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벅. 저벅. 저벅.
안지연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서랍에 있는 식칼을 꺼낸 뒤, 호-오 입김을 불어 넣었다.
”호-오.... 호-오....“
”.....“
”키히히히히히히“
살벌한 미소를 머금는 안지연.
그녀가 천천히 걸어오기 시작했다.
”저, 저, 저, 저기.... 그, 내가..내가 잘못했으니까...“
”후후. 괜찮아. 죽이진 않을게♥“
”아, 아, 안....“
-탓! 탓! 탓! 탓! 탓!
안지연은 마녀처럼 기괴한 미소를 머금은 채 김재혁에게 돌진했다.
곧이어 김재혁의 끔찍한 비명이 방안에 가득 울려 퍼졌다.
***
다시 일주일이 지났다.
오늘은 안지연의 인생을 완전히 파괴하기로 한 날.
정성민은 ’라운드걸‘ 복장을 입은 안지연을 보며 입을 열었다.
”보여주고 와라. 네가 얼마나 망가졌는지.“
”네...♥ 주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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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아무리 주위에서 뭐라고 해도, 때론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느껴도 관성처럼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고 마는 게 사람이다.
때문에 어떤 사람을 변화시키려면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한다.
그 사람의 성장환경과 욕망을 철저히 파악한 뒤, 그것을 이용하여 원하는 방향으로 정신을 뒤틀어야 한다.
그렇게 정신을 뒤틀어버리는 데까지 성공하면, 그다음부터는 쉬워진다.
뒤틀린 사고방식에 따른 행동을 할 때마다 쾌락을 주입하여 그 행동을 부추기고, 그러한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보상을 주면 조교는 끝이 난다.
그렇게 지난 한 달간, 안지연의 습관은 변했다.
철저한 식단관리를 하며 매일 아침 운동을 하던 그녀는 늦은 오후가 되어 눈을 뜰 정도로 게을러졌다.
다만 게을러진 그녀도 몇 가지 열중하는 일이 있었는데, 가장 첫 번째는 내게 사랑받기 위해 자신을 치장하는 것이고, 둘째는 근육질 몸을 망가뜨리기 위해 음식을 처먹으며 지방을 키우고 근육을 없애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쾌락을 탐구하는 것’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매일 고통을 인내하며 목표를 이루는 달성감을 느꼈던 그녀는, 아무런 대가 없는 쾌락에 빠진 여자가 되어버렸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나를 떠올리며 자위를 한다거나, 마약을 주사한 뒤 나와 함께 하는 미래를 망상한다거나, 음식을 처먹으며 미각이 주는 행복을 만끽하는 것 등이 있다.
‘아주 훌륭하게 망가졌군’
내 의도대로 강인했던 정신이 완전히 붕괴된 그녀.
역시 그녀를 망가뜨리기 위해 ‘김재혁’을 활용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만약 그가 없었으면 고작 한 달 만에 그녀를 망가뜨릴 수 없었을 것이다.
‘역시, 스트레스를 활용한 게 정답이었어.’
김재혁.
안지연의 원수나 다름없는 역겨운 쓰레기.
나는 안지연의 스트레스를 극대화하기 위해 녀석에게 봉사를 하도록 강요했다.
원수를 봉사하며 느낄 스트레스가 뒤틀린 방향으로 개화하길 바라며, 김재혁에게 봉사하는 안지연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아주 제대로 뒤틀리게 되었지.’
그 결과 내 실험은 아주 성공적이었다.
원수에게 고개를 조아리고 복종해야 한다는 것을 견디기 위해, 안지연 스스로 본인의 사고회로를 뒤틀어버린 것이다.
“으웃...♥ 응히힛...♥”
그 결과, 그녀는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쾌락을 느끼게 되었다.
마치 이하영이 그랬던 것처럼, 죽도록 하기 싫은 일을 할수록 쾌락을 느끼게 된 것이다.
지금도 라운드걸 복장을 입고 혼자 절정 하는 걸 보니 이 상황이 상당히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모양이다.
“큭큭. 상당히 기분 좋아 보이는군.”
“네엣...♥ 최고에요...♥”
지이이잉- 지이이잉- 로터 리모콘을 누르며 그렇게 답하는 그녀.
난 그녀의 엉덩이를 툭 치며 지금 심정이 어떤지 물어보았다.
이윽고 그녀가 답했다.
“선수로 출전했어야 할 제가 라운드걸이나 하고 있다니...너무 한심해서 흥분돼요♥ 그리고 이런 제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을 사람들을 생각하니....꼴려서 못 버티겠어요...♥”
완전히 마조변기녀로 개조된 안지연.
나는 씨익 웃으며 그녀에게 기운을 북돋아 주었다.
“기대하겠다. 나도 네 모습을 지켜보도록 하지.”
