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57화 (257/303)

정성민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한 이들의 경쟁은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을 예정이었다.

EP.258 (외전) 구원자 vs 미스터 최

즐거운 주말.

이날만 되면 특별한 이벤트가 열린다.

바로 구원자 VS 미스터 최의 종합격투라는 즐거운 여흥 거리가 열리는 것이다.

하여 정성민의 가족을 포함한 스튜디오 간부들, 그리고 정성민의 여인들이 참여하여 두 노예의 대결을 관람하기로 했다.

그들은 누가 구원자와 미스터 최 둘 중에 승자가 될 것인지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미스터 최지. 녀석은 박종필을 능가하는 싸움꾼이었다. 반면에 구원자는 돼지새끼였고.”

일단 정성민은 미스터 최에 한 표.

허나 이희연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지금 미스터 최는 다리도 절뚝이는 데다 한 손도 없잖아요? 완전히 반병신이 돼서 힘도 못 쓴다구요.”

차도연에게 손목이 절단되고 오랜 고문의 후유증으로 다리를 절뚝이는 미스터 최.

이제 녀석에겐 예전의 전투력을 기대할 수 없었다.

뒷세계의 제왕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초라한 몰골만 남았을 뿐이었다.

“그건 나도 동감. 우리가 확실히 조져놨으니까♥ 이제 예전에 알던 그가 아니야.”

근처에 있던 백하윤도 이희연의 의견에 손을 들어주었다.

그녀의 말대로 미스터 최의 정신 상태는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져, 투지를 완전히 잃어버린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구원자도 만만치 않죠.”

그때, 이하영이 반론에 나섰다.

자신이 구원자를 직접 조진 만큼 그녀는 자신이 있었다.

“일주일 5일을 썩은 음식을 먹고, 이제는 돼지우리에서 돼지들과 같이 생활을 하고 있어요. 그 때문에 구원자의 면역력은 급도로 떨어졌고, 온갖 병에 시달리고 있어요. 게다가 봐봐요. 얼마나 살이 빠졌는지. 이제 체급으로도 찍어누를 수 없어요.”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이하영의 의견에 정성민은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구원자를 저렇듯 확실하게 조져놨으니 미스터 최의 승리는 따논 당상이었다.

“무승부는 아무도 없는 거야?”

그때, 자신의 배를 쓰다듬으며 나타난 엘레나.

아직 임신초기라 전혀 배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배를 쓰다듬는 그녀였다.

과시용이었다.

“...무승부?”

“그래. 지금 선수들 상태가 어때? 반쯤 눈 감은 거 보이지?”

고문실에 끌려갈까 봐 노심초사하는 미스터 최.

매일 돼지우리에서 돼지와 같은 생활을 하는 구원자.

둘의 상태가 정상일 리는 없었다.

모두가 엘레나의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자 엘레나가 말했다.

“후후. 그러니까 이번 내기는 내가 이긴 거 같네.”

엘레나는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배를 문질렀다.

안지연이 나선 건 그때였다.

“다들 뭔가 간과하고 있는 거 같은데, 이번 내기는 라운드 수와 시간, 그리고 경기 양상까지 자세히 맞추는 사람이 승리하는 내기야. 그런데 가만 보니, 아무래도 다들 분석력이 좀 부족한 거 같네.”

격투시 선수 출신이었던 안지연.

그녀가 입꼬리를 올리며 다음 말을 이었다.

“나는 2라운드 구원자 TKO승으로 하겠어.”

라운드 수부터 승리 방법까지 예측하여 말하는 안지연.

안지연 옆에 있는 벌크업이 된 정현재도 호쾌하게 웃으며 동의했다.

“하하하하. 나도 지연 트레이너 말에 동의해. 이제 저놈은 뭐, 별거 없거든.”

미스터 최를 매일 자신의 하인으로 부려먹던 정현재.

