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21화 (221/303)

정성아는 그렇게 말하며 하윤 언니 일 때문에 피곤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신아는 싱긋 웃으며 정성아의 양 볼을 장난스레 꼬집으며 말했다.

“너~~무 착해. 귀여워♥”

“.....”

“내가 죽으려 해도 그렇게 슬퍼해 줄 거니?”

“...아마 그렇지 않을까. 엄마는 엄마잖아.”

엄마는 엄마잖아.

그 말을 들은 이신아가 잠시 멍하니 정성아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돌연 정성아를 껴안곤, 그녀의 귀에 끈적한 귓속말을 속삭이기 시작했다.

“그래... 넌 내 딸이었지♥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그 사람이 오니까...♥ 진정한 내 딸로 만들어줄게♥”

정성아는 생각했다.

‘진정한 딸’로 만들어주는 게 어떤 의미일지.

나도 지금의 엄마처럼 다른 인격을 쑤셔 넣는다는 말일까.

‘절대 안 돼.’

오빠를 만나면서 간신히 예전의 가치를 되찾게 되었다.

‘미스터 최’라는 독극물이 빠져나오니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눈앞에 선명히 보였다.

정성아는 이제 더 이상 죄악을 저지르지 않기로 다짐하며 이희연이 줬던 약물을 떠올렸다.

그 약물을 복용하면 쾌락에 대한 저항감이 수배 이상 상승하고 마음의 평온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 했었다.

정성아는 다시 한번 엄마처럼 뒤틀린 사람이 되지 않을 거라 다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신아에게 고개를 돌려 말했다.

“기대하고 있을 게. 나, 주인님에게 안긴 지도 오래됐잖아♥ 그분에게 안길 수만 있다면 아무렴 상관없어♥”

눈빛, 얼굴표정, 목소리의 고저, 말에 담긴 힘.

정성아는 최대한 ‘진심’을 연출하여 미스터 최에 대한 마음을 말했다.

이에 이신아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정성아의 양 볼을 감싸 쥐곤, 돌연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으읍...! 가, 갑자기 왜 이래.”

허나 거부감이 든 정성아는 뒤로 물러났다.

특히나 제정신으로 돌아온 지금, 엄마와 키스를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 날 거부하는 거니?”

허나, 광기로 물든 그녀의 눈동자.

그녀의 표정이 창백하게 식기 시작했다.

온기 가득했던 미소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두 눈을 부릅 뜬 채 정성아를 집어삼킬 듯 노려보고 있었다.

“아, 아니... 그게, 지금은 좀... 피곤해서.”

이신아의 기세에 단숨에 압도되어 버린 정성아.

이신아는 천천히 정성아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얼음장 같이 한기 서린 목소리로, 그녀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너, 내려가서 뭐 했어. 정말 백하윤 보고 온 거 맞아?”

쿵쾅쿵쾅 뛰는 정성아의 가슴.

하지만 당황해선 안 된다.

그러면 정말로 끝장이다.

“그럼, 그럼 내가 뭐 하고 왔겠어? 방송도 다 취소하고 일정도 연기하며 내가 뭘 하고 왔겠어? 설마 의심하는 거야?”

정성아는 기분 나쁘다는 듯한 말투로 이신아에게 대응했다.

이럴수록 위축되지 말고 더욱 강하게 나가는 것이 중요했다.

“크흐흐흐... 성아야. 내가 멍청이로 보여? 설마 내가 너에게 사람 하나 안 붙여뒀을까 봐.”

이신아는 소름 돋는 미소를 흘리며 정성아에게 또각 또각 걸어갔다.

다만 정성아는 여전히 화난 듯한 얼굴로 이신아를 쏘아보고 있지만, 그녀의 심장은 덜컥 내려앉아 있었다.

“장난해? 나한테 사람을 붙였다고? 날 감시하고 있었던 거야?”

정성아는 끝까지 똑같은 자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신아의 입에서 직접적인 증거가 나올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내 ‘눈’은 어디에나 있어. 물론 네가 내려갔던 강릉에도 말이지. 내가 그곳에 대한 보고를 못 받았을 것 같아?”

어느새 정성아의 지척까지 다가온 이신아.

그녀는 곧바로 정성아의 턱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갖다 댄 뒤, 계속해서 정성아를 압박했다.

“두 가지 선택지를 줄게. 지금이라도 바른대로 말하면 살려줄 것이고, 계속 거짓말하며 죽일 거야. 진심이야.”

이신아는 그렇게 말하며 한 손을 내밀었다.