“네♥ 실망시켜드리지 않을게욧...♥”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1라운드가 적힌 푯말을 들고 무대로 향했다.
난 오늘 벌어질 대참사를 머릿속으로 그리며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
***
‘으극...♥ 으흑♥’
안지연은 보지에서 울리는 로터를 느끼며 무대에 올라갔다.
그리고 오늘의 메인 이벤트인 챔피언과 도전자의 대결을 하기 앞서, ‘1ROUND’가 적힌 푯말을 머리 높이 들고 링 위를 돌기 시작했다.
-지이잉.. 지이이잉....
움찔움찔 떨리는 보지.
안지연은 링 주위를 돌며 자신을 바라보는 몇몇 남성들의 욕망을 캐치했다.
그들은 비니키 차림의 자신을 멍한 눈으로 보며 욕정이 담긴 눈으로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내 몸으로 흥분하고 있어...♥’
그들뿐만이 아니다.
무대 위에 대기 중이던 해설자, 심판진들도 마찬가지다.
그들 또한 자신에게 욕정하는 관중들과 같이 아름답게 가꿔진 얼굴과 가슴. 그리고 엉덩이를 힐끗거리고 있었다.
‘아... 저질러 버리고 싶다♥’
한시라도 빨리 자신을 망가뜨리고 싶은 욕망.
충격받은 그들의 표정을 상상하자 오싹오싹한 감정이 드는 이 고양감.
아아... 빨리 터트리고 싶다.
‘하지만 참아야 돼...♥’
허나 아직은 참아야 한다.
관중들의 시선이 완전히 집중됐을 때.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가 끝나고 승자에게 이목이 집중되었을 때.
그때 자신의 욕망을 해방해야 한다.
그때야 비로소 머리가 타버리는 듯한 쾌락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벅 저벅 저벅.
그렇게 간신히 욕망을 참은 안지연은, 무사히 링 밖으로 내려왔다.
이후 그녀는 빠른 발걸음으로 곧장 화장실로 간 뒤 변기에 앉은 다음 달아오른 보지를 달래기 시작했다.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개흥분 돼♥ 날 경멸할 거야...♥’
오늘은 사회적 매장을 당하기로 한 날.
안지연은 ‘그 일’을 벌였을 때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해보았다.
자존감 높고 명예를 중요시하던 자신의 대외적 이미지가 한없이 밑으로 떨어지면 어떤 쾌락을 누릴 수 있을지 눈을 까뒤집고 상상해보았다.
“우웃...♥ 흐오옥...♥”
대중들의 모멸적인 시선.
자신을 향해 손가락질하는 관객들.
당황한 방송 관계자들과 해설진들.
자신이 벌이는 저속한 광경에 충격을 받았을 TV, 혹은 스마트폰 시청자들.
“흐오옷!!♥”
그야말로 사회적 인격의 소멸.
드높았던 명예의 추락.
10여 년간 쌓아왔던 자존감의 붕괴.
인간 이하로 전락.
“흣!”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파이터’ 안지연의 몰락.
‘마조변기녀’ 연지연의 탄생.
주인님의 새로운 노예.
그분이 약속한 영원한 쾌락.
“흐오오오옷!!♥”
-프슛! 프슛! 프슛! 프슛! 프샤아아아아....
화장실 문까지 튄 안지연의 조수.
그녀는 후-욱 후-욱 열락의 숨을 내뱉으며 오르가즘의 여운을 느꼈다.
이후 다시 로터를 보지에 집어넣고 비키니 팬티를 위로 올린 뒤 화장실 세면대로 걸어갔다.
솨아아아- 내리는 물에 손을 씻고 표정을 정리한 다음 립스틱을 새로 발랐다.
“음-마 음-마.”
윗입술과 아랫입술에 골고루 립스틱을 펴 바르는 안지연.
그녀는 아름다운 자신의 얼굴을 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풍성해진 가슴골을 여러 각도에서 보며 키득- 소리 내어 웃었다.
이젠 누가 봐도 그녀는 ‘여자’ 그 자체였다.
그것도 ‘아주아주 아름다운 여자’ 그 자체.
“나도 남자들을 유혹할 수 있어...♥”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이제 곧 있으면 경기의 메인 이벤트가 끝나고 승자가 나올 시간이다.
참아왔던 욕망을 해방할 때가 왔다.
***
오늘 밤의 메인 이벤트.
라이트급 챔피언의 타이틀전.
허나 오늘은 새로운 챔피언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3라운드 TKO승으로 도전자가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것이다.
“와아아아아아!”
도전자는 챔피언 벨트를 쥐고 기쁨의 포효를 내질렀다.
이후 그는 링 아나운서와 관객. 그리고 기존 챔피언의 축하를 받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 우선 저를 이끌어주신 코치진과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그리고 무엇보다 저를 끝까지 지지해준 부모님께ㅡ”
가슴 벅찬 이 순간을 생동감 있게 전달하는 새로운 챔피언.
