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을 꿈꾸는 늑대 80부
성민은 사방신에게 수혼의 머리를 부탁했다. 사방신은 수혼이 나이는 어리지만 음양도의 전인이며 천랑파의 수장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또한 밤의 세계에서 전설적인 존재라는 것도 들었다. 하지만 자신들이 누구인가? 국선문의 대제자로 사방신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수혼이란 존재는 그리 대단한 존재로 여겨지지 않았다.
성민은 수혼을 집밖으로 끌어낼 궁리에 골몰했다. 수혼은 중국에서 돌아와 잠깐 외출한 이후에는 집안에서 두문불출(杜門不出)하고 있다. 수영의 말을 들어보면 수혼의 집은 요새(要塞)와 같다고 했다. 수혼이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 한 그를 잡을 방법이 없다. 성민은 조호이산지계(調虎離山之計)을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수혼을 끌어낼 마땅한 미끼가 없다. 그가 스스로 나오지 않는 한 그를 잡기는 힘들다. 자신이 약속한 시간은 10일이다. 과연 수혼이 그 안에 집밖으로 나올까? 또 나온다고 해도 그를 잡을 수 있을까?
작가주 : '조호이산(調虎離山)' 즉, '산중의 호랑이를 산에서 떠나게 하는 책략' 호랑이는 산에서는 강하지만 평지에서는 힘의 100%를 발휘하지 못한다.
하지만 성민의 고민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사방신이 아침에 성민을 찾아온 것이다.
“형님들이 아침부터 무슨 일입니까?”
“어제 동생이 우리에게 부탁하지.........수혼이란 놈의 목을 베어버리면 되는 건가?”
“예~ 그놈이 죽었다는 사실만 확인되면 됩니다. 굳이 머리까지 가져올 필요는 없죠.”
“그럼~ 우리가 녀석이 있는 곳으로 가겠네.”
“그건 위험합니다. 녀석이 있는 곳은 철옹성과 같은 곳입니다....................녀석을 끌어내야지 그곳을 쳐들어가는 건 무리입니다.”
“쳐들어가자는 말이 아니야. 우리만 가겠다는 거야. 녀석이 음양도의 전인이라면 우리의 도전을 뿌리치진 못할 거야.”
“그건 무슨 말씀이죠.”
“우리가 국선도 사방신이란 신분으로 녀석에게 정식으로 도전하겠다는 거야. 문파와 문파의 대결이라면 다른 사람이 끼어들 수 없겠지. 그게 무도계의 법이야.”
“하지만...........녀석의 실력이.......”
“우릴 못 믿겠다는 건가. 녀석과 대결에서 우리가 패할 것 같아.”
“하하하~ 제가 형님들을 믿지 못하면 누굴 믿겠습니까? 다만 형님들이 걱정 되서 하는 말입니다. 혹시라도 부상이라도 당하실까 노파심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걱정하지 말게..........녀석의 나이가 이제 20살 조금 넘었다고 했지. 녀석이 배속에서부터 무술을 익혔다고 해도 우리보다 수련기간이 짧아. 더구나 우린 4명 아닌가?”
“제가 따라가지 않아도 되겠습니까? 그곳은 천랑파의 본거지입니다.”
“걱정하지 말게 정정당당한 대결이야. 그리고 사실 우리가 도망치고자 마음먹는다면 누구도 우릴 잡을 수 없어. 그럼 이만 떠나겠네.”
“고맙습니다. 형님들~~~”
성민은 수영에게 천랑파의 본거지 위치를 물어보고 그곳 자리에 익숙한 놈에게 사방신의 안내를 맞겠다. 사방신은 정당한 대결을 가장하여 수혼의 목을 베어버릴 심산이며 그만한 자신감도 있다. 그들을 태운 자동차가 수혼의 집에 도착했다. 차는 건물입구에서 진입이 차단되었다. 입구를 지키던 보초가 다가오니 사방신은 모두 차에서 내린다. 그들은 헐렁한 검은색 도복에 손에 검을 들고 있었다. 보초는 그들을 보고 바짝 긴장한다.
“여기가 천랑파의 본거지냐! 이곳에 조 수혼이 있다고 알고 왔다.”
사방신중 한명이 보초에게 물어 본다.
“누구신데 우리 천랑님을 찾습니까?”
“우린 국선도문의 사방신이라고 한다. 수혼이란 아이가 음양도의 전인이라고 들었다. 국선도문의 사방신이 음양도의 전인에게 도전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전해라.”
“국선도?..........무슨 말씀이죠.”
“답답한 놈이군.............넌 시키는 대로 전하기나 해.”
보초는 머리를 긁적거리다 안으로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은 것은 길식이다. 길식은 전화를 받자 수혼에게 전했다.
“일단 체육관으로 안내하세요.”
“저들은 성민을 돕는 놈들입니다. 좋은 뜻으로 찾아오진 않았을 겁니다. 그냥 돌려보내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친위대를 파견해 잡아들이던가요?”
