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6
머리로는 이렇게 살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쾌감이 너무 달았다. 여기서 달아나면 또 이런 쾌감이 없이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도저히 달아나고 싶질 않아진다. 게다가 또 들키면 이번엔 손톱으로 끝나지 않을지도 모르고. 말하자면 두려움과 쾌감 두 가지 이유로 반쯤 자포자기한 상태가 되어버린 셈이었다.
가끔은 자신이 윤성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10년이 꿈같기도 했다. 정말로 조폭 행동대장인 적이 있었던 걸까? 그렇다고 하기엔 지금의 모습이 지나치게 암컷의 모양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저 남자의 성기에 쾌감을 느끼고 그 쾌감을 원할 뿐인 자신의 모습이 꽤 편하기도 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고, 그저 수치스러워하거나 쾌감에 울부짖으면 된다. 가끔은 아프겠지만 그마저도 쾌감의 한 종류이니까, 뭐. 책임질 것도 없고 눈치 볼 일도 없다. 지배당함의 매력이라고 해야 할까. 어차피 조폭일 때도 먼 미래 같은 건 제대로 생각해 본 적 없었으니 지금 당장 편하고 쾌감에 절어 사는 생활이 가람에게는 유혹적이었다.
“가람아, 이리 와.”
정호의 목소리만 들어도 다리 사이가 묵직해졌다. 저 목소리로 자신을 괴롭히고 몰아붙였지. 그렇게 거칠게 박아대면서도 이름을 불러줬지. 쾌감을 느낄 때마다 정호의 목소리를 들어왔으니 이제는 자동반사 같은 반응이었다. 다리 사이로 은근하게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가람은 정호가 부르는 대로 기었다.
정호는 가람이 예전에 영화를 보곤 했던 방에 있었다. 여전히 커다란 스크린과 스피커가 붙어있었지만 그 외에는 모든 게 사라진 후였다. 어둡게 암막 커튼을 쳐두었던 창문은 환하게 열려있었고, 영화 타이틀을 모아두었던 책장도 없었다. 대신, 한가운데에 치과에서나 볼 법한 의자 하나가 놓여있을 뿐이었다. 제집에서 꽤 마음에 들었던 곳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지만 의견 한번 내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왜 그런 상황조차 이렇게 흥분이 되는지. 자신의 모든 것을 정호에게 지배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상할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요새 오빠가 좆빨개한테 좆물을 먹여주질 않은 거 같아서 말이야.”
정호는 방 한가운데의 의자에 기대선 채 웃으며 손을 까딱였다. 말하는 바가 명백해 착각할 수가 없었다. 주춤주춤 기어 정호의 발 앞에 앉은 가람이 마른 입술을 핥아 축이곤 입을 열었다.
“오…오빠 자지… 빨게 해주세요… 좆… 좆물, 마시게… 해주세요….”
보통 이런 식이었다. 정호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도리어 가람이 정호에게 허락을 구했다. 지금처럼 좆을 빨게 해달라던가, 관장을 하게 해달라던가, 아니면 후장보지에 좆질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일 따위였다. 정호의 마음에 들 정도로 비굴하고 천박하게 빌면 겨우 허락이 떨어졌다. 정호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또 혼이 나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필사적일 수밖에 없었다.
“흐음… 글쎄. 별로 그러고 싶지가 않네.”
하지만 정호는 쉽게 허락을 내주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언제나 마음이 다급했고, 그러다 보면 가람은 이것이 자신이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호가 원하는 것을 하려는 것인지 혼란스러워졌다.
“제, 제발, 오빠… 잘할게요. 개년이 입보지로 자지 봉사 잘할게요… 좆물 마시게 해주세요….”
개년이니 입보지니 하는 말을 하다 보면 수치심에 얼굴이 벌게졌다. 수치심마저 쾌감으로 느낀다 해서 익숙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성적인 일을 하게 해달라고 애원할 때마다 가람의 얼굴은 식을 줄을 몰랐다.
“그렇게 좆이 빨고 싶어? 하여튼 태생이 걸레인 것들은 어쩔 수가 없다니까.”
“마… 맞아요… 저는, 저는 태생이 걸레예요… 오빠 자지… 제발….”
분명 입봉사를 원하는 것은 정호였을 텐데 이러다 보면 가람은 정호의 좆을 빨지 못하면 죽을 것 같은 갈증을 느꼈다. 어떻게든 정호의 것이 빨고 싶었다. 목구멍 깊게 들어와 숨을 틀어막는 굵은 것을 빨지 못하면 이 갈증이 사라지질 않을 것 같았다. 마음이 급해서 가람은 서있는 정호의 허벅지에 고개를 비비며 아양을 떨었다. 그 와중에도 허락은 받지 못했기 때문에 성기 주위에는 얼씬도 하지 못했다.
“좆년이 오빠 자지 빨고 싶어요… 열심히 할게요, 잘할게요. 오빠 좆물 마시고 싶어요… 개년 입에 싸주세요, 오빠….”
덩치는 커다란, 누가 보아도 남자인 가람이 좆년이니 개년이니 하며 스스로를 지칭하고 아양을 떨며 콧소리를 내는 꼴은 우스웠지만 분명 어딘가 야한 모습이기도 했다. 체격도 좋고 힘도 좋은 남자를 제 아래에 깔아뭉개는 정복감은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특히나 조폭 따위나 하는 쓰레기 같은 남자가 애가 타서 좆을 빨게 해달라고 애원하고 있으면 절로 다리 사이가 묵직해졌다.
