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화 (3/5)

2.

그날 이후, 집 안의 풍경은 사뭇 달라졌다. 남자는 아예 우리 집에 들어와 살았고,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아빠와 함께 나를 반겨 주었다. 거기까진 별로 특별할 게 없었다. 진짜 달라진 부분은, 밤에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매일은 아니고 가끔 스트레스를 받거나 주말을 앞둬 늦게 자도 되는 날 그들의 관계에 끼어들었다. 낮에는 전처럼 평범한 아빠와 아들처럼 학교 얘기나 일상 얘기를 하다가, 밤에는 아빠를 변기 취급 하는 것이 처음엔 낯설었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매일 같은 나날들이 이어지니 점점 익숙해졌다.

“선물이야.”

시간이 흘러 아빠의 생일이 다가왔다. 아무리 요즘 아빠에 대한 애정이 식었다곤 해도 생일은 챙겨 줘야 할 것 같았다. 남자와 얘기를 나눠 보니 그도 준비해 둔 것이 있다고 했고. 나는 용돈을 모아 산 가죽 벨트와 저녁 식사 준비를 선물로 준비했다. 뭐, 식사는 배달시킨 것을 차려 놓기만 한 거지만.

남자도 선물을 준비해 온 건지, 작은 쇼핑백을 아빠에게 내밀었다. 아빠는 기뻐하는 얼굴로 그것을 받아 들고 안에 든 상자를 꺼냈다. 대충 크기를 봐서는 시계나, 반지갑 정도일 것 같았다.

“이게 뭐야……?”

하지만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상자를 연 아빠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슬쩍 들여다보니 나도 무슨 용도인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들어 있었다. 드문드문 돌기가 나 있는 얇은 나무 막대와, 끝에 자그마한 자물쇠가 달린 분홍색 플라스틱 장난감 같은 게 있었다. 굳이 뭐라 설명하자면, 성기를 감싸는 덮개 같은 것처럼 보였다.

“바지 벗어 봐.”

“지금……?”

식탁에는 아직 김이 나는 음식들이 손대지 않은 채 차려져 있었다.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선물부터 먼저 주려는 계획이었다. 아빠는 우리 앞에서 숱하게 벗은 몸을 보여 줬지만, 밥 먹는 자리에서 그러는 건 영 익숙하지 않은지 머뭇거렸다.

“뭔지 모르겠지만, 밥 먹고 하면…….”

“자기야. 지금 내 성의를 무시해?”

“아, 아니. 그런 게 아니고…….”

남자는 언성조차 높이지 않았지만 아빠는 알아서 겁을 집어먹고 고개를 푹 숙였다. 남자는 아빠의 목에 팔을 두르고 목을 큰 손바닥으로 쓸어내렸다. 아빠는 남자의 손이 닿자 눈에 띄게 어깨를 움찔 떨었다.

“그럼 말 듣자.”

“응…….”

아빠는 의기소침하게 대꾸하고는, 바지와 속옷을 잡아 내렸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일상생활 속에서, 옷을 멀쩡히 갖춰 입은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만 하체를 노출하고 있는 아빠는 부끄러운지 귀를 빨갛게 물들였다.

남자는 아빠의 시들어 있는 성기를 잡고는 문지르기 시작했다. 다른 손으론 아까 선물 상자에 있던 나무 마개를 만지작거렸다.

“발기해야 잘 들어가거든.”

설마. 남자는 저것을 아빠의 성기 안으로 밀어 넣을 생각인 모양이었다. 그런 종류의 플레이를 즐기는 사람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예전에 야한 영상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클릭하고는 보기만 해도 아파 보여 바로 창을 꺼 버린 적이 있었다. 아빠는 아직 남자가 뭘 하려고 하는지 상황 파악을 못 했는지, 남자의 손에 느끼기 바빴다.

“하으읏……!”

내가 볼 때 아빠는 지나치게 민감한 타입이었다. 뒤나 앞이나. 남자가 몇 번 만져 주지 않았는데도 아빠는 금세 아래를 꼿꼿하게 세웠다. 남자는 축축하게 쿠퍼액을 흘려 대는 귀두에 마개를 문질러 천천히 밀어 넣기 시작했다. 겨우 손가락 한 마디 정도만큼 집어넣었을까.

“지, 진우야 이거 기분 이상해…….”

아빠는 처음 느껴 보는 생경한 느낌에 놀라 바르르 어깨를 떨었다. 그러고는 남자의 손을 잡아 말리려고 했다. 아빠의 가는 손가락이 필사적으로 남자의 핏대 선 손을 떼어 내려고 했으나 먹힐 리가 없었다.

“왜 이렇게 반항을 하지.”

남자는 짜증을 억누르며 아빠를 올려다보았다. 아빠는 울먹거리면서 하지 말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런다고 그만둘 남자가 아니었다. 남자는 아빠를 차갑게 쳐다보다가, 다시 손을 뻗어 성기를 손에 아프게 쥐었다. 아빠는 무서운지 벗어나려고 버둥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남자는 성가시다는 듯 내게 말했다.

“현성아. 네가 아빠 못 움직이게 좀 잡아 줄래?”

실컷 내가 준비한 저녁 식사를 두고 갑자기 변태 짓거리를 시작한 게 처음엔 좀 짜증 났으나, 이제 슬슬 꽤 재밌어지려던 찰나였다. 남자가 나를 부르자 아빠는 도와 달라는 듯 눈물을 글썽이며 나를 돌아봤다. 나는 내가 선물한 벨트의 포장을 풀었다. 그리고 그것으로 아빠의 양팔을 뒤로 돌리게 한 뒤 묶어 버렸다. 그리고 버둥거리지 못하도록 아빠의 상체를 내 팔로 결박했다.

“현성아, 이거 진짜 기분이 이상해……! 놔줘, 놔줘……!”

남자의 손에 성기가 잡히고 나한테 결박당한 아빠는 저항할 길이 없었다. 내가 보기엔, 남자가 준비해 온 마개의 두께가 좀 두꺼워 보이긴 했다. 아빠는 요도에 무언갈 넣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 더 얇은 걸 준비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럼 재미가 없었으려나.

“흐읏, 으아앗, 하윽……!”

남자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결국 끝까지 아빠의 요도 안으로 막대를 처박았다. 꽤나 길이가 길었는데. 그게 전부 들어가는 게 신기했다. 게다가 막대에 돌기까지 나 있어 상당히 아플 것 같았다. 아빠는 이물감이 느껴져 불편한지 다 들어가고 나서도 여전히 괴로워하는 얼굴이었다.

“그리고 함부로 못 빼도록, 이거.”

남자는 분홍색 플라스틱 장난감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아빠의 성기에 쑥 씌웠다. 내가 예상했던 게 맞았다. 아마도 저건 남자용 정조대 같은 물건인 듯했다. 정조대는 아빠의 성기보다 조금 작았다. 아마 발기 전의 사이즈에 맞춰 나오는 제품일 것 같았다. 덕분에 정조대 안의 성기는 불쌍한 모양으로 찌그러져 있었다. 남자는 열쇠로 자물쇠까지 잠가 버렸다.

기둥 부분은 공기가 통하라고 구멍이 나 있었으나 귀두 쪽에는 빈틈없이 플라스틱으로 덮여 있어 이걸 풀어 주지 않고서는 멋대로 요도 마개를 풀지도 못하고, 오줌도 못 누고, 사정도 하지 못할 것처럼 보였다. 남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아빠의 배설 욕구까지 지배하겠다는 건가. 남자가 자물쇠까지 잠그고 나서 나는 아빠의 팔을 묶어 두었던 벨트를 풀어 주었다.

아빠의 팔에 빨갛게 자국이 남아 있었다. 너무했나 싶은 생각이 잠시 들었다.

“이, 이거…… 어, 언제 풀어 주는 거야……?”

아빠는 자신의 성기를 그러쥐었지만, 살덩이엔 전혀 손을 댈 수가 없었다. 딱딱한 정조대만 손에 부딪히는 게 어색한지 아빠는 계속 그것을 만지작거렸다. 아빠는 이게 무슨 생일 특별 이벤트 정도로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내가 볼 땐, 남자는 앞으로 계속해서 그걸 채워 두려고 하는 모양이었다. 섹스를 할 때, 남자는 아빠가 성기를 만지려는 것을 싫어했다. 아빠는 보통은 뒤로만 가는 편이었지만, 자기도 남자라고 한창 흥분이 고조되면 자기도 모르게 손을 가져다 대는 일이 이따금씩 있었다.

“내가 허락할 때만 푸는 거야.”

“……응?”

아빠는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남자를 쳐다봤다. 남자는 얼빠진 아빠의 얼굴이 웃겼는지 픽,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고는 자기 쪽으로 끌어당겨 무릎에 앉히고는 입을 맞췄다. 아빠는 자연스럽게 남자의 목에 팔을 감았다. 꽤나 질척한 키스였다. 지켜보는데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고 말았다. 남자는 계속해서 달라붙는 아빠를 떼어 내고 입을 열었다.

“앞으로 말 잘 들어야 풀어 줄 거야. 알았지?”

“계속 이걸 하고 있으라고……? 자고 있을 때도, 화장실 갈 때도, 그, 그거…… 할 때도?”

“응, 잘 이해했네.”

남자는 어린아이 가르치는 선생처럼, 잘했다며 아빠의 머리를 쓰다듬어 칭찬해 주었다. 이번에는 아빠도 생각이 많은지 곧바로 헤벌쭉하지 않고 할 말이 있는 듯 입술을 달싹거렸다. 나라도 그럴 것이다. 갑자기 난데없이 오줌을 쌀 때도 허락을 받고 싸라니. 나는 아빠가 어떻게 반응할지 흥미가 돋았다. 남자와 싸우게 될까? 그럼 나로서는 환영이었다. 남자가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아빠와 이전처럼 평범한 부자 사이로 돌아갈 순 없겠지만, 적어도 남자에게 지배당하진 않을 것이다. 우리 둘 다.

