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군..?”
“.... 아, ...현조씨..?”
이혼 뒤에 더욱 아름다워진 그녀는 꽃을 다듬다 말고 내 목소리에 얼른 뒤돌아보았다.
살랑거리는 가느다란 머리카락을 보다가 눈길을 돌렸다.
눈이 마주치자 당황한 듯 눈동자가 흔들렸다.
내가 미소를 짓자 그제야 조금 긴장된 얼굴을 풀었다.
“어쩐 일이에요?”
“그냥 지나가다 들렸지. 오면 안 되는 걸 왔나?”
“.. 아니에요.”
“나쁜 감정도 없는데 그냥 오다가다 들려도 되는 거잖아. 안 그래?”
“그렇게 해요. 저도 현조씨한테 나쁜 감정 없어요.”
“거짓말.”
“....”
놀란 듯 크게 떠진 눈동자가 내 눈동자를 쳐다보았다.
눈을 살짝 피하고 정작 묻고 싶었던 걸 물었다.
“요새도 장사는 잘 되는가 보지?”
“.. 그럼요. 똑같죠. 계속..”
“음.. 그러고 보니... 길거리에서 우연히 주환군을 봤는데.. 여전히 자주 오나?”
“글쎄요. 항상 똑같죠. 그 애는 항상 오는 날이 정해져 있잖아요.”
쿡.. 거짓말 못 하는 건 여전하군.
흔들리는 눈동자가 거짓말을 한다고 말하고 있건만 태연히 말하는 연수를 속으로 비웃었다.
“장미는 고마워.”
“네?”
“어제 내 생일인 걸 알고 주환이한테 준 것 아니었나?”
“.......... 네?”
아, 뭔가 잘못 생각한 것 같다.
그녀의 눈동자는 정말로 진실한 듯,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투명했다.
내가 와서 당황했기 때문이었을까, 아까 그 눈빛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건가..
당황한 난 다시 얼버무렸다.
내 말에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저 그냥 넘어가는 그녀였다.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다급하게 인사를 하고 가게에서 나왔다.
내 안의 악마가 날 조종하고 있는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와 아무도 없는 방을 둘러본 뒤 아직도 뛰는 가슴으로 침대에 누웠다.
점점 판단하는 것이 흐려지고 있었다.
정확한 생각도, 그 어떤 것도 불가능해져 가고 있었다.
주환의 생각만으로 가득 차서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어떤 것이 진실인지, 전혀 알 수가
없어지고 있었다.
다시 침대에서 일어나 가만히 앉았다.
다리를 구부려 무릎에 얼굴을 대고 눈을 감았다.
밥을 하려고 나가 소파를 보니 어제 녀석들이 준 선물들이 그대로 놓여져 있었다.
포장지를 다 벗겨내어 휴지통에 버렸다.
휴지통을 버리다보니 꽉 차 있어서 비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쓰레기봉투를 가져다 고무장갑을 끼고 옮겨 담았다.
포장지를 꾸깃꾸깃 구겨서 집어넣고 다시 휴지통을 봤을 때였다.
뜯지 않은 포장의 조그만 상자가 하나 버려져 있었다.
잠시 쳐다보던 난 조심스럽게 포장을 풀었다.
풀자 고급스런 붉은 색 천으로 감싸여진 상자가 나왔다.
고무장갑을 벗고 그 상자를 살짝 열어 보았다.
...금빛 시계가 단정히 들어 있었다.
숨을 멈추고 계속 들여다보았다.
손으로 만져보고 상자에서 조심스레 꺼내었다.
지금 차고 있던 손목시계를 빼서 옆에 두고 금빛 시계를 손목에 찼다.
차갑게 붙던 시계가 잠시 뒤 따스하게 변했다.
손목에 감기는 묵직한 촉감에 그 것을 한참 바라보았다.
“잘 갔다 왔어?”
“.......... 저리 비켜”
오자마자 반갑게 달려드는 날 귀찮은 듯 떨쳐낸 그는 빠른 걸음으로 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욕실로 들어가는 걸 확인하고 주방으로 가 식탁을 차렸다.
마음이 차분했다.
잠시 후 식탁을 다 차리고 밥을 푸는 뒤로 그가 와서 앉았다.
국도 퍼서 그 앞에 놔주고 나도 의자에 앉았다.
그와 함께 먹는 밥맛은 훨씬 더 맛있어졌다.
손목에서 찰랑거리며 금빛으로 빛나는 시계를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밥을 다 먹고 식탁을 치운 뒤 소파에 앉아 있는 그에게 차를 내갔다.
그의 옆에 앉아 차를 내밀자 그의 시선이 내 손목에 머무른다.
그러다가 재빠르게 시선을 차로 옮긴 그는 받아 들어 마셨다.
차를 마시며 책을 읽는 그의 옆에 앉아 TV를 틀었다.
리모콘으로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외화영화 프로를 틀었다.
더욱 그의 옆으로 엉덩이를 옮겨 앉았다.
책을 읽기 위해 비스듬히 소파에 기대앉은 그의 어깨에 살짝 얼굴을 올려보았다.
“당장 머리 치워.”
올리자마자 험악한 목소리가 들렸다.
무시한 채 계속 TV를 보고 있었다.
