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저 육변기에 불과했다.
자신의 뒤틀린 욕망을 채우기 위한 장난감에 불과했다.
하지만 고귀했던 그녀의 인격이 뒤틀리는 순간, 이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쾌감이 느껴졌다.
한평생 한 남자만을 바라보던 지고지순함이 음란과 배덕으로 점철됐을 때, 머리가 파바밧 터지는 듯한 아찔함을 느꼈다.
항상 자식을 생각하며 때론 엄격하고, 때론 부드럽게 훌륭히 자식을 키워냈던 어머니의 모습이 완전히 지워졌을 땐, 어마어마한 만족감, 그리고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도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부인은 영원히 제 겁니다.”
사실, 이신아와 결혼식을 올리는 것은 정성민을 제압한 뒤, 그를 능욕하기 위한 이벤트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년과 몸을 섞으면 섞을수록, 이년이 음탕한 뒷세계의 여왕으로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어느새 진심이 되어버렸다.
-퍽! 퍽! 퍽! 퍽! 퍽! 퍽!
피스톤질이 격해졌다.
이신아는 눈을 까뒤집은 채 ‘나이신아는남편정현재를...’ 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방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질 내부가 꽈악 조이며 미스터 최의 사정을 촉진시켰다.
“크하악!!”
-뷰룻! 뷰룻! 뷰룻! 뷰룻! 뷰룻! 뷰룻! 뷰루우웃....
날이 갈수록 질의 조임력도 대단해지는 그녀.
더욱 교활하고, 더욱 악랄하고, 더욱 음탕해지는 그녀.
미스터 최는 그런 그녀를 끌어안았다.
땀범벅이 된 그녀의 머리를 쓸어넘긴 뒤, 연인이 할 법한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
이신아의 얼굴이 사랑으로 가득 물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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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의 눈을 마주 보고 있는 두 사람.
둘 다 아무런 말을 하고 있진 않았지만, 서로가 느낄 수 있었다.
이신아는 그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미스터 최는 이신아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큭큭... 죽을 때가 되었나.”
미스터 최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이신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에 이신아가 당황한 눈빛으로 걱정스레 바라보자, 미스터 최가 그녀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진짜, 부인을 사랑하게 된 거 같군.”
사고로 가족을 잃은 뒤, 2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는 누구도 사랑해 본 적이 없었다.
누군가를 타락시키고 조교를 하는 것도 그저 자신의 증오와 가학심을 발산하기 위해 하는 것일 뿐, 단 한 번도 애정을 주지 않는 그였다.
“주인님... 주인님은 절대 죽지 않아요. 이렇게 건재하신 걸요.”
그때, 이신아가 자신의 뺨을 쓰다듬으며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미스터 최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진한 미소를 지었다.
“그냥, 감회가 새로워서 그런 겁니다 부인. 이런 감정은 너무 오랜만이라.”
“..... 주인님...♥”
미스터 최의 말에 감동한 듯 울먹이고 있는 이신아.
그녀는 고개를 빼꼼 내밀어 미스터 최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그러자 미스터 최가 발기한 자지를 다시 집어넣곤,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언젠가, 선택의 순간이 올 겁니다. 그때가 되면, 부인은 모든 걸 버리고 내게 올 수 있을지 궁금하군요.”
이신아는 미스터 최의 말을 들으며 보지를 꽈악 조였다.
마치 그를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란 말을 대신하는 듯, 그의 정액으로 범벅이 된 항문과 보지를 움찔거리며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제 목숨, 제 모든 것을 걸고서라도, 전 주인님만을 사랑할 거예요...♥”
***
“여보, 나 왔어~♥”
벌컥, 정현재의 독방을 열며 정성아가 말했다.
정현재는 오랜만에 보는 딸. 아니, 젊은 시절의 아내를 바라보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여보!”
“후후...♥”
수척해진 정현재를 보며 슬픈 미소를 짓는 정성아.
그녀는 자신에게 달려온 정현재를 꼭 끌어안곤 그의 머릿결을 쓸어넘겨 주었다.
그리고 최근, 백하윤이 썼던 유언장을 떠올리며 걱정스레 그를 바라보았다.
“여보 요즘 어때? 힘든 일은 없어?”
정성아의 질문에 정현재는 퀭한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돌연 자신의 뺨을 찰싹 때리기 시작했다.
“여보...?”
-찰싹! 찰싹! 찰싹!
뺨을 연달아 때리는 아빠의 모습에 당황한 정성아.
당황한 그녀는 황급히 정현재의 손을 붙잡아 그를 제지시켰다.
그리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왜 그래! 갑자기 왜 그래...!”
안 그래도 동경의 대상이자 증오의 대상이었던 하윤 언니가 죽으려고 해서 마음이 착잡한데, 아빠까지 이상하다니.
정성아는 정현재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무슨 일이야. 왜 갑자기 뺨을 때리는 거야...”
정성아는 정현재의 등을 천천히 쓸어주었다.
그러자 정현재가 울먹이며 답했다.
“꾸, 꿈에서 깨어나지 않아....”
꿈.
