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녀를 방안에 들인 뒤 자초지종을 물었다.
이윽고 그녀의 답을 들은 나는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내 남편은 병으로 죽지 않았어요! 모두 엘레나가 벌인 짓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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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전자음과 함께 경기 시작을 알리는 성아의 쾌활한 목소리.
나는 괄약근에 힘을 준 뒤 엉덩이를 최대한 뒤로 뺐다.
허나 미약 스프레이에 질내사정, 마약 호흡기까지 맞은 나는 생각만큼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서윤에게 끌려가 버린다.
“후후...PD님 힘이 다 빠지셨네♥”
애널비즈로 연결된 채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우리.
서윤이는 키득키득 웃으며 완전히 힘이 빠진 날 조롱했다.
그녀는 날 노리고 있는 중년돼지남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 배불뚝이 아저씨들한테 팔려가고 싶은 거예요? 좀 더 분발해야죠.”
“크으으윽....”
“킥킥. 눈도 완전 다 풀리셨네. 시시하게 끝나게 되겠어~”
서윤이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허리를 엉덩이를 뒤로 뺐다.
그러자 내 안에 있는 애널비즈들이 딸려가는 느낌이 들며, 내 장벽을 긁어댔다.
“크흐으읏!”
물론 난 최대한 힘을 주어 서윤이의 공격을 막았다.
허나 서윤이는 풋-하고 웃음을 터트린 뒤, 흡! 하고 힘을 주어 애널비즈를 자신의 쪽으로 당겼다.
그러자 뽁- 하는 소리와 함께 내 항문에서 알 하나가 빠져나왔다.
‘아, 안 돼...’
너무나 쉽게 내줘버린 알.
서윤이는 그저 가볍게 힘을 주었을 뿐인데, 내 생명과도 같은 애널비즈 알이 손쉽게 뽑히고 말았다. 만약 그녀가 작정하고 힘을 주면 나는...
“벌써 5:4네요♥ 이거 맘만 먹으면 순식간에 끝낼 수도 있겠는데♥”
좆됐다.
이대로라면 난 100% 진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흡!”
그렇게 생각을 하던 찰나, 서윤이가 기습적으로 힘을 주어 애널비즈를 당겼다. 그러자 이번에도 내 항문에서 알이 하나 더 딸려 나오게 되었다.
“아......”
“후후후후...♥”
비대해진 유방과, 출렁이는 뱃살, 두꺼워진 허벅지.
주인님의 종으로 완전히 타락한 그녀는 날 노려보며 사악한 미소를 흘렸다.
“서, 서윤아. 제발...제발 나 좀 살려주라.”
도저히 가망이 없다.
얼마나 가망이 없으면, 그녀와 나의 배당은 1.24:11.3으로 책정될 정도였다.
여주인님께서....내 사랑하는 여주인님께서 내게 너무 많은 핸디캡을 주셨다.
마치 내가 지길 바라기라도 하는 듯...
“꼴사나워요 피디님. 그래도 한때는 피디님을 좋아했었는데.”
“... 옛정을 생각해서라도 기, 기회를 주면 안 될까? 솔직히 너도 시시하게 이기면 재미없잖아? 응?”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것.
최대한 시간을 벌어 힘을 되찾는 것.
여기서 시간이 좀 지나면 약효가 떨어지면서 힘이 돌아올지도 모른다.
그때 어떻게든 밀어붙여서 서윤이를 이겨야 한다.
“푸흡. 기회요? 어떻게? 져 줄 생각은 추호도 없는데.”
“시, 시간을 좀 줘. 잠깐이라도 좋으니...”
“흐음... 그냥은 못 주겠는데요? 내가 시간 주면 뭐 해줄 건데요.”
“뭐, 뭐든지 물어보는 거에 답해줄게. 궁금한 건 무엇이든...”
꽤 오랜 시간 날 짝사랑했다는 한서윤.
이것을 이용하면 시간을 벌 수 있지 않을까.
다행히 서윤이는 내 제안에 흥미가 있는 듯했다.
“..... 뭐, 좋아요. 마침 궁금한 것도 있었으니.”
됐다.
이걸로 어느 정도 시간을 벌 수는 있을 것이다.
