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을 꿈꾸는 늑대 31부
빗방울이 거세게 창문을 때리고 있었다. 장마에 태풍까지 온다고 하더니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하루 종일 그치지 않고 질리도록 내리고 있었다. 창문은 요란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바람을 동반한 빗방울은 창문을 부셔버릴 듯이 세차게 때리고 사람들도 우산을 들어도 소용없는 날씨에 외출을 삼가고 있어 거리에 인적이 드물었다.
영은은 아침에 수혼의 집으로 찾아가려다가 TV에서 한강 물이 불어 잠수교가 잠기고 곳곳의 도로가 침수되었다는 뉴스에 외출을 포기하고 집안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혼자서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데 배속에서 꼬도록 소리가 들린다. 시계를 보니 2시가 넘고 있었다. 언니는 날씨 때문에 평소보다 출근길을 서두르는 바람에 밥도 먹지 않고 나가 버렸고, 혼자 밥 먹기도 귀찮아 영은도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었다.
뭐가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부엌으로 가서 살펴보니 어제 먹다 남긴 찌게나 반찬은 있지만 밥이 없었다. 밥을 할까 고민하다 혼자 먹기 위해 상을 차린다는 것도 귀찮고 라면이나 먹을 량으로 부엌을 살펴보아도 라면이 없었다.
뭐가 먹기는 해야 할 것 같고, 밥하기는 싫고, 영은은 창가로 가서 살짝 밖을 보니 날씨가 조금은 진정되는 모양인지 바람은 불지 않고 간간히 빗방울만 떨어지고 있었다. 영은은 아파트 앞에 있는 슈퍼에서 라면이라도 살 요량으로 방으로 가서 지갑을 챙겼다.
밖에 비가 오니 치마나 긴 바지는 거추장스러울 것 같아 짧은 반바지를 입고, 간단한 면 티를 걸치고 노란우산을 들었다. 아파트 현관문을 잠기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아파트 경비아저씨에게 살짝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노란 우산을 피고 밖으로 나섰다. 아침부터 내린 비가 아스파트에 강물처럼 흘려 슬리퍼 안으로 들어와 발가락을 간질인다.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신원한 빗물과 장난을 치다 슈퍼로 향한다. 낮인데도 아파트 단지 내에 인적이 없었다. 우산을 들고 있지만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빗방울이 날려 무릎 위까지 빗방울에 젖어 버렸다.
슈퍼에 들어서니 아줌마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아줌마는 손님이 없어 무료한지 TV만 보시다 영은이가 오니 반가운 모양이다. 라면을 사고, 아줌마와 몇 마디 대화를 하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한손에 비닐봉지를 들고 다른 한손에 우산을 들고 총총 걸음으로 집으로 가는데 갑자기 차한대가 빗방울을 튕기며 영은이의 앞으로 날려 왔다. 영은은 깜짝 놀라 한쪽으로 피했는데 영은의 옆에 차가 멈추고 차문이 열리더니 한 남자가 차에서 내려 영은을 보았다.
검은 양복에 비 오는 날 선글라스를 낀 이상한 남자는 영은 앞으로 다가왔다.
“최 영은 맞아.”
“누.......누구세요.”
남자의 얼굴 근육이 움직이며 징그러운 미소가 피어난다. 얼굴 한쪽에 긴 상처가 있어 징그럽게 보인다. “퍽” 남자의 주먹이 사정없이 영은의 배가 박히고 영은은 갑자기 전해오는 극심한 충격에 들고 있던 물건들을 바닥에 떨어트리고 주저앉고 말았다. 남자는 주위를 한번 둘려 보더니 엎드린 영은의 목을 수도로 내리쳤다. 영은의 몸은 빗방울에 젖은 아스파트에 축 늘어져 버렸다. 남자는 재빨리 차문을 열고 영은을 짐짝처럼 차로 집어던지고 문을 닦고는 자기도 차에 오른다.........차는 광음을 내고 출발했다.
