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p.3 (3/10)

Ep.3

정호는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겠다고 했다. 가람이 너무 멍청해서 배웠던 것을 전부 잊어버렸다고, 자신의 위치마저 잊은 암캐는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그랬다. 재교육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분명 좋은 일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았다. 쾌감 자체는 싫지 않아도 정호가 말하는 교육이라는 것을 좋아해 본 적은 없었다. 정호는 가학적이었고, 가람은 모든 것을 맞으면서 배워왔으니까.

의자에 묶인 이후로 피가 제대로 통하지 않아 괴로운데도 정호는 가람을 풀어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구멍이 뻐끔거리는 모양이 전부 보일 정도로 엉덩이를 쑥 빼놓은 자세인 게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정호와 함께 있으면 가람은 언제나 무력했다.

“오늘은 인내심에 대해 배울 거야.”

정호는 그렇게 말하며 세숫대야와 커다란 주사기 같은 것을 들고 들어왔다. 가람은 저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가끔 자신이 관리하는 매장에 저런 걸 들고 와서 싫다는 애들에게 쓰게 해달라고 하는 변태들이 있어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이거 뭔지 알아?”

“…과… 관장, 하는 거….”

“잘 아네. 해본 적 있어? 하긴 혼자 뒷보지 쑤셔대려면 써야겠지.”

정호는 마치 가람이 스스로 뒷구멍을 쑤시는 변태인 것처럼 말하며 관장 실린더를 물이 찰랑이는 세숫대야에 내려두었다. 대야에서 넘칠 정도는 아니고 찰랑이는 정도였지만 대야 자체가 컸기 때문에 물의 양도 제법 되는 것 같았다. 게다가 평범한 물은 아닌지 물 표면 위에 얇은 막 같은 것이 보였다. 빛을 반사해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것이 아무래도 비눗물 같았다.

“이거 넣고 잘 버티면 칭찬해줄게. 슬슬 보지 쑤셔지고 싶지?”

정호는 가람이 앉은 의자 맞은편에 캠코더를 설치하며 씩 웃었다. 자신이 더러운 것을 뒤로 넣고 물을 뱉는 것을 전부 찍으려는 모양이었다. 배설이라는 것은 본디 은밀한 행위였다. 그런 것을 남에게 보이고 영상으로 찍히기까지 한다니. 정호는 조폭인 자신보다도 더 잔인한 인간이었다.

차마 싫다는 소리도 하지 못하고 하얗게 질린 채 가람은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떻게든 도망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여긴 애초에 자신의 방이었다.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몸을 방어할 수단을 많이 갖추지 않은 채였다. 달아날 방법이 없었다.

“싫어? 자지 주지 말까?”

“아, 아니에요. 아니에요, 오빠… 자지, 자지 받고 싶어요.”

정호가 원하는 말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었다. 불안함에 습관처럼 말을 뱉었지만 수치스러움이 가실 줄은 몰랐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이리저리 시선이 방황하는 가람을 보며 정호는 피식 웃었다.

“그럼 그렇지. 너 같은 발정 난 암캐가 이틀이나 보지를 놀렸는데 허전하겠지.”

“네… 암캐 보…보지가, 허전해요….”

스스로의 구멍을 보지라고, 자신을 암캐라고 칭해야 하는 현실에 눈물이 찔끔 날 것 같았다. 그런데도 이미 그렇게 길들여진 몸은 그새 음탕한 단어를 입에 담았다고 무언가 들어올 것을 기대하며 구멍을 뻐끔거리기 바빴다. 뭘 느껴야 하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 암캐 보지가 너무 더럽잖아. 그러니까 깨끗이 하고 오빠 자지 먹자. 어때, 좋지?”

깨끗하게 한다는 말은 분명 저 관장액을 넣겠다는 소리일 터였다. 남자를 받기 위해 뒷구멍에 관장액을 처넣는 조폭이라니. 말도 안 되는 일에 속이 꽉 막혀올 지경이었다. 그러나 선택권이 있기는 하던가. 그 옛날 일 이후로 가람은 정호가 휘두르는 대로 이리저리 휘둘릴 뿐이었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마른침을 꼴깍 삼키는 가람을 가만히 바라보던 정호가 피식 웃으며 다가왔다. 카메라 렌즈가 가람을 정확하게 비추고 있었다.

“오빠가 말하면 대답을 해야지. 언제부터 건방지게 고개만 까딱거리게 됐어?”

“큭…! 죄… 죄송해요, 잘못했어요, 오빠. 좋아요. 오빠 자지 좋아요.”

철썩, 가느다랗지만 커다란 손이 뺨 전체를 후려치는 아찔한 타격에 입술이 툭 터져버렸다. 찝찔한 피를 혀로 핥으며 가람은 비굴하게 빌었다. 여태 가람이 폭력을 휘둘렀던 사람들이 본다면 기가 막힐 장면이었다. 커다랗고 짐승 같은 남자가 정말 짐승이 되어 다른 남자의 발밑에서 꼼짝도 하지 못하는 꼴이었다.

“관장 하고 싶지?”

“네… 과… 관장, 하고 싶어요… 오빠 자지로, 흐으… 보지로 오빠 자지 먹고 싶어요.”

“그럴 줄 알았어. 넌 음탕한 년이니까.”

“마… 맞아요… 저는 음탕해요….”

