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6화 (146/303)

도대체 무엇을 만드는지 탁-탁-탁-탁 칼질을 하고, 솨아아아 물을 부어 개량하고, 스윽-스윽- 대파와 양파를 손질하여 잘게 다듬고 있다.

“안녕하세유~ 흑종원입니다!”

-빠바밤~ 빰빰~ 빠밤~♪

그리고 옆에 있는 그녀의 스마트폰에선, 너튜버 흑종원의 오프닝송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녀가 재생한 영상의 컨텐츠는 ‘필살! 건강에 좋은 음식 TOP6’이었다.

‘주인님...’

보글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냄비를 보며 심각하게 표정을 굳힌 이희연.

그녀가 이렇게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유는 단 하나밖에 없었다.

그건 바로 주인님의 부상.

아픈 주인님을 두고 볼 수 없었던 이희연은, 이렇게 몸소 나서 건강식을 준비하기로 한 것이다.

이참에 매력 어필도 좀 하고.

-우우웅~

그때였다.

돌연 스마트폰에 진동이 울리며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자매 단톡방’에서 온 메시지였다.

“.....”

내용을 확인한 이희연은 다시 한번 표정을 굳혔다.

메시지의 내용은 이하영이 보낸 ‘눈꽃 천년삼’사진.

현재 러시아에 있는 그녀는 러시아 현지 심마니와 V포즈를 하며 ‘눈꽃 천년삼’이라는 명물을 자랑하는 중이다.

-------20OO년 O월 OO일 금요일----------

이하영

[사진]

[사진]

[사진]

[전설 속에서나 구할 수 있다는

눈꽃 천년삼이야. 험준한 지형에서

자란 삼이라서, 효과가 더 좋다네]

[그런데 넌 직접 만든 전복죽?

그런 거 가지고 몸이 낫겠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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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들부들.

참을 수 없는 노여움.

분노한 이희연은 폭풍 타이핑을 하여 이하영의 조롱에 반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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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 ㅋ

전설 속에서나 구한대 ㅋㅋ]

어디 약장수한테 호구 잡혔니?]

이하영

[호구 잡히긴. 검증 다 끝마쳤어.]

[ㅋ 중요한 건 마음이야.

직접 해주는 요리만큼

주인님을 감동시킬 만 한 게

있을까?]

이하영

[글쎄 실용성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데.]

[전복죽도 훌륭해. 맛도 좋고]

이하영

[그래도 성민이가 한땐

쉐프를 꿈꿨는데,

네 요리가 마음에 들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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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찔, 크게 떨리는 이희연의 어깨.

그동안 잊고 있었다.

모든 게 망가지기 전, 주인님은 꽤 실력 있는 쉐프 지망생이었다는 걸.

그땐 주인님도 순수한 꿈이 있던 사람이었는데.

-우우웅~

그때, 자매 단톡방에 메시지가 하나 더 도착했다.

백하윤의 참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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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하윤

[귀엽네~ 정성민에게

정말 필요한 게 뭔지

모르는구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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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

이희연은 두 눈을 부릅뜨고 까톡을 주시했다.

백하윤이 준비한 패는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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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하윤

[부상엔 보양식 같은 건

중요하지 않단다

필수영양소만 섭취하고,

물리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지]

[사진]

[사진]

[그래서 난 국내 최고의

물리치료사를 영입했지.

듣기로, 그의 안마를 거치고

나면 막힌 기혈이 뚫리고

뭉쳐있던 기가 더욱

원활하게 흐르도록 해준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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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힌 기혈을 뚫어주고 ‘기’가 원활하게 흐르도록 해주는 국내 최고의 물리치료사.

이에 이희연과 이하영은 ‘무슨 무림고수에요? ㅋㅋ’ ‘내공 증진도 되나 봐요? ㅋ’ ‘주인님을 천마로 만들 작정이에요? ㅋㅋ’ 같은 조롱 섞인 까톡을 보내봤지만, 그녀들은 직감할 수 있었다.

이번엔 자신들이 패배했다는 것을.

***

다음 날.

잠에서 깬 나는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몸 상태를 느꼈다.

부상당했는 데도 몸이 가볍고, 머리가 맑으며, 통증도 거의 사라져 있었다.

어떻게 몸이 이렇게 빨리 회복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던 나는, 문득 어제 백하윤이 데리고 온 물리치료사를 떠올렸다.

기가 뭉쳐있다느니, 내공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느니 개헛소리만 지껄여 대던 그는, 약 1시간가량 내 몸을 만지작거리더니 최상의 컨디션으로 되돌려 놓았다.

과연 백하윤의 말대로 국내 1타 물리치료사라 할 만한 실력자였던 것이다.

‘전복죽도 나쁘지 않았어.’

그 뒤에 울먹거리며 내게 전복죽을 진상한 이희연.

그녀는 부끄러운 듯 전복죽을 진상하자마자 재빨리 몸을 돌려 도망쳤지만, 전복죽의 맛은 꽤 훌륭했다.

