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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랑 (10/65)

# 자랑

첫날 첫 매의 흉터가 희미한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을 때는 이미 초겨울이었다. 그날 이후 막내 도령은 몇 번이나 올린을 사용하고, 사용할 때마다 힘이 다 빠지도록 울게 했지만 벌만 자주 세웠지 한 번도 매를 든 적은 없었다.

올린은 그의 앞에 공순하게 꿇어앉아 커다란 자지를 삼킨 채 애무하고 있었다. 엉덩이에는 진동하는 바이브레이터가 박혀 있었다. 일정한 기계음과 함께 흔들리는 엉덩이는 훌륭하게 회복하여 찢겼던 흔적조차 없이 하얬다.

여전히 목구멍을 쓰는 것은 서툴렀지만 한 번 조교에게 호되게 혼나고 난 후에 많이 좋아졌다. 기다란 딜도를 목 안에 몇 시간이나 넣고 있느라 편도가 부은 게 몸살로 이어져 며칠 앓긴 했지만, 엄한 훈육 덕에 서툴게나마 목을 열 줄 알게 되었다.

“우윽!”

그러나 잠시의 틈만 주면 이렇게 헛구역질을 해 댄다. 구역질하는 꼴도, 소리도 맘에 들지 않았던 막내 도령은 자지가 들락거리는 윤곽이 드러난 긴 목을 콱 쥐는 것으로 그 소리를 벌했다. 생리적으로 차오른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 어깨를 뒤틀면서도 뒤로 모아 잡았던 팔은 풀지 않았다. 그것 하나만은 기특한 태도였다.

“똑바로 못 하지, 요 년, 요 년, 요 씨-발년.”

막내 도령은 꿈틀거리는 목 안 깊은 데까지 콱 콱 찌르며 여러 번 가르쳐도 배우지 못하는 아둔한 목구멍을 벌주다가 웃음이 터졌다. 말할 수 없는 올린의 눈이 용서를 구하듯 올려다보는 게, 너무 유순하고 귀여워서였다.

그는 좆을 꺼냈다. 길게 발기한 물건이 끈적한 침에 젖은 채 나오는 것조차 오래 걸렸다. 좆과 함께 헛구역질이 나오려는 것을 애써 참은 올린은 습관적으로 혀를 길게 뺐다. 끄집어 낸 좆을 보통 입을 겨냥하여 사정하기 때문에 정액을 받기 위해 한 일인데, 그것만으로도 혼이 났다.

“이 탐욕스러운 년 좀 보게. 야. 김칫국 마시지 말고 입 닫아.”

올린은 얼른 입을 다물었다. 그는 좆으로 올린의 뺨을 철썩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후려갈기다가 좆머리를 콧구멍에 대고 사정했다. 쑤실 듯 마구 비비면서였다. 커흡, 커헉, 하고 콧구멍으로 정액을 삼켜 괴로워하는 얼굴이 보기 좋았다. 작은 구멍 안으로 쏟아부어지고 남은 정액이 흘러 얼굴을 적시고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올린은 얼굴을 닦기 전에 카펫 바닥에 떨어진 것을 먼저 핥았다. 핥는 것으로 모자라 고급 카펫에 입술을 대고 쭉쭉 빨아 섬유 가닥 사이 사이로 흘러든 것을 어떻게든 청소하려고 애썼다.

그러는 동안 얼굴에 묻었던 것이 카펫에 옮겨 붙으면, 그곳으로 고개를 돌려 핥고 빨았다. 입안에 텁텁하게 털가닥 같은 먼지가 함께 엉겨 붙었지만 그대로 삼켰다. 그러면서 올려다본 도련님은 지겨워하는 표정이었다.

“2번 자세. 보지 쳐들고 젖 잡아.”

네 발로 더듬더듬 기어 몸을 돌리고 양손으로는 이미 꼿꼿이 선 채인 유두를 잡았다. 보지가 제대로 안 보인다는 게으른 말에 점점 상체가 내려가 한쪽 뺨이 바닥에 짓눌렸다. 유두를 잡은 두 손은 명령이 따로 없어도 부지런히 제 몸을 애무했다. 잡으란다고 잡고만 있다가 경을 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얀 엉덩이 사이로, 항문에 삽입된 바이브레이터는 떨며 회전하고 있었다. 얼핏 보면 도깨비방망이처럼 보일 만큼 몸체가 굵고 울퉁불퉁한 게 밀려나 아래의 굵직한 부분이 반 뼘이나 불쑥 튀어나와 있었다. 그것을 본 도련님은 몹시 야단을 치며,

“헐렁한 게, 자랑이냐 씨발. 꽉 안 물어?”