차가 떠난 자리에는 영은이 떨어트린 노란우산과 검은 비닐봉지, 그리고 영은의 지갑만이 떨어지는 빗방울을 막고 있었다.
수혼은 공부를 하다, 오후가 되자 체육관으로 갔다. 호식 일행은 체육관에서 운동하고 있었다. 대부분 녀석들은 저번 싸움에서 다친 상처가 치료되어 정상적인 몸을 회복했다. 다만 다리가 부려진 호식은 깁스를 풀기는 했지만 다리 근육이 굳어 아직은 자유롭게 움직이는데 지장이 있었다. 수혼이 들어서자 다리를 풀고 있던 호식이 반갑게 맞이한다.
“어~ 왔어. 비도 오고해서 오늘은 안나오나 했더니.”
“비가 오니 기분도 요상하고, 몸도 근질거려서 나왔다.”
“수지도 왔어. 계집애가 심심해서 왔다나. 하여튼 지금은 밑에 층에서 빈대떡을 만든다고 난리도 아니다.”
“정성이다. 인천에서 이곳까지..............겨의 매일 오다시피 하지.”
“덕분에 우리들이 편하지 뭐. 녀석들도 자주 봐서 그런지 수지 좋아하는 녀석들 많아. 무술도 잘하고, 우리에게 친절하고..........저렇게 가끔 음식도 만들어주고 말이야. 내가 보기에는 수지가 천랑하고 딱 인데 말이야.”
“허허허 참~, 내 애인은 영은이 라니까?”
“누가 뭐래. 근데........영은이는 체육관도 안 들리고 말이야........천랑 집에만 가지.”
“영은이가 너희들 무섭대. 너희들과 안 좋은 추억이 있잖아..........차츰 좋아지겠지.........근데 너는 이젠 좀 나아졌어.”
“아직은...............그래도 걷는 대는 지장 없어. 천랑도 옷이나 갈아입고 와. 오랜만에 대련해 보자.”
“그 몸으로..........”
“손만 하자고, 천랑의 무형수나 무형권을 연구 좀 해야겠어. 두 번이나 형편없이 지고 보니 쪽팔려서 말이야.”
“하하하~. 너의 무형수 무형각도 대단한 무술이야. 그리고 너 무형권도 할 줄 알지. 그치”
“허........참~ 그래, 할 줄 알아. 그동안 무형수와 무형각 만으로도 적수가 없어서 무형권은 알고만 있고, 수련하지 않았는데........천랑에게 깨지고 한 달 동안 무형권만 수련했어. 이제 대련한 맘 생겨”
“좋아~ 한번 보자. 무형권이라????????”
수혼은 탈의실에 들어가 도복으로 갈아입었다. 체육관으로 나오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수혼과 호식의 대결소식을 듣고 체육관에 모여 있었다.
수혼은 몰려든 사람들 사이를 가르고 들어서니 호식이 자세를 잡고 수혼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형수와, 무형권만 사용하는 거야.”
“당연하지..........아직 신법을 구사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말이야. 대신 천랑도 음양수와 음양권만 사용하는 거지.”
“좋아.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근접박투로 하자고. 자 간다.”
수혼의 몸이 화설처럼 호식에게 솟아지며 화려한 손 그림자가 공중에 난무하기 시작하고 호식은 움직이지 않고 역시나 화려한 무형수를 실천하니 수혼의 손 그림자사이로 호식의 손 그림자가 소리 없이 날아간다. “타....타...타탁” 공중에서 둔탁한 소리가 들리고 어느새 수혼과 호식은 한걸음 간격을 사이에 두고 손과 손이 엉키기 시작했다.
호식의 손이 수혼의 얼굴을 향해 날아오면 수혼은 어느새 호식의 손을 막고 호식의 가슴과 배를 향해 손을 날린다. 호식의 손은 수혼의 손에 막히자 재빨리 방향을 전환하여 수혼의 어깨를 노리다 자신의 가슴과 배를 향해 날아오는 손을 태만히 하지 못하고 양손을 교차시키며 수혼의 손을 막고 다시금 수혼의 연액혈(겨드랑이)을 노리고 손을 날린다.
