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낭만을 꿈꾸는 늑대-68화 (68/128)

낭만을 꿈꾸는 늑대 68부

폭포의 물줄기가 떨어지며 물방울들이 수증기처럼 날아올라 바위에 걸터앉은 세 명의 남녀에게 사뿐히 내려앉는다. 무더운 여름이라고 하지만 심신산골의 폭포수 아래는 폐부에 들어오는 상쾌한 공기와 신원한 폭포가 만들어내는 물방울들로 무더위를 느낄 수 없었다.

“우리나라에 전해오는 삼국무술은 원뿌리를 찾아가 보면 하나로 귀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네. 원뿌리에서 나온 하나의 무술이 삼국시대에 접어들어 삼국에 전해지며 각각의 문화적 특성과 추구하는 목표에 따라 변형 발전하여 고구려의 국선도, 백제의 음양도, 신라의 원예도가 된 것이지.”

“삼국무술의 원뿌리가 같다는 말은 저도 사부님께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사부님께서는 우리나라 고대 무술뿐만 아니라 사상, 문화 심지어 종교까지 하나의 뿌리에서 발전했다고 말씀하셨죠. 그 뿌리가 천부경(天符經)이라고 들었습니다.”

“맞네. 천부경(天符經)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경전이며 중국아이들이 자기들 책이라고 주장하는 주역(周易)의 뿌리가 된 경전이네. 고대 삼국무술도 이 천부경에 뿌리를 두고 발전한 것이지.”

“고구려의 국선도는 기마민족의 특성과 대륙문화의 영향을 받아 선이 굳고 웅장하며 강맹한 무예로 발전하였고, 백제는 대해양제국의 특성상 화려하지만 그 속에 강맹한 힘이 넘치는 무예로 발전하고, 마지막으로 신라는 장인(匠人)문화의 특성상 화려하지만 그 속에 날카로운 기운을 가진 무예로 발전했다고 들었습니다.”

작가 주 : 천부경(天符經)은 고대 우리민족의 첫 국가였던 한국(또는 환국桓國)을 다스리던 한인(환인)천제에 의해 말로 전해지던 경전으로 배달국(우리나라 두 번째 국가) 초대 한웅이신 거발한 한웅 때 신지혁덕을 시켜 녹도문(배달국의 문자)으로 썼다고 합니다. 천부경은 하나의 철학(조화의 원리) 즉 우리민족 고유의 철학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신라 말 대학자였던 최치원 선생이 태백산에 있던 단군전비에 쓰인 천부경을 해독했다고 합니다. 그 원본(?)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 아래가 최치원 선생이 해석한 내용입니다.

일시무시일석삼극무(一始無始一析三極無), 진본천일일지일이인(盡本天一一地一二人), 일삼일적십거무궤화(一三一積十鉅無櫃化), 삼천이삼지이삼인이(三天二三地二三人二), 삼대삼합육생칠팔구(三大三合六生七八九), 운삼사성환오칠일묘(運三四成環五七一妙), 연만왕만래용변부동(衍萬往萬來用變不動), 본본심본태양앙명인(本本心本太陽昻明人), 중천지일일종무종일(中天地一一終無終一)

1.하나는 시작 없는 하나에서 비롯되어 되여, 세 끝으로 나뉘어도 바탕은 다함이 없네.

2.하늘 하나가 첫째, 땅 하나가 둘째, 사람 하나가 셋째로다.

3.하나가 쌓여 열이 되고, 그 커짐이 모자라지 않으면, 셋이 되나니.

4.하늘 둘이 셋, 땅 둘이 셋, 사람 둘이 셋, 이는 큰 셋이로다.

5.큰 셋은 여섯을 모으고 일곱, 여덟, 아홉을 낳고 셋, 넷을 움직여 다섯이 일곱 지난 사람을 이루도다.

6.하나가 묘하게 퍼지니, 모든 것이 오고 모든 것이 가도다.

7.하나의 쓰임은 바뀌어도, 바탕은 움직이지 않네.

8.참 마음으로 참 태양을 바라보라.

9.사람 속에 하늘과 땅이 하나임이 명백하도다.

10.하나는 끝없는 하나에서 끝나네.