“장인어른도 아시지 않습니까? 전 음양도의 전인입니다. 음양도의 전인으로써 국선도문의 제자들이 도전해 왔다면 당연히 그들의 도전을 받아주어야 합니다. 그게 무도계의 법도입니다. 더더욱 저들은 국선도문의 일대제자들입니다.”
“알겠습니다. 일단 체육관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수혼은 책상에 앉아 잠시 상념에 잠긴다. 사방신과의 대결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부터 예상하고 있던 일이다. 다행이 국선도문에서 다친 상처는 완치된 상태다. 다만 그들이 이렇게 정식으로 자신에게 도전해 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냥 성민파의 대결 중에 전장에서 마주칠 줄 알았다. 그들이 자신에게 국선도문의 제자신분으로 도전할 줄이야. 아마도 이번 대결은 생사(生死)가 걸린 대결이 될 것 같다. 수혼은 천천히 일어나 체육관으로 향했다.
링링에게 사방신의 출현을 알려야 하는가? 수혼의 또 다른 고민이다. 사방신은 음양도 전인에게 도전했다. 이건 문파와 문파의 문제다. 링링이 저들을 만나 잘 설득하면 이번 대결을 피하고 저들로 하여금 스스로 중국으로 돌아가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내키지 않는다. 음양도의 전인이 국선도 제자들의 도전을 회피하기 위해 링링을 이용했다는 오해는 받기 싫다. 수혼은 링링에게 소식을 전하지 않고 체육관으로 향했다.
사방신은 체육관에 도착해 있었다. 체육관에는 마침 그곳에서 수련하고 있던 수혼의 친위대가 있었다. 그들은 500명의 친위대를 보고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그들이 보기에 친위대는 허수아비정도로 보이는 모양이다. 자신들의 손에 검이 있는 이상 그들은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었다. 그들은 조금은 거만한 태도로 체육관 바닥에 앉아 있었다.
수혼이 체육관으로 들어섰다. 그는 흰색도복을 입고 빈손으로 들어선다. 수혼의 뒤에 길식이 따르고 있었다. 그의 손에 한 자루 검이 있었다. 수혼이 들어서자 장내에 모여 있던 친위대가 환호성을 지른다.
사방신은 수혼을 보고 거만하게 위아래를 훑어보았다. 수혼의 모습은 무술을 수련한 사람답지 않게 호리호리했다.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수혼은 그들에게 다가와 마주섰다.
“당신들이 국선도문의 사방신입니까? 국선도문에서는 사대장령(四大將令)이라고 불리신단 말씀은 들었습니다.”
“그걸 전인이 어떻게 알지요.”
“한동안 국선도문의 신세를 졌습니다. 그래서 알고 있습니다.”
“뭐.......뭐요. 국선도문을 알고 있단 말씀인가요?”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해요. 지금 중요한 것은 국선도문의 일대제자들인 사방신님들이 음양도의 전인에게 정식으로 도전했다는 겁니다. 음양문은 한번도 도전을 회피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묻겠습니다. 사방신님들은 문파 대 문파로써 대결을 원하십니까?”
“마........맞소. 우..........우린 국선도의 제자로 음양도의 전인에게 도전하는 것이요?”
사방신이 당황하는 모습이 역역하다. 수혼이 국선도문의 신세를 졌다고 했다. 자신들이 국선도문에 있을 때는 수혼을 본적이 없다. 그럼 자신들이 한국으로 떠난 후 국선도문을 방문했을 것이다. 또한 갈치파연합군 회의 때 듣기로 수혼은 최근 한달가까이 중국에 있었다고 했다. 자신들이 중국을 떠난 시기와 수혼이 중국을 방문한 시기는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수혼이 국선도문을 방문했다면 자신들이 사부 몰래 이곳에 왔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자신들은 국선도문의 제자로서 음양도문의 전인에게 도전할 자격이 없는 셈이다. 그러므로 “문파 대 문파의 대결” 이 말은 성립되지 않는 것이다.
“좋습니다. 도전을 받아들이겠습니다. 대결방식을 정하시죠.”
“대결방식은 당연히 생사결(生死訣)의 대결이 좋지 않겠소.”
“음~~ 성민이 제 목을 원하는 모양이죠.”
“그..........그게 무슨 말이요?”
“생사결이란 말 그대로 목숨을 걸자는 뜻인데..........당신들은 대결을 빙자해 절 죽이겠다는 말씀 아닌가요?”
“우린 단지..............”
“말씀 안하셔도 돼요. 좀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대결을 회피할 생각은 없습니다. 당신들이 무슨 목적으로 대결을 신청했다고 해도 모두 받아들이겠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일대일로 대결하시겠습니까? 아니면 한번에 덤비시겠습니까?”
수혼이 자신들의 속셈을 알면서도 대결을 회피하기는커녕 이렇게 당당하게 나오니 사방신은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수혼을 어리게만 생각했다. 음양도의 전인라고 하지만 자신들도 국선도문에서 차기 문주로 거론되는 사대장령이다. 가볍게 생각했다. 어린아이 손목 비틀 듯 목만 베어버리고 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자신감도 있었다. 그런데 수혼의 말에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들을 발견한다. 하지만.........자신들은 성민에게 수혼의 목숨을 약속하고 이곳에 왔다. 자신들의 체면을 생각해서도 이대로 물려날 수는 없다. 더욱이 성민이 지금까지 자신들에게 베풀어준 것이 얼마든가?..............이번에도 성민을 실망시킬 수는 없다. 저번 자니일로 성민을 실망시켰다. 이번에도 실패한다면..........성민이 자신들을 무시할 것이다. 그 달콤한 향락도 여자도 기대할 수 없다.