“선물 줘서 고맙다는 인사 안 해, 자기야?”

남자는 아빠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 걸 알면서도 모르는 체 감사 인사를 요구했다. 아빠는 남자의 눈치만 살필 뿐, 남자가 원하는 말을 들려주지 않았다. 남자는 슬슬 짜증이 난 표정이었다. 성격대로라면 벌써 뺨을 올려붙였을 텐데, 오늘은 좀 많이 참고 있는 듯했다. 아마 아빠의 생일이라 저 정도 참아 주는 게 아닐까.

“그렇지만 이건…….”

아빠가 마침내 입을 뗐다. 그마저도 조심스러운 말투였다. 남자는 아빠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예상했는지 아빠의 말을 막았다.

“자기를 너무 사랑하니까, 함부로 아랫도리 놀리고 다닐까 봐 걱정돼서 선물해 주는 거야.”

“그, 그런 짓 안 하는 거 알잖아…….”

“믿지, 믿는데, 만에 하나의 경우라도 대비하는 거지.”

“아…….”

남자의 말은 개소리였다. 아빠는 남자를 두고 바람을 피울 강심장도 아니었고, 그에게 완전히 홀려 있어서 다른 사람을 만날 생각조차 없는 인간이었다. 남자는 그저 아빠를 철저하게 자신의 지배 아래 두려고 하는 것이었다. 솔직히 남의 소변까지 컨트롤한다는 게 더럽고 이해가 가질 않았지만 남자는 이해 가능한 범주에 드는 사람이 아녔으므로, 그냥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게 편했다.

“자기야, 누차 말하지만 싫으면 거절해도 돼.”

“……어?”

“마음 아프지만, 난 나랑 성향 맞는 사람을 만나면 되니까.”

“아…… 시, 싫어! 다른 사람 만나지 마…….”

아빠는 남자를 놓치기 싫다는 듯 그의 목을 꽉 끌어안았다. 씨발, 재미없게.

남자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안겨 드는 아빠의 허리를 껴안았다. 그러고는 아빠의 귓가에 오늘 밤새도록 자기가 좋아하는 곳을 찔러 주겠다느니, 잠을 못 자게 만들겠다느니 더러운 음담패설을 늘어놓았다. 자기들끼리만 그러면 몰라도, 일부러 다 들리게 말하는 게 역겨웠다. 왜 오늘따라 기분이 더 좆같은지 알 수 없었다.

“자기야, 아직 고맙다는 말, 못 들은 것 같은데.”

“고, 고마워. 선물해 줘서…….”

“그래. 자기처럼 발정 난 걸레들은 이렇게 관리를 해 줘야 딴생각을 못 하지, 그렇지?”

“응…… 맞아…….”

남자가 다른 사람을 만나겠다고 협박하니 아빠는 금세 투지를 잃고 다시 얌전한 애완견처럼 변해 있었다. 대체 어떻게 아빠를 이렇게까지 길들였을까. 남자를 만나기 전에도 원래 좀 우유부단하고 착한 편이긴 했지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들어주고 다니는 바보는 아니었는데. 남자가 처음에 엄청 잘해 줬거나, 아니면 남자와 하는 관계를 끊을 수 없거나. 대체 얼마나 남자가 그 짓을 잘하면 저렇게 백치처럼 구는 걸까.

“아흣, 하응, 으흣, 조, 좋아, 진우야…….”

남자는 어느새 바지 지퍼를 열고 아빠의 안으로 자지를 쑤셔 넣고 있었다. 아빠는 금세 정조대를 차고 있는 것에 적응을 했는지, 남자의 위에 올라타 스스로 허리를 흔들며 달뜬 신음을 뱉어 냈다. 아빠의 몸이 흔들릴 때마다 자물쇠가 플라스틱과 부딪혀 둔탁한 소리를 냈다. 아빠는 좆을 만져 주지 않아도 충분히 잘만 느끼는 듯했다. 아까 남자가 좆을 만져 줄 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흥분해 있었다. 무슨, 약이라도 먹은 사람처럼…….

“자지 안 만지고 갈 수 있지, 자기야?”

“으, 응, 하읏, 흐앙, 앗, 응, 가, 갈 수 있, 어, 하응, 거, 거기, 더……!”

“사정 안 하니까 몇 번이고 가도 돼. 이게 더 좋지?”

“응, 흐앙, 하읏, 응, 좋아, 아, 앗, 나, 갈 것, 같아……! 흐읏, 윽, 하앗……!”

나는 다시 한번 그게 궁금해졌다. 아빠가 느끼는 쾌감이 어느 정도인지. 사실 삽입을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충분히 자극적이었고, 쾌감도 충분했다. 하지만 겨우 이 정도론 아빠처럼 섹스에 중독이 될 것 같진 않았다.

구멍에 넣어지는 쾌감은 또 다른 느낌일까. 역겨운 행위라고 생각했는데, 어쩐지 나도 한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남자한테 박히는 건 사양이었다. 좋고 말고를 떠나서 왠지 자존심이 상했다. 아빠와 나란히 남자의 좆의 노예가 되는 것도 우스웠고.

남자가 사다 놓은 장난감이라도 한번 써 봐야 하나. 아니. 그것들은 한 번씩 아빠의 아래에 들어갔다 나왔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따로 한번 준비를 해 봐야 할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이 타락한 것처럼 느껴졌다. 저 인간들과 함께 있다 보니 도덕심이라는 것은 개나 줘 버린 기분이었다. 이왕 이렇게 된 김에, 밖에 나가서 아무나 잡고 뒹굴고 싶었다. 남자가 보는 앞에서 해도 꽤 재밌을 것 같았다.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했다.

그렇다고 아무랑 뒹굴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쓸데없이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생겼다. 바로 얼마 전 과대와 있었던 일도 그렇고, 위험한 인간들이 많으니 미리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다. 그나저나 과대 그 새끼는 그날 이후로 학교도 안 나오고 휴학을 한 건지 자퇴를 했는지 알 수 없었다. 설마 죽은 건 아니겠지. 다른 동기들도 왜 갑자기 과대가 사라졌는지 모르는 듯했다.

아무튼 전에도 그랬지만 이젠 나보다 덩치 크고 힘센 사람은 보기만 해도 진저리가 났다. 언제든지 수틀리면 자기 좆대로 행동하려고 할지 모르니까. 남자가 거북한 이유 중의 하나도 그것이었다. 말로는 강제로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언제든지 돌변해서 힘으로 나를 제압할 수도 있으니까.

이런저런 조건을 생각하다 보니, 문란하게 사는 것도 꽤나 힘든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날 이후 대충 유명하다는 어플 같은 것도 깔아 보고 했지만 영 마음에 드는 인간도 없었고, 막상 만나자니 두려웠다. 아빠 구멍에 좆을 박아 넣는 것도 제정신이 아니긴 했지만, 왠지 일면식도 없는 낯선 사람을 만나 통성명도 없이, 헉헉대다 나오는 것도 또 미친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내가 뒤쪽의 자극으로 쾌감을 느낄 수 있을지가 의문스러웠다. 그래서 나는 일단 내 신체를 탐구해 보기로 했다. 자위도 몇 번 해 본 적 없던 내가 이렇게 성을 탐닉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한번 경험을 하고 나니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빠져들었다. 물론 제일 큰 영향을 준 건 바로 아빠와 그 남자였다. 그 사람들이 나를 이렇게 망가트린 것이다.

* * *

“씨발, 이렇게 하는 게 맞아……?”

나는 샤워를 하고 나서 방 안으로 들어와 조심스럽게 아래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잘 들어가지 않아 로션까지 사용했는데도 손가락 하나도 넣기 버거웠다. 아빠는 남자의 큰 자지도 쉽게 삼키던데. 얼마나 많이 따먹혔으면 그렇게 됐을까. 손가락을 두 개까지 밀어 넣다가 그만두고 손가락을 빼내었다. 느낌이 이상했다. 이렇게 해서 기분이 좋아지기는 하는 걸까?

“하응, 흐앗, 으아아앙, 진, 진우야, 더! 더 깊숙이……! 하응, 하읏, 아으읏……!”

찝찝한 마음으로 화장실로 가서 손을 씻고 들어오는데 온 집 안을 울리는 아빠의 신음이 들려왔다. 이제는 내가 불쑥 들이닥치는 것도 별로 개의치 않는 인간들인지라, 문을 열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서 처음 본 모습은, 엎드린 아빠의 엉덩이에 얼굴을 묻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었다. 남자는 맛있는 것이라도 먹듯, 아빠의 엉덩이 사이를 핥고 있었다.

더럽다고 느껴야 하는데, 그것을 본 순간 짜릿한 감각이 아래부터 전신으로 퍼져 나갔다. 남자의 긴 혀가 아빠의 구멍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이 슬로 모션처럼 보였다.

축축하게 젖어 있는 구멍은 이미 한 번 성기로 쑤셔진 듯 잔뜩 벌어져 있었다. 아빠는 좋아 죽겠는지 시트를 잔뜩 움켜잡은 채로 허리를 발발 떨었다. 그 덕분에 성기에 매어진 정조대가 흔들려 자물쇠와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아빠는 그 어떤 때보다도 더 느끼고 있었다. 커다란 성기를 넣는 것보다 혀로 핥아 주는 게 더 기분이 좋은 건가?

“좋아?”

남자는 슬쩍 입술을 떼고 아빠에게 물었다. 아빠는 베개에 얼굴을 묻은 채로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아빠의 정조대를 쥐어 자기 쪽으로 잡아당겼다. 아빠의 성기는 단단히 발기된 덕분에 작은 정조대에 갇혀 아픈 와중에도 착실히 느끼고 있는지 쿠퍼액을 질질 흘리는 중이었다.

