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2화 (162/303)

‘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어마어마한 스트레스가 몰려오며 뇌에 과부하가 걸린다.

이쯤 되면 발기가 풀릴 법도 한데, 자지 뿌리에 채워둔 이상한 링 때문인지 자지는 벌떡 벌떡 요동치며 여전히 발기 중이다.

‘저, 적어도 이 이상한 소품만은...!’

이미 늦었다.

벽장까지 기어갈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하여 남도현은 엉덩이에 꽂힌 강아지 꼬리 애널비즈와 허벅지까지 올라온 망사 스타킹만이라도 제거하기로 했다.

이것만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으면, 그래도 해명이라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어?...”

그러나 애널비즈를 뽑으려던 순간, 남도현은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깨닫게 된다.

아무리 힘을 주어도 애널비즈가 뽑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애널비즈에 달라붙은 항문 속살에 통증만 느껴질 뿐이었다.

마치 강력본드를 바른 것...

“...!!!”

일순간, 뇌리를 스친 어떤 깨달음.

남도현은 이신아가 자신의 항문에 입바람을 불어넣던 순간을 떠올렸다.

설마 그것이, 강력본드를 말리기 위한...

“호-오... 호-오...♥”

마치 자신의 생각을 캐치한 듯, 쿡쿡 웃으며 입바람 불어넣는 시늉을 하는 그녀.

남도현은 뒤늦게 망사스타킹만이라도 벗어보려 하였다.

허나 망사스타킹 안에도 잔뜩 강력 본드가 발라져 있는 상황.

이 또한 벗을 수 없었다.

‘조.. 좆됐다. 망했어. 난 끝장이야. 진짜 망했어.... 성아가 날 경멸할 거야. 성아가 날... 성아가 나를...’

정성아.

눈부시게 아름답게 빛나는, 나만의 연인.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인연.

허나 그 소중한 인연을 성욕 하나 때문에 다 망쳐버리게 생겼다.

그녀의 미친 어머니 때문에, 아름다웠던 추억이 모두 더럽혀지게 생겼다.

-또각 또각 또각

이제 정말 코앞까지 다가온 구두 굽 소리.

끝장이다.

이제는 진짜 끝장이다.

씨발, 저 미친년 때문에 모든 게 박살 나게 생겼다.

‘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

새하얘지는 머리.

도저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

그때, 띠리리리- 호텔 도어락이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까지 들렸다.

그러자 남도현의 세상이 몽크의 절규처럼 흐물흐물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뇌가 파바밧! 타오르며, 물감이 흐물흐물 녹아내린 유체화 같은 세상을 보여주었다.

-지이잉!

그리고 그 지옥 같은 풍경 중앙에 또렷이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이신아는, 악마 같은 미소를 흘리며 어떤 장치를 삑- 눌렀다.

그러자 남도현의 자지에 달린 링이 우우웅- 울리며 강제로 쾌락을 쑤셔 넣기 시작했다. 결국 사정감을 참지 못한 남도현은 한심한 몰골로 뷰룻 뷰룻 정액을 싸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엎드린 자세로 애널비즈를 부르르 떨며 정액과 눈물을 바닥에 뚝- 뚝- 흘려댔다.

“.....”

그러나, 곧이어 들려야 할 성아의 비명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심지어 그녀의 인기척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당황한 남도현은 고개를 들어 이신아를 보았다.

그녀는 쿡쿡 사악한 웃음을 흘리며 다음 말을 했다.

“바보♥ 옆방이잖아♥ 아직 10분 남았어♥”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폰을 들어 성아와의 카톡을 보여주었다.

내용을 확인해보니, 그녀의 말대로 약속 시간은 지금으로부터 10분 뒤였다.

“그러니까 빨리 이리 와♥ 여기서 잔뜩 기분 좋은 거 하자...♥”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다리를 활짝 벌렸다.

