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낭만을 꿈꾸는 늑대-1화 (1/128)

1부.

강원도 이름 없는 야산위로 연신 땀을 흠치며 오르는 사내가 있었다. 설악산이니 오대산이니 유명한 명산도 아니고 특별히 볼만한 구경꺼리가 있는 것도 아니라 이런 야산을 오르는 사람은 산 밑에 사는 마을사람이나 특별한 직업을 가진 심마니들이나 오르는데 이 사내는 아무래 봐도 동내사람이나 심마니는 아니였다.

나이는 40대 후반으로 얼굴에는 남들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위엄이 보이고, 등산복 차림임에도 귀기가 흐려 내린다.

사내가 야산에 올라 정처 없이 돌아다닌 지도 어느덧 많은 시간이 흘렸다. 산은 험하고 평소 사람들이 왕래하지 않아 번번한 등산로도 없어 수풀을 해치고 길을 만들며 전진하니 체력소모가 많아 몸에서 땀이 비오듯 흐른다.

“휴....도대체 어디 숨은 거야.......하여튼 노친내 좋은 곳으로 모신다고 해도 말도 듣지 않고 이런 산이 머가 좋다고...허참”

사내는 중얼거리면서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부지런히 산을 올랐다.

한참을 오르는 어디선가 나무 부러지는 소리가 아련하게 들렸다. 사내는 반가운 마음이 들어 소리가 나는 곳으로 발걸음을 빨리했다.

“팍....뿌지지직...퍽......퍽”

허름한 한복을 입고 댕기머리를 한 소년이 주먹과 발로 어른 손목만한 나뭇가지를 자니 푸른 입을 주렁주렁 단 생나무들이 비명을 지르며 부려져 나갔다.

멀리서 본 소년의 몸놀림은 경쾌하고 전광석화 보다 빨라 사람이 아니라 산 짐승의 움직임 같았다.

사내는 소년의 모습을 보며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 크지 않는 몸집에서 터져 나오는 발차기와 주먹에 “팍...팍”부러져 나가는 생나무들 그리고 정제된 움직임이 너무나 아름답게 보였기 때문이다.

소년은 한참을 그렇게 하더니 하던 동작을 멈추고 자신이 부러트린 나뭇가지들을 줍기 시작했다.

사내는 소년의 아름다운 춤 같은 동작이 끝나자, 꼭 여인의 속살을 보다 못 다본 것처럼 진한 아쉬움이 밀려왔다.

사내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소년에게 다가갔다. 혹시나 자신이 찾은 노인을 이 소년은 알지 모르겠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저.....혹시 이 산에서 생활하나”

중후하고 위엄이 당근 목소리가 사내의 입에서 흘려 나오며 소년에게 물어봤지만 소년은 사내를 본척도 하지 않고 자신의 일만 열심히 한다.

“이봐! 사람이 물으면 대답을 해야지”

사내는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소년에게 큰소리로 말하자 그제서야 소년이 나무를 줍다 말고 허리를 들어 사내를 바라본다.

사내는 가까서 소년을 보자. 소년은 19세에서 21세 보이는 것이 아직은 애티 감도 있지만 날카로운 눈매하며 오똑한 코날, 긋게 잠긴 입술이 전체적으로 호남아형으로 남자가 보아도 멋지게 생긴 놈이다.

“무슨 일이죠.”

“사람을 찾고 있는데....자내가 산에서 생활하면 혹시 알까 해서 말이야.”

“찾는 사람이 누군데.”

“한 70먹은 노친내로 하얀 수염이 가슴까지 오는 특이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

“무슨 일로 찾아.”

“아 혹시 자내 그 노친내 알고 있어.”

“글쎄. 무슨 일로 찾나고.”

사내는 소년이 어른에게 고분고분한 맛도 없고 탁탁하게 나오자 괘심한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자식이 소년에게 부탁을 해야 하는 관계로 화를 참았다.

“노인과 잘 아는 사람이야....혹시 알면 알려 주게나”

“산에서 한번에 내려가는 걸 본적이 없는데....잘 안다니 말이되요.”

“이 친구가 속고만 살았나. 이번에 그 노인한테 편지가 와서 힘들게 찾고 있는데...알려주기 싫으면 싫다고하게나.”

“그럼 당신이 민강철 인가.”

“맞아. 내가 민강철이야. 자네가 어떻게 날 알고 있나”

“잠시만 기다려.”