남자는 그것을 보고 피식 웃고는 다시 아빠의 구멍에 손가락 두 개를 밀어 넣었다. 손가락 두 개로 가위 모양으로 만들어 쑤시면서 구멍을 늘려 나갔다. 저항감 없이 부드럽게 늘어나는 구멍 안으로 남자는 다시 혀를 밀어 넣었다.

“하으으으읏……!”

아빠는 자지러지는 신음을 내며 앞으로 쓰러졌다. 남자는 침대에 완전히 일자로 누워 버린 아빠의 허리에 팔을 감아 몸을 바짝 붙였다. 그리고 다시 구멍 사이를 벌려 그 안을 더욱 깊숙이 파고들었다. 아빠는 베개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는 소리를 내며 느꼈다.

“하읏, 흐으으윽…… 너무 좋아…… 진우야…….”

아빠는 뒤로 손을 뻗어 남자의 머리를 자신의 구멍 쪽으로 짓눌렀다. 다소 건방진 행위인지라 남자가 화를 낼 것이라 예상했는데 남자는 그것을 그냥 넘어갔다. 그러고는 자신이 더욱 적극적으로 아빠의 엉덩이를 양쪽으로 힘주어 벌리고는 그에 따라 넓게 벌어진 구멍 안으로 혀를 밀어 넣었다. 타액과 살점이 붙었다 떨어지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귀에 꽂혔다.

애무를 받는 것은 아빠인데, 이상하게 내가 더 흥분하고 있었다. 아빠한테 삽입을 할 때보다 더.

남자는 꽤나 오랜 시간 동안 정성 들여 아빠의 구멍을 빨아 주었다. 아빠의 아래는 완전히 녹아내린 듯, 힘없이 풀려 있었다. 남자는 마음에 드는지 입을 떼고는 벌어진 아빠의 구멍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철썩, 아빠의 엉덩이를 아프게 내리치고는 말했다.

“넣을게.”

남자는 힘이 빠져 시체처럼 누워 있는 아빠의 엉덩이를 잡아 벌렸다. 남자의 취향이 저런 것인 듯했다. 억지로 좁은 구멍을 파고드는 것보다, 약간은 느슨해진 구멍에 부드럽게 집어넣는 것. 강간을 안 하는 게 아니라, 그것이 취향이 아닌 게 분명했다.

남자는 잔뜩 발기된 성기를 흐물해진 구멍 안으로 단번에 밀어 넣었다. 아빠는 반사적으로 몸을 꿈틀거렸다. 하지만 남자는 자신의 다리로 아빠의 하체를 짓누르고, 팔로는 아빠의 머리와 등을 잡아 누른 채로 계속해서 힘 있게 허리를 쳐올렸다.

“아흑, 하으으으응, 너무, 깊어, 진우야, 하앙, 읏, 흐앗……!”

남자가 구멍을 핥는 동안 몸이 잔뜩 달아오른 아빠는 평소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하며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아빠의 뒤집어질 듯한 신음에 남자 또한 더 열이 올랐는지, 아빠의 엉덩이가 부서질 것 같이 무서울 정도로 거칠게 허리 짓을 했다. 두 사람이 짐승처럼 몸을 섞기 시작하자 나는 등을 돌려 안방을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방으로 들어와 바지를 내려 보니 드로어즈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성기를 만지지도 않았고 그저 지켜보기만 했을 뿐인데 이렇게 흥분하다니…….

나는 아까 전에 봤던 장면들을 상기하며, 옷을 벗어 던지고 다시 보디로션을 손에 쭉 짰다. 손에 넘칠 정도로 많이 짜내서 아래에 치덕치덕하게 발라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눈을 감고 아빠의 엉덩이에 얼굴을 묻고 있던 남자를 떠올렸다. 그리고 지금 내 안으로 들어온 게 남자의 혀라고 생각했다.

“으흣…… 하으으윽…….”

아빠의 구멍 안으로 거침없이 파고들던 혀와 민감한 내벽 안을 쓸어 내는 촉감을 상상하니 완전히 흥분해선 몸에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본격적으로 손가락 개수를 하나 더 늘려 구멍 안을 넓혔다. 아까보다 훨씬 로션을 많이 발라서 그런지, 출입이 전보다 더 쉽게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내 것은 이미 완전히 발기되어선 배에 딱 달라붙어 있었다. 줄줄 흘러나온 쿠퍼액이 배를 축축하게 적시고 있었다. 민망한 꼴이었지만, 이미 흥분해 버렸기 때문에 앞뒤 가릴 것 없었다.

“하윽, 아흐으으읏, 좋아, 더, 더……!”

나도 모르게 신음이 자꾸 흘러나왔다. 안방까지 소리가 들릴 리는 없었지만 괜히 겁이 나 내 티셔츠를 잡아 올려 입에 물었다. 그러고는 한 손으로는 계속 아래를 쑤시고, 한 손으로는 성기를 잡아 문질렀다. 앞뒤로 동시에 자극이 오니까 더욱 미칠 지경이었다. 이런 거였구나. 아빠가 왜 남자에게 미쳐 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흐으, 흐으으으윽, 으읏…….”

손가락을 세 개까지 밀어 넣었는데도 뭔가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의 두껍고 긴 성기가 떠올랐다. 그냥 귀두만 넣어도 꽉 차서 아플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 내 안으로 들어와 배를 가득 채운다면 그 폭력적인 쾌감 또한 장난이 아닐 것 같았다. 약간은 아쉬움을 느끼며 천천히 절정을 향해 가고 있을 때, 문이 벌컥 열리며 누군가가 들이닥쳤다.

“아……!”

너무 급작스러운 일이라 나는 손을 떼지도 못하고 여전히 한 손으로는 구멍을 쑤시고, 한 손으로는 성기를 잡고 있는 채였다. 간밤의 방문객은 다름 아닌 남자였다. 남자는 나를 보곤 흥미롭다는 듯 웃고 있었다.

나는 순식간에 열이 잔뜩 몰려 얼굴이 터질 것 같았다. 남자는 아무 말 없이 내게 다가와 침대맡에 걸터앉았다. 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손을 떼고선 엉덩이걸음으로 뒤로 물러났다. 침대 헤드가 있어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나는 다리를 모아서 성기를 가린 채로 남자를 경계의 눈으로 쳐다봤다.

“도와줄까?”

남자가 꺼낸 첫마디는 이거였다. 나는 별거 아닌 그 말에도 깜짝 놀라 어깨를 움찔 떨었다. 남자는 천천히 내게 손을 뻗었다. 내 손목을 잡으려고 해서 나는 뒤로 팔을 빼내려고 했다. 하지만 남자의 손이 더 빨랐다. 나는 억지로 손이 끌려가 몹쓸 짓을 당할 줄 알고 버둥대며 도망치려고 했다. 그런데 남자는 예상외로 얌전히 내 손에 자기 손바닥을 대기만 했다. 뭐 하자는 걸까.

“안 넣을게. 그냥 손으로만 도와줄 테니까.”

그렇게 말하는 남자의 손은 나보다 손가락 한 마디씩은 더 길고, 엄청나게 커다랬다. 나는 그것을 보며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고 말았다. 아직 성기를 넣는 것은 두려웠다. 그리고 남자도 그럴 생각이 없다고 말했고. 내가 망설이는 게 눈에 보였는지, 남자는 픽 웃더니 내 다리에 손을 얹고 양쪽으로 벌렸다. 내 것이 드러나고, 질척하게 녹아내린 로션을 뱉어 내는 구멍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마치 정액이라도 잔뜩 삼킨 듯한 모습이라 부끄러웠다.

남자는 구멍이 이미 젖어 있는데도, 자신의 손가락을 가볍게 빨고는 내 안으로 천천히 밀어 넣었다.

“흐으윽……!”

내 손가락과는 굵기부터 달랐다. 하나만 넣어도 압박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남자는 공들여서 자신의 손가락 하나만큼 구멍을 적응시키고 나서야 겨우 두 번째 손가락까지 밀어 넣었다. 약간 무리가 느껴졌다. 나는 이불을 부여잡고 남자 앞에서 부끄러운 신음을 흘리지 않으려고 이를 꽉 깨물었다.

“이 너무 세게 물면 안 좋은데.”

남자는 귀엽다는 듯 그렇게 말했다. 나는 남자를 슬쩍 노려봤다. 그냥 그렇다고.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아래를 푸는 데 집중했다. 손가락이 더 길어서 그런가. 깊숙한 곳까지 찔러 주니 아까보다 더 쾌감이 커지는 게 느껴졌다. 간질간질한 감각이 아래에서부터 온몸을 타고 흘러넘쳤다. 덕분에 허벅지에 힘이 풀려 후들후들 떨리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만약 남자가 나를 덮치더라도 힘이 안 들어가서 그대로 당할 것 같았다.

“하나 더 넣을게.”

“아으, 안 돼…….”

“아프면 뺄 테니까.”

남자는 안 된다는 나의 말에도 무작정 세 번째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빠듯한 느낌이 있었지만 구멍이 찢어지거나 아프거나 하진 않았다. 남자는 몸을 숙여 내 얼굴 쪽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내가 조금만 고개를 들면 입술이 마주칠 것 같았다. 자세가 이렇게 되니 마치 남자의 자지를 받고 있는 느낌이었다. 남자는 이불만 죽어라 부여잡고 있는 나를 보고는 속삭였다.

“내 목에 팔 둘러.”

내가 아무리 흥분해 있어도 사리분별은 하고 있었다. 무슨 연인처럼 남자의 목에 팔을 두를 일은 앞으로도 절대 없을 것이다. 다만 아까 아빠가 남자의 머리채를 잡아다가 자신의 구멍에 처박았던 게 생각이 났다. 나는 남자에게 천천히 손을 뻗었다. 남자는 만족스레 미소 짓고 있었다. 나 또한 웃음이 나왔다.

