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p.5 (5/10)

Ep.5

손톱이 뽑히고 나서는 그나마 집 안에서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가람이 집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집에서는 언제나 나체인 채였고, 옷장 속에 있던 옷들은 속옷 한 장 남지 않고 모두 사라졌다. 휴대폰 또한 사라져, 전화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불이라도 뒤집어쓰고 나간다면 갈 수 있겠지만 정호에 대한 두려움과 꼴사나운 꼴을 보이게 된다는 사실 때문에 나갈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겨우 일주일 정도가 지났을 뿐인데 집 안에만 처박혀 있는 것이 괴로울 지경이었다. 가람에게 집은 그저 잠을 자는 곳 정도에 지나지 않았었다. 행동대장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바쁘기도 했고, 위의 형님들을 보좌하는 데 하루가 다 가고는 했으니 집에 틀어박혀 있는다는 게 불가능했다. 집에 있는 일주일 동안 자신도 몰랐던 물건들을 새로 발견했으니 할 말이 더 있을까.

정호는 여전히 선생으로 일한다더니 집 밖으로 나서는 일이 없었다. 가람과 함께 집 안에서 가람이 제 눈치를 보는 꼴을 보고 있거나, 장난처럼 가람의 뒷구멍에 장난감을 처박아놓고 제대로 가지도 못해 엉엉 우는 가람을 보며 비웃었다. 비참한 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비웃음에 가람은 흥분했다. 가람아, 하고 부르는 다정한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발기되었다.

“우리 가람이, 집에만 있으니까 심심하지? 나가볼래?”

그날은 가람에게 꼬리가 달려 있었다. 안쪽에 빙글빙글 도는 딜도가 박혀있고, 그 딜도의 끝에 풍성한 꼬리가 달린 웃기지도 않는 장난감이었다. 그 웃기지도 않는 장난감을 받아 문 가람은 구멍 안쪽이 저려서 엉덩이만 치켜든 채 히끅히끅 울고 있었다.

정호의 손이 등허리를 쓰다듬고 이내 더 아래로 내려와 엉덩이를 쥐는 것에 가람이 움찔거리고 몸을 떨었다. 엉덩이가 정호의 손안에서 일그러질 때마다 구멍 안쪽의 내벽이 조여들어 빙글거리고 돌아가는 딜도를 꼭꼭 조여대는 바람에 숨이 가빴다.  ㄴㄴㅇ

“아니면 계속 여기 있을래? 평생 못 나가게 해 줄까?”

정호의 물음에 가람이 황급히 고개를 저어댔다. 평생 나가지 못하게 한다는 말이 섬뜩했기 때문이었다. 정호라면 제 다리의 힘줄을 끊어 영영 다리를 쓰지 못하게 할 수도 있었다. 그것은 싫었다. 다리병신이 되어 움직이지도 않는 다리를 질질 끄는 제 모습을 떠올리면 그렇게 절망적일 수가 없었다.

“나, 나가고, 으응… 나가고 싶… 어요, 흐으….”

“그래? 그럼 오빠가 시키는 대로 하고 나갈래?”

엎드린 가람의 곁에 쪼그리고 앉아 머리를 쓰다듬는 정호의 손길이 꼭 개새끼 한 마리를 쓰다듬는 것만 같아 수치스럽고 굴욕적이었다. 그 수치심이 배 속에서 몽글몽글한 무언가가 되어 배를 가득 채워나가는 듯 간지러웠고, 배 속이 간질거릴 때마다 성기 끝에서 선액이 흘러나왔다. 어떻게 해도 제정신은 아니었다. 아픈 것도 쾌감으로 느끼고 수치심마저 흥분감으로 느끼는 정신과 몸이 정상일 리는 없었다.

그러나 애초에 자신이 정상인인 적이 있었던가. 어차피 정호에게 이런 식으로 매여있는데 정상일 수 있을까. 정상이지 않은 편이 차라리 정신건강에는 나을지도 몰랐다. 가람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제 머리를 쓰다듬는 정호의 손에 슬쩍 머리를 비볐다. 그런 개 다운 모습이 마음에 드는지 정호가 작게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기다려.”

정호가 몸을 일으켜 방을 빠져나가는 사이에도 가람은 뒷구멍을 오물거리며 약한 쾌감에 헐떡거리기 바빴다. 이미 발기한 성기가 아플 정도인데 자극이 너무 약해서 괴로웠다. 뭐라도 좀 더 괴롭혀지고 싶었다. 순수한 쾌감에 울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괴로움에 허덕이다 조금씩 주어지는 쾌락에 가끔씩 숨통이 트이는 것처럼 허덕이고 싶기도 했다. 어느 하나 고를 수 없지만 둘 중 하나 어느 것이라도 좋으니 절정을 맞고 싶었다. 제 쾌감은 정호에게 달려 있는 셈이었으니 정호가 무언가 해주길 바라는 것이 당연했다.

가람이 미약한 쾌감에 헐떡이는 사이 밖으로 나갔던 정호가 얇은 비단 끈 같은 것을 들고 돌아왔다. 제법 긴 모양인지 손에 몇 번이나 감아둔 빨간색 천이 색정적이었다.

“이걸로 묶여야 해. 할 수 있겠어?”

“으응… 할, 수 있… 어요, 하아… 아….”