안경잡이가 나이프 하나를 그녀의 손에 올려주었다.

다만 정성아는 그럼에도 한결같은 자세를 유지했다.

모든 것을 실토하여 정성민에게 피해를 줄 바에, 그냥 죽는 게 더 나았다.

“..... 뭘, 대체 뭘 말하라는 거야. 난 그저 하윤 언니가 걱정돼서 내려갔던 것뿐인데...”

정성아의 목소리에 물기가 배었다.

그녀가 먹먹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체 왜 이러는 거야. 언니가 죽으려는 거 막는 것도 힘들었는데 대체... 대체 왜 이러는 거야. 여기 보여?”

정성아는 자신의 이마를 가리켰다.

정성민이 던진 나이프 손잡이에 맞이 혹이 생긴 부분이다.

“언니를 구하려다 내가 얼마나 다쳤는데! 여기! 여긴 배는 보여? 아니면 여기 목은? 가슴은? 내가...! 내가 언니를 구하려고 얼마나! 내가 얼마나...!”

정성아는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이신아를 쳐다봤다.

그녀의 표정은 요전히 오묘했다.

“안 그래도 힘든 데... 진짜 죽을 만큼 힘든데 엄마까지 왜 이래. 요즘 엄마 대체 왜 이러는 건데? 나 진짜 너무 힘들어...”

정성아는 이전의 자신이 내뱉었을 만한 말을 하곤 뒷말을 흐렸다.

그녀는 일단 그렇게 말을 끝마치고 고개를 숙인 채 주먹을 쥐었다.

이신아의 반응을 기다려 보기로 했다.

“아... 우리 딸. 미안해. 장난이 너무 심했지?”

이신아는 여전히 나이프를 쥔 채 두 팔을 벌려 정성아를 안았다.

그녀는 나이프를 쥔 오른손은 그대로 놔둔 채, 왼손으로 정성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래... 넌 예전부터 너무 착했지. 너무 주위에 잔정이 많아. 백하윤 같은 퇴물에게도...”

나이프를 오른손으론 만지작거리며 왼손으론 정성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이신아.

이윽고 그녀가 다시 정성아에게 키스를 시도했다.

정성아는 이번엔 별다른 저항 없이 자신의 입속을 침범하는 그녀의 혀를 받아들였다.

“후우움...우움...하-아...하-아...내 딸...♥ 우우움...♥”

잔뜩 흥분하여 정성아의 입속을 범하는 이신아.

그 과정에서 이신아는 마침내 나이프를 떨어뜨렸다.

그녀는 두 손으로 정성아를 끌어안거나 얼굴을 붙잡은 채 마음껏 정성아를 탐했다.

“쮸웁...♥”

이윽고 키스를 끝내고 입술을 떼자, 두 사람의 입술 사이로 끈적한 침이 죽 늘어섰다.

이신아가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정성아에게 말했다.

“후후...♥ 로건이랑 내게 ‘교육’을 받고 나면, 이렇게 장난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거야. 그래도 엄마는 이 조직의 안주인이잖니♥ 떠봐서 미안하다 우리 딸~ 이해하지?”

정성아의 양 볼을 잡은 채 홍조 가득한 얼굴로 말하는 이신아.

정성아는 영혼 없는 두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바뀐 엄마의 모습을 보는 건 언제 봐도 괴로웠다.

그토록 상냥하고 강인한... 둘도 없는 엄마였는데.

“그럼 곧 그 사람이 도착할 테니 씻으러 가자♥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거야♥”

이신아는 그렇게 말하며 정성아를 자신의 개인 욕실로 데려갔다.

그곳엔 각종 레즈비언용 섹스토이와 자위기구가 잔뜩 있었다.

***

5일 뒤, 박종필은 숨을 거두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얼마 살지 못할 것이란 걸 덤덤하게 받아들였고, 백하윤은 최선을 다해 박종필의 아내를 연기했다.

비록 혼인은 올리지 못했지만, 그 누구의 축복도 받지 못하고, 혼인을 증명하는 어떤 서류조차 없었지만 적어도 박종필은 백하윤을 아내라 여겼고, 백하윤도 최선을 다해 박종필의 아내를 연기해주었다.

“널 만나서 다행이야. 만약 그 날... 그러니까 아빠가 내 돈을 훔치고 도박원정을 하러 가던 그 날. 분노한 내가 미친 듯이 날뛰었던 그날... 만약 그때 널 만나지 못했다면, 내 인생은 거기서 끝났을 거야.”