이에 남도현은 자지를 발딱 세우며, 그녀에게 기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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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

마피아 하면 보통 이탈리아 마피아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현재 이탈리아의 마피아 세력은 쇠퇴하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현재는 소련의 붉은 색을 상징하는 ‘레드 마피아’가 ‘마피아’의 상징이 되었고, 세계적인 악명을 떨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소련의 상징인 ‘레드 마피아’는 소련 붕괴 이후 세계적인 범죄 조직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 이유로는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체제 붕괴’라는 사회적 혼란이 일어난 틈을 타 범죄 조직이 성장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이 모든 범죄 조직을 통합한 강력한 인물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셋째는 마피아를 통합한 인물과 현재 정권을 잡은 러시아 대통령이 같은 KGB(국가보안위원회)출신이라는 점이 있다.

즉, 러시아의 정계와 뒷세계는 유착 관계에 있다.

“후우...”

눈이 수북이 쌓인 공장부지.

이하영은 손에 입김을 불어 넣으며 마피아에 관한 총괄적인 개념을 정리했다.

이렇게 자신이 처한 문제와 관련된 개념을 정리하는 것은 이하영의 오랜 습관이었다.

이러한 그녀의 습관은 문재 해결에 종종 도움을 주곤 했다.

“초대 회장 이반 벨린... 그리고 그의 유력한 후계자 셋.”

이반 벨린.

전국에 퍼진 마피아를 통합하여 뒷세계의 제왕으로 군림한 인물.

현재 마피아는 그의 죽음으로 크게 세 세력으로 분열되었다.

하나는 인신매매, 장기매매, 포르노 사업을 업으로 삼고 있는 블라디미르.

다른 하나는 마약 생산과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세르게이.

나머지 하나는 대부업과 도박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드미트리가 있다.

그리고 현재 이하영은 마약 생산,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세르게이를 밀어주고 있는 중이다.

“성민이가 승리하려면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해.”

그리고 이렇게 개념을 정리하니, 더 확실해졌다.

전 세계 중 유일하게 정부의 견제를 받지 않는 범죄 조직인 마피아.

만약 그들의 힘을 얻을 수만 있다면, 성민이와 미스터 최의 내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반드시 성공시켜야만 한다.

“하지만...”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

예상과는 다르게 상황이 너무 긴박하게 흘러가고 있다.

원래 이하영의 계획은 이런 전면전이 아니었다.

“회장 선출로 끝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젠장.”

회장 선출.

즉, 투표를 통해 조직의 수장을 정하는 방식.

원래 그녀의 계획은 외교와 정치 공작으로 자신이 밀어주는 ‘세르게이’를 차기 회장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하여 이하영은 자신의 특기를 이용해 유권자들을 하나하나 포섭해 나가고 있었다.

주로 뒷돈을 먹이거나 가족관계를 이용하거나 약점을 잡거나 안지연을 보내 암살하기까지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권자들의 표를 하나하나 모으는 중이었다.

“블라디미르...”

허나 회장 선출일 바로 직전에 블라디미르가 판을 뒤집어버리고 말았다.

이대로라면 당선이 되지 않을 것을 확신한 그가, 이반 벨린 회장의 아내를 포섭해 제멋대로 선출 방식을 바꿔버린 것이다.

하여 이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세르게이는 블라디미르에 반발했고, 회장의 딸과 교재 관계에 있던 드미트리도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삼파전이 이뤄지고 만다.

“후우...”

하여 이하영은 골머리를 썩고 있는 중이다.

상황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다 보니, 자신의 특기인 외교와 공작이 쓸모없게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허나 그녀는 여전히 판을 뒤집을 묘수를 계획 중이다.

집단과 집단 간의 이해관계. 개인과 개인의 욕망을 잘 파고들면 길이 보일 것이다.

그녀는 언제나 이 방법으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냈다.

“언니.”

그때, 잠입 요원 복장을 입은 안지연이 뚜벅뚜벅 걸어왔다.

