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5화 (155/303)

새하얀 허벅지 사이엔 그녀의 야한 팬티가 자리하고 있었다.

-쿵!

화들짝 놀란 남도현이 성급하게 몸을 일으키려다 식탁에 머리를 부딪혔다.

그는 한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젓가락을 빼냈다.

이신아가 남도현에게 쿵쿵 걸어왔다.

”어머! 괜찮아요? 머리를...“

”괘, 괜찮습니다.“

남도현은 그렇게 말하며 식탁 위에 젓가락을 올려놓았다.

그 사이, 이신아는 의자에 앉은 남도현에게 달라붙어 머리를 살펴봤다.

부딪힌 부분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입을 열었다.

”세게 부딪힌 거 같던데. 혹 나는 거 아니에요?“

”하하... 이 정도야 뭐. 자연치유 돼요.“

”으음~ 그래도 응급치료는 해야지~ 호오~“

이신아는 그렇게 말하며 뜨거운 입김을 불어 넣었다.

남도현은 당황하여 몸을 내빼려 했으나, 이신아가 ‘가만 있어봐요!’라고 말하자 그대로 굳어버렸다.

”호오~ 호오~“

정수리에 닿는 뜨거운 입김.

뒷목에 닿는 이신아의 가슴.

남도현은 주먹을 꽉 쥐며 불경한 생각을 지워나갔다.

성아의 어머니는 모든 게 다 좋지만, 너무 동안에다 매력적인 게 문제였다.

마치 농익고 섹시해진 성아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보자~ 이러니까 좀 괜찮죠?“

그때, 머리를 문지르며 싱긋 웃는 이신아.

남도현은 뻣뻣하게 굳은 몸으로 말했다.

”아, 네! 통증이... 없네요.“

통증은커녕, 간질간질한 정수리.

그때 이신아가 어깨를 주무르며 말했다.

”어머어머. 어깨 뭉친 거 봐! 요새 무리해서 일 했죠!“

”아. 그게...“

”있어 봐요. 풀어줄 테니까.“

대답은 듣지 않고, 막무가내로 어깨를 주물러주는 이신아.

남도현은 거절하기도 뭐 해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이신아가 꾸우욱- 꾸우욱- 어깨를 주무르며 입을 열었다.

”한창 힘쓸 나이인데 근육 잘 풀어줘야 돼요~“

”아...네.“

-꾸우욱.... 꾸우욱....

”그나저나 남 사위. 몸 좋다. 운동해요?“

”조금 합니다. 하하.“

”무슨 운동해요? 축구?“

”가끔 시간 날 때 테니스칩니다.“

”테니스~ 좋네. 우리 남편은 운동을 영 안 좋아해서~“

”하하...“

어색하게 미소 짓는 남도현.

능숙하게 마사지를 이어가는 이신아.

그때, 이신아가 남도현의 허벅지를 보며 말했다.

”음? 거기 밥풀 묻었네? 칠칠치 못하게~“

이신아는 그렇게 말하며 상체를 숙여 밥풀을 떼 냈다.

그 과정에서 그녀의 가슴이 남도현의 등에 닿았다.

남도현의 등에 찌릿- 하는 전류가 퍼져 나갔다.

”후-웁.“

그 사이 이신아는 밥풀을 입속에 넣고 오물오물 씹었다.

남도현은 주먹을 꽈아악 쥐며 부풀어 오르는 자지를 진정시키려 애썼다.

”엄마. 뭐해?“

그때, 와인을 들고 나타난 정성아.

이신아가 싱긋 웃으며 답했다.

”남 사위 꼬시는 중~“

”또 또 장난친다. 정리하고 와인 마시자.“

”응~“

이신아는 그렇게 답하며 그릇을 치우기 시작했다.

남도현은 등 뒤의 감촉 때문에 멍하니 앉아있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이신아를 도와 그릇을 치웠다.

”짠~“

이윽고 세 사람은 와인을 마시며 만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학창 시절의 정성아 이야기, 둘이 사귀게 된 이야기, 이신아와 정현재가 연애하게 된 이야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이신아의 너튜브’ 이야기가 나왔다.