부족한 쾌감을 채울 수만 있다면 뭐든 좋았다. 어떤 꼴이 돼도 좋다고 생각했다. 고개를 끄덕거리는 애달픈 얼굴을 보며 정호는 웃었다. 자존심 강한 조폭이 제 아래에서 멍청하고 발정 난 개 같은 꼴을 하고 있는 것이 만족스러운 탓이었다.

정호는 가람의 아래로 손을 뻗어 고환을 한쪽씩 묶었다. 한쪽으로 고리를 만들어 뿌리를 감아낸 것은 긴 쪽의 끈으로 잡아당기면 한층 더 조여들도록 만들어진 올가미 같은 모양새였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교차해 양 발목에 묶었다. 부드러운 비단 끈이 팽팽하게 당겨져 발목과 고환을 연결한 모양새였다.

“이리 와, 가람아.”

정호는 가람의 목에도 올가미 같은 끈을 만들어 매어주고는 한쪽 끈을 살살 잡아당겼다. 당길수록 목이 조여오는 모양이었다. 부드러운 끈이지만 그것이 목을 죄어올 때는 그다지 부드럽지 않다는 것을 알아 가람은 벌벌 떨리는 팔로 제 몸을 지탱한 채 발을 디뎠다.

“흐윽…!”

발을 디딜 때마다 발목이 당겨져 고환을 조여왔다. 아플 정도로 조여오는 끈에 고환이 떨어질 것처럼 아파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가람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아픈 거 좋아하잖아. 이 정도는 별거 아니지?”

목줄을 당기는 정호의 손에 목까지 죄어오는 통에 그대로 있을 수도 없었다. 슬쩍 내려다본 제 고환이 조금 붉어진 것만 같았다. 발을 크게 놀리면 그만큼 끈이 조여들어 아플 수밖에 없는 모양새였다. 가람은 애써 종종걸음을 걷듯 발을 최대한 적게 벌려 기었다. 아무리 해도 이미 팽팽한 것이 당겨질 때마다 고환이 잘려나갈 것 같아 식은땀이 흘렀다.

“너무 느린데. 이래서 밖에 나갈 수 있겠어?”

그나마도 정호가 자꾸 끈을 잡아당기는 통에 제대로 기어갈 수도 없었다. 목이 졸리지 않으려면 다리를 넓게 벌려야 했고, 그러면 고환이 당겨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자꾸만 느려지는데 그럴수록 목이 조여들었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어 끌려가다시피 질질 기어가는데 뒤에서 딜도는 자꾸만 빙글빙글 돌면서 내벽을 자극해댔다.

“흐, 으윽…! 흣… 오빠, 잠깐, 아으…!”

“밖에 나가고 싶다며. 네 말대로 해 주는데 왜 이렇게 투덜거려? 나가지 말까?”

힘겨워서 숨을 헐떡이면 정호는 오히려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나가고 싶지 않은 거냐고 되물었다. 차라리 나가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지만 여기서 나가지 않겠다고 하면 언제 발목이 잘릴지 몰랐다. 공포심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가람은 애써 다리를 움직였다.

성기를 맞는 것과는 급이 다른 아픔이었다. 고환을 누가 있는 힘껏 잡아당기는 듯한 그 느낌이 괴로웠다. 손톱을 뽑히면서 그보다 괴로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더 아프고 괴로웠다. 게다가 공포심이 컸다. 정말로 제 성기가 뜯겨나갈까 봐 눈물이 가득 차오른 채 다리를 질질 끌며 기어가는 가람의 뒤에서 꼬리가 살랑거리고 흔들렸다.

아파트의 소음이 싫어 조용한 동네의 단독주택을 선택했던 선택이 지금만큼 후회된 적이 없었다. 방과 거실만 빠져나가는데도 한참이었는데, 정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가람의 목줄을 잡은 채 정원까지 끌고 나섰다. 나가지 않으려 버티면 비단 끈이 목의 살갗을 파고들었다. 반항조차 할 수가 없어 끌려가다시피 정원으로 나선 가람이 새파랗게 질린 채 주위를 살폈다. 혹시나 누가 제 부끄러운 꼴을 볼까 두려웠다.

“오랜만에 밖에 나오니까 어때? 좋지?”

“하으, 흐….”

뒤에서 돌아가는 딜도의 움직임이 점차 더 거세지는 느낌이었다. 두려움에 바짝 긴장한 몸의 근육이 오히려 쾌감을 더 강렬하게 받아들였다. 조여드는 내벽을 억지로 벌리고 뒷구멍을 자극하는 딜도 때문에 흘러나오는 신음을 애써 억누르며 가람은 커다란 나무 뒤에 몸을 숨기기 바빴다.

“왜 그렇게 숨고 그래? 부끄러워?”

“오, 빠아… 흐으….”

“어차피 다들 네가 어떤 변태인지 알고 있는 거 아냐? 돌아다닐 때마다 암캐 보짓물 냄새를 풀풀 풍기고 다녔을 텐데.”

짓궂게 말하며 비웃는 정호의 말에 가람이 얼굴을 붉혔다. 그런 일은 한 번도 없었지만, 자신의 뒤를 발정한 남자들이 범한다는 상상을 하면 절로 구멍이 조여들었다. 정호에게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던 그 시간 동안 의식적으로라도 남자를 만날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었다. 그때는 자존심의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럴 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남자를 만날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이미 옛날부터 남자의 성기를 받아들이는 기쁨을 알아버린 몸이었다. 10년 사이에 다른 남자를 만났다면 자신의 삶은 진작에 암캐의 삶이 되어있었을지도 몰랐다.

