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전에 그 사람에게 복종부터 해야겠지. 알몸에 도게자를 한 너를, 발로 짓밟고, 담뱃불로 지지고, 엉덩이를 때려서 훈육시키겠지. 그리고 넌 땀범벅이 된 그 사람의 항문을 청소하는 거야. 물론 그 사람의 엉덩이에 깔린 넌 제대로 숨조차 쉬지 못 하겠지.”
그렇게 말하곤 다시 정성아의 표정을 살피는 이신아.
정성아는 입꼬리를 비실비실 올리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의 음부로 시선을 내리까니 애액이 줄줄 새어 나오고 있었다.
“... 역시 내 딸이야♥ 그럼 3일 뒤에 봐.”
이신아는 그렇게 말하곤 다른 마사지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말에 잔뜩 흥분해있던 정성아는, 금세 울 것 같은 표정이 되었다가, 다시 평온한 얼굴로 돌아왔다.
이윽고 그녀는 마사지를 마친 뒤 백하윤을 만나러 갔다.
오늘은 백하윤과 담소를 나누러 가는 날이었다.
***
“....”
백하윤과 통화를 끝낸 정성민은 조용히 폰을 내려놓았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정성아의 상태가 안 좋아 보인다고 했다.
너무나 변해버린 이신아의 모습에 너무 겁이 난다고, 자꾸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 거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주인님.....”
깊은 밤, 모닥불 앞에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는 정성민.
안지연은 딱딱하게 굳은 주인님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방금 나눴던 통화 때문인지, 그의 눈이 불길을 따라 일렁이는 것 같았다.
이윽고 그런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장태건이 입을 열었다.
“너는 완성되었다.”
모닥불에 장작을 넣으며 말하는 장태건.
그가 말했다.
“요 며칠 함께 한 훈련... 넌 이미 날 뛰어넘었어. 무력으로 널 이길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을 게다. 네가 원한다면 그 어떤 상대든 찢어 죽일 수 있을 것이다.”
장태건은 감히 헤아릴 수조차 없었다.
애제자의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 겁화가 타오르고 있는지.
이윽고 장태건이 무표정한 애제자를 보며 말했다.
“네가 나한테 부탁했지. 곧 있을 대전쟁에 참가해 달라고. 그렇다면 물어보마. 내게 전수받은 그 힘으로, 넌 어떻게 복수할 셈이냐. 그 답을 듣고 결정하도록 하겠다.”
또한, 그 불길 속에 어떤 악마가 살고 있는지, 너무 궁금했다.
장태건은 정성민의 마음속에 살고 있는 악마를 보고 싶었다.
“복수...말입니까?”
낮게 깔린 그의 음성.
이윽고, 무표정한 그의 입술이 비틀리기 시작했다.
빳빳했던 그의 미간이, 와락 구겨지기 시작했다.
태산 같은 그의 등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크큭큭큭....”
고요했던 그의 눈에 이채가 비쳤다.
무릎 위에 얹은 팔에 힘줄이 돋아났다.
온몸의 혈관 곳곳이 터질 듯이 솟아 나왔다.
장건혁은 처음으로 압도당하는 기분을 느꼈다.
“하하...하하하하...크크큭...”
무슨 복수를 상상하고 있을까.
애제자는 그저 웃기만 하였다.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 속에 어떤 환영을 바라보는지, 그것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웃기만 했다.
“아, 아니... 마, 말하지 마라. 직접... 직접 보겠다...나도 참가하지.”
장태건은 앞선 말을 취소했다.
애자제가 어떻게 복수할지 듣는 것은, 명작을 스포일러 당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저 이렇게 아무것도 모른 채 1등석에 앉아, 애제자가 벌이는 예술 행위를 감상하기만 하면 된다.
이미 젊은 날의 자신을 뛰어넘은 이 괴물이 미친 듯이 날뛰는 광경을, 아찔한 사정과 함께 감상하기만 하면 된다.
살육의 신이 탄생하는 순간을, 복수의 악귀가 완성되는 순간을.... 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현장에서 목도하면 될 뿐이다.
“하나만 약속드리겠습니다.”
그때, 웃음이 멎은 정성민이 입을 열었다.
그는 여전히 모닥불 속의 환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놈은, 죽음을 구걸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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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민 세력의 전신, 스튜디오.
그곳의 대회의실엔 정성민의 주요 간부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앞으로 벌일 전쟁에 대한 논의, 그리고 무엇보다 ‘정성아 건’에 대해 결정을 짓기 위해서이다.
