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8화 (148/303)

“크흑!”

그 결과 정성민의 암바는 풀리게 되었다.

온몸이 근육으로 이루어진 거산의 근력은 완벽하게 걸린 암바를 버틸 만큼 비상식적이었다.

“크아아아아!!!”

이후의 경기는 끔찍했다.

더 이상 경기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폭력이 난무하는 난투전이었다.

폭주한 거산은 미친 듯이 주먹을 휘둘러 정성민을 압박했고, 정성민은 침착하게 그의 공격을 피하며 유효타를 꽂아 넣었지만 그를 저지할 순 없었다.

-퍼억! 퍼억! 퍼억! 퍼억!

그렇게 거산의 주먹을 허용하고만 정성민.

고작 몇 대일 뿐인데도 부상의 강도는 꽤 심각했다.

“스탑! 멈춰!”

결국 보다 못한 심판이 나서게 되었다.

거산의 펀치를 맞은 정성민의 부상도 심각했지만, 피투성이가 된 거산의 상태 또한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크아아아아아!!”

허나 거산의 눈에 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심판의 중재도 무시한 채 정성민에게 달려들었다.

안지연은 미쳐 날뛰는 거산을 보며 혹시나 정성민이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느꼈다.

“도, 도망쳐! 당장 도망쳐!”

이대로 놔두면 저 괴물에게 정성민이 맞아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

허나 정성민은 오히려 침착했다.

녀석에게 멀찍이 떨어져 거리를 벌린 뒤, 심판에게 웃옷을 벗고 허리띠를 풀라고 명령한 것이다.

“크아아아아!”

이후 정성민은 이성을 잃고 달려드는 거산을 향해 심판의 옷을 던졌다.

순식간에 시야가 차단된 거산은 팔을 휘둘러 웃옷을 치웠지만, 그땐 정성민의 발이 거산의 무릎을 가격한 뒤였다.

“크헉!”

무릎 관절이 뒤틀리며 땅에 엎어진 거산.

정성민은 곧바로 녀석의 등에 올라타 허리띠로 거산의 목을 졸랐다.

꽈아아아악... 가죽 벨트가 조이는 살벌한 소리가 울려 퍼지며 거산의 의식은 점차 멀어져갔다.

-쿵!

그렇게 졸도를 하고만 거산.

정성민은 심판에게 뒷정리를 맡기고 치료실로 이동했다.

그리고 현재, 정성민은 좀 전의 경기를 ‘자신의 반칙패’라고 우기고 있는 상황이다.

“룰대로 따져 봐. 녀석은 내 기술을 버텨냈고, 끝까지 맨몸으로 싸웠어. 반면에 난 도구를 썼지”

“그래도 그건...”

“내 반칙패야. 좀 더 확실한 기술로 승리를 따냈어야 했어.”

“.....”

저렇게 박박 우기니 할 말이 없는 상황.

안지연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그, 그럼... 또.... 위, 위로를 해줘야 하는 건가?”

“당연하지. 진 것도 분하니, 진득하게 위로받을 거야.”

“.....”

위로.

그것도 진득하게 받는 위로.

괜히 얼굴이 화끈거렸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며 아랫배가 뜨거워졌다.

“어, 언제 받을 건데...”

“이번엔 부상이 좀 심하니, 3일 뒤?”

“.... 계속 싸울 거야? 그 괴물 녀석이랑...?”

“어. 맨몸으로 완벽하게 이길 때까지”

“하아.... 알겠어.”

이렇게 된 이상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

안지연은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치료실 밖으로 나왔다.

허나 한편으론, 그와 다시 몸을 섞을 수 있다는 것에 설렘을 느끼는 그녀였다.

***

3일이 지났다.

그동안 이곳 스튜디오엔 많은 일이 있었는데, ‘도원걸의 3자매’의 호들갑이 극성이었다.

-주인니이이이이임!!!

-거산!!! 네이노오오옴!!

-성민아아아아아아아!!!

평소엔 도도하고 똑똑한 그녀들도 정성민과 관련된 일이면 이성을 잃어버리고 폭주하기 일쑤.

도대체 정성민이 무슨 짓을 해놨길래, 엘리트 코스를 밟아야 할 그녀들이 스스로 고개를 조아리고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것처럼 헌신적이게 되었을까.

‘이,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해.’

허나 안지연은 알 거 같았다.

그녀들이 왜 저렇게 됐는지,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이 남자는 달라. 이 남자는....’

스으윽... 자연스럽게 몸을 포개며 입을 맞추는 정성민.

살과 살이 맞닿고, 숨결과 숨결이 겹쳐지자 안지연은 ‘호들갑 3자매’를 완전히 이해하게 되었다.

