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낭만을 꿈꾸는 늑대-55화 (55/128)

낭만을 꿈꾸는 늑대 55부

집에 도착한 수혼이 벨을 누르자, 미희가 문을 열어준다. 그녀는 수혼을 아래위로 살펴본다.

“일단 들어오세요.”

미희는 수혼에게 왜 외박했는지 이유를 묻기 보다는 먼지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집안에 들어가니 미나와 한 여자가 소파에 앉아 수혼을 맞이한다.

미나와 함께 앉아있는 여자........그녀는 어제 본 도깨비 같은 여자가 아닌가?

“안녕~ 무책임한 아저씨~”

“다..........당신이 여긴 어떻게~”

“미랑이 모시고 왔어요.”

“호식이가(?)”

“아저씨........아니지 조수혼상.........전 아마모토 요코라고 해요.”

어제 호식은 수혼이 요코를 두고 떠나버리자 한참을 고민하다 수혼의 집으로 대리고 왔다. 쌍둥이 자매는 호식에게 수혼과 관련된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집에 재워주었다. 아침에 일어난 요코는 낮선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불안해하는 구석도 없이 쌍둥이 자매와 재미있게 웃고 떠들었다. 그녀는 쌍둥이자매에게 어제 그 사내가 수혼임을 알았고, 자신이 그의 집에 와있다는 걸 알았다.

미나, 미희는 그녀가 수혼과 어떤 사이인지 궁금했지만 굳이 그녀에게 물어보지 않았고, 요코의 밝고 명랑한 태도에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요코는 집안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자매에게 수혼에 대해서 이것저것 깨물었다. 자매는 천랑파와 관련된 이야기만 빼고는 수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한참 이들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수혼이 집에 돌아온 것이다.

“하~~ 당신을 보니까 갑자기 머리가 아프군.”

“전 즐겁기만 한대요...........음, 집이 정말 넓은데.........저 여기서 지내면 안돼요. 저분들은 수혼 상만 허락하면 상관없다고 했어요.”

“뭐~ 누구 맘대로 여기서 지내. 이 여자 참 뻔뻔하네.”

“안.......돼.......요? 훌쩍...........훌쩍.........정말 안돼요? 훌쩍.........훌쩍.”

“야~ 그만..........뚝~~~ 이게 뚝하면 울어..........어휴~~ 미치고 환장하겠네.”

“수혼씨, 요코씨 말 들어 보니까 갈 때도 없다고 하던데, 불쌍하잖아요. 여기 있게 해요.”

“그래요 수혼씨............도와주려면 끝까지 도와주셔야죠.”

미나, 미희가 요코의 지원병으로 나선다.

“아니~ 정체도 모르는 여자를 집에 들이겠다고. 무슨 소리들을 하는 거야.”

“훌쩍........훌쩍.........저 그냥 내보내면 또 잡혀가요.”

“도대체 당신 정체가 뭐야~”

요코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집에서 나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지금쯤이면 자신을 감시하던 5명의 사내가 일본대사관이며 경찰서, 심지어 본국에까지 연락했을 것이다. 그들에게 잡히면 다시 지긋지긋한 감시를 받게 된다. 자유를 억압당한 삶.........아버지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삶...........싫었다. 꼭두각시처럼 아버지의 뜻대로 좋은 대학 나와서 재력가, 아니면 권력자의 아들과 정략결혼을 해서, 잘 먹고, 잘사는.......그런 틀에 박힌 삶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요코는 아버지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길을 찾고 싶었고, 지금 그 희망을 이 남자에게 발견했다.

“삼화대학 한국어학과 교환학생으로 있는 요코입니다. 그러니까........그러니까........아쿠자들이 잘 잡으려하는 이유는 일본에 계신 아버지가 아쿠자들에게 빛을 진 모양입니다.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해서 돈이 없자 절 본국으로 잡아가서 팔려고...........그래요. 아쿠자 보스가 절 첩으로 삼으려 해요. 그래서 잡아가려고 해요.”

요코는 수혼에게 있지도 않는 사실을 거짓으로 꾸며대고 있었다. 사실대로 말하면 수혼이 당장이라도 그들에게 끌고 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수혼은 의심스러운 눈길로 요코를 바라본다. 그 사내들과 요코의 대화를 들어보면, 잘 아는 사이 같았다.

