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5화 (195/303)

성아의 말대로 일열로 늘어선 작은 구멍엔 잔뜩 발기한 자지가 하나씩 튀어나와 있었다.

[선수는 저 중에서 가장 빨리 쌀 거 같은 물건을 정한 뒤, 물을 빼주면 됩니다! 최대한 빨리 빼줘야 다음 코스로 이동할 수 있으니 신중히 선택해야겠죠?]

성아는 그렇게 말하며 금방이라도 폭발할 거 같은 자리를 툭- 건드렸다.

그리곤 움찔 움찔 떨리는 자지를 보며 요염한 미소를 짓곤,

“하-읍!”

자지를 입으로 삼켜, 봉사하기 시작했다.

다만 성아가 고른 자지는 금방이라도 쌀 것처럼 폭발 진전의 자지였기 때문에, 입봉사를 한 지 3초만에 물을 뺄 수 있었다.

[자- 보셨죠? 이렇게 최대한 빨리 짜내면 됩니다! 잘못 고르면 이 코너에서 시간 엄-청 잡아먹힐 수 있다구요!]

성아는 참 팁 같지도 않은 팁을 남기곤 다음 코스로 이동했다.

그곳엔 수십 개의 전동 딜도가 우우우웅- 울리고 있었다.

[자! 다음은 딜도 옮기기입니다!]

딜도 옮기기.

그 룰을 들어보니. 참 할 말을 잃게 만드는 룰이었다.

딜도 옮기기의 룰은 ‘보지’와 ‘항문’만을 써서 총 8개의 딜도를 특정구역에 옮기면 통과할 수 있는 룰이었다.

[자~ 이번에도 제가 시범을 보여줄게요!]

성아는 그렇게 말하며 깍지 낀 손을 뒤로 받쳐 겨드랑이를 개방했다.

그리곤 바닥에 서 있는 딜도를 바라본 다음, 스쿼트 자세를 취하며 보지를 들이밀어 댔다.

[흐읏!]

그렇게 스쿼트 1회를 수행하여 딜도를 보지에 꽂은 성아.

이윽고 그녀는 보지에 꽉! 힘을 준 다음 딜도를 가져와 ‘특정 구역’에 옮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총 7개의 딜도를 모두 옮긴 성아는 식은땀을 닦으며 마이크를 달았다.

[후우... 쉽지 않았어요. 옮기면 옮길수록 조임력이 떨어지니까 평소에도 조임력을 잘 단련하는 게 포인트네요.]

‘조임력 단련’이라는 미친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이는 성아.

그녀 역시 이신아처럼 망가질 대로 망가진 모양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저런 변태 용어 입에 담지도 않았을 텐데.

[자-. 여기까지 오신 선수분들 정말 수고 많았어요. 이제 다음 순서는 마지막 코너인데요! 제한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이 보내버리면 됩니다!]

제한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이 보내버리기.

즉, 15분 안에 최대한 많은 수의 남자를 싸게 만들면 된다는 소리였다.

[지금은 아직 남자 100명이 준비되어 있지 않지만, 경기가 시작되면 이 세트장에 붐빌 예정이에요!]

그렇게 성아는 ‘노예 마라톤’의 설명을 끝마쳤다.

그리곤 힐끗 시계를 확인한 뒤, 경기 시작을 공지하기 시작했다.

[자! 시간이 됐습니다! 이제 품평회의 본 게임인 ‘노예 마라톤’을 시작하겠습니다! 선수들 나와주세요!]

그렇게 성아가 ‘선수 입장’을 외치자, 음란복을 입은 5명의 여자가 입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 유독 눈에 띄는 여인이 하나 있었다.

“큭큭. 유진아가 출전했군.”

유진아.

화면에 보이는 5명의 선수 중, 내 조교사가 직접 조교한 나의 노예년.

사실 내 노예년이 저기 있는 이유는 내 이름을 대신하여 조교사 하나가 2차 품평회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2차 품평회의 영상을 확보하기 위해선 내 사람을 보내야 했고, 내 사람이 의심받지 않고 활동하려면 직접 게임에 참가할 필요가 있었다.

하여 난 가장 조교가 잘 된 노예 여섯을 내 대리인에게 붙여주었다.

“응원할 년이 생겨서 좋군.”

뭐,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참가한 게임이지만, 이왕 참가한 거 이기면 좋지 않은가.

난 5명의 선수 중 유진아가 1등을 하길 바라며 음란복을 입은 선수들을 바라보았다.

[자! 그러면 경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출전 선수들을 소개하는 시간부터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박민정!]