특색있다 할 순 없지만 기본은 철저하게 지킨 훌륭한 음식이었다.

‘천년삼인가. 그거 덕분에 푹 잘 수도 있었고.’

마지막으로 밤늦게 러시아 현지에서 날아온 이하영의 부하.

그는 내게 이하영이 보낸 ‘눈꽃 천년삼’이란 것을 주고 사라졌다.

난 그것을 시험 삼아 한 뿌리만 먹어봤는데, 솔직히 처음엔 효능이 의심했었다.

아닌 게 아니라, 뿌리를 삼키자마자 열이 올라오고 머리가 어지럽고 극심히 졸음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거의 이하영이 날 배신하고 구원자와 손을 잡아 독을 보낸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허나 이 천년삼을 먹은 덕분에, 난 정말 오랜만에 푹 잘 수 있었다.

매일 불면증과 각종 악몽에 시달려 고통받았던 내가, 꿈 한번 꾸지 않고 정말 오랜만에 숙면을 취한 것이다.

“오늘 제대로 즐길 수 있겠군.”

오늘은 안지연에게 성 봉사를 받는 날.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됐으니, 거리낌 없이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평생 남자처럼 살아온 그녀에게 자지의 쾌락을 주입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난 그런 기대감을 품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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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에 있는 정성민의 별채.

이곳에 2일째 머물고 있는 안지연은 지금 몸을 씻고 있다.

‘주인님’과 몸을 섞기 전, 몸을 단정히 하라는 이희연의 반강제적인 ‘부탁’ 때문이었다.

‘정상이 아니야. 그 여자도 미쳤어.’

자신을 이 지경으로 만든 개자식의 이름은 정성민.

그리고 그와 관련된 모든 사람은 그처럼 미쳐있었다.

그를 주인님이라 부르며 절을 하는 것도,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 대저택의 모든 여자가 그를 보며 얼굴을 붉히며 허벅지를 베베 꼬는 것도 전부 정상이 아니었다.

이들은 미쳐있었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돼’

본능적인 직감이 말하고 있다.

그 남자를 조심하라고.

왜인지 이 저택에 있다 보면 자신도 저런 멍청한 여자들처럼 될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에 휩싸이곤 했다.

그가 너무 잘 생겨서, 개자식인 걸 알면서도 자꾸 감탄하면서 보게 된다. 그의 완벽한 몸과 잘생긴 얼굴이 자꾸만 아른거리게 된다.

“후-우.”

하여 샤워실 밖으로 나온 안지연은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거울을 보며 두 볼을 짜악- 짜악- 때리고, 경기에 출전하는 마음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안내인의 안내를 받아 그의 침실로 가는 내내, 어떻게 하면 ‘위로’를 빨리 끝낼 수 있을지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다.

“왔나.”

그렇게 도착한 그의 침실.

은은한 조명 아래 미적으로 완벽한 남자가 목욕가운만 입고 있다.

그도 자신이 오는 것에 맞춰 몸을 깨끗이 씻은 듯했다.

“그럼 시작하지.”

그리고 그는 마음의 준비를 할 틈도 주지 않고 침대를 가리키며 가운을 풀어헤쳤다.

안지연은 돌연 모습을 드러낸 정성민의 흉물을 보며 헉하고 숨을 삼켰다.

실제로 남자의 물건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예상보다 더 얼굴이 화끈거리고 반응이 격한 그녀였다.

“뭐해. 이리 와.”

반대로 너무도 여유로운 정성민의 태도.

안지연은 뒤늦게 아무렇지 않은 듯 침착한 척하며 그에게 다가갔다.

허나 정성민의 얼굴에 떠오른 조소를 보니, 자신의 초조한 마음이 이미 간파된 듯하여 분함을 느끼는 그녀였다.

“남자와 몸을 섞는 건 처음인가?”

등을 돌린 채 침대에 걸터앉은 안지연.

안지연은 정성민에 말에 침묵했다.

여기서 어떤 답을 하든, 그의 비웃음을 살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겁낼 거 없어. 상냥하게 해줄 테니까.”

“... 내가 겁낸다고? 웃기지 마. 난 그저 지금 이 상황이 치욕스러울 뿐이야.”

말을 그렇게 내뱉었으나, 자꾸만 쿵쾅쿵쾅 뛰는 가슴.

혹시나 겁먹은 자신의 심장 소리가 그에게 들리지 않을까.

안지연은 침대 시트를 꽉 쥐며 애써 불안한 마음을 달래보았다.

“치욕스럽다라. 그러면 뭐, 경기 얘기나 하지.”

....경기 얘기?

정성민이 유일한 공통 관심사를 꺼내자 안지연은 그제 서야 뒤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시야에 웬 태블릿 PC를 손에 든 채 어떤 영상을 보고 있는 정성민이 들어왔다.