첫 절은 서론이고, 2절에서 9절까지는 생성론, 우주론, 인간론이고 마지막 10절은 결론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천부경에 쓰인 이 경전들이 우주창조과정을 설명한 것이라고 하며, 주역은 공자(孔子가 우리나라 사람이라 주장하는 이들이 많습니다.)가 천부경을 다시 해석한 책이라고 합니다.(물론 야사입니다.)

최근 과학자들이 절대 진공 상태를 만들고 그 안에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가를 관찰한 일이 있었습니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자 그 절대진공 속에서는 원자가 2의 헬륨 그리고 뒤이어 각종 언소가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나 화학변화를 거듭하여 생물이 살 수 있는 조건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절대 진공의 상태는 천부경에서 말하는 무의 세계 즉 "시작 없는 하나"의 상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천부경은 우주와 인간의 존재, 당위법칙을 함축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진경(眞經)입니다.

**고구려** : 우리나라 민족을 흔히 농경민족(農耕民族)이라고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우리나라는 기마민족(騎馬民族)이라고 보아야 타당합니다. 농경민족은 물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물을 다스리는 용(龍)을 숭배하지만 기마민족은 무기를 만들고 초원을 다스리기 위해 불(火) 숭배하고 불(火)을 관장하는 봉황(鳳凰-우리나라 말로 쥬신이라고 함)을 숭배합니다. 우리나라 대통령 집무실 뒤편이나 표창장에 보시면 새로 장식되어 있는 걸 보실 수 있는데 이 새가 봉황(鳳凰-쥬신)입니다. 하여튼 기마민족의 특성을 마지막까지 간직한 나라가 고구려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고구려의 후손들이 만들었던 발해는 기마민족의 문화를 많이 잊어버리고 장인문화 및 해양문화를 꽃피웠다고 생각합니다.

**백제** : 책에서 배운 백제는 한강 이남과 충청, 전라의 땅을 가진 작은 나라라고 하지만 제가 알기로 백제는 대해양제국 이였습니다. 우리가 아는 백제의 영토를 내백제라하고 백제가 다스리던 영지들을 외백제라 부르는데 지금으로 치면 중국의 마카오에서 북경까지 이르는 영토, 일본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토, 그리고 백제의 뿌리가 되었던 지린성과 라오닝성 근방의 영지.......이렇게 7개의 영지를 가진 외백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백제는 이 많은 영토에서 취합한 많은 생산물들을 지금은 동아시아(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와 인도까지 수많은 나라와 교역하는 대해양제국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신라** : 신라는 고조선에서 한반도로 남하한 사람들이 공예품과 농기구, 무기들을 만들어 다른 나라로 수출하던 장인(匠人)들과 경상도 근방에 터를 잡고 있던 수많은 작은 나라들이 연합하여 만든 나라입니다.

개인적으로 신라가 삼국을 통일(진정한 의미의 통일이라고 볼 수 없죠. 북쪽에 발해가 있었으니 남북조시대라고 해야죠.)하기보다는 고구려나 백제가 통일했다면 우리나라 역사는 현재와 다른 모습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신라를 무시하는 말은 아닙니다. 동남아시아의 강대국 이였던 고구려나 광대한 영토를 가지고 대해양제국을 이루었던 백제가 통일 했다면 좋았다는 거죠. 또 신라의 통일과정에서 당나라를 끌어들인 건 무슨 변명을 한다 해도 용서받지 못할 것입니다. 역사이야기는 그만하고..........

제가 알고 있는 국선도, 음양도, 원예도는 야사(夜事)의 한부분만 보고 나름대로 해석한 것으로 그냥 소설의 허구로 이해해 주시기 바라며, 위에 언급한 천부경과 삼국에 대한 부분도 야사를 중심으로 하였으며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고 다른 의견을 가진 분들도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그냥 “이런 생각을 가진 놈도 있네.”하고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형과 식의 차이일 뿐 모든 무술은 그 궁극(窮極)의 끝은 같다고 볼 수 있고 삼국의 무술도 알고 보면 천부경에 있는 81자를 각 문화에 맞게 해석하고 덧붙여서 나름대로의 형과 식으로 발전했지만 본래가 한 뿌리를 가진 무술이니 내가 자네에게 국선도를 알려주어도 무방하지 않겠는가?............원예도가 우수하니, 음양도가 우수하니 그런 말들은 모두 부질없는 짓이야. 무도(武道)란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자기완성의 길이야.............때론 경쟁자가 필요하기도 하겠지. 선의의 경쟁자는 나태해지거나, 자만해 지는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경쟁을 통해 자기 발전의 기회가 되기도 하지................하지만 무도의 길은 혼자 가는 가시밭길과 같은 것. 무도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지 경쟁자가 아니야............. 끊임없는 자기성찰, 궁극에 도달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무도인의 길이며 무도의 길이네.”