하고는 주먹으로 바이브레이터를 퍽, 퍽, 때려 도로 삽입했다. 구멍이 헐거운 탓이 아니라 들어찬 게 진동하며 자연히 나온 것을, 얻어맞으며 혼나는 바람에 서러워하면서도 배 속 깊이 이르는 충격을 버텼다. 그 바람에 손이 잠깐 멈추자,

“손 안 움직여, 젖에 달고 싶은 게 따로 있어서 그러지.”

하고 하는 협박이 무시무시했다.

“아닙니다. 도련님. 잘하겠습니다. 잘할 수 있습니다.”

올린은 다시 눈에 띄도록 바지런히 굴었다. 소복한 유두를 세게 비비는 손끝을 확인한 도련님이 다시 엉덩이에 관심을 주었다.

“너는 말이야.”

퍽 쳐서 집어넣었던 것을 이번에는 훅, 뺀다. 거친 손짓과 달리 목소리는 느슨했다. 올린은 아윽, 하고 어깨를 웅크렸다가 다음에 이어질 학대를 기다리며 불안하게 눈을 굴렸다.

“벌을, 받고, 싶어서, 일부러, 그러는 거냐.”

그리고는 흉악한 돌기가 내벽을 세게 긁도록 다시 짓찧는다.

“윗보지를, 쓰면, 아랫보지에, 힘을 빼고,”

말 한마디에 한 번씩 때려 박히는 바이브레이터가 안쪽의 도톰한 곳을 으드득 지나쳤다가, 다시 드드득 빠져나갔다. 올린은 제 몸을 속속들이 파악한 도련님이 일부러 그러는 것을 알면서도 감히 원망하지는 못했다.

“동시에, 한 개 이상을, 할 줄을, 몰라.”

그곳이 반복해서 건드려지자 미칠 것같이 근지러웠다. 험악한 돌기들이 긁는 다른 곳은 아픈데, 늘 간지러워하며 자극을 갈구하는 그곳만은 아직 부족한 느낌이었다. 허락된다면 바로 거기에 바이브레이터를 짓누른 채 피가 날 때까지 마구잡이로 긁어내고 싶은, 정신 나간 충동에 사로잡혔다.

“언제쯤, 쓰이는, 법을, 배우려고, 멍청한, 년이!”

눌러 주지 않은 채 지나치는 게 너무나 아쉬워 올린은 저도 모르게 양 볼기에 힘을 딱 주고 말았다. 그저 혼내기 위해 감질나게 괴롭히고 지나가려는 것을 붙잡아 두려는 듯 볼기 양쪽에 보조개가 팼다.

내벽이 바이브레이터를 꽉 무는 기척을 느낀 도련님이 바로 잡아채 아예 빼 버렸다. 제가 한 짓에 깜짝 놀란 올린이 후드득 떠는 사이, 크게 벌어진 항문이 반쯤 닫히듯 오므라들었다 다시 벌어지며 벌렁거렸다.

“이 씨발년이, 내가 뭐랬어 김칫국 마시지 말랬지.”

얼른 힘을 빼며 잘못했다고 울부짖듯 빌었으나 도련님은 용서하지 않았다.

“13번 자세.”

액받이가 익혀야 하는 스물네 개 자세는 무릎을 꿇거나 바로 서는 기본적인 자세로부터 요가를 연상케 하는 어려운 자세까지로 구성되어 있다. 화송에서도 자세에 번호를 붙여 지시받고는 했다. 그러나 그건 가정용으로 쓰이는 액받이들이 흔히 배우는 것과는 순서가 다른 탓에 처음 심상가에 들어와서는 헷갈려서 고생을 좀 했다.