이미 어린 시절에 자리 잡은 공포는 여전히 가람을 지배하고 있었다. 이제는 쉽게 이길 수 있는 남자에게 비굴하게 굴면서 가람은 덜덜 떨었다. 완전한 피해자가 되어 온몸으로 아양을 떨었다. 그래야 아프지 않을 수 있었다.

비굴하게 웃는 가람을 보며 피식 웃은 정호는 그제야 가깝게 닿은 몸을 떼고는 세숫대야 한가득 찰랑이던 비눗물을 관장 실린더에 채워 넣었다. 그리고 하얗게 질린 가람의 얼굴 앞에 들이밀었다. 못해도 1L는 되어 보이는 양이었다.

“보통 1L 정도만 쓰거든? 그렇지만 넌 구멍이 아주 깊은 개년이잖아. 그러니까 두 번 할 거야.”

“오… 오빠, 그거는….”

“넌 할 수 있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닐 거야. 초보자니까 2L로 봐주는 거라고. 다음엔 더해야 할걸.”

킬킬거리는 정호의 웃음소리가 괴물의 웃음소리 같았다. 하얗게 질린 가람의 눈앞에 실린더를 흔들던 정호가 이내 가람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고 구멍이 벌름거리고 있었다.

“이 보지는 한시도 가만히 있을 줄을 모르네. 자물쇠라도 달까 봐. 그럼 좀 얌전해지겠지.”

구멍에 자물쇠를 단다는 말에 가람이 고개를 세차게 저어댔다. 구멍이 막혀버린 자신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괴로웠다.

“여길 이렇게 뚫어서 단단한 자물쇠로 잠가버리는 거지. 그럼 다른 수컷들한테 암캐 냄새 질질 풍기면서 다니는 것도 좀 자제할 수 있지 않겠어?”

실린더가 구멍 주위를 쿡쿡 찔러오는 것에 식은땀이 주륵 흘렀다. 지금 생살을 뚫어서 구멍을 막겠다는 소리를 하는 건가? 미친놈. 하지만 이 미친놈은 진짜로 그런 짓을 할지도 몰랐다. 오한이 들어 파랗게 질린 얼굴로 가람은 마른침을 삼켰다.

“오… 오빠… 저는, 저는 다른 남자 자지는 모르니까… 네? 오빠… 안 그럴게요… 암캐 냄새 안 풍길 테니까… 잘못했어요.”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가람은 잘못을 빌어댔다. 아랫도리에 구멍을 뚫고 자물쇠를 단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기만 해도 끔찍했다. 어쩌다 이런 미친놈에게 걸려서 자신이 이런 꼴을 당하고 있는지 서러울 지경이었다. 어린 시절로 끝난 줄 알았던 악몽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 서글펐다.

“흐음… 확실해? 다른 남자한테 엉덩이 흔들고 다니는 짓 안 할 거야?”

“아, 안 해요… 저는 오빠밖에 없어요….”

덩치도 좋은 남자가 낮은 목소리로 오빠, 오빠 하는 것도 비참한데, 거기다 더해 갖은 아양을 다 떨어대는 자신이 슬플 지경이었다. 그러나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좋아. 이번엔 믿어줄게. 나랑 한 약속도 기억 못 하는 멍청한 년이지만 그래도 다른 남자랑 씹질은 안 했으니까.”

“고마워요, 오빠… 저 잘할게요….”

진심으로 고마웠다. 미친놈이 미친 짓을 하지 않는 것으로 이렇게까지 고마움을 느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구멍을 뚫진 않겠다는 말이 감사할 지경이었다.

그새 긴장해 가쁜 숨을 내뱉는 가람을 가만히 올려다보며 정호는 싱긋 웃었다. 그래도 다정한 가면이 어울리는 외모인지라 웃는 얼굴을 보면 가람은 저도 모르게 긴장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제 다리에 고개를 기댄 채 웃는 정호를 보며 가람은 어떻게든 입술을 비틀어 웃는 얼굴을 만들어냈다. 거울을 본다면 분명 일그러진 멍청한 웃음일 터였다.

“착하기도 하지. 우리 가람이는 오빠 거지?”

“…네… 오빠 거예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가람이 만족스러운지 정호는 활짝 웃으며 가람의 발목에 쪽 소리가 나도록 입을 맞췄다. 미친놈의 다정함이란 언제 얼굴을 바꿀지 모르는지라 가람은 입술 끝에 경련이 나는 것을 애써 참았다.

“그럼 오빠 자지 받게 보지 청소하자.”

정호는 실린더 끝에 젤을 듬뿍 바르고는 가람의 구멍에 실린더 끝을 맞췄다. 빠끔거리는 구멍이 급하게 실린더 끝을 오물대며 삼켰다.

“우리 가람이는 보지가 참 예뻐.”

엷은 분홍빛을 띤 구멍이 벌름거리는 것을 가만히 보던 정호가 칭찬 같지도 않은 칭찬을 하며 실린더를 안으로 밀어 넣었다. 얇지만 딱딱한 것이 안으로 파고들자 구멍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흐읏…!”

“이러니까 남자들이 달려들지. 예쁜 보지 한번 먹어보려고. 그래도 이건 내 거야. 알지?”

“아… 알아요, 오빠… 흐윽….”