요코는 수혼이 의심스러운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자 다시 울어버릴 것 같은 표정으로 변한다.

“믿어주세요. 정말 입니다.”

“글쎄................”

“훌쩍........훌쩍........앙~~~~ 정말 인데........앙!~~~”

“수혼씨, 사람 말을 의심하면 안돼요. 요코씨 울지 말아요.”

미희가 울고 있는 요코를 다독거리자 요코는 미희의 품에 안겨 대성통곡을 한다. 미나와 미희가 일제히 수혼을 째려보고, 수혼은 기가 막혀 할말을 잊는다. 쌍둥이 자매는 세상과 격리된 삶을 살아서 그런지 남의 말을 의심하지도 않고 그대로 믿어버리니 요코를 의심하는 자신만 나쁜 놈이 된 것 같다.

“알았어.........그냥 살아.”

“정말 이죠.”

미희의 품에 안겨 울고 있던 요코는 수혼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언제 울었나 싶을 정도로 밝은 얼굴로 수혼을 바라본다. 정말............할 말이 없게 만드는 여자다.

자신들이 보호하던 아가씨가 신종되자 한국에 파견된 사내들을 본국에 전화를 했다.

“뭐야~ 아가씨가 실종~ 당장 찾아~ ”

“예~ 알겠습니다.”

“한국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고, 일본대사관에도 연락해.......아침 그리고 성민이라는 녀석에게도 도움을 청해봐~”

“성민(?)”

“한국에서 성철파를 이끌고 있는 놈이야. 혹시 그놈이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 전화해봐~”

“예~ 알겠습니다.”

“아가씨 신변에 이상이라도 생기면 본국에 돌아올 생각하지 말고 그곳에서 죽어버려.......알았어.”

“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사내는 이마에 흘려 내린 땀을 닦아내고 있었다. 만일 아가씨 신변에 이상이 생긴다면........자신들은 할복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그들은 경찰서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일본대사관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그들은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성민에게도 전화를 했다.

성민은 일본인들의 전화를 받고 일단 만나서 이야기하기로 했다. 성민은 요즘 부산에서 올라온 녀석들을 훈련시키며 강철파를 상대할 계책을 짜내고 있었다. 하지만 강철파를 상대할 계책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이미 조직의 탈을 벗어버리고, 인력, 철거, 주류도매 등 법으로도 합법적인 활동을 하는 성철파를 상대로 자신들의 힘만으로 쳐부순다는 것은 달걀로 바위치기 같았다. 더욱이 강철은 저번사건을 계기로 대외적인 행사를 제외하고는 일절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어 저번처럼 기습공격도 쉽지 않았다. 더욱이 성철파와 자신들 사이에는 천랑파라는 수혼이 이끄는 조직이 길을 막고 있었다. 한참 고민에 빠져 있는 성민에게 일본 아쿠자의 전화는 한 가닥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성민과 일본인들은 일산의 한 식당에서 만났고, 일본인들은 성민에게 자신들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했다. 성민은 이들의 사정을 듣고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 일본인들과 헤이지고 성민은 아버지를 찾아갔다.

“아버지 아마모토조에서 연락이 왔었습니다. 한국에 있던 자신들의 아가씨가 실종되었다고 찾아달라는 부탁입니다.”

“도와주어야지........아쿠자들은 은원관계가 분명한 사람들이야. 우리가 은혜를 베풀어 주면 그들도 우릴 도와 줄 것이다.”

“저도 그건 알지만........딸랑 사진 한 장 가지고 어떻게 사람을 찾습니까? 명동에서 김서방 찾기지................이거야 원~”

“근데 찾는 사람이 누구라고 하던”

“아마모토조 전 보스의 딸이라고 하네요. 늙어서 늦둥이로 얻은 딸이라 아버지의 사랑이 대단하다고 해요. 말로는 그녀를 찾지 못하면 자신들은 할복이라도 해야 할 쳐지라고 사정사정하네요.”

“아마모토조 전 보스라면...........80십이 넘은 노인인데, 그 노인에게 딸이 있다고, 음~~ 내키지 않는 구나~”

“예~ 무슨 말씀인지”

“그놈은 일제시대에 우리나라에 와서 온갖 나쁜 짓을 일삼던 놈이야. 2차대전 전범 중에 한 놈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 내키지 않아.”

