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36화 (236/303)

“차도연. 결국 위선이야. 너도 네 목적을 이해 법을 이용했을 뿐이지. 나도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해 여자들을 조교했을 뿐이고.”

차도연은 이를 아득 깨물었다.

다른 건 몰라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여자를 조교했다는 말은 듣기 싫었다.

그러한 이유로 자신의 언니가 피해자가 되지 않았던가.

“닥쳐! 네가 한 그 짓거리 때문에 피해자들은 평생 고통 속에서 시달리며 살아야 하는데!”

숨을 씩씩 내뱉으며 반발한 차도연.

허나 정성민은 어깨를 들썩이며 웃을 뿐이었다.

그녀의 말이 같잖다는 듯이.

“큭큭큭... 고통?”

정성민은 쇼파에 파묻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녀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내가 고통을 줬다고? 맹세컨대, 난 조교했던 여자들이 불행해지도록 방치하지 않았어. 오히려 그들의 욕망을 이끌어내 쾌락만을 주었을 뿐이지.”

“그걸 쾌락이라고 할 수 있어? 인간성을 상실했는데?”

“욕망에 솔직해지는 게 인간성을 상실하는 건가? 난 그들의 제어장치를 살짝 풀어줬을 뿐이야.”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 돈을 벌었지.”

“그 돈은 조교했던 여자들에게도 나눠줬지. 그들이 평생 일해도 벌 수 없는 돈을 말이야.”

“.....”

“차도연. 너도 이해할 수 있게 해줄게. 넌 아직 여자의 기쁨이 무엇인지, 제대로 맛보지 못했잖아.”

정성민은 그렇게 말하며 차도연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정장 마이부터 넥타이, 셔츠 단추를 차례차례 풀었다.

물론 차도연은 이에 저항하려 발버둥 쳤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어딘가에 단단하게 결박되기라도 한 듯했다.

“하지마...! 하지마! 그만둬!”

결국 차도연은 거부의사 표시밖에 할 게 없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멈출 정성민이 아니었다.

그는 입꼬리를 올린 채 차도연을 나체로 만든 다음, 그대로 그녀를 안아 침대에 내려놓았다.

그리곤ㅡ.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크흣...!”

그녀의 음부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차도연은 자신의 자극점을 찌르는 그의 손을 느끼며, 온몸에 찌릿찌릿 쾌락의 전류가 흐르는 것을 만끽했다.

“하아앗...하으...!”

처음 맛보는 쾌락.

32년간 남자와 키스조차 해보지 못했던 그녀는 처음 맛보는 부드러운 애무에 쉽게 절정에 이르렀다.

구원자와 나눴던 더러운 섹스와는 차원이 달랐다.

“차도연. 이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너도 언니를 이해하게 될 거야.”

정성민은 그렇게 말하며 충분히 젖은 차도연의 음부에 자지를 삽입했다.

차도연의 허리가 활처럼 꺾였다.

***

2주가 지났다.

차도연은 2주 전에 있었던 정성민과 일을 떠올리며 이를 이득 짓씹었다.

그의 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확실히, 이런 기분으로 하루종일 있어야 한다면 미쳐버릴 만도 해. 이 욱씬거림을 계속...’

차도연은 정성민과 나눴던 섹스를 떠올렸다.

분명 그 섹스는 치욕과 모멸과 울분으로 가득했던 섹스였지만, 돌이켜 보면 황홀했다.

그렇게 기분이 좋았던 순간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종일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마약과도 같은 것이었다.

‘언니는 이런 기분이었던 거야...’

자존심은 허락하지 않으나, 자꾸만 바라게 되는 마음.

가슴 깊숙이 억눌러 왔던 암컷의 본능이 정신을 지배하는 이 감각.

언니는 이것을 평생 억눌러 오며 얼마나 고통스러운 인생을 보냈던 것일까.

‘.....지금은 그의 말대로 하는 수밖에 없겠지. 그게 최선이기도 해.’

정성민과 섹스를 나눴던 그 날, 분명 그가 말했었다.

검찰청장이 ‘미스터 최’를 승자로 내세우는 만큼, 이제 자신에겐 선택권이 없다고.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검찰청장의 말을 듣는 척하며 정부가 개입할 수 없도록 수를 쓰는 수밖에 없다고.

또 그는 이렇게 말했었다.

