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밖에 안 남았다고 했냐?”
차에서 얼른 내리려는 내게 형이 다시 물었다.
“그래. 이제 얼마 안 남았다고.”
“그 시간동안 그 청년 못 꼬시겠지?”
“........ 지금 나 열 받게 하려는 속셈이야?!”
“와하하하-!!!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내가 보기에는 말이다, 현조야.“
말을 끊고 한참 조용하다.
결국 차문을 거세게 닫자 형이 다시 문을 열며 소리를 질렀다.
“보름동안 잘 해봐라!!!!! 너의 그 섹시한 엉덩이로 살살 녹이면 안 될 게 뭐가 있겠냐?!”
속에서 화가 부글부글 끓고 있었지만 그냥 무시한 채 아파트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에 올라 8층을 누르고 파자마 바지만 입은 채였기에 추워 몸을 웅크렸다.
감기에 또 단단히 걸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내가 걸리는 건 괜찮지만 날 간호해주느라 피곤할 주환이가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복도에 기대듯 선 주환이 보였다.
날 보자 무심한 표정에 알 수 없는 감정이 어렸다.
“왜 나와 있어?”
“... 그러는 너야말로 왜 이렇게 일찍 왔지?
니 동생 말로는 보름은 있어야 올 수 있다고 하던데..
거기서 보름동안 있지 그랬냐..?“
그 말에 대답 않고 현준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단번에 화가 난 듯 내 어깨를 움켜쥔다.
“넌 니 동생이 그렇게도 걱정 되냐?! 그럼 그 자식이랑 살지 왜 날 끌어다가
난리를 치는 거야?!“
“.... 김주환. 똑똑히 들어라.”
“............”
냉정해진 목소리에 내가 얼마나 화가 난 건지 알아챈 듯 그는 조용했다.
그에게 시선을 똑바로 고정시키고 한 자 한 자 정확히 말했다.
“난 일년 전부터 네가 갖고 싶었다고 저번에 분명히 말했어.
너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라 평생에 한 번 가져보고 싶었던 상대를 그렇게
비겁한 수로 갖게 되었다. 지금 너가 나에게서 받은 피해를 한 번 말해볼래?
정신적 피해..? 육체적 피해..? 과연 너가 나보다 많은 피해를 받았을까..?
넌 연수와 잘 되서 기분이 좋았을 테고, 난 너를 한 달 동안 갖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어.
결국 콩알만큼의 피해를 받고, 세상만큼의 소중함을 얻는 거다.
......... 그런데 왜 나에게 그런 말을 하는 거지?
내가 동생에게 관심을 갖든, 소중하게 여기든, 그건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
콩알만큼의 피해를 늘릴 참인가..? 되도록이면 거기서 멈춰.
연수에게 더 신경을 쓰라고 말했지..? 보름만 있으면 난 네 눈앞에서 사라질 거다.
그러니까 제발 ........ “
결국 말을 끊지 못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온몸이 차갑다.
침대로 가 시트 속으로 몸을 파묻었다.
가슴이 울렁거리고 있었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격렬히도 뛰고 있다.
난 진우에게도 말했다시피.. 그가 행복해지길 바랬다.
지금 상황만 봐도 그가 누구와 같이 있으면 행복해질지 뻔히 보였다.
어느새 연수에게 사랑고백까지 했다는 그다.
연수도 이혼하기 전부터 좋아했었다고.. 그렇게....말했다고 했다.
호텔까지 가 사랑을 확인하려고까지 했던 그들이다.
비참해지는 건 나였다.
그들 사이에서 훼방을 놓는 것도 나였다.
하지만 제일 피해를 받고 있는 인간도 나였다.
이렇듯 슬픔을 억누르고 있는 것도 나였다.
결국 그들의 행복 뒤에 불행한 사람은 나인 것이다.
침대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갔다.
물을 한 컵 마시고 소파로 가서 앉았다.
주환은 그 뒤로 들어오지 않은 것인지 아무 곳에도 없었다.
욕실로 가서 샤워를 했다.
뜨거운 물이 기분 좋게 감기며 온몸에 마찰했다.