정호는 피식 웃으며 지퍼를 끌어내렸다. 굵고 긴, 약간 힘이 들어간 성기가 정호의 손에 잡혀 모습을 드러냈다. 가람은 거기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제 뒤를 엉망으로 휘저어대던 물건이었다. 내벽을 온통 들쑤실 때마다 쾌감에 울게 만들어주는 물건이었다. 흉측할 정도로 검붉고 핏줄이 돋아난 그 성기가 가람의 눈에는 마냥 좋아 보였다. 저도 모르게 개처럼 혀를 내밀고 헐떡이며 가람은 정호의 허락만을 기다렸다.
“너희 조직에서 네가 이런 암캐라는 걸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야, 그치? 그럼 자지는 원 없이 먹었을 거 아냐.”
정호는 제 성기에서 가장 얇지만 그래도 다른 남자들 것보다 두꺼운 귀두를 가람의 내민 혓바닥에 대고 문지르며 웃었다. 말랑한 혀 위를 문지르는 단단한 귀두가 너무 좋아서 몸이 덜덜 떨려올 지경이었다. 이 훌륭한 성기로 제 뒷구멍을 쑤셔주면 좋을 텐데. 침도 제대로 삼킬 수 없어 타액을 줄줄 흘리는 가람의 혓바닥 위로 둥글게 문지르는 귀두 끝에서 선액이 흘러나왔다. 제대로 맛을 볼 수 없다는 사실마저 서러울 지경이었다.
선액이 자꾸만 혀에서 미끄러져 타액과 함께 바닥으로 줄줄 흘렀다. 혀를 내민 상태라 숨도 조용히 쉴 수가 없어 개처럼 헥헥거리는 자신의 꼴이 수치스럽고 굴욕적이었다. 그런데도 멈출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정호와의 행위 자체에 중독이 되어버린 기분이었다. 마약 같은 것보다 질이 나빴다. 십 년간 느껴본 적 없던 쾌감은 가람에게 그 무엇보다 중독적인 것이 되어버린 셈이었다.
“핥아봐.”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가람은 다급하게 귀두 끝을 혀로 핥기 시작했다. 빨아들이는 것도 아니고 혀로 핥을 뿐인데 츄릅대는 소리가 방 안을 채워나갔다.
“하여튼 천박하기는. 그렇게 좋아? 가람아. 맛있니?”
“흐으, 응… 맛있어요, 오빠… 하아… 맛있어요….”
제 머리를 쓰다듬는 정호의 손에 고개를 끄덕대며 가람은 혀를 움직여 귀두를 핥고 기둥 위로 혀를 미끄러뜨리며 헐떡였다. 그저 살의 표면일 뿐인데 그렇게 달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갈증 끝에 얻어낸 물 한 컵의 단맛 같기도 했고 설탕을 바른 단맛 같기도 했다. 살면서 경험했던 그 어떤 것보다 더 만족감이 높았다. 머리가 어지러운 것 같기도 하고 온몸이 축 늘어지는 것 같기도 했다.
“다른 남자들 좆도 맛있을 것 같지 않아?”
갑자기 물어오는 정호의 말에 가람은 고개를 저으며 혀를 움직여 점차 단단해져 가는 성기의 기둥을 샅샅이 핥아냈다.
“우응… 흣… 오빠, 거만… 후으….”
“오빠가 시키면?”
정호가 원할 법한 대답을 했는데도 굳이 물어오는 의중이 수상했다. 조폭이라는 것이 다른 건 몰라도 육감이라는 게 발달할 수밖에 없는 직종이었다. 물론 직종이라고 말할 수도 없겠지만 말하자면 그렇다. 그러니 가람에게 정호의 저 말이 얼마나 의미심장하게 들리는지는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기둥을 핥아대다 움찔 멈춘 가람이 조심스럽게 정호의 눈을 살폈다. 여전히 웃고 있는 정호의 눈이 도무지 뭘 말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오…빠가… 시키시면… 오빠가 시키는 건 다 할게요….”
이 대답이 맞을까? 확신이 없어 머뭇거리는 주제에 귀두를 살살 핥아대는 모습은 정말로 발정이 난 암캐 같아 보였다. 눈치를 살피면서도 좆대가리 핥는 걸 멈추질 못하는 가람을 보며 픽 웃은 정호가 가볍게 가람의 얼굴을 당겼다.
“입 벌려서 제대로 빨아봐.”
틀린 대답을 내놓은 건 아닌지 웃을 뿐인 정호의 눈치를 보던 가람이 이내 입을 크게 벌리고 거대한 성기를 입안 가득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워낙 큰 물건이다 보니 입에 넣기만 하는데도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반도 삼키지 못한 상태에서 입안이 가득 차버리고, 억지로 목뒤까지 욱여넣어야 전부 삼킬 수 있었다. 어릴 적에도 몇 번이나 혼나면서 배운 입 재간이었다. 가람은 능숙하게 정호의 거대한 성기를 목뒤로 넘기며 깊게 삼켰다.
“커읍, 흑…!”
위장까지 닿을 것처럼 밀고 들어온 것을 애써 넘기면 잔기침이 터져 나왔다. 컥컥거리는 막힌 기침을 뱉어내며 애써 넘어오는 구역질을 참아낸 가람이 목 너머까지 치고 들어온 것을 느긋하게 빨아올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느긋하게 애무하는 것은 정호의 취향이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정호의 취향대로 길들여진 가람은 말하지 않아도 정호가 원하는 대로 움직였다.
쭉 길게 빼낸 성기를 다시 오물오물 입술을 움직여 깊은 목구멍 너머까지 삼키고, 빼낼 때에는 입술을 딱 붙여 가볍게 빨아내듯 당기며 고개를 움직여 빼내는 식이었다. 넣을 때도 뺄 때도 적당하게 압박하며 자극하는 이 방식을 정호는 가장 선호했다. 슬슬 딱딱하게 서던 성기가 가람의 목구멍을 지나며 금세 단단하게 발기했다.