안으로 천천히 밀고 들어오는 액체의 느낌이 낯설었다. 무엇을 배출하는 곳이지 넣는 곳이 아닌 구멍이 안으로 자꾸만 흘러드는 것을 뱉고 싶어 안달이었다. 얼마 들어오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부터 배가 불러오는 기분이었다.

“으, 흐으… 흐윽….”

“뭐만 넣어주면 신음하느라 정신이 없네, 이 보지는. 들어오기만 하면 다 좋은가 봐.”

겨우 반 정도 들어갔을 뿐인데 가람은 딱 죽을 것 같았다. 누가 배 속을 긁는 것처럼 아팠고, 어서 뒤에 든 것을 빼내고 싶었다. 하지만 정호는 실린더를 빼줄 생각도 없어 보였다. 빼주기는커녕 계속해서 액체를 주입하고 있었다. 울고 싶은 기분에 입술을 꽉 깨물고 부들부들 떠는 가람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욕심도 많지. 이렇게 잘 삼키는 걸 보니 다음엔 더 넣어도 되겠어.”

“아으… 흑….”

더 넣는다는 말에 싫다고 하고 싶은데 앓는 소리를 멈출 수가 없었다. 배가 너무 꽉 찬 기분이라 괴로웠다. 복통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아 괴로워 가람은 고개를 젖힌 채 끙끙 소리를 내며 앓았다. 잘 익은 갈색 피부 위로 식은땀이 흘렀다.

겨우 1L의 액체를 전부 받아 넣었을 때는 이미 한계였다. 속이 꽉 찬 것은 둘째치고 배가 너무 아팠다. 배탈이 난 것처럼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 변의에 식은땀을 물처럼 쏟아내며 가람은 벌벌 떨었다. 그래도 인간인데 화장실에 갈 때까지는 참아야 했다.

“오… 오빠… 화장실… 허윽… 화장실….”

“안 돼. 3분은 참아야 해.”

실린더를 빼낸 정호가 웃는 얼굴로 양동이 하나를 가람의 아래에 대주었다. 혹시라도 참지 못하면 그곳에 싸라는 소리일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자신이 암캐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지만 정말 가축처럼 그런 곳에 배설을 할 수는 없었다.

“흐으… 오…빠아… 흐으윽….”

“보지에 힘줘야지? 그래야 오빠가 나중에 더 예뻐해 주지. 헐렁한 보지는 맛이 없어요.”

정호의 목소리는 가람과 달리 평온했다. 그 평온한 목소리를 듣자 속이 더 뒤집히는 것만 같았다. 자신은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개, 돼지가 되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데 인간인 정호는 그런 것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자신도 분명히 인간이었는데. 정호를 다시 만나기 전까지 자신은 꽤 잘 나가는 인간이었는데. 이제는 제 방 안에서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이제 1분 남았네. 잘하고 있어.”

“흐아… 흑….”

제 처지가 서러워 눈물이 맺힌 채로 가람은 자꾸만 흐르려는 액체를 참아냈다. 구멍이 조금만 입을 열어도 안에 든 것이 우르르 쏟아질 것 같았다. 그런 모습 따위를 보이고 싶지 않았다. 특히나 저렇게 카메라가 제 모습을 찍고 있는 것이 분명한 상황엔 더더욱. 그러나 정호는 다른 생각이 있는 것 같았다.

가람의 의자 뒤에 선 채 식은땀을 흘리는 잘생긴 이마를 가만히 내려다보던 정호가 씩 웃으며 상체를 숙여 가람을 뒤에서 끌어안았다. 유두를 스친 손가락이 조심조심 상체를 지나 살짝 부푼 배를 쓰다듬었다.

“흐윽…! 아, 안 돼… 오빠, 그러면, 아윽…!”

“꼭 임신한 거 같네. 누구 애야?”

정호의 손이 가볍게 배를 누르며 둥글게 문지르자 변의가 더욱 심해졌다. 금방이라도 뱉어낼 것 같은 기분에 하얗게 질려 덜덜 떠는 가람의 귓가에 입술을 문지르며 정호는 꼭 연인이라도 된 것처럼 굴었다. 배가 아파 죽을 것 같은데 귓가는 간질거리고, 배를 누르는 손은 버거웠다. 이렇게 여기서 배변을 할 수는 없다는 일념 하나로 가람은 어떻게든 구멍에 힘을 주고 버텼다.

“오, 빠… 화장실… 제발….”

“그냥 싸버려. 이제 싸도 돼.”

“싫… 흐윽…!”

정호의 손이 배를 꾹 눌렀다. 찔끔, 배 속에 든 액체가 구멍 밖으로 흘렀지만 가람은 가까스로 안에 든 것을 전부 뱉어내지 않을 수 있었다. 제 침실에서 그럴 수 없었다. 배변 실수를 한 개처럼 방 안에서 양동이에 배설할 수 없었다. 자신은 그런 짐승이 아니었다.

“보지에 든 걸 버려야 오빠 자지를 물지. 어서.”

정호의 다정한 목소리에도 가람은 고개를 휘휘 저어댔다. 열여섯, 정호에게 처음으로 범해졌을 때보다 지금이 더 수치스러웠다. 남자에게 범해진 것이 남자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었다면, 방 안에서 배변할 것을 종용당하는 지금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에 상처를 주는 일이었다. 어느 쪽이 더 잔인한가를 따진다면 인간임을 포기시키는 지금이 더 잔인했다.

