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뿌연 담배 연기...
악마가 피우는 담배 향은 죽음의 유혹마냥 짙었다.
차 안을 가득 채운 연기에 질식할 것 같아서 차의 유리창을 조금 내렸다.
그리고 앞을 뚫어져라 쳐다 본 채 녀석에게 말했다.
“현준아.. 아까 그 일은 잊어줄게..”
“.....필요 없어”
“왜 필요가 없어!!! 너가 몰상식한 짓을 한 것에 대해서 잊어준다니까!!!!”
“몰상식한 짓? 난 사랑의 표현을 한 것뿐이야.!!”
“그게 형제간에 할 수 있는 애정표현이냐?!”
“결코 아니지.. 연인 사이에 할 수 있는 애정표현이겠지.?”
“대체 왜 그런 미친 짓을 한 건지 이유나 한 번 들어보자..”
조용하던 차 안에 거센 폭풍이 다시금 몰아쳤다.
안 그래도 주환의 생각으로 복잡하던 머릿속이 터질 것 마냥 한계치를 벗어나고 있었다.
언제 터져 버릴지 두근두근 한 상태..
녀석에게 당해진 일로 포화상태였다.
“어릴 때부터 너 사랑했다.”
“.......뭐..?”
“너한테 못되게 군것도 .. 너의 여자들한테 심술궂게 군것도.. 다 그 때문이다.”
“.... 하.. 성현준.. 너가 미쳤구나.. 미쳤어..”
“너가 미쳤다고 하면 미친 거겠지.. 지금 당장 받아달라고는 안 한다.
너는 아직도 날 형제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인식이 바뀔 때까지 기다릴 거다..
그 꼬마 녀석에게 확실하게 차여라.. 한 달 후에 유학생활 접고 돌아올 테니까
절대 나 기다리고 있어야 돼. 알았어?“
남자의 얼굴.. 남자의 소유욕..
녀석의 눈동자에 떠오른 감정은 그 것이었다.
날 향한 남자의 얼굴에 당황했다.
냉소적인 얼굴이 사랑에 빠져 애욕에 물든 남자의 얼굴로 변해 있었다.
녀석의 말이 진심인 것을 깨달았다.
어떻게.. 한 배에서 태어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하나의 씨를 받고 태어난 너와 내가..
형제라고 이름 붙여진 너와 내가.. 그런 감정으로 얽혀질 수가 있단 말이냐..
왜 너한테 이런 상처를 줘야 하는 것인가...
쓰디쓴 물이 목에서 넘어와 얼른 삼켰다.
그리고 녀석의 말에 대꾸하지 않은 채 차를 몰았다.
조용히 앉아 담배를 태우던 시간은 길었는지 어느새 점심시간은 지나 있었다.
배고픈 것 따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정신이 아득했으므로 차를 곧장 녀석이 묵고 있는
호텔로 몰았다.
“이제 얼굴 보이지 마. 한 달 뒤에 보자. 그 때 대답을 할 테니..”
그렇게 말한 뒤 녀석을 내려놓고 차를 달렸다.
성현준.. 내 동생 녀석...
녀석에게 난 동생으로서의 애정말고는 아무 것도 느낄 수 없었다.
머리가 다시 지끈거리며 아파오기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가쁜 숨으로 욕실로 뛰어 들어갔다.
차를 어떻게 몰고 여기에 왔으며, 어떻게 주차를 했는지도, 어떻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 곳까지 왔는지도 기억이 까마득하다. 전혀 생각나질 않는다.
멍청하게 기계적으로 움직였던 몸은 차가운 물이 쏟아지자 갑작스런 한기에
움츠러들었다. 머리의 뇌까지도 얼어붙을 듯 차가운 물줄기...
눈과 입을 닫고 생각도 닫았다.
눈앞에 펼쳐지는 나 혼자만의 망상에 입술에 피가 맺히도록 힘껏 깨물었다.
주환이와 내 아내였던.. 연수의 몸이 겹쳐지는 장면에서 드디어 폭발해 버린 난
욕실의 타일 벽을 힘껏 주먹으로 쳐버렸다.
지금 심정이라면 살인이든 뭐든 내 분노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어떤 것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물줄기에 몸을 맡기고 한참동안 물에 젖어 있었다.
‘달칵-’
현관문 소리가 조심스레 들렸다.
저녁밥도 하지 않고 소파에만 앉아 있은 지 오랜 시간...
깜깜한 방안을 보니 저녁시간이 훨씬 넘은 시각인 듯싶었다.