세 번인가, 네 번인가 똑같은 번호를 틀리고 나자 훈육 조교는 한숨을 쉬고 그날 교육을 종료했다. 조교가 당일 교육을 일찍 종료한 까닭이 올린을 이틀간 재우지 않으려는 허가를 받기 위함이었다는 사실은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바로 다음 날부터 만 이틀간 올린은 훈육실에 갇혀 있었다. 꼭 마흔여덟 시간 동안 먹지도, 자지도 못한 채 스물네 개 자세를 쉼 없이 반복해야 했다. 화장실에도 보내 주지 않았기 때문에 올린은 소변조차 훈육실 안으로 날라진 요강에 해결했다. 기진맥진하여 나중에는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올 정도가 되었는데, 조교는 그것을 확인하고서야 물을 한 모금 마시도록 허락했었다. 차가운 물이 설탕처럼 달았다.

이제 올린은 자다가도 자세 번호를 들으면 그 자세를 취할 수 있을 만큼 달달 왼다. 그러나 아둔한 머리는 이제 화송에서 배운 자세의 순번을 헷갈렸다. 가끔 올린은 다시 화송으로 되팔려 가게 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나 이 댁에서는 쓰다만 액받이를 폐기할지언정 다른 데 되파는 일은 결코 없으니 그것만큼 무용한 고민은 없었다.

그렇게 힘들게 배운 자세 중, 13번 자세는 항문을 전혀 노출하지 않는 자세다. 이 자세를 취하면 올린은 천박할 지경으로 볼기에 힘을 줘 가며 바라던, 느끼는 그 지점을 짓이겨지는 것에 대한 희망을 완전히 버려야 했다.

통증 속에서 쾌락을 얻으려던 상스러운 마음가짐을 반성하며 올린은 몸을 돌려 꿇어앉았다. 벌어진 허벅지 위에 양 손바닥이 하늘을 향하도록 얌전히 둔 채였다.

도련님의 손이 올라갔다. 그는 올린을 향해 설교하기 전에 으레 그러는 것처럼, 이번에도 줄 따귀를 먼저 때렸다. 단전에 힘을 주고 이를 악문 채 맞았다. 다섯 번, 여섯 번, 그리고 일곱 번이 넘어갈 때부터 올린은 매질의 수를 세지 않았다.

도련님이 세게 때리시면, 맞는 순간 바닥에 나동그라진다. 패대기쳐지지 않고 자세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을 보면 때리는 손에 힘조차 제대로 주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도 단단한 손에 뺨과 귀, 그리고 목의 일부까지 얻어맞는 통증은 지독스러웠다. 맞고도 다음의 매질을 위해 스스로 고개를 바로 할 때 느껴지는 것은 놀랍게도 비참이었다.

“눈 안 떠, 좆같이 굴고 앉았어 씹년이.”

한쪽 뺨만 내리갈긴 도련님이 경고했다. 올린은 저도 모르게 질끈 감았던 눈을 번쩍 뜨고 도련님의 얼굴을 바라보며 다음의 모진 손찌검을 받아 냈다.

이토록 무섭게 혼을 내도, 섹스가 끝난 다음에 뒤에서 꼭 안아 주는 건 막내 도련님뿐이다. 올린은 자신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잠든 도련님의 뜨거운 숨을 느낄 때마다, 언젠가 자신이 도련님의 마음에 쏙 들게 행동하게 되는 날엔 도련님이 자신을 때리는 대신 늘 그렇게 안아만 줄 것을 상상하며 몰래 그 다정을 사랑스러워했다.

그렇게 다정한 사람이 따귀를 때릴 수밖에 없도록 행동하는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과 슬픔으로 올린이 훌쩍거리기 시작할 때쯤이 되어서야 손찌검은 그쳤다. 도련님은 왼쪽 이마부터 뺨을 거쳐 귀와 목까지 시뻘겋게 달아오른 액받이의 얼굴을 감상하며, 입술이 터져 흐르는 피를 닦아 내 주면서 가르쳤다.

“기다리면 어련히 알아서 후벼 줘. 그새를 못 참아서 보지나 벌렁거리고, 천박하게 뭐 하는 짓이야.”

“죄송, 합니다, 도련님.”

“그게 액받이로서 취해야 할 태도야?”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오냐오냐했더니, 이년이 제 욕심만 채우려 해.”

“잘못했습니다….”