그가 얼마나 초라해졌는지, 그리고 위축되어 있는지 잘 아는 만큼, 정현재는 구원자의 승리를 장담했다.

다만 이신아의 의견은 반대였다.

“아무리 그래도 격투 센스가 어디 가지 않아. 내가 저 양반 한번 싸우는 걸 본 적이 있었는데, 장난 아니었어. 난 미스터 최가 이길 거라고 봐.”

민세라로 있던 시절, 미스터 최와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했던 이신아.

그녀는 미스터 최가 얼마나 강한지, 그리고 얼마나 뛰어난 전투 센스를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사실 장태건에게 훈련받은 정성민이 지나치게 사기일 뿐이지, 미스터 최는 박종필을 능가하는 최강의 싸움꾼이었다.

단지 말빨이나 섹스 스킬만으로 뒷세계의 제왕자리를 차지한 게 아니었다.

즉, 주먹으로 기반을 쌓아 올린 근본이 있었다.

“나도 동감. 정력이 좋은 만큼 힘도 셀 거라 생각해.”

다이어트 음료를 홀짝이던 성아도 이신아의 의견에 동감했다.

그녀도 미스터 최의 진영에 오래 있다 보니 미스터 최의 강함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뭐, 두고 보면 알겠지. 그럼 각자 용지 제출해.”

그렇게 각자 한마디씩 남긴 이들은 승무패, 라운드 수, 승패요인을 적어 사회자에게 제출했다.

이에 따라 사회자는 진영별로 베팅한 인원을 나누기 시작했다.

“미스터 최를 찍은 분은 왼쪽 자리에 앉아주십시오.”

미스터 최를 승자로 찍은 사람.

정성민, 이하영, 이신아, 정성아.

“구원자를 찍은 분은 오른쪽 자리에 앉아주십시오.”

구원자를 찍은 사람.

백하윤, 이희연, 안지연, 정현재

그리고 무승부를 찍은 사람은 엘레나.

그렇게 4:4:1로 나누어진 이들이 침을 꿀꺽 삼키며 무대 위의 선수를 봤다.

선수들은 오랜 고문과 돼지우리 생활로 컨디션이 최악이었으나, 투지만큼은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미스터 최는 승리의 대가로 한 달 고문실 면제권을 약속받았고, 구원자는 2주간 먹고 싶은 음식 지급을 약속받았기 때문이다.

둘 중 어느 누구 하나도 물러설 수 없는 중요한 매치였다.

“자- 그러면 선수 준비해주시고!”

그렇게 뒷세계의 거악이었던 둘은 서로의 글로브를 툭 쳤다.

그리고 곧바로 자세를 취했다.

“파이트!”

신호가 떨어지자 먼저 움직인 쪽은 미스터 최였다.

그는 곧바로 오른쪽 훅을 날려 구원자의 턱을 노렸다.

하지만 오른 손목 위로 잘려나갔기 때문에 구원자의 턱에 명중한다 한들 큰 데미지를 줄 수 없었다.

“!!”

그리하여 구원자는 곧바로 반격했다.

공격에 실패한 대가는 생각보다 뼈아프게 다가왔다.

-퍽! 퍽! 퍽!

“와아아아아아!!”

구원자에 배팅을 한 인원들이 함성을 내질렀다.

그들은 ‘구원자!’ ‘구원자!’ ‘구원자!’를 연호하며 그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구원자에게 베팅을 한 백하윤, 이희연, 안지연, 정현재 또한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그의 승리를 기원했다.

“미스터 최! 힘내라!”

그때, 정성민이 미스터 최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하영 또한 미스터 최의 사기를 북돋아 주기 시작했다.

“미스터 최! 과거의 당신을 생각해! 뒷세계의 정점으로 올라섰던 당신을 생각하란 말이야!”

과거의 자신.

미스터 최는 뒷세계의 세력을 점차 잡아먹으며 정점으로 올라가던 그 순간을 회상했다.