“이리 나와. 개새끼가 뭘 부끄러워하고 있어?”

“흐윽…!”

정호의 목소리는 달큰하게 울렸지만 손길은 그렇지 못했다. 거칠게 목줄을 잡아당기는 손에 목이 졸린 채 질질 끌려나간 가람이 불안감에 떨며 예민하게 주위를 살폈다. 한적한 동네라서 이곳에 집을 산 것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집 주위에 아무도 살지 않는 건 아니었다. 누구라도 큰 소리를 듣고 나와 자신의 꼴을 보기라도 한다면. 가람의 불안한 얼굴을 보면서도 정호는 자신이 알 바 아니라는 듯 계속해서 가람을 채근했다.

“어서 걸어야지. 개새끼들 산책이 필수라고 하더라고.”

철저하게 자신을 개 취급하며 이리저리 끌어당기는 정호의 손에 이끌려 가람은 애써 발을 움직였다. 다리가 벌어질 때마다 고환이 당겨져 점점 더 열이 몰렸다. 슬쩍 내려다본 제 고환이 새빨갛게 부어올라 다리 사이에서 덜렁이고 있었다. 위에서 바라본 제 다리 사이가 그렇게 하찮아 보일 수가 없었다.

“흐으, 흑… 아으으….”

“산책하면서도 느껴? 질질 싸네.”

고환이 당겨지는 것이 너무 아픈데 그러면서도 뒤에서 느껴지는 미약한 쾌감과 정호의 목소리를 들으며 발기하고 있었다.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기어갈수록 뒷구멍의 딜도가 들썩이는 엉덩이 속에서 웅웅거리며 전립선을 쳐올렸다. 그럴 때마다 구멍 안쪽이 움찔 조여들었고, 동시에 성기가 크게 꺼떡거리며 맑은 선액을 흘려냈다.

“아, 아…! 흐읏….”

“소리 내. 참지 마.”

누가 들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가람이 애써 입술을 깨물고 소리를 죽이면 정호는 목줄을 잡아당겨 목을 졸랐다. 자꾸만 숨이 막혀 의식이 흐려졌다. 그다지 더운 날도 아닌 선선한 저녁에 옷 하나 걸치지 못한 맨몸인데도 땀이 송글송글 맺혀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 움찔움찔 꿈틀대는 근육을 타고 땀방울이 맺혀있는 것이 정호의 맨눈에도 보였다.

작은 정원을 한 바퀴 빙 돌고 나자 온몸의 근육이 후들거릴 지경이었다. 그렇게 운동을 하고 근육을 키워 놨는데도, 바짝 긴장한 채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기어 다녔더니 겨우 작은 정원을 돌아다닌 정도로 땀이 줄줄 흘렀다.

“이제 저기 가서 오줌도 싸야지? 개새끼답게.”

정호가 가리킨 곳은 정원 한가운데에 놓인 작은 나무였다. 주위에 누군가 있다면 숨을 수도 없는 크기의 나무에 오줌을 싸라는 정호의 말에 가람의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아무리 암캐니 개새끼니 욕을 한다지만 정말 개 취급을 한다니. 그럴 수 없었다. 자신이 만약 옷을 다 입고 두 발로 서서 사람처럼 소변을 볼 수 있다 하더라도 이런 곳에서 실례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인간에게는 최소한의 지켜야 할 존엄성이 있었다.

“싫어? 지금 선생님이 시키는 일을 싫다고 하는 건가?”

정호의 눈이 묘하게 빛이 났다. 저건 위험한 눈빛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는 그 포식자의 눈이었다. 쾌감과 아픔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숨이 막혀 흐려진 의식 속에서도 그 눈이 주는 오싹함만은 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무에 개처럼 소변을 보라니. 두려움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자 하는 그 마음 사이에서 어쩔 줄을 몰라 하며 가람은 주춤주춤 나무 가까이 다가갔다.

“다리 들어.”

가람은 정호의 눈치를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개가 소변을 볼 때처럼 한쪽 다리를 들라는 말이 너무 잔인했다. 그런데도 싫다는 소리를 할 수가 없었다. 땅을 짚은 오른손의 비어버린 손톱 자리가 욱신거리고 아파 왔다. 다음엔 반대쪽 손톱이 뽑힐지도 몰라. 더 나아가 고환이 잘릴지도 모르지. 강정호라는 남자에게 한계가 없다는 걸 가람만큼 잘 알고 있는 사람도 없었다. 요 일주일간 몇 번이나 씹어 터진 입술을 잘근거리며 가람은 조심스럽게 다리를 들어 올렸다. 다리가 벌어지자 고환이 당겨 걸을 때보다도 아픈 기분이었다. 오만상을 쓰고 앓는 소리를 내며 겨우 벌린 다리가 아슬아슬하게 땅에서 떨어졌다.

“겨우 그 정도로는 온몸에 오줌이 묻을 텐데? 하긴 너는 족보도 없는 암캐라 그런 게 더 좋은가?”