“2차대전 전범(?).........지금까지 살아있다면............그럼 일본에서도 막강한 실력자 아닌가요.”

“아마도~ 일본 정계에 있는 놈들하고는 연이 많은 노인이지”

“저희가 찾아주면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글쎄.........찾아만 준다면 도움을 주기는 주겠지”

“그럼 최선을 다해 야죠. 우리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지 않습니까?”

“모르겠다. 네 마음대로 해라~...........난 그 노인을 싫어해. 형님과는 인간 대 인간으로 의형제가 되었지만........그 노인이라면.........글쎄다. 성철파는 네가 이끌고 있으니 내가 잘 판단해서 하기 바란다.”

수혼은 그날 학교를 가지 않았다. 어제 마신 술이 깨지 않아 머리도 아프고, 축제기간이라 학교도 어수선해서 공부가 될 것 같지도 않았다. 수혼은 오전에 잠만 자다가 오후가 되자 자기 방에서 책을 피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여자들은 밖에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미희, 미나는 요코가 하는 이야기에 빠져 있는 모양이다.

방문이 열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요코가 들어온다. 그녀는 헐렁한 반바지에 티를 입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자신의 옷이다.

“당신 그 옷은 뭐야~”

“당신(?) 요코라고 불려주세요. 미나 언니가 적당한 옷이 없다고 주시던데요.”

“미나가(?)”

하긴 보통사람보다 작은 미나, 미희 옷이 요코에게 맞을 턱도 없고, 요코가 입고 있던 옷이야 청바지에 남방뿐이니 불편하게 그 옷을 입고 있기도 힘들었던 모양이다. 당장 요코가 입을만한 옷은 자신의 옷밖에 없었을 것이다.

“뭐해요. 공부해요.........당신 수리대학 법학과 다닌다면서요.”

“쩝~~ 우리 이야기 좀 하자. 문 닦고 들어와~”

요코는 문을 닦고 들어와 수혼의 책상 밑에 편하게 앉는다. 수혼도 의자에서 내려와 그녀와 마주 앉았다. 그녀는 빙긋 웃으며 수혼을 바라본다. 볼수록 잘생긴 얼굴이다.

수혼도 그녀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니 어제는 잘 몰랐지만 귀엽고 깜찍한 얼굴이다.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하고 밝고 명랑한 느낌이다.

“당신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계속 우리 집에만 있을 수는 없잖아. 학생이면 당장 내일부터 학교도 가야하고 말이야.”

“학교요. 안가도 돼요. 알아서 하겠죠.”

“뭘 알아서 해~”

“헤헤~ 아니 예요. 참~ 그게 무슨 무술이죠. 첨부는 무술이던데”

“뭐~.............음양도 말하는 거야.”

“아~ 그걸 음양도라고 하나보죠. 정말 멋있던데 한번만 더 보여주면 안돼요.”

“이봐~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지금 당신 이야기하고 있어.”

“왜~ 안돼요.”

“너무 뻔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여긴 우리 신혼집이야.”

“시........신혼, 누구랑 결혼했어요?”

“미희나 미나가 이야기 안했어. 그녀들은 내 부인들이야.”

“부.......부인들, 그럼 쌍둥이 자매 언니들이 모두 당신의 부인.”

“그래~ 우린 아직 신혼이라고”

요코는 심각해진다. 처음으로 마음에 든 남자를 만났는데 그 사람은 이미 결혼한 유부남 이였다. 요코는 곧 머리를 흔들고 밝게 웃는다.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한번도 고민하며 살아 본적이 없다. 그녀는 향상 남이 준비해준 스케줄대로 인생을 살아왔다. 고민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그 스케줄에 충실하게 살 수밖에 없었다. 자유로운 지금.........자신의 기분대로 살고 싶다. 상대방이 유부남이던 총각이든 자신만 좋으면 관계없었다.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지낼게요.”

“한 마디로 계속 우리 집에 있겠다. 이말 이지”

“예~ ”

“내가 싫다고 하면, 끝까지 나가라고 하면”

“죽어버릴 거예요. 그 노인의 첩이 되느니 죽는 게 깨끗해요.”