아직도 아래가 자꾸만 움직거리고 속이 지끈거렸다. 그러나 그 열기는 스스로 가라앉혀야 했다. 조금만 더 얌전히 굴었으면 눈물이 쏟아질 정도로 아프게 짓누르고 세차게 긁어 주셨을 텐데, 그것을 못 참아 근지러운 채로 오랜 시간을 견디게 된 것은 오로지 자신이 음탕한 탓이었다. 올린은 아직도 13번 자세를 유지한 채, 눈물과 콧물이 졸졸 흐르도록 울었다. 부끄럽고 후회스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죄, 송합니다, 도련님….”

“저기, 구석에 가서 7번 자세로 반성해. 지난번처럼 또 넘어져 봐. 죄송이고 나발이고 꽁꽁 묶어서 밤새 기둥에 매달아 둘 테니까.”

“네, 도련님, 잘하겠습니다, 도련님.”

아직 12월 초였다. 그러나 저택은 이른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온통 화사한 금빛이었다. 올린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황금빛 작은 조명들이 별처럼 깜빡이는 거대한 트리 옆에 가서 섰다.

7번 자세는 다리를 차려 자세로 모으고 상체를 완전히 접어 허벅지와 가슴팍이 닿을 정도로 서는 자세다. 엉덩이는 하늘로 향하고 정수리는 땅을 향한다. 양팔로 오금을 잡아 버틸 수 있다고는 해도, 완전히 거꾸로 시야가 뒤집힌 채 견디는 것은 어려웠다.

올린은 이 자세로 20분 이상을 넘긴 적이 없었다. 어지럼을 잘 타서 그런지 넘어져도 꼭 앞으로 요란스레 넘어졌다. 막내 도련님은 어떤 자세로 어디에 매달아야 저 예쁜 몸이 더 색스럽게 보일지 즐겁게 고민하느라 화려한 트리 옆에 얌전히 선 몸을 노려보면서 핸드폰의 메신저를 열었다. 늘씬하게 잘빠진 다리가 시선을 느낀 것처럼 바르르 떨었다.

비슷한 집안의 아들들이 모인 단톡방은 얼마 전에 있었던 모임 이야기로 시끄러웠다. 일반의 출입이 제한되는 클럽에서 있던 모임에, 친구 하나가 액받이를 데리고 왔었다.

아무리 뜯어봐도 올린보다 훨씬 못한 물건을 가지고 다들 얼마나 탐을 내던지, 올린의 몸이 성치 않으니 당분간 내돌리지 말라고 주의를 받았던 막내 도련님은 심통이 나도 단단히 났었다. 마침 그 친구가 약 올리는 말로 그를 소환했다.

‘근데 정환이네는 ㅇㅂㅇ 인제 안델고 옴?’

‘먼 소리임 ㅋ 완구 있잖아’

‘아니 걔 여름에 폐기하고 여태 ㅇㅂㅇ 자리 비워놓지 않음?’

‘헐’

‘대박 왜'

‘망가졌다고 나도 들은 듯'

‘왜 안델고 옴 그럼 이제 정환이도 대여해서 씀? ㅋㅋ’

분개하여 메시지를 올리는 엄지손가락이 재게 움직였다.

‘쌉소리 마셈 우리집 ㅇㅂㅇ 새로 온 지 쫌됨’

‘화송꺼다 개새덜아'

화송은 올린이 이전에 일하던 곳이다. 이 손님 저 손님 받던 중고 보지라고 구박하던 태도와는 달리 화송 출신이라고 자랑질이다. 단톡방의 글 올라가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이뻐?'

‘이쁨?’

'이쁠듯'

'예쁘냐'

‘이쁘겟지’

막내 도령은 크리스마스 트리 옆에서 나체로 벌 받는 올린의 동그란 엉덩이를 한 번 흘끗 쳐다보았다. 트리의 황금빛 불빛이 땀에 젖은 몸 위로 화려한 무늬를 덧그렸다. 벌써 발발 떠는 게 오래 버티진 못할 것 같았다.

‘어. 존나 이뻐’

사진 요청이 쇄도했다. 막내 도령은 따로 저장해 놓았던 비밀 폴더를 열었다. 날마다 올라오는 보고용 사진 중 마음에 드는 것들만 따로 모아 놓은 폴더였다. 첫 매를 맞았던 날, 처음으로 속옷을 입고 잔뜩 겁먹은 얼굴이 제일 마음에 들었지만, 친구들에게 자랑하기엔 너무 수척해 보였다.

