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뉴카파로 가자-80화 (80/107)

80화

[Eunjun Kim]

“어휴, 이럴줄 알았으면 다른 짐 편에 같이 보내올 것을... 괜히 짓을 했다가 이게 무슨 꼴이람. 아니면 몇 개만 따로 가방에 빼가지고 올 걸. 어? 저기와있군!”

겨우 세관을 통과해 짐을 전부 찾아 공항을 빠져나오는 은준의 눈에 하얀색 종이에 써진 자신의 이름이 보였다.

“쉬사네, 얌!”

종이를 들고 서있는 이는 은준의 연락을 받고 온 쉬사네였고, 그 옆엔 뜻밖에도 얌이 함께 하고 있었다.

“보스!”

“킴!”

휴가를 받아 가족에게로 간 퉁야 대신 나온 쉬사네와 얌도 막 게이트를 통과한 은준을 발견했는지 손을 번쩍 들어 흔들며 그를 불렀다.

와락!

잠시를 참지 못한 얌은 대기선 밖에서 뛰어 나와 은준의 품에 뛰어들고는 머리를 부볐다.

“어이쿠!”

워낙 저돌적인 돌진이라 가슴이 뻐근할 지경이었지만, 부끄럼 때문에 좀처럼 먼저 다가오질 않는 야와 달리, 활동적이고 호기심 많은 이 소녀가 은준은 마음에 들었다.

‘또 커졌나?’

은준은 그의 가슴 아래 와닿는 푹신한 감촉에 절로 흐믓해졌다. 외형적으로는 서구형에 가까운 이 혼혈 소녀는 아직 언니인 야 보다는 키는 작지만, 발육 만큼은 남달랐다.

“고생하셨습니다. 이리 주시죠.”

걸으면서도 찰떡처럼 철썩 붙어 떨어지지 않는 얌이 발이 꼬여 넘어지지나 않을까, 조심스럽게 한쪽 팔로 그녀를 감싸 안은 은준의 반대편엔 쉬사네가 다가와 그의 캐리어를 대신 받아 끌었다.

순간 은준은 좀 전의 기억이 떠올라 뜨끔했지만, 캐리어를 열어보지 않으면 그 안에 뭐가 있는지 모를 것이라며 캐리어를 넘겨주면서도 혹여 잠금장치가 풀리진 않을까 잘 잠궜는지 다시 한번 기억을 더듬었다. 불법적인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당당했지만, 그 역시도 자신의 성적 취향에 대해 남들의 구설수에 오르는 것은 바라지 않았다.

공항을 나온 우리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식사를 하는 일이었다. 은준으로서는 얌까지 쉬사네를 따라 올 줄은 생각지 못했었지만, 어쨌든 벤시몽이나 뉴-카파서부터 이곳 요하네스버그 공항까지 긴 시간 차량으로 이동했을 터이니 17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은준 만큼이나 고단했을 터였다.

아직 밤이 되려면 시간이 남았지만, 이미 저녁때인지라 어차피 당장 출발하지 못하게 된 은준들은 요하네스버그에서 하룻밤을 지낸뒤 아침 일찍 벤시몽으로 떠나기로 했고, 식사는 셋 모두 피로했을 것임을 생각해 브라이 같은 육류보다는 보보티라는 쌀로 만든 음식을 주문했다.

보보티는 말레이에서 이주해온 이들에 의해 전래된 요리인데, 카레 가루가 들어간 탓에 밥의 색깔이 노랬고 거기에 고기와 야채등을 곁들여 먹는 음식이었다.

식사후 쉬사네가 잡아온 숙소는 ‘슈스트링스’라는 이름이었다.

“슈스트링은 감자튀김 요리 이름입니다.”

“아하!”

숙소 주인은 쉬사네를 여행 가이드로, 은준을 외국에서 온 여행객으로 알았는지 그가 묻지 않은 것들도 친절하게 알려주었고, 은준도 호의를 사양하지 않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비록 요하네스버그에 처음 온 것은 아니지만, 이전에는 곧장 기차를 타고 요하네스버그를 떠났기 때문에 이곳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어서 이런 숙소조차도 신선해했다.

“음, 방은 2인실 하나하고 1인실 하나로 주세요.”

“보스, 괜찮습니다. 도미토리로도 충분합니다.”

쉬사네가 은준을 수행해왔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비서는 아니었다. 당연히 돈이 들어가는 일은 은준이 전담했고, 방을 잡는 것도 은준이 주관했다. 하지만 원주민 마을 출신인 쉬사네는 자신이 묵을 1인실 비용이 150 남아공 랜드라는 것을 듣고는 사양하려 했지만, 그렇다고 은준이 ‘그래?’하고 바로 방을 바꿔줄 만큼 야박한 고용주도 아니었다.