이윽고 성아의 안내대로 가장 왼쪽에 있는 여자부터 차례대로 ‘선수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하여 나는 리모컨을 조작해 쓸데없는 선수 소개는 다 건너뛰었다.

난 그저 ‘내 선수’의 자기소개나 경기 영상을 보고 싶을 뿐이다.

[자! 마지막으로 유진아 선수군요! 유진아 선수는 어떤 사연으로 이곳에 오게 되었을까요! 대형 스크린을 봐주시죠!]

그렇게 40분 정도 건너뛰기를 한 결과, 유진아 차례가 되었다.

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굉장히 조교 만족도가 높았던 그녀의 영상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저 영상은 내가 운영하는 스트리밍 사업의 영상 중 가장 많이 팔린 영상 TOP7 안에 들 만큼 많은 고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낸 영상이었다.

[남자친구를 처음 만난 건 3년 전이었어요. 한 빈티지 향수 전시회에서 처음 만났죠. 전 향수 애호가였거든요.]

매일 매일 쓰는 향수를 바꿀 만큼 향수에 관심이 많았던 유진아.

그녀는 향수 전시회에 참가할 만큼 향수에 진심이었던 여자였다.

그녀가 처음 향수에 관심을 가지 게 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였는데, 짝사랑하던 남자애가 항상 쓰던 향수를 찾다 보니 향수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됐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가 이렇게 짝사랑하는 남자애의 향수를 찾으려고 한 이유는, 향수의 이름을 알아낸 다음 그것에 대해 아는 척을 하며 말을 붙이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하지만 남자애가 갑작스럽게 전학을 가게 되며 그 계획은 무산으로 끝나게 되고, 결국 향수의 이름만 남긴 채 첫사랑을 이루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난 거죠. 별생각 없이 들린 향수 전시회에서, 그 남자애를 만나게 됐으니까요.]

유진아가 그 남자애를 만난 것은 자그마치 6년이란 시간이 지난 뒤였다.

그 당시 그녀는 이제 막 대학을 마치고 한 스타트업 회사에 취업한 상태였고, 바쁜 회사 생활로 인해 지친 심신을 달랠 겸 평소 관심이 많던 향수 전시회에 들렸다고 한다.

[그렇게 전시회에 들러 향수를 하나하나 시향 하고 있던 중이었어요. 그런데 어디선가 갑자기.... 언젠가 많이 맡아봤던 그리운 향기가 나는 거예요. 제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그 향기요.]

매일 그 남자애의 뒷좌석에서 맡았던 향기로운 그 향기.

그 향기를 찾기 위해 수십, 수백 개의 향기를 찾아보았던 과거의 기억.

유진아는 그 향기를 맡자마자 가슴이 저릿한 것을 느끼며, 향기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고 한다.

[그 남자애였어요. 소심했던 제가 대화 한마디 붙여보지 못했던, 그 남자애요. 어릴 때보다 훨씬 멋있어져 있더라고요.]

홍조 가득한 얼굴로 그 운명의 순간을 말하는 유진아.

그녀는 그때의 벅차오르는 감정을 품은 채, 다음 말을 내뱉었다.

[관성이었어요. 저도 모르게 그 남자애의 이름을 부른 건. 민찬기. 6년 동안 마음에 품었던 그 이름을, 드디어 내뱉은 거예요.]

마음속에 소중히 품었던 그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낸 그녀.

그러자 옆에 있던 잘 생긴 남자는 그녀를 보았고, 그녀를 보자 깜짝 놀란 표정으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유진아?’

그녀를 보자마자 그녀가 ‘유진아’임을 알아본 민찬기.

그렇다.

사실 6년 전 유진아만 민찬기를 짝사랑했던 게 아니라, 민찬기 또한 유진아를 짝사랑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거예요. 6년 전엔 시작조차 해볼 수 없었던, 우리의 사랑이.]

다음화 보기

[그렇게 시작된 거예요. 6년 전엔 시작조차 해볼 수 없었던, 우리의 사랑이.]

원래부터 ‘조향사’가 꿈이었던 민찬기.

그리고 민찬기의 향기에 이끌려 향기의 세계에 발을 들인 유진아.

둘은 ‘향기’를 매개체로 운명처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눈을 마주치자마자 서로를 알아본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져 단 일주일 만에 연인 관계가 될 수 있었다.

[그 당시엔 모든 게 행복했어요. 저는 찬기의 모든 것을 사랑했고, 찬기도 저의 모든 것을 사랑해줬죠. 특히 같은 관심사가 있는 게 참 좋았어요.]