낮은 비웃음 소리에 가람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조금 더 다리를 들어 올리려고 애를 써봐도 도무지 아픔에 익숙해지질 않아 앓는 소리가 커질 뿐, 다리가 올라가는 일은 없었다. 괴로움에 울상이 된 채로 끙끙대는 가람의 목줄을 헐렁하게 잡고 있던 정호의 손이 팽팽하게 끈을 잡아당겼다.

“커흑…!”

“그대로 싸. 어쩔 수 없지. 좆물이나 받아먹는 개라 그런가 더러운 걸 좋아하나 보지.”

줄이 팽팽하게 목을 조여줄 정도는 되지만 가람의 몸을 끌어당기는 정도는 아니어서 가람은 한쪽 다리를 개처럼 들어 올린 채 숨이 막혀 컥컥거렸다. 온몸이 다 아파 오는 기분이었다. 숨은 막히고 다리를 들어 올릴수록 고환이 당겨 다리 사이가 못 견디게 아팠다. 그러면서도 뒷구멍으로 느껴지는 쾌감에 성기는 바짝 솟아 죽을 줄도 몰랐다.

발기한 채 소변을 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어서 그 자세가 한참이나 지속되었다. 숨을 전혀 쉴 수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산소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아랫배에 힘을 주고 소변 줄기를 뱉어내려고 해도 자꾸만 제 뒤를 괴롭히는 딜도가 빠질까 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왜. 아직 안 마려워? 내일까지 참을래?”

“아, 아니, 커헉… 오빠, 잠까, 헉….”

더 팽팽하게 당겨오는 줄에 눈앞이 하얗게 흐려졌다. 사람이 목이 졸릴 때면 오히려 발기하게 되는 일이 있다더니 정말로 하반신이 팽팽하게 발기해 아플 지경이었다. 고환이 붉은색으로 부어올라 있는 데다가 성기가 빳빳하게 일어선 채 부들부들 떨려오고 있으니 아프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 소변이라니. 도저히 안 될 거라고 생각하던 순간 고환에 묵직한 아픔이 쏟아졌다.

“아아악!”

고환에 주어진 아픔은 정호의 발이었다. 이미 아픔이 누적되어 있던 곳을 발로 걷어차이자 가람은 비명을 지르며 자세를 무너뜨렸다. 하지만 그것뿐이 아니었다. 안에서 무언가 강하게 터져나가는 느낌과 함께 정액이 쏟아졌다. 투둑 소리와 함께 바닥을 적신 정액의 뒤를 따라 한참이나 쌓여있던 소변이 시원한 소리와 함께 잔디 위로 웅덩이를 만들어내며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흐, 흐으….”

졸졸 소리를 내며 노란 소변은 끝도 없이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목이 졸리고 고환을 걷어차인 채 절정하고 소변까지 보게 된 가람이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눈물을 줄줄 흘려냈다. 더 비참한 건 소변이 쏟아지는 것을 멈출 수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목을 조여오던 줄이 느슨해져 숨을 쉴 수 있게 되자 주위 상황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신의 뒤에 거대하게 서 있는 정호의 앞에서 자신은 다리도 들지 못하고 소변을 줄줄 싸 내고 있었고, 그것도 모자라 사정할 정도로 이상한 쾌감을 느낀 채였다.

“앞에 봐, 가람아. 누가 보고 있네?”

속삭이는 다정한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고개를 쳐든 가람의 눈에 누군가 이쪽을 쳐다본 채 굳어있는 모습이 보였다.

“흐, 아, 아아… 안 돼…!”

“어딜 가? 손님도 생겼는데.”

허둥대며 자꾸만 나무 뒤로 숨으려는 가람의 목줄을 잡은 채 정호가 낄낄거리고 웃었다. 키가 비슷할 뿐 체격은 완전히 다른데 저보다 마른 남자 하나를 이길 수가 없었다. 제 목줄을 잡은 정호의 손짓에 꼼짝도 하지 못한 채 목이 졸린 가람이 눈물을 줄줄 흘리며 고개를 숙이자 정호의 손이 머리채를 잡아 고개를 들어 올렸다.

“큭…!”

“손님을 똑바로 봐야지. 기대하시잖아.”

눈물에 흐려져 서 있는 사람의 형체가 흔들거렸다. 치욕스러운 자신의 모습을 전부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었다. 자신이 쌓아온 모든 것이 발밑에 무너져내리는 듯한 그 절망감에 일그러진 얼굴로 가람은 정호가 제 뒤에 박힌 꼬리 딜도를 잡아 빼는 것도 모르고 벌벌 떨뿐이었다.

“우리 가람이 보지가 잘 익었네?”

“으응….”

그새 뒤로 돌아가 딜도를 뽑아낸 정호의 손이 살짝 입을 벌리고 있는 가람의 붉은 구멍 위를 더듬었다. 남이 보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덜덜 떨고 있는 주제에 가람은 그 작은 자극에도 움찔 몸을 굳히며 단내가 풍기는 신음을 뱉었다. 거의 본능적인 일이었다.

“오, 빠… 아으… 잠깐….”

“보지가 이렇게 벌름대는데 잠깐이 어딨어, 가람아. 아니면 손님 자지 받아보고 싶어서 그래?”

“흐윽…! 아, 아니에요, 앗, 아…!”