박종필은 마지막 가는 순간까지 백하윤을 위로해주는 데 힘을 썼다.

어차피 자신은 백하윤을 만나지 못했다면 자신의 인생을 비관하다 죽었을 거라고, 아니면 교도소에서 썩다가 끝났을 인생이라고 말했다.

이후, 둘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둘만이 공유하는 추억을 얘기하며 회상에 젖기도 하고, 힘든 일을 끝마치고 맥주캔을 부딪치던 그 날처럼 맥주도 같이 마셨다.

“이때 기억나...?”

그리고 백하윤은, 철저히 박종필을 기만했다.

오로지 합성사진으로 도배한 앨범을 가지고 와 사진을 한 장 한 장 보여주며 박종필에게 그 추억을 설명해주었다.

“이때 스케줄 빵구 내고 눈꽃놀이 갔었을 때. 그때 차 막혀서 진짜 죽는 줄 알았잖아. 나 알아보는 사람 있어서 도망가느라 엄청 바빴고.”

“아... 그런가?”

“너 또 기억 못 하지!”

“하하... 미안. 내가 원래 잘 까먹잖아.”

박종필은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소중한 추억.

다만 그는 백하윤의 설명을 들을 때마다, 그런 과거가 있던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곤 했었다. 실제로 그녀와 그 일이 있었음을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는 그가 지난 15년간 매일 밤, 매일 아침, 매 순간 상상했던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내가 여신님과 잘 이어져 여행을 가면 어땠을까. 몰래 살림을 차렸으면 어땠을까. 아이를 가졌으면 어땠을까. 해외여행을 가면 어땠을까.

등등등.

이미 지난 15년간 박종필의 뇌에서 수없이 많이 시뮬레이션 되었던 것들이기 때문에, 백하윤의 기만을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하... 갑자기 전단지 알바 했을 때 생각난다. 우리 둘이 고기집 전단지 나눠줬을 때 말이야.”

“아아! 그때?”

물론, 백하윤은 중간중간 실제 기억을 섞어 말을 꺼내기도 했다.

실제 기억을 꺼내면 박종필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그때의 감정, 떨림, 생각을 말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나 사실. 그때 너한테 처음 반한 거 같애. 뭔가... 빛이 나는 느낌이라 해야 하나.”

“... 빛은 무슨. 나 그때 엄청 쪽팔렸는데. ‘꿀꿀~ 둘이 먹다 하나 돼지 돼도 모른다!’ 이 멘트 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백하윤은 그때 했던 맨트를 그대로 읊으며 율동 비슷한 동작을 했다.

이에 박종필은 웃음을 터트리며 백하윤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곧 죽음을 앞두고 있지만, 그는 왠지 모르게 너무 행복했다.

오랫동안 그녀와 함께 해왔지만, 빼앗긴 무언가를 되찾은 기분.

마침내 자신이 누려야 할 온당한 것들을 누리는 기분.

그는 그런 기분을 느꼈다.

다만, 이 천국 같은 기분을 누릴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게 문제였지만.

“종필아... 박종필... 가, 가지마. 가지마 제발...”

임종을 거의 앞둔 박종필.

그는 실눈같이 뜬 눈으로 사랑스러운 그녀를 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손을 꽉 붙잡고 있는 그녀의 손을 느꼈다.

그는 지금 이 순간,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시대의 아이콘, 영원불멸의 연인, 한국의 가장 빛나는 별에게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비록 짧은 생이었지만 그는 별을 가슴에 품었었다.

그녀와 함께 반짝이는 기억을 장장 15년이나 넘게 만들어 왔었다.

“저, 정성민... 정성민 의, 의장님을 불러줘....”

다만, 혼자 남겨질 그녀가 걱정이었다.

무대에선 누구보다 자신감이 넘치고 빛나는 그녀이지만, 백하윤은 원래 긴장을 많이 하고 자기 확신이 별로 없는 아이였다.

오랫동안 아버지에게 학대당하고, 어머니가 다른 남자를 만나기 위해 자신을 버렸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기에.

“나를 불렀나.”

그러니, 그녀가 의지할 사람이 필요하다.

가령 예를 들면 미스터 최를 쳐부수고 뒷세계의 혁명을 일으킬 정성민 의장 같은 사람에게.

그는 비록 뒷세계의 가장 어두운 곳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지만, 적어도 그에겐 ‘마음’이라는 것이 있었다.

‘대의’라는 게 있었고, 적정선은 지키는 자였다.

