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뉴카파로 가자-98화 (98/107)

98화

“카용! 카용?”

“카용? 카용 어딨니!”

은준과 야는 집 주변을 돌아다니며 누군가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작년 은준이 데려와 돌보기 시작한 리카온 ‘카용’이다. 그런데 지금 마당 한켠에 있는 카용의 우리에는 끊어진 목줄만 남아있을뿐 카용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게 바로 은준과 야가 사방으로 발품을 팔아가며 카용을 찾고 있는 이유였다.

“어딨는지 보여?”

“...”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서로 마주치게 된 은준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야에게 물어보았으나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굳은 표정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 역시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퉁야가 달려와 은준에게 물었다. 평소 느긋하기 짝이 없어 은근히 게으르단 평까지 받고 있는 은준이었는데 그랬던 사람이 쉼없이 뛰어다니고 있으니 그 이야기가 퉁야에게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모르겠네. 아침에 밥을 주러 나왔더니 온데간데 없이 끊어진 목줄만 남아있지 뭐람. 혹시 야생동물이 들어와서 물어간건 아니겠지? 아닐거야, 핏자국은 없었는걸...”

처음엔 내외하며 이를 드러내던 카용이었으나 매번 먹을걸 챙겨주는 은준에게 언제서부턴가 제법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카용이었다. 또 은준도 처음엔 비쩍 마르고 건강도 좋지 않아보이던 녀석이 점차 살이 붙고 털도 가지런해지는 모습에 뿌듯한 마음도 한켠에 가지고 있던 터였다. 그런데 그 카용이 어느날 갑자기 자취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요즘 자꾸 밤마다 울어제끼더니 발정이라도 나서 뛰쳐나간건가?”

처음부터 탈출을 꿈꾸던 것이었다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목줄을 채워놔도 이따금 뒷발로 긁어대긴 해도 주인을 닮았는지 느긋하던 카용이었다. 은준은 이 실종 사건이 일반적인 가출은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리카온 번식기가 언제지?”

은준은 그의 머리에 퍼뜩 떠오른 가설이 어쩌면 신빙성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얼른 뒤로 돌아 뛰어들어가 인터넷을 뒤졌다.

“출산시기가 3~6월이라고?임신기간이 80일정도이고.”

“아! 어쩌면 정말 번식기라서 뛰쳐나갔는지도 모르겠네요?”

카용을 무서워하던 야도 그간 어느정도 정이 들었었는지 걱정스런 표정으로 은준을 따라왔다가 그가 하는 말에 화색을 띄며 탄성을 터트렸다.

“정말 그랬으면 다행인데... 정말 뭔가가 물어간건 아니겠지?”

“너무 걱정 마세요. 마당에도 아무런 흔적도 없었잖아요? 카용은 아무일 없을거에요.”

“...그렇겠지?”

“네! 그러니까 힘내세요!”

“고마워...”

은준은 야의 위안에 언제까지 낙담해하고 있을 수 없었기에 애써 기운을 차리려 노력했다. 그때 마침 울린 전화벨 소리에 야가 방에서 나가고, 은준은 무의미하게 마우스를 클릭하고 있었다. 그런데 잠시후 노크 소리와 함께 야가 전화를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나한테 온 전화야?”

은준은 야가 건네주는 전화기를 받아들며 의아해 물었다. 대체로 은준 자신과 알고지내는 사이라면 휴대전화로 전화를 하지 집전화는 알려준사람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집전화를 아는 사람이라면 건설업자와 같은 거래처 사람이나 공무원이 전부였다. 해서 대체로 집전화의 벨이 울리는 것은 얌이 전화를 할 때가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때문에 은준은 전화를 받아들면서도 입모양으로 ‘누구?’라고 신호를 보냈지만, 어째서인지 야도 약간은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내저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미 받아든 전화를 끊을수는 없는 노릇. 은준은 잠시 목을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

“아, 김은준씨 되시므니까?”

그 물음에 은준은 더욱 이상한 표정이 되었다. 이곳 사람이라면 은준을 ‘미스터 김’이나 ‘은준 김’으로 부르면 불렀지 ‘김은준’이라고 부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전화 너머로 들리는 이 이상한 발음이라니.

“아... 예, 제가 김은준입니다만, 실례지만 어디신지...”

“핫! 안녕하십니까. 저는 샤이닝윌의 카토리 토마라고 합니다.”

“아아, 예 안녕하세요. 김은준입니다. 그런데 실례지만 어디시라고요?”

은준은 상대방의 이름을 듣는 순간 어색한 영어 발음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일본에 가본적도 없고 어떠한 접점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 샤이닝윌의 카토리 토마입니다. 저희 샤이닝윌은 연예기획사입니다.”

더더욱 오리무중이다. 연예기획사에서 은준에게 전화를 할 이유가 어디있을까. 자기비하는 아니지만, 은준은 스스로가 연예계에 나갈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은 알았다. 하물며 일본의 연예기획사라니.

‘이거 보이스피싱아냐? 내 이름은 어떻게 알았지?’

은준이 이런 의심을 할만도 했다.

“네, 샤이닝윌이라는 연예기획사의 카토리 토마라는 분인건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무슨 일로 전화를 주셨는지요? 그리고 제 이름과 전화번호는 어떻게 아셨는지도 궁금하네요.”

“예, 다름이 아니라...”

은준이 의심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토마는 솔직하게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벤시몽에 대해서 알게된 과정과, 소속 모델의 촬영과 관련하여 촬영지 섭외차 전화를 하였다는 것을 말이다.

“... 갑작스런 일이라 참 당황스럽네요. 이러 전화를 받게될줄은 생각해본적이 없어서요.”

“물론 그러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의심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믿기 어려우시면 인터넷에 샤이닝윌이라고 치시면 저희 기획사 홈페이지를 찾아보셔도 됩니다. 홈페이지에 소속 연예인 프로필도 나와있으니 가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으실겁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었지만, 평생 외국은 물론 국내 연예인도 직접 본적이 없었던 그였기에 자신의 집을 어떤 기획의 촬영지로 하고 싶다는 상대방의 설명에 귀가 솔깃한 은준은 마침 인터넷을 하고 있었던 참이기 때문에 한 번 검색을 해보기로 했다.

“영어로 쳐도 나오지요?”

“네, 물론입니다!”

은준이 관심을 보인다고 생각했는지 토마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아, 죄송합니다. 게임 아이템만 나오네요.”

“...제가 홈페이지 주소를 불러드리겠습니다. shining-will.or.jp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아아, 나오네요.”

유명한 회사가 아닌지 엉뚱한 검색결과만 나오는 바람에 다시 의심스런 생각이 기어나오려다가 토마가 불러준 주소대로 들어가니 그의 말대로 연예 소속사 홈페이지가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죄다 첨들어보는 이름들이네. 가수 아이돌 그룹 같은데 들어본적 없는 이름들이야.’

은준은 내용들을 죽 훑어보며 중소규모의 연예소속사라 생각하였다. 그런데 그룹 멤버 이름을 확인하던중 익숙한 이름을 찾아볼 수 있었다.

“쿠라시나, 아이?”

============================ 작품 후기 ============================

1.전에 연참할때 어느분께서 ;연참한다면 리플 100개도 달릴것' 이라고 하셔서 100개로 잡았었는데, 어렵네요. 게다가 은근슬쩍 계속 보이는 아이디가 있습니다+_+만 넘어가도록 하죠 ㅋ

2.암호가 너무 쉬웠죠? 금방 아실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럼 어디 이번 편에는 얼마나 달리는지 보다가 제가 생각하는 커트라인을 넘어서면 그때 또 한편을... 분발해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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