“계획을 다소 수정해야겠어. 이기수 회장 일은 일단 중단한다.”
이기수 회장.
이신아의 아버지이자 정성민의 외할아버지.
원래 정성민은, 이기수 회장을 이용하여 정성아와 이신아를 빼내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신아가 완전히 변절해버렸고, 미스터 최의 세력의 2인자로 완벽히 자리매김해버리고 말았다.
물론 대외적으론 미스터 최의 후계자이자 스튜디오의 주인인 정성민이 2인자이긴 하지만, 미스터 최를 비롯한 그의 최측근들은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었다.
정성민이 칼을 갈고 있다는 것을.
그럼에도 그들이 정성민을 놔두는 건, 그가 바치는 상납금이 다른 세력에 비해 터무니없이 많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는 것과, 이미 정성민의 세력이 너무 거대해진 데다 견고하기까지 해서 함부로 건드렸다간 모두 공멸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백하윤. 네가 이유를 설명해줘. 왜 이기수 회장 루트를 중단해야 하는지.“
의아한 표정의 간부들.
이희연, 이하영, 엘레나 외 각 부서의 장들은 계획의 중단 여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었다.
백하윤이 고개를 끄덕이곤 그들에게 그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다들 알다시피 최근 내가 정성아와 꾸준히 만남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다 알 거야. 그런데 어제, 중요한 정보를 얻게 됐지.“
백하윤이 얻은 중요한 정보.
이신아가 ‘민세라’가 되며 미스터 최에게 넘어가 그의 정실이 되었다는 것과, 2일 뒤 돌아오는 미스터 최와 이신아가 정성아를 재세뇌시킬 거란 내용이었다.
”성아는... 지금이라면 돌아올 수 있을 거 같아. 세뇌가 덜 된 건지, 아니면 그 아이의 심성이 강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성아는 흔들리고 있어. 빼 오려면 지금 빼 와야 해.“
정성아.
천성이 순하고 매사에 긍정적이었던 아이.
잔정이 많아 사람을 잘 챙기고 그들의 희비에 진심으로 기뻐하고 슬퍼하는 타고난 선한 기질의 아이.
정성민이 생각하는 정성아의 모습은 그러했다.
비록 지금은 미스터 최에게 타락해 주변만 챙기고 타인에겐 무감하게 변했다곤 하나, 그래도 정성아는 정성아였다.
아직 예전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빼 오실 겁니까? 이기수 회장을 이용하는 방법이 아니면, 별다른 명분이 없지 않습니까.“
한 최측근 간부의 질문에 정성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미스터 최의 최측근이 되어버린 정성아를 이쪽으로 빼 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정성아를 이쪽에서 빼 왔다는 것을 들키는 순간 바로 전쟁이 터질지도 모르고.
정성민이 답했다.
”빼 오는 건 생각보다 쉬워. 백하윤 실장이 유인만 하면 될 테니까. 문제는 빼 온 다음이지. 정성아를 우리 측으로 빼 오면 바로 전쟁이야.“
아직은 본격적인 전쟁을 주저하는 듯한 정성민의 반응.
이에 엘레나가 꾸깃 표정을 구겼다.
그녀가 어눌한 한국말로 말했다.
”쉉민. 그냥 확 붙어! 우리 쪽에서 지원 확쉴히 해줄 테니까! 미스터 쵠지 뭔지 조쥐는 거야!“
엘레나의 호기로운 발언.
허나 정성민은 쓰게 웃음을 지었다.
그가 엘레나를 보며 말했다.
”지금은 안돼. 해결해야 할 게 많거든.“
”해결해야 할 거?“
”그래. 일단 마피아는 내전으로 전력이 많이 상실된 상태야. 내부 상황을 수습하는 데만 해도 여간 저간 바쁜 게 아니지. 게다가 엘레나, 너의 지분으로만 그들을 좌지우지 하는 건 쉽지 않을 거야. 낯선 타국의 전쟁을 도와주러 목숨 걸고 용병을 보내주는 일. 아마 반대가 심할 거야.“
”하, 하쥐만! 우리가 이귈 수 있었던 거, 너와 하영 언뉘 도움이 컸숴. 그 은혜, 반두쉬 갚아야 해.“
”... 용병을 보내지 않을 거란 말이 아니야. ‘충분할 만큼’ 보내지 않을 거란 얘기지. “
정성민의 말에 엘레나는 울상이 되었다.