“크흡… 웁….”
“하아… 그때도 그랬지만… 입보지는 정말 타고났어.”
진심으로 칭찬을 해주는 듯한 말에 가람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움직여 정호의 성기를 빨아댔다. 입안에서 선액을 흘려도 금방 목뒤로 넘어가는 성기에 맛을 볼 새도 없다는 게 아쉬울 뿐이었다.
느긋하게 고개를 움직여 목 깊이 파고든 것을 조이고, 정호의 음모에 고개가 파묻힐 정도로 삼키고는 한참이나 버텨 제 목구멍의 꿈틀거림을 즐기게 해주고는 다시 성기를 빼냈다. 제 타액에 젖어 번들거리는 거대한 성기가 눈앞에서 꺼떡이고 있었다.
“하으… 흐….”
가람은 혀를 내밀어 꺼떡대는 성기의 끝을 할짝였다. 혀끝을 맴돌던 선액이 입안으로 비릿하고 단내 나는 맛을 풍기다 목구멍 안쪽으로 넘어간다. 그것만으로도 제 물건이 아플 정도로 발기했다. 입안 가득하게 정액을 삼키고 싶었다. 그렇게 하면 이 갈증이 사라질 것 같았다.
가람은 단단하게 열이 오른 정호의 성기 위로 입술을 문지르며 고개를 움직였다. 타액에 젖어 부드럽게 지나가는 살덩이가 입술 위로 뜨겁게 느껴졌다. 기둥뿌리를 오물대며 문지르고, 고환을 핥고 입술로 문 채 혀를 움직였다. 고환을 쪽쪽 빨아대면 머리 위에 놓인 묵직한 성기가 꺼떡대는 것이 느껴졌다.
“오빠, 하아… 자지, 으응… 자지 좋아… 맛있어요….”
“그렇겠지. 넌 원래 좆이면 다 좋아하는 개년이잖아. 그렇지, 가람아?”
“으응… 맞아요… 개년….”
가람이 고개를 끄덕대며 기둥을 잡고 흔들어대는 사이 그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던 정호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개년이면 개년답게 개새끼랑 붙어먹어야 할 텐데 말이야.”
정호의 말이 정확히 뭘 뜻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개새끼답게 개랑 붙어먹으라고? 설마 정말 개랑 그런 짓을 시키진 않을 텐데 무슨 뜻일까. 가람은 이해할 수가 없어 혀를 날름대며 요도 주위를 집요하게 핥았다.
“제대로 빨아야지? 좆물이 마시고 싶다며. 그렇게 해서 어느 세월에 좆물 마시겠어?”
“우응… 흡….”
이러다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람은 정호의 성기에 매달려 볼을 홀쭉하게 하고 쭉쭉 빨아대기 시작했다. 남자의 성기를 빨고 있는데도 역겹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언제나 기분이 좋다 못해 괴로울 지경까지 몰고 가는 사랑스러운 물건이었다. 귀두 끝을 물고 쪽쪽 빨아대다 더 깊게 물고 고개를 움직이면 위에서 정호의 숨소리가 울렸다.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꼭 제 위에서 허리를 움직일 때 내던 그 소리 같아 더 그랬다.
“웁, 우읍… 커흡….”
“잘하네. 하아… 그렇지. 거길 그렇게 빠는 거야. 우리 가람이는 좆 빠는 건 참 빨리 배웠어, 그렇지?”
생각해보면 그랬다. 처음부터 이 거대한 것을 목 너머까지 삼키는 게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그때는 싫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때도 다리 사이가 욱신거려서 괴로웠었다. 성기를 빨아들일 때마다 뒷구멍이 발씬대고 쑤셔지고 싶어서 애가 탔었다. 인정하기 싫어서, 싫어하는 척했을 뿐이지. 지금은 싫어하는 척을 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십 년이나 쾌감을 느끼지 못했더니 이제는 주어지는 쾌감에서 고개를 돌리고 싶지 않았다.
가람은 정호의 다리에 손을 올린 채 열심히 고개를 움직였다. 목 깊은 곳까지 범하는 성기에 숨이 막혀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이 정도가 딱 좋았다. 몸속이 간질간질하니 의식의 모든 곳이 쾌감뿐이었다. 자꾸만 엉덩이가 꿈틀거렸다. 뒷구멍이 오물대며 뭐라도 넣고 쑤셔지고 싶어 난리였다.
“엉덩이 흔드는 것 좀 봐. 그렇게 뒷보지가 좋아? 남자 좆 물고 허리 흔드는 게 그렇게 좋은데 여태 어떻게 혼자 지냈어?”
낮게 웃는 정호의 물음에 가람의 얼굴이 붉어졌다. 애써 빤 성기가 단단해져 목구멍 안쪽을 쿡쿡 찔러오자 이상하게 구멍 안쪽이 범해지는 기분이었다. 정액을 빨리 마시고 싶은데 정호는 아직인지 여유로운 목소리였다. 마음이 급해 조금씩 빠르게 움직여 쭉쭉 빨아내자 또다시 머리 위에서 웃음이 흩어졌다.
“넌 꼭 그랬지. 싫다고 지랄을 해놓고 입보지든 뒷보지든 조금만 쑤셔주면 좆물이 먹고 싶어서 그런 표정을 지었어. 좆물에 환장한 표정이야.”
“커윽…! 흡…! 우읍…!”