소년은 부러진 나뭇가지를 모아 칡넝쿨로 뭉어서 등에 메였다. 작은 체구도 불구하고 꽤 많은 양의 나뭇가지를 등에 매니 멀리서 보면 소년은 안 보이고 나무만 보였다.

“따라와.”

소년이 앞서 나아가자 강철도 소년의 뒤를 따라 갔다. 소년은 많은 짐을 지고서도 날렵하게 움직이는데 혼자 몸으로 따라가는 강철이 점점 쳐지고 있었다. 강철은 체력이나 빠르기라면 다른 사람에게 뒤질 자신이 아닌데도 자꾸만 소년과 멀어지자 오기가 발동하여 숨이 턱까지 걸리도록 달렸다.

하지만 자신이 아무리 힘을 내 달려도 소년과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자꾸만 멀어지는 것이 이젠 강철도 지쳐가고 있었다.

“저....저기 이보게 좀 쉬어가세”

강철의 외침에 소년은 멈추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헉...헉...헉..무슨...사람이 그리 빨라.”

비오듯 솟아지는 땀을 닦으며 숨을 몰아쉬는데 그 와중에 소년을 보니 강철은 기가 막힌다. 등에 많은 짐을 지고 자신보다 빨리 달려가는 소년은 땀은커녕 너무나 평온한 모습이었다.

강철이 숨을 고르고 안정되자 소년은 다시 강철에게 따라 오라하고 자신이 먼전 움직인다. 강철도 일어나 소년을 따르는데 이번에는 소년이 강철을 배려하는지 조금 속도를 줄었다. 소년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강철이 소년의 움직임을 자세히 보니 소년의 다리는 천천이 움직이는 거 같은데 몸은 앞으로 쭉쭉 나아가는게 보통사람의 발걸음이 아니다. 더욱이 소년의 발은 교차하며 한발 한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두 발이 동시에 움직이는 거 같고 또한 관절도 굽히지 않는 모양이다.

한참을 가니 숲이 없어지고 좀 넓은 공터가 나타나고 그 중간에 너와집 한체만 덩그렇게 있었다. 너와집 앞에는 밭이 있고 밭에 간단한 체소들이 자리고 있고 한쪽에는 이런저런 장치들이 설치된 공터가 있었다.

소년은 너와집 앞에 가더니 등에 있던 나무를 내려두고 너와집의 방문을 열었다.

“사부. 손님 왔어.”

방에 긴 흰 수염을 가슴까지 내리고 조용히 가부좌를 하고 명상에 잠겨있던 노인이 눈을 떳다. 노인이 눈을 뜨자 한줄기 빛이 번쩍하고 스쳐가는 착각이 들게 했다. 그 만큼 노인의 눈빛은 강력하고 날카롭다.

“손님이 왔다. 그럼 나가 봐야지”

흰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옷깃을 날리며 노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민강철은 다가와 인사를 했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아직 정정하시군요.”

“허허. 자네도 여전하군. 찾기 힘들었을 것인데 용케도 찾아왔군.”

“안 그래도 이곳 찾으려고 고생깨나 했습니다. 저기 소년을 만나지 못했다면 찾지 못했을 겁니다.”

“그래. 일단은 들어오게.......수혼아 넌 차좀 준비해라”

민강철은 얼마 전 자신에게 배달된 편지를 보고 무작정 이곳으로 달려왔다. 자신이 한참 세력을 구축하고 있을 때, 한번은 크게 다치고 경찰에 지명수배가 떨어져 산으로 도망친 적이 있었다. 명정한 곳이 없을 정도로 심하고 다치고 경찰과 상대조직의 집중 표적이 되어 쉬지도 못하고 산으로 도망친 강철은 어느 야산에서 기절해 버리고 말았다. 겨울에 그것도 야산에서 기절한 강철은 자신이 죽을 줄만 않았다. 헌데 깨어보니 한 노인이 자신이 구해고 치료까지 해 준 것이다. 노인이 무슨 약을 쓴 것인 얼마되지 않아 움직이는데 지장이 없었다. 노인은 강철이 완쾌될 때까지 곁을 지켜주며 간호했고 또한 강철은 노인이 자신을 치료하면서도 매일 수련하는 무술에 매료되어 노인에게 얼마간의 무술까지 배우게 되었다.

노인과는 3개월 정도 같이 지내며 노인의 무술을 수련했는데 강철이 완전히 회복하고 또한 강철은 버리고 온 부하들도 걱정되어 노인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강철이 노인에게 꼭 다시 찾아와 배풀어 준 은혜에 부답하고 싶다고 했지만 노인은 웃으며 자신의 이름조차 알려주지 않았다.

