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실에는 그를 기다리고 있는 차도연이 있었다.
“어서 와.”
아직 분노의 잔불이 남은 차도연의 눈.
그녀는 마지막 복수의 불을 태워 미스터 최를 고문했다.
전기 고문, 물 고문, 불 고문, 채찍 고문 종류를 가리지 않고 해댔다.
“하하하하하....!”
기뻤다.
자신의 숙적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게, 그녀에게 있어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었다.
이제 정성민, 이하영, 이희연, 백하윤은 더 이상 미스터 최에게 흥미가 없었다.
그들에게 남은 분노는 없었다.
미스터 최를 독차지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이었다.
차도연은 원없이 미스터 최를 고문하며 아득한 승리감에 도취되었다.
“.....”
하지만 그러한 생활도 일주일이 끝이었다.
모든 걸 다 태우고 나니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정신이 붕괴되어 미스터 최가 아니게 된 그를 괴롭혀봤자, 즐거움을 얻을 순 없었다.
‘이것’은 한때 미스터 최였던 껍데기일 뿐, 그가 아니었다.
그렇게 차도연은 일주일 만에 고문을 그만두기로 했다.
‘나는.....’
차도연은 정성민의 스튜디오에서 지내며, 그를 자주 보았다.
그와 그가 거느리고 있는 여인들을 보았다.
그들은 행복해보였다.
심지어 자신의 언니도 행복해보였다.
그들은 이제 미스터 최에게 아무런 악감정을 느끼지 않는 듯했다.
그저 애완견, 아니. 장난감 정도로 취급할 뿐이었다.
그들은 뒷세계의 전쟁이 끝난 뒤, 현재의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오로지 자신만 과거에 갇혀 발버둥 치고 있을 뿐이었다.
‘이제 이런 생활은 관둘래. 다시 행복해지고 싶어.’
결국 차도연은 정성민의 스튜디오를 나오게 되었다.
혼자만 겉도는 것이, 그들과 비교되는 자신이 상황의 그녀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하여 그녀는 일에 매진하기로 했다.
모은 돈으로 사무실을 차려 변호사 생활을 해보기로 했다.
평생을 헌신해 지켜왔던 법과 정의의 실현.
이번에는 징벌 쪽이 아니라, 억울한 사람의 누명을 벗겨주는 역할을 하기로 했다.
올바른 법의 수호를 관철하고자 했다.
‘그런데 왜....’
그런데 재미가 없다.
딱히 보람도 느껴지지 않았다.
여전히 공허할 뿐이었다.
왜 자신만 이렇게 공허할까.
정성민의 여인들은 모두 행복해 보이던데.
-큐웅...
.....아랫배 안쪽에서 느껴지는 욱씬거림.
정성민에게 강간당한 이후,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던 그때의 황홀함.
다만 차도연은 고개를 저었다.
자신은 그렇게 저급한 여자가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게 그녀는 성욕을 저주했다.
남자의 들끓는 성욕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람을 너무 많이 봐왔다.
심지어 그 성욕의 최대 희생자가 자신의 언니 아니던가.
그 때문에 검사의 길에 뛰어들어 수많은 성범죄자들을 감방에 처넣지 않았던가.
‘하지만 결국 언니도...’
하지만 언니에게 진실을 듣게 되었을 땐, 너무 혼란스러웠다.
언니도 결국 성욕의 노예였다니.
이 욱씬거리는 느낌을 잊지 못해, 자신을 속인 채 그것을 내심 갈구해왔다니.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한 번만. 단 한 번만 하는 거야...’
결국 해답은 이 욱씬거림을 해소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해소되었을 때와 해소되지 않았을 때.
양 상황의 차이를 비교하여 판단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차도연은 다시 정성민을 찾아가게 되었다.
‘흥미롭군. 제 발로 날 찾아올 줄이야.’
처음에는 수치스러웠다.
자신의 몸을 훑는 그의 눈빛에, 승리감이 가득한 그의 표정에 당장이라도 자리를 뛰쳐나가고 싶었다.
이대로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나로선 환영이지. 너처럼 아름답고 능력 있는 여자가 찾아와줬으니.’
다만, 이어지는 정성민의 말에 차도연의 닫혔던 마음이 조금 열리게 되었다.
