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24화 (224/303)

-스윽...

다만 그런 그녀를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민찬기에겐 그녀의 떡진 머리조차 사랑스러웠다.

다른 동료들은 얼굴만 예쁘지 싸가지 없고 성격 괴팍하고 일에만 미쳐 사는 차도연이 별로라고 했지만, 민찬기에겐 그 모습이 오히려 더 매력적이었다.

무언가에 혼을 불사르는 듯한 모습에, 강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으음...?”

그때, 몸을 부스럭거리며 일어나는 차도연 선배.

민찬기는 자신이 덮어줬던 외투를 황급히 빼냈다.

곧이어 그녀가 떠질 듯 말 듯 한 실눈으로 민찬기를 보며 말했다.

“음냐... 잠들었네. 얼마나 잤냐?”

칠칠치 못하게 뺨에 눌린 자국이 선명하고, 입가엔 침이 흐르고 있었지만, 민찬기에겐 그 모습조차 귀여웠다.

민찬기는 그녀가 귀엽다는 듯 웃으며 답했다.

“3시간 조금 안 되게요. 좀 더 자요. 아니면 좀 편한 데서 자지.”

“아음... 됐어. 그 정도 잤으면 됐지. 일해야지! 일!”

차도연은 그렇게 말하며 이하영의 동선을 추적한 보고서를 달라고 했다.

민찬기는 자신이 보기 좋게 요약해놓은 ‘이하영 추적 동선’을 차도연에게 건네주었다.

이윽고 차도연의 얼굴에 진한 미소가 번졌다.

“잘 해놨네. 잘 했어.”

그녀의 칭찬에 발그레 볼을 붉히는 민찬기.

허나 차도연의 칭찬이 무색하게, 그녀는 얼마 가지 않아 다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요 며칠 잠을 자지 않고 무리하게 강행군을 이어온 탓이었다.

“흐음...”

그 모습이 다소 걱정되는 민찬기.

그는 큰 결심을 한 듯 고개를 끄덕인 뒤 차도연을 조심스레 깨워보았다.

“어? 추적 동선 검토 다 했어?”

자신이 검토를 끝낸 보고서를 확인하다 잠들었으면서, 검토를 했냐고 재차 물어보는 그녀. 그 모습이 귀여웠지만 아무래도 업무를 지속할 컨디션이 아닌 듯했다.

하여 민찬기는 자신이 애용하는 두피 마시지기를 가져와, 그녀의 머리를 지압해주었다.

“흐아아아아...!”

그러자 곧바로 눈을 번쩍 뜨며 반응하는 그녀.

민찬기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좀 들어가요 좀. 차라리 푹 자고 일하는 게 나아요.”

“...하으음. 안 돼. 오늘 이거 다 쳐내야 한단 말이야.”

“제가 처리할 테니 그냥 들어가요. 저 에이스 잖아요?”

차도연은 당돌한 신입, 민찬기를 빤히 보았다.

자신만만한 그의 표정을 보니 허언은 아닌 듯했다.

그런데 이 많은 양을 혼자서 할 수 있을까?

“음... 밤새야 할 텐데...? 퇴근은 안 해?”

“다 같이 고생하는 건데 도와야죠. 들어가세요.”

무심하게 말하며 서류를 훑어보기 시작하는 민찬기.

차도연은 그런 그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어디서 이런 복덩이가 굴러들어왔을까- 하는.

이제 들어온 지 3개월 차밖에 되지 않았는데 일도 잘하고, 눈치도 빠르고, 의리도 있다. 요즘 애들은 개인주의라서 자기 사생활이 우선이던데.

‘그러고 보면 알게 모르게 도움 많이 받았어.’

생각해보니 이런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사소하게 짐을 들어주거나 우산을 챙겨주거나 깜박 잊은 것을 챙겨주는 것부터, 일 할 때, 피곤할 때, 지칠 때, 너무 화가 났을 때, 그 모든 순간 자신의 옆에서 알게 모르게 도와주는 그였다.

‘나 좋아하나...?’

연애 따윈 관심이 없었다.

미스터 최에게 당한 일 때문인지, 어렸을 때부터 남자에 대한 강한 불신을 갖고 있는 그녀였다.

그래서 복수에만 몰입했고, 그 과정에서 성범죄와 관련된 범죄자 놈들을 감방에 처넣었다. 덕분에 특수 성폭력 팀의 에이스부터 지금의 자리까지 고속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

“선배님? 또 사건 생각하시는구나.”