“윽!”

나는 양손으로 남자의 머리카락을 잔뜩 움켜잡았다. 그리고 내가 느낄 때마다 그것을 잡아 뽑을 것처럼 당겨 댔다. 자기가 내뱉은 말을 후회하겠지. 내가 실실 웃음을 터트리자 남자는 어이없다는 얼굴이었다. 그러고는 당해 보라는 듯, 속도를 높여 손가락을 쑤셔 박기 시작했다.

“앗, 응, 으앗, 하응…… 천천히, 씨발, 천천히!”

남자는 내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계속해서 과격하게 손가락을 박아 넣었다. 남자는 급기야 내 것까지 주물러 대기 시작했다. 가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들 작정인 모양이었다.

“하윽, 읏, 하응, 나, 나, 올 것, 같……!”

갈 것 같으니 놓으라는 말이었지만 남자는 더욱 스퍼트만 올릴 뿐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나는 꺼지라고 남자의 어깨를 주먹으로 두드리기까지 했지만, 남자에게는 전혀 타격이 없는 듯했다. 나는 결국 어찌해 보지도 못하고 그만 남자의 손안에 사정을 하며 절정을 맞고 말았다.

“하으으으읏……!”

남자는 질척하게 자신의 손을 적시는 정액에도 전혀 거리낌 없이, 남은 정액마저 짜내겠다는 듯 내 성기를 계속해서 문질렀다.

“그만해, 그만…… 이제 안 나와…….”

나는 사정 후에 성기를 만지는 게 꽤나 괴로운 일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남자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뽑아내고 나서야 손을 떼 주었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아빠의 구멍에 삽입했을 때보다 몇 배는 더 기분 좋았다. 사정을 하고 나서도 진정이 안 돼서 다리가 후들후들했다.

씻어야 하는데…… 구멍에선 계속해서 질척하게 녹은 로션이 흘러나와 기분이 나빴다. 남자는 침대에서 벗어나지도 못하는 나를 보고 말했다.

“욕실에 데려다줄까?”

“……필요 없으니까 꺼져요.”

남자는 꺼지라는 나의 말에도 꼼짝 않고는 계속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일단 아래부터 이불로 가렸다. 이불로 몸을 감싸고, 천천히 침대 밖으로 발을 뻗었다. 그리고 일어나는 순간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주저앉을 뻔했다. 겨우 침대를 팔로 지탱해 꼴사납게 주저앉지 않을 수 있었다. 남자는 그런 나를 보며 부축해 주겠다는 듯 손을 내밀었다. 남자의 손이 내 손목에 닿자 나는 그의 손을 매섭게 쳐 내며 말했다.

“내가 만져도 된다고 할 때만 나한테 손대요, 알았어요?”

다소 건방진 말과 어투였으나 나는 남자가 나에게 화를 내지 않을 거란 것을 알고 있었다. 나를 강압적으로 다루려고 했다면 진작에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리고 왠지 아빠를 대할 때와 나를 대할 때의 태도가 사뭇 달랐다. 아빠한테 하는 모습이 진짜 본모습으로 보이긴 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에게는 다정하게 대하려고 노력하는 듯했다. 그러니까 남자는 내 말을 순순히 들을 것이다.

“그렇게 할게.”

내 예상대로 남자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그러고는 잘 쉬라고 인사를 하곤 안방으로 돌아갔다. 겨우 온몸에 힘을 주어 버티고 서 있던 나는 남자가 나가자마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일어날 힘도 없어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한참을 있었다.

아. 뭔가 좆 된 것 같다.

앞으로 이 짓에 빠져들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 * *

그날 이후로 종종 나는 남자와 단둘이 있는 시간을 가졌다. 아빠는 한번 섹스를 하고 나면 정신을 못 차리고 잠에 빠져들었다. 그 틈을 타 남자는 나의 방으로 오곤 했다. 물론 내가 오라고 할 때만. 남자는 내 말을 잘 따랐다. 남자가 제멋대로 굴었다면 나는 더 이상 관계를 가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다만, 내가 시키는 대로 착실히 따르면서도 한편으로는 관계성을 전복하려는 기회를 엿보는 듯한 눈빛이 종종 보이긴 했다. 그래 봤자 나는 아빠처럼 멍청하지 않아서 남자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진 않을 텐데.

“둘이 요즘 사이가 좋네……?”

아빠는 순수하게 물어본 것인데 괜히 찔려 어깨를 움찔 떨었다. 그리고 짜증이 났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아빠가 사이좋게 지내라며.”

“그건 그렇지만…….”

“입 닥치고 얼른 허리 안 움직여? 참을 만한가 보네?”

남자가 이틀간 집을 비우는 동안 나에게 정조대의 열쇠를 맡기고 떠났다. 덕분에 아빠의 소변 처리는 내 몫이었다. 조금 더럽긴 했지만 부끄러워하는 아빠를 보는 게 좀 흥분되긴 했다. 남의 요도에 뭔가를 쑤셔 넣는 것도 꽤, 재밌었고. 방금 전에도 아빠가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끙끙거리길래, 나를 사정하게 하면 보내 준다고 했다.

남자가 없는 자리에서 아빠를 따먹는 건 처음인지라, 자꾸 싫다고 빼길래 짜증 나서 뺨을 몇 대 후려갈겼다. 충격받은 눈으로 보길래 남자에게 이른다고 하니 그제야 울면서 내 위로 올라탔다. 비척대며 허리를 놀리긴 하는데, 영 별로였다. 확실히 성기를 쓰는 것보다 뒤로 느끼는 쾌감이 더 큰 것 같았다. 어쩐지 발기하는 아빠를 보니 내가 봉사하는 느낌이 들어 짜증이 났다.

“더럽게 못 하네, 씨발.”

아빠를 뒤로 밀치고 내가 위로 올라탔다. 어깨에 아빠의 발목을 걸어 두고 몸을 반으로 접어서 콱콱, 뿌리 끝까지 쑤셔 박았다. 내가 뒤를 잘 안 풀어 줘서 그런가, 깊이 들어가면 아픈지 자꾸 위에서 뿌리는 남겨 두고 삽입을 해서 감질맛이 났었다.

“이렇게 뿌리까지 넣어야지, 어? 왜 엄살을 부리고 그래. 더 큰 좆도 잘만 먹으면서.”

“앗, 흐앙, 으읏, 하응……!”

아빠는 아픈 듯 표정을 일그러트렸으나, 꽤나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정조대 안에 갇힌 성기가 빨갛게 부풀어 있었다. 나는 아빠의 것을 뽑아 버릴 듯 손으로 잡아당기고, 비틀었다. 아빠는 비명을 지르며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고통 때문에 구멍이 더욱 바짝 조여서 좋았다.

“아, 아……! 현성아, 그, 그만 손 떼 줘! 악, 흐앙, 아흐으으읏……!”

아빠가 괴로워할수록 더 흥분됐다. 나한테도 그 남자와 같은 변태적인 성향이 있는 모양이었다. 아니, 솔직히 아빠가 너무 괴롭히고 싶게 생겼다. 사실 나랑 거의 똑같이 생기긴 했지만, 나보다 더 체구가 작고 연약해 보였다. 왜, 어렸을 적에도 자기보다 작고 약해 보이는 애들을 괜히 괴롭히고 싶지 않았는가. 나만 그랬다면, 뭐…… 내가 나쁜 인간이라서 그랬는가 보다.

내 것을 잘라 낼 듯 조이는 바람에, 금방 아빠의 안에 사정하고 말았다. 그와 동시에 아빠도 몸을 부르르 떨며 절정을 맞이했다. 사정을 안 하고 가 버리는 게 신기했다. 정액을 짜낼 필요 없으니 한계 없이 절정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한번 남자와 함께 아빠가 몇 번이나 갈 수 있는지 실험을 해 보고 싶었다.

잔뜩 싸지르고 성기를 꺼내는데 문득, 만약 아빠가 임신을 할 수 있다면 내 정액으로 낳은 애와 나는 무슨 사이가 되는지 궁금해졌다. 내 아들이자, 동생이 되는 걸까.

“혀, 현성아, 나 화장실…… 화장실 가고 싶어. 정, 정말 급해…….”

아빠는 얼른 정조대를 풀어 달라고 나를 닦달하고 있었다. 나는 조금 더 쩔쩔매고 있는 아빠를 구경하고 싶었지만, 그러다간 아빠가 실수로 침대에 지려 버릴까 봐 풀어 주었다. 하지만 아빠는 절정의 여운으로 다리에 힘이 풀려 침대 앞에서 풀썩 넘어지고 말았다.

“가지가지 한다, 정말.”

나는 아빠의 옆구리에 팔을 끼워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품에 안아 화장실로 들고 들어갔다. 변기 앞에 제대로 서지도 못해서 계속 뒤에서 몸을 잡아 줘야 했다.

“자지도 잡아 줘야 돼?”

“아, 으, 그건…….”

“오줌도 제대로 못 싸지. 응?”

나는 아빠의 요도를 막고 있는 마개를 뽑아 주었다. 어느새 마개의 두께가 더 두꺼워졌다. 남자가 점점 늘려 나가는 모양이었다. 마개가 제거된 요도구가 벌렁거리고 있었다. 거칠게 거기에 손가락을 쑤셔 박고 싶었다. 언제쯤이면 그만큼 넓어질까. 얼마 안 걸릴 것 같았다.

나는 아빠의 자지를 잡고 변기 안으로 겨냥해 주기까지 했다.

“쉬, 해.”

“혼자 할 수 있는데…….”

“싸라고. 다시 막아 버릴까?”

“아, 아니…….”