타락한 이신아의 모습과 젊은 시절의 이신아가 이곳에 공존하고 모순을, ‘꿈’이라는 매개체로 인식하고 있는 그.
정성아가 말했다.
“언젠간 깰 수 있을 거야... 현실에선 당신이 깨어나길 우리 가족 모두가 바라고 있어.”
피폐해진 정현재의 정신을 잠시나마 위로할 수 있는 방법.
그것은 계속해서 이 악몽이 곧 끝나고, 행복한 현실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거짓말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니면 그와 몸을 섞으며 위로해주거나
“... 성민이가 보고싶어....”
그때, 그렇게 말하며 울먹이기 시작하는 정현재.
정성아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리고 감정을 수습할 틈도 없이, 정현재가 다음 말을 이었다.
“성아도, 성아도 너무 보고 싶어... 걔들은 잘 지내지?”
정성아는 고개를 위로 들었다.
쏟아지려는 눈물을 꾹 참으며, 정현재의 옷을 꽉 쥐었다.
이윽고 그녀가 말했다.
“그럼. 성아는 아이돌 데뷔해서 지금 엄청 잘 나가고 있는걸. 성민이는 이번에도 요리대회에서 수상했더라. 대학만 졸업하면 바로 유명 호텔의 쉐프가 될 거래.”
“...정말?”
“응. 나중에 보여줄게. 그러니까 힘들어하지 마. 곧 깨어날 수 있을 거야.”
정성아는 그렇게 말하며 정현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불안해하는 그의 입술에 입맞춤을 해주었다.
정현재가 웃기 시작했다.
“하하... 여보. 미안해. 애같이 굴어서.”
“아냐. 당신 언제나 응석받이였잖아. 예나 지금이나 똑같네.”
언젠가 부모님의 대화를 엿들은 적이 있던 정성아.
그녀는 그때, 이신아가 했던 말을 기억하며 그대로 흉내 냈다.
그러자 정현재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하하하... 이거 부끄럽네. 그래도 덕분에 진정됐어. 오늘은 얼마나 있다 갈 거야?”
정성아는 휴대폰을 꺼내 스케줄을 확인했다.
이따가 강PD를 조교해야 하고, 안심 건설의 최사장도 만나서 타락시켜야 한다.
또 그게 끝나면 새로 하는 예능 촬영해도 참가해야 하고, 촬영이 끝나면 장회장을 만나 성 상납도 해야 한다.
“.....헤헤. 오늘은 하루 종일 같이 있자.”
하지만 정성아는 모든 스케줄을 취소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자꾸만 백하윤의 유언장이 신경 쓰여, 정현재를 방치할 수 없었다.
지금은 그의 심신을 위로해줄 필요가 있었다.
“저, 정말? 오늘은 하루 종일?”
활짝 웃으며 정성아의 말을 반기는 정현재.
그 해맑은 모습에 정성아도 활짝 웃었다.
“그럼. 밥부터 먹자. 당신 또 제대로 안 챙겨 먹었지?”
최근 드라마 배역을 따내려 연기를 배우고 있는 정성아는 수준급으로 이신아를 따라할 수 있었다.
그녀는 정현재의 배를 꼬집는 이신아의 습관을 따라 하며 정현재를 나무랐다.
“아얏...! 그, 그게 입맛이 없어서.”
“그러니까 그렇게 몸이 앙상하지! 당신 몸이 대체...”
삐쩍 꼴은 정현재의 모습.
정성아가 뒷말을 흐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눈시울이 붉어지고,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먹먹해지기 시작했다.
“좀, 제발 좀 챙겨 먹으라니까. 좀...”
정성아의 반응에 곤란한 표정을 짓는 정현재.
그가 정성아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미안... 정말 미안해... 또 걱정시켜서. 이제는 진짜 잘 챙겨 먹을 테니까, 울지마. 응?”
정상이의 마음이 와닿아서 그런 것일까.
퀭했던 정현재의 눈빛에 생기가 돌아왔다.
심지어 그는 ‘이게 다 성민이 그놈이 요리를 안 하다 보니 입맛이 없어서’라는 농담까지 했다.
“하아. 그럼 약속 지킬 거지? 꼭 챙겨 먹어야 돼?”
정현재가 농까지 하자, 정성아는 간신히 진정할 수 있었다.
농담을 던질 정도면 그가 호전되고 있다는 증거니까.
“그럼! 밥부터 먹을까? 배고프다.”
이윽고 두 부녀는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정현재는 이신아와 함께 했던 추억거리에 대해 떠들었고, 정성아는 모르는 내용은 대충 얼버무리며 넘겼고, 아는 내용은 최대한 호응하며 그의 기분을 맞춰주었다.
“들어와...♥”
이윽고 식사를 마치고 침대에 누운 둘.
정성아는 침대에 누워 다리를 M자로 한 채 발기한 정현재의 자지를 보았다.
정현재는 쑥스럽게 미소를 짓고는, 핑크빛 색이 감도는 정성아의 균열에 자신의 자지를 집어넣었다.
“사랑해... 사랑해...”