“이리 와서 봐봐. 어제 녹화해두었던 스파링 경기야.”

어제 녹화된 스파링 경기.

거짓말처럼 불안한 마음이 사그라들었다.

안지연은 곧장 침대 위로 올라가 그가 들고 있는 태블릿에 시선을 두었다.

“테이크다운 한번을 허용해주지 않더라. 네가 봤을 땐 해결책이 뭐야.”

안지연은 진지한 눈으로 영상을 쭉 보았다.

그리고 이내 해답을 찾은 듯 고개를 끄덕이곤 입을 열었다.

“타격이 위협적이지 않아서야.”

“타격이 위협적이지 않다?”

“그래. 네가 대놓고 그라운드만 노리고 있으니, 그것만 신경 쓰면 되니까 통하지 않는 거지.”

“흐음. 일리 있네. 그래서 해결책은?”

“저 녀석이 타격에도 신경 쓰게 만들어야지. 신경을 최대한 분산 시켜야 돼. 레프트 훅을 섞거나, 로우킥을 계속 넣어서.....”

정성민과 안지연은 한동안 진지한 얼굴로 격투에 대한 얘기만 나눴다.

그렇게 20분 이상 진지하게 얘기하던 둘은, 어느새 몸을 가까이 붙인 채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그럼 테이크다운을 성공했다 가정할 시, 마운트 포지션은 어떻게 가져가야 하지? 네 말대로라면 녀석의 체급 때문에 쉽지 않을 텐데.”

“으음...이건 직접 보여줘야 하는 거라. 말로는 설명이 힘들어.”

“그럼 지금 한 번 해봐. 자-”

정성민은 그렇게 말하며 침대에 대자로 뻗어 누웠다.

이에 안지연은 얼굴을 붉히며 잠시 당황하다, 결국 당황한 티를 내기 싫어 애써 침착을 가장하며 정성민의 다리 사이로 다가갔다.

“크흠. 네, 네가 ‘거산’이라고 가정하면...이렇게 한쪽 다리를 막고...”

안지연은 그렇게 말하며 정상민의 다리 안쪽에 자신의 무릎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뱀이 미끄러지듯 그의 겨드랑이에 팔을 집어넣고, 두 다리로 그이 다리 하나를 봉쇄해 하프 마운트 자세를 가져갔다.

“이 상태에선 주먹이 날아올 거야.... 피해를 최소로 줄여야 하니까 이렇게 어깨와 팔을 집어넣어서 몸을 밀착시키고...그 다음은...”

단지 시범을 보이는 것뿐인데 몸이 밀착된 두 사람.

안지연은 자신의 신체에 닿는 그의 ‘물건’을 느끼며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치고 있음을 느꼈다.

하지만 이딴 것에 당황한 티를 내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묵묵히 설명을 이어가던 그녀였지만-.

“하지만 여기서 이렇게 반격한다면?”

돌연 기술을 풀며 자신을 도로 눕힌 정성민 때문에- 딸꾹질이 터져 나온 그녀였다.

“흐힉!”

“하-읍!”

그렇게 안지연이 당황하는 사이, 정성민은 곧바로 그녀의 입술을 덮쳐 딸꾹질을 틀어 막아버렸다.

안지연은 갑자기 벌어진 이 상황에 당황하여 재빨리 빠져나오려 했지만, 아나콘다처럼 휘감기는 정성민의 몸을 빠져나올 순 없었다.

“우웁...우움...흐우움...♥”

도대체 이건 뭘까.

단 몇 초만 몸을 섞었을 뿐인데, 머리가 멍해지고 몸에 힘이 점점 빠지기 시작했다.

마치 마취총을 맞은 것처럼, 아니면 뱀의 독니 물려 전신이 마비된 사냥감처럼, 이 남자 앞에선 완전히 무기력해졌다.

그동안 수년간 극도로 몸을 단련해온 그녀였지만, 유전적으로 모든 게 우월한 수컷과 몸을 섞으니 순식간에 저항 의사를 상실해버리는 그녀였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흐으읏!!♥”

어느새 흠뻑 젖은 자신의 음부.

그의 손이 질내를 활개 칠 때마다 안지연의 유두가 파르르 떨려왔다.

허나 정성민이 그녀의 가운을 풀자, 잊고 있었던 수치심이 한꺼번에 밀려 들어와 뒤늦게 정신을 차린 그녀였다.

구릿빛으로 탄 피부와 납작한 가슴은 그녀의 가장 큰 콤플랙스였다.

“흐아아아아앙!♥”

허나 반항할 틈도 없이 그의 자지가 파고들어 왔다.

그동안 여자로서의 감각을 모두 상실했다고 생각했던 그녀였지만, 정성민에게 음부를 뚫리자 눈을 까뒤집고 파르르 몸을 떠는 건 그녀도 여느 여자와 마찬가지였다.

“흐읏...보, 보지마...”

허나 아직 뿌리까지 들어간 것은 아닌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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