고심 끝에 오늘 아침 단장을 마친 사진을 보냈다. 붉은 입술이 너무 선명해서 나머지는 죄다 흑백처럼 보이는 사진이었다. 단정한 자세다. 하얀 얼굴에 소같이 유순한 눈이 희미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두 달 가까이 예절교육을 받으며 웃는 법도 함께 훈련받은 덕이었다.

벗은 거 보고 싶다는 요청과, 존나 박고 싶게 생겼다는 음담, 허구한 날 처맞아서 애 눈이 멍하다는 농, 얼굴 생김에 대한 평가가 있었다. 응대하지 않고 내버려 두었다. 올린의 얼굴이 딱 화송상이라느니, 화송 애들은 예쁜데 좀 목석같은 구석이 있다느니 하는 말이 한동안 이어졌다. 도련님이야 늘 집에 액받이가 대기하고 있는 삶을 살아왔으니 그럴 필요가 없었지만, 친구들은 액받이를 대여하는 업체들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올린의 몸값을 짐작해 보는 이야기, 그 돈이면 어느 나라의 어느 지역에 별장을 한 채 사고 만다는 계산들도 있었다. 물론, 궁상맞은 소리에 대해서는 정환이네 집이 너희 집이랑 같느냐는 통렬한 구박도 함께 이어졌다.

잠자코 읽던 도련님은 화송 애들이 목석같다는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올린이 재미없게 구는 것은 이전 업체에서 그렇게 교육을 받은 탓일지도 몰랐다.

‘화송 애들이 목석임? ㅋ’

에둘러 묻자 사용 후기가 쏟아졌다. 말을 안 한다, 말은커녕 아무 소리가 없어서 인형에 대고 박는 것 같다, 걔네 불쌍한 게 말 한마디 했다고 개 패듯이 패는 거 목격했다, 얼굴 상할까 봐 제 얼굴 두 손으로 가리고 맞는데 안됐더라, 맞을 만한 소릴 한 것도 아니었다, 하는 말끝에 한 명이

‘나한테 삼십 분만 주면 고라니처럼 소리 지르게 할 수 있는데’

하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도련님은 저도 모르게 늘 담담한 올린이 고라니 같은 비명을 지르는 것을 떠올렸다. ㅋㅋㅋㅋㅋㅋㅋ, 수없이 많은 텍스트가 빠르게 올라왔다. 도련님도 키읔을 몇 개나 입력하며 실제로도 웃었다. 벌서던 올린이 눈치를 보며 자세를 가다듬었다.

‘우리집 애도 고라니 소리 내게 만들 수 있냐’

그가 웃으며 입력했다. 두 달간의 교육 효과로 말은 덜 더듬게 되었지만 자연스럽게 소리를 내야 하는 타이밍엔 조개처럼 입을 꾹 다물어 버리는 게 답답하긴 했다. 몸의 반응을 보면 쾌락에 내몰리는 주제에 단 소리를 내기는커녕 숨소리조차 죽여 버리는 게 짜증 났다. 몇 번이고 쥐어 패니까 소리를 내기는 하는데 척 들어도 가짜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 입맛이 뚝 떨어졌다.

맛보게 해 줄 수도 있다는 듯한 물음에 친구들은 신이 났다. 그나마 자제하던 음담이 둑 터지듯 몰려나왔다. 패도 되느냐. 일단 박게 해 주면 문제없다. 재갈 물려 놓고 핑거링 존나 하면 울겠지. 병신아 재갈 물렸는데 소리를 어떻게 내. 더 박아 달라고 애원하게 해야 하느냐 아니면 그만 박아 달라고 애원하게 해야 하느냐. 어느 쪽이든 울리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냐.

화송 출신이면 절대 소리 안 낸다는 반대 의견과, 고라니가 무슨 소리를 내느냐는 물음에 소리를 묘사하는 텍스트들, 사진 속의 단정한 미인이 흠씬 얻어맞고 엉망으로 강간당하며 그런 소리를 내는 상상에 대한 패설이 이어졌다. 그 농담을 계기로 올린의 별명은 자연스럽게 고라니가 되었다.

유쾌해진 도련님은 좀 더 선심을 쓰기로 했다. 그는 지금 벌을 받는 올린의 모습을 당겨 찍고, 이전에 모아 두었던 사진 중 특별히 야한 사진 몇 장과 함께 전송했다. 제 손으로 구멍을 벌리며 눈물 젖은 눈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과 옷이 반쯤 벗겨지고 팔다리가 마구 구겨져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린 모습은 특히나 걸작이었다.