안지연은 라운드걸 복장 차림으로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환한 미소의 챔피언을 보며 빛바랜 자신의 과거를 투영해서 보았다.
그곳엔 당당한 표정으로 챔피언 벨트를 어깨에 멘 ‘여성 파이터’ 안지연이 있었다.
-지이잉... 지이이이잉....
허나 보지 속에 있는 로터가 꿈틀거리자, 그런 환상은 덧없이 흩어져 사라져버렸다.
현실은 엉덩이골과 가슴골이 부각된 라운드걸 복장이나 입고 있는 한심한 자신이 이곳에 있었다.
‘후후...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이제 때가 왔어...♥ 망가지자♥ 완전히 끝장내는 거야♥’
이하나 썅년을 제치고 주인님의 선택을 받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마지막 절차.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 사랑했던 경기장에서 추태를 보이는 것.
파이터 안지연의 커리어를 완전히 박살 내는 것.
“자~ 그럼 기념 촬영 있겠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때가 왔다.
안지연은 챔피언에게 가까이 다가가 꽃다발을 건네주며 요염한 미소를 지었다.
“축하해요. 황대욱 선수. 혹시 저 기억해요?”
새로운 챔피언, 황대욱.
그는 활짝 웃으며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흐하하하하. 제가 사람을 잘 기억 못 해서. 어디서 만났죠?”
“후후♥ 저 안지연이에요.”
자세히 보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180도 변한 안지연.
황대욱은 그런 안지연을 뚫어지게 바라보다, 이내 당황하는 추임새를 넣으며 말했다.
“어...? 그, 진짜...? 아니, 왜 여기에... 하하. 노, 농담이죠? 그냥 닮은?”
못 믿겠다는 듯, 횡설수설하는 황대욱.
안지연이 몸을 밀착하며 말했다.
“저 맞아요. 같은 체육관도 썼었는데...♥”
그렇게 말하며 봉긋한 유방을 꾸우욱 밀착하곤 야릇한 미소를 짓는 안지연.
황대욱의 그곳이 움찔거렸다.
“그, 일단 사, 사진부터 찍죠. 얘기는 나중에-”
-쪼옥♥
“.....?”
말을 잇던 찰나, 기습적으로 황대욱의 볼에 뽀뽀를 한 안지연.
그녀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네♥ 나중에 단둘이 얘기 많이 나눠요...♥”
지난 한 달간 성처리 봉사를 하며 몰라보게 농염함이 올라온 안지연.
황대욱은 그런 안지연을 보며 부풀어 오르는 자지를 느낄 수 있었다.
“큭.”
하지만 곧 기념 촬영을 해야 하는 상황.
일단 이 황당한 상황에 대한 판단은 뒤에 하기로 하고, 당장 눈앞에 닥친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찰칵. 찰칵. 찰칵.
셔터가 터져 나오는 소리.
카메라가 돌아가는 소리.
안지연은 황대욱의 품에 쏘옥 들어간 다음 V포즈를 했다.
황대욱은 속으로 열심히 애국가를 외며 어설픈 포즈로 안지연의 허리에 손을 감았다.
“하-읍!”
허나 돌발상황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안지연이 돌연 황대욱의 입을 덮치며 키스를 한 것이다.
다만 관계자들과 해설진은 이 상황을 오해하고 있었다.
“하하 뭐야. 역시 여자친구였나?”
[아-. 역시 여자친구였군요? 어쩐지 둘이 가까워 보이더니. 하하하.]
[.....]
허나 두 명의 해설 중 나머지 하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안지연의 얼굴을 곰곰이 뜯어보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저 라운드걸의 얼굴이, 떠오르는 미녀 파이터 ‘안지연’과 닮은 것 같은.....데?
[어?]
상황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당황한 황대욱이 안지연을 뿌리치고, 자연스럽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녀가 비키니 상의를 탈의하는 데까진 1초도 걸리지 않았다.
“흐오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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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오옷...!!!♥”
돌연 비키니 상의를 탈의하고 괴상한 신음을 터트린 안지연.
이후 팬티를 내리고 전라가 되어 겨드랑이를 훤히 드러낸 모습은 관중들과 심판진. 그리고 해설진들을 모두 굳게 만들었다.
저런 어마어마한 미녀가 갑자기 왜 저런 짓을?
“흐오옷! 흐옷! 후웁!♥”
겨드랑이를 훤히 드러내고 게다리를 한 채 조수를 뿜어대는 안지연.
그녀는 눈을 까뒤집으며 생각했다.
‘끝장이다...♥ 저질러버렸어♥ 완전히 끝장이야...♥ 내 인생은 망했어...♥’
‘여성 파이터’ 안지연이 극도로 혐오했던 부류의 여자.
파렴치하고 저속한 문란한 여자.
자주적인 여성의 수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