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여 이하영은 억지로 슬픔을 쑤셔넣었다.
그리고 수화기에 대고, 최대한 평소의 목소리를 흉내내며 말했다.
“축하,해. 소원...”
그때, 다시 올라오는 슬픔.
입을 막아 틀어막고, 간신히 뒷말을 이었다.
“소원 이뤘네. 하지만 나도-”
-곧, 성민이의 여자가 될 거야.
성민이도 날 사랑하게 될 거야.
기고만장 하지마...
ㅡ라고, 말해야 하는데.
“으흡.....”
그럴 리 없다는 사실이, 가슴을 멍들게 한다.
분노한 그의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넌 아무것도 아니라는 그의 말이 머릿속에 맴돈다.
“나도, 그의 여자가... 될... 거야. 날... 사,랑하게... 될 거야. 기고만장 하지마.”
허나 어떻게든 해야 할 말을 내뱉고야 마는 그녀였다.
자꾸만 올라오는 슬픔을 숨긴 채 담담하고 싶은 그녀였다.
“이하영.”
허나, 이희연의 답이 좀 이상하다.
예상대로라면 그 특유의 건방진 톤으로 자신을 조롱할 줄 알았는데, 그녀가 음성은 한없이 진지하다.
“이제 그만 솔직해져.”
이제 그만 솔직해지라는 그녀.
이하영은 새빨개진 눈으로 다시 주위를 둘러봤다.
그리고 몸을 일으켜 몸을 숨길만 한 곳에 숨었다.
소리 죽여 울며 수화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냥 울어도 돼. 멀쩡한 척 하지마.”
“.....”
“괜찮아. 진심이야. 그래도 한때 우린...”
뒷말을 흐리며 뜸을 들이는 이희연.
이윽고 그녀가 말했다.
“우린, 둘도 없는 친구였잖아. 그치. 하영아.”
둘도 없는 친구.
언제나 성민이와 자신을 응원해줬던 그녀.
묵묵히 우리의 곁을 지키며 함께 추억을 쌓아왔던 그녀.
“그냥 울어도 돼. 솔직해져도 돼.”
너무나도 그리웠던 그 따뜻한 음성.
너무나 착해서. 그래서 자신의 마음을 꼭꼭 숨기기만 했던 그녀.
“내가 도와줄게.”
하지만 미쳐버린 자신이 망친 그녀가, 다시 손을 내밀어주었다.
그때와 같은 목소리로 다가와 주었다.
“하으....”
순식간에 북받쳐 오르는 감정.
마치 무너진 마음을 보듬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
“흐으으으...흐아아...아아아아아....”
결국 이하영은 울었다.
간신히 붙잡고 있던 실이 끊어지듯.
위태로운 제방이 무너지듯.
그렇게 소리 내어, 울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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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수억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성공적인 SNS 플랫폼인 트웨터.
오늘도 트웨터엔 수많은 개헛소리들이 실시간으로 넘쳐나고 있다.
다만 같은 개헛소리라도 누가 지껄이냐에 따라 헛소리가 되기도 하고 띵언이 되기도 하는데, 후자의 대표적인 예로 유명 아이돌이 트윗한 인용문이 있었다.
‘인생의 종류는 두 가지가 있다. 바로 노잼 라이프와 유잼 라이프.‘
노잼 라이프와 유잼 라이프.
돈이 많아도 인생이 노잼이면 실패한 인생.
돈은 없어도 인생이 유잼이면 성공한 인생.
이것은 어느 한 커뮤니티 사이트의 한 회원이 올린 글인데, 어떤 유명 아이돌이 리트윗하며 급속도로 퍼지게 되었다.
그리고 ’2차 품평회‘에 온 남도현은, 그 인용구를 떠올리고 있었다.
자지를 잔뜩 발기한 채 진정한 ’유잼 라이프‘를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하고 있었다.
“하응! 흐응! 하으응! 흐응! 아앙! 하아앙!♥”
2차 품평회.
수많은 정치, 언론, 재계의 거물급 인사들이 정기적으로 여는 파티.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이 조교한 노예들을 데려와 벌이는 섹스파티.
“크하하하하!! 박 사장님의 암캐년도 제법 쓸만하군요?”