“오빠 자지 갖기 싫어? 좋아하잖아, 오빠 좆. 보지에 받아서 쑤셔지면 질질 싸잖아.”

“흐으으… 제발….”

어떻게든 구멍에 힘을 주고 참는 도중에 듣는 정호의 말은 꼭 신탁처럼 들렸다. 세뇌되어버린다. 실제로 쾌감을 느끼고 사정하기도 했으니 아주 틀린 말도 아닌 것 같았다. 제 보지를 쑤셔주는 정호의 커다란 좆을 생각하면 군침이 흘렀다. 쓸모도 없는 제 성기가 바짝 솟을 것 같았다.

“어서. 싸버려. 넌 내가 말하는 대로만 하면 돼. 생각 같은 거 할 필요 없어. 넌 어차피 멍청하잖아.”

소근소근 귓가로 파고드는 말이 달았다. 그래도 되나? 그냥 정호가 시키는 대로 배변하고 편해지면 되나? 하긴, 정말로 자신은 멍청했다. 그러니 어린 나이에 행동대장이 되고도 그 위로 올라가질 못했지. 멍청하니까 똑똑한 정호가 시키는 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

“보지에 든 더러운 거 다 버리고 오빠 자지나 물면 돼. 앙앙대면서 허리나 흔들면 돼.”

배가 너무 아팠다. 구멍 안쪽에서 누가 바늘로 내벽을 마구 찔러대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아픈데 굳이 참아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그냥 뱉어버리면, 안에 든 것을 다 배출하고 나면 정호가 기분 좋게 해줄 텐데. 정호의 그 단단하고 맛있는 좆으로 보지를 쑤셔주고, 그러면 자신은 질질 싸면서 더러운 암캐답게 신음할 것이다. 기분 좋겠지. 정호가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 그러기만 하면 기분이 좋아질지도 모른다.

그래도 차마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포기 못 해 헐떡대며 자꾸만 구멍을 조여대는 가람을 가만 보던 정호는 배를 누르는 손에 힘을 더 주기 시작했다. 가득 찬 배 속이 좁아지자 안으로 더 파고들지 못한 액체들이 구멍을 열어달라고 성화였다.

“흐아, 악…! 그만… 그만…! 오빠, 제발…! 아, 아아…!”

“싸버려! 그냥 다 싸버리라고, 썅년아!”

잔인함 가득한 목소리가 킬킬대며 가람의 배를 쥐어짜듯 눌렀다. 도저히 더는 견딜 수가 없었다. 이미 한계에 다다른 인내심은 어떻게든 배설하게 하려는 의도가 가득한 손에 속절없이 끊기고 말았다.

“아으윽…!”

찔끔찔끔 흐르던 관장액이 곧 콸콸 쏟아지는 소리를 내며 양동이 안으로 흘러내렸다. 관장액에 섞인 것이 줄줄 흘러나가 양동이 안으로 쏟아지는 소리에 머리가 하얗게 비어버리는 것만 같아 가람은 어쩔 줄을 모르고 울음을 터뜨렸다. 이건 너무 잔인했다. 차라리 그냥 죽는 거면 몰라도 이렇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모두 박탈당해버리는 것은 괴로웠다. 이건 아니었다.

한참이나 더러운 것을 줄줄 쏟아낸 가람이 기력도 없이 축 늘어져 있는 사이 정호는 양동이를 비워내고 또다시 비눗물을 관장용 실린더에 가득 채웠다. 또다시 안으로 파고드는 실린더와 관장액은 아까보다 더 아팠지만 그보다 또 제 안에 든 것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사실에 가람은 훌쩍거리고 울었다.

“깨끗하게 해야 오빠가 기분 좋게 해주잖아. 왜 말을 안 듣고 그래? 다른 새끼 자지에 박히고 싶어서 그래?”

“아니… 아니요, 오빠… 아니요… 흐윽….”

또다시 구멍 가득 비눗물을 문 채 가람은 애써 구멍을 조여댔다. 바늘로 찌르는듯한 아픔은 괴로웠다. 터진 비눗방울이 꼭 유리 조각이 되어 내벽을 죄 헤집어놓는 것만 같았다. 아픔도, 보여야 한다는 수치심도 모두 절망적일 뿐이었다. 그냥 정호에게 보이고 끝이 아니라, 캠코더가 그 모습을 모두 찍고 있다는 것이 끔찍했다.

“흐, 흐으… 오빠… 화장, 실… 제발… 이번엔….”

“화장실이 가고 싶어? 인간이고 싶어?”

“네, 네… 인간, 흐어… 화장실….”

“넌 인간이 아니잖아. 그냥 암컷인데 왜 건방지게 인간인 척하려고 그래, 가람아. 오빠 말 들어.”

처음보다도 더 참을 수 없어 하얗게 질린 가람은 지치지도 않고 또 화장실에 보내 달라고 헐떡였다. 애초에 화장실을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인간인 자신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정호는 그런 가람을 비웃기라도 하듯 또다시 가람의 아랫배를 꾹꾹 누르며 넌 인간이 아니라는 말을 비수처럼 꽂았다. 정호에게 가람은 정말로 인간이 아니었다.