산을 내려가 다시 부하들을 수습하여 상대조직을 완파하며 안정을 찾았을 때 다시 노인을 찾아왔지만 노인의 모습을 그 자리에 없었다.

그렇게 많은 세월이 흘려 이제는 노인에 대한 존재도 잊고 있었는데 노인의 편지가 자신 앞으로 배달된 것이다.

“정말 많이 찾았습니다. 그때 은혜를 입고 찾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이곳에 있었을 줄이야.”

“허허허. 그때는 내가 약초를 구하기 위해 그곳에 들린 거야. 자네를 발견하고 치료했지만 본래 내가 기거하는 곳은 이곳이야.”

“그동안 열락도 없다. 무슨 일로”

그때 소년이 차를 들고 들어와 전해주고 다시 나간다. 차은 약재가 들어간 한방차인지 진한 향기가 온 방에 맴돌았다.

“들게”

강철이 차를 드니 먼저 향긋한 향에 배속이 상쾌해 지는 것 같았고 조금 입에 대고 마시자 조금은 쓴맛이 나지만 속으로 넘어가니 입안에 상쾌해지고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았다.

“무슨 일로 소식도 없다 열락하신 건지요.”

“방금 들어온 본 녀석 보았지.”

“예”

“그놈이 자네가 좀 돌봐 주었으면 하내. 내가 산에서만 생활하여 밖에 아는 사람이 있어야지......문뜩 자내가 생각나서 힘들게 자네의 주소를 찾아 연락한 것인데 이렇게 찾아주어 고맙내.”

“그 소년과 어떤 관계신데...그리고 왜”

“허허허. 저놈은 내 손자 놈이야. 어려서부터 부모와 해어지고 줄 곳 이곳에서 나하고 생활했지. 내가 밖에 나가 책을 구해와 공부는 좀 했지만 밖에서 생활한 적이 없어 세상물정을 몰라. 그래서 잘 아는 사람에게 맏기려 하는 것이지”

“........”

“내가 천수를 집어보니 얼마 있음 죽을 거 같아. 그전에 저놈을 때어놓아 아지.”

“무슨 말씀. 제가 보기에 정정해 보이는데”

“인간의 수명은 하늘이 정하는 거지. 아마도 수명이 그것 밖에 되지 않는 모양이야.”

“그건 머 힘들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하는 일이 거친 일이라.”

“허허허. 그건 걱정하지 말게. 저놈이 좀 비리해 보여도 남에게 맞을 놈은 아니야. 어려서부터 온갖 약초를 먹고 산에서 단련한 몸이라 튼튼한 놈이야.”

“그래도 저와 함께 있으면 잘못된 길로 빠질수도 있습니다.”

“그건 자네 책임이 아니지. 선택은 저놈이 하는 거야. 그런 것까지 책임지라고 하는 건 아니야.”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돌보도록 하지요.”

“고맙내”

“참 지금까지 함자로 모르고 있습니다.”

“곧 죽을 늙은이는 이름은 알아 머해. 그리고 손자 놈 이름은 조수혼이야.”

강철이 노인과 대화를 끝내고 밖으로 나오자 소년이 한참 운동에 열중하고 있었다. 물이 흐르듯 부드러운 동작, 간간이 터져 나오는 발과 주먹의 놀림에 멀리서도 공기가 찟어지는 파공음이 들린다.

어찌 보면 택견 같기도 하고, 스님들이 하는 선무도 같기도 하지만 그런 것은 아니다. 자신도 노인에게 조금 배운 그 무술이다. 하지만 자신이 배운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고 위력적이다. 특히나 가끔 소년의 몸이 공중으로 도약하며 내지르는 발길질은 차라리 아름다운 춤을 보는 것 같았다.

“저놈은 무술에 있어서 천재야. 내가 40년을 수련해서 겨우 터득한 것을 저놈은 이미 15세에 완성했지. 15세 이후에는 나하고 대련하는 것이 신겁다고 대련도 하지 않을 정도야.”

“그 정도 입니까? 제가 노인에게 배운 것만으로도 밖에서 상대를 찾기 힘들었는데 노인과도 상대가 되지 않는다니....”

“자내가 한번 대련해 보겠나.”

“좋아요.”

강철도 호기심이 들어 직접 대련해 보기로 했다. 자신도 아직까지 일대일로 싸워 져본 적이 없는 무적의 사나이다. 더군다나 자신은 수많은 실전을 통해 몸에 배어있는 싸움기술이고 상대방은 아직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는 어린놈이라 이길 자신이 있었다.