싸늘한 목소리와 함께 뒷구멍에 처박힌 손가락 두 개가 안에서 굽어져 내벽을 긁어내렸다. 이미 한참이나 희롱당한 곳이 투박한 손에 자극받자 몸이 퍼드득 떨려왔다. 손가락은 안에서 내벽을 긁고 문지르며 쾌감을 자극해댔다. 누군가 보고 있다는 걸 아는데 신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아흐, 응…! 오빠, 힉…! 그만, 앗…!”

“그만은 무슨. 손가락이나 놓고 말해. 보지가 아주 꽉 물었다고.”

“흐윽, 응… 으응…!”

손가락 하나가 더 파고들어 세 개의 손가락이 철퍽대는 소리를 내며 안을 휘저었다. 내벽이 손가락에 달라붙어 안을 자극하는 것이 빠져나가려 할 때마다 함께 딸려 나갈 것처럼 진득하게 물어왔다.

저 멀리서 이쪽을 보고 있던 사람은 아예 지나갈 생각이 없는지 여전히 이곳에 시선을 향한 채였다. 머리채를 잡았던 정호의 손은 이미 떨어져 나갔지만 가람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정호가 그런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엎드려 뒷구멍에 정호의 손가락을 받아 물고 울면서도 고개를 숙이지 않고 저 먼 곳의 다른 사람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남자라는 것은 확실한데 표정도, 머리형조차도 확실하질 않았다. 혹시나 같은 조직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자 구멍이 움찔 조여들었다.

“누가 보는 게 그렇게 좋아? 음탕한 년, 아주 보지부터 조여대고… 저 남자한테 박아달라고 하고 싶어? 응? 개보지가 허전해서 그래? 개새끼랑 붙어먹어도 좋아하겠어.”

“흐응, 응…! 아니, 에요, 으응… 그런 거, 아흐…!”

“아니기는. 족보가 없는 개새끼라 그런가 아무 자지나 보고 침 흘리는 게 천박해.”

족보도 없는 개새끼 소리까지 들어가면서도 가람의 흥분은 잦아들질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비웃는 말에 더 흥분해 방금 사정하고도 또다시 성기를 세우고 있었다. 고환을 죄고 있는 것이 여전히 아픈데 제 뒷구멍을 쑤셔대는 손가락에 그 아픔마저 잊혔다.

온통 폭력이 난무하는 곳에서 몇 년이나 살았는데 그 모든 게 쾌감에 흐려졌다. 자신이 조폭의 행동대장인지 아니면 강정호의 암캐인지 구별이 되질 않았다. 어느 쪽이고 싶은지도 알 수 없었다. 쾌감을 느낄 수만 있다면 뭐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을 것만 같았다. 십 년이나 느끼지 못한 쾌감이 폭력처럼 쏟아지는데 이걸 어떻게 외면한단 말인가. 성욕이 인간의 모든 건 아니라지만 무시할 수 없는 욕구 중 하나라는 것은 확실했다. 거세당한 것처럼 욕정 할 수 없던 그 나날들을 생각하면 도저히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으응…! 거기, 앗, 그만…! 하윽…!”

“너무 느껴서 괴로워? 너 괴로운 거 좋아하잖아.”

정호의 비웃음과 함께 손이 뻗어와 안 그래도 붉어진 고환을 잡아당기고 성기를 뽑아낼 것처럼 잡고 흔들었다. 맞을 때처럼 강렬한 아픔은 아니었지만 묵직하게 괴로운 기분이었다. 분명 힘든데 정호의 손이 닿은 부분이 좋다고 열을 띠었다.

“흐윽, 헉…! 아파, 아파요, 아윽…! 오빠아…! 아…!”

“아프다는 년이 씹소리가 왜 이래? 하긴 아픈 거 좋아하니까 당연한가?”

고환을 잡아당기는 손을 피하려 이리저리 엉덩이를 흔들어대는 것이 오히려 더 자극을 강하게 만들었다. 엉덩이가 흔들리자 구멍 안을 쑤셔대는 손가락이 이리저리 내벽을 긁는 꼴이 되었다. 근육으로 꽉 찬 팔다리가 덜덜 떨렸다. 제 몸 하나 제대로 지탱하지 못하는 스스로의 모습이 우스울 지경인데 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아픔이 깃든 쾌감이 너무 좋아서 타액도 삼키지 못하고 질질 흘려대는 모습은 발정 난 개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흐아, 응…! 자, 자지…! 흐윽…! 자지 주세요, 오빠, 아앙…! 보지 쑤셔줘요, 아으…!”

“넣어봤자 혼자 질질 싸대는 구멍이 뭐가 좋다고 먹어?”

손가락의 자극만으로는 이제 견딜 수가 없었다. 한 번 사정한 안쪽은 분명 자극에 약했지만 오히려 쉽게 절정을 느낄 수는 없는 상태였다. 더 큰 자극이 없으면 애매하게 달아오른 몸은 맞는 것과는 다른 괴로움이었다. 맞는 것에는 끝이 있었고 해방감이 있었다면 그저 달아오를 뿐인 욕정에는 끝이 없다는 것이 달랐다. 괴로움에 헐떡이며 넣어주지 않을 것처럼 구는 정호의 말에 가람이 잔뜩 울상이 되었다.

누가 보고 있어도 상관없으니 어서 성기를 받아 물고 싶었다. 엉덩이를 흔들고 구멍을 조여대 단단하고 긴 성기에 꿰뚫려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아, 앞보지 막을, 흐윽…! 막을 테니까아…! 아으응…!”