‘때가 되면 내가 검찰청장에게 접근할 거야. 내 편이 될 수밖에 없게끔 손을 쓸 생각이지. 너와 검찰청장. 그리고 내가 웃을 수 있는 시나리오를 제시할 테니, 그때 가서 한번 검토해봐. 그리 나쁘진 않을 테니.’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시나리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차도연은 그가 말한 시나리오에 막연한 기대감을 품으며, 자신이 정리한 보고서를 정리했다.

그리고 그것을 들고 검찰청장의 문을 똑똑 두드렸다.

***

지난 2주간, 뒷세계는 본격적인 전쟁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구원자의 세력을 통합한 이하영은 조직 체계를 새로 잡고 군대를 편성했으며, 모든 노예들에게 ‘자유민’의 자격을 주어 자신에 대한 지지를 끌어올렸다.

이하영은 그 지지를 기반으로 정성민을 도울 대규모 군대를 새로이 창설할 수 있었다.

“비록 제대로 된 훈련을 받은 군대는 아니지만, 분명히 도움이 될 겁니다. 하영이가 제법 힘 써줬어요.”

그리고 이희연은 이하영의 성과를 보고로 올렸다.

정성민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마음에 들어. 계속 성과를 올려주는군. 그나저나 성아와 정현재는 어때?”

“아버님의 건강은 하루가 다르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성아가 지극정성으로 간호해준 덕분에 많이 좋아질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런가. 백하윤은 요즘 어때?”

“정성아에게 향락소 제2지부를 무사히 인수인계받고, 그곳에 대한 장악을 모두 끝냈다고 합니다. 확실히 뒷세계 여왕 노릇을 한 경력이 있는 덕인지, 노련하게 조직을 운영하고 있더라고요.”

구원자의 세력을 사이 좋게 나눠 먹은 이하영과 백하윤.

백하윤은 주로 자신의 주특기인 첩보에 특화된 부대를 따로 준비 중이라고 했다.

정성민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이하영은 자신의 주특기인 선동과 날조로, 백하윤은 염탐과 모략으로 자신의 세력을 굳건히 하고 있었다.

“엘레나도 어제 입국했다며,”

“네. 관광 비자로 속여서 며칠에 걸쳐 대규모 부대도 들여왔습니다. 지금은 현지에 적응하며 따로 훈련 중에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군. 이제 진짜 얼마 남지 않았나.”

“당장 터져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정보통에 의하면 미스터 최도 모든 세력을 긁어모으고 있습니다. 이번에 동맹을 맺은 중국의 삼합회까지도요.”

미스터 최가 이번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끌고 온 중국의 삼합회.

현재 미스터 최의 세력은 자신의 도박장, 마약공장, 사이비종교, 이전 정성민의 연합군, 삼합회로 이뤄져 있었고, 정성민의 세력은 스튜디오, 마피아, 구원자 세력으로 이뤄져 있었다.

규모만 따져보면 거의 호각이라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연합군만 뺏기지 않았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있었을 텐데.’

이신아가 민세라로 타락하며 일어난 최대 변수.

그녀로 인해 자신의 첫 번째 제자인 강승재가 넘어갔다는 것.

정성민의 입장에서 이는 뼈아픈 일이었다.

전력 손실은 그렇다 치더라도, 자신의 핵심 간부이자 첫째 제자를 잃은 것은 심리적인 타격이 있었다.

아직 제대로 된 세력을 일으키기도 전에 함께 했던 놈이라 나름 정이 있었는데.

“저... 주, 주인님.”

이희연이 떨리는 목소리로 정성민을 부른 건 그때였다.

정성민이 그녀를 돌아보자, 그녀는 정성민의 스마트폰을 가리키며 발신인을 보여주었다.

이신아였다.

“...받아.”

“네.”

정성민의 명령대로 이희연은 전화를 받았다.

다만 이신아가 건 것은 영상 통화였다.

[어머. 아들이 아니네~? 희연이구나?]

웨이브가 들어간 단발머리에 화려한 귀고리.

그리고 퇴폐적인 진한 화장을 한 채 입꼬리를 올리고 있는 그녀.

이희연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이신아를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단지 얼굴을 마주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폰 내 쪽으로 비춰봐.”

그때, 자신을 비추라고 정성민의 말.

이희연은 그의 말대로 액정을 그의 얼굴에 갖다 댔다.

정성민은 180도 변한 이신아를 보며 말했다.

“내 정체는 이미 눈치챈 모양이네.”

[그럼~ 얼마나 깜짝 놀랐다구. 정현재처럼 정신이 부서져서 어디 구석에 처박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만큼 성장했을 줄 누가 알았겠어.]