“전인은 우리 모두와 대결해야 합니다. 우리도 체면이 있지 일대 다수로 대결할 생각은 없습니다. 일대일로 대결하죠.”
“좋습니다. 그전에................장인어른~”
“예~”
“이 대결은 음양도문과 국선도문사이의 대결입니다. 이 대결에 제3자는 끼어들지 못하게 철저하게 막아주세요.”
“하지만 너무 불공평한 대결이지 않습니까? 저쪽은 4명입니다.”
“음양도는 일인전승 무예입니다. 음양도를 익히고 있는 사람이 저뿐이니 어쩔 수 없죠.”
“아무래도 불안합니다. 더구나 저들은 천랑의 목숨을 노리고 있습니다. 천랑이 잘못되기라도 하신다면 천랑파는 누가 이끌어갑니까? 부인님들이라도 불러올까요?”
“아니요. 알리지 마세요..............저도 조심하겠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검 주세요.”
수혼은 검을 받아 어깨에 메었다. 장검의 손잡이가 어깨로 살짝 빠져나온다. 수혼은 길식을 물러나게 했다.
“어느 분이 먼저 대결하시겠습니까?”
사방신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동서남북 순으로 나서기로 했다. 청룡(靑龍)이 먼저 나왔다. 그는 나오자마자 검을 뺀다. 청룡은 검을 빼서 양속에 잡았다. 수혼은 검을 뽑지 않고 청룡과 마주선다.
“전인은 검을 뽑지 않습니까?............아니면 발검(拔劍)술을 익히고 계신 겁니까?”
“필요하면 사용토록 하죠. 시작하죠. 전 준비됐습니다.”
청룡이 수혼을 보니 수혼은 팔을 내리고, 허허롭게 서 있었다. 전혀 대결에 임하는 자세가 아니다. 더욱이 그을 살펴보면 허점투성이다.
수혼은 그동안 검을 수련했다. 국선도문에서 문주의 도움으로 검의 오의(奧義)를 보았다. 무공이란 일종의 깨달음의 무학이다. 무공은 수많은 수련을 통해 완성되지만 전정한 오의를 깨우치지 못하면 평생을 수련해도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수혼의 그 빛을 보았다. 단지 아직 깨우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번 대결이 자신의 깨달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수혼은 자신이 먼저 움직이지 않는다. 청룡은 수혼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했다. 이제 보니 자신이 거만한 것이 아니라 수혼이 거만한 모양이다. 청룡은 수혼의 콧대를 꺾어버리고 싶었다. 아니 자신을 무시하는 수혼을 베어버리고 싶었다. 청룡의 발이 바닥에 길게 끌리는가 싶더니 앞으로 솟아진다. 수혼은 청룡이 다가와도 움직이지 않았다. 수혼에게 다가온 청룡의 검이 대기를 가르며 날아온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힘이 실린 공격이다. 수혼의 가슴을 향해 날아오는 검은 일절 초식의 변화가 없다. 대신 빠르다. 어느 새 검은 수혼의 눈앞까지 다가왔다. 그때 수혼의 어깨가 약간 흔들리며 검이 수혼의 가슴을 스치고 지나간다. 그 순간 수혼의 손이 움직이며 그의 손에서 무수한 그림자가 피어난다. 그림자들은 청룡의 천종혈(가슴에 있는 혈도)과 견우혈(어깨에 있는 혈도)을 향해 집중적으로 날아간다. 청룡은 대경질색하며 빠르게 뒤로 물려나지만 그림자들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인양 청룡을 따라간다. 청룡은 이런 경우를 당해보았다. 바로 얼마 전 노인도 이것도 같은 무공을 사용했다. 수혼은 청룡이 뒤로 물러나자 장이 권으로 변해 청룡의 명문혈(아랫배에 있는 혈도)을 향해 권을 날린다. 주먹 주위에 공기가 휘몰아치며 은은한 광음이 난다.
청룡은 날아오는 그림자들을 향해 검을 좌우로 베었다. 그림자들은 검에 베어지고 분분히 날리는데, 갑자기 그림자사이를 비집고 주먹이 날아오는 것이다. 이미 검으로 베기는 힘들다. 청룡은 삼체보를 실천해 몸의 방향을 틀어 주먹을 흘리고자 했다. 하지만 수혼의 주먹은 중간에서 장으로 변하더니 어느새 손가락이 구부러지며 금나수가 된다. 독수리발톱처럼 변한 수혼의 손은 검을 잡은 청룡의 소해혈(팔목에 있음. 곡지혈의 뒤쪽) 파고든다. 청룡은 팔이 전기에 감전된 듯 짜릿했다. 수혼의 손은 그곳에서 멈추지 않고 청룡의 팔을 잡아 밑으로 쓸어내리니 청룡의 도복은 길게 찢어지며 밑으로 떨어져 내리고 그의 팔에는 수혼의 손가락이 긁고 지나가 피투성이가 되어버린다. 청룡은 한 팔이 마비되니 한손으로 검을 잡고 자신의 팔에 상처를 입힌 수혼의 팔을 향해 검을 내리그었다. 검은 대기를 가르며 수혼의 팔에 떨어지는데...........수혼의 몸이 제자리에서 쳇바퀴를 돌 듯 회전하니 수혼의 팔은 밑으로 쳐져 회수되고 수혼의 발이 청룡의 얼굴을 향해 날아간다.