아빠는 잠시 고민하더니 급했는지, 이내 오줌을 싸기 시작했다. 나는 아빠의 뒤에서 자지를 잡고는 킬킬 웃었다. 쪼르륵, 조용한 화장실에 오줌이 쏟아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아빠는 부끄러운지 귀를 빨갛게 물들였다. 귀여워서 그만 아빠의 귓불을 아프게 깨물어 버리고 말았다.

“아앗……!”

아빠가 오줌을 다 싸고 나서 샤워기로 몸을 씻어 주었다. 그리고 다시 요도 마개를 끼워 주려고 하는데 아빠가 내 손을 잡았다.

“진우 내일 돌아오는데, 내, 내일 하면 안 돼……?”

“뭐?”

“오, 오늘 하루만…….”

아빠는 남자가 없는 동안은 정조대와 요도 마개를 채우지 말아 달라고 했다. 물론 그렇게 해 줄 수도 있었다. 그 남자가 시킨 것이지 내가 하라고 한 건 아니지만. 근데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나는 아빠를 세워 두고 핸드폰을 찾아 남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빠는 내가 누구에게 전화를 거는지 몰라 어리둥절해했다.

“여보세요.”

- 응, 현성아.

나를 다정하게 이름으로 부르는 건 마음에 안 들었지만,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

“아빠가 그쪽 없으니까 하루 동안 정조대 풀어 달라는데, 어떻게 할까요?”

- 음…… 그랬단 말이지.

“네.”

아빠는 내 말을 듣고는 놀라서 핸드폰을 빼앗으려고 했다. 나는 안 빼앗기려고 아빠의 얼굴을 밀어냈다. 아빠의 얼굴은 귀신이라도 본 듯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러길래 왜 나한테 그런 부탁을 해서. 남자한테는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 하면서 나는 만만한지 부탁을 하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

- 바꿔 줄래?

“아빠, 전화받아.”

“시, 싫어.”

“기다리고 있잖아.”

아빠는 싫다고 도리질 쳤다. 진짜 무서운지 눈물을 글썽거리고 있었다. 내가 억지로 아빠의 손에 핸드폰을 쥐여 주니 도살장에 끌려가는 사람처럼 울상을 하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 너 내가 현성이 말 잘 들으라고 했지, 누가 걔 만만하게 보고 그딴 부탁 하랬어.

“잘못, 잘못했어…….”

- 내일 가서 혼날 줄 알아. 오늘은 일단 반성의 의미로 현성이 앞에서 한 시간 동안 손 들고 있어.

“으, 응…… 알겠어…….”

아빠는 전화를 끊고 나에게 내밀었다. 남자가 전화로 뭐라고 했는지 궁금했다.

“뭐래?”

“네, 네 앞에서 한 시간 동안 손 들고 있으래.”

“뭐야. 애도 아니고. 그게 다야?”

“……내, 내일 와서 제대로 벌주겠대. 흐읍, 흑, 무, 무서워…….”

“그러니까 잘못을 하지 말았어야지.”

“흐윽, 네, 네가 말 안 했으면…….”

“얼른 이거 채우고 손 들고 있자.”

나는 아빠의 성기를 문질러 살짝 세운 다음에 요도 마개를 밀어 넣었다. 이제 아빠는 별로 아파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구멍에 성기를 넣는 것처럼 예민하게 느끼기까지 했다. 정조대까지 마저 채운 다음에 내 방 벽 쪽에 무릎을 꿇고 앉게 했다. 그리고 손을 들고 있게 했다.

나는 침대에 누워 아빠가 제대로 명령을 이행하는지 지켜보았다. 팔이 아픈지 자꾸 내려오길래, 그때마다 제대로 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나중엔 힘든지 소릴 질러도 들어 먹지를 않아서 뺨을 때려서 경고를 줬다. 벌거벗고 그러고 있는 게 꼴려서 결국 손을 들고 있는 아빠한테 다가가 입에다가 내 좆을 밀어 넣었다.

“손 내려오면 맞는 거 알지?”

“웁, 우윽, 끄읍……!”

한계에 다다랐는지 팔이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봐주지 않고 손이 내려올 때마다 내 것을 빼낸 다음에 가차 없이 뺨을 올려붙였다. 아빠의 한쪽 얼굴이 팅팅 부어오를 때쯤 아빠의 목구멍 깊숙이 정액을 싸 냈고, 남자가 명령했던 한 시간이 지나 있었다.

“내일 무슨 벌 받을지 기대되네.”

나는 바닥에 엎드려 기침을 하고 있는 아빠의 귓가에 속삭였다. 아빠는 겁에 질렸는지 마른 등을 바들바들 떨었다. 나는 부드럽게 아빠의 등을 감싸 안아 부어오른 볼에 살짝 입을 맞췄다. 귀여워라.

다음 날 집으로 돌아온 남자는 전에 정조대와 요도 마개를 들고 왔을 때랑 같은 쇼핑백을 들고 왔다. 같은 가게에서 산 걸로 추정되는, 무언가를 꺼내어 아빠의 앞에 내려놓았다. 굳이 설명을 하자면, 뭔가 길쭉하게 생긴 탁구채 같았다. 손잡이도 있고, 넓적한 때리는 부분도 있고. 남자가 이걸 들고 온 걸 보니 이건 공을 때리는 게 아니라 사람의 살덩이를 갈기는 목적인 듯했다.

“현성아, 이게 뭔지 알아?”

“아니요.”

“스팽킹 할 때 쓰는 패들이야.”

남자는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해 주었다. 사실 뭐라고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스팽킹. 패들. 내 생각을 읽었는지 남자는 쉽게 말해 주었다.

“너네 아빠 팰 때 쓰는 도구라고.”

“아.”

진작 그렇게 말하지. 남자의 말에 아빠는 겁을 먹고 어깨를 움찔움찔 떨었다. 그러고 보니 남자가 무슨 도구를 써서 아빠를 때리는 건 처음이었다. 보통 그냥 맨손으로 뺨을 때리거나, 배에 주먹을 갈기거나 하는 식이었는데. 뭔가 본격적이었다. 도구를 쓰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맨손으로 패는 것은 그냥 폭력과 잘 구분되지 않지만, 도구를 쓰면 좀 규칙이 생기는 느낌이랄까. 서로 동의하에 하는 것 같고. 사실 잘 모르겠다.

“자기야. 몇 대나 맞을래?”

남자는 패들을 자신의 손바닥에 툭툭 치며 물었다. 소리가 살벌했다. 힘주어 때리면 제법 아플 것 같았다. 저걸로 때리면 엉덩이에 멍은 기본으로 들 것 같았다. 아빠는 매섭게 공중을 가르는 소리에 겁을 먹고 어깨를 잔뜩 움츠렸다.

“대답해야지.”

남자가 재촉하자 그제야 아빠는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 열 대…….”

나름대로 머리를 많이 굴렸을 것이다. 열 대 이하로는 반성한 티가 안 날 것이고, 그 이상이면 너무 아프니까. 나도 그 정도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남자는 재밌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자기야. 기본 단위가 백 대씩이야.”

“응……?”

“몇백 대 맞을지 고르라고.”

남자는 해사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도 전혀 상상을 못 했던지라 꽤 놀랐다. 아니, 이 세상에 동의하에 몇백 대씩 엉덩이를 얻어맞는 사람이 있다고? 진짜로? 그 정도면 진짜 살점이 터져서 엉덩이가 너덜너덜해질 텐데. 아빠 또한 최소 백 대는 얻어맞게 생겨서 놀랐는지 눈동자가 하염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나는…….”

“자기야. 내가 한두 번 플레이해 본 것도 아니고, 다 자기 상태 봐서 하는 거야. 자기 몸 상태 별로다 싶으면 중간에 그만둘 거고.”

남자의 말은 꽤 설득력 있게 들렸다. 워낙 생긴 게 번듯하니, 입에서 나오는 말은 죄 신빙성 있게 들렸다. 아빠 또한 남자의 말에 설득이 되었는지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 그럼 백 대…….”

“여기에 엎드려.”

남자는 자신의 허벅지 위를 톡톡 손바닥으로 쳤다. 아빠는 완전히 경계를 풀지 않고 조심스럽게 남자의 위에 엎드렸다. 남자는 아빠의 헐렁한 잠옷 바지를 벗기고는 드로어즈 위를 가볍게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별로 아프진 않을 것 같지만 겁을 먹은 상태인지라 아빠는 작은 터치에도 과민하게 반응했다.

“시작할게. 스무 대씩 끊을 거야.”

“으, 응…….”

처음 스무 대는 가볍게 시작했다. 아빠도 그렇게 아픈 건 아닌지, 살짝살짝 인상만 찌푸릴 뿐 크게 고통스러워하는 반응이 없었다. 남자는 아빠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물었다.

“괜찮아? 크게 안 아프지?”

“그, 그렇긴 한데…….”

남자는 다시 패들을 치켜들었다. 아까보다는 조금 더 힘이 실린 듯, 꽤나 요란한 소리가 났다.

“아읏……!”

아빠의 입에서도 신음이 흘러나왔다. 남자는 계속해서 패들을 내리쳤다. 아빠는 이제 꽤 고통스러운지 다리를 버둥거리며 벗어나려고 했다. 그러자 남자는 아빠의 허리를 꽉 잡아 누르면서 마저 마흔 대를 채웠다.

남자는 잠시 패들을 내려놓고 아빠의 드로어즈를 내리고 엉덩이를 주물렀다. 아빠는 따가운지 움찔움찔 몸을 떨었다. 엉덩이는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내가 생각한 것만큼 잔인하게 피가 터지고 그런 일은 아직 없었다.

남자는 다시 드로어즈를 입히고, 패들을 들어 올렸다. 짝, 짜악, 짝. 묵직한 파열음이 연이어 들려오고 아빠는 소리 때문에 더 무서운지 자신의 귀를 틀어막은 채 부들거렸다.