“그냥 싸. 암캐들은 다 그런 거야. 개새끼들은 원래 주인이 허락한 곳에 싸는 거야.”

속삭이는 정호의 말에 가람은 개새끼가 되어버린 자신이 비참해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

겨우 관장을 끝내고 물로 뒤를 씻어냈다. 그때쯤에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인간이기를 포기하도록 강요당한 탓이었다. 뭐 하나 부족할 것 없고 두려울 것 없이 살아온 남자에게 관장을 당하고 그 모습을 죄다 보인 데다, 영상으로 찍혀버렸다는 수치심과 굴욕감은 제정신을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두어 번 물을 뱉었던 구멍이 바짝 말라 따끔거렸다. 제 구멍인데 제 것이 아닌 것 같아서 괴로웠다. 온몸이 묶인 채 구멍을 훤히 드러내놓고 있을 자신이 꼭 물건이 되어버린 기분이었다. 정호의 앞에서 자신이 그런 물건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었다. 이런 꼴인데 사람이라고 할 수 있나.

정호는 가람의 구멍 위로 오일을 듬뿍 짜냈다. 발갛게 달아올랐던 곳에 기름을 펴 바르고 손가락으로 문지르자, 가람의 몸이 움찔거렸다. 안 그래도 예민한 곳이 물을 뱉어내며 더 예민해졌으니 손가락이 문질러지는 느낌이 선연했다.

“기분 좋아? 보지가 뻐끔거리네.”

“흐으, 읏….”

회음부와 구멍을 문지르는 쾌감이 달콤했다. 한참이나 시달린 후에 주어진 상처럼 느껴졌다. 따끔거리는 곳을 부드럽게 감싸는 오일의 느낌도 좋았고, 그 위를 간질거리며 문지르는 손가락의 느낌도 좋았다. 자꾸만 뒷구멍이 오물거렸다. 조금이라도 쾌감이 느껴지면 빨리 쑤셔달라고 성화였다. 그런 식으로 교육받은 구멍이었으니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정호의 손가락이 고환 아래를 슬슬 문지르다 그 아래의 회음부까지 꾹꾹 누르며 구멍 주위를 스쳤다. 관장의 괴로움에 울음소리를 내던 입에서는 금세 쾌감에 앓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기분만 좋으면 어디서든 가랑이를 벌릴 개년이지, 너는.”

“아니, 그런… 아… 흐응….”

“아니긴 뭐가 아니야. 여기만 이렇게 만져줘도 보지부터 벌름대는 주제에.”

정호의 손이 구멍 위와 회음부 주위를 문지를 뿐인데 저 안쪽이 범해지는 기분이었다. 이 정도로는 부족했다. 더 안쪽으로 들어왔으면, 더 깊은 곳을 만져줬으면. 정말 정호의 말대로 누가 만져주든 기분이 좋을 수만 있다면 다리를 벌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는 안 되는데도. 조폭의 행동대장씩이나 된 주제에 쑤셔달라고 아양을 떨 것 같아서 두려우면서도 흥분됐다.

“벌써부터 좆이나 세우고 말이야. 필요도 없는데 이건 왜 세우는 거야?”

“아으, 흐… 오빠, 앗….”

바짝 선 성기를 툭 치는 정호의 손가락에 가람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저 툭 치고 떨어졌을 뿐인데 손가락이 제 성기를 지그시 누르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정호의 손, 눈길, 숨결 모두가 제 몸에 달라붙어 있었다. 온몸을 더듬고 문질러댔다. 미칠 것 같았다. 한참 아팠으니까 상을 주세요, 더 만져주고 더 기분 좋게 해줘요. 애원이라도 하고 싶었다.

정호는 오일에 젖은 손으로 반쯤 일어선 가람의 성기를 쥐고 가볍게 문질렀다. 빠듯하게 쥐어오는 손안이 부드럽고 뜨거운 것이 여자의 안에 들어가면 꼭 이런 기분일 것 같았다. 그러나 여자가 아니라 정호였다. 이름을 부르는 소리만으로도 자신을 발정하게 만든 남자였다. 여자와 동침할 때는 한 번도 선 적이 없던 성기는 정호의 손안에서 약이 오른 듯 바짝 솟았다.

“흐으, 흣… 으읏….”

“이걸로 몇 명이나 먹어봤어? 제대로 먹을 수는 있었어? 넌 보지를 쑤셔줘야 서는 변태잖아.”

“한, 번도… 으응… 없었… 흣….”

“한 번도? 조폭이나 된 주제에 안아본 여자도, 남자도 없다니 암캐는 어쩔 수가 없네.”

정호의 말이 잔인했다. 제 몸을 그렇게 만들어버린 것이 본인이면서 자신을 어쩔 수 없는 변태 취급하는 게 서러웠다. 그러면서도 정호의 그 말이 사실이라서 더 서글퍼졌다. 이제는 뒤를 쑤시지 않으면 서지도 않았고, 정호가 아니면 흥분하지도 못했다. 반푼이 같은 몸이었다. 정호를 다시 만나 느끼게 된 오랜만의 쾌감은 너무 달았다. 암컷이고 수컷이고, 뭐든 좋으니 그 쾌감을 다시 느끼고 싶을 정도로 달았다.

“이렇게 만져줘도 이게 다잖아.”