두 사람의 대련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톱니바퀴처럼 물고 물리는 두 사람의 동작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공중에 난무하는 손 그림자가 보이고 “탁탁”거리면 부디 치는 소리가 들리지만 두 사람의 동작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다. 두 사람의 손은 너무나 빠르고 변화가 심해 고수가 아니고서는 손의 변화를 보기는커녕 움직임조차도 알아보지 못했다. 수지는 대련이 시작된 후 조금 후에 빈대떡을 가지고 체육관으로 들어섰다. 구수한 빈대떡 냄새가 체육관에 펴져 있지만 누구도 빈대떡에 관심을 가진 이는 없었다. 모두들 호식과 수혼의 대련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수지도 한쪽에 빈대떡을 내려두고 두 사람의 대련을 지켜보았다. 수혼과 호식은 다리를 바닥에 붙이고 손만 가지고 대련하고 있었다.
호식의 무형수는 이름처럼 소리도 없이 화려한 손 그림자만 뿌리고 있었고, 수혼의 음양수는 체육관의 공기를 찢어버리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손 그림자는 공중에서 엉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서로의 허점을 노리고 날카로운 공격을 하는 것으로 공중에서 서로 직접적으로 부디 치는 일은 얼마 되지 않았다.
갑자기 수혼의 손 그림자가 공중에서 살아지고 날카로운 바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멀리 있는 사람들까지 바람이 영향을 미친다. 수혼이 주먹이 날리자 공기가 찢어지며 그 여파로 수지의 옷자락을 펄럭이게 할 정도였다. 수지는 수혼이 음양권을 실천하는 것을 처음 보았다. 음양권으로 수혼이 호식의 다리를 부러트린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보기는 처음이다. 수혼의 음양권에 맞서 호식도 무형권를 실천하기 시작하니 장내에는 두 사람의 주먹이 나무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처음 실천한 음양수, 무형수와는 달리 음양권과 무형권의 움직임은 눈에 띠게 느려보였다. 어떻게 보면 어린아이들의 주먹질처럼 느리게 보이고 별 위력도 없이 보이지만 하나하나 주먹에 길들어진 힘이 장난이 아님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은 멀리서 관전하는 사람들에게 까지 권풍의 위력이 날아온다는 것이다.
성민은 30명의 주력병력을 배불리 먹이고 야구방망이와, 쇠파이프, 각목 등을 준비해서 버스에 탑승하게 했다. 성민은 가슴에는 장도가 품고 있었고, 성민 옆에 영석 또한 장도를 품고 있었다. 밖에는 빗줄기가 다시 거세져 한치 앞도 분간하기 힘들 정도였다.
“자~ 오늘이다. 오늘이 지나면 성철파라는 이름이 밤의 세계에서 다시금 찬란한 빛을 발할 것이다. 강철의 목만 따 버리면, 아무리 강력한 강철파라도 구심점을 잊고 쓰려질 것이다. 다시 우리 성철파의 이름이 서울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여러분 자신 있나.”
“예~~~”
“좋다. 여러분이 그동안 죽을 각오로 훈련한 성과를 오늘 모두 발휘하기 바란다. 자 출발이다.”
버스는 빗길을 가르며 출발하기 시작했다. 30명의 성철파 핵심전력은 밤의 역사를 다시 쓰기 위해 길을 나선 것이다.
성북동의 한 골목에 60여명의 장정들이 손에 야구방망이와 쇠파이프, 각목 등을 들고 숨을 죽이고 있었다. 골목 깊은 곳에 지산은 검을 품고 바닥에 앉아 있었다. 모두들 비에 젖어 입고 있는 옷에서 물이 흐르고, 바닥에 앉은 지산의 머리칼을 타고 빗방울이 흘려 내리고 있었다.