정호는 가람의 머리를 단단하게 쥔 채 그대로 허리를 흔들어 깊게 성기를 파묻기 시작했다. 정호가 말하는 좆물에 환장한 표정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미 어릴 적부터 자신이 좆을 원하고 있었다는 걸 들킨 것이 부끄러웠다. 싫다고 화를 내고 발버둥을 쳤으면서 쑤셔주면 좋아서 미쳐버리는 표정을 짓고 있는 꼴을 보는 게 얼마나 우스웠을까.
“하아, 하… 목구멍 더 벌려. 깊게 받아야지.”
“컥, 으븝…!”
생리적인 현상으로 눈물이 줄줄 흐르는데도 가람은 애써 목을 더 열어 성기를 깊게 삼켰다. 혼자 움직일 때보다 훨씬 깊게 파고드는 성기가 위장까지 닿아오는 듯했다. 목구멍 전체를 흔들어대는 두꺼운 성기에 숨도 쉴 수가 없어 눈이 뒤집히려는데도 정호는 봐주는 일이 없었다.
뇌가 다 흔들리는 기분에 가람은 정호를 밀어내지 않으려 애를 써야 했다. 여기서 정호를 밀어냈다가는 더 큰일이 생긴다는 것쯤은 흐려지는 머리로도 알 수 있었다. 목구멍이 단단한 기둥에 쓸려 아프고 숨이 막히는 데다 눈물이 줄줄 흘러 안 그래도 막히는 숨을 더 쉴 수 없었지만 애써 참았다. 이대로 기절할 것 같아도 참아야 했다. 그래야 정액을 마실 수 있었다. 분명 정액을 마시라고 한 것은 정호였던 것 같은데 이제는 가람 본인이 원하고 있었다. 그 비릿한 액체를 마시고 싶어서 몸이 달았다.
“웁, 허읍…! 우으…!”
“후으… 목구멍이, 아주… 쫀득하네.”
입을 크게 벌려 정호의 성기를 깊게 받아들이며 가람은 계속 정호를 올려다보려 애를 썼다. 정호는 눈물이 줄줄 흐르는 발갛게 물든 눈을 보는 걸 좋아했다. 특히 가람이 그런 눈으로 올려다보는 모습을 좋아했다. 무기력하게 입을 벌린 채 눈물을 뚝뚝 흘리며 성기를 빨아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아랫도리가 한층 더 부풀어 오르는 기분이었다. 가쁜 숨 아래로 웃음을 흘린 정호가 몇 번 더 깊게 성기를 쑤셔 박다 단숨에 빼내고는 가람의 입안에 귀두를 물린 채 기둥을 손으로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크… 삼키지 말고 입 벌려. 오빠한테 다 보여주는 거야, 알았지?”
“우응….”
가람은 쪽쪽, 귀두를 빨아대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벌렸다. 내민 혀로 귀두와 기둥을 넓게 핥아 문지르는 사이 정호는 빠르게 기둥을 훑었다. 입안에 정액을 싸줄 생각인 듯했다. 비린 정액이 입안을 채울 것을 생각만 해도 침이 흘렀다. 가급적이면 바로 삼키는 편이 좋았지만 정액을 맛볼 수 있다면 어떻든 좋았다.
“큿…!”
짧은 신음과 함께 입안 가득 비릿한 액체가 쏟아졌다. 하얗고 끈적이는 것이 혀 위를 더럽히고, 혀가 움직일 때마다 흐느적흐느적 함께 움직였다. 맛을 느끼는 혀의 모든 부분에서 비리고 역겹다고 알려왔지만 이상할 정도로 달았다. 뇌가 어떻게 되어버렸는지 이것을 달게 느끼는 자신이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착하네, 우리 가람이. 오빠 말도 잘 듣고.”
“흐응….”
칭찬을 해주며 손가락을 입안에 넣고 정액을 휘젓는 정호의 말에 가람이 함께 혀를 움직여 손가락을 얽어왔다. 비릿함 때문에 자꾸만 침이 흘러 금방이라도 정액과 함께 입 밖으로 새어나갈 것 같은데 정호는 마셔도 된다는 말을 해주지 않았다. 계속 손가락으로 안쪽을 휘저어대는 통에 저도 모르게 꿀꺽 삼켜버릴 것만 같아 가람은 애써 목울대를 움직이지 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가람의 노력이라는 것이 정호의 고의적인 손가락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정액과 타액이 뒤섞인 더러운 액체를 휘젓다가 모른 척 혀뿌리를 슥 눌러오는 것에 목울대는 저도 모르게 꿀꺽, 입안의 것을 삼키고 마는 것이다. 입안 가득 들었던 것을 전부 삼켜버린 가람의 안색이 눈에 띄게 하얗게 질렸다.
“…삼키지 말라고 했는데. 삼켰네?”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까딱하는 정호의 웃음이 웃음처럼 보이질 않아 가람은 작게 떨었다. 그것이 정호의 신경을 건드렸다. 어떻게 봐도 남들보다 체격이 좋고 잘생긴 남자가 제 아래에서 긴장해 몸을 떠는 모습이란. 가람은 그렇게 정호의 가학심을 이끌어 내곤 했다.
“우리 가람이를 어쩌면 좋을까. 이렇게 말을 안 듣는데.”
“자… 잘못… 했어요, 오빠… 잘못했어요….”
잘못을 비는 가람의 얼굴에는 희미한 흥분이 감돌고 있었다. 벌을 받게 될 것을 알면서도 기대하고 있는 것이 뻔히 보이는 그 표정에 정호는 싱긋 웃어 보이며 의자를 손으로 가리켰다.
“앉아.”