“흑, 흐윽, 아, 아파아…….”

예순 대를 때리고 나서 아빠의 입에서 드디어 울음과 함께 아프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남자는 아프다고 해서 봐줄 인간이 아니었다. 남자는 다시 아빠의 드로어즈를 내려 엉덩이의 상태를 확인했다. 아까보다 더 붉어져 있긴 했으나, 상처가 나진 않았다. 내일 되면 멍이 들 정도?

남자는 무심한 얼굴로 아빠의 엉덩이를 한 번 꽉 잡았다 놓았다. 남자가 잡았다 놓은 부분은 특히나 더 빨개져 있었다. 남자는 드로어즈를 다시 입히고 스팽킹을 시작했다. 이번에도 빠르게 스무 대를 휘갈기는데, 아빠의 몸부림이 더욱 거세졌다. 창피한 줄도 모르고 아빠는 엉엉 울었다. 꼭 무슨 잘못을 해서 아빠한테 혼나는 어린애 같은 모습이었다. 물론, 부모가 저렇게 아이를 때리면 아동 학대지만.

“아파, 아파요, 진우야, 그만 용서해 주세요……. 진우 말 잘 듣고, 현성이 말도 잘 들을게요, 네? 제발…….”

남자가 잠시 멈추자 아빠가 손바닥을 싹싹 빌며 그에게 빌었다. 남자는 이번엔 아빠의 드로어즈를 완전히 벗겨 냈다. 이제 살짝 피가 내비치기 시작했다. 눈으로 보기만 해도 너무나 고통스러워 보였다. 엉덩이가 저래서 어디 의자에 앉기라도 할지, 살짝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남자는 아빠의 엉덩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더니, 아직 더 때려도 된다고 판단했는지 다시 패들을 집었다.

“싫어, 싫어……! 너무 아파아, 그만……!”

아빠는 있는 힘껏 발악을 했다. 남자가 아빠의 허리를 다시 고쳐 잡으려는 틈을 타, 아빠는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그리고 비틀대며 문으로 달려 나갔다. 남자가 곧바로 뒤따라가 발로 문이 열리지 않게 막으며 아빠의 머리카락을 잡아챘다.

“누가 버릇없이 도망치래.”

“아악……! 그, 그렇지만, 너무, 너무 아파서……!”

남자는 아빠를 바닥에 내팽개치고는, 그 위로 올라타 패들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아빠의 어깨·등·허리 어디라 구분할 것 없이 온몸으로 매질이 쏟아졌다. 아빠는 바닥에서도 도망치려고 버둥대다가 이내 포기하고 얼굴을 묻고 조용히 흐느꼈다. 남자는 그런 아빠를 가볍게 들어 올려 다시 제 허벅지 위에 눕혔다. 그리고 허리를 꽉 누르며 말했다.

“마지막 열 대는 대수 세.”

“흐으, 흑, 아파, 진우야, 그만, 용서해 줘…… 끄흑, 흡…….”

“이제 마지막이니까, 응? 다 끝나면 넣어 줄게.”

남자는 눈물과 땀에 젖은 아빠의 머리카락을 다정한 척 쓸어 넘겼다. 아빠는 입술을 꽉 깨물고 도리질 쳤다. 하지만 남자는 단호하게 패들을 꽉 쥐었고, 아빠는 눈을 질근 감았다. 철썩, 여태까지 중 제일 세게 때린 한 방인 듯싶었다. 아빠의 발가락이 쭉 펴졌다가 고통을 참느라 잔뜩 오그라들었다.

“대수 안 세면 계속 맞는 거야. 시작해.”

남자의 싸늘한 목소리에 아빠는 더 많이 맞는 것은 싫은지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다.

“하나아…… 하윽……! 두울, 셋……!”

아까 조금 벌어졌던 상처는 더욱 심하게 갈라져, 패들이 엉덩이를 때릴 때마다 피가 조금씩 튀기 시작했다. 내가 다 고통스러워서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남자는 마지막 한 대를 거칠게 후려치고는 패들을 내려놓았다.

아빠는 온몸에 힘이 빠졌는지 남자의 허벅지 위에 시체처럼 엎어져 있었다. 검붉어진 엉덩이에서는 피가 질척하게 흐르고 있었다. 남자는 그런 아빠의 엉덩이 위에 살짝 입술을 맞췄다. 그리고 사랑스럽다는 듯 아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흐으윽, 흐읍…….”

“상처 치료해 줄게.”

남자는 일어나서 서랍장을 뒤적였다. 구급상자에서 소독약과 거즈를 꺼내 왔다. 그리고 익숙한 듯 아빠의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병 주고 약 준다더니. 딱 그 모양이었다. 그런데 눈에 띄는 건, 남자의 앞섶이 잔뜩 부풀어 있었다는 것이다. 섹슈얼한 행위를 한 것도 아니고, 아빠의 엉덩이를 때리면서 흥분해서는 완전히 발기해 있었다. 당장 아빠의 구멍을 쑤시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로.

“앞으로 우리 말 잘 들을 거지?”

남자가 말하는 ‘우리’에는 내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게 엮이는 게 이제는 별로 기분이 나쁘지 않다면 이상한 걸까. 아빠는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열심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남자는 잘했다는 듯 아빠의 머리를 다시 쓰다듬어 주었다. 아빠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너무 힘들었던 건지 금방 잠들어 버렸다. 나 또한 내가 뭘 본 건지, 정신이 멍했다.

남자는 아빠가 잠든 것을 확인한 뒤 나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욕망에 번들거리는 눈이 나를 담고 있었다.

“네 방으로 갈까?”

남자의 말에 나는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앞장서서 나가는 남자를 따라 내 방으로 들어갔다. 남자는 누우라는 듯 침대를 턱짓으로 가리켰다. 나는 어정쩡하게 침대에 몸을 뉘었다. 남자가 곧장 내 몸 위로 올라타선, 내 바지를 끌어 내렸다. 피가 터질 때까지 맞는 아빠가 불쌍하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것은 발기해 있었다.

이젠 남자나 나나, 비슷하게 이상한 인간처럼 느껴졌다. 동류끼리 잘 만난 느낌이랄까. 처음 남자를 만났을 때 거북한 느낌이 들었던 건 단지 동족 혐오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남자는 일어서 있는 내 것을 보고 씩 웃고는 거리낌 없이 자신의 입에 내 것을 밀어 넣었다.

“흐으읏……!”

창피하게 바로 사정을 할 뻔했다. 아빠와는 다르게 요령 없이 쭉쭉 빠는 것에 불과한데도, 어쩐지 그 자극은 더 컸다. 덩치가 더 크면 흡입력도 더 큰 걸까. 게다가 아빠는 입이 작아서 내 것이 다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남자는 태연하게 뿌리까지 다 집어삼키고 있었다. 심지어 내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받치며 더욱 깊숙이 파고들려고 하고 있었다.

“하윽, 읏, 살살…… 살살 해요……!”

내 말에도 아랑곳 않고 남자는 내 것을 뽑아 버릴 듯 강렬하게 빨아들였다. 그러다 자기도 못 참겠는지, 지퍼를 내려 자기 성기를 꺼내 주물렀다. 아플 정도로 잔뜩 발기된 성기가 화가 난 것처럼 꺼떡거리고 있었다. 몇 번을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크기였다. 내 안에 들어오기엔 아직 무리일 듯싶었다. 겨우 손가락만 넣어도 빠듯할 지경인데, 저런 괴물 같은 걸 넣었다간 피를 볼 게 분명했다.

“뒤에 핥아 줄까?”

열심히 내 것을 빨아 대던 남자가 물었다. 저절로 입에 침이 고였다. 아직 한 번도 받아 본 적 없었다. 남자랑 몸을 섞어도 손가락을 넣거나, 그가 내 것을 빨아 주거나 하는 정도였다. 내가 먼저 말해 달라고 하긴 좀 민망해서 마냥 기다렸었는데…….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고민하는 척 눈을 내리깔았다.

남자는 내 침묵을 긍정으로 받아들였는지, 씩 웃고는 내 엉덩이를 손으로 벌렸다. 내가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남자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나는 발로 남자의 어깨를 밀어냈다.

“그쪽이 누워요.”

“응?”

“누우라고 침대에.”

내 말에 남자는 의아해하면서도 순순히 침대에 누웠다. 나는 그런 남자의 몸 위로 올라탔다. 그리고 잘생긴 남자의 얼굴 위로 엉덩이를 내렸다. 남자의 잘 뻗은 코가 내 고환에 깔려 뭉개지는 게 제법 볼만했다. 남자는 처음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눈을 댕그랗게 뜨더니, 이내 이해한 듯 내 아래에 혀를 밀어 넣었다. 그리고 손으로는 내 것을 잡아 문질렀다.

“하응, 흣……!”

생각했던 것만큼 기분 좋았다. 손가락을 넣는 것만큼 부피감은 없었지만, 간질간질하고 찌릿찌릿한 느낌이 좋았다. 남자는 내 것을 흔들어서 세워 주고는, 손을 올려 내 젖꼭지를 문질렀다. 엄지손가락으로 힘주어 비비는데, 나는 내가 유두로도 느낄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위아래로 자극이 같이 오니까 더욱 쾌감이 컸다. 그냥 내 것만 만지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남자 위에 올라탄 허리가 덜덜 떨렸다.

“하으으으읏…….”

그런데 갑자기 남자가 내 옆구리에 손을 끼워 들어 올린 뒤, 몸을 일으켰다. 순식간에 남자의 밑에 깔린 자세가 되었다. 남자는 내 유두를 입에 담으면서 아래에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남자는 혀로 부드럽게 유두 주변을 핥다가, 아프진 않게 이로 유두를 물기도 했다. 그냥 손으로 문지를 때보다 훨씬 기분이 좋아서 저절로 앓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흐으읏, 흐응……!”