“퍽~~~~~”
“크아~~~악~~”
청룡의 얼굴에 수혼의 다리가 적중되며 청룡은 뒤쪽으로 물러난다. 수혼은 몸을 회전하여 착지하더니 일자보로 청룡을 향해 달려가더니 음양권의 붕권(崩拳)이 청룡의 가슴을 향해 날린다.
“펑~~~~~ 빠드득~~”
“으~~~윽~”
청룡의 입에서 피물이 길게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고 그의 몸은 젓가락처럼 휘어지더니 수혼이 팔을 거두자 바닥에 주저 않는다. 청룡은 붕권에 정통으로 가슴을 가격 당했다. 수혼의 붕권은 바위도 부셔버리는 위력을 지니고 있으니...........청룡의 갈비뼈는 성한 곳이 없을 것이다. 그 순간 체육관이 떠나갈 정도로 함성이 들린다. 자신들의 천랑이 승리하니 체육관에 있던 친위대가 환호성을 지른 것이다.
청룡이 이렇게 쉽게 당할 상대는 아니다. 다만 그가 수혼과의 대결에서 순간적으로 당황했기 때문이다. 청룡은 수혼이 얼마 전 자신이 상대했던 절대고수와 똑같은 무공을 사용하니 심리적으로 흔들렸고, 수혼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청룡을 박살내버린 것이다.
청룡이 맥없이 패하자 나머지 사방신은 크게 놀랐다. 청룡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진 않아다. 수혼이 명색이 음양도의 전인이니 사방신중에 한두 명은 물리칠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 수혼도 청룡에게 승리하기 위해 많은 힘을 소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수혼은 검도 뽑지 않았을 뿐더러 단 몇 수로 청룡을 보내버렸다. 청룡은 바닥에 쓰려져 있었다. 청룡의 입과 코에서는 더운피가 솟아지고 있었다. 처음 수혼의 발에 코뼈가 부려졌기 때문이다. 사방신 중 한명이 청룡을 부축해서 한쪽으로 치우더니 백호(白虎)가 앞으로 나선다.
“잔인하네요.”
“내손에서 자비(慈悲)를 기대하세요. 생사결이라 말씀하신 건 당신들입니다.”
“죽이지 않는 걸 감사하게 생각하라는 말씀이군요...............준비하시죠. 이번에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겁니다.”
“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작하시죠.”
백호(白虎)는 검을 뽑더니 검집을 던져버린다. 검사(劍士)에게 있어 검집을 버린다 함은 죽음은 각오한다는 의미다. 백호는 수혼의 무공을 보았다. 청룡을 간단하게 제압할 정도라면 자신도 죽음을 각오해야한다. 가볍게 생각했던 마음을 지우고 검에 정신을 집중한다. 백호는 검을 세우고 움직이지 않는다. 백호는 수혼의 공격을 기다리기로 한 모양이다.
수혼은 백호가 청룡과는 다르게 먼저 움직이려하지 않자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는가 싶더니 무릎이 굽혀지고 쭉~ 펴지며 빗살처럼 앞으로 솟아진다. 수혼의 몸은 화살처럼 앞으로 날아가며 백호에게 다가갔다. 수혼은 축지법(縮地法)을 실천하여 백호와 자신과의 거리를 종이를 접듯 좁혀버린 것이다. 수혼의 몸은 백호에게 날아가고 백호의 검이 허공을 가른다.
“쉬~~~이~~~익”
“파~~팍~~~”
수혼은 바람처럼 백호를 스쳐 지나고 백호의 검은 수혼을 베었다. 백호를 스치며 지난 수혼의 몸이 180도 회전하는가 싶더니 한 마리 독수리처럼 허공으로 날아오르고, 공중에서 제비처럼 허공을 박차고 한 번 더 도약한 수혼의 팔다리가 움직이니 그의 손발에서 무수한 그림자들이 피어난다. 음양각과 음양수가 한번에 터지며 만들어내는 조화는 차라리 아름답기까지 하다. 수없이 피어난 그림자들은 바람에 벚꽃이 날리듯 공중을 선회하다가 백호의 머리위로 분분히 내려앉는다. 백호는 어깨가 욱신거리고 있었다. 수혼이 스치고 지나며 자신의 어깨를 강타한 것이다. 자신의 검도 그를 베었을 것이다. 손에 느낌이 있었다. 그런 그가 공중으로 도약하며 화려하기 그지없는 공격을 퍼붓는다. 수혼은 상처를 입지 않은 것일까?