정호의 말대로 정호의 손이 농밀하게 가람의 성기를 쓰다듬어도 선액이 찔끔 흘러나올 뿐 그 이상의 반응은 없었다. 남자구실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말 같아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가람이 부들부들 떨며 입술을 깨물었다. 어떻게든 쾌감을 느끼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이기를, 수컷이기를 모두 포기해야 했다. 그런 건 어떻게 돼도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굴욕감에 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모멸감에 얼굴을 붉히고 몸을 떠는 가람을 보며 정호는 픽 웃었다. 멍청한 놈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수치심과 굴욕감만 느끼는 꼴이 우스웠다. 그냥 남자이길 포기하면 편할 텐데. 어차피 뒷구멍에 좆을 처박지 못하면 가지도 못하는 몸이 된 주제에 자존심을 세우고 있는 모습이 우스웠다. 조금은 도와줄 필요가 있겠지. 정호는 다시 손 위에 오일을 잔뜩 뿌리고 가람의 회음부에서 구멍 위를 길게 더듬었다.

“아, 으읏….”

“이 안을 가장 좋아하지? 매일 좆물을 먹지 못하면 미치는 년이잖아, 너는.”

다정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였지만 그 내용은 그렇지 못했다. 구멍 위를 더듬는 축축한 손길에 가람은 얼굴을 붉히면서도 흘러나오는 단 신음을 멈추질 못했다. 구멍이 절로 뻐끔거렸다. 저 단단한 손가락을 제 구멍 안에 처넣고 허리를 흔들어대고 싶었다. 손가락이라도 좋으니까 제 몸을 어떻게든 해줬으면. 안타까운 느낌에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다.

“오빠, 흐, 오빠아….”

“왜? 뭘 원하는데? 제대로 말을 해야 해주지.”

가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뻔히 알고 있으면서 정호는 일부러 모른 척하며 구멍 주위를 맴돌았다. 뻐끔거리는 곳을 슬슬 눌렀다가 떼고, 넣어줄 생각은 없이 맴돌기만 하는 손이 미칠 것만 같았다. 스스로 원한다는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 자꾸만 욕망을 가로막았으나 어차피 배변하는 모습까지 보인 상황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넣어달라는 말을 하지 못하는 게 더 우스운 일이었다. 이제 와서 남아있는 인간의 존엄성 따위가 있을까.

“너… 넣어… 넣어주세요….”

“넣어달라고? 뭘 어디에 넣어달라는 거야. 말은 제대로 해.”

“…보…지에… 오빠 손가, 락….”

굴욕적인 순간이었다. 관장과 원하는 것을 말하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굴욕적이냐 묻는다면 할 말은 없었지만 최소한 관장은 자신이 원해서 한 일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달랐다. 스스로 보지를 쑤셔달라는 말하는 모습까지 전부 찍히고 있는데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이미 안을 쑤시는 쾌감을 아는 몸이었다. 조금만 더 하면 그 다디단 쾌감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아는데 멈출 수가 없었다.

“잘했어.”

“아, 으응…! 읏, 좋아, 아, 아으….”

“그렇게 하는 거야. 솔직하게 말해야 오빠가 예뻐해 주지.”

구멍 안으로 손가락 두 개가 단숨에 밀고 들어왔다. 바짝 말라버린 안에 오일이 듬뿍 발린 손가락이 파고들자 아픔마저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내벽을 비비고 둥글게 휘저어대는 손가락에 가쁜 숨을 잔뜩 뱉어내며 가람은 고개를 젖혔다.

너무 좋았다. 좋다는 말 외에는 무얼로도 이 마음을 표현할 수가 없었다. 한참이나 기다린 끝에 주어진 상은 갈증 끝에 찾아온 단물 같았다. 배 속이 조여들고 선액이 울컥 쏟아져 나왔다.

“오빠, 하으, 응… 거기, 앗….”

“너 같은 개년이 조폭이나 되고 말이야. 대줬냐?”

“아, 니요, 아…! 으응…!”

“뻔하지 뭐. 누가 쑤셔주겠다는 말만 해도 좋아서 엉덩이를 흔들었겠지. 너처럼 암캐 냄새가 질질 흐르는 것들을 가만뒀을 리가 있겠어?”

손가락 하나가 더 파고들어 찌걱거리는 소리가 나도록 손을 흔들어대는 통에 가람은 어쩔 줄을 모르고 신음했다. 내벽이 벌어지고 그 안이 차오르는 것이 좋았다. 내벽을 긁으며 안쪽을 쑤셔대는 손가락에 허리가 벌벌 떨렸다.

묶인 허벅지의 단단한 근육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느끼며 가람은 사정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다. 손가락이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사정할 수는 없었다. 그랬다가는 정호가 제 안을 더 쑤셔주지 않을지도 몰랐다.

“흐으, 응…! 오빠, 앗, 아…! 천천히…! 아…!”

“왜. 갈 거 같아? 멋대로 가기만 해봐. 보지를 찢어버릴 줄 알아.”

손가락 세 개가 내벽을 마구 들쑤셔대는 통에 아무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아직 가면 안 되는데, 정호가 가면 안 된다고 했는데 절정은 벌써 코앞에서 넘실대고 있었다. 어떻게든 쾌감을 덜 느껴보려고 엉덩이를 이리저리 흔들었지만 단단하게 묶인 탓에 그것도 여의치 않았다.