부디 그녀가 궁금해하는 게 많았으면 좋겠는데...
“그럼 첫 번째 질문. PD님이 품었던 추악한 욕망들은 어떤 게 있어요?”
예상을 아득히 벗어나는 그녀의 첫 번째 질문.
그래도 날 좋아했던 그녀였기에, 짝사랑과 관련된 질문을 할 줄 알았는데, 추악한 욕망이라니...
“..... 그, 질문이 좀 어려운데. 예를 들면?”
“전 PD님이랑 섹스하는 상상하면서 자위한 적 있어요.”
“아.”
“지애랑 다퉜을 땐, 박감독에게 추행을 당했다는 말을 듣고 조금 통쾌해졌어요.”
“.....”
“PD님은 어떤 게 있어요?”
서포터즈의 리더로써 맴버들을 보듬어줬던 한서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속으론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나도... 상상한 적이 있어. 연습생 중 맘에 드는 애가 있어서... 그 애랑 불륜을 저지르는 상상을 해봤어.”
물론, 나 또한 내면의 추악한 욕망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내 위치와 자아를 위해 참고 있을 뿐이지.
“후후 계속해봐요. 재미없으면 바로 경기 재개할 테니까, 재밌는 이야깃거릴 해줬으면 좋겠네요.”
재미... 최대한 자극적인 이야기를 솔직히하는 게 좋겠지.
“친구 어머님이 있었는데... 엄청 미인이셨어. 그때가 중학생이었을 거야 아마. 그분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되는 걸 상상하며 자위한 적이 있어.”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못 했던 내 추악한 과거.
허나 이 광기가 가득한 장소에선,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을 수 있었다.
어쩌면 여주인님께서 내게 주입한 마약 때문에 그런 것일지도 모르고.
“쿡쿡... PD님은 한결같네요. 지금은 여자친구 어머님에게 발정해서 이렇게 떨어졌잖아요.”
“.....”
“계속해봐요.”
난 다시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그리고 서윤이가 흥미를 가질만 한 것들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여, 여장을... 한 적이 있어.”
여장.
이것도 중3 때 저질렀던 내 최대 흑역사.
물론 아무에게도 말 한 적 없다.
“푸흡. 여장이요?”
“.....어.”
“왜 했는데요?”
“처음엔 그냥... 심심풀이로. 나중엔 재밌어서.”
여장을 한 이유는 간단했다.
처음엔 그저 발정 난 병신 새끼들을 낚아보고 싶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100kg 뚱녀 쪽지 주세요’에 수많은 쪽지가 온 짤을 보고 재밌겠다 싶어서 따라 해본 것이었다.
그렇게 난 스커트에 배꼽티를 입은 사진을 첨부한 뒤 ‘여잔데 고추가 자라나요’ 라는 글을 올리고 쪽지가 얼마나 오는지 기다려보았다. 당연하게도 결과는 대박이었다. 수십 수백 통의 쪽지가 한 번에 쇄도한 것이다.
“크큭...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요?”
지금까지의 내 설명을 듣고 상당히 흥미를 보이는 서윤이.
나는 이 이야기로 최대한 뽕을 뽑아먹어야겠다 생각한 뒤, 이야기를 이었다.
“그래서 그 다음은...”
그다음으로 난 쪽지를 준 남자들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나는 킥킥 웃으며 고추가 자라서 고민이라고 상담을 요청했고, 그놈들은 그걸 또 진지하게 처들으면서 내게 사진을 요구했다.
하여 난 좀 더 치마를 말아 올려 사진을 보내준 뒤 놈들이 더 흥분하도록 만들었다.
그 당시 난 근육도 없고 피부도 새하얬기에, 치마를 입은 날 진짜 여자로 착각하도록 만들 수 있었다.
“큭큭. 그렇게 잔뜩 흥분시킨 뒤, 남자인 걸 밝히는 거예요?”
“그렇지. 그게 낚시의 재미니까.”
그녀의 말대로 난 수위 높은 사진을 보내며 놈들을 흥분시키다가, 마지막에 치마를 완전히 걷어내어 불룩 튀어나온 팬티 사진을 보내주는 것으로 놈들을 낚았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주운 어떤 못생긴 아저씨 얼굴을 같이 첨부한 뒤 낚인 녀석들을 조롱하며 깔깔 웃어댔다.