길들여진 늑대 새끼처럼 가람은 얌전히 의자로 기어올랐다. 팔걸이에 팔을 올리고 앉자 정호가 곁으로 다가와 팔걸이에 붙어있던 구속구로 팔을 고정시켰다. 명치 부근에 있던 벨트로 상체를 고정하고, 발목과 허벅지도 의자에 단단히 묶였다. 꼭 실험체라도 된 기분이었다. 불안한 눈으로 정호가 하는 양을 가만히 보고 있는 가람의 머리를 쓰다듬은 정호가 의자 옆의 버튼을 누르자 의자가 천천히 눕기 시작했다.
“앞에 스크린 보고 있어.”
“…네.”
어쩐지 불안했다. 정호가 또 무슨 일을 벌이려고 이러는 것일까. 하지만 결국 그것도 기분 좋은 일이겠지. 허리가 눕기 시작하자 발이 묶인 의자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꼭 위아래로 팔걸이가 달린 의자가 된 모양새였다. 다리가 묶여 꼼짝도 하지 못한 채 다리를 벌리는 기분이 이상했다. 실험체라고 해야 할까, 진료를 받는 것이라고 해야 할까. 어느 쪽이든 심장이 쿵쾅거리며 아플 정도로 뛰기 시작했다.
곧이어 정면에 놓인 스크린에 불이 들어왔다. 초점이 맞지 않아 흐릿하던 것이 곧 아래에서 바라보는 가람의 몸을 비춰내었다. 벌어진 다리와 그 사이에 자리한 은밀한 구멍, 성기까지 모두 적나라하게 보이는 것을 확인한 가람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잘 보입니까?”
[아. 잘 보이네.]
툭 던져지는 그 목소리가 너무 익숙해서 가람은 흡, 하고 숨을 들이켜고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지나치게 익숙한 목소리였다. 사람을 우습게 보는 듯, 자신이 제일 윗자리에 놓인 듯한 그 오만한 목소리.
[잘생긴 줄은 알았는데 보지가 저렇게 예쁠 줄은 몰랐네.]
“확실히 예쁜 보지기는 하죠? 맛도 상급이에요.”
아무렇지도 않게 화면 너머의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정호를 보다가,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하는 가람의 눈이 크게 뜨여있었다. 영문도 모르고 어리둥절해 보이는 멍청한 표정에 정호가 피식 웃으며 가람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가람아, 인사해야지. 형님이시잖아.”
설마설마했던 그 의심은 정호의 말에 사실이 되어버렸다. 저 목소리를 잊을 수나 있을까. 몇 년을 함께 동고동락했던 제 형님의 목소리인데. 뜨악한 표정으로 화면을 바라보는 제 얼굴이 낯설었다.
[성… 아니, 가람이라매? 네 이름. 이야, 그런 보지가 있었으면 형한테 바로바로 상납을 했어야지, 썅년아.]
킬킬거리는 제 형님의 목소리에 하얗게 질렸다 붉게 물들었다 어쩔 줄을 모르는 얼굴을 보며 정호가 가람의 볼을 가만히 쓰다듬었다. 충격을 받았는지 입을 크게 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잘생긴 얼굴이 귀여워서 웃어버린 정호가 곧 가람의 뺨을 손가락으로 톡톡 쳤다.
“형님이랑 말하고 있어. 오빠는 잠깐 나갔다 올게.”
“오, 오… 어디….”
차마 형님이 보고 있는 앞에서 오빠라는 말을 꺼내지 못해 그저 매달릴 뿐인 가람이 그렇게 같잖고 우스울 수가 없었다. 피식 웃은 정호가 어깨를 으쓱하고는 방을 빠져나가자 가람은 애써 스크린에서 고개를 돌렸다. 벌어진 제 다리와 구멍, 발기한 성기까지 전부 보이는 것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야. 어딜 봐? 이쪽 봐야지?]
“혀… 형님….”
[형님은 무슨. 너 저 선생한테 뭐라고 부른다고 했더라? 오빠? 그럼 나한테도 오빠라고 불러야지.]
몇 년을 모신 제 형님의 목소리가 낯설었다. 언제나 성아, 하고 힘 있는 목소리로 부르곤 했는데 지금은 완전히 창녀들을 대할 때와 같은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고 있었다. 그 목소리에 자신의 위치가 순식간에 정리되었다. 이제 자신은 예전과 같이 행동대장이 될 수 없었다.
언제부터 정호가 형님과 손을 잡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긴 생각해보면 며칠이 지나도록 연락 한 번 없는 자신을 형님이 그냥 둘 리가 없다. 무슨 일이 있는지 알고 있는 게 아니고서야 누군가는 찾아올 법도 했다. 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사진 몇 장 봤는데… 난 세상에 너같이 덩치 큰 놈들이 그렇게 꼴리는 줄은 몰랐다, 성아. 어쩐지 계집년들이랑은 못하더니, 사실은 네가 계집이라 그랬구만?]
“아… 아니… 그런, 그런 게… 그게….”
[아니긴 뭐가 아니야. 보지도 훤히 벌려놓고 아니란 소리가 나와? 너 거기 좆 몇 개나 박아봤냐? 내가 한번 박아줘? 그간의 정을 생각해서 뿅가게 해줄게.]
킬킬거리고 웃는 목소리에 가람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완전히 암컷 취급을 당하고 있었다. 하긴 이제 와서 암컷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사이 몇 번이나 뒷구멍에 좆을 박히고 맞으며 절정 했던가. 그냥 암컷도 아니고 완전히 변태 같은 암컷이었다.
[입보지도 잘 쓰는 거 같더라? 좆물 마시는 게 그렇게 좋으면 말을 하지 그랬냐. 내가 싱싱한 놈이라도 잡아다 줬을 텐데.]
“형…님….”
[형님이라고 하지 말라고!]