“이봐! 나와 한번 대련해 보겠나.”

소년은 하던 동작을 멈추고 강철을 보았다. 강철은 상의를 벗어 던지고 황금빛 근육질의 피부를 들어냈다. 자세히 보면 어깨와 가슴, 배들에 무수히 많은 상처가 있었고, 한 마리 주작이 붉게 문신되어 있어 상대방에게 위압감을 주었다. 소년의 입에 피식하는 웃음이 매달린다.

“다쳐. 그만해.”

“머야. 자내 걱정이나 하게. 막고 울지나 마”

“사부 이사람 말려. 손님인데 다치면 곤란하지”

“이런 성질나내...내가 지면, 내가 자네 동생하지....자 와봐”

“참내.......그럼 아저씨가 공격해. 내가 공격시작하면 공격할 시간이 없을 거니 말이야.”

강철은 지금까지 살아오며 감히 자신 앞에서 저렇게 태연한 놈은 처음이다. 보통사람 같은면 자신에게 풍겨오는 살기만으로 오줌을 지린다. 또한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자신과 마주서면 기장하기 마련인데 이놈은 기장은커녕 손을 늘어뜨리고 가만히 서 있으면서 먼저 공격하란다.

강철은 먼저 스탭을 밟아 거리를 좁힌 다음 소년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전광석화처럼 빠르고 군대기 하나 없는 동작이다. "까닥" 소년은 움직이지도 않고 고개만 살짝 비틀어 주먹을 피해 버리고 강철은 예상하고 있다는 듯이 연속으로 얼굴과 가슴, 배를 노리고 주먹을 날렸다. “흔들흔들” 소년의 몸이 조금씩 흔들린다고 느끼는데 자신이 날린 주먹이 모두 흐리는 것이 아닌가. 서로 얼굴이 마닺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뻗어내는 자신의 주먹이 모두 흘려보내자 강철은 당황하여 발을 들어 소년의 턱을 가격하려 하니 소년의 허리가 뒤로 굽혀지면 머가 번쩍하는 거 같은데 몸이 공중에 봉 떠서 날아간다.

강철은 낙법을 충격을 흡수하며 떨어지는데 턱이 떨어져 나가는 거 같은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다. 벌떡 일어나 소년은 보니 소년은 아무 일 없었다는 그 자리에 처음모습 그대로 서 있었다. 강철은 악이 바쳐 다시 소년에게 달려가는데 갑자기 소년의 머리가 땅을 향하는 것 같더니 몸이 풍차처럼 돌아 달려오는 강철의 양쪽 어깨를 가격한다.

“팍...팍”

“윽....탁...탁..탁”

강철은 어깨에 전해지는 충격에 뒤로 밀려나고 있는데 다시금 소년의 몸이 귀신처럼 자신에게 접근하더니 주먹으로 배를 가격해 오는데 피하지도 못하고 가격 당했다. “팍” 배속에 들어있는 오장육보가 모두 흔들리며 배가죽이 찟어져 나가는 것 같아 허리가 굽혀지니 다시금 소년의 주먹이 밑에서부터 올라와 자신의 턱을 가격하는데 몸이 다시금 봉 날아올랐다.

“퍽.....으..윽”

강철은 이번에는 너무 큰 충격에 낙법도 실천하지 못하고 보기 좋게 땅바닥에 떨어져 버렸다. 강철은 바로 몸을 일으키려 해도 배와 턱에 전해지는 충격에 쉽게 일어나지 못하고 주저 앉아버렸다.

“그만해. 아저씨는 상대가 안돼”

“헉헉헉...아직이야....끝난게 아냐”

다시금 일어난 강철은 소년의 얼굴을 향해 다시 주먹을 날렸다.

“고집이 센대. 그럼”

소년은 날아오는 주먹을 다리를 굽혀 피한다음 달려오는 강철의 배, 가슴, 목, 턱을 손이 보이지도 않게 날리고는 스쳐지나가니 강철은 한 두발 더 가 바닥에 앞으로 쓰려져 버린다.

조금 시간이 지나 강철이 깨어보니 노인이 자신을 보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죠.”

“자내가 기철했어. 자네가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계속 덤비자 녀석이 아예 자내를 기절시켜 버린 거지.”