남자가 슬쩍 입을 떼고는 웃으며 말했다.

“너네 아빠도 가슴에 예민한데.”

나는 갑자기 아빠 얘기를 하니까 기분이 좆같아졌다. 둘 다 따먹고 있다고 자랑이라도 하는 건가 싶었다. 아랫도리가 헤픈 게 자랑도 아닌데.

“……아빠 얘기 하지 마요.”

“왜?”

남자는 악의 없는 얼굴로 물었다. 물론 연기일지도 모르겠지만.

“그쪽이야말로 양심의 가책 못 느껴요? 아빠가 그렇게 당신을 좋아하는데…….”

아빠는 남자를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원하지도 않는 가학적인 플레이에 어울려 주고 있었다. 나라면 상대가 그렇게까지 노력을 하는데, 감히 바람을 피울 생각은 들지도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남자는 대체 성장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단단히 삐뚤어져 있었다.

“응. 이렇게 태어났나 봐.”

남자는 그렇게 대답하며 싱긋 웃었다.

“미친…….”

“나는 아름다운 것들은 다 좋아해. 그게 이상한 건 아니잖아?”

남자는 중얼거리면서 다시 내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흐응……!”

손가락도 함께 밀어 넣었다. 아빠 얘기를 해서 잠시 흥분이 식었는데, 다시 안을 지분거리는 손길에 몸에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남자는 꼭 자기가 직접 넣는 것처럼 손가락을 삽입할 때마다 하반신을 같이 밀착했다. 내가 어떤 표정을 짓는지 위에서 빤히 보고 있으니 창피했다. 하지만 나는 남자에게 애무를 받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밑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 왜 아빠가 이 남자에게 푹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지 조금은 알겠다. 게다가 처음엔 엄청 잘해 줬겠지. 지금 나를 엄청 봐주는 것처럼.

남자는 남는 손으로는 자신의 성기를 잡고 흔들었다. 젖꼭지를 애무하던 남자는 어느새 쇄골의 움푹 파인 곳을 핥다가 결국 목덜미까지 타고 올라왔다. 내 살결을 질척하게 적시던 남자는 입을 슬쩍 떼고 내 귓가에 속삭였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된 거야?”

남자도 어지간히 발정이 난 모양이었다. 하긴. 아까 아빠의 엉덩이를 때릴 때부터, 삽입을 하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었겠지. 남자의 성기는 당장 어디에든 쑤셔 넣고 싶은지 쿠퍼액을 줄줄 흘리며 꺼덕거리고 있었다.

“넣고 싶어요?”

나도 남자에게 속닥거렸다. 남자는 눈으로 그렇다고 대답하고 있었다. 남자의 눈동자는 성격답지 않게 맑았다. 순수해 보이고, 거짓말도 하나 못 할 사람처럼 보였다. 착한 척 연기를 하면 누구나 속을 것 같았다.

“넣게 해 달라고 빌어 봐요.”

“……뭐?”

“그쪽이 맨날 아빠한테 시켰던 거잖아.”

자기야, 자지 먹고 싶어?

그럼 달라고 빌어 봐.

더러운 구멍에 넣어 줬는데, 감사하다고 인사해야지.

남자가 매번 아빠에게 하던 말이었다. 자기가 역으로 당하니 어이가 없는 듯 웃었다. 그러고는 급한 모양인지 자존심을 다 버리고 내 귓가에 대고 애원했다.

“현성아, 네 안에 들어가고 싶어. 넣게 해 줘, 응?”

남자의 목소리는 매우 낮았다. 귓가에 대고 속삭이는데, 왠지 모를 짜릿함이 아래에서부터 허리를 타고 올라왔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남자는 꽤, 흥분되는 섹스 상대였다.

“절대 거칠게 안 할게. 부드럽게 넣고 네가 만족할 때까지 휘저어 줄게.”

말이면 뭔들 못 할까. 남자는 나를 시험에 들게 하고 있었다. 물론 삽입 섹스 빼고는 전부 하긴 했지만, 삽입하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건너는 것 같아 피하고 있었다.

남자는 나에게 애원하며 계속해서 내 몸을 쓸어내렸다. 다시 정성 들여 손가락으로 아래를 풀어 주었고, 어느새 빨갛게 부풀어 오른 유두를 부드럽게 혀로 핥았다. 이미 충분히 자극적이긴 했지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강렬한 쾌감이 있으면 지금까지 느꼈던 절정보다 몇 배는 큰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한숨과 함께 말을 내뱉었다.

“……가서 젤이랑 콘돔 가져와요.”

남자는 그 말에 고개를 번쩍 들고 나를 반짝이는 눈으로 쳐다봤다. 나는 남자의 눈을 피해 일부러 다른 곳을 응시했다. 남자는 안방으로 가지 않고, 뜬금없이 내 침대 옆에 있는 협탁 서랍을 열어 손을 집어넣었다. 애인도 없는 내가 그런 곳에 콘돔과 젤을 넣어놨을 리가…… 없는데 남자의 손에 콘돔과 젤이 들려 있었다. 기가 막혔다.

“그걸 나 몰래 내 방에 넣어놨던 거예요?”

“만일에 대비해서.”

“씨발, 와…….”

어이없어하는 나를 아랑곳 않고 남자는 자신의 것에 콘돔을 씌웠다. 그러고는 내 무릎 뒤에 손을 넣고는 위로 바짝 끌어 올렸다. 엉덩이가 남자에게 훤히 드러나고, 남자는 다시 한번 혀로 구멍 안을 질척하게 타액으로 적시고는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그러고는 본격적으로 손가락으로 안을 넓히기 시작했다. 여태까지 내 뒤를 쑤실 때는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었지만, 이번에는 성기를 넣기 전에 풀어 주는 느낌이 강했다.

물론 풀어 줘야 성기가 수월하게 들어가겠지만, 넣겠다고 해 놓고 계속 손가락으로만 깔짝대는 게 조금씩 짜증 났다. 젤까지 잔뜩 안에 짜 넣어서 마치 정액이라도 든 것처럼 기분이 이상했다. 충분히 풀린 것 같은데도 남자는 정성스레 구멍을 넓혔다.

손가락만으로도 기분이 좋긴 했지만 계속 은은한 자극만 계속되니 나를 절정에 이르게 해 줄 강렬한 자극을 원하게 됐다. 조금만, 조금만 더 큰 게 있었으면 좋겠는데……! 내가 먼저 넣어 달라고 하면 지는 것 같아서 우선 참았다. 하지만 이러다가 머리가 어떻게 될 것 같아 입을 열었다.

“……그만하고 이제 넣어요.”

“너 힘들까 봐 풀어 주는 거야.”

남자는 그답지 않게 배려 있는 척을 했다. 자기도 급하면서. 괜히 나만 밝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수치스러웠다.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게 느껴졌다. 남자에게도 빨개진 얼굴이 보이겠지. 나는 부끄러움에 팔로 얼굴을 가리며 소리쳤다.

“됐으니까 넣으라고……!”

내 말에 남자는 손가락을 쑥 빼냈다. 나는 그가 무엇을 하는지 슬쩍 팔을 내려 지켜봤다. 남자는 젤을 쭉 짜서 자신의 성기에도 고르게 발랐다. 그리고 내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리고선 자기 성기를 내 구멍에 맞춰 가져다 대었다. 구멍 위로 남자는 자신의 성기를 문질렀다. 역시나 커다란 물건이었다.

“미리 사과할게.”

“네……?”

“일단 넣고 나면, 자제를 못 할지도 몰라.”

그게 무슨 말인지 묻기도 전에 남자가 푹, 귀두를 찔러 넣었다.

“하읏……!”

겨우 끝에만 조금 들어온 것인데 꽤 압박감이 크게 느껴졌다. 남자는 다시 성기를 빼내었다가 이전보다 조금 더 집어넣는 것을 반복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어느새 성기의 절반까지 들어왔다.

저렇게 큰 게 내 안으로 들어오다니. 믿기질 않았다. 잘 풀어 준 덕분에 구멍이 찢어지는 불상사는 없었으나, 안을 가득 채운 이물질 때문에 배 속이 불편했다. 나는 내 배 위로 손을 가져다 댔다. 왠지 손에 성기의 윤곽이 만져질 것 같았다.

“흐윽…… 거기까지만 넣어요! 더 이상 들어오지 마……!”

반밖에 못 넣긴 했지만, 여기가 내 한계인 듯했다. 더 이상 들어오면 너무 아플 것 같았다. 아직까지 기분이 좋은 건 잘 모르겠다. 그냥 밑이 엄청 꽉 찬 느낌이 들었고, 조금 무서운 기분이 들었다. 넣어서는 안 될 곳에 성기가 들어온 것 같았다. 원래 이런 느낌인 걸까. 뭔가 잘못될까 봐 겁이 났다. 이러다 느낄 수나 있을지 걱정됐다.

남자는 내 말을 들어주는 듯, 절반까지만 성기를 밀어 넣은 채 허리 짓을 시작했다. 천천히 남자의 성기에 적응하기 시작하자 남자는 점점 속도를 높여 추삽질을 했다. 내가 자꾸 다리를 모으려고 하자 남자는 내 무릎을 잡고는 양쪽으로 크게 벌렸다. 다리가 M 자로 벌어져 매우 부끄러웠다.

“하으으으읏……!”

남자가 어떤 지점을 쿡, 찌르니 엉덩이가 움찔움찔 떨리며 감전된 듯 짜릿한 감각이 느껴졌다. 남자는 내 반응을 지켜보더니 그 부분만 겨냥해서 퍽, 퍽, 찔러 넣었다. 생전 처음 느껴 보는 감각이었다. 단순히 자지를 만질 때랑은 차원이 달랐다.

“하읏, 흐앙, 읏, 조, 좋아…… 거기이……!”