24살, 향수 제조 업체 CEO가 된 민찬기.

그리고 향수 전시회를 찾아갈 만큼 향수에 관심이 많았던 유진아.

자연스럽게 둘의 대화 주제는 ‘향수’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었다.

대중적인 향수를 만들어야 했던 민찬기는 향수에 조예가 깊은 사용자로부터 깊이 있는 피드백을 받길 원하고 있었고, 유진아는 그런 남자친구를 최대한 도와주고 싶었다. 하여 둘은 데이트마다 민찬기가 가져온 향수 샘플을 두고 열띤 토론을 나누게 되었다.

‘이건 호불호 좀 탈 거 같은데? 처음 쓸 땐 만족도가 높을 거 같은데, 금방 질리는 향이야. 재구매율 좀 떨어질걸.’

‘오. 이거 괜찮다. 좀 중성적인 느낌으로 밀어도 되겠는데? 마케팅 잘 하면 꽤 팔릴 거 같아.’

유진아의 피드백은 굉장히 날카로우면서도 섬세했다.

민찬기가 가져온 샘플의 약점을 잘 지적하면서도, 보완점을 마련해주는 피드백이었다.

‘진아야. 우리 회사 테스터로 입사하는 거 어때? 네 피드백이 정말 좋거든. 대중적인 감각도 있는 것 같고. 진지하게 생각해봐.’

하여 민찬기는 유진아에게 입사를 제안하게 된다.

실제로 그녀의 피드백대로 해서 매출을 올린 상품이 꽤 있었기 때문에, 든든한 동료로서도 그녀를 맞이하고 싶었다.

‘내, 내가 도움이 돼?’

‘그럼. 네가 얼마나 감각 있는데. 대중적인 픽도 잘 뽑고. 분명 재능있어.’

‘응. 나도 조금이라도 더 네 곁에 있고 싶어.’

그렇게 유진아는 민찬기의 회사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 둘은 대중적이면서도 가성비 좋은 향수를 만들어 브랜딩을 한 다음 유통 계약까지 맺어 대성공을 이루게 된다.

둘의 미래는 마치 탄탄대로인 것처럼 보였다.

[후후. 그땐 정말 모든 게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었어요. 전 그저 제가 좋아하고 잘 하는 걸 했을 뿐인데, 그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니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찬기도 절 만난 건 하늘이 준 행운이라며 절 정말 소중히 대해줬고요.]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된 둘.

그렇게 둘은 사귄 지 1년 만에 미래를 약속하는 사이가 된다.

민찬기가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한 것이다.

[어느 날인가, 찬기가 향수를 하나 만들었다고 피드백을 부탁하더라고요. 맡아보니 엄청 달콤하면서도 황홀한 향기였었죠. 그 당시에 전 그 향기를 맡고 이렇게 답했어요.]

‘와.... 향기 진짜 너무 좋다. 음, 그런데 여러 번 쓰기는 좀... 힘들겠는데? 향이 너무 강해서.’

대중에 팔기엔 너무 향이 강했던 향수.

이를 유진아는 어김없이 지적했고, 민찬기는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응. 네 말대로 여러 번 맡기는 좀 그렇지. 딱 한 번만 쓰게 되어있는 향수니까. 지금 이 순간 말고는, 단 한 번도 쓰지 않을 거거든.’

지금 이 순간 말고는, 단 한 번도 쓰지 않을 향수.

민찬기가 말하고 싶은 것을 무엇일까.

유진아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민찬기가 향수병을 가리키며 말했다.

‘거기 뭐라 적혀있는지 봐봐.’

민찬기의 말에 이내 향수병을 확인하는 유진아.

샘플로 알고 있었던 병엔 ‘Propose’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이윽고 민찬기는 무릎을 꿇은 뒤, 준비해두었던 반지 상자를 꺼냈다.

그가 말했다.

‘근데 진아야. 난 너와 함께 하는 매일이, 이 향기를 맡는 거 같아. 너무 달콤하고 황홀해서, 항상 감사한 기분이야.’

‘.....’

‘나와 결혼해줄래?’

‘...응.’

6년 전, 한 낯선 남자아이에게 났던 향수 냄새.

그 향기로 인해 시작된 짝사랑이,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되었다.

앞으로 둘의 인생은 향기가 가득한 나날일 것만 같았다.

[후후후... 그땐 매일 매일이 머릿속이 꽃밭이었어요. 주인님의 계략에 걸려들었다는 것도 모른 채, 바보처럼 웃고 있었죠.]