“...그 입 닥치는 게 좋을 거야. 나중에 배로 후회하기 싫으면.”

[후후... 후회? 너야말로 지금이라도 항복하는 게 어때? 그러면 내가 특별히 내 남편에게 반기를 든 것을 용서해줄게.]

“.....남편?”

[그래. 나 민세라의 하나뿐인 짝인, 미스터 최 말이야. 너한테는 주인님이었지?]

“...완전히 맛이 갔군.”

[크흐흐... 엄마한테 그런 말 해도 되니? 그래도 나는 관대하니까, 그리고 넌 비록... 도태남의 유전자를 받았지만, 그래도 내 아들이니까. 특별히 이 녀석처럼 이뻐해 줄게.]

이신아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손에 들린 개목걸이를 안쪽으로 끌었다.

그러자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정선민의 첫 번째 제자, 강승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후후. 어때? 도태남 강승재를 보는 기분이?]

정성민에게 구원을 받아 알파남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강승재.

하지만 현재의 그는 그 어디에도 알파남의 흔적이 남아있질 않았다.

멋스러운 머리는 빡빡 밀려 있었고, 자신감 넘치던 눈빛은 완전히 죽은 눈빛이 되었다.

요 2주 사이 도대체 음식을 얼마나 처먹어댄 건지 몸 곳곳엔 살찐 흔적이 역력했고, 온몸엔 ‘도태남’, ‘열등 자지’, ‘배신자 1호’ 같은 낙서가 가득했다.

[-위이이잉...]

게다가 자지 뿌리엔 이상한 링이 달려 있었는데, 그것이 작동할 때마다 녀석은 눈을 까뒤집으며 ‘패바자지 강승재 갑니다앗...!’이라는 요상한 말을 외쳐댔다.

[강승재. 도게자 실시.]

또한 이신아가 녀석에게 도게자를 명령하자, 녀석을 부랄과 자지를 덜렁거리며 ‘실시!’라고 외친 뒤, 꼴사납게 바닥에 엎드렸다.

이신아는 그런 강승재의 머리를 짓밟은 뒤 정성민에게 말했다.

[기다려 성민아. 너도 곧 이렇게 이뻐해 줄게. 스승과 제자가 같은 꼴로 내게 조교를 받는 거야. 흥분되지?]

정성민은 이신아의 모든 말을 가만히 듣고는, 킥- 비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그녀를 내려보는 듯한 눈으로 자신의 소감을 담담히 전했다.

“기대되네. 당신이 쓰고 있는 ‘민세라’라는 인격을 벗겨냈을 때, 당신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과연 자신이 한 짓을 버틸 수 있을까?”

정성민은 자세를 고쳐앉았다.

그리고 여유롭게 웃음을 흘리는 민세라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당신이 민세라가 되며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딱 거기까지야. 강승재를 그쪽으로 끌어들인 것. 그 외엔 온통 미스터 최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는 조건뿐이지. 왜 그런 줄 알아?”

정성민은 입꼬리를 올렸다.

여전히 이신아를 노려보며 말했다.

“이제 난 당신을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아서야. 만약 당신이 그 정도로 타락하지 않았다면, 공격하는데 망설일 수밖에 없었겠지. 미스터 최도 당신을 인질로 잡으려 했을 테고.”

정성민은 잠시 숨을 골랐다가 다시 말했다.

“그러니 전력을 다해 당신과 미스터 최의 모든 것을 부서트릴 거야. 단 2일 만에 모든 것을 끝내주리라 약속하지. 물론 나를 배신한 강승재. 너도 응징해주겠다.”

정성민의 약속에 강승재의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신아는 강승재의 머리를 짓밟은 발에 꾸우욱 힘을 준 뒤, 그의 자지 뿌리에 달린 링을 진동시켰다.

[후오오옷!!!♥]

사정을 하며 몸을 덜덜 떠는 강승재.

이신아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패기는 좋네♥ 그럼 기대하고 있을 게. 우리도 모든 준비를 끝내놨으니까. 어디 누가 이길지 겨뤄보자고♥]

이신아는 그렇게 말하며 통화를 종료했다.

정성민은 한동안 불이 꺼진 액정을 바라보다,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이희연 검찰청장과의 약속이 오늘 3시였나.”

“.....네. 맞습니다.”

“그와 협상을 끝내고 나면, 바로 작전 준비해. 3일 뒤, 모든 것을 끝내러 가겠다.”

