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화 (19/56)

“여보세요..?” 

“.. 나야, 진우야..” 

“..........” 

“.... 너 삐졌냐?” 

스스럼없는 유일한 친구 사이였던 녀석이 걱정 되어 먼저 전화를 걸었다. 

내 말에 분명 충격을 받았을 테고, 어제 그렇게 나간 것이 못내 걱정되었던 것이다. 

“....... 몰라, 너랑 이제 안 볼 테니까 전화 끊어..” 

“................ 쿡... 그래. 그럼 평생 얼굴 보지 말고 살자..” 

그리고 전화를 툭 끊었다. 

분명 진우 녀석 성격이라면 곧 이어 전화벨이 울릴 것이다. 

녀석이 내 얼굴을 안 보고 산다고? 

어림도 없는 소리다. 

내 걱정이 되어 맨날 죽을상 하고 있을 걸 내가 알기에 그렇게 행동한 것이었다. 

내 예상대로 전화벨이 5초만에 다시 울렸다. 

싱긋거리고 웃다가 전화를 받아 들었다. 

“이 미친 새끼야!!! 그렇다고 그렇게 매몰차게 전화를 끊어야 되겠냐? 

너는 설득이란 것도 못하냔 말이다!! 이 빌어먹을 새끼야!!!!!! 

니가 사랑한다고 하는 사람인데 설득한다면 내가 안 넘어가겠냐? 

좀 인간답게 살아라!!!! 제대로 좀 살라고!!!!!!!!! 넌 나 없어도 잘 살겠지만 

난 아니란 말이야!!! 지금도 걱정 되서 담배만 죽어라 피어대고 있는데 

.. 뭐?? 평생 얼굴을 보지 말자고???!!!!!! 이 쌍놈아!!!!!!!!!!!!!“ 

막 나가는 녀석... 

들어주자니 한심해서 중간에 툭 끊었다. 

“....나 양반 자식이다..” 

“.........” 

결국 말문이 막혔는지 허허거리며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녀석의 황당할 표정을 떠올려 보니 너무 웃겨 하하거렸다. 

“귀여운 자식.. 알았다, 임마.. 지가 먼저 평생 보지 말자고 해놓고는 

맨날 나한테만 뭐라고 지랄해대지.. 끊어" 

“바보 둔탱이 같은 놈..” 

그러더니 전화를 툭 끊는다. 

잠시 그러고 있다가 미소를 지었다. 

역시 녀석은 나의 하나뿐인 친구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오후 5시.. 

저녁거리를 사다 반찬을 했다. 

국을 끓이고 이것저것 준비를 하다보니 6시 30분... 

다 마른 것 같은 시트를 걷어다가 침대에 깔고 다시 나와 소파에 앉아 TV를 틀었다. 

틀고 멍하니 쳐다보고 있자니 7시 10분... 

시계를 확인한 지도 30분이 넘어가자 현관문이 철컥하고 열렸다. 

벌떡 일어나 가서 그인걸 확인하고 싱긋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울적하던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그의 얼굴은 기분이 많이 안 좋아 보였지만 말이다. 

“밖에 춥지? 밥 먹어, 다시 데워야겠다. 얼른 옷 갈아입고 씻고 나와~” 

아무런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는 그를 보고 주방으로 갔다. 

아까 해놓은 국을 다시 데우고 반찬그릇을 이것저것 식탁에 올렸다. 

숟가락과 젓가락, 물컵을 차례차례 놓고 금방 한 밥을 그릇에 펐다. 

앞치마까지 한 폼이 영락없이 아줌마라서 진우 녀석이 보면 얼굴을 붉히고 화를 낼 

모양이었지만 지금은 그저 즐거울 뿐이다. 

불을 약하게 줄이고 식탁의자에 앉아 기다리자 잠시 뒤 주환이 욕실에서 나왔다. 

츄리닝 바지만을 걸친 채 수건으로 머리를 탁탁 털며 걸어 오더니 식탁에 털썩 앉는다. 

살짝 흘러내리는 물방울을 침을 삼키며 보다가 그가 날 휙 노려보는 바람에 멈칫했다. 

“점점 더 변태틱해지는군, 아저씨?” 

비꼬는 끼가 다분한 그의 목소리.. 

노려보는 눈가가 증오로 가득했다. 

“제발 나한테는 더 이상 매달리지 말고 아침에 그 녀석한테 안기는 게 어때??” 

그러더니 내게서 시선을 내려 밥을 퍼 먹는다. 

뭐라고 말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어 멍하게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꿋꿋이 밥을 퍼 먹을 뿐이었다. 

밥을 먹으려다 다시 멈칫하고 다시 밥을 먹으려다 멈칫하기를 몇 차례... 