버럭 소리를 지르는 형님의 단호한 목소리에 가람은 몸을 움츠렸다. 이제는 어떻게 해도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모델 소리를 들을 정도로 잘생기고, 근육이 꽉 잡힌 몸이 잘 어울리도록 남자다운, 거칠지만 강하고, 상대가 누구라도 상관없이 무서울 정도로 집착해 결국 죽여버리는 그 미친개로 돌아갈 방법은 없었다. 여기 있는 건 그냥 좆에 미친 암캐 윤가람뿐이었다.
“오…빠….”
[그렇지. 아무튼 성아, 내가 너한테 좀 미안해서 말이야. 특별히 영계로 붙여달라고 부탁했어.]
“…영…계요…? 그게 무슨….”
형님이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영계를 붙여달라니. 혼란스럽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 여기서 가람은 철저한 약자였다. 가람의 인생에서 자신이 약자인 적이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더 당황스럽기도 했다. 물론 정호와 함께 있으면 언제나 을의 입장이긴 했지만, 그건 특수한 상황이었으니까.
잠시 후 밖으로 나갔던 정호가 들어오는 문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발소리가 하나가 아니었다. 심지어 사람의 발소리도 아니었다. 타박타박, 꽤 묵직하면서도 사람처럼 걷는 소리가 아닌 네발 동물의 소리. 뒤를 돌아보기가 두려웠다.
[미친 개라면 개랑 붙어먹는 게 당연하지 않니. 너도 만난 적 있을 거다. 그때 왜, 야동 찍을 때 썼던 그 개새끼 있잖냐.]
헥헥대는 숨소리에 하얗게 질린 가람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자신을 보며 싱긋 웃고 있는 정호와, 그 손에 들린 체인, 그리고 그 체인의 끝에.
“아, 아니지…? 진… 진짜 하려는 거 아니지…?”
네발로 서 있는데 정호의 허리까지 올라오는 개 한 마리가 혀를 빼물고 헥헥거리고 있었다. 형님의 말대로 가람은 저 개를 본 적이 있었다. 잠깐 성인 동영상 사업에 손댔을 때 썼던 그 개였다. 기억하기로 저 개의 성기는 어지간한 성인 남자의 것보다 두꺼웠었다.
“우리 가람이, 그 새 오빠한테 또 반항하려는 거야?”
개를 가람이 묶인 의자 곁에 두고 정호는 주머니에서 작은 약병 하나를 꺼내 들었다. 반항하려는 거냐는 정호의 말에 움찔 놀라 고개를 저어대는 가람의 비굴한 웃음에 마주 웃어주며 병뚜껑을 딴 정호가 곧 그 속의 액체를 제 손가락에 묻히고는 그대로 가람의 구멍 안에 밀어 넣었다.
“아, 흐윽…!”
[이 자리에서는 아무래도 잘 안 보이네.]
“그럴 거예요. 본방 때는 제가 옆에서 들고 있을 거니까 다 보이실 겁니다.”
“으응, 오, 오빠아, 하으…! 개, 개랑은… 제발… 오빠, 싫어요….”
[하하! 그 미친개 새끼가 오빠 오빠 하는 게 제법이네. 이런 암캐인 줄 알았으면 진작 따먹을 걸 그랬어.]
개랑은 하기 싫다고 울며 헐떡이는 가람의 말을 무시한 채 정호는 가람의 안을 휘저으며 꼼꼼하게 액체를 펴 발랐다. 그건 발정한 암캐의 체액이었다. 수캐가 발정해 가람의 구멍에 좆질을 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준비과정이었다. 발정한 암캐의 체액을 구멍 주위에 넓게 바르고, 내벽에 펴 바르는 동안 암컷의 냄새를 맡은 수캐가 킁킁거리며 꼬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개년이, 개년이 잘할, 아으… 잘할 테니까, 오빠… 제발…!”
“말 잘 듣는 개년이 될 거야?”
“네…! 말, 말 잘 들을게요…!”
손가락을 우뚝 멈추고 묻는 정호의 물음에 가람이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싱긋 웃은 정호의 입술이 코앞까지 다가와 꼭 입을 맞추기라도 할 것처럼 붙었다. 차라리 정호가 자신을 사랑이라도 한다면 나을지도 몰랐다. 그럼 이런 식으로 개와 접붙이겠다는 미친 생각 따위는 하지 않을 테니까. 애교라도 부릴 것처럼 고개를 들어 입술을 붙이려 하는 가람에게서 슬쩍 멀어지며 정호가 웃었다.
“그럼 저 개새끼랑 교미해. 말 잘 듣는다고 했잖아?”
반항을 해도, 하지 않아도 결과는 같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걸 포기하고 얌전히 있자니 얌전히 있고 싶지 않은 성의 자아가 불쑥 고개를 들었다. 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정호가 주는 쾌감만 받아들이며 살아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주제에 가람은 개와 섹스를 하라는 정호의 말에 안간힘을 쓰며 몸을 비틀었다.
“저리, 꺼져! 하지 마! 흐, 아으…!”
[말을 참 안 듣는구만. 하여튼 성이 저거는 내 아래 있을 때도 그랬어. 건방지게 말이야.]
“그래 봤자 좀 쑤셔주면 고분고분해져요. 빨리 쑤셔달라고 일부러 더 지랄하는 거라.”
피식 웃으며 가람의 안에 들어찬 손가락을 움직이던 정호가 곧 손을 물렀다. 슬쩍 벌어져 빠끔거리고 움직이는 구멍이 젖어 야릇한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 정호는 스크린 앞에 놓여있던 작은 카메라를 들어 가람의 구멍 주위에 들이밀었다. 화면 한가득 뻐끔대는 분홍빛 구멍이 들어찼다.
[야하구만. 하, 아쉽네. 사내새끼 보지가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벗겨 먹었을 거를.]