“으응, 안 돼, 아…! 오빠, 아으…!”

“제대로 못 참으면 매일 마개를 하고 지내게 해주지. 오줌도 마음대로 쌀 수 없을 거야. 그렇게 되고 싶어?”

“흐으…! 싫어, 앗, 아…! 오빠…!”

싫다고 고개를 저어대기는 했지만 사정감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찌걱대고 철퍽거리는 소리가 울릴 정도로 거세게 움직이는 손가락에 내벽이 잔뜩 긁혀 견딜 수가 없었다. 갈 것 같은데, 가면 안 된다. 도리질을 치면서도 가람은 어쩔 줄을 모르고 잔뜩 몸을 긴장시킨 채 구멍을 조여댔다. 그렇게 하면 쾌감이 더 크게 느껴졌지만 사정을 참으려면 몸을 긴장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쾌감은 더 진해졌다.

“흐아, 아…! 아앙…!”

그리고 곧 한계가 찾아왔다. 사정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며 애써 참았지만,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쾌감에 가람은 금방 백탁액을 쏟아냈다. 빳빳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던 성기 탓에 배와 가슴 위, 턱 아래까지 정액이 튀었다.

“흐으… 흐….”

가면 안 된다고 했는데. 가면 보지를 찢어버린다고 했는데. 잔뜩 울상이 되어버린 가람이 가쁜 숨을 내뱉으며 훌쩍거렸다. 보지가 찢어지는 건 싫었다. 이제는 뒤가 아니면 사정할 수도 없는데 찢어진다니. 정호가 정말로 제 뒤를 찢어버릴까 봐 두려워 가람이 덜덜 떠는 사이, 정호는 쑥, 손을 빼냈다.

“오빠… 잘못, 흐, 악…!”

“크흐… 제대로 익었네.”

정호는 아무 말 없이 가람의 구멍 안으로 제 성기를 쑤셔 박았다. 단숨에 안쪽 깊은 곳까지 박힌 것은 겨우 손가락 세 개를 물었을 뿐인 내벽을 잔뜩 벌리며 안을 범했다. 방금 사정한 탓에 예민해진 내벽을 들쑤시는 단단하고 긴 성기가 버거워 가람은 비명처럼 신음을 뱉어댔다.

“아, 으응…! 오빠, 살살, 히익…! 흑…!”

“살살은, 무슨…! 큿…! 이렇게 물어대는 주제에…!”

정호의 성기는 예민한 내벽에 흉기처럼 느껴졌다. 흉측할 정도로 두껍고 긴 것이 구멍 안쪽 굽어진 곳까지 찔러 들어오는 난폭한 감각에 가람은 몸을 잔뜩 긴장시킨 채 눈물을 쏟아냈다. 쾌감이 지나쳐 무서웠다. 정말로 구멍이 찢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흐아, 앙…! 안 돼, 안, 아응…! 응…!”

“하, 씨발… 이 보지를 가지고 무슨, 남자라고, 큿….”

가람의 엉덩이에 부딪히는 정호의 몸 때문에 철썩철썩, 음탕하게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렸다. 오일에 젖은 안쪽은 정호의 괴물 같은 성기를 부드럽게 받아들였고, 날카로운 쾌감에 긴장한 몸이 구멍을 더 조여댔다. 딱 먹기 좋게 열이 오른 구멍이 오물거리고 성기에 달라붙어 오는 꼴이 음탕한 창년의 모습 그 자체였다.

“아주, 좋다고 조여대네. 후으….”

“으응! 흑…! 오빠…!”

감당할 수 없는 쾌감에 가람은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속수무책으로 쾌감에 노출돼 정호가 흔드는 허리에 다리를 벌리고 신음하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성기는 무자비하게 내벽을 흔들었다. 결장을 펴기라도 할 것처럼 쾅쾅 치고 들어오는 것이 괴로워 울면서도 동시에 쏟아지는 쾌감에 어쩔 줄을 모르고 교성을 질러댔다. 남자의 성기에 이렇게까지 큰 쾌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수치스러웠다. 그러나 그 수치심을 느낄 이성은 없었다. 그저 정호가 허리를 흔드는 대로 흔들리며 쏟아지는 쾌감에 울 뿐이었다.

“하응, 응…! 으응! 오빠, 그만, 앗, 아…! 거기, 살사, 알, 아…! 앙…!”

“좋아 죽는 주제에? 네 보지가 이렇게 조여대는데, 큭… 살살은 무슨.”

의자가 금방이라도 뒤로 넘어갈 것 같았다. 줄에 매여 그저 장난감이 되어버린 기분이었다. 정호의 오나홀 같은 것일까. 그렇다 하더라도 불만을 표할 생각은 없었다. 아프고 괴로운데 기분이 좋았다. 쾌감에 정신없이 휘둘려 뭘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고 가람은 그 두터운 몸으로 새된 신음을 질러댔다. 어울리지 않는 소리가 오히려 더 야했다.

“앙, 아…! 오빠아, 흐윽…! 그마안, 아, 아아…! 안 돼요, 으응…!”

뭐가 되고 안 되는지 알 수도 없는데 가람은 고개를 저어대며 헐떡였다. 목덜미를 세게 물어뜯는 정호의 이가 짐승의 이빨 같았다. 그 아픔마저도 쾌감 같아서 꼭 어떻게 되어버린 것 같았다. 정말로 구멍이 찢어져도 쾌감으로 느낄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다.