그러자 잠시 후 내 머리를 힘껏 떠밀었다.
머리가 번쩍 들려졌고, 난 그대로 시선을 그에게 맞췄다.
얼른 팔을 뻗어 그의 어깨에 감았다.
그리고 얼굴을 가져가 그의 입술에 살짝 키스했다.
짧게 닿았다 떨어지는 입술의 촉감은 매우 감미로웠다.
부드럽게 닿은 입술에 다시 한 번 짧게 키스하고 떨쳐내는 그에 의해 몸에서 떨어졌다.
“사랑해, 주환아.”
고맙다는 말 대신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내 말에 눈살을 찌푸리는 그를 향해 활짝 웃어준 뒤 그의 입술을 다시 쓰다듬었다.
얼굴을 돌려 내 손길을 뿌리치는 그에게 말했다.
“내일도 수업 있니?”
“있어.”
“비는 날은 언제지?”
“....... 목요일”
“음.. 그럼 내일 모레..?”
“그건 왜 묻지? 수업이 비어도 여기에 들어오지는 않을 거야.”
“같이 영화나 보러 갈까 해서..”
“흥미 없어.”
딱 잘라 말하는 그를 계속 쳐다보다가 몸을 더욱 붙였다.
그의 얼굴을 돌려 내 얼굴 가까이에 대고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내 어깨를 잡아 밀어내는 그의 행동에 더욱 힘을 줘서 목덜미를 핥았다.
할짝거리다 세게 깨물자 그가 신음소리를 냈다.
더욱 힘껏 날 밀어내는 그에 의해 한참 빨아들이던 목덜미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꽤나 또렷하게 키스마크가 남아 있었다.
내가 도발적으로 올려다보자 그가 찡그리며 주먹을 그러쥔다.
"저리 꺼지라고 했잖아!!!"
“.... 하지만... 너랑 하고 싶어.”
“................. 변태새끼.”
".. 하자.."
속삭이듯 말하고 그대로 그를 위에서 내리눌렀다.
소파에 누운 그의 위에 올라탄 자세 그대로 허리를 내려 거부하는 그의 입술에 키스했다.
입을 다문 채 벌리려하지 않는 그의 입가를 살짝 핥았다.
혀로 입술 모양을 새기듯 핥고 다니자 더욱 입술을 오므려 닫는다.
끈질긴 내 공격에 입술을 서서히 벌리던 그는
잠시 후 격하게 내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더욱 끌어당겨져 입술이 사납게 마주쳤다.
입술이 쓰리도록 문질러대며 혀를 밀어 넣던 그는 내가 헐떡거리며 벗어나려고 하자
머리카락을 더욱 세게 움켜쥐며 자신 쪽으로 이끌었다.
입술의 살이 터질 만큼 격렬히 닿은 입술이 문질러지면 문질러질수록 아픔이 더해갔다.
입 안으로 찌르듯 들어오는 혀가 있기에 그래도 참을 만 했다.
하지만 마구 핥아오는 혀를 감당하기가 벅차 숨 쉬는 걸 잊을 정도였다.
머리를 움켜쥐었던 손가락이 내 옷 속으로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옷을 걷어 올리며 배를 쓸었다.
배를 쓸며 올라온 손은 여운을 남기며 가슴을 세게 움켜잡았다.
마주친 입술 사이로 신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격렬히 오고가는 혀로 인해 숨을 헐떡이며 점점 유두를 희롱하듯 꼬집는 그의 손가락에 의해
신음소리까지 나오고 있었다.
내 신음에 입술을 떼며 날 올려다보는 그를 마주한 채 유두를 더욱 진하게 애무하는 그의
손길에 쉴 새 없이 신음 했다.
빠른 손놀림으로 내 몸에서 옷을 벗겨낸 그는 붉어진 입술에 시선을 고정하는 날 보고
두 손으로 유두를 움켜쥐었다.
허리를 뒤로 젖히며 신음하자 손을 내려 허리를 애무한다.
격렬한 손놀림은 허리가 공중으로 튈만큼 황홀했다.
흥분한 페니스를 배에 문지르는 내 바지를 빠르게 벗긴 그는 브리프까지 모두 벗겨 버렸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소파에 뉘여 졌다.
몸의 위치가 바뀌자 그가 자신의 바지 버클을 풀었다.
내 다리를 강하게 옆으로 벌린 그는 그 사이에 하체를 고정시켰다.
그리고는 브리프 사이로 흥분한 페니스를 꺼낸 후 그대로 내 애널 입구에 대고 문질렀다.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정액들...
놀랄 틈도 없이 입술에 다시금 짙은 키스가 퍼부어졌다.
하체를 문지르며 키스하던 그는 아까처럼 거대하게 부푼 페니스를 애널 속으로 밀어 넣었다.
나 역시 흥분한 채 그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기에 엉덩이에 힘을 빼고 그를 받아들였다.
힘껏 빠르게 밀고 들어온 그는 격렬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아흑.. 주환아..!!!!!! 제발... 아앗...........”
그가 키스하다 멈춘 틈을 타 입술 사이로 계속해서 신음이 흘러 나왔다.
그의 격렬한 몸동작과 함께 더욱 허리를 들어 그를 반겼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내 손목에는 금빛 시계만이 반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