”아휴~ 이젠 귀찮아서 못 하겠어. 처음에만 좀 재밌었지.“

이신아의 너튜브.

물론 남도현도 정성아에게 얘기를 들어 잘 알고 있었다.

다이어트 기록을 담은 컨텐츠로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 섹시한 의상을 입고 소통을 나누는 ‘미시 여캠’으로 변색된 그녀의 컨텐츠들.

일순간 섹시한 의상을 입은 채 몸매를 자랑하던 그녀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남도현은 눈을 꽉 감고 이미지를 지워냈다.

‘무슨 생각하는 거야! 성아의 어머니잖아!’

말도 안 되는 불경스러운 생각.

남도현은 눈을 뜨며 이신아를 힐끗거렸다.

그런데 그때, 이신아와 시선이 마주쳐버렸다.

그리고 시선을 피할 틈도 없이, 이신아의 눈이 호선으로 휘었다.

홍조가 가득한 그녀의 눈이 야릇하게 자신을 응시하고 있었다.

촉촉한 입술이 싱-긋 올라갔다.

-휘익.

남도현은 황급히 고개를 틀었다.

그녀의 농염한 미소를 보니 미친 듯이 쿵-쾅 쿵-쾅 심장이 뛰었다.

단순히 내 착각인 걸까?

왜 자꾸만 어머님이 날 유혹하는 거 같지?

”아! 어떡하지!“

그때, 성아가 핸드폰을 보며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급한 일이 생겨 가봐야 한다고 한다.

”미안해 오빠! 이거 제대로 못 처리하면 진짜 큰일 나서! 나 빨리 가볼게!“

성아는 그렇게 말을 남기고 황급히 외투를 챙기고 나가버렸다.

남도현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현관문을 응시하다, 이내 고개를 돌려 이신아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농염하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끼리 한잔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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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끼리’ 한잔할래요.

그 말을 들은 남도현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당황한 그는 엉거주춤 몸을 일으키며 황급히 말했다.

“아, 저! 가, 가봐야 할 거 같습니다. 하하.”

이대로 성아의 어머님과 있다간 미쳐버릴 것 같은 그.

이신아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냥 자고 가요. 지하철도 다 끊겼는데~”

지하철이 끊겼다?

남도현은 곧바로 스마트폰을 들고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시간이...’

그녀의 말대로 지하철 막차까지 15분 남은 상황.

체감상 2시간 정도 지나겠거니 생각했는데, 어느새 훌쩍 시간이 지나버렸다.

남도현은 끙 않는 소리를 내며 고민에 빠졌다.

그때 이신아가 싱긋 웃으며 잔을 따랐다.

“괜찮아요. 부담스러워할 필요 없어요.”

“아...”

“얼마 안 남았어요. 이 병만 다 비워요.”

1/3쯤 남은 병을 흔들며 싱긋 웃는 이신아.

이렇게 강권하는데 더 이상 빼기도 애매했다.

남도현은 하는 수없이 잔을 들었다.

-짠.

그렇게 서로 맞부딪히는 와인잔.

남도현은 이 야릇한 분위기 속에서 평정을 유지하려 애썼다.

이상하게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에 태연한 척 미소를 지었다.

“힘든 시기에요.”

그때, 문득 이신아가 영문 모를 말을 꺼냈다.

남도현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답했다.

“힘든...시기요?”

“후후. 성아랑 도현군? 호칭이 애매하네.”

“아-. 편하게 불러주십쇼.”

“후후. 도현군으로 할게요. 어쨌든 성아랑 도현군, 한창 힘든 시기잖아요.”

이신아는 그렇게 운을 떼며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성아 스케줄 맞춰주는 거 힘들지 않냐, 비밀 연애하는 거 답답하지 않냐, 서로 시간이 안 맞아서 힘들겠다 등등 남도현의 고충을 공감해주었다.

“... 그래도 사랑하니까요. 성아도 분명 힘들 거고.”

연습생 때부터 연애를 해온 정성아와 남도현.

이렇게 될 거라는 건 이미 각오한 일이었다.

문제는 예상보다 정성아가 너무 떠버렸다는 거지만.