숙여진 고개를 들지 않고 탁자 위에 놓인 꽃이 꽂혀있지 않은 꽃병을 노려보고 있었다.
발걸음 소리가 점차 가까워졌고, 어둠 속에서 그는 익숙지 않은 지 더듬거리며 전등 스위치를 찾았다.
갑작스레 밝아지는 시야..
그제야 날 발견한 듯 그가 날 쳐다본다.
그를 보지도 않은 채 조용히 물었다.
“많이 늦었네.”
“... 평소와 똑같은 시간이라고 생각하는데..?”
“밥은 먹었겠지?”
“..........”
“빨리 씻고 와”
내 말에 한참 말없이 서 있는 그를 잠시 뒤 올려다보았다.
벽에 기대듯 서서 날 내려다보고 있는 그...
눈초리에 짙은 피로가 가득하다.
무엇을 해서 그렇게 피로가 가득한 거냐...
왜.. 내가 이렇게 의심하게 만들고, 질투하게 만드는 거냐...
따지고 싶었다.
정말로, 냉정히, 그가 가장 싫어할 목소리로 잔뜩 힘을 주어 따지고 싶었다.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할 수 없었다.
그저 묵묵히 그를 이끌어 욕실로 집어넣었다.
아무런 반항 없이 끌려 욕실로 들어간 그는 잠시 후 씻는 소리를 냈다.
그 소리에 그대로 옷을 벗고 침대에 올라앉았다.
잠시 후 달칵하고 방과 연결된 욕실 문이 열렸다.
옷을 들여가지 않았기 때문에 알몸인 몸으로 방으로 들어선 그는 날 보더니 놀란 듯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얼른 와, 닦지 않고 그냥 와도 돼. 와서 내 위에 올라 앉아.”
“.... 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사랑을 나누는 짓..”
“누가 누구와 사랑을 나눈다는 거냐..”
“너와.. 이 내가..”
손가락으로 정확히 그를 꼬집고 그 다음 말에 내 가슴을 툭툭 두드렸다.
그러자 그가 눈가에 분노를 드러낸다.
눈동자가 활활 타오르는 모습을 보자니 또 다시 가슴이 욱신거린다.
그 눈동자를 나만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너와 나는 제안으로 인해서 엮어진 관계야..
사랑 따위 나눌 수 있는 관계가 아니란 말이다...!!!!!!“
“그럼 섹스라도 하던지..”
“............................ 미친 자식!!!! 대체 왜 이따위 짓을 하는 거야!!!”
말없이 몸을 유혹적으로 뒤틀었다.
뒤틀자 고개는 그를 향한 채 몸이 뒤집혔다.
조금 엉덩이를 위로 들었다.
눈을 치켜뜬 채 달콤하게 속삭였다.
“얼른 와서 박아주길 바래..”
“개자식.. 너 따위는 개보다 못해.. 그건 알아?!”
“알고말고.. 그러니 얼른 와서 박아. 절대 놔주지 않을 테니 밤새도록 박아줘..”
여전히 조용조용 달콤히 속삭이는 내 목소리에 화가 났는지 얼굴에 표정이 드러났다.
그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져 몸을 닦아내던 수건을 옆으로 휙 집어 던졌다.
“그건 세우고 해야지..”
그의 흥분하지 않은 페니스를 손으로 가리키자 그가 날 죽일 듯이 노려본다.
그를 보며 어깨를 조금 으쓱하다가 손가락을 내 엉덩이 사이로 밀어뜨렸다.
그의 페니스만을 바라보며 행위를 시작했다.
침대 옆에 서서 내 행동을 지켜보는 그 덕분에 관찰은 쉬웠다.
엉덩이 사이로 손을 밀어 넣자 잘 들어가지 않았다.
건조한 그 곳을 적실 요량으로 손가락을 다시 들어올려 입술로 핥았다.
촉촉이 빨아 손가락 네 개를 전부 적셨다.
그의 페니스가 조금씩 반응한다.
여전히 그 것만을 본 채로 손을 다시 내렸다.
주름진 부분을 조금 매만져 촉촉이 해준 뒤 손가락 하나를 집어넣었다.
한 마디가 겨우 들어갔고, 난 눈을 고정시킨 채 신음소리를 냈다.
눈을 감고 아픔을 참고 싶었지만 그의 반응을 확인해야 하기에 감을 수가 없었다.
내 신음 소리에 뚜렷한 반응을 보인다.