“처음엔 되게 재밌었어. 화를 내는 놈들의 반응이 웃기기도 하고. 그런데 낚여도 화를 안 내는 놈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거야. 오히려 팬티를 내려보라며 내 그곳을 보고 싶어 했지.”
아직도 생생한 소름 끼치는 기억.
그 어플에 있는 이상성욕자들은 상상 이상으로 변태들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요?”
“당연히 거절했지. 소름 끼치잖아. 하지만 ‘그놈’만은 끈질겼어. 돈을 부쳐 줄 테니, 한 번만 보여달라고 조르는 거야.”
“킥킥킥...그래서요?”
“... 얼마나 줄 건지 물어봤지. 10만원 준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일단 보내라고 했어.”
“보내주던가요?”
“어... 그런데 받자마자 어플 끄고 바로 튀었어. 호구 하나 잡았다고 좋아했지.”
“....음. 그럼 그걸로 끝이에요?”
실망한 듯한 서윤이의 표정.
난 재빨리 다음 말을 덧붙였다.
“아, 아니! 아직 더 남았어!”
“큭큭. 말해봐요.”
“어. 그래서...”
난 그 뒤의 이야기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 후 나는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10만원이 입금되었다는 메시지를 받게 된다. 그래서 어떻게 된 것인지 확인해보니, 전에 먹튀 당했던 놈이 이체 메시지와 함께 10만원을 보낸 것이었다.
[제발 다시 와주세요. 돈 더 줄게요.]
다시 한번 어플에 접속해달라는 놈의 비굴한 메세지.
그 메시지를 보고 마음이 약해진 나는 다시 어플에 접속하게 되었다.
뭐, 한편으로는 돈을 더 뜯어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들기도 했었고.
그렇게 난 놈과 다시 메시지를 나누기 시작했다.
[님처럼 아름다운 몸은 처음이에요. 발 사진 좀 보내줄 수 있어요?]
어플에 접속하자마자 내 발 사진을 요구하는 변태남.
하지만 놈의 칭찬에 마음이 약해진 난, 내 발을 찍어 녀석에게 보내주었다.
녀석은 이번에도 호들갑을 떨어댔다.
[최고예요. 너무 아름다워요. 손도 보여줄 수 있어요?]
그 당기 중3이었던 난 외모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날 칭찬하는 녀석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고, 왠지 녀석의 기대감에 부응해주고 싶어졌다. 그래서 난 잠시 기다리라고 한 뒤 손톱을 다듬어 녀석에게 보여주었다.
[역시... 역시 최고예요. 피부도 너무 곱고, 손도 정말 길쭉하고,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하고... 얼굴도 분명 잘 생겼을 거 같네요.]
녀석이 내 얼굴을 언급했을 때, 난 조금 우쭐하는 감정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게 나는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구에서도 유명한 얼짱이었고, SNS에서도 유명했기 때문이다.
[얼굴은 안돼. 절대 안 보여줘.]
다만, 이런 이상성욕자가 가득한 어플에서 내 얼굴을 공개할 순 없었다.
그래서 녀석은 노선을 바꾸어 원래의 목적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그, 그러면 팬티 한 번만... 내려줄 수 없을까요? 제발 한 번만.]
[50만원 주면 생각해볼게.]
50만원.
중3에게는 어마어마한 거금.
난 당연히 내 말을 거절할 것이라 생각했다.
애초에 보여주지 않을 생각으로 그 정도 돈을 부른 거니까.
하지만 녀석의 반응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었다.
[60만원 줄게요. 당신은 특별하니까요. 당신은 아름다워요.]
60만원.
그 어마어마한 금액(물론 중3에겐)에 난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 당시 60만원이면 내가 살 수 있는 걸 다 사고도 남는 금액이었으니까.
당연히 혹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데 퍼트리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그래서 난 사진을 유포하지 않을 것을 약속받은 뒤 내 그곳의 사진을 보내주었다.
어차피 얼굴도 깐 적 없으니 별문제 없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오오오오!!! 아름다워요. 완벽한 형태에요. 이렇게 깨끗한 핑크색일 수 있다니...]