요코는 한번 시작한 거짓말을 끝까지 하기로 했다. 또 미희, 미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수혼이란 남자는 정이 많고 정의로운 사람이다. 그런 약점을 이용하려면 최대한 불쌍하게 보여야 한다.

수혼은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갑자기 영은이 생각이 났다. 남자들에게 납치당해 온갖 수모를 당하고 끝내는 자살해 버린 자신의 여인. 지금 눈앞에 있는 여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여자도 영은이 처럼 야쿠자에게 납치당해 온갖 수모를 당한 것이다. 영은이를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다.

“휴~~ 좋아~ 당신 일이 해결될 때까지 이곳에 있어. 나도 당신을 도와줄 수 있는 길을 찾아보지.”

“정말이죠. 고마워요.”

요코는 수혼에게 안겨온다. 수혼이 어찌할 사이도 없이 그녀는 수혼의 목을 감고는 어린아이처럼 매달린다. 뭉클한 요코의 젖가슴 감촉이 가슴에 전해지고 그녀의 머리까락에서 사과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수혼은 가운데 다리가 커지는 느낌에 당황하여 그녀를 떨어지게 하려해도 그녀의 몸을 접촉해야 하기에 망설이고 있는데 그녀는 어린아이가 아빠의 품에 안기듯 수혼의 무릎에 엉덩이를 깔고 앉는 것이다.

“이.......이봐~ 떨어져, 뭐하는 거야.”

“왜~ 싫어요. 우리아빠는 내가 이러면 좋다고 하는데”

“난 당신 아빠가 아냐.”

그녀는 수혼의 목에 매달려 수혼을 바라보다 피식 웃어버린다. 보기보다 순진한 구석이 있는 사내다. 부인까지 있다는 사내가 자신의 이런 행동에 얼굴이 붉어져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귀엽다. 탁탁한 것이 엉덩이를 찌르고 있다. 아마도 자신 때문에 흥분한 모양이다. 그녀는 이 사내를 놀려주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일부러 엉덩이를 움직여 탁탁한 물건을 자극해 본다. 수혼은 그녀의 과감한 행동에 불끈하고 열기가 올라오니 얼굴이 붉어지고 참을 수 없는 욕정이 밀려온다. 수혼은 그녀를 팔을 풀고 살짝 안아서 일어나게 한 다음 그녀에게서 벗어난다.

요코는 피식 웃고는 수혼의 뺨에 살짝 뽀뽀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 버린다.

“휴~ 무슨 여자가?..........호식에게 조사해 보라고 해야겠어.”

수혼은 불끈 달아오른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밤에 딸려 있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체육관을 개조하면서 5개의 방을 만들었다. 미희, 미나방을 별도로 만들고, 부부가 같이 들어갈 침실을 겸한 수혼의 방과, 지금 수혼이 지금 있는 서재, 그리고 혹시 누군가 찾아오면 내줄 방, 이렇게 5개의 방을 만들었다. 각 방에는 각자 화장실까지 만들었다.

수혼이 사워를 하고 밖으로 나오자 미나가 방에 들어와 있었다. 수혼은 막 사워하고 타월을 허리를 두른 상태이기 때문에 조금은 당황하여 바지를 옷을 찾는데 미나의 손에 수혼의 속옷이 들려 있었다.

“어제 어디서 주시셨죠. 미랑 말 들어보면 지나씨 만나려 간 것 같다고 하던데.......”

수혼은 어떻게 대충 넘어가나 했지만 역시나........그냥 넘어가길 바란 자신이 멍청했다.

“술 먹고 모텔에서 자고 왔어.”

“술(?)........모텔(?).........지나씨랑 주무시고 왔어요.”

“아........아니야.”

“당신 옷에서 화장품 냄새가 나요. 근데도 아니라고요.”

“확인해봐! 지나는 어제 집에 있었다고.”

“그럼 누구랑 주무시고 온 거죠.”

“그.......그게”

미나는 수혼을 우물쭈물하며 말을 못하고 있자 수혼을 눈치를 보다가 이내 한숨을 쉰다.