“알겠습니다. 부질없는 경쟁심을 버리고 자기성찰(自己省察)을 위해 매진(邁進)하라는 말씀..........가슴속이 깊이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허허허~ 내 말년에 자네 같은 젊은 인재를 만나다니.........조금만 일찍 만났으며 좋았을 것을, 자네가 음양도의 전인만 아니라면 좋았을 것을..........또 늙은이가 부질없는 욕심을 부리고 있군 그래.............링링아~ 너도 알아듣겠느냐?”

“예~ 할아버지........알았어요........설교는 그만 하시고 이제부터 국선도 검법을 알려주세요. 할아버지는 이분에게 국선도 검법을 가르치시려 오신 것 아닙니까?”

“허허허~ 이미 음양검법을 익힌 이 친구에게 국선도 검법을 알려주어 무엇 하겠느냐. 다만 음양검법의 미진한 부분을 서로 논해 보자는 거지. 그래 음양검법의 양검은 전해지는데 음검이 전해지지 않는다고 했지.”

“예~ 음검의 존재만 확인될 뿐.............어느 대에서부터 명맥(命脈)이 끊어졌습니다.”

“잘 들어보게...........각 나라마다 검법이 존재하지만 각각의 특성이 있네. 중국검법은 유파(流波)마다 각각의 특성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화려하고 아름답지. 검과 검이 부디 치며 맑은 소리를 내는 것이 무공이라고 보기보단 꼭 아름다운 검무(劍舞)추는 듯한 검법들이 많아. 하지만 일본의 검법은 일본전통음악이 2박자 리듬이듯 검법도 2박자 리듬에 따라 베고, 찌르는 일격필살(一擊必殺)의 검법들이 많지. 이와 같이 각 나라마다 그 문화와 특성에 맞게 검법도 발전하는 법이야. 우리나라의 검법은.............모두 삼박자 리듬을 가지고 있고 부드러운 곡선을 중요시하네..............우리나라의 산과 들을 또한 전통가옥을 보아도 모두가 우아한 곡선의 미학(美學)을 하지고 있어............삼박자 리듬이라고 한건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이지. 뭘 해도 삼세판은 해야 되고, 국악(國樂)도 삼박자 리듬을 기본으로 하고 있네. 내가 익힌 국선도, 자네가 익힌 음양도도 이 리듬과 곡선의 미학(美學)을 벗어날 수 없어..........그런데 자네가 펼친 음양검법은 화려하고 날카롭지만 초식의 연결의 자연스럽지 못하고 부드러움이 빠져 있었어. 내가 설명한 리듬도 흐트러지고 곡선의 미학도 부족하네..........리듬과 곡선의 미학...........그것이 자네가 찾는 음양검법의 음검일 것이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그게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글쎄.........나도 음양검법을 알지 못하니 자세한 건 모르지. 하지만 국선도의 검법이나 음양검법이나 근본적인 원리와 뿌리가 같으니 내가 국선도의 검법을 실천하는 것을 본다면 자네에게 도움이 될 것이네.”

“직접 보여주시겠다는 말씀입니까?”

“허허~ 이미 알려주기로 한 이상, 성심을 다해 알려줘야지........링링도 잘 보거라.”

노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뭇가지 하나를 꺾어 손에 잡더니 폭포수 밑으로 몸을 날린다. 노인은 발을 계곡물에 담그고 천천히 나뭇가지를 흔들기 시작한다. 직선도 아니고 원도 아니다. 시내물이 흐려가듯 자연스럽고, 산과 들의 능선(稜線)들처럼, 꼭 삼자를 그리듯 부드럽게 흔들거린다. 수혼은 노인의 동작들이 꿈에 보았던 사부가 자신에게 보여주었던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아~~ 사부는 꿈속에서 자신에게 음검을 가르치려 하신 것은 아닐까?