“참 어의가 없군. 그래도 민강철하면 천하가 알아주는 주먹인데”

“후후후. 녀석이 하는 건 싸움기술이 아냐. 무술이지. 자내가 당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거야.”

“그래도....택견고수나 태권도, 유도 등의 고수와 싸움에서도 진적이 없었어요.”

“녀석이 하는 건. 좀 특이한 무술이야. 일반 무술이 아냐. 특히 저 녀석은 무술에 있어서 천재야, 아마 녀석이 마음먹고 자내를 가격했으면 한대면 끝났겠지.”

“한대요.”

“그치 녀석의 주먹에 바위도 부셔져 나가는데......자내 정도야 한주먹 감이지.”

“참.,...그러나 저러나 졸지에 나이 어린 형님이 생긴건가?”

“하하하하. 걱정하지 말게. 저놈이 말하는게 좀 싸가지 없어도 그렇게 막되 먹은 녀석은 아니야.”

“후후후”

저녁이 되지 소년과 노인이 한방에 있었다. 민강철은 소년이 쓰던 방에 쉽게 했기 때문도 있지만 내일이면 떠날 두 사람만의 마지막 밤이였다.

마주 보고 앉은 두 사람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수혼아. 내일 떠나게 되면 다신 이곳에 찾아오지 마라. 아마 찾아와도 내가 없을 것이다.”

“알아. 머 이제 사부한테 배울 것도 없는데 찾아올 일도 없지머”

“후후후. 떠나기 전에 몇 가지만 당부하마. 마지막 당부니 잘 들어”

“간단한 것만 해. 복잡한건 질색이야.”

“좋아. 간단해. 그러니 명심해야 한다.”

“알았어. 해봐”

“내가 너에게 전수한 무술은 음양도라는 우리 고유의 무술이다. 너도 알다시피 음양도는 삼국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백제의 호국무술로 3천년 이상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제 넌 음양도의 유일한 계승자가 된 것이다. 머 음양도를 널리 전파하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 다만 너가 죽기 전에 너처럼 한사람에게라도 음양도를 전하기 바란다.”

“알았어. 아직 먼 이야기야. 죽기 전에 할깨”

“두번째, 우리 음양도가 전해오듯 혹시 신라의 원예도나, 고구려의 국선도도 전해올지 몰라. 혹시 밖에 나가서 그런 사람을 만나거든 음양도의 명예를 지켜주기 바란다.”

“대련해서 코를 납작하게 해주면 돼”

“후후후. 그 정도면 충분하지. 다만 신라의 원예도 계승자를 만나면 조심해라. 고구려의 국선도는 고려와 조선을 거쳐 민간에도 많이 보급되어 그 진정한 계승자를 찾기가 무척이나 힘들 것이다. 보급이 많이 된 만큼 장단점이 파악되어 그리 위력적이지 않지만 원예도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1인 계승자로 내려와 모든 것이 신비에 가려져 있어 위협적이지.”

“걱정하지마. 내도 강해”

“이상이다.”

“간단하내. 알았어 그럼 자자”

“수혼아 네일 떠나면 다신 만나지 못하는데 혹시 궁금한 거 없니”

“없어.”

“부모님에 대해 궁금한 거 없어”

“죽었다며”

“아냐 죽지 않았어. 떠나 버린 거지."

"무슨 소리야. 그럼 살아있어“

“모르겠다. 소식이 끊어진지 20년 가까이 되었으니 말이다.”

“어떤 사람들인데”

“너 애미는 나도 보지 못해 모르겠고, 아비는 조인석이라는 이름으로 지금쯤 40이 조금 넘었을 것이다. 나에게 무술을 배우다 지겁다고 산을 떠났지. 어느날 널 안고 나타난 너만 남기고 다시 살아져 버렸다.”

“참....웃기는 사람들이내....머가 지겁다는 것야.”

“아비는 너처럼 무술에 천재가 아냐. 그래서 나에게 많이 맞기도 하고 혼나기도 했지. 그걸 참지 못하고 내려간 거야.”

“지금 머하려고 나에게 그런 말 하는 거야.”

“부모에 대해 궁금하지도 않아.”

“나 싫다고 떠난 부모 머가 궁금해. 나 보살피고 가르친 사부가 내겐 부모님이야.”

“고맙구나”

“나 떠나고 심심하면 어떻게 그냥 남을까?”

“아니. 떠나 마지막 모습을 너에게 보이고 싶지 않다.”

“알았어. 그럼 자자”

제  목: 낭만을 꿈꾸는 늑대 (2부 )말괄량이와 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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