멍 때리는 자신을 보며 피식 웃음을 흘리는 그.

민찬기는 자신의 책상에 위에 있는 티슈를 몇 장 뽑아 차도연에게 건네주었다.

그녀가 얼굴에 ‘?’ 띄우고 그를 바라보자, 민찬기는 입가를 닦는 시늉을 했다.

“아.”

자다가 침을 흘렸나.

차도연은 얼른 입가의 침을 훔쳤다.

그러자마자 민찬기는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자신의 차키를 챙기며 말했다.

“집이 어디예요?”

“...응?”

“선배 차 타고 갈 거잖아요. 졸음운전 할 수도 있으니까, 태워줄게요.”

“.....”

원래 이런 부탁은 항상 거절해왔었다.

하지만 뭐랄까, 그와 함께 있는 것은 부담이 없었다.

그의 배려는 언제나 부담스럽지 않았고, 적시 적소 필요한 순간에만 해주었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음... 그러면 좀 태워줄래? 미안.”

“뭘요. 선배가 푹 자야 일도 빨리 처리할 수 있죠. 가요.”

차도연은 앞장서서 가는 민찬기의 뒷모습을 봤다.

왜인지 모르게 더워지는 기분이 들며, 뺨이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잠을 너무 오래 자지 않아 열이 오르는 모양이었다.

***

음습한 어둠이 감도는 미스터 최의 침실.

그곳엔 끈적한 키스를 나누는 두 남녀가 있었다.

여자는 남자를 끌어안아 자신의 봉긋한 유방을 잔뜩 밀착하고 있었고, 손톱을 세워 그의 등을 긁고 있었다.

마치 영역표시라도 하듯이.

“우우움....우움....후우움....츄우읍...♥”

반면 언제나 여유를 잃지 않았던 남자는 조금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아무래도 앞으로 있을 대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이것저것 신경 쓸 일이 많았고, 벌써 이 여자와 7시간이 넘도록 몸을 섞고 있기 때문이었다.

“후후... 로건♥ 피곤하지?”

로건.

오직 이신아만이 알고있는, 그의 본명.

미스터 최는 피곤한 듯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낮은 웃음소리를 흘렸다.

“잠을 거의 자지 않았더니 컨디션이 별로야. 그리고 당신과 할 때면... 필요 이상으로 감정적이게 되어서 말이지.”

원래라면 적절히 체력을 분배하며 여자를 보내버리는 게 미스터 최의 섹스 방식이었다. 즉, 숙달된 기술, 통칭 요령을 통해 여자를 쉽게 보내버릴 수 있는 그였다.

하지만 민세라가 된 그녀는 예외였다.

자신의 모든 기술을 총동원해도 그녀의 성욕은 끝이 없었고, 쉽게 가지 않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그녀였다.

마치 남자가 오래도록 섹스를 하고 싶어 사정을 참듯이, 그녀 또한 섹스를 오래하고 싶어 의도적으로 쾌락을 조절하고 있었다.

“그럼 조금 쉬고 있어...♥ 잠시 누워봐.”

이제는 완전히 동등한 연인 관계처럼 되어버린 둘.

‘민세라’가 된 이산에에 완전히 매료된 미스터 최는 입꼬리를 올리며 침대에 누웠다.

그러자 이신아가 자신의 다리를 들어 올리더니,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부랄과 항문을 빤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쮸-웁...”

이윽고 침을 길게 늘어뜨려 부랄 위에 떨구는 그녀.

그녀는 그 침을 혀로 비비며 자신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부랄 전체가 그녀의 침으로 번들번들해졌다.

“큿...!”

“우움...츄우웁...♥”

알쪽에 쪽쪽 키스를 하다가 혀로 굴리듯이 핥는 그녀.

방금 사정을 끝낸 자지지만 금세 부활하게 되었다.

그녀는 다시 부활한 미스터 최의 자지를 보고 입가를 슥- 핥았다.

“한 번 더 하자...♥”

이신아는 그렇게 말하며 미스터 최의 자지를 앙-! 깨물었다.

물론 힘을 준 것은 아니고, 깨무는 시늉을 한 것에 불과할 뿐이었다.

“큭큭... 이러다 다 빨리겠군.”

다만 이 모습이 미스터 최가 알던 민세라의 모습이었다.