링링도 노인의 동작을 하나도 노치지 않고 열심히 보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국선도의 초식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다. 형과 식을 완전히 무시하고, 평생 동안 검법을 익히며 터득한 검도의 길을 알려주고 계신 것이다. 할아버지는 저 검을 유수(流水)검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대자연을 거슬리지 않고 유유히 흐르는 물처럼 부드럽고 유연한 검이라 말씀하셨다. 힘차고 강맹한 국선도의 검도 궁극에 도달하면 유연해지고 부드러워진다고 말씀하셨다.

수혼은 알 수 없는 전율이 온몸을 타고 흐르는 느낌이다. 머릿속이 맑고 청명해지며........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알 수 없는 뭐가를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 찾는 음검의 비밀.........지금 노인이 실천하고 있는 그 검법 속에 있을 것이다. 자신이 미진(微震)하여 노인이 알려주고자 하는 진리(眞理)를 아직은 모르겠지만..........머리 속을 관통하는 통쾌한 느낌이 있었다.

노인은 천천히 폭포수로 다가가더니 나뭇가지로 떨어지는 물줄기를 향해 부드럽게 그어본다. 폭포수는 나뭇가지의 움직임에 따라 물줄기가 갈라지니 수혼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정도로 크게 놀라 부르르 떨고 있었다. 그렇다..........보기에는 한없이 부드럽고 유연한 동작이지만 그 속에 날카롭고 강맹한 힘이 함축되어 있었던 것이다. 바로 자신이 찾던 음검의 비밀도 바로 이것이 였다. 부드러움 속에 날카로움이.........화려함 속에 강맹한 힘을 지닌 것이 음양도가 추구하는 무도(武道)의 길이 아닌가? 지금 노인이 보여주고 있는 검이 바로 자신이 오매불망(寤寐不忘)찾고 있던 음양검법이 였다.

노인은 다시금 몸을 날려 사푼히 바위로 날아온다.

“보았는가? 이것이 내가 알고 있는 검이네. 자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네.”

“잘 보았습니다.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강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한번보고 깨우친다면 내가 너무 억울하지. 하하하~ 아직은 잘 모를 걸세.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생각해 보게”

“알겠습니다.”

“링링도 잘 보았느냐. 앞으로 네가 걸어가야 할 무도(武道)의 길이다.”

“알았어요. 할아버지는.........저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하하하~ 그래. 우리 링링이야 열심이지. 하하하~”

퇴근시간의 영등포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저년 7시면 직장에서 퇴근하고 영등포의 유흥가에서 한잔하기 위해서, 혹은 연인들이 데이트를 하기 위해 이곳에 모여든다. 영등포 역은 많은 사람들만큼 차들도 많아서 역 앞 도로에는 향상 교통체증이 심한 곳이다. 그런데 오늘은 수 십대의 관광버스가 역 앞에 불법주차를 하고 있어 더욱 복잡했다. 관광버스들은 7시를 기해 몰려와 영등포역 앞 도로를 점거하다시피 했다. 버스들은 모두 커튼을 쳐서 밖에서 안을 볼 수는 없지만 안에는 인상이 험악하고 덩치가 산만한 장정들이 빽빽이 타고 있었다.

영등포 ○○백화점 앞에 3명의 남녀가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수영과 성민, 수창 이였다. 수영은 역시나 창이 넓은 모자를 쓰고 있어 얼굴을 볼 수 없고, 나머지 두 사내는 탁탁한 얼굴로 이야기에 얼굴하고 있었다.

“부산에서 어제 모든 병력이 집결해서 지금 이곳으로 왔어요. 다를 푹 쉬고 자신들이 공격할 위치와 강철파에 대해 세부적인사항까지 숙지(熟知)가 끝난 상태니 걱정하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일단 각자 맡은 위치로 이동한 후 연락을 기다리세요. 강철파를 공략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시간의 간격을 두고 적을 공격해 적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몇몇 지역에서는 미리 소식을 듣고 당황하기 보다는 철저하게 대비해 우리 측이 불리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공격하는 쪽보다는 수비하는 쪽이 수월하니 미리 대비하고 있다면 우리 측 손실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또 다른 방법은 같은 시간에 동시에 쳐들어가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각자 맡은 지역에서 최선을 다해야겠죠. 적도 아군도 각자의 능력 여하에 따라 승부가 결정됩니다. 첫 번째 방법은 소수로 많은 적을 상대할 때 적합하고, 두 번째 방법은 이쪽이 우월(優越)하거나 최소한 동등한 힘을 가지고 있을 때 쓰는 것이 적합 합니다. 두 분 생각으로 어떤 방법이 좋겠어요.”