유진아가 그렇게 말하던 도중, 그녀의 얼굴로 꽉 찬 화면이 전신샷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이윽고 전신 샷으로 전환된 그녀는 젖과 복부가 노출된 음란한 복장을 입고 있었고, 뒤에 보이는 침대엔 웬 배불뚝이 중년 남자가 누워있었다.

[... 그 뒤의 이야기는, 뻔한 이야기에요. 주인님의 계략으로 우리 회사가 큰 타격을 입게 되고, 계약이 연달아 파기되면서 부도 위기가 오게 되죠. 그 상태로 몇 개월 지나니 직원들 월급도 못 줄 만큼 상황이 악화되더라고요.]

유진아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그녀의 아랫배는 살이 찐 것처럼 조금 부푼 상태였고, 나머지 신체는 건강하게 마른 몸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초기 임산부 같은 배였다.

[그때, 주인님께서 저에게 접근한 거예요. 제 진정한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죠.]

광기에 가득 찬 눈으로 자신의 아랫배를 문질문질 쓰다듬는 유진아.

자세히 보니, 그녀의 아랫배엔 어떤 이상한 음문이 새겨져 있었다.

하트 모양과 자지 모양이 섞인 음문은 부푼 배 때문에 제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주인님께선 우리 회사와 계약하는 대신 저에게 몸을 요구했어요. 전 오랜 고민 끝에 받아들이기로 했죠. 찬기가 괴로워하는 걸 두고 볼 수만은 없었거든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옆에 있는 향수를 집어 들었다.

스프레이로 만들어진 향수병엔, ‘Corruption’ 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치익.]

그리고 그녀는 그것을 자신의 얼굴에 뿌렸다.

그리곤 눈을 까뒤집으며 몸을 오들오들 떨더니 다시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응흣...♥ 어디까지 얘기했었죠? 아. 거기까지 했었죠. 아무튼 그렇게 전 주인님에게 몸을 바치게 되죠. 장장 3개월씩이나♥]

어느새 선명히 젖은 자국이 생기기 시작하는 그녀의 팬티.

그녀는 침을 꿀꺽 삼킨 뒤 다시 입을 열었다.

[3개월 동안 우리 회사는 다시 회복하기 시작했어요. 주인님의 은혜로 A백화점 유통 경로를 확보한 거죠. 브랜딩을 다시 하는 데도 성공했고요. 그렇게 찬기는 점점 주인님에게 종속되어 갔어요. 거의 하청 업체? 그 정도 수준까지 가버린 거죠.]

그녀는 그렇게 말하곤 ‘주인님 눈치나 보는 한심한 남자였죠’ 라고 중얼거린 뒤, 다시 뒷이야기를 잇기 시작했다.

[물론 저는 그 3개월간 착실히 주인님에게 조교되어 갔어요. 몸은 이미 주인님에게 함락되어 버렸죠. 찬기는 뭐... 푸훗. 너무 못하거든요. 작고요. 비교될 수밖에요.]

반짝임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그녀의 흑빛 눈빛.

욕망에 자신을 놓아버린, 타락한 여자의 말로.

[그래도... 마음만큼은 끝까지 버티고 있었죠. 주인님도 그 당시엔 제가 넘어오지 않아서 초조했다고 하더군요. 자신의 조교를 이렇게까지 잘 버틴 여자는 제가 처음이라나?]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머리를 뒤로 넘겨 묶었다.

머리를 묶는 과정에서 드러난 그녀의 겨드랑이는 땀으로 젖어 있었다.

아무래도 방 내부의 온도가 높은 모양이다.

[후우... 좀 덥네요. 주인님 얘기를 했더니♥ 어쨌든 전 미련하게 버티고 있었어요. 3개월을 끝까지 버틴 뒤 찬기의 곁으로 돌아갔죠. 하지만 누가 알았겠어요? 주인님께서 한 가지 더 일을 꾸미고 있을 줄은.]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손부채질을 해댔다.

어느새 그녀의 몸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하아... 하아... 그래서 그 다음이...아! 동영상이었어요. 주인님께서 보낸 동영상. 처음엔 그냥 차단하려 했는데, 글쎄 썸네일에 알몸이 된 찬기가 있지 뭐예요. 볼 수밖에 없잖아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스마트폰을 들어 갤러리에 저장해놓은 동영상을 재생했다.

영상 안엔 한 낯선 여자와 섹스를 하고 있는 민찬기의 영상이 담겨 있었다.