“오빠, 오, 빠아…! 아응…!”

오빠라는 단어밖에 모르는 것처럼 가람은 애타게 정호를 부르며 구멍을 조여댔다. 느껴지는 거라곤 쾌감뿐이었다. 모든 것이 쾌감 같아서 몸도 머리도 터져버릴 것 같았다. 내벽을 긁으며 안쪽 깊은 곳을 쾅쾅 쳐올리는 성기에 몸의 내장이 전부 위로 올라갈 것 같은데, 또 성기가 쑥 빠져나갈 때는 내장들이 다 밖으로 빠져나가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그, 마안, 흐윽…! 응! 으응…!”

“그만 같은 소리 하네, 씹질밖에 할 줄 모르면, 큭… 얌전히 보지나 벌리고 있어.”

이를 악문 채 허리를 흔들어대는 정호의 성기가 버거워 가람은 후두둑 눈물을 흘리며 구멍을 조여댔다. 버겁고 괴로웠다. 쾌감이 너무 좋은데 그 좋은 느낌마저도 괴로울 지경이었다. 안쪽 깊이 굽어진 곳을 비집고 들어가는 성기에서 전류가 튀는 듯했고 온몸이 성기가 된 것 같았다.

정호의 이가 유두를 물어뜯을 것처럼 잘근대면 가슴에서 불꽃이 튀었다. 제 가슴이 원래 이렇게까지 기분 좋은 곳인지 몰랐었는데 지금은 그냥 좋아서 미쳐버릴 것 같았다. 더 물어 뜯어줬으면 싶었다. 차라리 그래서 피라도 흐르면 이 고통스러운 수준의 쾌감이 좀 덜해질 것 같았다.

“아응, 응…! 오빠아…! 하앙…!”

“젖통이 꽤 크네? 응? 누구 보여주려고 이렇게 키웠어?”

가람은 정호의 적나라한 단어들에 얼굴을 붉혔다. 제 가슴이 다른 남자들보다 크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게 이렇게 성적으로 느껴진 적은 없었다. 운동을 열심히 하다 보니 가슴에도 근육이 붙은 게 당연했을 뿐이었는데. 가슴을 베어 무는 애무 같지도 않은 애무마저도 쾌감을 주었다.

귀두만 남긴 채 길게 빠져나갔던 것은 뿌리 끝까지 처박힐 것처럼 깊게 파고들었다. 퍽, 퍽,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했다. 내벽이 정호의 성기를 기억하고 있었다. 이것이 자신에게 어떤 쾌락을 주었었는지, 묻어놓았을 뿐 잊히지 않은 기억이 되살아났다. 가람은 그 시절 배웠던 것처럼 구멍을 조이고 아양을 떨었다.

성기가 온통 내벽을 긁고 문질러 대는 것에 가람은 허리를 떨며 비명 같은 신음을 흘렸다. 딱 정호가 좋아하는 대로였다. 억지로 벌어진 내벽이 쾌감에 경련하고 있었다.

“흐응, 응…! 오빠, 가, 가요, 앗, 아…! 안 돼, 오빠…!”

정호를 부르는 가람의 목소리가 꼭 비명 같았다. 어쩔 줄을 모르고 정호를 부르며 가람은 제 안을 들쑤시는 성기를 잔뜩 조였다. 내벽이 성기의 모양대로 굳을 것처럼 조여 물고 또다시 정액을 잔뜩 쏟아내는데 정호는 가람을 봐줄 생각이 없는지 그렇게 내벽이 조여드는데도 허리를 흔들어 안을 헤집었다.

“흐아, 아, 안 돼, 잠깐, 아…! 아앙! 흐아앙…!”

가는 중인데도 거칠게 허리를 흔들어대는 정호의 허리 짓에 폭력 같은 쾌감이 가람의 몸을 덮쳐왔다. 아픈 것도 아니고 쾌감도 아닌 이상한 감각에 가람은 불에 데기라도 한 듯 몸을 떨었다.

“아으, 으…! 으응…!”

하얗게 정액이 흘러나온 곳에서 곧이어 노란 오줌 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정호의 잇자국으로 붉어진 가슴께까지 튄 소변이 가람의 상체를 적셨다.

소변이 흘러나온 순간 몸을 뗀 정호는 두꺼운 성기를 가람의 얼굴에 대고 흔들어대다 곧 그 얼굴 위에 정액을 뱉어냈다. 힘차게 쏟아진 끈적한 액체가 눈두덩이와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을 본 정호는 곧 만족스러운 얼굴로 가람의 엉망이 된 모습을 캠코더에 고스란히 담았다.

텅 비어버린 눈으로 금방이라도 넘어갈 듯 꼴딱거리며 숨을 쉬는 가람의 엉망이 된 얼굴을 화면에 담고, 정액과 소변에 젖어버린 더러운 상체에 이어 벌름거리는 붉은 구멍까지 전부 꼼꼼하게 찍어내고서야 정호는 캠코더의 전원을 껐다. 숨이 넘어갈 것처럼 헐떡대는 근육질의 남자는 얄쌍하고 예쁘던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잠깐 목줄을 풀어준 것 정도로 자신이 자유가 되었다고 착각하던 개는 다시 주인의 품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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