“어차피 지금까지 갈치파가 주도했던 계획입니다. 우린 갈치파의 결정에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성민님도 같은 생각이세요.”

“저도 이의 없습니다. 명령만 하세요.”

“좋습니다. 그럼 동시에 공격하는 것으로 하죠. 그럼 각자 맡은 구역으로 이동하신다음 연락을 기다려 주세요. 두 분 모두 건투(健鬪)를 바랍니다.”

“수영님도 건투를 바랍니다. 출발하죠.”

영등포역 앞을 점거하던 수많은 관광버스들이 일제히 움직이며 서울 곳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제 막, 갈치파와 성민파 그리고 부산의 자갈치파가 연합한 세력이 10년을 넘게 서울을 장악하며 전국제일의 조직으로 불리던 강찰파를 공격하기 위해 그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강철은 비밀아지트에서 한 여인과 섹스를 즐기고 있었다. 자신이 운영하던 기획사에 소속된 30대 초반의 연예인이다. 강철은 요즘 신경이 곤두서, 성격이 날카로워지고 불안과 초조에 빠져 있었다. 강철은 현재 무언가라도 하지 않음 미쳐버릴 지경 이였다. 한달이란 짧은 기간에 자신이 20년 동안 피땀 흘려 이룩한 강철파가 바람 앞의 등불(風前燈火)처럼 뿌리 체 흔들리고 있다. 잘나가던 사업체는 검찰의 압수수색과 세무조사로 개점휴업 상태고 단단한 결속력을 자랑하던 조직도 보스인 자신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조직의 이끌어 가는데 필수적인 자금줄이 말라버리자 구심점을 잃어버리고 폭풍우를 만난 난파선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다.

자신이라도 전면에 나서 조직원을 다독거리며 흔들리는 조직을 수습해야 하지만 당장 경찰의 눈에라도 띄는 날이며 유치장으로 직행할 것이 뻔하니 그럴 수도 없고.........캄캄한 지하에 위치한 아지트에 숨어 있자니 답답하고 미칠 지경 이였다. 가족들하고라도 연락을 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경찰의 감시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고..........치밀어 오르는 울화통을 잊으려 부하들에게 만만한 여자하나 불러오라하니 지금 눈앞에 있는 년을 불러왔다.

이년은 기획사 초기부터 키우던 년으로 요즘은 TV일일드라마에도 심심찮게 출연하는 년이다. 톱스타는 아니지만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아는 년이라고 한다. 부하들은 이런 년이라면 자신을 위해서도 무슨 짓을 하던 비밀을 지킬 것이라 판단하고 강철에게 끌고 온 것이다. 강철은 여자의 사지를 짝 벌리게 해서 침대 기둥에 단단히 묶어두고 옷을 홀딱 벗겨놓았다. 여자는 이곳에 끌려와 처음에는 반항도하고 소리도 질려보았지만 이미 이성을 상실한 강철에게 반항해 보아야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지금은 체념한 상태로 묶여 있었다. 그녀의 젖가슴이나 몸에는 체직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고, 얼굴에도 시퍼런 멍이 들어있었다. 아마도 반항하는 과정에서 강철에게 심하게 구타당한 모양이다. 강철은 축 늘어진 여자의 몸 위에 올라가 여자의 젖가슴을 두 손으로 모아 자지를 젖가슴 사이에 끼우고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쌍년~ 소리라도 질려 쌍년아~”