형식상 하는 말 일지 모르나, 그의 달콤한 말이 자신의 깎여나간 자존심을 그나마 회복시켜주었다.
-스으윽.
그렇게 정성민과 잠자리를 가지게 된 차도연.
그녀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털며 가운을 입은 그의 모습이, 너무나 매혹적으로 보였다.
침샘이 자꾸 분비되어 침을 자주 삼켜야 했다.
조각처럼 갈라진 그의 몸과, 잘 생긴 그의 얼굴에 자꾸 눈길이 갔다.
얼굴이 달아오르고 귀가 빨개지고 호흡이 가팔라졌다.
마치 번식기의 암컷처럼 흥분이 주체 되지 않았다.
-스으윽...
그렇게 마침내, 가운을 벗은 그의 몸.
완벽한 가슴 근육, 그 아래에 자리 잡은 선명한 복근, 넓은 어깨.
그리고... 웅장하게 솟은, 그의 그것.
“하아...하아...하아...”
오랫동안 기다려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이 순간을 위해 태어난 듯한 기분이었다.
미스터 최를 고문해도, 새로운 취미를 가져도, 새롭게 일을 시작해도 해소할 수 없었던 어떤 욕망을, 마침내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벌려.”
“어?”
다짜고짜 벌리라는 그의 말.
비스듬이 올라간 그의 입술.
다만 차도연은 부끄러웠다.
이미 흥건히 젖은 자신의 그곳을 보이기 싫었다.
정성민이 피식 웃으며 얼굴을 가까이했다.
“우움...”
자신도 모르게 받아들이고만 그의 입술.
말캉하고 부드러운 혀가 내부로 침입하며, 그 속을 헤집기 시작했다.
온몸으로 열이 뻗으며 오르가즘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우움...츄웁...우움....”
유두가 발딱 섰다.
어깨가 파르르 떨렸다.
숨결에 열이 배었다.
오므렸던 다리가 천천히 벌어졌다.
아랫배 안쪽에서 큐웅 큐웅 진동이 느껴졌다.
-찔걱 찔걱 찔걱 찔걱
“흐읏!”
그때, 자신의 균열로 그의 손가락이 들어왔다.
내부를 헤집을 때마다 계속해서 물이 넘쳐흘렀다.
질의 자극점을 찌를 때마다, 쾌락의 파도가 요동치는 듯했다.
‘이, 이거였어...’
차도연은 마침내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이 바라던 것이 그에게 안기는 것임을.
“우움...우으움....우움...♥”
키스는 계속되었다.
어느새 차도연은 정성민의 목에 팔을 두르고 있었다.
이 행위에 완전히 빠진 그녀는, 자신의 몸에 닿는 모든 자극을 쾌락이라 받아들이고 있었다.
‘읏... 읏....♥’
이를 테면 간헐적으로 자신의 유두를 쮸웁 빨아줄 때.
찌릿찌릿한 전기 신호가 온몸으로 퍼지며, 등허리가 들릴 때.
“흐앗...♥”
그리고 그가 고개를 비스듬히 꺾어 자신의 귓불을 빨 때.
귓등을 숨소리를 간질이고, 귓속에 혀를 집어넣어 거친 숨결을 불어넣을 때.
마치 뇌가 범해지는 감각이 들었다.
“흐앗...으응...읏...흣....크읏...♥”
몸이 완전히 풀어졌다.
부끄러움으로 오므려졌던 다리는 게 다리처럼 벌어져 있었다.
정성민의 숨결이 머릿속을 가득 채울 때마다 눈이 까뒤집어졌다.
“후우...후우우....하아...하아....후우....”
그의 뜨거운 숨과 거친 숨결.
이는 자신의 몸으로 그도 흥분했다는 증거.
차도연의 가슴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그의 심장 고동이 자신의 심장과 공명하며 큐웅 큐웅 울림이 퍼져나갔다.
“으읏...으옷...♥”
이제 차도연은 자신을 놓기 시작했다.
눈가엔 눈물이 촉촉이 맺힌 채, 눈을 까뒤집으며 침을 질질 흘렸다.
그가 자신의 양 귀를 핥으며 숨을 불어넣을 때마다 머리가 저릿저릿해지며 몸이 파르르 떨려왔다.
-스으윽...