손가락을 하나 더 집어넣었다. 그리고 하나 더.. 하나 더... 결국 네 개를 모두 집어넣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집어넣자 그 곳은 수월하게 손가락이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팽창해 있었다.
그의 눈을 올려다보았다.
페니스의 반응은 이미 모든 걸 마친 상태...
그의 얼굴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화를 참고 욕망을 참고 있는 그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이제 준비가 끝난 것 같은데..? 얼른 와..... 어서...”
여전히 달콤한 목소리로 그를 이끌었다.
가만히 서서 내 행동에도 묵묵히 서 있기만 했던 그는 내 손을 힘껏 뿌리쳤다.
내가 내 엉덩이에 넣었던 손가락들이었다.
“더러운 새끼..”
“쿡쿡...넌 그 더러운 걸 보고 왜 흥분했지?”
내 말에 여전히 일그러진 눈으로 날 쏘아본다.
그리고 주먹을 들어 내 턱을 향해 날렸다.
그대로 고개를 옆으로 비켰다. 비키자마자 주먹은 쿵 소리와 함께 베개를 격타했다.
다시 한 번 주먹을 틀어쥔다.
재빠르게 놀리는 그의 손목을 한 손으로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침대 위로 그를 내팽개쳤다.
“지금도 맘만 먹으면 너 따위 강간할 수 있어. 알아들어?”
“.... 웃기는 소리 마. 내가 쉽게 당할 줄 알아?!”
물론 그를 강간할 수 있는 용기 따위 나에겐 없었다.
그를 화나게 하고 싶은 마음에 한 말이었다.
역시 그는 화가 났는지 숨소리가 더욱 거칠어졌다.
그의 손목을 움켜잡은 채 고개를 숙여 키스했다.
입술이 거칠게 닿았고 거칠게 탐했다.
그의 타액을 미친 듯이 빨았다. 한 치의 틈도 없이 부딪친 입술 사이로 흘러내릴 틈도
없게 모두 다 내가 먹어 버렸다.
키스를 받기만 하던 그가 내 도발적인 혀의 놀림에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혀를 빨아들이는 그의 행동에 그제야 리드하던 혀를 그에게 맡겼다.
그는 더욱 거칠게 혀를 빨아 들였고, 내 입 속 끝까지 혀를 뻗어 샅샅이 핥았다.
그의 배 위에 흥분한 페니스를 문질렀다.
세게 문질렀고, 그의 근육질의 배는 탄력적으로 겉을 훑어 주었다.
내 흥분한 놀림에 그가 내 팔을 풀었다.
풀자마자 손을 내려 내 허리를 움켜잡는다.
그제야 격렬한 허리 놀림을 끝낼 수 있었다.
내 항의어린 신음 소리에 그가 날 침대에 눕혔다.
반대로 내 위에 올라타게 된 그는 두말없이 두 다리를 어깨 위까지 끌어 올렸다.
엉덩이가 높이 치솟았다.
아까 벌려 놓았던 곳으로 그의 흥분한 페니스를 거세게 집어넣었다.
“..읏..!!!”
아무리 많이 벌려놓았다 해도 그의 페니스가 들어오자 굉장히 아팠다.
게다가 격렬하게 움직이는 그의 행동에 신음이 끊이지 않았다.
“.. 학.. 읏.. 주환아.. 제발.. 제..발....앗...!!”
내 부탁소리에 그가 더욱 힘껏 몸을 움직였다.
페니스가 거의 다 몸속에 들어왔고, 이젠 익숙해진 감각에 눈을 감았다.
그가 잠시 멈추었던 허리를 다시 움직였다.
한층 더 격렬해진 몸놀림.. 찌르듯 왔다가도 뒤로 힘껏 나간다.
드디어 느껴지는 쾌감에 난 나도 모르는 새에 소리 높여 신음했다.
주환의 등을 껴안았다.
내쳐버릴 줄 알았지만 그 또한 행위에 온 정신이 다 쏠려 있는지 내 행동을 묵인했다.
난 마음껏 등에 팔을 둘러 그를 끌어 당겼다.
그의 땀으로 젖은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쾌감으로 얼룩져 있었다. 눈을 감은 채..내 몸을 덮치며 쾌감을 얻고 있었다.
얼굴을 더욱 끌어 내렸다.
신음하는 내 입술로 그의 입술을 덮었다.
아니, 그의 입술이 신음하는 내 입술을 덮게 했다.
고개를 끌어내리자마자 격렬한 키스를 퍼부은 것은 내가 아니었다.
허리를 힘차게 놀리는 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