강철이 여자의 뺨을 때리며 말해도 여자는 축 늘어져 있을 뿐 반응이 없다. 강철은 얼굴을 실룩거리더니 밑으로 내려와 침대 있던 바이브레터를 집어 들었다. 바이브레터는 비정상적을 큰 것으로 포르노에서나 볼 수 있는 거대한 흑인자지 같은 생김새를 가지고 있었다. 강철은 여자의 사지를 묶고 나서 면도기로 여자의 보지 털을 모두 밀어버렸다. 여자의 사타구니 사이 약간은 검은색을 띠는 그녀의 보지가 살짝 입을 벌리고 있었다. 강철은 바이브레터에 젤을 바른 다음 여자의 보지에 사정없이 찔려 넣었다. 축 늘어져 있던 여자의 몸이 파르르 떨리며 입에서 약간의 비음이 섞인 신음소리가 흘러나온다. 강철은 거대한 바이브레터를 보지 속에 끝까지 질려 넣은 다음 바이브레터의 진동을 삼단으로 올린다. 보지 속에 들어간 바이브레터가 꾸물거리며 진동하기 시작하니 여자의 몸이 떨떨 떨리기 시작하고 엉덩이가 요동치기 시작한다. 강철은 꿈틀거리는 여자를 바라보며 킥킥~거리며 웃다가 여자의 엉덩이를 들어올린다. 강철은 여자의 똥꼬에까지 보지물이 흘려내려 번들거리자 자신의 자지를 똥꼬로 가져가 그대로 밀어 버린다. 똥꼬가 갈라지며 자지가 들어가니 마침내 여자의 입에서 비명소리가 터져 나온다. 여자는 자신이 비명을 지으면 지를수록 강철의 행동이 난폭하게 변하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참고 있었지만 똥꼬가 찢어지는 아픔에 비명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강철은 여자의 비명을 듣자 짜릿한 쾌감을 느끼며 침대 옆에 있던 체직을 들어 여자의 젖가슴을 사정없이 때린다.

“짝~~~ 짝~~~”

체직이 여자의 젖가슴에 장렬하며 하얀 피부가 붉게 물들며 부풀어 오른다.

“악~ 사장님 제발.......악~~ 아파~ 살려주세요. 아흑~~”

여자는 보지 속에서 요동치는 바이브레터와 똥꼬를 드나드니 강철의 링 박은 자지의 느낌에 고통과 쾌감의 상반된 느낌을 받고, 가슴에서는 살이 찢어지는 고통이 밀려오니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죽겠다는 신음을 하고 있었다. 강철은 여자의 고통에 찬 모습에 쾌락을 느끼며 여인을 더욱 걸치게 다루고 있었다.

그때 침대 옆에 있던 전화벨이 올린다. 이곳의 전화번호를 아는 사람은 자신의 신복들 몇 명뿐이다. 강철이 체직을 던지고 전화를 받자 전화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형님~ 큰일 났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놈들이 각 지부와 관리하는 업소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뭐~ 십팔~ 강철파가 흔들린다고 어떤 개새끼들이 덤벼. 한 놈도 남김없이 작살내버려.”

“그.......그게 이곳 강남뿐만 아니라 저희가 관리하는 모두 업소와 지부을 동시에 공격하고 있습니다.”

“뭐야~ 그게 가능해. 어떻게 전 지역이 동시에 공격받는단 말이야.”

“저희도 조사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이곳 강남을 공격하는 것은 갈치파 같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성민을 보았다는 연락도 있고, 부산자갈치파의 수창이도 보았다는 연락이 있습니다.”

“뭐야~ 성민이.........수창이..........이 개새끼들이 단체로.............어떻게든 막아. 사업체도 엉망이 된 마당에 업소마저 무너지면 대책이 없어. 목숨 걸고 막으라고 해~”

“그게 저희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하여튼 형님은 일단 피하세요. 여긴 어떻게 되든 저희가 최선을 대해 막아보겠습니다.”

“이런 십팔~............알았어..........개새끼들~ 그 새끼를 그때 확실하게 제거해야 했는데...........”

강철은 전화기를 집어던지고 옷을 입기 시작했다. 이곳에 있음 적에게 발각당할 위험이 있다. 갈치파와 성민파, 자갈치파가 한번에 밀고 들어왔다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말은 최선을 다한다고 하지만 최근 흔들리고 있는 조직원들이 그들을 물리칠 확률은 거의 없다. 강철의 머리는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다. 지금 판단을 조금만 잘못하면 자신의 목숨이 위태롭다. 당장 현장으로 달려가느냐, 아니면 일단 자리를 파하느냐?...............강철은 신발을 신으며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부하들을 호출했다. 강철의 호출에 강철을 보호하는 몇 명의 부하들이 들어왔다.