하지만 그런 고민을 할 여유가 없다. 백호는 자신에게 떨어져 내리는 그림자들이 모두 눈을 현옥시키는 속임수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림자들을 무시하고 수혼이 떨어져 내리는 곳을 향해 검을 날린다. 그의 검이 번쩍거리니 검영(劍影)이 수혼을 향해 날아간다.
“안돼~ 백호. 분(分)이란 말이야.”
수혼과 백호의 싸움을 초조하게 지켜보던 현무의 외침이 있었다. 그는 수혼이 만들어낸 그림자들이 눈을 속이기 위한 허초가 아니라 각각의 초식에 모두 힘이 실련 분(分)이란 사실을 간파했다.
“퍼.......퍼.......팍~”
“크~~윽~~~”
무수한 그림자들이 백호의 몸을 강타한다. 백호도 현무의 외침을 들었다. 하지만 그림자들을 피하기는 이미 늦었다. 그럼 선택은...............살을 주고 뼈를 취해야 한다. 백호의 검은 멈추지 않고 수혼의 정수리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수혼은 등에 맨 검의 손잡이를 잡았다.
“짱~~~~”
한 자루 검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다. 백호의 손에 있던 검이 날아간 것이다. 수혼은 발검(拔劍)과 동시에 백호의 검을 쳐낸 것이다. 수혼의 검이 손에서 회전하며 한바퀴 돌더니 백호의 옥침혈(뒤통수)를 향해 날아온다. 백호는 바닥에 몸을 굴리며 수혼의 검을 피하고 수혼의 검은 허공을 가르며 멈춘다. 바닥을 구르던 백호는 공중에서 떨어져 내리는 검을 잡았다.
수혼은 공격을 잠시 멈추고 검을 다시 검집에 넣었다. 수혼의 모습을 살펴보면 팔목에 있는 도복이 길게 베어져 나풀거리고 있고, 약간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백호의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그의 검은 수혼의 팔에 상처를 입힌 것이다. 수혼은 백호가 검을 잡고 자세를 잡을 때까지 기다린다. 백호은 검을 잡고 부르르 떨고 있었다. 수혼의 무공은 자신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자신이 상대하기에는 너무 거대하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지 않는가?
백호는 수혼이 공격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공격하기로 했다. 백호의 검은 허공에 무수한 그림자를 만들어내며 수혼을 공격한다. 국선도 검법은 화려함을 배제하고 굳건한 힘과 빠름을 중시하는데 백호가 펼치는 공격은 국선도 검법의 범주를 벗어난 공격 같았다. 하지만 공중에 피어난 검영(劍影)들이 한순간에 수혼의 가슴을 향해 날아가니 수혼은 일자보로 뒤쪽으로 쭉~~ 밀러나더니 다시금 어깨로 손이 가더니 번쩍하는 빛이 발출된다.
“짱~~~”
수혼의 검은 백호의 검을 쳐내더니 좌우로 베어진다. 검이 대기를 가르며 “쉬이~~익” 소리가 나고, 잠깐 물러났던 백호의 검은 수혼의 검망을 피해 직선으로 수혼의 자궁혈(목에 있는 사혈)을 노리고 날아온다. 백호는 수혼의 검을 무시하고 동귀어진(同歸於盡 : 너 죽고 나죽자는 뜻)의 수를 노린 것이다. 수혼이 칠성밟기를 이용해 검을 피하는 한편 백호를 향하는 검을 멈추지 않았다.
“찌.....지.......익~~”
“크~~아~~~”
백호의 검은 수혼의 목을 스치며 길게 혈선(血線)을 만들며 바닥에 떨어지고, 수혼의 검은 백호의 가슴을 길게 베어버렸다. 백호의 가슴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고, 그의 몸은 나무토막처럼 뒤로 넘어갔다.
다시 체육관이 떠나갈 것 같은 함성이 메아리친다. 수혼은 길게 한숨을 쉬며 이마에 흘러내린 땀을 닦아내었다.
한편 링링은 자신의 방에서 미희가 전해준 책을 읽고 있다가 답답한 마음에 창문을 열고 정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체육관에서 쪽에서 들리는 함성을 들었다. 호기심 많은 링링은 체육관에 무슨 일이 있나 궁금했다. 그녀는 읽고 있던 책을 접고 체육관으로 가보기로 했다. 그녀가 읽고 있던 책은 미희가 전해준 남녀간의 성에 대한 책이었다.
수혼은 길식에게 지시해서 백호를 치료하도록 했다. 백호의 상처는 생명이 위태로운 지경의 수준은 아니다. 수혼이 마지막에 검에 실린 힘을 거두어 들었기 때문이다. 길식은 백호를 한쪽으로 데려가 치료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나머지 사방신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피어난다. 청룡에 이어 백호마저 당했다. 이젠 성민의 부탁 때문이 아니라 사방신의 명예와 국선도의 명예를 위해서도 수혼을 그냥 둘 수 없다. 사방신이 음양도 전인 한사람에게 모두 당했다면 어떻게 얼굴을 들고 사문으로 돌아갈 수 있겠는가?