자기 사람은 그 누구보다 알뜰히 챙기는 자였다.

“의, 의장님.... 하윤이를... 하윤이를 잘...부탁합니다.”

무표정한 정성민 의장의 표정.

이윽고 그가 말했다.

“네놈이 부탁하지 않아도 백하윤의 가치는 높다. 오래 두고 쓰일 인재지. 내 사람으로 품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여자니, 내 판단에 간섭하지 마라.”

하지만 자신의 부탁 따윈 듣지도 않는 정성민 의장.

과연 그 다운 답이었다.

그는 가치 있는 것은 아끼고 가치 없는 것은 가감 없이 버린다.

이익이 되는 행동은 적극적으로 하되, 불이익이 될만한 행동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그, 그렇다면... 의장님. 하윤이의 가치는... 얼마나 오래도록... 갈 것 같습니까...”

박종필의 말에 정성민은 곰곰이 생각을 이어나갔다.

이윽고 그가 답했다.

“60년. 그녀가 쌓은 전국민적인 인지도, 인기, 영향력. 방송계와 연예계에 두루 쌓아놓은 인맥. 그 모든 걸 고려할 때, 60년 정도 제 가치를 발휘할 수 있겠군. 60년 정도 쓰다가 그 가치가 다 하면 버릴 생각이다.”

60년.

그러니까 94살까지 쓰일 수 있다는 말인가.

박종필은 미소를 지으며 정성민에게 다시 질문했다.

“그럼, 그때까진...”

“그래. 그 누구도 그녀를 건드리진 못할 거다. 넌 네놈의 애인이 쓸모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할 거야.”

정성민 의장은 그 말을 하고 자리를 비켜주었다.

이제 모든 걱정거리를 내려놓은 박종필은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백하윤을 바라봤다.

그녀는 여전히 울고 있었다.

“미, 미안해.... 미안해... 정말, 정말 너무... 너무 미안해...”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는 그녀.

이때, 박종필은 자신이 해야 할 말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전혀 미안할 일을 하지 않았던 그녀이지만, 왠지 이 사과는 받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그러했다.

“그래... 용서해...줄게. 네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내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전부 용서해줄게... 그 어떤 짓을... 했더라도, 내게 무엇을.... 숨겼더라도.... 다..... 용서해줄 게.”

천천히 벌어지는 그녀의 입.

잔뜩 확대되는 그녀의 동공.

이윽고 박종필이 말했다.

“그리고... 미안해... 혼자 두고... 떠나서... 오, 오랫동안... 곁에서 지켜...주고....싶....”

그는 채 말을 끝맺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

백하윤은 박종필의 손을 부여잡고 오열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정성민은 자리를 떴다.

그리고 ‘무조건 백하윤의 용서를 받아줄 것’이란 암시가 제대로 통한 것을,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약한 놈.’

박종필.

그는 나약한 인간이자, 실패한 인간이었다.

하지만 백하윤을 지키려고 했던 그의 마음은 언제까지나 진심이었고, 죽는 그 순간까지 그의 마음은 백하윤을 향하고 있었다.

참으로 바보 같은 인간이었다.

‘기다려라. 네놈이 있는 곳에, 네놈이 복수해야 할 놈을 보내줄 테니.’

그는 끝까지 진실을 보지 못 했다.

자신의 주인에게 내쳐지는 그 순간까지 철썩 같이 미스터 최를 믿으며, 그가 보내는 영상으로 만족하는 나약한 인간이었다.

그러니 정성민은 그가 응당 복수해야 할 대상을 하루 빨리 하늘로 보내주기로 했다.

만약 사후세계가 있고, 하늘에서 이곳을 굽어볼 수 있다면, 그는 하루 빨리 미스터 최가 자신이 있는 곳에 올 날을 고대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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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필이 임종을 맞이하기 4일 전.

그러니까 미스터 최가 한국으로 귀국하기까지 1시간이 남은 시점.

이신아와 정성아는 딥키스를 나누고 있었다.

서로의 비부에 선으로 이어진 딜도를 꽂은 채로, 봉긋 솟은 가슴을 비비며 체액을 잔득 섞고 있었다.

“우우...우우움..쮸웁...귀여워...♥”

홍조가 가득한 얼굴로 정성아를 탐하는 이신아.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정성아의 엉덩이에 주사를 한대 놓았다.

이따가 ‘로건’과 함께 진행할 ‘정성아 재조교’를 원활히 하기 위한 미약이었다.

“쮸웁...♥”

끈적하게 늘어지는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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