“후후 그 시기만 잘 버티면 될 거에요. 저와 그이도 그랬으니까.”

이신아는 자신과 정현재의 연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남도현은 재벌 딸과 평범한 남자의 위태로운 연애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결혼까지 골인한 그들의 해피 엔딩에 진한 미소를 지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대단하네요.”

재벌가의 막내 딸과 평범한 직장인.

그리고 유명 아이돌과 자신.

마치 평행을 이루는 것 같은 두 커플의 이야기.

남도현은 이 이야기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절대로 불가능할 것만 같던 정현재와 이신아의 사랑이 이루어진 것처럼, 평범한 자신과 유명 아이돌인 정성아도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단 희망을 얻게 되었다.

“많은 힘이 되네요.”

남도현은 자신을 응원하는 이신아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자상한 어머님을 두고, 도대체 무슨 불경한 생각을 했던 건지.

그때, 이신아가 남도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후후. 도현군이 사위가 되면 좋을 거 같아요. 젊을 때의 그이를 보는 거 같거든.”

젊을 적의 아버님.

그렇다는 말은 나도 아버님처럼 기적적인 사랑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인가.

“후후. 내가 너무 부담주는 건 아닌가 몰라. 두 사람의 연앤데.”

“아, 아닙니다 어머님. 저도 성아와 끝까지... 가고 싶습니다.”

“후후. 그 마음만 변치 않으면 돼요.”

“예.”

“믿음직해라. 그러면 정리할까요? 시간이 늦었네.”

어느새 새벽 1시를 가리키는 시계.

남도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일으켰다.

이에 이신아도 일어서려 했지만, 그녀의 몸이 휘청거렸다.

남도현이 재빨리 이신아를 부축했다.

“어머님!”

“아. 고마워요. 너무 마셨나.”

휘청거리며 남도현의 어깨를 짚는 이신아.

이윽고 그녀가 말했다.

“잠깐만요. 잠시만 기댈게요. 나이를 먹으니 빈혈이 잘 와서. 후후.”

이신아는 그렇게 말하며 남도현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었다.

양손으로 그의 어깨를 잡고 새근-새근- 숨을 내쉬었다.

남도현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그렇게 1분 남짓 지났을까.

-스으윽

이신아가 기댔던 고개를 들어, 남도현을 올려다봤다.

그녀의 야릇한 두 눈과 촉촉한 입술이 남도현의 눈에 들어왔다.

“.....”

마치 영원과도 같은 몇 초.

그 직후, 이신아가 입꼬리를 올리며 내뱉는 말.

“이제 좀 괜찮네요.”

“아... 네.”

“후후. 방으로 가요.”

이신아는 그렇게 말을 남기고 어깨에 손을 떼 냈다.

등을 돌려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문득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오늘은 성아 방에서 자요. 저기-”

성아가 있는 방은 이신아가 있는 안방의 맞은편.

남도현이 답했다.

“예. 감사합니다.”

“후후. 그러면 잘 자요.”

이신아는 그 말을 남기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남도현은 후우- 긴 한숨을 내쉬곤, 걸음을 옮겨 정성아의 방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좋은 향기가 났다.

‘너무 쌓여 있었나... 왜 자꾸 망측한 생각을.’

여자친구의 향으로 가득한 방.

허나 남도현의 머릿속엔 이신아의 얼굴만이 아른거렸다.

방금 전 자신을 야릇한 시선으로 올려다본 그녀의 얼굴과 가슴골이 쉽사리 잊히지 않았다.

-짜악!

하여 남도현은 자신의 두 볼을 찰싹 때렸다.

머리도 식힐 겸 세수를 하기 위해 화장실로 걸어갔다.

-솨아아아아.,..

이윽고 화장실에 도착한 남도현은 물을 틀었다.

어푸- 어푸- 찬물을 끼얹으며 머릿속의 잡념을 깨끗이 씻어냈다.

“후-우...”

팡-팡-팡-.

수건을 꺼내 물기를 훔치는 그.

이제 좀 머릿속이 맑아진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런데 수건걸이에 수건을 걸던 중, 저기 구석에 웬 이상한 물건이 시야에 들어온다.

웬 길죽한 살색....

“어?”

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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