결국 밥숟가락을 식탁에 내려놓고 밥을 먹지 않았다. 

입 속으로 웅얼웅얼 뭐라고 하면서도 그에게는 정작 한 마디 하지 못했다. 

그가 밥을 다 먹고 소파로 걸어가 TV를 켤 때까지... 

내가 왜 그에게 변명을 해야 하는가... 

그는 별 상관없이 구는데.. 내가 왜 변명을 해야 하는가... 

결국 그런 생각을 할 뿐이었다. 

변명을 해봤자 그는 상관없어 라고 내뱉을 게 뻔했다. 

혹은, 이렇게 말하겠지. 

나에겐 더 이득이라고. 너가 그 녀석과 잘 되서 엉겨 붙으면 난 자유니까.. 

라고... 

“오늘은 묶일 생각 없어.” 

단호하게 내뱉는다. 

난 그저 가만히 침대에 앉아 있었다. 

온몸에 옷을 다 벗은 채 앉아 있는 내 몸 위로 그가 눈 깜짝할 사이에 덮쳐온다. 

덮쳐져 머리가 띵할 정도로 뒤로 격하게 눕혀진 내 몸을 그가 사정없이 뒤로 휙 돌렸다. 

엉덩이만 높게 쳐들은 자세가 된 난 베개에 얼굴을 박고 거칠게 숨소리만 내뱉었다. 

반항없는 내 몸을 거칠게 잡은 그가 옆에 놓여진 연고를 잡아든다. 

잠시 왜 그가 그러는 걸까 궁금해 하던 난 엉덩이를 파고드는 그의 손가락에 놀랐다. 

연고가 발라진 그의 손은 천천히 속으로 들어왔다. 

처음으로 느꼈던 쾌감의 자리에 정확히 와서 멈춘 그의 손가락에 숨을 멈췄다. 

기억을 한 것인지 궁금해 할 틈도 없이 쾌감에 엉덩이를 흔들었다. 

그가 손가락을 더욱 집요하게 놀렸고 하나하나 늘어가는 손가락의 수도 헷갈려 하는 나였다. 

달뜬 신음을 내뱉으며 엉덩이를 흔드는 날 다시 휙 하고 뒤집는다. 

눈물 젖은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자 그가 냉정하게 날 노려본다. 

그와 함께 손가락을 빼더니 내 눈동자를 그대로 노려보며 삽입했다. 

“.. 핫...!!” 

눈을 크게 뜨고 그의 삽입을 받아들였고, 그의 찡그려진 표정이 너무나 자극적이어서 

움찔 엉덩이를 조였다. 

그 행동에 그가 더욱 눈썹을 찌푸린다. 

“아저씨 주제에.. 윽..” 

그렇게 말을 내뱉은 그는 한꺼번에 그의 페니스를 모두 집어넣었다. 

갑작스런 침입에 놀라 숨을 삼킨 난 얼른 팔로 그의 목을 둘렀다. 

그러자 그가 격하게 움직이던 동작을 멈추고 내 팔을 내쳐 버렸다. 

“감지 마. 너가 내 여자도 아니잖아? 

내 등에 손톱으로 긁은 상처 내는 것도 내 손을 묶었을 때뿐이야“ 

냉정하게 중얼거리더니 삽입한 그대로 내 몸을 또 뒤집는다. 

결국 베개에 박혀진 얼굴로 힘든 신음을 내뱉으며 그에게 엉덩이를 흔들었다. 

그가 절정이 다가오는 듯 했고, 나 또한 그랬기에 엉덩이를 조금 조여 주었다. 

그러자 그가 격하게 숨을 내뱉고는 거칠게 속으로 파고들었다. 

미칠 듯한 쾌감에 더욱 움찔 몸을 떨었고, 그 또한 그 기분이 좋은지 더욱 피치를 올렸다. 

솔직히 난 그가 거칠게 박을 줄 알았다. 

첫날 한 그대로 조금 거칠게... 내가 쾌감을 느끼는 부분을 비켜 마구 쑤셔 박을 줄 알았다. 

하지만 .... 

왜 두 번째로 하면서도 그는 내가 쾌감을 느끼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건드려주는 걸까.. 

“.. 조금 익숙해지는 중인가.....”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허리가 아프다고 소리를 질렀던 것에 비하면 

오늘 아침은 좀 낫다. 

그래도 아픈 건 여전하기에 함부로 움직일 수는 없었다. 

익숙해진 몸을 깨닫고 보니 내가 영원히 일반으로는 돌아갈 수 없음도 깨달았다. 

그에게 나를 안으라고 제안했던 건 잘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욕조에 물을 담고 푹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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