현재 그녀는 매혹적인 라인이 드러나는 검정 타이즈 기반의 옷을 착용하고 있었다.

얼핏 보면 ‘캣우먼’ 같아 보이기도 했다.

“왔니.”

이하영은 미소를 머금으며 안지연을 반겼다.

둘은 함께 생사를 넘나들며 전우애 비슷한 감정을 품게 되었다.

“응. 생각은 좀 해봤어?”

“..... 너는 어때?”

“난 괜찮아. 머리 쓰는 건 내 일이 아닌걸. 언니가 결정해줘.”

안지연의 말에 이하영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그녀는 ‘드미트리 암살 작전’에 안지연을 투입 시킬지 말지 고민 중이다.

그리고 이하영의 결론은, ‘투입시킨다’ 쪽이었다.

“마음은 정했어. 다만, 이번 작전은 정말 위험해. 진짜 죽을지도 몰라.”

“상관없어. 주인님에게 도움만 될 수 있다면.”

“..... 이 작전을 성민이에게 보고하면... 당연히 허락해주지 않을 거야. 우리끼리 감행해야 해.”

“알아.”

이하영은 까득 어금니를 깨물었다.

성민이의 허락을 구하지도 않고 이런 일을 벌이는 게 과연 잘하는 짓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허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여기서 승부를 보지 못 하면 세르게이가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미스터 최의 지원을 받은 블라디미르의 세력은 압도적이고, 그를 이겨내려면 드미트리의 힘이 필요한데 그는 여전히 비협조적이다.

따라서 드미트리의 연인. 즉, 이반 벨린 전대 회장의 딸과 불륜 관계에 있는 드미트리의 오른팔을 포섭하여 ‘드미트리’ 암살 작전을 계획할 수밖에 없었다.

“후-우. 그러면 감행하자. 작전 시행일은 내일 우리 병력이 도착할 때 쯤인 거. 알지?”

“응. 알고 있지.”

이하영의 ‘드미트리 암살 작전 계획’.

그 시작은 내일 정성민에게 요청한 병력이 도착할 때이다.

그렇게 병력이 도착하면 세르게이의 조직원들과 함께 드미트리 도박장을 타격하고, 이후 병력을 빠진 틈을 타 미리 매복해 있던 안지연이 잠입해 드미트리를 제거하는 양동 작전이다.

“좋아. 작전대로만 되면... 드미트리 일당과 연합해서 블라디미르를 몰아낼 수 있어.”

“응. 반드시 그렇게 돼야지.”

미스터 최가 투자한 블라디미르가 마피아를 장악하면 미스터 최에게 강력한 우군이 생기는 상황.

그 상황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이하영과 안지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

다음 날.

이하영은 안지연에게 작전을 숙지시켰다.

작전 사인, 소모 시간, 잠입 루트, 예상 호위병력 등을 숙지시키며 안지연이 작전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해보았다.

곧이어 이하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작전 설명을 종료했다.

“준비는 잘 된 거 같네. 장비는?”

“다 체크 해 뒀지. 전부 문제없이 작동하고.”

“좋아. 그러면...”

이하영은 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해보았다.

작전 시행까지 약 3시간 정도 남은 상황.

아직 1시간 정도 여유시간이 남았다.

“후-우. 1시간 정도 남았네. 긴장도 풀 겸 커피나 마시며 얘기 좀 나눌래?”

긴장도 풀 겸?

안지연은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음을 흘렸다.

아무래도 긴장은 잠입하는 자신보다 이하영이 더 하는 듯했다.

“뭐, 그래. 이게 마지막 대화일지도 모르는데.”

“야!”

“크크큭... 농담.”

이하영은 ‘그런 부정적인 소리는 하지마’라고 씩씩대곤 커피를 타러 갔다.

이후 이하영과 안지연은 50분 동안 담소를 나누었다.

주로 이하영이 대학생 시절의 정성민 이야기를 하면 안지연이 호응하는 형태였다.

