사람이니. 내가 이런 사람을 사랑한거야. 내가 미쳤지. 미쳐...........이런 남자가 뭐가 좋다고.........분위기는 빵점에.......여자 위해줄지도 모르고............”

“또.......또..........또 있냐. 나쁜 놈, 죽일 놈, 천하의 불한당, 아~ 또 있다. 네가 가끔 말하던 개새끼, 십팔 새끼, 천하의 때려죽인 놈.......또 하고 싶은 말 있어. 계속 해봐~”

지나는 가슴을 가린 손을 밑으로 내려버리고 고개를 푹 숙이고 만다. 수혼이 너무 미웠다. 자신에게도 잘못이 있지만 그의 장난이 너무 심하지 않는가? 자신은 그 머나먼 길을 자기만 믿고 달려왔다. 이제 그의 여자가 된다는 꿈에 부풀어 있는데...........그는 마치 장난처럼 자신을 대하지 않는가? 갑자기 눈물이 왈칵~ 솟아진다. 수혼은 지나의 어깨가 흔들리며 억누르는 듯한 신음소리가 들리자 지나의 어깨를 잡고 돌려본다. 지나는 힘없이 돌아선다. 그녀는 울고 있었다. 수혼은 지나의 눈물을 보자 미안한 마음에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자신의 장난이 너무 심했던 모양이다. 그녀의 뺨을 만져본다. 그녀는 수혼의 손길을 피하지 않는다. 수혼은 그녀의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준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지나야 울지 마.”

“미.........미안해. 정말 미안하게 생각해.”

“응~ 정말이야.”

“그럼 이제부터는 장난치지 마. 알았지.”

“알았어............이제 그만 울어. 뚝~ 이 울보아가씨를 어떻게 하니.”

“수혼씨가 울리지 않음 안 울어.”

“알았어. 내가 잘못했어. 자~ 침대로 가자.”

“정말이지. 이제 장난치지 않는 거지.”

“약속.............어떻게.......손가락 걸고, 도장 찍고, 복사라도 해죠.”

“또~~”

“미안.........미안.......자~ 내가 안아줄게.”

수혼은 지나의 어깨에 손을 얻고 허리를 숙이다가 상처가 아파서 잠깐 얼굴을 찡그린다. 하지만 지나가 또 장난친다고 할까봐서 고통을 참고 지나의 다리를 들어올려 가슴에 안아준다. 지나는 수혼의 품에 안긴다. 수혼은 지나를 안고 침대로 이동한 다음 조심스럽게 침대에 눕힌다. 지나는 침에 눕자 다시 가슴을 가리고 눈을 감는다. 지나를 내려놓은 수혼은 옆구리의 상처를 보았다. 무리를 해서인지 봉대에 약간의 핏물이 보인다. 아무래도 상처가 터진 모양이다. 수혼은 쓰게 웃는다. 이런 상태로 과연 일(?)을 버릴 수 있을까? 수혼은 잠시 망설이다가 침대에 올라간다.

ps :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더 진도 나가면 절단마공의 소지가 있어서............이번편은 지나와 수혼의 사랑싸움을 그려보았는데 유치하지 않는지 모르겠군요. 지나와 수혼은 첫 만남에서부터 이런 관계였습니다. 서로 싸우면서 정이 들었고 그게 발전하여 사랑하게 된 사이죠. 그래서 첫날밤도 그런 모습을 그려보고자 했어요. 이거 절단마공 아니죠.

제  목: 낭만을 꿈꾸는 늑대 (104부 )지나와의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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