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아직도 못찾은거냐?"
눈앞에 있는 그의 얼굴이 반쪽이 되어버렸다.
쿡....이런 세현의 모습도....오랜만이군.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거다."
"......!!!......."
"잠이나 좀 자. 네녀석 전화 때문에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다짜고짜 새벽에 걸려온 전화기에서는...인간의 목소리라고 할 수 없는 포효가 진동했다.
- 민휘 있어? 엉? 있냐구.
"뭐...뭐야. 세현?"
- 거기...민휘있는거냐?
"아니 없는데, 왜?"
- 젠장!!!!!!!!
"기다려! 내가 곧 갈게."
"그건 그렇고...정말 어디 갈거지?"
".............."
"너...의심가는데 없어? 원한 산 데라도...
뭐 하긴 네자식을 저주하는 인간이 한둘이여야지..."
한동안의 침묵...
지금 저자식을 건드리면...뼈도 못추릴꺼야...
어떤 미친새끼가 저 위대한 세현님의 물건을 건드린거야?
휴우우우...--;
Rrrr...Rrrr...
고요속에 던져오는 갑작스런 전화벨소리.
흠찟하는 세현을 뒤로 하고 서둘러 내가 전화를 받았다.
"여...여보세요? 헉...민휘...?"
민휘라는 이름이 입밖으로 터져나가자마자 내손에서 전화기를 낚아채가는 세현.
"너...어디야."
- 흐...흐흑...세현...세현아...흐흑...
"젠장! 어디냐고 묻잖아, 빨리 안말해?"
- 몰라...흑...모르겠어...
"주변에 뭐가 있어. 당장 살펴봐."
한동안의 차소리...바람소리...그리고 흐느낌소리...
- 흑...무슨 학교가 있는데...토...란...고등학교...흑...빨리와...나 무서워...
"기다려. 꼼짝말고 기다려."
급하게 전화기를 내려놓는 세현을 보며...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찾았구나...
"어디래?"
"토란고등학교...알고있나?"
"그 근처에 있대?"
"..............."
"나 알고 있으니까 빨리 가자."
"제길!!!!"
"뭐해? 자책을 나중에 해도 늦지 않는다구."
서둘러 집을 뛰어나갔다.
그를...찾기 위해...
"흐..흐흑...."
뚜...뚜...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오는 수화기를 꼬옥 부여잡은채 전화박스 안에 몸을
쭈구리고 앉아있었다.
적막.
이 고요함을 깨뜨리는 신호음이 아니라면 당장이라도 그 인간이 다시 뛰어나와
자신을 잡아 갈것만 같았다.
- 흐흐흐...네가 이렇게 망가진걸 보고도 그인간이 널 지켜줄지 기대되는군.
"현...세현아...빨리와줘....나 무서워...흑..."
여전히 바람은 차가웠고 수화기를 오래동안 부여잡고 있었던 그부분만이 따스함을
보여주었다.
잠시후...
"...........휘야..."
"하민휘! 어디있어??"
이...소리는...?
"하민휘! 민휘야!"
하지만...목너머까지 치밀어오르는 '세현아'라는 소리가 미처 나오질 못했다.
나 여기있어. 빨리 데려가줘.
왜...목소리가...나오지 않는거야...? 왜?
"하민휘...!!!!"
그때. 정면으로 마주친 어떠한 눈동자.
"헉...야! 세현아. 민휘 여기 있어."
"하민휘!!!"
마주 보았다.
서서히 슬로우 모션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의 얼굴이 정면에서 드러났다.
"흑...흐흑...흑..."
다급한 발자국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단발에 옆에서 들려오는 가뿐 숨소리도 들려온다.
"하민휘. 너 이자식..."
"흑...우와아앙....세현아..."
그에게 매달렸다.
너무나 아픈 몸을 겨우 일으키고는...그의 넓은 품에 비틀거리는 몸을 던져넣었다.
그가 나의 몸을 가볍게 감싸안는다.
마치 소중한 유리를 부서지지 않게 감싸안 듯이.
"세현아..."
"집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