그는 이대로 물러설 순 없다고 다짐하며, 구원자의 품으로 파고들어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휘청!

허나, 오랜 고문으로 다리를 제대로 쓸 수 없는 미스터 최.

오히려 테이크다운 시도가 악수로 작용해,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정성민이 외쳤다.

“안돼!!!”

이번 내기에서 지면 벌써 7연패를 하는 정성민.

이대로라면 ‘성민의 저주’라는 별명이 그대로 굳어버릴지도 모른다.

항상 옳은 길을 제시하고 혁신을 이끌어낸 자신이, 이들의 왕으로서 군림해야 할 자신이 그런 모멸적인 별명을 달고 살지도 모른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내기에서 이겨야 한다.

“로건ㅡ! 난 당신을 믿어!”

그때, 이신아가 치트키를 썼다.

‘로건 힘내’를 꺼낸 것이다.

저번에도 저걸로 미스터 최가 역전을 했다지.

‘엄마, 나이스.’

정성민은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아무리 하프 마운트를 내줬더라도 민세라를 연상케 하는 응원이라면 미스터 최가 힘을 내줄지도 모른다.

“로거어어어언ㅡ!”

이제는 아예 음란함이 깃든 민세라의 목소리까지 흉내내며 미스터 최를 응원하는 이신아.

과연 미스터 최는 그녀의 말에 반응할 것인가.

모두의 시선이 주목되었다.

“크아아아악!”

하지만 오히려 역효과였다.

자지에 반응이 오며 고통을 느끼게 된 것이다.

‘낭패다!’

이하영은 이마를 짚었다.

현재 미스터 최는 발기를 할 시 고통을 느끼게 되어 있는 상황.

어머님의 응원이 민세라를 떠올리게 하여, 미스터 최의 자지에 자극을 주고 만 것이다.

“주인님!”

그때, 성아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녀는 미스터 최가 이번 경기에서 패배할 시, 어떤 고문을 당할지 나열하는 방법으로 그의 경기를 응원했다.

“포기하면 안 돼요! 여기서 지면 저와 하영 언니가 ‘지옥 화염’의 고통을 또 느끼게 해줄 수 있다구요!”

지옥화염.

그 말을 듣자, 미스터 최가 울부짖으며 마운트 탈출을 시도했다.

자신의 정신을 미치게 만들었던 그 고문만큼은 반드시 피하고 싶은 미스터 최였다.

“으아아아아아!!!”

하지만 구원자의 음식에 대한 갈망도 만만치 않았다.

이제 완전히 정상 체중으로 돌아오는 것을 넘어 마른 체형이 된 구원자는,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 치킨을 생각하며 미스터 최를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퍽! 퍽! 퍽! 퍽! 퍽! 퍽! 퍽!

가차없이 가해지는 구원자의 타격.

구원자에 베팅한 쪽의 함성이 치솟기 시작했다.

정현재는 구원자의 주먹질까지 흉내 내며 홍소를 터트렸다.

“생각보다 힘을 너무 못 쓰네.”

한편, 엘레나는 자신의 배를 쓰다듬으며 두 병신이 싸우는 광경을 보았다.

아무나 이겨도 상관없는 그녀의 입장에선 무승부라는 초강수를 적중시켜 모두를 놀래키고 싶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미스터 최를 보니 그건 힘들어 보였다.

“미스터 최!!”

그때, 결국 초강수를 두기로 한 정성민.

그가 미스터 최에게 외쳤다.

“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의수를 달아주고 몸을 치료해주겠다! 물론 네 성기도 쓸 수 있게 허락해주지!”

파격적인 조건.

그야말로 이건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미스터 최로서는 아주 큰 동기부여가 되는 말이었다.

“크아아아아아아!!!”

그래서 그런지 미스터 최는 괴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깔고 있는 구원자를 밀쳐낸 것이다.