주작(朱雀)은 결연한 표정으로 앞으로 걸어왔다. 수혼은 이미 많이 지친 상태였다. 또한 목과 팔에 상처를 입었다. 지금 상태에서 수혼과 대결한다는 것이 비겁한 짓이라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자신들의 계획이 아니던가? 다만.........자신들의 피해가 너무 크다. 청룡과 백호는 최소한 몇 달은 요양해야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할 것이다.
“정말 대단하군요. 전인의 무공에 찬사를 보냅니다. 자 이번에는 제가 나서겠습니다. 전 사방신 중 주작(朱雀)이라고 합니다.”
“말하기도 힘드니 그냥 시작하시죠.”
주작은 검을 뽑더니 백호와 마찬가지로 검집을 던져버린다. 그도 목숨을 걸고 나온 것이다. 수혼은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백호와의 대결은 수혼을 지치게 만들었다. 수혼도 등에 있던 검집을 던져버린다. 이젠 적수공권(赤手空拳)을 사용하긴 힘들 것 같다. 더구나 사방신을 살펴보니 백호가 청룡보다 강했다. 아마도 주작은 백호보다 강할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한명........현무(玄武)는 더욱 강한 것이다. 현무까지 상대하기 위해서는 힘을 비축해야 한다.
주작의 준비가 끝나자 수혼이 선공(先攻)으로 앞으로 솟아진다. 수혼의 검이 길게 검영(劍影)을 만들며 주작의 천지혈(완쪽 가슴팍 젖꼭지 옆)과 가슴을 향해 날아간다. 주작의 검도 수혼의 검을 향해 날아간다. 수혼의 검은 중간에서 부르르 떨리더니 무수한 검화(劍花)가 피어난다. 음양도 검법의 초식이 실천된 것이다. 음양도 검법은 무수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환(幻)검을 내포하고 있다. 주작은 수혼의 검이 만들어내는 검화를 무시하고 검화 속을 파고든다.
“짱!~~~~~ 쨍~~~~쨍~~”
허공에서 검들이 충동하며 불꽃을 튄다. 주작의 검은 빗살처럼 빠르게 수혼의 팔목을 베어간다. 수혼은 검망쳐서 주작의 검을 막으니 주작의 검은 방향을 선회하여 수혼의 가슴을 파고든다. 수혼의 검은 반원을 그리며 주작의 검을 막는데 주작의 힘에 밀려 뒤쪽으로 쭉~~ 밀려난다. 수혼의 손은 아귀가 찢어져 피가 흐르고.......... 들고 있는 검이 바르르~ 떨린다.
주작은 공중으로 몸을 날리더니 몸을 회전하며 검을 내리긋는다. 주작의 검은 밝은 빛을 토하며 수혼의 머리위로 떨어져 내린다. 수혼은 이를 악물고 검을 쥐고는 주작의 검을 향해 검을 날린다. 다시금 수혼의 검에서 수많은 검화가 피어난다. 주작의 검은 수혼이 만들어낸 검화를 베어버리고 수혼의 백회혈(머리에 있는 사혈)을 향해 날아왔다. 수혼은 칠성밟기를 실천하며 주작의 검을 피했다. 주작은 바닥에 착지하더니 수혼의 허리를 베어왔다.
수혼은 공중으로 솟아오르고 검은 아슬아슬하게 수혼의 발밑을 지난다. 주작은 공중에 뜬 수혼을 향해 검을 좌우로 베며 검영이 길게 이어지고, 검은 수혼의 가슴을 향해 검이 날아간다. 수혼은 공중에서 검을 가슴에 새우고 빠르게 회전하여 검막을 치고, 주작의 검은 수혼이 만든 검막을 강타한다.
“짱~짱~짱~짱~”
“크~~윽”
수혼은 공중에서 균형이 잡지 못하고 바닥에 착지하더니 뒤쪽으로 물려나며 울컥하고 한 모금의 피를 토한다. 주작의 검에 상처를 입진 않았지만 강력한 힘에 속이 진탕되어 피를 토한 것이다. 주작은 수혼이 피를 토하며 비틀거리지 망설이지 않고 수혼을 향해 달려간다.
그때 체육관으로 링링이 들어서고 있었다. 링링은 장내에 벌어진 광경을 보고 깜작 놀랐다. 수혼과 한 사내가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는데............그 사내는 바로 자신의 사형이 아닌가? 더욱 놀라운 것은 수혼이 비틀거리고, 사형의 검이 수혼의 목을 향해 날아가고 있는 급박한 상황이 아니가? 링링은 이것저것 생각할 것도 없이 수혼을 향해 달려가는데 링링의 앞을 가로막는 사람이 있었다.
“비키세요.”
링링의 앞을 막고 나선 사람은 바로 길식이다. 길식은 체육관문이 열리는 것과 링링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있었고 링링이 대결에 끼어들려하자 그녀의 앞길을 막은 것이다.
“링링님 진정하세요.”
“비켜요. 아저씨가 위험해요.”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정당한 대결입니다. 조용히 지켜보세요.”