“아니지. 네가 변태 같은 걸레라 앞보지를 쑤시고 싶은 거겠지.”

정호의 말이 뜻하는 것은 명백했다. 제 요도를 쑤셔달라고 애원하라는 소리였다. 애초에 뭘 받을 곳이 아닌 곳을 쑤셔달라고 빈다는 점에서는 뒷구멍을 쑤셔달라는 말이나 앞을 쑤셔달라는 말이나 크게 다를 건 없었다. 하지만 이미 예전부터 뒤로 남자를 받는 것이 익숙해져 버린 가람에게는 앞과 뒤의 약한 차이점이 있었다. 뒷구멍은 ‘원래’ 남자를 받는 곳이지만 요도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그런 곳을 쑤셔달라고 말하자니 자존심이 상했다.

“굳이 안 그래도 돼. 하루 종일 발정하는 네년 더러운 몸이 불쌍해서 딜도는 꽂아줄 거니까.”

큰 아량을 베푸는듯한 정호의 말을 들었지만, 가람은 딜도보다 더 거칠고 커다란 것을 원했다. 이 정도로는 만족할 수가 없었다. 정호의 말대로 자신은 발정 난 암캐나 다름없었다. 남자의 성기를 뒤로 받고 허리를 흔들어대다 정액을 받아먹고 싶었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갈 수 없었다. 자존심이 문제가 아니었다. 해소되지 않는 욕구에 속이 터져나갈 것 같았으니까.

“아, 앞보지 쑤셔주세요, 흐윽…! 앞보지도, 쑤실, 아응…! 쑤실 테니까… 오빠아, 아으…! 개년이 앞, 앞보지, 아, 아아…!”

“그렇게 좋아? 하여튼 구멍이란 구멍은 다 씹구멍으로 써야 만족을 한다니까.”

그렇게 만든 게 자신이면서 정호는 겨우 만족한 듯 가람의 구멍 안을 휘저어대던 손가락을 빼내었다. 발목에 연결된 끈을 풀어주자 겨우 고환을 잡아당기던 끈이 느슨해져 피가 통하는 느낌이 들었다. 간질간질하고 시원한 기분이 쾌감처럼 느껴져 풀린 눈으로 가쁜 숨을 내쉬는 가람의 몸이 번쩍 들렸다.

“힉…!”

대체 어디에서 이런 힘이 나는지 정호는 가람을 번쩍 안아 들었다. 양 무릎 뒤로 팔을 넣어 들어 올린 자세가 꼭 어린아이 오줌 누일 때 같은 꼴이라 가람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직접 넣는 거 보여줘 봐. 저기 손님도 궁금하실 거야.”

무릎 안쪽으로 밀어 넣은 정호의 손에 요도 막대가 들려있었다. 제 요도를 범했고 성기를 때리던 그 막대였다. 가람이 마른침을 꿀꺽 삼킨 채 막대를 잡아들었다.

끈이 풀려있는데도 고환은 여전히 붉고 탱탱하게 부어올라 있었다. 성기는 바짝 솟아 꺼떡이는 게 보였고, 보이지 않아도 구멍이 벌름대고 있을 걸 알았다. 스스로 요도 안에 막대를 넣지 않으면 더 큰 쾌감은 없다. 바짝 말라붙는 입술을 혀로 핥은 채 가람은 저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을 흘끔 쳐다보았다. 여전히 이쪽을 향하고 있는 남자의 시선이 느껴졌다.

“누가 보니까 더 좋지? 변태 같은 새끼.”

“으응….”

정호의 혀가 귓바퀴를 길게 핥아 올렸다. 몸이 덜덜 떨려오는데 싫다는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저 남자가 제 조직원일지도 모르고 자신을 따라다니던 아랫놈일지도 모르는데 오히려 그게 더 좋았다. 자신의 평상시 모습을 아는 남자가 지금 이런 변태 같은 모습을 본다고 생각하자 성기가 더 크게 꺼떡거렸다.

흙바닥을 짚고 있어 더러워진 손으로 가람은 제 성기를 붙잡았다. 십 년간 혼자 몇 번이나 흔들었지만 제대로 간 적이 거의 없는 앞섶이었다. 그랬던 과거가 우스울 정도로 성이 난 것은 분명 뒷구멍이 쑤셔지고 정호의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일 터였다. 달아날 수나 있을까. 이제는 돌아가고 싶지도 않은데.

가람은 막대를 세워 제 요도에 맞추고는 천천히 힘을 줘 밀어 넣기 시작했다.

“흐으, 윽… 흐읏…!”

여전히 좁은 요도 안을 파고드는 막대가 억지로 안을 넓히며 파고드는 그 섬뜩한 느낌마저 쾌감이었다. 손톱이 뽑히고 고환을 묶고 성기를 맞는 것보다야 훨씬 약한 아픔은 이제 완전히 쾌감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막대가 요도 안으로 더 깊게 파고들수록 긴장한 몸은 더 크게 떨려왔다.

“아우으… 흑…! 아, 아파요, 아… 하으….”

“잘만 넣으면서 뭘 그래?”