“지나씨 랑은 아무 일 없었단 말이죠. 휴~~ 혹시나 했는데...........새 옷으로 가져다 드릴게요.”

“저기 미나씨”

“우린.........수혼씨를 믿어요. 말씀하시기 곤란하면 하지 마세요. 다만........지나씨가 불쌍해요. 둘 다 사랑하는데.......안타깝군요.”

미나는 밖으로 나간다. 수혼은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긴다. 그녀들.......미희, 미나 자매는 지나와 자신이 맺어지기 바라는 것일까? 수혼은 머리가 혼란스럽다.

밤........

수혼은 미나와 미희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일이 이상하게 흘려가 성희와 밤을 보내게 된 것이 못내 미안했던 것이다. 수혼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일찍 침실로 들어갔다. 미희, 미나 자매는 요코와 TV를 보며 이야기하다 10시가 넘어가자 침실로 들어왔다. 자매가 침실에 들어가니 수혼이 옷을 벗고 기다리고 있었다. 자매는 자신들도 옷을 벗고 침실로 올라온다. 수혼은 미나의 다리를 벌려 보지를 빨아주고.......미희는 수혼의 자지를 빨아준다.

요코는 세 사람이 같은 방으로 들어가자 자신도 눈치를 보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왔다. 방에 들어와 침대에 누워도 잠이 오지 않았다. 조용한 방안에 혼자 있으니 기분이 울적해 진다. 좀 전까지 미나, 미희 자매와 이야기하며 재미있게 떠들고 놀 때는 몰랐는데 적막한 공간에 혼자 있으니 외롭고 울적하다.

또한 세 사람이 한방에 들어가서 무얼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요코는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와 사람들이 들어간 방문 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갔다.

문에 귀를 대고 들어보니 안에서 남녀의 신음소리가 들린다. 요코는 대충 예상은 하였지만 직접 확인하고 보니 심장이 쿵쾅거리고, 얼굴이 붉어지며 몸에서 열기가 올라온다. 자신의 나이 20살........남녀간의 성에 대해서 대충 들어서 알고는 있지만 이렇게 직접 듣기는 처음이다. 아버지와 감시자들 때문에 변변히 남자친구도 없었던 요코인지라 아직까지 남자와 키스도 못해본 요코다.

요코는 호기심에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돌려보았다. 문은 잠기지 않았다. 손에 땀이 난다. 남의 성행위를 몰래 훔쳐본다는 긴장감에 온몸의 세포들이 하나하나 긴장하기 시작했다. 문이 조금 열리고 침대의 모습이 보인다.

“헉......헉.....미나씨......어때...........미희씨도 이리와~”

“아아아앙.......수혼씨.......깊이......아흑~~........쩝.....쩝.....”

“하이.....하이......하이.....안으로......아흑.....더.......아악~”

미나는 침대에 엎드려 있고, 수혼은 뒤에서 미나의 보지를 커다란 자지로 쑤시고 있고, 미나의 얼굴은 미희의 사타구니 사이에 들어가 미희의 보지를 빨고 있었다.

요코는 세 명의 남녀가 음탕한 신음소리를 내며 질퍽한 성행위를 하는 장면에 충격을 받는다. 남녀간의 성행위 장면을 훔쳐본다는 것도 숨이 막히는데 일대일도 아니고 일대이의 플레이를 보게 된 것이다. 약간은 비정상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이들의 행위를 지켜보는 요코는 자신의 몸에서 불같은 열기가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기겁을 한다. 자신에게 이런 음탕한 면이 있었다니.......요코는 자신의 손으로 가슴을 애무하며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뜨겁다. 목마르다. 자신의 보지에서 물이 흘려 나오는 느낌.......손을 반지 속으로 집어넣어 만져보니 팬티가 촉촉이 젖어있었다. 요코는 미칠 것 같았다. 자신의 변화가 무섭다. 호감을 가진 사내.......그 사내의 부인들........그들의 섹스.......요코는 자신의 변화를 스스로 인정해 버린다.

(그래.......어차피 아버지에게 다시 잡혀가면, 얼굴도 모르는 사람과 결혼하게 될 몸........순결이란 건 거추장스런 존재일 뿐이다. 마음에 듣는 남자라면 그 사람에게 주는 거야.)