수혼은 울렁거리는 속을 진정하고 자신에게 달려오는 주작을 주시했다. 주작의 검은 다시 자신의 목을 노리고 긴 그림자를 만들며 날아오고 있었다. 수혼은 팔에 힘을 집중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음양도 검법의 최후초식을 실천했다. 수혼의 검이 흔들리며 무수한 검영이 만들어지며 허공을 가든 메운다. 검영들은 나비처럼 날아 주작을 향해 날아간다. 주작은 수혼이 만들어낸 검영들을 무시했다. 그의 검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나비들을 베어간다. 나비들은 주작의 검을 피해 앞으로 날아간다.
“사사삭~~~”
“크악~~~~”
“음~~~~”
주작은 수혼의 곁을 스쳐 지나고 두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신음소리가 터진다. 주작의 도복은 걸레처럼 너덜너덜 해지고, 그의 상방신은 오랜 가뭄에 논바닥이 갈라지듯 쩍쩍 갈려져 피가 흐르고 있었고, 수혼은 옆구리를 붙잡고 무릎을 꿇고 있었다. 수혼이 만들어낸 검화는 분(分)을 이용한 공격이다. 수혼이 만든 검화가 주작을 베어버렸고, 먼저 상처를 입은 주작의 검이 흔들리며 수혼의 옆구리를 베어버린 것이다.
“쿵~~~~”
힘들게 버티고 서있던 주작이 넘어가며 바닥에 쓰려진다. 그때 링링이 길식의 손을 뿌리치고 달려와 주작을 부축했다. 주작은 이미 실신한 상태였다. 그의 가슴과 배는 바둑판처럼 갈라져 피가 흐르고 있었다.
“사형.........사형.”
“아니~ 넌 링링 아니냐. 네가 왜 이곳에 있지.”
현무가 링링을 발견하고 달려왔다.
“사형들 어떻게 된 거죠. 왜 아저씨하고 싸우고 있어요.”
“링링~ 그건.............하여튼 중국에 있어야할 네가 이곳에 왜 있는 거야.”
“사부님이 보냈어요. 사형들이 파문당한 성민의 꼬임에 넘어가 한국에 갔다는 말을 듣고 불같이 노(怒)하셨어요. 저보고 사형들을 만나 국선도문으로 돌려보내라고 했단 말이 예요.”
“뭐야~ 사부님이................그래서 네가 이곳에...........헌데 하필이면 왜~ 음양도의 전인과 함께 있는 거지.”
“사부님은 수혼씨에게 저와 사형들을 부탁했어요. 그래서 제가 이곳에 있어요.”
“그럼. 저 친구와 사부님이 아는 사이란 말이냐”
“사부님은 아저씨를 친구라고 부르세요.”
“치.........친구라고. 사부님과 저 친구가 친구사이............이.........이런 빌어먹을~~”
“그런데 이게 뭐예요. 왜~ 아저씨와 싸우고 있냐 말이 예요.”
그때 수혼이 옆구리를 잡고 힘들게 일어나고 있었다. 그의 옆구리에서는 피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수혼은 검을 지팡이 삼아 일어나더니 링링에게 다가왔다.
“링링! 그만 물러나~”
“아저씨..........아저씨는 괜찮아.”
“아직 쓰려질 정도는 아니야............이제 당신만 남았군요.”
“무.........무슨 말이야. 아저씨는 그 몸으로 또 싸우겠단 말이야.”
“링링~ 이건 문파 대 문파의 대결이야. 국선도문과 음양도문 사이의 대결이란 말이다.”
“안돼~ 아저씨도 다쳤고..........주작사형은 실신했어.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위험해. 현무사형 그만 싸워~ 응~ 사부님이 돌아오라고 했단 말이야.”
“휴~~~ 그게 저 친구의 말처럼 쉽지 않겠구나. 잠시 물러나 있어. 대결은 끝내야지.”
“사형...............끝까지 싸우겠단 말이야. 그냥 졌다고 하면 끝나. 제발 사형~”
“나는 비록 사부님을 속이고 이곳에 왔지만 국선도문을 수호하는 사대장령의 한 사람이다. 국선도문의 명예를 위해서도 이대로 물려날 수는 없다.”
“뭐가 사문의 명예야. 네 사람이 한사람을 상대로 대결해서 승리하다고 국선도문의 명예가 높아져. 이건 아니야. 사형들 왜 그래. 순박하고 착하던 사형들이 왜 이렇게 뻔뻔하게 변한거야. 이런 대결은 국선도문의 수치란 말이야.”
“물러서~~~ 네 눈에는 저기 있는 사형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니. 이미 청룡과 백호가 당했어. 너 품에 안겨있는 주작도 당했단 말이야. 이젠 사심은 없다. 이 대결이 끝나면 중국으로 돌아가 사부님께 잘못을 빌 생각이다. 그러니 물러서~~”
“그냥 돌아가면 안돼~ 꼭 싸워야겠어.”