“더 기분 좋게 해 줄게.”

“읏, 흐앙……! 무, 뭐……?”

남자는 그러더니 퍽 하고 단번에 뿌리까지 깊숙이 찔러 넣었다. 갑작스러운 침입에 나는 너무 놀라서 몸이 경직됐다. 말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아 겨우 신음만 내질렀다.

“히익……!”

분명 반만큼만 넣으라고 했는데. 억지로 안을 벌리고 들어오는 감각이 소름 끼쳤다. 배 속의 이물감이 한층 더 심해졌다. 속이 울렁거리기까지 했다. 만약 저녁을 먹었다면 당장 토를 올렸을 것이다. 이대로 남자가 허리 짓을 하면 큰일이 날 것 같았다. 내장을 다 망가트릴지도 몰랐다.

“윽, 히잇, 흐윽, 안 돼, 하지 마, 빨리 빼……! 반만 넣으라고 했잖아요……!”

“미리 미안하다고 했잖아.”

그걸 말이라고……! 남자는 미안해하는 기색도 없이 천천히 다시 성기를 빼내었다. 그리고 콱, 다시 끝까지 성기를 삽입했다. 그와 동시에 나는 벼락 맞은 듯 온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발가락이 절로 곱았다. 아까 느꼈던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기분 좋았지만 한편으론 너무 강렬한 쾌감에 도망치고 싶었다. 나는 엉덩이걸음으로 뒤로 기어 나가려고 했다. 남자는 그것을 봐주지 않고 바로 따라붙어 내 양어깨를 꽉 붙잡고는 다시 삽입을 시작했다.

“하응, 흣, 흐앙, 아흑……! 그만, 그만……!”

나는 손을 들어 남자의 가슴팍을 밀어냈다. 하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한계치를 넘는 쾌락과 무력해진 느낌에 눈물이 저절로 나왔다. 남자는 속도를 줄이기는커녕, 더욱 빠른 속도로 허리를 쳐올렸다. 남자의 하복부와 부딪히는 엉덩이까지 너무 아팠다. 남자의 손에 의해 접어 올려진 다리가 뻐근하고 아팠다.

“흐으으으읏……!”

남자가 아까처럼 내가 느끼는 부분을 건드렸다. 아까보다 더 극렬한 쾌감이 찾아왔다. 나는 감당할 수 없는 강렬한 자극에 온몸을 바둥거리며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나를 내리누르는 힘이 너무 강해서 저항할 방법도 없이 그대로 남자가 주는 쾌감에 몸부림치는 수밖에 없었다. 참을 수 없이 눈물이 줄줄 쏟아졌다. 눈물뿐인가. 콧물까지 더럽게 줄줄 흘러내렸다.

거울을 안 봐도 내 얼굴은 지금 상당히 추할 게 분명한데, 남자는 흥분에 찬 눈으로 나를 잡아먹을 듯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거기가 좋아?”

“읏, 하응, 흐윽, 아니, 끄흑, 그, 그만…… 배, 배가 이상해! 흐윽, 끄읍, 흑…….”

“아니야. 현성아. 처음 해 보는 거라서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좋다고 해 봐.”

“흐읍, 아, 아니, 진짜, 이상하다고, 으흑, 흡, 잘못되면, 흐윽, 어떡하냐고……!”

남자가 짐승처럼 들쑤셔 놓는 바람에 내장이 잘못될까 봐 걱정이었다. 남자는 울고 있는 내 얼굴을 닦아 주고는 다정한 척 말했다.

“좋다고 말하면 그만할게. 응?”

“흐윽, 흡, 진짜……?”

“응. 좋다고 해 봐.”

“조, 좋아…… 흐읍, 흑…….”

“현성이 자지 먹는 거 좋아?”

“으, 응, 자지, 흐윽, 큽, 먹는 거, 좋아, 흐앙, 읏, 하앗……!”

나는 이제 남자가 그만해 주길 진심으로 바랐다. 애처롭게 그를 쳐다보며 남자가 원하는 대로 대답해 주었다. 자꾸 흘러나오는 신음에 말이 툭툭 끊겨 그가 제대로 알아들었을지 의문이었다. 남자의 입꼬리가 좀 더 올라가는 것으로 보아 들은 것도 같았다. 하지만 남자의 허리 짓은 멈출 줄을 몰랐다.

“현성이가 좋다는데, 더 해 줘야겠네?”

“아니……! 하으으으읏!”

내가 무슨 말이냐고 따지기도 전에 남자는 갑자기 뿌리 끝까지 강하게 박아 넣었다. 남자가 세게 쳐올리는 힘에 밀려 나는 침대 헤드에 머리를 박았다. 밑에선 남자가 거세게 아래를 들쑤시고 있었고, 위에선 자꾸 머리를 부딪치니 정신이 없었다.

남자는 내가 버둥거릴 수 없게 양다리를 꾹 내리눌렀다. 무릎이 배에 닿을 정도로 몸이 안쓰럽게 반으로 접혔다. 나는 꼼짝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자가 주는 폭력적인 쾌감에 길들여지는 수밖에 없었다.

“하응, 앗, 흐윽, 나, 가, 갈 것 같……!”

나는 결국 남자의 밑에 깔려 사정을 하고 말았다. 내가 싼 정액이 고스란히 나의 배 위로 떨어졌다. 남자는 잠시 속도를 늦추는가 싶더니, 다시 빠른 속도로 허리 짓을 했다. 사정 직후라 예민해진 내벽은 성기가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엉덩이가 움찔움찔 떨렸다.

“그만, 그만……! 아흑, 흣, 하응……!”

“하아…….”

내가 사정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도 내 안에 사정을 했다. 콘돔을 했으니 다행히 안에 정액이 흘러들어 가는 일은 없겠지. 나는 이렇게 끝인 줄 알고 안심했다. 앞으로는 절대 남자랑 자지 말아야지. 너무 유해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한번 빠져들면 절대 헤어 나갈 수 없을 것 같았다. 게다가 부드럽게 해 주긴 개뿔, 자기 마음대로 처박기나 하고.

“비켜요…….”

나는 다 쉰 목소리로 말했다. 울먹거리는 소리가 섞여 나가 자존심이 상했다. 내 말을 똑바로 듣고도 남자는 꼼짝하지 않았다. 남자 또한 살짝 지쳤는지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다. 다시 비키라고 말을 하려는데, 남자는 내 말을 무시한 채 내 무릎 뒤를 잡아 왔다. 설마.

“뭐, 뭐 하는 거예요……!”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설마 한 번으로 끝낼 줄 알았어?”

나는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남자는 금세 다시 자리를 잡고 퍽, 끝까지 마구잡이로 성기를 박아 넣었다. 나는 다시 감전된 것처럼 몸을 바르르 떨었다. 내가 미처 말리기도 전에 남자는 빠르게 허리 짓을 시작했다. 내 입에서는 완성되지 않은 말들이 비명처럼 쏟아졌다.

“하윽, 앗, 흐읏, 그만, 제발 그만…… 진짜 죽을 것 같, 흐읍, 흑…….”

내 사정을 봐주지 않는 남자 덕분에 나는 두 번이나 더 사정을 했다. 온몸의 기운을 다 빨린 것 같았다. 반항할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구멍에는 더 이상 감각이 없었다. 그저 남자가 안쪽에 있는 느끼는 부분을 찌를 때만 반응했다. 이제는 남자가 성기를 빼도 구멍이 남자의 것만큼 벌어져 있을 것 같았다.

찌걱, 찌걱, 성기가 질척하게 젖은 구멍 안을 파고드는 소리가 요란하게 귓전을 울렸다.

“그만, 이제 그만…… 으흣, 하응, 앗……!”

“현성이가 생각보다 엄살이 심하구나?”

“지, 진짜예요……. 저 너무 힘들어요. 제발요, 흑, 흐읏, 하윽…….”

“여태까지 잘도 건방지게 굴더니. 귀엽네.”

“이제 절대 건방지게 안 굴게요, 잘못했어요, 흐읏, 하응, 앗, 그러니까, 그만……!”

남자는 나를 사랑스럽다는 듯 내려다봤다. 그리고 나를 다시 빤히 쳐다보며 허리 짓의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나는 폭력과도 같은 섹스에 완전히 겁에 질리고 말았다.

“잘못, 했어요, 잘못했어요…… 흐윽, 흡, 한 번만 봐주세요…….”

나는 남자에게 애원했다. 남자는 내 안에 몇 번이나 사정했는지 모르겠다. 남자는 드디어 마지막 사정을 끝내고 안에서 성기를 빼내었다. 그러고는 침대에 아무렇게나 내팽개쳐 놨던 다 쓴 콘돔을 들어 올렸다. 정액이 차 있는 콘돔은 모두 세 개였다. 내가 다섯 번을 가는 동안 남자는 세 번을 사정한 모양이었다.

“입 벌려.”

나는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남자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순순히 입을 벌렸다. 남자는 안에 정액이 차 있는 콘돔을 내 입 안에 짜 넣었다. 툭, 투둑, 입 안으로 비릿한 정액이 쏟아졌다.

“윽, 크읍……!”

“삼켜.”

남자의 단호한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꿀꺽 그것을 삼켰다. 점액질의 정액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느낌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깔끔하게 내려가지 않고 식도에 끈적하게 달라붙는 기분이었다. 남자는 제법 순종적인 나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는지 미소 지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감사 인사, 해야지?”

정액까지 삼켜 줬으면 됐지 거기다가 감사 인사까지 하라니. 비참했지만 말하지 않으면 남자가 다시 나를 덮쳐 올까 봐 걱정돼서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저, 정액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존심이 상하는 것과 별개로, 내가 마치 아빠가 된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남자 또한 나를 아빠와 겹쳐 보고 있을까.

궁금해서 바라본 남자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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