“하하하! 이 암캐년의 항문도 꽤나 잘 조이는 군요... 과연 새로운 맛이 있습니다...”
“큭큭큭. 그렇게 남색에 눈을 뜨게 되는 거지요. 반항적인 수컷을 길들이는 재미도 제법 있습니다... 큭큭...”
나이불문 성별 구분하지 않고 맘껏 성욕을 발산하는 ’지배자‘들.
그리고 그 지배자들에게 조교되어 물건처럼 다뤄지고 있는 노예들.
남도현은 쿠퍼액을 질질 흘리며 성황리에 이뤄지는 2차 품평회의 전경을 둘러보았다.
온 사방에 신음이 넘쳐나고, 온갖 천박하고 음란한 행위들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우옷...♥흐오옷...흐옷...♥크훅...♥”
그리고 그 중 ’실시간 타락 조교‘ 코너에 눈길이 갔다.
실시간 타락 조교는 자신을 극도로 혐오하는 노예년을 데리고 와 실시간으로 복종하게 만드는 코너로, 경쟁자들 중 가장 먼저 노예를 복종시키면 승리하는 코너였다.
“선언해라! 내 노예가 되겠다고 선언해라!”
“하응! 흐읏! 시, 싫어! 누가 당신 따윌!”
“이 씨발년이!”
-짜악! 짜악! 짜악!
조교의 방법은 제각각이었다.
저 돼지처럼 폭력을 쓰는 자도 있었고, 미약을 투입한 뒤 말로 살살 꼬시는 자도 있었고, 조교기구를 이용해 쾌락을 쑤셔 넣는 자도 있었다.
“내게 떨어져라! 이제 그만 네 모든 걸 바치는 거다!”
그리고 조교 당하는 노예 중엔 남도현 같은 남자도 있었다.
남자의 머리 위엔 그 남자의 사연이 적혀 있었는데, 내용을 읽어보니 그 내용이 가관이었다.
남자는 26살 청년으로 요식업에 뜻이 있어 음식점을 창업했는데, 그 음식점의 아이템이 대박이 나 승승장구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남자의 조교사인 건물주가 남자를 내쫓고 그곳에서 장사를 이어가며 남자는 망하게 되었고, 현재는 ’건물주의 요리사‘로 전락시키기 위해 조교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내 부하가 되어라! 그러면 매일 이 무한한 쾌락을 주도록 하지! 평생 행복하게 해주겠다!”
나이가 지긋한 배불뚝이 중년 남성.
그는 그 밑에 깔린 26살의 미청년에게 마약을 주입하며 피스톤질을 하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입에 알약을 녹인 다음 청년에게 키스하며 약물을 녹여 먹이기까지 했다.
-움찔! 움찔!
그리고 어찌 된 일인지, 남도현은 그 광경이 미치도록 꼴렸다.
앞날 창창한 스물여섯의 청년이 악덕 건물주에게 걸려들어 망가지고 있는 광경이, 미친 듯이 꼴렸다.
“흐옷...흐오오옷....크호오옷...♥”
청년은 눈을 까뒤집은 채 약의 쾌락을 음미하고 있었다.
동시에 자신의 항문에 넘나드는 건물주의 자지를 꽈악 조이고 있었다.
이미 그는 쾌락의 노예가 되었다.
“큭큭큭...너도 내 노예가 되는 거다. 내 암컷으로 떨어지는 거다!”
악덕 건물주의 암컷.
그의 뒤에서 시중을 들고 있는, 원래 남자였지만 여자가 된 존재들.
그에게 개조되어 그곳을 다 없앤 뒤, 호르몬 주사를 맞아 완벽한 암캐가 된 존재들.
“떨어져라! 암컷으로 떨어져라! 내 여자가 되어라!”
악덕 건물주는 그렇게 말하며 주사를 하나 더 주입해 넣었다.
그러면서 그를 끌어안고 진득한 침을 섞으며 키스하기 시작했다.
“저 양반은 여전하군.”
그때, 남도현의 고막을 파고드는 절대자의 목소리.
바로 여주인님의 ’주인님‘이자 뒷세계의 정점.
“큭큭. 너도 저렇게 되길 원하나?”