거품까지 내어 닦고 샤워를 마친 뒤 깔끔하게 옷을 차려 입었다.
지갑만 들고 집에서 나왔다.
택시를 탔다.
“..... 고진우.. 여기 00동이니까 와라.”
“뭐?! 거긴 왜 갔냐? 전화해도 받지도 않더니 웬 바람이 불어서 나를 다 부르냐?!
지금 갈 테니까 기다려.“
“차 끌고 오지 마. 오늘 죽도록 마시자.”
“알았어. 임마.”
전화를 끊고 술잔을 다시 기울였다.
쓰디쓰게 넘어가는 술을 또 따라서 한 모금에 마셨다.
오늘은 술에 취하고 싶었다.
“.............. 끅.. 오..? 곰 왔네...? 히끅..”
“....... 대체 얼마나 마신 거냐. 그 새를 못 참고 혼자서 잘도 마셨군..”
“.....응.. 그렇게 됐다.... 끅.. 끅..."
술잔을 든 채로 꾸벅꾸벅 고개를 흔드는 내 옆에 앉아 녀석은 자신의 잔에도 술을 따랐다.
내 술잔에 탕-하고 부딪친 후 꿀꺽 한 모금에 삼키는 녀석.
나도 그에 질 새라 얼른 다 마셔 버렸다.
속에서 불이 붙고 요동을 치고 난리가 난 것 같다.
정신이 가물가물해지는 틈에 진우가 다시 술을 따랐다.
결국 먹고 죽자는 식으로 대화 한 마디 없이 술만 마셔댔다.
“야, 벌써 12시 넘었다. 그만 가자.”
“................. 으응..? 곰 한 마리.. 끅.. 집? 집이 어딘데... 난 집 없어... 딸꾹..”
앞에 곰이 한 마리 왔다갔다 거린다.
내 어깨에 팔을 두른 곰은 날 부축하려는 듯 했다.
집이란 말에 난 집이 없으므로 어리둥절하게 말하자 곰이 포효하는 듯 입을 크게 벌렸다.
“... 욱. 이 곰 새끼가 날 잡아먹으려고 그러네..?”
결국 곰을 바닥에 헤딩시켜줬다.
손을 탁탁 털고 곰에게 빠이 빠이를 외친 뒤 문이 열려진 차에 올라탔다.
그러자 곰이 엄청난 속도로 차를 향해 달려왔다.
내 옆으로 올라탄 곰을 향해 다시 주먹을 놀렸다.
딸꾹질은 자꾸 나서 죽겠는데 이 곰이 날 따라 오는 건가 싶어 열이 받았다.
하지만 차는 출발했고, 곰은 여전히 내 옆에 있었다.
한참 가던 차가 멈추자 귀엽게 몸을 웅크린 채 날 따라 내리려는 곰에게
황당한 심정으로 말해주었다.
“.... 에이씨... 이 놈의 곰 새끼가 여기도 따라오네...?
우리 주환이가 싫어하니까 안 돼. 곰팅아! 아무리 귀여워도 주환이가 싫어하니까 안 돼.
끅.... 아, 울렁울렁거리네...“
“... 토 할 것 같냐? 얼른 등에 업혀!”
포근한 등판에 얼굴을 묻고 흔들리는 감각에 점점 더 속이 울렁거렸다.
조금 잠잠해지자 다시 말했다.
“얼른 가, 곰!.......... 우욱... ”
토가 나올 것 같아 입을 꾹 막고 곰이 막 달리는 등에서 거의 기절 직전까지 갔다.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곰이 그 문을 어떻게 열었을까 궁금해 하던 틈에 바닥에 세워졌다.
고개가 어딘가에 박혀졌고,
“얼른 토해, 이 자식아!”
곰의 포효 섞인 말에 그대로 속에 있는 걸 몽땅 토해내었다.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곰을 올려다보자 곰이 날 세면대로 이끌었다.
“양치질 할 수 있겠어?”
‘끄덕-’
곰이 날 뭘로 보는 건가 싶어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칫솔을 찾아 치약을 짜서 입에다 넣고 우물 우물거렸다.
“......... 후우.. ”
그런 내게서 칫솔을 빼앗아 들고 내 대신 양치질을 해주는 곰...