그렇게 원점으로 돌아온 경기는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다.

“저기, 주인님?”

그때, 정성민을 부르는 이희연.

구원자의 진영에서 미스터 최의 진영으로 넘어온 그녀가 정성민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어요. 주인님이 파격적인 조건을 걸어서 미스터 최가 역전할 거 같다고.”

“크흠.”

헛기침을 하며 구원자 쪽 진영을 힐끗 본 정성민.

정현재, 백하윤, 안지윤이 ‘이건 선 넘었지’같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성민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인정하지. 그럼 만약 구원자가 이기면 판돈을 세 배로 준다고 해. 물론 내 개인돈으로 지급하지.”

이희연은 고개를 끄덕이곤 그 사실을 구원자 진영에 전했다.

그러자 함성이 터져 나오며 구원자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구원자아아아아!!!”

뒷세계의 가장 강력한 군권을 틀어쥐고 있으나, 정성민의 다섯 여인 중 가장 가난한 안지연.

그녀는 자신의 판돈이 대박이 터지길 바라며 구원자의 이름을 연호했다.

-쾅! 쾅! 쾅! 쾅! 쾅!

경기는 이제 완전히 접전이었다.

2라운드를 넘어 3라운드가 되고, 4라운드가 되어서도 구원자와 미스터 최는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그때였다.

-퍽!

“끄아아아악!!!!”

구원자가 미스터 최에게 로우킥을 하자, 그가 다리를 절뚝이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절뚝이는 오른쪽 다리는 미스터 최의 급소였던 것이다.

이를 눈치챈 구원자가 그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퍽! 퍽! 퍽! 퍽! 퍽!

“크윽! 크학! 크아악! 카악!”

제대로 저항해보지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미스터 최.

마침내 그가 엉덩방아를 찧었다.

구원자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미스터 최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쑤셔 박았다.

그러다 럭키펀치가 제대로 터졌다.

“커헉...!”

왼쪽 턱을 맞아 뇌가 흔들린 미스터 최.

찰나였지만 미스터 최의 의식이 날아갔고, 구원자는 이 틈을 놓치지 주먹을 연타로 꽂아 넣었다.

결국 심판이 달려와 경기를 중지시키며 승패는 결정되었다.

“.....하아. 저 병신새끼가.”

고개를 푹 숙이며 욕설을 내뱉는 정성민.

돈을 잃은 건 그렇다 쳐도, 이대로 ‘성민의 저주’가 굳어지게 생겼다.

그로선 뼈아픈 패배일 수 밖에 없었다.

“다시는! 다시는 안 걸어. 병신.”

화를 내는 건 이하영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조져놓은 다리지만 그것은 새카맣게 잊은 채 미스터 최의 나약함을 탓하는 그녀였다.

정성아 또한 욕을 곱씹었다.

“진짜 존나 못 싸우네.”

예전의 카리스마는 다 어디로 갔던 걸까.

그 시절에는 싸움의 신이라도 되는 줄 알았는데, 이제 그런 면모는 완전히 다 사라진 듯했다.

한때 뒷세계를 주무르던 뒷세계 최강자들의 싸움이라고는 도저히 못 봐 줄 꼴이었다.

“하아. 희연아.”

정성민은 이희연을 불렀다.

그리고 그녀에게 이곳의 뒷정리를 맡긴 뒤, 지끈거리는 이마를 붙잡고 저택으로 복귀했다.

이후, 정성민은 12번 연속 내기에서 패배를 하며, ‘성민의 저주’라는 오명을 굳히게 되었다.

심지어 구원자와 미스터 최 또한 정성민의 베팅을 기다리고 있다가 자신을 승자로 지목하면 비명을 지르며 게거품을 물었다고 한다.

EP.259 (외전) 차도연 1~11 (完)

격투 시합에서 패배한 미스터 최.

결국 그는 패배에 대한 대가로 고문실에 끌려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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