“당장 차 준비해. 경기도에 있는 제2아지트로 이동한다.”

“예~ 알겠습니다. 저........저년은 어떻게 합니까?”

침대에 사지가 묶인 여자는 바이브레터의 움직임에 이성을 상실하고 신음하고 있었다.

“풀어~ 같이 간다.”

“알겠습니다.”

강철은 현장으로 달려가기 보다는 제2의 아지트로 이동하기로 했다. 시기적으로 자신이 현장을 달려간다고 달라질 것이 없다. 일단은 부하들을 믿고 결과를 기다려보기로 했다.

강남의 한 대형 룸살롱............이곳은 강철파의 강남지부가 직접 운영하는 곳으로 강철파의 핵심 사업장이다. 이곳은 지금 밤 11시를 기해 쳐들어온 일단의 무리들에 의해 고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쳐들어온 무리들은 모두 검을 소지하고 있었다. 모두 희색 도복을 깔끔하게 차려입고 이마에는 꽃무늬 때를 동여매고 있었다. 이들이 바로 갈치파가 자랑하는 최고의 무사집단인 화랑들 이였다. 더구나 이들을 직접 지휘하고 있는 사람은 이들이 신처럼 받들어 모시는 원예 수영 이였다. 그녀는 선두에 서서 싸움을 지휘하고 있었다. 키가 큰 수영의 다리가 반원을 그리고 날아오르자, 가장 선두에 있었던 강철파 녀석의 턱에 그녀의 발이 적중하니 녀석의 턱이 돌아가며 뒤쪽으로 쭉 밀려난다. 수영의 몸이 조금 위로 솟구쳐 오르더니 한바퀴 회전함에 동시에 수영의 다리가 춤추듯 흔들리니 수많은 발그림자들 피어나며 선두에 있던 강철파 녀석들에게 날아갔다.

“팍.........팍.........팍.........팍”

녀석들의 턱과 가슴, 머리 등으로 그림자들이 적중당하고, 가죽 북을 때린 듯 타격 음이 연속적으로 터지며 녀석들이 휘청거린다. 녀석들이 휘청거리자 원예의 좌우에 있던 화랑들이 앞으로 달려가 검으로 그어버리니 녀석들의 몸에서 피분수가 솟구쳐 오른다. 화랑들은 강철파 녀석들이 죽지 않도록 사혈은 철저하게 피하며 마치백정처럼 뼈와 뼈 사이의 살만 도려내고 있었다.

강철파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놈들로 구성된 이곳 강남지부도 수영이 이끄는 갈치파의 상대는 되지 않았다. 숫자상으로 강철파가 절대적으로 유리하지만 개개인이 가진 무위(武威)에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수영이 이끌고 온 화랑들은 본국검법의 고수들로 모두들 검에서 검영(劒影)을 발출할 정도의 고수들이니............쇠파이프나 각목으로 무장한 강철파가 상대가 되겠는가? 특히나 선봉장으로 앞에 나선 수영의 무위(武威)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뛰어넘은 엄청난 것 이였다. 강철파 조직원들이 무신(武神)처럼 생각하는 수혼과 비교해도 수영의 무위는 결코 뒤지지 않았다. 그들은 단 한명의 고수가 전투에 미치는 영향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아무리 많은 수라도 사기가 떨어지면 오합지졸(烏合之卒)이 되기 마련이고, 아무리 적은 수라도 사기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일당백(一當百)이 된다는 것을 안다. 지금 강철파가 쳐한 현실이 그러하다. 적은 사기가 올라 파죽지세(破竹之勢)로 밀고 오는데 강철파의 조직원들은 사기가 떨어져 슬금슬금 뒷걸음치기 바쁘다. 이런 싸움은 해보나 마나 백전백패(百戰百敗)다.

수영은 폭이 넓은 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녀가 업소 천장까지 솟구쳐 올라 회전하자 넓은 치마가 종처럼 부풀어 오르고 그녀의 각선미 넘치는 다리가 드려난다. 하지만 그 걸 보고 성욕을 느끼는 놈은 한 놈도 없었다. 그녀의 하얀 두 다리가 춤을 추며 만들어내는 수많은 그림자는 화려한 꽃비가 내리듯 장내에 떨어지는데..........그 그림자에 적중된 녀석들은 뼈가 부러지거나 피를 토하며 튕겨 나가니 아름다움을 느끼기 보다는 등줄기가 서늘한 전율을 느끼고 있었다.