그런 절대자가, 남도현에게 하문을 했다.
남도현은 비참한 청년의 모습을 본 뒤, 옆에서 싱긋 웃고 있는 여주인님을 보았다.
이윽고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답했다.
“저, 저는 그저 여주인님의 노예가 되고 싶습니다... 오직 여주인님만을 위해 인생을 바치고 싶습니다...”
“큭큭. 그래? 널 저 양반에게 팔면 꽤 비싼값에 팔 수 있을 거 같긴 한데.”
미스터 최는 그렇게 말하며 이신아를 바라봤다.
그녀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쪼옥 키스를 한 뒤 그윽한 눈으로 말했다.
“부인. 부인 생각은 어때요. 저 양반에게 녀석을 팔아버리는 건.”
덜덜덜...어깨를 떨고 있는 남도현.
아무리 성욕에 미쳤다곤 하지만, 저딴 돼지중년에게 팔리고 싶진 않았다.
아름답고 매혹적인 여주인님에게만 봉사하고 싶었다.
“후후...♥ 저한텐 도현이가 필요해요♥ 연습생들 꾀어내기도 유용하고, 무엇보다 귀엽잖아요?”
여주인님이 날 필요로 한다.
남도현은 발딱 자지를 세우며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참았던 숨을 몰아쉬며 여주인님에 대한 충성을 재확인했다.
“큭큭. 부인 생각이 그렇다면 그렇게 하세요. 오늘 행사 잘 즐기고.”
“물론이죠♥ 주인님...♥”
미스터 최는 그 말을 남기고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어딘가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때, 단상에 불이 들어오더니 완벽한 S라인의 몸매의 여자가 무대 뒤편에서 걸어오기 시작했다.
“아, 아리아!”
“아리아다!”
“소문이 사실이었어!”
“아리아가 여기 오다니!”
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낸 여자는 다름 아닌 유명 걸그룹 ’아인‘의 메인보컬이자 리드댄서인 아리아.
국내 각종 음원차트를 올킬 하는 것은 물론, 빌보드 핫100에 곡을 올릴 만큼 해외적인 인지도도 보유한 괴물 신인 그룹 아인.
그리고 그런 ’아인‘의 가창력과 비주얼을 담당하여 차세대 스타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아리아.
그런데 그런 그녀가 타락한 자들의 연회인 2차 품평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파장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다, 닮은 사람 아냐?”
“그, 그럴 수도 있지. 말이 안 되잖아.”
하여 이렇게 의심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닮은 사람일 것이다.
깜짝 이벤트를 위해 아리아처럼 분장을 했을 것이다 등등 무대 위에 있는 정성아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큭큭큭... 역시 소문대로였나.”
허나 거물급 인사들은 타락한 아이돌 아리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 그녀와 성행위를 한 다음 프로그램을 따주거나 언론 조작에 힘을 실어준 거물급 인사도 있었다.
“안녕하세요. 걸그룹 아인의 아리아입니다.”
그때, 마이크를 톡톡 치곤 자신을 소개하기 시작하는 정성아.
수군거리던 장내가 조용해졌다.
“여러분들을 만나 뵙게 되어 반가워요. 오늘은 제가 진행을 맡게 되었는데, 부족하지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마이크에서 입을 뗐다.
그리고 그때 미스터 최가 단상 위로 걸어 올라왔는데, 정성아는 그가 올라오자마자 신발을 벗더니 도게자를 하기 시작했다.
이에 관중들은 그 광경을 보며 아리아까지 타락시킨 미스터 최의 수완에 찬사를 보냈다.
-콰직!
미스터 최는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정성아의 머리를 짓밟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 와중에 정성아는 그의 발길을 느끼며 프샤아앗- 조수를 내뿜었는데, 많은 남성들이 그 광경을 보며 자위를 하기 시작했다.
“반갑습니다. 귀빈 여러분들.”
한편, 미스터 최는 정성아를 짓밟은 채 마이크를 들어 짤막한 연설을 시작했다.
연설의 진행은 환영 인사로 시작해 지켜야 할 규칙과 행사 순서를 안내한 뒤, 마지막에 폭탄 발언을 터트렸다.
