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화 (14/17)

* * *

- 똑똑

"들어와."

"저기....사장님."

"......재훈?"

예상치 못했던 손님이로군.

"무슨 일인가?"

"저....저기 외람된 말씀이지만...."

"..................."

"저기....민휘....말인데요..."

"민휘?"

또다시 예민해진다.

왜 그녀석 생각만 하면 이렇게 이성을 잃게 되는 것인지.

"저기.......아직 돌아오고 있지 않는데......걱정이 돼서......"

"...................왜 니가 걱정을 하는거지?"

"...........죄송합니다."

"알았다. 나가봐."

"네..........."

재훈의 손이 막 손잡이에 닿을 무렵.

"재훈."

".............네?"

"그아인....내꺼다.

넘볼 생각 따위 애초에 버리는게 좋을거다."

"..........알고 있습니다.

전...그렇게 용기 있는 녀석이 아닌거...알고 계시잖아요..."

"그래. 나가봐라."

".............네."

무의미한 경쟁상대였군.

후우....몇일동안 골치 썩여가며 신경전을 벌인 내자신이 바보된 기분이군.

그나저나....민휘....정말 어떻게 된거지?

男子の愛 - 외전

< 8 >

"아..........."

"일어났군."

"엇!!!"

낯설은 목소리에 몸을 급히 일으키려고 했으나....

머리속에서 핑...하고 울리는 어지러움 때문에 다시금 몸을 눕힐 수 밖에 없었다.

"아직 어지러운테니 누워있는게 좋을거야."

"읏.....여기는 어디? 당신은...?"

"뭐 궁금하겠지. 내 얼굴이 기억 안나는건가?"

............기억?

고개를 겨우겨우 돌려 눈앞에 화려한 정장을 입고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다....당신은...."

"쿡. 그래도 기억은 하나보지."

"왜....왜 나를...."

- 짝!!!!

갑작스러운....

"앗!!!"

"네 녀석 때문이야....네 자식 때문이라구."

".........왜...왜..."

"너만 아니였으면 난 지금쯤 세현의 옆에서.........씹.

세현의 옆에 있는건 네가 아니고 나여야만 하는 거라구!!!"

"무.....무슨......"

"몰라서 묻는건가? 네녀석 때문에 세현이 나를 차버렸다.

세현의 재산과 얼굴을 갖기 위해 내가 1년동안 들인 공을 넌 단지 하루만에 

꺽어버렸지. 나쁜 자식."

"하....하지만...."

"아! 물론 네가 나쁘다는건 아냐. 하지만 거슬리거든.

네가 없다면 다시 세현은 나에게로 돌아올거야. 틀림없어..."

미...미친거다.

미친게 틀림없어...

사랑에 미친건지 돈에 미친건지...그것까지야 알 길이 없지만...

무엇엔가 미쳐있는...................너무나도 익숙한.........아버지!

"뭐........뭐하는거.........."

"벌써 여러 사람에게 대준 몸따위야 또다시 더럽힌다 해도 충격받지 않겠지.

하지만 그 고운 몸뚱아리가 망가진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응?

쿠쿡....생각만 해도 즐거워 지는데?!"

"다....다가오지마."

"쿡. 우리 내기 하나 할까....?"

"................"

그 당시의 나는 공포감 덕분에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했다.

"내기를 하는거야. 너를 걸고 말이지.

이 휴대폰 보이지? 세현에게 전화해서 30분 안에 너를 구하러 온다면...

너를 왕자님 품에 안겨 돌아가도록 해주지.

하지만....그 안에 도착하지 못할 경우엔....쿠쿡. 즐거워 지겠군."

"......!!!......"

- Rrrrr....Rrrr.....!

".....뭐야."

"쿡...여전히 전화를 건방지게 받으시는군."

".....왠일이야?"

"우선 이분하고 통화를 해보시지."

"무슨....?"

"세.......세현아!! 도와............윽!!"

".........민휘?!"

그의 목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울려나오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제기랄. 무슨 일이야?

"쿡. 다정한 통화는 끝내셨나?"

"너.....무슨 짓이야?"

"뭐 그저 재미로....."

"당장 돌려보내."

"그럴수 없다는거 잘 알고 있으면서....킥."

"죽인다."

"맘대로. 그전에 이 예쁜 아이가 다칠테니....나쁜 거래는 아니지."

"....어딘가."

"쿠쿡. 바로 그게 이 재미의 절정이라구.

이제부터 30분 이내로 우리를 찾아와 주기 바래요. 

안그러면 다시는 민휘라는 아이를 보지 못할테니."

"젠장!!! 무슨 짓이야?"

".......2분 지났으니까 알아서 하도록."

- 뚜뚜뚜뚜

한참이나 멍하니 신호음만이 울리는 전화기를 노려보았다.

나에게 장난을 걸어?

후회하도록 해주겠어.

젠장.....!!

어디서부터 시작해 가야 하는거지?

...............민휘.

男子の愛 - 외전

< 9 >

"헉....헉....젠장."

그 여자와의 추억을 있는대로 끄집어내며 있을 만한 곳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그여자는 보이지 않았고...두려움에 떨고 있을 민휘도 보이지

않았다.

- 쾅.

애궂은 벽만을 주먹으로 내려치고는 서둘러 머리속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처음 10분동안은 그녀와 처음 만났던 곳을 찾아 헤맸다.

하지만 어떠한 인기척도 나지 않았다.

두 번째 10분동안은 그녀가 좋아하던 별장을 찾아갔다.

그곳에도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입안에 침이 바싹바싹 말라갔다.

......대체 어디에 있는거냐?

이제 10분이다. 10분동안...단 한군데를 갈 수 있는 시간.

신중히 결정을 내려야 한다.

혹시......?

순간 머리속을 치고 지나가는 한군데.

그래. 틀림없어. 그곳일거다.

세현의 발걸음이 빨리지고 바깥에 대기해 놓았던 BMW안으로 몸을 집어넣었다.

"세현님 오셨습니까."

사람좋은 인상을 내보이며 호텔매니져가 다가왔다.

"혹시 그여자 왔나?"

"어떤...여자분...?"

아. 그렇다.

이 곳으로 끌어들인 여자가 한둘이 아니였음이 생각나버렸다.

젠장!!!

"몇달전에 본의아니게 나이트에서 소란피웠던...."

"아. 그분이라면 지금 세현님이 항상 묵으시던 그곳에 계십니다."

빙고!

역시나 여자는 자신의 처음을 잊지 못하는 가보다.

그녀와 처음으로 섹스했던 곳.

"그 방 열쇠좀 줄 수 있겠나."

"하지만...."

망설이는 모습.

그는 그의 본분을 다하고 있는 것이리라.

하지만 그따위 본분은 다른 사람에게나 지키고 지금은 안된다.

"어서 내놓으시지."

급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으르렁 거리며 매니져를 협박했다.

그도 알 것이다.

이 호텔의 사장이 나의 절친한 친구인 것을.

그리고 자신의 한마디이면 바로 모가지라는 것을.

"아...알겠습니다. 하지만..."

"내가 동훈이에게 말해놓도록 하지."

"네. 그렇다면..."

그가 데스크로 걸어간 후 그곳에 서있는 종업원에게 소근거린다.

그리곤 은빛의 빛나는 물체를 받아든다.

"여기 있습니다."

"고맙네.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도록 하지."

바쁜 걸음을 서두르며 그에게 소리쳤다.

민휘......조금만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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