생각보다 자신의 세력이 그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픈 그녀였다. 마음 같아선 마피아 전 세력을 들고 가 미스터최인지 뭔지 그 새끼를 조져버리고 싶은데.
”그 외에도 여러 문제가 있어. 지금 전쟁이 터지면 구원자와 미스터 최가 손을 잡을 가능성이 커. 게다가 정부 요원도 곳곳에 잠입해서 뒷세계 전체가 공멸하도록 작업을 칠 거고.“
”.....“
생각보다 복잡한 한국의 뒷세계.
엘레나는 주먹을 꽉 쥐며 다짐을 했다.
그에게 쓸모있는 여자가 되기 위해, 이제 철부지 같은 짓은 그만두기로.
”그러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정성아를 이대로 놔두기엔...“
그때,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정성민의 계획을 묻는 이하영.
정성민이 답했다.
”그래서 생각해봤는데, 빼오 돼, 빼 오지 않을 거야.“
빼오 돼 빼 오지 않는다?
그 모순적인 말에 모두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성민이 덧붙여 말했다.
”그러니까 우리 쪽 사람으로 만든 뒤, 미스터 최 세력이 스파이로 심을 거라는 말이야. 백하윤 실장이 그랬던 것처럼.“
과연. 이하영과 백하윤은 미소를 지었다.
그 방법이라면 정성아를 잃지 않고 전쟁도 억제할 수 있다.
게다가 정성아가 스파이로 잠입해 있으면, 차후에 있을 전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럼 내 역할이 중요하겠네.“
정성민의 작전을 이해한 백하윤이 말했다.
정성민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가 할 일을 알려주었다.
”무슨 수를 써서든 내일, 정성아를 불러내. 그리고 여기 스튜디오로 데리고 오기만 하면, 그 뒤는 내가 알아서 하지.“
정성민 바로 옆자리에 있는 이희연이 눈을 빛냈다.
그녀는 정성민의 말을 듣자마자 곧바로 테블릿PC에 무언가를 적으며 작전을 세우기 시작했다.
일명 ‘정성아 탈환 작전’이었다.
”계획은 이희연 총괄 팀장이... 이미 하고 있군.“
자신의 바로 옆자리에서 무언갈 열심히 끄적이는 이희연.
정성민은 피식 웃고는 다시 정면을 바라봤다.
그를 중심으로 있는 테이블 양 사이드엔 자신의 휘하에 있는 모든 간부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 변동 사항은 하나야. 이기수 회장 작전팀 일시 중지. 다만 장민혁은 계속 지원해줘. 언젠가 이 모든 일이 끝나면, 이기수 회장도 손봐줘야 하니까.“
”“예!”“
이희연이 따로 만든 ‘이기수 회장 작전팀’의 팀장들이 우렁차게 대답했다.
정성민은 테이블 왼쪽, 가장 가까이 앉아있는 이하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영이...아니, 이하영 기획팀장은 추진하던 일 그대로 진행해. 사실상 네가 하려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니, 언제든지 지원인력 필요하면 말하고.“
”네. 주인님.“
정성민은 이하영을 시작으로 다른 팀장들에게도 여러 가지 지시사항을 전했다.
그중에서 그가 가장 많은 지시사항을 내린 팀은 신약 개발팀, 특수 안보팀, 대외지원관리팀이었다.
그들 모두가 다가올 전쟁에 핵심이 되는 팀이고, 완전히 변절한 이신아를 다시 되돌려 놓는 데 필요한 팀이니 각별히 신경 쓰는 정성민이었다.
”그리고, 안지연 특수 부대 팀장.“
안지연 특수 부대 팀장.
정성민의 친위대 대장이자 장건혁이 키워낸 특수 부대 27명을 거느리고 있는 그녀가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그녀의 몸은 장건혁의 모든 욕망이 총집합 되어, 보디빌더인 성인 남성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그야말로 전투만을 위해 만든 몸이자, 주인님의 적을 모두 처단하기 위해 만든 몸.
주인님의 승리를 위해 그토록 바라던 여성성을 잠시 내려놓은 그녀였다.
”예, 주인님.“
”훈련은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겠지. 전쟁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하려면, 네 침투 작전이 성공해야 해.“
”... 물론, 모두 맹훈련 중입니다. 작전에 차질은 없을 겁니다.“
묵직하면서도 확신에 가득 찬 안지연의 대답.
정성민은 고개를 끄덕인 뒤 그녀의 수고를 치하했다.
그리고 대회의실에 있는 모두에게 회의 종료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때.
”저, 주인님.“
신약 개발 팀장이, 조심스럽게 정성민을 불렀다.