태생을 뒷세계의 가장 어두운 곳에서 태어나, 섹스를 누구보다 잘 하고, 누구보다 즐겼던 그녀.

쾌락을 탐하는 행위에 거리낌이 없던 그녀였다.

“크으읏...크읏....”

그렇게 3시간이 더 지났다.

미스터 최는 반쯤 풀린 눈으로 이신아를 보았다.

그녀는 프흐흐 웃으며 미스터 최에게 애무를 하고 있었다.

“사랑해...쮸웁...사랑해....후루룹...오직, 오직 나만 생각하는 거야...♥ 당신은 내 거야...♥”

자신을 향한 광적인 집착.

이 또한 민세라와 같은 모습.

이제 미스터 최는 이신아를 완전히 민세라로 여기게 되었다.

그녀의 영혼이 빙의한 듯한 모습에 감격을 느끼는 그였다.

-주우우욱....

그때, 허벅지에 느껴지는 따끔한 감각.

순식간에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이신아는 야릇한 미소를 흘리며 미스터 최에게 산소 호흡기 같은 것을 씌워줬다.

“.....?”

“잔뜩 기분 좋아지자...♥”

산소마스크를 씌운 뒤 목 언저리에 쪽 뽀뽀를 하는 그녀.

이윽고 보랏빛 연기가 산소마스크에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이신아는 미스터 최에게 약물을 세 번 더 주사한 뒤, 터질 듯 발기한 그의 자지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 질 내부를 꽈악 조여 미스터 최의 자지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고정시킨 뒤, 상체를 숙여 그의 유두와 자신의 유두가 맞닿게 했다.

이윽고 그녀의 상체가 더 내려오며, 봉긋한 가슴이 펑퍼짐하게 퍼졌다.

“후ㅡ욱... 후ㅡ욱...”

광기 어린 눈으로 미스터 최를 바라보는 이신아.

반면, 반쯤 감은 눈으로 이신아를 바라보는 그.

이신아는 무방비 상태의 미스터 최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의 귀를 마구 핥으며 뜨거운 숨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츄우웁..츄웁...후-우...후-욱...츄우우웁... 츄우웁..후우움... 후우움...♥”

음량을 최대로 한 ASMR처럼 울려퍼진느 그녀의 음란한 소리.

고막을 파고 들어 뇌를 자극하는 감각이 마치 뇌 자체가 범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약물과 연기에 저항력을 잃은 미스터 최는 눈을 까뒤집으며 쿠퍼액을 흘리기 시작했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고막 안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계속 쏟아붓는 이신아.

그녀의 광적인 속삭임은 20분이나 계속되었다.

오직 ‘사랑해’라는 한 단어를, 끊임없이 미스터 최의 귓속에 쑤셔넣은 것이다.

“오직 나만 생각해. 오직 나만 사랑하는 거야. 당신은 내 것이고, 나는 당신 것이야. 오직 나만을 위해서, 당신과 내 아이를 위해서,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당신을 위해서 사는 거야. 당신은 영원히 내 거야...♥”

이신아는 그렇게 말하며 허리를 돌리기 시작했다.

미스터 최가 약한 부위를 꾸욱 꾸욱 누르며 사정을 촉진시켰다.

그러다 다시 그의 귓속에 입술을 갖다 대고 말했다.

“내게 완전히 종속되는 거야. 당신을 이루는 가치관, 신념, 오래된 습관을 모두 버리고, 나만을 위한 남자로 태어나는 거야...♥ 당신은 영원히 내 거야♥ 그러니까 내게 종속된다고 말해♥ 나만 사랑하겠다고 말해♥”

이신아는 그렇게 말을 내뱉은 뒤 스스로 피스톤질을 하기 시작했다.

미친 듯이 엉덩이를 위아래로 박으며 눈을 까뒤집었다.

이윽고 사정감을 참지 못한 미스터 최가 질내사정을 하기 시작하자, 이신아는 황급히 미스터 최의 산소 마스크를 벗기고 그의 입을 범하기 시작했다.

-뷰룻! 뷰룻! 뷰룻! 뷰룻! 뷰룻! 뷰룻! 뷰룻!

“츄루룹...추우웁...우우움....우움....츄우웁.....♥ 후ㅡ욱... 후ㅡ욱...”

땀에 잔뜩 젖은 이신아의 모습.