정현재를 끌어안은 정성아는 그의 귀에 계속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었다.
힘들지만 살아남아 달라는, 그녀의 응원이었다.
“흐읏...! 커흑!”
이윽고, 삽입한 지 5분이 채 안 되어 사정하기 시작하는 정현재.
그의 스킬과 크기는 이렇게 형편없었다.
하지만 정성아는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그를 안아주었다.
최고로 기분이 좋았다고 그를 다독여주었다.
***
“크하하하하하하!!!”
한편, 안지연은 정성민의 스승, 장태건의 합숙 특훈을 받고 있었다.
지난 2주간 장태건에게 물든 그녀는 장태건과 같이 표적에 총을 쏘며 광소를 터트리고 있었다.
-탕! 탕! 탕! 탕! 탕! 탕!
쏘는 총알마다 10점에 꽂히는 미친 재능.
장태건은 그런 그녀를 보며 발기하고 있었다.
그녀 또한 정성민과 같은 ‘살인귀’가 될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찾았다!!!!!!’
처음엔 여자라고 무시했었다.
자신의 애제자가 그녀의 교육을 부탁했을 때, 내심 탐탁지 않아 하던 장태건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재능은 가히 미친 수준이었다.
근접전, 원거리전, 수중전 뭐든 가릴 것 없이 척척 소화해 내는 그녀였다.
“흐으으읏!!!”
무엇보다, 그녀의 신체는 성인 남자를 뛰어넘는 미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대로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며 근육단련을 하면, 더욱 근접 격투에서 재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파앗!
이윽고, 안지연이 입고 있던 티가 찢어졌다.
여리여리했던 여인의 몸이 우락부락한 전사의 몸이 되어, 티가 찢어질 정도로 근육이 붙은 것이다.
‘찾았다!!!!!!!!’
장태건은 쿠퍼액을 흘렸다.
그녀 또한 정성민처럼 ‘살인귀’로 태어날 수 있는 재능이었다.
적의 살점을 뜯어먹고, 내장을 목에 걸치고, 피로 세수를 할 수 있는, 자신 같은 광전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안지연! 훌륭하다! 넌 최고의 여전사가 될 수 있다!”
“크하하하하! 네! 스승님! 주인님을 위해서라면, 어떤 적이든 제가 다 찢어 죽여버릴 겁니다!”
안지연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이 입고 있던 티를 완전히 찢어버렸다.
장태건은 그녀의 몸 곳곳에 자리 잡은 근육, 그리고 자신과 같은 광기 어린 표정을 짓는 안지연을 보며, 미친 듯이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아아..... 최고의 여전사로 키워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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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쿡 사람둘, 이컬 왜 술이라고 마쉬는지 모르게쒀.”
소주잔을 비운 엘레나가 그렇게 말하곤 돼지 껍데기를 질겅질겅 씹었다.
취기가 오른 이하영과 백하윤은 그런 그녀를 보며 피식 미소를 흘렸다.
“역시 로씨야네. 술은 못 따라가겠다.”
“나도 어디 가서 꿀리는 건 아닌데, 5병이나 마셔도 안색 하나 변한 게 없네.”
테이블 옆, 수북이 쌓여있는 소주병.
엘레나는 삼겹살에 구운 김치를 얹어 먹으며 방긋 웃었다.
“구래도 김취 삼굡살은 마슀어. 나중헤 또 오자.”
도수가 너무 낮은 것 말고는 이곳의 음식이 잘 맞는 엘레나.
이하영은 피식 미소하며 소주잔을 들이켰다.
그리고 본론을 꺼내기 위해 헛기침을 한번 하여 이목을 모은 뒤, 입을 열기 시작했다.
“... 이만하면 술은 된 거 같고, 여기에 모두를 모은 이유를 말할까 해.”
진지한 표정으로 주제를 꺼내려는 이하영.
백하윤이 턱을 괴며 그녀를 봤다.
엘레나도 삼겹살을 우물우물 씹으며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이하영이 말했다.
“구원자를 제거할까 해.”
구원자와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이하영.
그녀에게 그 문제는 절박했다.
결혼식이야 그냥 올린다 쳐도, 결혼식이 끝나면 그의 아이를 임신해야 하니 말이다.
“... 가능해?”
“위훰할 텐데.”
다만, 구원자는 뒷세계의 양대산맥 중 하나.
그를 제거하는 것도 힘들뿐더러, 제거한다 해도 그 뒷감당이 힘들었다.
하지만 이하영에겐 계획이 있었다.
“위험하지. 그러니까 둘을 부른 거야. 도움을 받고 싶어서.”
이하영의 도움 요청에 눈을 날카롭게 빛내는 백하윤과 엘레나.
지금은 사이좋게 새로운 도원결의를 하여 자매 행세를 하고 있지만, 그것도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단지 ‘자매의 정’이라는 허울뿐으로 이하영을 돕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컸다.
“우리가 얻는 건?”
그러니 이하영을 도움으로써 얻는 게 있어야 한다.
이익이 없으면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정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것이 뒷세계의 사람이 사고하는 방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