“네가 그냥 돌아간다면 청룡과 백호, 주작의 얼굴을 어떻게 본단 말이냐. 휴~~”
링링은 사형의 의지가 너무 강하자 수혼을 보았다. 수혼의 옆구리에서는 이제 피가 방울져 떨어지고 있었다. 수혼은 서있는 것조차 힘들어 보인다.
“아저씨..........아저씨가 졌다고 하면 안돼~ 응~ 아저씨.”
“안돼~ 사부님의 마지막 부탁이 국선도와 원예도의 후계자들과 대결하게 되면 꼭 승리해서 음양도의 명예를 지켜달라는 거였어. 그건 내가 이 자리에서 죽는 한이 있어도 음양도의 전인으로써 꼭 지켜야 할 약속이다. 길식........링링을 밖으로 끌어내요.”
길식은 수혼의 명을 받고 링링을 잡았다. 링링은 원망스러운 눈길로 수혼과 사형을 바라보며 물려날 수밖에 없었다. 링링은 두 사람의 아집(我執)을 꺾을 수 없었다.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한쪽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고, 한쪽은 가족 같은 사형이니........링링은 그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때 체육관에 쌍둥이 자매와 요코도 들어오고 있었다. 그들은 전후 사정을 들어보고 링링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작가 주 : 고구려 벽화에 보면 사신도가 많이 그려져 있습니다. 사신은 동양권에서는 사방신이라 불리며 동쪽의 청룡, 서쪽의 백호, 남쪽의 주작, 북쪽의 현무로 나누어지며 성수라 불리기도 합니다. 사신은 또 군대 명칭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고구려는 수군을 청룡군이라 했으며, 육군을 백호군이라 했습니다. 주작군은 황실친위군이며, 현무군은 현제의 특수부대에 속합니다. 제가 청룡 < 백호 < 주작 < 현무의 순으로 무공수위를 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군대 명칭 중에 용(龍-청룡부대, 비룡부대 등)이 붙는 경우와 호(虎-맹호부대 등)가 붙는 경우는 있지만 주작이나 현무가 붙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럼 왜 붙이지 않을 까요?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죠. 그건 용이나 호는 수비군의 성격이 강합니다. 적이 쳐들어 왔을 때 나라를 지키는 임무를 수행하는 군대죠. 그럼 주작이나 현무를 붙이는 군대는........침략군입니다. 다시 말하면 다른 나라를 침략해서 영토를 넓히는 부대를 말하는 겁니다. 웃기죠...............고구려 시대의 군대편제가 지금까지 전해진다는 것이. 또 한 가지 우리나라 군대는 명칭만 보아도 다른 나라를 침략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죠.
전 우리나라 군대에 현무, 주작이 붙는 그날이 빨리 오길 희망합니다.
ps : 여기까지만............절단마공을 싫어하지만 여기까지 쓰는 것도 무척 힘들었습니다.
다시 한번의 독백......................소설 아님. 읽지 않아도 됩니다.
낭만을 꿈꾸는 늑대가 이제 700장이 넘어간다.
처음 시작할 때 이렇게까지 길게 이어질지는 몰랐다.
그냥...........손가락이 알아서 이곳까지 끌고 왔다.
이젠 내가 나서지 않아도 등장인물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링링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요코도 자신의 이야기를 준비한다.
지나...........아마도 끝나기 전에 짠~~하고 나타나 자신의 이야기를 할 것이다.
전설의 사나이는 송광사에서 심검도를 수련하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그들이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를 역어갈지는 작가인 나도 모른다.
수영의 존재가 앞으로 이야기를 어디로 끌고 갈까?
많은 분들이 이미 수영의 정체를 파악하고 있다.
수혼과 수영은 친남매다.
하지만 자신들은 그런 사실을 모른다.
둘이 사랑하게 될까?
난 아마도 둘의 사랑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수혼에게 정해진 여인은 5명이다.
더 이상의 여인은 용납하지 않는다.
그들이 내 말을 들을까?
낭만을 꿈꾸는 늑대의 조회수를 보았다.
어느 부는 2만 건이 넘는다.
아마도 허수일 것이다.
진정한 숫자는 1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리플을 보기위해 클릭하고
리플을 남긴 분들이 다시 클릭하고
모르고 클릭하고
이런 숫자를 빼고 나면 1만 건이나 될까?
난 이글을 쓰며 조회수가 3천이나 나오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참 많은 분들이 읽어주신다.
그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힘들지만 오늘도 글을 쓰고 있다.
800장이 되면 끝날까?
이런 속도가 가면 800장은 가볍게 넘을 것 같다.
후후후~ 6월말에는 이글을 끝내고 다음 글을 쓰려 했는데...........
언제 끝나려나.
이젠.................나도 그 끝을 보고 싶다.
휴~~~~
낭만을 꿈꾸는 늑대의 일본정벌을 원하는 리플들을 가끔 발견한다.
후후후~ 그건 힘들 것 같다.
내가 일본에 대해 아는 것이 있어야 쓰지..........
하여튼.....................
언젠가는 끝나겠지..............
그만 하자...............
요즘에 또 다시 병이 발동한 모양이다.
제 목: 낭만을 꿈꾸는 늑대 (81부 )대결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