“준비해라. 이제 천천히 공격하기 시작한다. 먼저 조를 나누어 3조를 구성한다. 먼저 1조는 멸치가 운영하는 단란주점을 공격한다. 1조가 출발하고 10분후 2조는 불곰이 운영하는 나이트클럽을 공격한다. 마지막으로 3조는 나와 함께 맑은 샘을 공격한다. 너희들에게 미리 이야기하지만 우린 미끼일 뿐이다. 공격하는 척만 하고 시간을 끌어라. 저번처럼 죽기 살기로 대들지 말고 적당히 시간만 끌어주면 된다. 다를 한번씩은 싸운 곳이라 지형적인 설명은 생략하겠다. 적당히 시간을 끌다 내가 열락하면 미련을 버리고 모두 후퇴한다. 모두 건투를 빌고..........다들 다시 만나기 바란다.”
“...............”
모두들 말이 없다. 다만 모두들 돌처럼 탁탁하게 표정이 굳어 있을 뿐이다. 지금 자신들이 들어와 있는 곳은 강철파의 세력권이다. 잘못하여 발각되는 날은 공격을 시작하기도 전에 뭐 빠지게 도망쳐야 한다.
“시간을 된 것 같군. 일조 출발한다. 최대한 신속하고, 조용히 접근하기 바란다.”
20여 명의 장정들이 명령을 받자마자 신속하게 달리기 시작한다. 낮은 어두워지고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장정들은 빗방울을 튕기며 신속하게 멸치가 운영하는 단란주점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정확하게 10분이 흐르자 이조 20여 명이 다시 빗방울을 가르며 달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일조가 살아진 반대방향으로 불곰이 운영하는 라이트클럽으로 향하고 있었다. 다시 10분이 흐르자 지산이 검을 들고 바닥에서 일어났다.
“우리도 출발한다. 모두들 살아서 다시 만나기 바란다. 자 가자.”
지산이 앞장서서 달리기 시작하자 나머지 20여명도 지산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비가 와서 그런지 손님도 없었다. 멸치는 본부에서 보내온 돈다발을 부하들에게 풀었다. 근 한달이 넘는 기간동안 비상근무로 지쳐버린 부하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주고 자신도 심복 몇 명과 오랜만에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부하 녀석들도 오랜만에 받은 목돈과 오늘밤만 지나면 집에 가서 편히 쉴 수 있다는 마음에 경계를 풀고 있었다.
“자자. 오빠한테 한잔 따라봐라. 오늘 잘하면 내가 대리고 나간다.”
“아~잉. 오빠는~~ 공짜는 안돼. 알지~~”
“알았어. 이년아. 다른 년들은 공짜로도 주는데 튕기기는..........”
“오빠는 내가 누구야. 업소 메인 아니야. 나하고 2차가고 싶은 놈들 줄 섰어. 알잖아.”
멸치는 주머니에서 지폐 한 장을 빼서는 옆에서 비비꼬고 있는 여자의 가슴에 찔려 넣었다.
“이건 맛 배기고, 기분만 맞추면 확 근하게 솟다.”
“정말이지 오빠~.............자자 오빠 아~~”
여자가 안주를 들어 멸치에게 주자 멸치가 입을 벌리고 받아먹으려 하는데, 갑자기 밖에서 “우당탕” 소리가 들리고, 이어서 여자들의 비명소리, 남자들의 함성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십팔 어떻게 된 거야. 야~ 무슨 일이지 알아봐!”
부하 한명이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가더니 다시 돌아왔다.
“저~~ 저 형님”
“뭐야 더듬지 말고 똑바로 말해.”
“누가 쳐들어왔습니다.”
“십팔, 누구야. 또 성철파야. 이 새끼들이 겁도 없이 또 쳐들어와”
멸치는 일단 전화기를 들어 강철에게 열락 했다.
“형님. 저 멸치니다. 성철파가 다시 쳐들어온 것 같습니다. 일단 저희들 힘으로 막아보겠습니다.”
멸치는 전화를 끊고 부하들과 밖으로 나왔다.