그녀의 호흡 하나하나에 끈적함이 배어 있었다.

출렁이는 유방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탐스러운 엉덩이골엔 땀이 골을 타고 흐르고 있었고, 그녀의 보지는 미스터 최의 정액이 범벅되어 있었다.

“모조리... 모조리 쥐어짜내... 잔뜨윽...♥”

다만 이신아는, 보지를 꾸욱 꾸욱 조이며 쿠퍼액 한 방울까지 뽑아내려 했다.

진심으로 미스터 최를 말려 죽이려는 듯, 최대한 질을 꽈악 조여 마지막 쿠퍼액 한 방울까지 뽑아내는 그녀였다.

“세, 세라...”

멍한 눈으로 이신아를 바라보는 미스터 최.

이윽고 이신아가 광기에 가득 찬 눈으로 미스터 최를 바라봤다.

그녀는 바로 그의 코앞까지 자신의 얼굴을 들이민 뒤, 살벌한 목소리로 말했다.

“말해. 당신 누구 거야.”

“.....세라. 난 당신 거지.”

“오직, 오직 나만을 사랑하겠다고 맹세해.”

“...맹세해. 내 사랑은 오직 당신뿐이야.”

“.....♥”

홍조가 가득한 얼굴로 활짝 미소를 짓는 이신아.

그녀는 미스터 최를 끌어안곤, 끈적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로건...♥ 당신은 이제 평생 내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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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AY가 가까워지고 있다.

구원자의 세력을 뒤엎는 D-DAY까지 고작 일주일이 남은 지금.

이하영은 구원자의 감시망을 피해 자신의 정예 병력을 집결하고 있었고, 동시에 협조를 부탁했던 엘레나의 파견단과 백하윤의 침투부대를 총감독하고 있었다.

[백하윤:현재 나윤경의 선발대에 우리쪽 요원 40명이 뽑혔어. 목표까지는 10명만 남은 상황이야.]

나윤경의 선발대.

그 선발대에 백하윤의 침투부대가 벌써 40명이나 선발되었다는 희소식.

이하영은 그 메시지를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이대로 10면만 더 뽑혀준다면, 되도록 많이 뽑히면 뽑힐수록 이하영에게는 이득이었다.

[이하영:고마워요 언니. 그들은 트로이의 목마가 될 거예요.]

트로이의 목마.

말 그대로 나윤경이 향락소 노예를 보충하기 위해 뽑는 100명의 선발대는, 트로이의 목마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제 선발대의 총원 100명 중 40명이나 백하윤의 침투부대가 뽑혔으니 말이다.

그리고 현재 총원을 채우기까지는 30명이 남은 상황.

만약 이중 30명을 더 추가로 백하윤의 침투부대로 채울 수 있다면, 구원자는 반드시 파멸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이하영: 엘레나는 어때?]

다만 엘레나의 파견단도 활약을 해줘야 한다.

이하영이 구상한 작전은 자신의 정예부대, 엘레나의 파견단, 백하윤의 침투부대가 삼중으로 휘젓는, 일명 몰아치기 작전.

1시간 이내에 모든 일을 끝내야 하는 속전속결의 속성을 띄는 작전이기 때문에, 숙달된 전투력을 가진 정예 요원들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엘레나: 단언컨대, 최고 중 최고만 선발해서 갈 거야. 나도 같이 가는 거니까.]

쿠테타 당일 맞춰 구원자의 향락소에 방문하는 엘레나의 파견단.

거시적인 목적은 구원자의 세력과 러시아의 마피아가 동맹을 맺기 위해 방문하는 것이지만, 실상은 이하영을 도와 구원자의 세력을 뒤엎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니 엘레나는 실패하면 죽음이란 각오로 최정예 요원을 끌어모았다.

[이하영: 응. 든든하네. 이번 쿠테타, 꼭 성공할 수 있을 거야.]

***

차도연은 마음을 굳혔다.

그녀는 이번 대전쟁의 승리자를 구원자로 정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성민이 뒷세계의 승리자가 되는 것은 너무 위험했다.

‘그나마 구원자는 통제가 쉬워. 강력한 마약을 생산하고 있지만 향락소 내에서만 유통되고, 사업도 향락소 하나뿐이지.’

미스터 최와 뒷세계의 양대산맥을 이루던 구원자.

다만 그의 사업은 미스터 최처럼 다각화되어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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