“괜찮아. 여기까지 운전해오면서 피곤했을 텐데, 잠이라도 잘 자야지. 도미토리룸은 이사람 저사람들이랑 같이 자야 할 텐데 그래서야 어디 푹 자겠어? 자, 나도 피곤하니까 내 말대로 하고 이제 들어가서 쉬자고.”

“...알겠습니다.”

쉬사네도 고집을 부리지는 않았고, 호의에 감사하며 방으로 올라갔다.

“즐거운 여행 되세요. 콘돔은 여기서도 판매하고 있답니다.”

숙소 주인은 은준과 얌이 찰싹 달라붙어있는데다가 한 방을 쓴다고 하니 둘의 관계를 짐작하고는 은준에게 은근히 길 건너 상점에까지 가지 않아도 됨을 알렸다. 당연히 바로 옆에 있던 얌도 그 소리를 들었고, 은준 앞에서는 부끄러움도 없는 듯 보였던 그녀였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은지 살짝 얼굴을 붉히며 그의 팔 뒤로 얼굴을 숨겼다.

“킴!”

문을 닫고 방 안으로 들어서자 얌은 기다렸다는 듯이 팽그르 돌아 그의 가슴을 끌어안고는 얼굴을 부볐다.

“야, 얌!”

자신의 여자가 가슴에 찰싹 붙어 눈빛을 반짝반짝 빛내며 올려다본다면 어느 남자가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게다가 은준 역시 보름 넘게 독수공방한 상태였으니, 사실은 공항에서부터 발뚝에 느껴지는 얌의 살결 때문에 바지가 불편했던 참이었다.

쪽, 쪽.

은준의 목을 끌어안은 야와의 가벼운 입맞춤이 몇 번이나 이어졌다. 동시에 얌의 손이 은준의 바지춤으로 스며들어왔고, 은준이 다급히 멈추려 했지만 얌이 더 빨랐다.

“자, 잠깐! 아직 씻지도 않았다고.”

“그래도 괜찮아요. 이제 더 기다릴수 없다구요.”

본의 아니게 보름간 비축해두었던 은준은 평소와 다르게 연속으로 3회전을 치르며 자신을 쏟아낸 은준은 만족스럽게 침대에 기대 누웠다. 그런 은준의 옆에선 얌이 옆으로 누워서는 여전히 한 손을 내려 그의 것을 만지작거렸다. 4회전을 유도하는 것이 아닌 어디까지나 ‘만지작’이었다.

“...얌은 그게 좋아?”

“응! 말랑말랑해서 재밌어요.”

“재밌는거야? ...”

“아래 있는 주머니는 손 안에 한가득 잡혀서 말랑거리고, 위에는 이렇게 입에 물고 우물거리며 커져서 탱글탱글해져요.”

“윽! ...그렇게 하면!”

얌은 말을 하다가 회가 동했는지 고개를 숙여 다시 입으로 덥석 집어삼켰고, 은준은 숨을 삼키며 중심부분에서 올라오는 감각에 재차 힘을 내보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이 밝자 은준 일행은 출발 준비를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주인이 아침으로 시리얼이 준비되어있다고 했지만, 셋 중 누구도 아침을 시리얼로 시작하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에 가까운 식당을 이용하기로 했다.

요하네스버그서부터 벤시몽까지는 거의 서울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 걸린 시간과 비슷하게 걸렸다. 요하네스버그에서 뉴-카파 까지는 도로가 연결되어 있었지만, 그 길이가 서울서 부산 만큼이나 멀었고, 다시 벤시몽까지 5시간여가 걸렸기 때문이었으며 남아공 도로의 현실 탓도 있었다.

은준은 뿌연 흙먼지를 뚫고 넓은 옥수수밭 사이로 서있는 벤시몽 저택과 그 옆으로 커다란 옥수수 창고를 보고는 그동안의 긴장이 풀리며 나른한 피로감이 몰려옴을 느꼈다.

‘아... 집에 다 왔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오늘은 저도 12시 지나면서 올려봤습니다.다들 그렇게 하더라구요.

투베 때문에 그러는건가요?

오늘도 선추코 감사합니다

머리모지라 님은 설마 글안올렸다고 주말에도 출근하신건가요? ㄷㄷㄷ 아니면 그 출근이 출첵 말씀하시는건가요 ㅋ 앞에거라면....

수욜부터 추석 연휴네요. 모두 사고 없이 잘 다녀오시기 바라겠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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