좁은 단란주점의 복도에 비에 젖어 옷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녀석들이 각목과, 쇠파이프 등을 들고 공격하고 있고, 부하들도 준비해둔 무기를 들고 싸우고 있었다.
“십팔, 수리한지 얼마나 됐다고.................또 아작 나네. 예이 개새끼들 요번에는 아주 뼈마디를 잘근잘근 밟아주마. 가자~~.”
멸치가 고함을 지르고 달려가자 같이 주위에 있던 부하들도 달려가기 시작한다.
유리창이 날아가고, 나무로 된 벽에 파이프가 박힌다. 쳐들어 온 녀석들은 눈에 악밖에 남지 않았는지 진한 살기를 풍기며 줄기살기로 덤비고 있었다. 강철파는 근 한달을 넘게 경계를 스며 심신이 지쳐 근근이 녀석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을 뿐이다. 다행이 장소가 협소에 전면전이 아니라 밀고 밀리는 형국이 계속되고 있었다.
멸치의 연락을 받고 체육관에 있는 녀석들에게 열락해서 비상을 걸었다. 자신도 옷을 입고 밖으로 나오는데 다시 전화벨이 울린다.
“형님 불곰입니다. 성철파로 보이는 녀석들이 쳐들어 왔습니다. 현재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데 밀리고 있습니다.”
“주위에 있는 다른 업소로 지원요청하고 나도 출발하니 도착할 때까지만 버티고 있어.”
“예~ 알겠습니다. 빨리~~ 이런 개새끼들~”
불곰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고 전화기는 끊어져 버렸다. 강철이 현관문을 열고나서니 하늘에서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강철은 우산도 쓰지 않고 비를 맞으며 대문을 열고 나서니 이미 20여명의 친위대가 준비하고 있었다.
“성북동이 다시 습격 받은 모양이다. 다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차에 오른다.”
강철의 한 마디에 부하들은 각자 배정된 차에 오르기 시작했다. 강철도 자신의 차에 오른다. 강철의 차는 볼보사에 직접 주문한 것으로 대전차지뢰에도 견디는 특수합금으로 만들어지고 창문도 방탄유리로 된 볼보차량이다.
차에 오르고 조금 달려가자 다시금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한다.
“형님 맑은 샘입니다. 성철파로 보이는 녀석들이 쳐들어왔습니다. 저희들이 막고는 있는데 지금 밀리고 있습니다.”
“알았다. 우리도 지금 출발했으니 어떠하든 버티고 있어.”
강철은 전화를 끊고 각 지부장에게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지부장들에게 성북동으로 병력을 집결하도록 하고는 성북동에 있는 업소로도 열락을 하기 시작했다.
죽죽은 강철의 연락을 받고 출동준비를 했다. 강철의 열락을 받고 성철파에게 공격 받고 있다는 곳에 전화를 하니 모두 불통 이였다. 죽죽은 자신의 죽도를 챙기면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디 업소를 먼저 갈 것인가. 가까운 멸치업소로 가자니 지부의 핵심인 맑은 샘이 걱정이다. 또한 성철파의 공격이 한번에 밀고 들어온 것이 아니고 시차적으로 공격하다는 것을 알고는 어쩌면 자신의 업소로도 놈들이 쳐들어올 것 같은 걱정이 되었다.
자신이 업소를 비우고 나간 틈을 타고 녀석들이 공격해 온다면 종업원들 밖에 없는 나이트가 점령될 건 뻔한 일이다.
죽죽은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을 놀려 수혼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고 있었다. 강철이 절대로 자신들의 일에 수혼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했으나, 죽죽은 이번 성철파의 공격이 치밀한 각본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단순히 종로까지의 영역을 가진 성철파가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뭐가 알지 못하는 노림수가 있다는 느낌이다.
전화벨은 한참을 울려도 받지 않는다.
수혼과 호식은 대련을 마치고 수지가 만들어온 빈대떡을 먹고 있었다. 수혼과 호식의 대련은 말 그대로 대련 이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상대방의 실력을 알자 손을 거두었다. 호식의 무형권은 아직 완전한 것이 아니라서 수혼의 음양권과 대결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호식도 그걸 인정하고 스스로 손을 거둔 것이다.