그다지 크게 아픈 것도 아니면서 가람은 우는소리를 냈다. 정호와 함께 있으면 어쩐지 자꾸만 그렇게 됐다. 워낙에 정호와 함께 있으면 아픈 일이 많다 보니 습관처럼 울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정호는 그런 칭얼거림을 받아줄 만한 사람은 아니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끝까지 막대를 밀어 넣고 나자 정호가 잘했다는 듯 목뒤에 입을 한번 맞춰주고는 가람을 다시 땅에 내려놓았다. 자연스럽게 엎드린 자세를 취하는 가람은 훈련을 잘 받은 개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이, 이제… 오빠….”

“이제 뭐? 제대로 말을 해야지.”

뒤에서 정호의 지퍼가 내려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보지 않아도 정호의 것을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었다. 커다랗고 길고 단단한 물건이었다.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는 성기였다. 가람은 맨땅에 어깨를 대고 엎드려 스스로 엉덩이를 벌려 보였다.

“…암캐, 보지에… 오빠 자지 넣어주세요… 오빠 좆물 먹여주세요….”

살짝 벌어진 연분홍색 구멍이 움찔움찔 몸을 떨며 어서 넣어달라고 성화였다. 꽤나 군침 도는 모습에 정호가 웃으며 그 위로 제 성기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넣기도 전부터 이미 거대한 것이 닿아오는 그 묵직한 무게에 가람이 단 숨을 뱉었다. 아직 넣어지지도 않았는데 배 속이 가득 차버린 기분이었다. 막대에 막혀 나오지 못했을 뿐 벌써 가벼운 절정을 느끼고 있었다.

“흐으… 자지, 으응… 자지 좋아요, 하으….”

“먹지도 않았으면서 벌써 좋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하여튼 너만큼 야해 빠진 암캐도 없을 거야.”

킥킥 낮게 웃는 웃음소리에 몸을 부르르 떨며 엉덩이를 잡아 벌린 손에 힘을 줘 더 넓게 벌리자 구멍 위를 문지르기만 하던 성기 끝이 천천히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손가락 세 개나 딜도 따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크기였다.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커다란 것이 내부를 압박하며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안쪽이 자극받아 몸이 형편없이 떨려왔다.

“흐, 아…! 아아…! 오빠, 으응….”

“너무 조이잖아. 힘 좀 빼.”

엉덩이를 철썩 내리치는 손길마저도 좋아 자꾸만 구멍이 조여들었다. 시킨 대로 힘을 빼야 하는데 몸은 더 긴장하고 있었다.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곳이 아닌 구멍이 억지로 벌어져 내벽을 긁히는데, 쾌감이 진해서 도저히 뭘 생각할 수가 없었다. 정호의 손이 몇 번이나 엉덩이를 내리쳤다.

“흑, 아으…!”

“힘 빼라고. 이젠 말도 못 알아들어? 좆을 얼마나 좋아하는 거야, 대체?”

자꾸만 힘이 빠지는 손가락에 억지로 힘을 주고 엉덩이를 벌리며 힘을 풀기 위해 애를 써야 했다. 이가 덜덜 떨려올 정도의 압박감이 구멍 안쪽을 괴롭히고 있었다. 별다른 것 없이 그저 들어오기만 했는데 전립선이 눌리고, 저 안쪽 깊은 곳이 범해져 짜릿한 쾌감이 등줄기를 달렸다.

겨우 전부 들어왔는지 엉덩이 위로 정호의 사타구니가 느껴졌다. 그 커다란 것을 제 안에 전부 머금었다는 사실이 뿌듯할 지경이었다. 구멍이 망가진다거나 하는 생각 따위는 할 수도 없었다. 그저 앞으로 쏟아질 쾌감에 눈이 가려져 숨이 가빠질 뿐이었다. 그런 가람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는지 정호는 이내 가람의 엉덩이를 단단하게 잡아 벌리고는 슬슬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아아…!”

“개년이 하여튼… 후으… 명기라니까.”

반도 빠져나가지 않은 것이 퍽 소리가 나도록 파고들 때마다 가람은 밀려드는 쾌감에 발끝을 잔뜩 오므리며 벌벌 떨었다. 뒷구멍이 완전히 성기가 다 되었다. 남자의 성기를 받고 좋아서 내벽을 벌벌 떨며 성기를 조여대는 꼴이 암캐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도 그래도 좋았다.

“아응, 으응…! 오빠, 앗, 아… 자지 좋아요, 좋아, 아앙…!”

“그렇겠지. 큿… 존나 물어오네, 진짜.”

점점 길게 빠져나가는 성기가 단숨에 파고들 때마다 가람은 비명을 지르며 허우적거렸다. 내벽 어디를 자극받아도 전부 쾌감이었다. 묵직한 것이 제 안을 꿰뚫을 때마다 눈앞에서 별이 번쩍거렸다.

성기가 길게 빠져나갔다 안으로 치고 들어올 때마다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정호의 손이 골반을 단단히 붙잡은 채 허리를 쳐올리는 통에 꼼짝도 하지 못하고 납작 엎드린 가람이 우는듯한 소리를 내며 숨을 헐떡였다. 남자의 성기에 쑤셔지는 자신의 모습을 누군가 보고 있다는 사실에 더 흥분해 소리를 감출 수가 없었다.

“흐앙, 아…! 안 돼, 앗, 아응…!”

“안 되긴 뭘? 이렇게 조여대면서. 너무 좋아서 미쳐버릴 거 같아서 그래?”