“이런 몸을 한 주제에 이렇게 야한 구멍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상상하기가 어렵죠, 아무래도.”
제 구멍을 품평하는 두 남자의 목소리에 가람의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었다. 정호에게 몇 번이나 희롱당하고 음탕한 말들을 들어오긴 했지만 암컷이 아닌 남자 윤성을 아는 사람에게 이런 식으로 품평 당하는 것이 수치스럽고 굴욕적이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다시 몸을 비틀어보아도 어찌나 단단히 묶였는지 팔다리는 꼼짝도 하질 않았다.
“다음에 한번 오세요. 보는 것보다 훨씬 쫄깃하고 야들야들합니다.”
꼭 음식을 묘사하는 것 같았지만 가람은 정호의 저 말이 제 구멍을 말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쫄깃하고 야들하게 남자 좆을 물어오는 보지. 정호가 제 구멍을 평가한 그 말이 너무 음탕해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자신의 인생이 도대체 어떻게 되어가는 걸까. 이젠 두 번 다시 예전처럼 주먹질을 하기는커녕 아예 밖으로 나서지도 못할 텐데. 이걸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밖으로 나서면 낯선 남자의 시선에도 금방 발기해버릴 것만 같았다. 모두가 자신을 깔아뭉개고 구멍에 좆질을 해줄 사람으로 밖에는 보이질 않았다.
서러워서인지 아니면 무엇 때문인지 도저히 알 수 없었지만 자꾸만 눈물이 나와 가람은 훌쩍거리며 정호와 카메라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가람의 울먹거리는 얼굴과 움찔거리는 잘 짜인 근육들을 샅샅이 훑어가며 카메라에 담고 있던 정호가 이내 카메라를 들고 옆으로 물러났다.
“가람아, 수캐랑 교미하는 게 그렇게 싫어?”
“시… 싫어요… 허엉… 개, 는 싫어….”
“왜? 넌 암캐잖아. 암캐면 수캐랑 교미하는 게 당연한 거잖아.”
정호의 아무렇지도 않은 말에 가람이 계속 고개를 저어댔다. 정호에게 대준다는 의미의 암캐였지, 정말 개새끼랑 붙어먹겠다는 뜻의 암캐가 아니었는데. 옆을 보면 헥헥거리는 개의 커다란 얼굴이 제 아래를 향해 있었다. 금방이라도 달려들어 구멍을 휘저을 것 같아 두렵기만 했다.
[슬슬하지?]
“그럴까요.”
그러나 가람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았다. 가람은 그냥 암캐였으니까. 개새끼의 의견이 주인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닐까.
정호가 손을 뻗어 개를 묶었던 목줄을 풀기 무섭게 개는 가람의 아래로 달려들었다. 축축하게 젖어있는 구멍 위를 킁킁거리자 가람의 얼굴에 핏기가 가셨다. 새카만 털이 제 아래에 콧김을 불며 달라붙어 오는 것이 끔찍했다.
“싫어, 싫어…! 저리 가! 저리, 흑…!”
발버둥을 치려 해도 발목까지 묶여버린 통에 꼼짝도 할 수 없었다. 활짝 벌어진 다리가 꼭 개를 환영하는 듯해서 가람은 다리라도 오므리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의자에 묶인 것이니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은 없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움직이고 싶어 버둥대는 사이 개가 길게 혀를 빼물고 가람의 구멍 위를 핥아 올렸다.
“하지, 마, 아, 앗… 아으….”
[하기 싫은 거 맞아? 보지가 벌름대는데?]
정호가 가까이에서 가람의 구멍을 찍고 있었다. 스크린 한가득 개의 혀가 스쳐 지나갈 때마다 오물대는 제 구멍이 보였다. 정신적으로 잔뜩 몰려버린 가람이 기어코 눈물을 터뜨리며 고개를 저어댔다. 그러면서도 개의 말캉한 혀가 구멍 위를 핥고, 그 안까지 파고들어 내벽을 핥아대면 단 숨을 뱉기 바빴다.
“아응, 응…! 그만, 아…! 흐응… 싫어어… 아…!”
“싫기는. 보여? 개새끼 혀 들어간 거? 네 서방이 널 임신시키고 싶으신가 본데.”
[서방! 하하! 그렇네, 미친개의 개 서방이지.]
형님은 서방이라는 말에 껄껄거리며 큰 웃음을 터뜨렸다. 자신은 이렇게 괴로운데 남들은 즐거워하고 있다는 것이 서글펐다. 그러나 더 서러운 것은 제 몸이었다. 개의 혀가 날름거리며 구멍 안쪽을 핥을 때마다 찌릿찌릿 쾌감이 허리춤을 타고 올랐다. 분명히 제 아래를 핥고 있는 건 개인데 쾌감이 느껴진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이었다.
질척대는 소리를 울리며 개는 열심히 가람의 구멍을 핥아댔다. 혀가 구멍 안쪽을 더듬고 바깥을 문지를 때마다 개의 콧김이 구멍 주위를 간지럽혔다. 인간이 아닌 걸 알면서도 몸은 자극에 반응해 움찔거리며 쾌감을 받아들였다. 빳빳하게 선 성기가 이미 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오, 빠아, 흐윽…! 응, 으응… 그만, 하으….”
“오빠가 아니라 서방님을 불러야지. 네가 마음에 드신 것 같은데 말이야.”
[그래. 서방님이라고 불러봐라, 성아. 그놈이 아랫도리가 실해서 아주 잘 쑤셔줄 텐데 말이야.]
개를 서방이라고 부르도록 종용하는 두 남자의 말에 가람은 훌쩍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개가 구멍을 핥아준 것만으로 이렇게 질질 싸고 있는 것도 부끄러워 죽을 것 같은데, 개를 서방이라고 부르는 건 더 싫었다. 그건 수치심 정도가 아니라 자존심의 문제였다.