[와-.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더라고요. 내가 어떤 심정으로 주인님의 조교를 버텼는데, 자긴 이렇게 즐기고 있다니... 하-아. 근데 알고 보니 이 영상 가짜더라구요. 딥페이크인가 뭔가 그걸 써서 찬기의 얼굴을 합성했다는데, 참 감쪽같죠? 하지만 중요한 건 그 당시에 이걸 진짜라고 믿었다는 거예요. 이 영상 때문에 제 마음의 벽도 허물어지게 되죠.]

이신아 처럼 조작된 영상에 마음이 무너진 그녀.

그녀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옆에 있는 화장대를 뒤적거리더니 향수병 몇 개를 꺼냈다.

향수병엔 주인님1, 주인님2, 주인님3 같은 글이 적혀있었다.

[-뽕!]

그녀는 ‘주인님2’의 뚜껑을 딴 뒤 코에 갖다 댔다.

그러자 그녀는 눈을 까뒤집으며 자신의 음부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흐오옷...♥]

[-프샤아아앗...]

순식간에 젖어 든 유진아의 팬티.

그녀는 흠뻑 젖은 팬티를 벗은 뒤 바닥에 휙 던져버렸다.

그리곤 그 뒤의 이야기를 말하기 시작했다.

[후-우. 주인님께서 그러시더라고요. 그 후엔 전혀 먹히지 않던 가스라이팅이 먹히기 시작했다고. 그때부터 제 정신이 조금씩 무너졌다고 해요. 주인님의 노예로 점점 개조되어 간 거죠. 나중엔 주인님께서 찬기를 혼내는 영상을 보여주는데, 그때 제 반응이 가관이었어요. 미친 듯이 울다가 미친 듯이 웃고, 물건 집어 던지고 소리지르고... 한 번 볼래요?]

-파앗.

전환되는 화면.

화면은 침대에 나란히 누워있는 유진아와 배불뚝이 중년 남자를 보여주고 있었다. 둘은 대형 스크린을 보고 있었는데, 스크린 안엔 무릎 꿇고 용서를 빌고 있는 민찬기가 있었다.

[제발 한 번만 살려주십쇼! 이번 이슈, 제가 어떻게든 해결하겠습니다!]

[이번 제품 전부 리콜하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야! 자네 때문에 내가 손해 보는 금액이 얼만지는 아나?]

[이, 이번 건만 막아주시면... 제가 반드시... 반드시 방법을 찾아서...]

[쯧쯧쯧. 무능력한 놈 같으니라고.]

멀끔했던 민찬기의 얼굴에 거뭇거뭇난 수염.

유진아는 그런 화면 속 민찬기를 다크서클이 가득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이윽고 그녀가 왈칵 눈물을 쏟으며 옆에 있는 중년 남자에게 말했다.

[왜...! 왜 찬기 괴롭혀요! 왜! 왜! 왜! 저렇게... 저렇게 힘들어 하는데....하으으....흐으으으으....]

중년 남자는 유진아의 말을 듣곤 씨익 웃었다.

맨살이 드러난 그녀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말했다.

[널 배신한 남자야. 네가 이렇게 저 남잘 위해 고생하는데, 저놈은 다른 여자와 놀아나고 있었지. 평생 너를 사랑하겠다고 맹세했으면서.]

[아... 아아....]

[그에 대한 대가를 받을 뿐이야.]

[마음이...마음이 찢어질 거 같아요.... 너무 힘들어요....]

[괜찮아. 내가 옆에 있잖아. 난 널 절대 배신하지 않아. 널 만나면서 다른 여자도 다 치워냈는 걸?]

[.....]

[녀석을 버려라. 내 여자가 되겠다고 맹세해. 그럼 저 녀석 회사도 내가 살려주지.]

[...시, 싫어요... 나, 나 아직, 나 찬기를... 찬기를 너무...너무 사랑하는데...]

[널 배신한 남자야.]

[사...랑....하는....]

[다른 여자와 몸을 섞었지.]

[나는...찬기....를...]

[그 여자에게 사랑을 속삭였어.]

[다, 다, 닥쳐어어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고성을 지르는 그녀.

그녀는 닥치라는 말을 반복하며 주위에 있는 물건을 마구잡이로 집어 던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바탕 난리를 친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기 시작했다.

[-저벅. 저벅. 저벅.]

그런 유진아에게 다가가는 중년 남자.

그는 유진아의 등을 쓰다듬으며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네가 괴로워하니, 너무 마음이 아프군. 내가 널 돕게 해다오.]

눈물범벅인 얼굴로 중년 남자를 올려다본 유진아.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