요코는 솔직해지기로 했다. 자신의 변화를 인정하고 당당하게 나가는 것이다. 요코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멍~~~~~~

세 사람은 동작을 멈추고 멍청히 요코를 바라보고 있었다. 엎드려 있던 미나도, 다리를 벌리고 있던 미희도, 미나을 공격하던 수혼도 멍하니 요코를 바라본다. 저 여자........무슨 생각으로 들어온 것일까? 자신들이 문을 잠그지 않은 불찰도 있지만, 남의 부부 침실에 불쑥 들어온 저 여자는 뭔가?

“하이........하이.........저도 끼워주세요.”

황당함의 극치~~~

이 골 때리는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남의 부부 침실에 들어와 자신도 끼워달라는 저 여자의 심리상태는 어떤 것일까? 혹시 미친 건 아닐까? 미치지 않았다면 이런 행동을 할 리가 없다. 더구나 저 여자는 어제 처음 만난여자가 아닌가?

수혼은 정신을 차리고 미희와 미나를 이불로 덮어주고 자신도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이봐~ 당신 제정신이야.”

“지극히 정상입니다. 첫눈에 반했어요. 당신에게 절 드리고 싶어요.”

“당장 나가.”

수혼의 말에 요코는 마음이 상했지만 입술을 깨물더니 자신의 옷을 벗기 시작한다. 그녀의 상의가 벗겨지고 검은색 부라자에 쌓인 가슴이 나타난다. 그녀의 하얀 속살은 어떤 기대감 때문이지 아니면 긴장해서 그런지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전 마음에 충실하고 싶어요. 당신을 좋아해요. 당신에게 제 순결을 드리고 싶어요. 부탁합니다. 다시 잡혀가면 어차피 잊어버린 순결이라면 제가 좋아하는 당신께 드리고 싶어요.”

“잠깐만........우린 어제 처음 만난 사이라고.........순결이고 나팔이고, 당장 나가~”

수혼은 미나, 미희가 자신을 오해할 것이 두려웠다. 어제 처음 만나여자가 발가벗고 달려드니 환장할 노릇이지만 미나, 미희가 저 여자와 자신의 사이를 의심할 것이 더 두려웠다.

갑자기 이불을 걷어 버리고 미희가 침대 밖으로 걸어 나간다. 그녀의 작고 귀여운 모습을 요코는 바라보았다.

“정말 아름다운 몸을 가지고 있네요. 같은 여자가 봐도 탐날 정도예요.”

요코는 모른다. 초등학생처럼 작고 귀엽지만...........향상 밝은 미소를 잃지 않지만........그 미소 속에 감추어진 미희의 잔인함을 모른다. 미희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심성을 가진 사람이란 걸 안다면 저리 태연하게 서 있지도 못할 것이다.

미희는 요코에게 다가간다. 미희는 요코보다 머리하나는 작다. 그녀는 요코를 한바퀴 돌더니 요코의 뒤로 돌아간다. 수혼은 침을 꿀꺽 삼킨다. 요코가 걱정되지만 자신이 나서 괜한 오해을 사기는 싫었다.

“툭~~~”

요코의 부라자 후크가 풀리며 그녀의 젖가슴이 드려난다. 요코도 수혼도 놀란다. 미희는 그녀의 부라자를 벗긴 다음 그녀의 반지도 벗긴다. 요코는 미희가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반바지가 밑으로 떨어지고, 미끈하고 각선미 넘치는 요코의 다리와 허벅지가 드려난다. 또한 그녀의 엉덩이에 걸린 검은색 망사팬티가 드려난다.

“마지막은 수혼씨에게 벗겨 달라고 하세요.”

“미희........무슨 말이야.”

“요코씨 말 들어보니 불쌍한 사람 이예요. 수혼씨가 구해 주셨다면 끝까지 책임지세요.”

“그...........말도 안돼~”

“월아문은 여인들의 문파에요. 여인이 불행해지는 것, 더욱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는 걸 제일 싫어해요. 요코씨가 당신을 원한다면 그렇게 해 주세요.”

수혼의 품에 안겨있는 미나도 한마디 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미나와 미희는 수혼에게 싱긋 웃어주고는 둘 다 밖으로 나가버린다.

“미나.......미희씨.”