많은 인원이 빈대떡을 먹으로 수지가 많이 만들었지만 잠깐 사이에 바닥이 보인다. 다들 입맛을 다시고 수지도 자신이 만든 음식을 아이들이 맛있게 먹자 신이 났는지 다시 일어나 밑으로 내려갔다.
“어~ 천랑 전화 온 거 아니야.”
탈의실에서 전화벨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수혼이 도복으로 갈아입고 있어 전화기는 탈의실에 있었다. 먹고 따드느라 전화벨 소리를 듣지 못하다 수지가 내려가지 장내가 잠시 조용해져 전화벨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죽죽은 수혼이 전화를 받지 않자 그만 포기하려고 하는데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부. 사부”
“어. 죽죽씨. 무슨 일이죠.”
“저기 성북동이 다시금 성철파의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불안해서...........사부께서 도와 주셨으면 합니다.”
“알았어요. 제가 어디로 가면 되죠.”
“전 바로 멸치형님 업소로 출발할 예정입니다. 사부께서는 맑은 샘으로 바로 오셨으면 합니다.”
“좋아요. 저도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죽죽은 전화를 끊고 바로 부하들과 멸치업소로 출발했다.
수혼은 마음이 급했다. 밖에 비가 오기 때문에 성북동까지 달려가려면 시간이 촉박했다. 수혼이 전화기를 던지고 옷을 갈아입으려다 일단 체육관으로 나갔다.
“야~ 호식아, 너희들도 준비해라. 성철파가 성북동을 다시 공격한 모양이다.”
“잠깐만..........천랑은 강철파 도와 줄 거야. 저기 말이야 우리들은..........”
“왜~ 한때는 너희들과 같이한 놈들이라 부담돼”
“사실 좀 그래. 그리고 말이야. 성철파가 다시 공격했다면..........아마 성북동을 공격하려는 의도는 아닐 거야.”
“무슨 소리야.”
“나도 정확히는 몰라. 다만 저번에 성민이란 놈에게 흘려들은 것 같은데.........다음 계획은 강철파 지부하나 공격하는 것 보다는 더 큰 계획이 있는 느낌을 받았어.”
“그게 뭔데.”
“나도 모른다고 했잖아. 천랑 정말 갈 거야.”
“너희들이 부담된다면 그냥 여기 있어. 난 제자이 당하고 있는데 가만있을 순 없어.”
“아이~ 십팔, 대가리가 간다는데 쫄다구들이 힘 있나, 애들아 준비해라. 우리도 간다.”
“좋아. 모두 출발한다.”
“두철아. 돈 좀 챙겨서 나와. 우리 먼저 출발한다.”
수혼과 호식일행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두철은 자기 숙소로 가서 돈을 챙겨 나왔다. 다른 일행은 이미 건물 밖으로 빠져 나가고 있었다.
수지가 체육관으로 올라오니 사람들이 한명도 없었다. 부엌에서 혼자서 빈대떡을 부치다 사람들이 계단으로 내려가는 소리는 들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단 막상 체육관으로 올라오니 아무도 없는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을 놀리나 싫어 여기저기 찾아보다 탈의실로 들어갔다.
영은이 정신을 차려보니 다리와 손이 묶여 있었고, 눈도 가려져 있었다.
“여기가 어디야.”
“깨우려 했는데 마침 일어나는 군”
처음 들어보는 남자의 음성이 귀가를 때린다. 영은은 자신이 어디 있는지. 또 왜 이러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창만은 한쪽에 검을 두고 소파에 앉아 있었다. 영은의 팔과 다리를 묶어버리고 자기 얼굴을 볼 수 없도록 안대를 하고 카퍼트 바닥에 눕혀 두었다. 시계를 보니 약속된 30분이 다가오고 있었다.
“최영은~, 조수혼 전화번호 어떻게 돼.”