한편 자갈치파의 수창은 강철파의 중구지부를 공격하고 있었다. 수창은 싸움터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치열하게 싸움이 전개되고 있는 장내를 둘려보고 있었다. 그는 담배를 한대 물고 손에 든 쇠파이프를 지지대 삼아 비스듬히 기대어 있었다. 자신이 이곳에 끌고 온 병력은 자갈치파에서 고르고 고른 녀석들이다. 강철파 중구지회는 대형 나이트클럽 이였다. 지금 넓은 나이트크럽 무대에 춤을 추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쇠파이프와 각목들로 무장한 자갈치파와 강철파간의 피 터지는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강철파는 기습공격을 받아 전열(戰列)을 가다듬기도 전에 반 이상이 박살난 상태였다. 강철파는 홀에 남아있던 손님들을 밖으로 대피시키고 쳐들어온 자신들을 상대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더구나 이곳은 칸막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넓은 홀이라 피신할 정도도 마땅치 않았다. 지금부터 시간만 조금 지나면 강철파가 완전히 절멸한 것이다. 수창은 자신이 나설 필요도 없는 싸움이라 담배를 꼬나물고 관전하고 있었던 것이다.

쇠파이프가 머리를 강타하자 머리가 깨지며 핏물이 튀어 오른다. 자갈치파의 녀석은 옆으로 비스듬히 무너지는 강철파 녀석의 등을 파이프 끝으로 찍어버리니 “욱~”소리를 내며 녀석이 피거품을 물고 늘어져 버린다. 무대는 난장판이 된지 오래였다. 바닥에는 피가 흥건하여 미끈거리고 있고, 바닥에 피물을 뒤집어쓰고 뒹구는 녀석들이 즐비하다. 바닥에 쓰려진 녀석들은 대부분이 강철파에 속한 녀석들 이였다. 그들은 머리가 깨지거나 팔다리가 부려져 바닥을 구르며 신음하고 있었다. 수창의 앞에는 강철파 중구지부장이던 녀석이 머리가 깨져 신음하고 있었다. 수창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난타당한 녀석은 이미 인간의 몰골이 아니다. 얼굴은 짓이겨 지고 옷은 걸레가 되었다. 녀석의 팔다리는 모두 박살이 났을 것이다.

성민이 이끄는 성민파는 강철파 노원지부를 공격하고 있었다. 성민의 옆에는 사방신 중 두 명이 검을 휘두르고 있다. 그들의 검이 번쩍일 때 마다 피분수가 솟아오른다. 그들의 검은 한번도 허공을 가르는 일이 없다. 번쩍하는 검영(劍影)에 꼭 한사람씩 쓰려진다. 신속, 정확하고 깨끗한 검술이다. 이들이야 말로 국선도문의 진정한 고수들이니 일반인들이 이들의 상대가 될 수 있겠는가? 그래도 이들에게 당한 녀석들은 다행으로 생각해야 한다. 너무나 빠르고 정확한 검이라 통증을 느끼기도 전에 쓰려지니 행복하다고 볼 수 있지만 성민이 휘두르는 검에 당한 녀석들은 처절한 고통 속에서 쓰려져 간다. 성민은 이미 혈인(血人)이 되어 있었다. 상대방의 피로 온몸을 젖이고 있어 지옥에서 방금 튀어나온 악귀나찰 같다.

이곳의 책임자던 노원지부장은 이미 사방신의 검에 팔 없는 병신이 된지 오래고........싸움은 끝으로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강철파 노원지부가 박살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ps : 다시 말씀드리지만 위에 있는 역사이야기와 천부경 이야기는 야사(夜事)를 바탕으로 한 개인적인 판단이며, 소설에 등장하는 허구로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모든 이야기가 제가 지어낸 이야기는 아니고 어느 정도 근거를 가진 이야기지만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지는 않겠지요. 마지막으로 독자님들 무서워서 쓴는 대로 바로바로 올립니다.

제  목: 낭만을 꿈꾸는 늑대 (69부 )강철파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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