그를 거부하는 것은 실로 불가항력이었다.

“흐우움...우움...하앙....♥”

지난 3일간.

안지연은 애써 부정했지만, 실은 이 순간을 기대해왔다.

그리고 그와 입을 맞추자마자 그를 ‘주인님’이러고 부르고 싶은 욕구가 미친 듯이 샘솟아 올랐다.

그동안 억눌러왔던 그에 대한 마음이 미친 듯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왜일까.

만난 지도 얼마 되지 않은 그에게, 왜 이토록 마음이 가는 걸까.

키가 커서? 잘 생겨서? 능력 있어서? 돈이 많아서? 싸움을 잘해서?

도대체 왜?

“흐으으읏!!!♥”

그러한 의문도 잠시.

삽입과 함께 순식간에 퍼지는 쾌감.

안지연은 단번에 이해하게 되었다.

왜 내가 그에게 빠지게 되었는지.

‘이거야... 이거 때문이야.’

압도적인 쾌감.

우수한 수컷만이 줄 수 있는, 복종의 쾌감.

그의 것에 내 모든 것이 꿰뚫려 정복당하는 느낌.

온몸이 쾌락에 마비되어 이대로 자신을 놓아버리고 싶은 충동.

“귀여운 얼굴이 됐군.”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유일하게 자신을 여자로 봐주고 있었다.

남자 같은 삶을 살아오며 뒤따라오던 모멸과 조롱과 동정의 시선이 아닌, 여자를 바라보는 눈으로 자신을 봐주었다.

하여 그와 몸을 맞대면 순식간에 사랑이 차오른다.

거세되었던 여성성이 꽃이 만개하듯 피어나며 우수한 그의 씨를 받을 준비를 한다.

-푸슛! 푸슛! 푸슛! 푸슛!

먼저 그의 씨를 받기 위해 애액이 분비된다.

삽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애액이 질내를 코팅하며 그의 자지가 활개 칠 무대를 만들어준다.

-꾸우우욱... 꾸우우욱...

그리고 질 주름이 꾸물꾸물 움직인다.

질 곳곳의 주름과 돌기가 정성민의 자지에 찰싹 달라붙어 꾸욱-꾸욱- 힘을 주어 그의 사정을 종용한다.

“오우우움...후우움...츄우웁...우움...♥”

또한 타액과 타액을 나누며 자신이 그에게 흠뻑 빠져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물기가 촉촉한 눈과 홍조가 가득한 볼. 완전한 암컷의 교성으로 그의 정복감을 자극한다.

“주인니이임...주인니이임...우움...사랑해요오...♥”

무엇보다 확실한 것은 그에 대한 복종의 말.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암컷이 되었다는 의사표시.

“안지연. 이제 그만 내 밑으로 떨어져라.”

“하아...하아...”

“넌 충분히 잘 버텨왔어. 네 아버지를 위해 네 정체성마저 희생했잖아. 이만하면 충분히 할 만큼 했어.”

“흐읏...하, 하지만....”

“분명 힘들었을 거야. 또래 아이들처럼 지내고 싶은데, 이런 삶을 원한 게 아니었는데.”

“흐으윽...으으...”

울컥 솟아오르는 감정.

마치 독심술이라도 쓰는 것일까.

‘주인님’은 어떻게 내 마음을 이리도 잘 아는 거지.

“어리광도 제대로 부리지 못했겠지. 매일 혹독한 훈련을 하며 자신을 타이르고 또 타일렀겠지.”

“주, 주인님...”

“더 이상 네 아버지를 위해 희생하지 마라. 네가 원하는 삶을 찾아. 스스로 짐을 짊어지려 하지 마라.”

-꾸우우욱....

“흐으으읏!!♥”

자궁 입구를 꾹 누르며 안지연의 머리를 쓰다듬는 정성민.

이윽고 그가 말했다.

“오히려 넌 분노해야 한다. 넌 이렇게 아름다운데, 널 이 꼴로 만들어 놓은 아버지의 폭압에 분노해야 한다.”

자신을 아름답다고 칭찬해주는 주인님.

안지연은 두 눈을 까뒤집은 채 주인님의 말을 곱씹어 보았다.

역시, 그의 말을 틀린 것 하나 없었다.

“흐으으...마, 맞아요... 내가,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나, 나는.. 나는 그저...”

“그래. 그저 사랑받고 싶었을 뿐이지. 이런 삶을 원한 게 아니었어.”

안지연은 울먹이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정성민은 그녀의 입술에 쪼옥 키스를 한 뒤 눈물을 닦아주었다.