가람의 반항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반항을 보며 피식 웃은 정호가 가람이 누운 의자를 툭툭 두 번 치자 개가 곧 혀를 떼고 의자에 앞발을 올린 채 두 발로 섰다. 온몸의 털이 새까만데 배 주위만 허연 털인 탓에 곧추선 개의 성기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빨갛고 딱딱해 보이는 것이 어지간한 성인 남자의 성기보다도 두껍고 길었다. 정호의 것만큼 크고 긴 것은 아니었으나 충분히 질릴 만한 크기였다. 정호는 손을 뻗어 개의 성기를 쥐었다.
“이게 네 안으로 들어갈 거야. 네 보지를 쑤셔주시다가 안에 좆물도 싸주실 거야, 가람아. 고맙지?”
“흐, 흐어엉… 싫어요… 싫어… 허엉… 오빠… 제발… 흐윽….”
“그런 건방진 말 하면 못써, 가람아. 오빠가 그런 거 싫어하는 거 알지?”
제법 다정한 목소리로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은 정호가 이번엔 가람의 배 위를 톡톡 쳤다. 순간 개의 몸이 가람의 몸 위로 올라타고 단단한 것이 구멍 위로 닿아오는 것이 느껴졌다.
“싫어! 싫어, 어, 아, 아아…!”
절망에 일그러진 얼굴로 고개를 저었지만, 개를 막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단단한 것이 개의 침에 젖은 구멍 위를 더듬더니 이내 거리낄 것 없이 안으로 깊게 파고들기 시작했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단단한 성기가 내벽을 가르며 들어오는 압박감에 가람은 고개를 젖힌 채 숨을 헐떡거렸다.
[너무 좋아하는데? 나중에 말좆이라도 박아줄까?]
“아마 좋아할 거예요. 우리 가람이는 보지에만 박아주면 다 좋아하거든요.”
“아으, 흑…! 흐윽…!”
계속 파고드는 것이 끝까지 들어찼는지 개의 배 부분이 엉덩이에 와닿는 것이 느껴졌다. 동시에 배 속으로 미지근하고 물컹한 것이 잔뜩 쏟아지기 시작했다. 개의 첫 번째 사정이었다.
“아, 아…?! 싫어…!”
[거 임신도 못하는 몸 주제에 지랄이 심하네.]
개의 정액이 구멍 밖으로 질질 새어 나올 정도로 잔뜩 안에 들어차는 그 느낌에 가람은 울며 한참을 의미 없이 버둥거렸다. 개의 성기를 받은 것도 모자라 정액까지 받았다는 걸 믿고 싶지가 않았다. 형님의 말대로 개의 정액을 받는다고 임신을 하는 것도 아닌데 싫었다. 끔찍했다.
“아, 흐윽…! 으응…!”
“좋아할 거면서, 가람아. 개자지 좋아?”
“아으응…!”
개는 정액을 쏟아내고는 곧바로 허리를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개의 커다란 앞발이 가슴 옆에 놓여 싫어도 개의 얼굴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커다랗고 까만 개가 위에서 헐떡대며 제 구멍을 쑤시고 있었다. 단단한 것이 안을 들쑤시고 내벽을 긁어대자 굴욕적이게도 쾌감이 느껴졌다.
“흐으, 응…! 그만, 아, 아아…! 그마안, 으응…!”
[개좆이 그렇게 맛있냐? 하, 진짜 꼴리는 년이네, 저거.]
“시러어…! 아앙…!”
싫다고 도리질을 치면서도 가람은 완전히 눈이 풀린 채 개가 허리를 치댈 때마다 헐떡이며 고개를 젖혔다. 개의 성기가 너무 딱딱해서 배 속이 아픈데, 개의 정액에 미끄러질 때면 부드러운 것 같기도 했다. 내벽이 쿡쿡 찔릴 때마다 가람은 안을 잔뜩 조이며 은근하게 엉덩이를 흔들었다. 짐승에게까지 다리를 벌리고 구멍을 대주고 있다는 사실은 끔찍했다. 하지만 그저 끔찍하기만 하느냐면, 그건 아니었다. 쾌감은 확실했고 가람은 쾌감에 자꾸만 무너졌다.
“가람아, 개자지 좋지?”
개의 성기가 벌어진 가람의 구멍 사이로 파고들며 하얗게 거품이 인 모습까지 찍어낸 정호가 곧 카메라를 대충 올려두고는 묶인 가람의 손가락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아물었지만 여전히 손톱이 없는 손가락이 가볍게 움찔거리며 팔걸이를 긁었다.
“으응, 흐…! 좋아, 앗, 아아…! 오빠, 아응…! 조아요, 좋, 아아…!”
“그럼 서방님한테 좋다고 해보자.”
여전히 개에게 박히고 있다는 사실은 끔찍했다. 그러나 쾌감은 좋았고, 정호가 하는 말에 가람이 싫다는 소리를 할 수 있을 리도 없었다. 개의 단단한 성기가 깊게 파고들어 배 속을 휘저어댈 때마다 잘 짜인 허벅지 근육을 움찔대며 가람이 비명처럼 외쳤다.
“흐아, 아…! 서, 서방, 님…! 아앙…! 좋아요, 아, 거기, 앗…! 좋아아…!”
스크린 너머에서 자신의 음탕한 모습을 보며 크게 웃는 형님의 웃음소리가 꿈결 같았다. 가람은 또다시 제 안에 정액을 쏘아내는 개의 정액을 받으며 넋이 나가버린 사람처럼 환희에 차 울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