“.... 하여, 이번 품평회에서 가장 많은 승점 포인트를 획득한 분에겐, 제 노예년을 하루 동안 빌려드리겠습니다.”
미스터 최가 지칭하는 노예년.
그의 발아래에 짓밟히고 있는, 정성아.
“인사드려라.”
이윽고 미스터 최가 인사를 올리라고 명령하자, 정성아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입고 있던 드레스와 속옷까지 다 벗은 뒤 자신의 나체를 관객 앞에 드러냈다.
“오오오!!”
“흐오옷!!”
그렇게 관중들의 환호 속에서, 정성아는 관중들을 향해 도게자를 했다.
애액을 질질 흘리며 자신의 일일 주인이 될 누군가에게 인사를 올렸다.
“주인님이 되실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아무쪼록 주인님이 되실 분께.... 정성을 다 하여, 성심성의껏 봉사하겠습니다...♥”
교성이 잔뜩 들어간 정성아의 목소리.
관객들은 그런 그녀를 보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반드시 이번 품평회에서 많은 승점을 따내 그녀를 차지하고 말겠다는, 저열한 다짐을 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큭큭... 그러면 본격적인 품평회를 개최하기 앞서, 이벤트 쇼를 진행하겠습니다. 화면을 보시지요.”
미스터 최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뒤에 있는 거대 스크린을 가리켰다.
그러자 거대 스크린에 불이 팟- 들어오며, 어떤 영상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어....”
남도현은 그 영상을 보며 벙찐 얼굴로 입을 벌리기 시작했다.
지금 그의 눈에 들어온 영상은 다름 아닌, 자신이 여주인님에게 타락하고 있는 영상이기 때문이었다.
[떨어져♥ 내게 완전히 떨어지는 거야♥]
영상의 시작은 미약 호흡기를 찬 채 마약 주사를 맞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그렇게 영상의 짧은 프롤로그가 끝나고, 남도현이 어떤 인물이었는지, 그리고 저 꼴이 된 이유가 담긴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아, 아리아의 남자친구였다고?”
“통쾌하구만.”
“큭큭큭. 아리아를 가졌으면서 저 지경으로 떨어지다니.”
대기업 기획사의 실력 있는 PD이자 정성아의 남자친구였던 남도현.
그는 누가 봐도 우월한 알파남이었다.
젊고, 잘 생기고, 능력 있었으며, 정성아라는 아름다운 여자친구까지 가진 모두가 부러워하는 남자였다.
[흐오옷! 오옷! 크오오옷!♥]
하지만 그런 그는 이신아의 노예로 떨어져 버렸다.
그녀의 유혹과 스킬에 설계 당해 추악한 성욕에 잡아먹히고 말았다.
[-퍽! 퍽! 퍽! 퍽! 퍽! 퍽!]
그렇게 그는 이신아의 장착 자지에 뒷문이 따이는 신세까지 전락하고 말았다.
그녀의 장착 자지에 박히며 암캐 같은 신음을 흘리는 추악한 도태남이 되고 말았다.
“오오....탐나군요.”
“저렇게 우수했던 남자....저런 도태남으로 전락하다니. 발기가 멈추지 않습니다.”
남색을 밝히는 몇몇 남자를 그런 남도현을 보며 입술을 날름 핥았다.
남도현은 그들을 보며 오금이 저린다는 게 어떤 것인지 처절히 느끼게 되었다.
“자, 여기까지가 남도현 조교 영상이었습니다. 다들 잘 즐기셨는지요.”
미스터 최의 물음에 관중들의 반응은 거의 반반으로 갈렸다.
양성을 즐기고 남색을 즐기는 반은 남도현 타락에 흡족한 반응을 보였고, 여색만을 탐하는 무리는 이 무슨 똥꼬충 영상이냐며 역정을 내는 사람까지 있었다.
다만 그들 또한 남도현이 키운 아이돌이 타락하는 영상을 봤을 땐 잔뜩 흥분했기에, 크게 불만을 표하는 사람은 없었다.
“큭큭. 반응을 보니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 모양이군요. 다만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이렇게 남도현을 소개한 건, ‘이벤트 쇼’의 재미를 위해서입니다.”
미스터 최는 그렇게 말하며 어떤 버튼을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