그리고 마침내, 쾌락 지옥이 시작되었다.
이것은 단지 전조에 불과할 뿐이었다.
자신의 균열에 얹어진 그의 자지.
뜨겁고 딱딱하고 커다란 무언가가, 자신의 균열 위에 얹어졌다.
압도적인 기대감이 그녀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들어온닷...들어온다...드, 드디어...들어온닷...♥’
광기에 휩싸이기 시작하는 차도연의 눈.
정의? 도덕? 신념? 자존심?
그런 건 이미 다 녹아버린 지 오래였다.
그거 저 커다랗고 딱딱한 아름다운 것을, 자신의 안에 듬뿍 받아들이고 싶을 뿐이었다.
-스으윽... 스윽... 스으윽...
허나, 들어오지 않았다.
자신의 균열 부위를 끊임없이 비빌 뿐이었다.
보지의 두툼한 부분을 스치고,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고, 그러다 넣읗 듯 말 듯 귀두로 보지 입구를 꾸욱꾸욱 누르다 다시 비비는 것을 반복할 뿐이었다.
“흐읏...크으읏...으옷...흐오옷....으으윽...♥”
애가 탔다.
가슴이 콩닥콩닥콩닥 뛰었다.
왜, 도대체 왜 아직까지 넣지 않는지 안달이 났다.
이제 삽입할 때도 됐잖아!
-스으윽... 스윽... 스으윽....
“흐아앗!!! 하앙...!”
침대 시트를 꽉 쥐었다.
똥꼬에 힘을 주면서 허리를 들어보았다.
그의 귀두에 자신의 보지를 맞춰보려 했다.
하지만 그는 삽입하지 않았다.
계속 비비기만 할 뿐이다.
“으읏...흐으...흐아아...”
분했다.
그의 맘대로 부려진다는 게, 너무 분했다.
분명 그도 자신이 안달 나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자신을 가지고 놀 듯 삽입을 안 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그때.
-스으윽.
자신의 얼굴에 팔을 둘러 얼굴을 고정시킨 뒤,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하는 그.
그리고 연신 뺨에 입맞춤을 하며 끈적끈적한 침을 묻히는 그.
차도연은 멍하니 반쯤 뜬 눈으로 정성민에게 안겨 안락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행복해...♥’
이것이 사랑받는 감정인 걸까.
그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줄 때마다, 볼 키스를 해줄 때마다 자신을 아껴주는 듯한 기분이 느껴졌다.
마치 어린애 달래듯 자신을 다루는 그의 행위가 자존심을 상하게 하기는커녕 더욱 그에게 종속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고 있었다.
-푸슛! 푸슛! 푸슛! 푸슛! 프샤아아아....
차도연은 그런 압도적인 안락과 함께 절정에 이르렀다.
침대 시트를 꽉 잡고 발가락은 잔뜩 오므린 채 1자로 뻗은 다리를 부들부들 떨어댔다.
그 와중에도 정성민의 자지는 자신의 음부를 비비고 있었다.
‘미칠 거 같아...♥’
온몸에 힘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질 근육이 경련할 때마다 마음에 쌓아두었던 벽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스으윽... 스으윽... 스으윽.,..
아직 그의 자지를 받지 못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음부를 비비고 있을 뿐이었다.
과연 저것이 안에 들어오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만으로도 가버릴 것 같았다.
‘들어와 줘 들어와 줘. 박아줘. 박아줘 어서 박아줘....’
한번 절정에 이른 차도연은 빠르게 이성을 상실하기 시작했다.
그저 한시라도 빨리 그의 자지를 질내에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저 두툼한 귀두가 자신의 자궁 입구에 맞닿으면 어떨까.
저 힘줄이 가득 돋은 자지가 자신의 질내를 꽉 채우면 어떨까.
그가 허리를 움직여 자신의 자극점을 꾹 꾹 누르면 어떤 오르가즘에 도달하게 될까.
‘자지...자지.. 자지...자지...자지 줘어어.... 자지...♥’
완전히 광기에 사로잡힌 차도연의 눈.
허나 여전히 자신을 애무할 뿐인 정성민.
이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자존심을 완전히 내려놓은 차도연은, 코를 훌쩍이며 정성민에게 말했다.
“흐앙... 너, 넣어줘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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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연은 애가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