“으응…!”

완전히 빠져나갔다 단숨에 치고 들어오는 것이 괴로울 정도로 좋았다. 너무 좋아서 오히려 버거울 지경이었다. 안쪽의 내장이 어떻게 되어버릴 것 같고 내벽이 벌어져 두 번 다시 닫히지 않을 것 같았다. 너무 좋은데, 좋아서 무서울 지경이었다.

“하으응, 응…! 천천, 히익…! 흑!”

그러나 정호가 그 말을 들어줄 리가 없었다. 다정한 연인의 섹스도 아니었고 어차피 제 암캐를 쑤셔대는 것뿐인데 구멍이 하는 말을 들어줄 리가 만무했다. 가람의 애원을 비웃으며 정호는 빠르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저 거칠게 파고들 뿐인데도 워낙 거대한 것이 내벽을 죄 짓누르며 파고드는 것에 쾌감이 폭죽처럼 터졌다.

“아응, 아…! 아, 아앙…! 그마, 그만, 앗, 아…! 하윽…!”

“크흣… 보지에 힘 빼라고 했지?”

철썩 소리와 함께 또다시 엉덩이 위를 내리치는 손에 가람이 또다시 성기를 꾹 물었다가 안간힘을 쓰며 힘을 풀었다. 힘을 뺄 수가 없었다. 쾌감이 지나쳐 온몸이 잔뜩 긴장하다가도 힘을 풀기를 반복했다. 그저 울며 신음하는 것이 전부였다.

다 큰 성인 남자가, 그것도 키도 체격도 좋은 남자가 다른 남자의 성기를 받아 물고 신음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상기할 때마다 배 속이 저릿했다. 퍽퍽, 뒤에선 계속해서 살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주위가 뻥 뚫린 야외여서 그런지 퍼져나가는 소리가 거침이 없었다. 꼭 저 너머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남자에게도 이 소리가 들릴 것만 같았다.

“흐아, 아…! 아으응! 보지 찢, 찢어져요, 앗, 아…! 오빠…! 하윽!”

“남자 목소리로 오빠라니, 하아… 존나 꼴리네.”

정호의 웃음소리에도 가람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헐떡거렸다. 빠르게 안을 긁어대는 성기는 깊은 안쪽의 굽어진 부분까지 곧게 펴고 파고들었다. 그럴 때마다 내벽이 조여들었다. 팔다리가 벌벌 떨려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아랫놈들을 괴롭힐 때 말하던 ‘대가리에 좆물만 찬’ 상태가 되어버린 기분이었다.

“아으, 응…! 으응…! 안 돼, 그만, 아, 시러, 흐아아…!”

“싫다는 게 이렇게, 큿, 조여대고 있어? 좋아 죽는 거겠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정호는 점점 빠르게 허리를 놀렸다. 벌어진 가람의 구멍 사이로 들락날락하는 검붉고 거대한 성기의 젖은 기둥이 모습을 감추었다 드러내길 반복했다. 먼 곳에서 이쪽을 보고 있는 남자는 이제 대놓고 다리 사이를 주무르고 있었지만 가람은 그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그저 정신없이 신음하는 가람의 배 아래로 팔을 끼워 넣어 상체를 들어 올린 정호가 남자의 눈에 꺼떡거리는 가람의 성기가 보이도록 하고는 다시 허리를 쳐올리기 시작했다.

“저기서 손님이 보고 계시잖아. 혹시 알아? 좆을 빨게 해 주실지.”

“아, 아아…! 시러, 아응…! 앗…! 오빠아, 하으응…!”

“싫기는. 좆만 보면 보지부터 벌름대는 주제에.”

흙바닥에 엉망이 된 얼굴로 고개를 저을 때마다 흔들리는 가람의 가슴을 주무르며 깊게 성기를 쳐올리자 내벽이 꿈틀거리며 성기를 조여댔다. 쫀득하게 달라붙어오는 구멍 안쪽의 살이 원래부터 성기를 받아들이기 위한 구멍이었다는 양 부드럽게 조였다 풀리기를 반복하자, 정호는 가람의 목덜미를 잘근대며 하반신의 쾌감을 위해 허리를 흔들었다. 어릴 적부터 암캐의 끼가 있던 녀석은 이제 다 커서 완전히 남자를 위한 몸이 되어 자신을 유혹하고 있었다.

“흐앙, 아…! 갈 것, 같, 흐윽…! 오빠, 안, 안 돼, 앗, 아앙…!”

“크흑…!”

성기가 막힌 채로도 갈 것 같다고 울어대던 가람은 기어코 제 깊은 안쪽을 쳐올리는 성기에 몸을 뻣뻣하게 굳히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 막힌 곳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없었지만 절정이었다. 강하게 수축하며 성기를 조여대는 내벽의 쫀득한 살에 이를 악물고 몇 번 더 허리를 흔들어 넣었던 정호가 이내 가람의 구멍 안으로 정액을 뱉어내었다.

“흐아… 아아아….”

겨우 정액이 흘러들어오는 것뿐인데 내벽이 자극받는 기분이었다. 끊기지도 않고 쏟아지는 쾌감에 가람은 허벅지를 덜덜 떨며 풀어진 얼굴로 헐떡거렸다. 이대로 정호의 암캐가 되어 평생을 살아도 좋으니 이 쾌감을 모르던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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