‘오 고라니 나체사진 ㄱㅅㄱㅅ’

‘이렇게 보니 ㅇㅂㅇ처럼 보인다 아까 그건 너무 주제넘게 고상했어’

‘고라니 발에 자지 존나 비비고 십따’

‘고라니 자지가 니 자지보다 클듯 ㅋㅋ’

‘약간 걔 닮음 ㅇㅇㅇ. @@@랑 드라마한 애’

‘찌찌봐왕가슴임모유나오는거아니냐’

‘나 ㅇㅇㅇ랑 자봤는데 ㅇㅇㅇ 존나 말안들음 얘가 천배는 나을듯’

‘우는 거 ㅅㅂ 존나 패서 더 울리고 싶다’

낄낄대며 보던 도련님은 다시 발기한 자지를 두어 번 쓸다가 문득 올린을 향해 이리 오라고 소리쳤다. 쓰러질 때까지 내버려 두었다가 그걸 트집 잡아 밤새 괴롭힐 생각이었는데, 마음이 바뀌었다. 올린은 재빨리 다가와서는 기대를 숨기려 애쓰며 도련님을 올려다보았다.

“천박하게 안 굴 거야?”

“네, 네 도련님, 정말, 성심껏… 잘하겠습니다.”

“보지로 해.”

올린은 용서를 구할 기회가 주어진 것에 발발 떨면서 기뻐했다. 도련님이 손짓하는 대로 그의 허벅지 위로 기어올라 금세 딱딱하게 부푼 자지 위로 앉았다. 손은 언젠가 배운 대로 봉사를 받는 사람의 몸에 닿지 않도록 의자의 팔걸이를 잡고, 발바닥으로 도련님의 벌어진 다리 옆의 푹신한 의자 바닥을 단단히 짚은 채였다. 탐스러운 몸이 도련님 눈앞에 활짝 벌어져 전시됐다.

도련님은 편안하게 등받이에 기댄 채 정성을 다하는 봉사를 받았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내벽이 미끄러지며 자지를 꼭 물고 애무했다. 쪼그리고 앉은 자세의 마른 몸이 위아래로 열심히 짓찧어 대며 헐떡거렸다. 문득 살펴보니 분홍색 유두가 오늘따라 예뻐 보였다. 꼬집어 주려다 변덕을 부려 핥았더니 하흐학, 하고 소리를 내야 할 타이밍에 또 이를 악문 채 목만 뒤로 젖힌다. 약이 확 올랐다.

‘얼굴은 본 중에 젤 난듯’

‘구멍색좋네 박을맛나겠음’

‘엉덩이때리기좆게 생김’

‘넘말라서 쑤실때헐렁거리는거아님?’

‘허벅지말라도 내전근 저렇게단련되어있으면 잘조임’

마구잡이로 올라오는 음담패설을 읽지도 않고 충동적으로 손가락을 움직였다.

‘금욜에 보여줌’

‘우리학교 도서관 근처에 풀어놀테니 잘 찾아보셈’

‘시작시간 13시’

올라오는 답글들을 대강 확인한 도련님은 핸드폰을 옆에 툭 놓고 올린의 가느다란 허리를 쥐어 잡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올린은, 지금 구멍에 물린 자지를 행복하게 하는 것만이 자신이 태어나 살아가는 목적인 것처럼 성심을 다해 아래를 조이다 그 손길이 기쁜 듯 눈물 자국 남은 얼굴로 웃었다. 이 웃음도, 교육의 결과다.

도련님은 기분이 상했음에도 그렇지 않은 척, 짐짓 웃으며 물었다.

“잘할 수 있지?”

올린은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무턱대고 답했다.

“네, 도련님, 잘하겠습니다.”

조교들에게 가르침 받은 대로 읊어 대는, 책에 나오는 것 같은 말투였다. 발갛게 달아오른 채 수줍은 듯이 따라 웃는 예쁜 얼굴이 가증스러워서, 도련님은 얌전히 쪼그린 다리 사이의 구멍이 아프도록 쾅, 허리를 올려 쳤다. 졸깃한 속이 자지를 문 채 꽉 조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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