“예~ 누구세요.”
“죽고 싶지 않음. 묻는 것만 대답해. 나도 널 다치고 하고픈 생각은 없다. 시키는 대로 순순히 하기만 하면 몸성히 돌려보내 준다. 자 핸드폰 번호”
“누구신데. 왜 오빠를 찾아~ 욱”
영은은 배 가죽이 불로 지지는 것처럼 아팠다. 창식의 발이 영은의 배를 밟아 버린 것이다.
“좋은 말할 때 들어라. 몇 번이야.”
“헉.........헉........XXX-XXX-XXXX예요”
창식이 전화를 하자. 한참 후 여자 목소리가 들린다.
수지는 탈의실을 찾아보다 아무도 없어 막 나가려는데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수혼의 전화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잠깐 망설이다 전화를 받아 보았다.
“예~ 조수혼씨 핸드폰 입니다.”
“조수혼씨 없어요.”
“예~ 잠깐 나간 모양인데 무슨 일이죠.”
“뭐라고~~ 수혼이 자식 빨리 찾아. 애인이 잡혀 있다고 전하란 말이야.”
“애인(?) 누구 말하는 거야. 넌 누구야 자식아.”
“이런~ 조수혼 애인 최영은을 내가 잡고 있단 말이야. 당장 달려오지 않음 죽어버린다고 전하란 말이야.”
“최영은(?)”
수지는 얼마 전 멀리서 보았던 영은이가 생각났다. 그리고 수혼의 말도 생각났다.
“그 여자는 선배애인이라니까. 나하곤 아무관계도 없어.”
수지는 머리는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어찌해야 하는가? 수혼은 어딜 간 것일까? 지금 협박하고 있는 놈의 말이 사실인가? 이놈은 누구인가?
“너 누구야. 먼저 정체를 밝혀”
“십팔, 나 성철파야. 수혼이란 녀석에게 원한이 많은 놈이다.”
“만일 수혼씨가 가지 않음 어쩔 건대.”
“어떠하긴 이년 찢어죽어 버린다. 몸성히 보내줄 것 같아.”
“수혼씨는 지금 없어.”
“뭐야, 벌써 성북동으로 달려간 거야.”
“무슨 소리야 성북동이라니”
“십팔. 뭐야. 이게 아닌데..............야 상년아 빨리 성북동 맑은 샘으로 달려가서 수혼놈에게 전화 받으라고 해. 그 새끼 아무래도 그곳으로 달려간 모양인데.........빨리 움직여”
“개새끼 언제 봤다고 욕이야. 너 맘대로 해 미친 새끼야”
수지는 전화를 벽을 향해 던져 버린다. 전화기는 벽을 맞고 산산이 부셔지고 말았다.
창식은 기가 막혔다. 뭐 이런 경우가 있단 말인가. 전화기는 통화 중간에 끊어져 버리고 다시 전화를 해도 통화가 되지 않았다.
“이런 십팔~~ 뭐 이런 쌍년이 다 있어. 십팔~~~ 이걸 어쩌나~~ 야~ 너 그 새끼 다른 연락처 알아”
“모..........몰라요. 하지만 오빠는 꼭 와요. 저번에도 왔어요.”
“미친년, 네가 여기 있는지도 모르는 놈이 어떻게 와~ 이것도 답답한 년이네”
“아니 예요. 오빠는 꼭 와요. 꼭 온다고요.”
“나도 제발 왔으면 좋겠다. 십팔!! 30분이 일을 꼬이게 만드네........그냥 미리 열락하는 건데.........일이 좆같이 돌아가네.”
성민은 창식이 수혼의 적수가 아님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혹시 수혼과 창식이 먼저 만나면 일이 꼬일 것 같아. 공격시작 후 30분 후에 수혼에게 열락하도록 했다. 그래야 수혼이 자신의 일에 끼어들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근데 그 30분의 시간이 다른 쪽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제 목: 낭만을 꿈꾸는 늑대 (32부 )수지의 질투, 강철 기습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