정성민이 그를 바라보자 그가 말했다.
”이번에 정성아를 스튜디오에 데리고 오면... 새로 개발한 신약으로 조교하는 건 어떻습니까? 치사율이 10%밖에 안 됩니다...“
싸이코 매드사이언티스트 신약 개발 팀장.
치사율 10%밖에 안 된다는 그의 말에 모두의 표정이 굳어졌다.
감히 주인님의 여동생에게 어찌 그런 위험한 약물을 투여한단 말인가.
원래라면 극형에 처해야 하는 불경죄.
허나 그는 미친 또라이 과학자였고, 47%의 치사율도 사람의 몸에 주입하여 실험하는 미친 과학자였다.
결국 모두의 이목이 정성민에게 쏠렸다.
과연 주인님은 저 유능하지만 싸이코인 과학자의 발언을 어떻게 넘기실 것인가.
”이번 작전에서 네 약물은 필요 없다.“
그때, 피식 웃으며 대수롭지 않은 듯 말하는 주인님.
이윽고 그가 말했다.
”이번에는 오직 내 몸과 기술만 써서 조교할 거야.“
그동안 상대의 마음의 틈을 채우거나 최면 및 약물을 동원해 상대를 세뇌시킨 주인님. 하지만 이번에는 왜 자신의 주특기를 사용하지 않고 몸만 쓰신다는 것일까.
그 모든 의문은 이어지는 주인님의 말에 불식될 수 있었다.
”난 이미 미스터 최를 넘어섰다. 몸을 섞는 것으로 충분해.“
***
”부르셨습니까.“
박종필의 오른팔, 김민수.
이신아의 부름을 받은 그는 마사지실에서 이신아를 대면하고 있었다.
다만 이신아는 얇은 천 너머에서 마사지를 받고 있었고, 그는 그 반대편에서 마사지를 받는 이신아를 보고 있었다.
-꿀꺽.
하지만 상황이 너무 야릇했다.
컴컴한 방, 은은한 조명이 이곳을 비추는 탓에, 얇은 천 너머로 이신아의 실루엣이 그대로 보였다.
”으음...♥ 왔어요? 지금은 마사지를 받는 중이니 실례할게요. 얼굴을 볼 수가 없네.“
요염함이 잔뜩 묻은 그녀의 음성.
마사지사의 손이 그녀의 몸을 꾸욱 꾸욱 누를 때마다 야릇한 신음을 흘리는 그녀였다. 게다가 봉긋 솟은 그녀의 유방과 매끈한 몸매라인이 그림자 실루엣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어, 음탕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었다.
”펴, 편하게 말씀하십시오.“
”후후... 좋아요. 제가 민수씨를 이곳에 부른 이유는, ‘만족도’를 조사하기 위해서예요.“
”마, 만족도요...?“
”으흥...♥ 네. 만족도♥ 이제 전 이곳의 안주인이 될 사람인데, 직원들의 만족도 조사는 해야 하지 않겠어요? 흐읏...♥ 그래서 불만 사항은 없는지, 묻고 싶은 거예요.“
김민수는 꿀꺽 침을 삼켰다.
박종필 두목에 대한 내 충성심을 시험하는 것일까.
아니면 순수하게 내 만족도가 궁금한 것일까.
짧게나마 고민을 이어가던 김민수가 깍듯한 목소리로 답했다.
”만족하고 있습니다. 두목님께서도 절 잘 챙겨주시고, 보수도 충분히 받고 있고. 항상 두목님과 주인님. 그리고 민세라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일단 전형적인 말로 답한 김민수.
그때, 이신아가 요염함이 묻은 웃음 소리를 흘렸다.
”크흐흐흐흐흐....♥“
”.....“
마치 자신의 마음을 간파한 듯한 웃음소리.
이윽고 옆드려 있던 그녀가 상체를 일으켰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과, 널찍한 골반라인이 그림자 실루엣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을 정면으로 향하고 있었다.
김민수는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나한텐 솔직해도 돼요♥ 박종필 밑에서 개같이 굴렀는데, 그렇게 대우가 좋지 않은 거, 잘 알고 있어요♥“
김민수는 힐끗 고개를 들었다.
이신아는 다시 정면으로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 실루엣이었다.
김민수는 이신아의 봉긋한 가슴을 충혈된 눈으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아, 아닙니다... 전, 이대로도... 좋습니다.“
김민수는 그렇게 답하곤 다시 이신아의 실루엣을 힐끗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