수혼이 불려보지만 두 자매는 말도 없이 문까지 닦아버린다.

월아문........여인들만 있는 문파다. 남자에게 버림받고, 남자에게 상처 입은 여인들이 만든 문파.........그 문파의 여인들은 사랑에 관대하다. 자신들이 남자에게 상처받고, 버림 받았기 때문에 사랑하는 남녀는 꼭 이루어지기 바란다. 미희, 미나도 월아문의 여인으로 사부에게 그렇게 배웠다. 미희, 미나는 단순하다. 자신들이 생각이 맞는다고 생각하면 고민하지 않는다. 비록 자신의 연인이라 할지라도 여자의 눈에서 눈물 흘리게 하는 남자는 용서하지 못한다. 요코........그녀가 수혼을 사랑한다면.......그녀가 수혼을 향하는 마음이 진실이라면........아무리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다고 해도.......그녀의 사랑이 행복한 결말이 되길 기원한다.

수혼은 기가 막힌다. 저 여자들.........아무리 월아문의 여인들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남편에게 딴 여자를 품으라고 등을 떠밀다니.......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그녀들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다. 그 사랑이 소중한 만큼 자신들의 사랑을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그녀들의 사랑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요코는 자매가 밖으로 나가자 조금은 진정되었던 심장이 다시금 쿵쾅거리기 시작한다. 20년을 소중히 간직하던 순결을 막상 저 남자에게 준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 요코는 입술을 깨물어 본다. 자신에게 순결이 가지는 의미........그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우리나라와 문화적인 차이도 있자만, 요코는 또 다른 생각을 한다. 아버지의 꼭두각시처럼 살아야 할 삶........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정략결혼의 희생물이 되어 팔려가야 할 자신의 치지에서 순결이란 의미가 없다. 비록 어제 처음 만난 남자지만 그 남자는 자신이 꿈속에서도 만나보고 싶던 이상형의 남자........자신과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수는 없겠지만 그 남자와 짧은 사랑이라도 하고 싶다. 영원히 그 사람만 바라보고 같이 살기 힘들어도 같이 있는 기간만이라도 모든 것을 받쳐 사랑하고 싶다.

수혼은 쌍둥이 자매도 이해할 수 없지만 지금 앞에 있는 여자도 이해할 수 없다. 생전 처음 만난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지만........만난지 이틀 만에 스스로 옷을 벗고 자신의 순결을 받아 달라는 이 여자는 더욱 이해할 수 없다.

수혼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서든지 벗어나고 싶었다. 영은이가 생각나 최선을 대해 도와주려 했지만........이건 아니다. 수혼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녀를 둘려 보내야 한다. 하지만 수혼이 일어나자마자 요코가 수혼에게 달려와 품속을 파고든다.

“이봐~ 요코라고 했지. 당신사정 알겠는데.......이건 아니야.”

“저 지금 떨고 있죠..........무서워요. 하지만 제 마음에 충실하고 싶어요. 당신이 믿지 않겠지만 당신에게 첫눈에 반했어요. 당신...........사랑해요.”

“휴~~~ 우리 이성적으로 생각하자. 당신이 나중에.......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오늘 일을 후회할거야. 그러니 후회할 짓은 하지 마.”

“후회하지 않아요. 당신의 기억을 소중하게 간직하게 해 주세요.”

“휴~~ 힘들군.”

“사랑합니다. 진심입니다.”

수혼은 그녀의 눈빛을 바라본다. 그녀의 눈빛은 거짓을 말하고 있지 않았다. 맑고 영롱하게 반짝이는 눈빛, 그 눈빛은 맑고 깨끗했다. 수혼은 그녀를 안아주었다. 이미 마음먹고 들어왔다면........그녀를 설득하다고 될 것 같지도 않다.

수혼은 그녀를 안아 침대에 눕힌다. 요코는 눈을 감고 침대에 다소곳이 누워 있었다.

수혼은 그녀를 바라본다...............자신의 인생이 여자들과 많이 꼬인다고 생각했다. 팔자가 더러운 건지........여복이 많은 건지..........

제  목: 낭만을 꿈꾸는 늑대 (56부 )요코-섹스, 성민과의 싸움, 지나와의 갈등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