“예. 모든 것은 주인님의 뜻대로 될 겁니다.”

다음화 보기

지나간 일은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이 없었다.

검찰청장은 와이프 단속을 좀 더 철저히 했어야 했다고 수없이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순 없었다.

‘그런 범죄자 자식의 뒷돈을 받아먹다니.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그렇지... 망할 여편네.’

검찰청장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이번 일로 인해 미스터 최에게 약점을 잡혔고, 이번 일은 두고두고 자신의 발목을 붙잡을 것이 뻔했다.

게다가 자신이 아끼던 부하인 차도연과의 사이도 틀어져 버렸다.

아무리 이익을 최우선시하여 사람을 버리고 취하는 자신이라지만, 차도연과 함께한 세월이 몇 년이고 동고동락했던 기억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미스터 최의 뒷돈을 받아먹는 바람에 의절까지 고민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자칫 차도연이 자신을 의심하여 미스터 최와 연관이 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그녀를 처리할 방안까지도 물색해야 한다.

“젠장.”

검찰청장은 이런 걸 원하지 않았다.

되도록 가장 이상적인 그림인 뒷세계를 모두 소통한 뒤 자신은 정계에 진출하고 차도연은 차후 검찰청장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길을 닦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뒷세계의 상황은 급격하게 돌변했고, 와이프는 뒷돈을 받아처먹은 최악의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고민이 많아 보이는군요.”

어둠 속에서 낯선 사내의 목소리가 들린 건 그때였다.

검찰청장은 화들짝 놀라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곳엔 정장 차림의 정성민이 뚜벅뚜벅 걸어오고 있었다.

“얘기 좀 나눌까 합니다. 같이 한잔하시죠.”

정성민은 그렇게 말하며 검찰청장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테이블에 있는 유리컵을 가져온 뒤, 검찰청장이 마시고 있던 위스키 병을 들어 자신의 컵에 따랐다.

“너는...”

검찰청장은 멍한 얼굴로 잘 생긴 사내의 얼굴을 보았다.

분명 사진으로만 보았던 그 정성민이었다.

‘사진보다 더 압도적이군.’

그는 괴물 같은 정성민의 몸을 보며 전율이 이는 것을 느꼈다.

모르긴 몰라도 전문 격투기 선수가 아니라면 그를 상대해서 이길 사람은 아무도 없어보였다.

아니, 격투기 선수라도 저 녀석을 이길 수 있을까?

“사모님이 부정한 일에 연루되어 곤란하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여기 온 것은 그 일을 해결해드리기 위해섭니다.”

정성민은 그렇게 말하며 집게로 얼음을 집어 검찰청장의 유리잔에 넣어주었다.

검찰청장은 그 광경을 멍하니 보다 표정을 굳히며 답했다.

“이거 망신이구만. 동네방네 소문이 다 났어.”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 없습니다. 이 나라의 대통령이라 해도 말이죠.”

정성민은 그렇게 말하며 위스키로 잠시 목을 축였다.

그리고 검찰청장을 보며 말했다.

“그럼에도 먼지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옷을 털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닙니다. 감히 그 누구도 옷을 털 생각을 하지 못 하기 때문이죠.”

정성민은 그렇게 말하며 눈을 날카롭게 빛냈다.

그리곤 침을 꿀꺽 삼키는 검찰청장을 보며 말했다.

“대선까지 바라보는 야망 있는 분이란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 길에 먼지 한 올 나오는 일 없도록, 제가 옆에 서 드리고 싶은데, 어떻습니까.”

검찰청장의 목대가 울렁거렸다.

그는 떨리는 손을 숨기려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그를 보며 말했다.

“글쎄. 자네가 내 옆에 설 수 있을까. 그러려면 이번 전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네만.”

미스터 최가 이길지, 정성민이 이길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

그렇기에 검찰청장은 신중하게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정성민은 미소를 지으며 검찰청장에게 자신의 폰을 내밀었다.

“한번 확인해 보시죠. 선택에 도움이 될 겁니다.”

검찰청장은 정성민을 힐끔 본 뒤, 이내 정성민이 내민 폰에 시선을 뒀다.

그는 정성민의 폰을 들고 그 내용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이건...’

폰 안엔 정성민의 전력과 전쟁 계획이 PPT의 형태로 작성되어 있었다.

검찰청장은 화면을 옆으로 슥- 슥- 쓸어넘기며 이희연이 작성한 보고서를 찬찬히 훑어보았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