녀석은 연신 내 자지를 칭찬해댔다.
메시지 너머로도 그 진심이 느껴질 만큼 쉴 새 없이 나를 칭찬해댔다.
[다른 데도 보여줄까?]
그렇게 난 녀석의 칭찬에 도취하기 시작했다.
특히 은밀한 부위를 보여주고 이런 찬양을 받는 것은, 내게 느껴보지 못했던 묘한 고양감을 안겨주었다. 아마 이런 종류의 칭찬이 처음이라 그랬지 않았을까.
[여기 배꼽. 배꼽은 좀 못생긴 거 같네.]
[아니에요. 당신은 배꼽도 아름다워요. 흰 복부가 참 예뻐요.]
[ㅋㅋ 입술. 립밤 바르긴 함.]
[아아... 역시 예상대로예요. 아니, 예상보다 훨씬 더 이뻐요.]
사진을 보내주는 족족 칭찬을 아끼지 않는 녀석.
게다가 조금 야한 부위를 보여주면 알아서 돈까지 바치는 녀석이었다.
이에 난 돈이 부족할 때마다 녀석에게 사진을 보여주곤 했는데, 나중엔 겨드랑이와 사타구니까지 보내줄 정도로 저항감이 옅어지게 되었다.
마지막엔 엉덩이를 벌려 항문까지 찍어 녀석에게 보내줬었다.
[NJS1021님. 혹시 저와 만나보지 않을래요? 우리 서로 안지도 꽤 됐는데.]
그런데 문제는, 녀석이 내게 만남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특히 항문 사진을 보내준 기점으로, 녀석은 끈질기게 나와 만나보고 싶다고 조르기 시작했다.
[몇 번을 말해. 절대 안 돼. 얼굴도 안 깔 거고, 만나주지도 않을 거야.]
물론 난 녀석의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
아무리 녀석과 쪽지를 주고받으며 유대감을 쌓았다곤 하지만, 이런 위험한 녀석과 만날 수는 없었다.
[제발요. 딱 한 번만이요. 돈 많이 줄게요. 100만원도 더 넘게 줄 테니까. 한 번만.]
하지만 녀석은 집요했다.
나중엔 300만원까지 부를 정도로 자신과 만나줄 것을 애원했다.
하여 짜증이 치민 난 회원탈퇴를 한 뒤 어플을 삭제해버렸다.
이런 이상 성욕자와 더 이상 엮일 수 없었던 나는, 이제 이런 어플 다시는 안 할 거라 다짐하며 일상으로 복귀했다.
-띠링 띠링 띠링 띠링 띠링
하지만 2주일 뒤, 녀석은 내게 소름 끼치는 메시지를 보내게 된다.
44,444원을 여러 차례 이체하며 이체메세지를 내게 첨부한 것이다.
[남진성.]
[내가 너 알아낼 거야.]
[사는 곳, 학교]
[모두 알아낼 거야.]
[네 사진도 모두]
[가족에게 뿌릴 거야.]
[어플 들어와.]
녀석의 소름 끼치는 협박 메시지.
나는 이 메시지를 받고 난 이후, 너무 무서워서 부모님에게 개명시켜 달라 조르게 되었다. 다행히 그 당시 점집을 다니던 어머니는 무당에게 개명에 대해 물어봤고, 남도현이란 이름으로 개명할 것을 권유받아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
게다가 타이밍 좋게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경기도로 이사 가게 되어 신분을 완전히 세탁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고등학교도 새 지역으로 진학하게 되었고.
그렇게 녀석의 협박 메시지를 받은 지 두 달.
난 그제야 안심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그 당시 고등학교에 진학한 난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바빴기에, 녀석에 대한 끔찍한 기억은 금세 잊을 수 있었다.
“으음~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 뒤엔 별일 없었어요?”
그렇게 내 이야기를 모두 경청한 한서윤이 기대감 어린 표정으로 뒷일을 물어보았다.
나는 주먹을 쥐었다 폈다 힘이 얼마나 돌아왔는지 확인하며, 그녀의 질문에 답해주었다.
“뭐, 그렇지. 애초에 이름만 가지고 어떻게 사람을 찾아. 그 녀석도 좀 찾다가 포기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