“이제 출발할게. 긴장도 다 풀린 거 같으니.”

안지연은 장비를 착용하며 몸을 일으켰다.

이에 이하영도 굳은 표정으로 일어나며 안지연에게 말했다.

“조심해. 반드시 살아 돌아와. 절대 무리하지 말고.”

“응. 귀에 딱지 앉겠다.”

“... 작전은 다시 세울 수 있지만, 목숨은 하나야. 그리고 무엇보다 넌... 성민이의 여자잖아...”

이하영은 뒷말을 흐리며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안지연을 와락 안아주며 말했다.

“성민이한테 너는 꼭 필요해... 알지?”

“응.”

이하영은 안지연을 끌어안으며 생각했다.

처음 그녀를 마주했을 때 느꼈던 그 감정을.

솔직히 처음에는 그녀를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만이 독점하던 남자친구를 또다시 다른 여성에게 공유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괴로운 현실이었다.

내가 도대체 성민이를 왜 배신했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왔고, 성민이와 그녀가 잠자리를 함께하는 것을 상상하자 한없이 눈물이 나왔다.

성민이는 오직 나만 사랑해주었는데, 이제는 나를 ‘도구’로서 필요한 만큼 사랑해 줄 뿐, 예전과 같은 사랑은 받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진심 어린’ 사랑은 안지연 같은 죄가 없는 여인만이 독차지하게 되어버렸다. 성민이에게 ‘아이’를 약속받았다는 안지연의 말을 들었을 때는 이 우주에서 추방당하는 기분을 느꼈다.

허나 이하영은 몸을 불살라 싸우는 안지연을 보며 그녀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온몸을 내던져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는 방식이, 또 전투와 암살에 능한 그녀의 능력이 눈부시도록 찬란해 보였다.

아름다움과 무력을 모두 지닌 그녀는 이하영이 보기에도 너무나 귀중한 자원이었고, 성민이에게 꼭 필요한 존재였다.

뒷세계의 제왕으로 군림하기 위해서, 또 그 왕좌를 지속하기 위해서 안지연은 꼭 필요했다.

“그럼 잘 다녀와. 기다리고 있을 게.”

하여 그녀는 죽으면 안 된다.

성민이의 앞길을 위해서라면 그녀는 반드시 살아야 한다.

그녀가 살아남아 성민이의 아이를 가져 창자가 찢어지는 고통을 느낄지언정, 성민이의 앞길을 방해해선 안 된다.

이미 나는 그에게 너무 큰 죄를 저질러버렸다.

-저벅 저벅 저벅.....

이하영은 멀어지는 안지연의 뒷모습을 보며 그렇게 다짐했다.

그리고 곧바로 뒤돌아 세르게이에게 다가갔다.

그에게 병력소집을 요청한 뒤 시계를 보았다.

이제 작전 시행까지 딱 2시간 남았다.

***

러시아로 가는 밀항선에 몸을 실은 나는 무사히 세르게이의 진지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어제 전해 듣기로 오늘 도착하자마자 전투에 투입된다고 들었는데, 분주한 이곳의 분위기를 보니 사실인 모양이다.

“어서오세요. 이하영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어쨌든 세르게이의 진지에 도착하자, 우리를 마중 나온 이하영의 비서가 공장 안으로 안내했다.

참고로 나는 신분을 숨기기 위해 인피면구를 착용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이 주인님이나 구원자의 귀에 들어갔다간 곤란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늦었네요. 리더급이 누구죠?”

그렇게 공장 안으로 들어오자, 이하영이 나를 추궁하며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시계를 확인해보니 예상 시간보다 10분 늦어버렸다.

빌어먹을 폭설 때문이다.

“리더급이 누구냐고요.”

그때, 다시 리더가 누구냐 묻는 그녀.

나는 까딱 손을 들었다.

그녀가 나를 힐끗 노려보곤 뒤돌아 걸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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