곰의 신통 박통한 능력에 박수를 쳐주고, 입가심도 다 한 다음 끌려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아까는 못 봤던 주환이가 보였다.
침대에 누워 있는 주환이에게 달려가 풀썩 안겼다.
“... 주환아! 키스해줘, 키스해줘, 키스해줘, 키스해줘.”
“......... 저리 꺼져라.”
주환이가 무섭게 얼굴을 찡그리고 날 밀쳐냈다.
뒤에 서 있던 곰이 날 받아 들었고,
난 곰에게서 벗어나 얼른 옷을 벗어 휘휘 던져 버렸다.
그리고 멍하게 서 있는 곰을 향해 말했다.
“곰.. 딸꾹.. 너 인간들 섹스 하는 장면 궁금하지 않냐?......... 큭큭.
내가 오늘 보여주마. ..... 끅..“
곰의 붉어진 얼굴에 만족한 뒤 섹시하게 미소지어주고 뒤로 돌아섰다.
주환이 당황한 듯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천천히 다가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그의 무릎 위에 사뿐히 앉았다.
마른 듯한 그의 무릎은 무척 따뜻했다.
고개를 숙여 귓가에 웃음소리를 내자 그가 움찔 몸을 떨었다.
“.... 김주환... 끅끅.. 너 정말 나쁜 새끼야... ”
“.......... 앗..”
페니스를 꽉 움켜쥐자 그가 신음소리를 냈다.
섹시한 음성에 더욱 웃음소리를 내며 그의 귓불을 깨물었다.
그의 몸에 걸쳐진 셔츠를 풀어내고 바지 사이로 페니스를 꺼내었다.
거부하는 몸짓이 없어서 더욱 수월했다.
주환은 오히려 내 등에 팔을 두르고 키스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기분이 더욱 좋아져서 얼른 그의 손가락을 가져다 핥았다.
축축하게 모두 핥고 가쁜 숨을 내쉬며 그의 손가락이 애널 사이로 들어갈 수 있도록 이끌었다.
애널에 닿자마자 허리가 높이 튀었다.
뒤로 몸을 젖히고 그의 손가락에 기분 좋은 웃음과 신음을 내뱉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주환을 보자 귓불까지 붉어져 있었다.
그도 술을 먹은 건가 싶어 붉어진 뺨을 손으로 쓸어 주었다.
그러다가 퍼뜩 곰이 생각나 뒤로 몸을 돌렸다.
곰은 아까 그 자세로 멍청하게 서 있었다.
만족해서 다시 미소지어준 뒤 애널 사이로 다급하게 들어오는 손가락에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내 허리를 옮겨 자신의 페니스를 밀어 넣는 그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
파묻자마자 짜릿할 만큼 깊숙이 그가 들어섰다.
단단하게 연결된 채 그의 귓가에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그러자 내 허리를 안고 있던 팔에 힘이 들어갔다.
허리를 위로 들었다 놨다.
아까만큼 깊숙이 들어가며 움찔 허리가 튕겼다.
“.... 하아.. 주환아......... 나.. 나는.. 너가 ....... 으읏..”
퍽퍽 소리가 날 정도로 내 허리를 움직이는 주환에 의해 말이 자꾸만 끊겼다.
하지만 내 마음을 전하고 싶었기에 그의 어깨에 손을 얹고 밀어냈다.
그에게서 몸을 떼어내자 그가 불만스럽다는듯 내 몸을 움켜잡았다.
그런 그에게 조금 진정된 숨소리로 말했다.
“..... 나는.. 주환이 너가..... 연수보다 나를 생각해줬으면.. 좋겠어.....”
“..........”
“..... 나만 사랑해주면 좋겠어.....!”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주환의 다급한 놀림에 다시 깊숙이 페니스를 느꼈다.
앉아있던 자세에서 뒤로 넘어진 채 그의 밑에 깔려 더욱 격렬하게 삽입 당했다.
“........ 아앗... 더.. 더 해줘.. 주환아..!!!!!! 사랑해.. 사랑해.........”
강렬한 엑스터시가 지나가고, 난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