“너는 분노해야 한다. 네 삶을 망쳐버린 아버지에게.”

“.....맞아요. 그 사람 때문에 난...”

으드득, 으드득 이를 가는 안지연.

분노로 표정이 일그러지는 그녀.

-쑤우욱!

그때, 정성민이 다시 한번 포르치오를 했다.

절정에 이른 안지연의 귀에 독사 같은 말을 속삭였다.

“그래. 바로 그거다. 분노해라. 네 삶을 억압한 아버지에게 분노를 터트려라!”

“으으으...그, 그 자식 때문에! 그 자식 때문에 난! 흐오오옥!!♥”

-꾸우욱...♥ 꾸우욱...♥

“잘 했다. 바로 그거야. 네가 이렇게 된 이유는, 모두 네 아비 탓이지.”

“마, 맞아요... 그, 그 자식이 절 이렇게...♥”

정성민은 안지연이 그녀의 아버지를 원망할 때마다 계속해서 쾌락을 쏟아부었다.

심지어는 약까지 동원해 쾌락을 쑤셔 넣기 시작했다.

“네 삶을 망친 주범이 누구지?”

“아, 아빠요! 안민철 그 인간이! 흐그읏!!♥”

그녀가 분노하는 사이, 쭈우욱- 마약을 투여한 정성민.

이후 그는 약이 돌 때까지 포르치오 절정을 맛보게 해주다가, 안지연이 환각을 보기 시작하자 세뇌 공정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흐..흐흐흐흐...안민철, 개새끼..크흐흐...”

“그래. 모두 그 인간 때문이야. 아주 잘 했다.”

-꾸우욱...♥

“흐오옷!♥”

-프슛! 프슛! 프슛!

“자-. 이제 원래의 너로 돌아올 때가 됐어. 지금의 모습을 버리는 거다.”

-꾸우욱...♥ 꾸우욱...♥

“흐옷! 네에! 크후웃! 마, 맞아요!♥”

정성민이 자궁 입구를 찌를 때마다 눈을 까뒤집으며 호응하는 그녀.

정성민의 세뇌는 순항 중이었다.

“이제 지금까지의 인생을 버리는 거다. 가족도, 연인도, 친구도. 네 삶은 모두 거짓된 것이었어.”

“흐읏...하, 하지만... 하나는...”

이하나.

안지연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장 사랑하는 연인인 그녀.

안지연은 분명 이하나를 사랑하고 있었다.

정성민에게 이렇게 다리를 벌리는 것도, 모두 하나를 위해서가 아니었나.

“뭘 모르는군.”

그때, 정성민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가 안지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하나는 단지 너의 욕망이 빗어낸 대상일 뿐이다.”

“네...?”

욕망이 빗어낸 대상?

주인님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을 걸까.

“쉽게 말해서, 넌 이하나를 동경했던 거야. 이하나는 네가 되고 싶었던 여성의 모습 그 자체였기 때문에, 그녀를 가지고 싶었던 거지.”

“......아.”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

납득할 수밖에 없는 주인님의 설명.

-꾸우욱♥ 꾸우욱...♥

“흐그읏!!♥”

“그러니 네가 이하나보다 아름다워지면 그걸로 그만이다. 굳이 그녀가 없어도 되지.”

“흣...♥ 하, 하지만...”

“큭큭. 그럼 네 눈으로 똑똑히 확인해라.”

정성민은 그렇게 말하며 삽입된 자지를 뽑아냈다.

안지연은 다리를 발라당 벌린 채 멀어지는 정성민을 아쉬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아.....”

-삑.

허나 정성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리모콘을 눌러 TV를 틀었다.

불이 들어온 화면엔 유두와 보지만 노출된 외설스러운 복장을 입고 있는 이하나가 있었다.

“하, 하나...?”

“잘 봐라. 이하나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정성민을 그렇게 말하며 방문을 나섰다.

안지연은 갑자기 방문을 나서는 주인님의 돌발 행동에 몹시 당황했으나, 잠시 후 TV 속에 모습을 드러낸 주인님을 보며 그의 의도를 눈치챌 수 있었다.

“이하나. 오래 기다렸나?”

“아닙니다 주인님♥ 주인님이 오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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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나. 오래 기다렸나?]

[아닙니다 주인님♥ 주인님이 오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대형 TV에서 울려 퍼지는 두 사람의 대화.

안지연은 주인님과 이하나의 대화를 숨죽인 채 지켜보았다.

[보아하니 마음의 결정은 이미 한 모양이군.]

[물론입니다...♥]

안지연의 오래된 친구이자 연인인 ‘이하나’.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정성민에게 도게자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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