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4화 (144/303)

잘록하게 들어간 하나의 골반을 부여잡고 뒷치기를 하는 녀석.

녀석의 하나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찰싹 찰싹 때리며 광소를 터트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녀석의 흉측한 꼴을 보고 있자니, 문득 2년 전 극도로 혐오했던 한 남자의 이름이 떠올랐다.

“김재혁.”

김재혁.

병약한 동생을 왕따한 주범이자 이 사회의 기생충.

같잖은 일진 놀이를 한답시고 약한 친구들을 때리고 괴롭혀 돈을 강탈해간 재활용 불가능한 쓰레기.

“이, 씨발...개,새끼가...”

그런 쓰레기 같은 놈이, 하얗고 예쁜 하나를 농락하고 있다.

대체 무슨 수를 쓴 건지, 하나는 녀석에게 푹 빠져있다.

필시 정상적인 방법은 아닐 것이다.

[크으으... 안지연. 네가 레즈년인 줄은 몰랐는걸? 덕분에 네 여친 잘 따먹는다.]

[-짜악! -짜악! -짜악!]

[흐으으응-!♥]

[꽉 조여주는 게 예술이군. 씨발년]

연신 천박한 말을 입에 담으며 하나의 엉덩이를 때리는 녀석.

어느새 하나의 엉덩이는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허나 아파하기는커녕 녀석이 엉덩이를 때릴 때마다 항문을 움찔거리며 애액을 쏟아내는 하나였다.

[네 여친이 왜 이런 꼴인지 궁금하지? 응? 키키킥...]

녀석은 그렇게 말하며 침대 위에 올려둔 주사기 하나를 들었다.

그리고 하나에게 ‘기분 좋아지는 거 하자’라고 말했고, 하나는 곧바로 몸을 돌려 녀석에게 도게자 자세를 하며 어떤 말을 지껄이기 시작했다.

[읏..♥ 기분 좋아지는 약...♥ 약 놔주세여 주인니임...♥]

녀석의 손에 들린 주사기와 ‘기분 좋아지는 약’.

이것으로 사태파악은 끝났다.

하나는 녀석에게 약을 주입 당해 불가항력으로 당하고 있을 뿐이었다.

배신이 아니었다.

“크흐으으윽.... 개,새끼...”

머리가 터질 거 같은 분노.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눈물이 흘러내렸다.

분노로 얼굴이 덜덜 떨려왔다.

[-뷰웃... 뷰웃... 뷰웃... 뷰웃...]

그 사이, 녀석은 정상위 자세로 하나와 진득한 키스를 나누며 질내사정을 시작했다.

하나의 분홍빛 균열에 녀석의 더러운 정액이 범람해 정액이 질질 새어 나왔다.

[하아....존나 쫄깃했다...씨발년...]

녀석은 역겨운 감상평을 남기며 하나의 보지에서 자지를 뽑아냈다.

그리곤 카메라를 들어 자신의 얼굴을 비춘 다음,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다음 말을 이었다.

[큭큭. 대충 어떤 상황인지는 알겠지? 네 여친을 구하고 싶다면, 내 지시에 따라야 할 거야.]

녀석은 그렇게 말하곤 몇 가지 요구사항을 전했다.

[첫째. 혼자 올 것 둘째. 경찰을 부르지 말 것. 셋째. 허튼짓 말고 10시 이내로 지정한 장소로 올 것. 이 세 가지만 지키면 네 여자친구를 돌려주지.]

안지연은 녀석의 요구사항을 듣자마자 폰에 있는 시계를 보았다.

현재 시간은 8시 55분. 10시까지 대략 1시간 정도 남았다.

지금 준비해서 가기만 해도 촉박한 시간이다.

“젠장!”

자신에게 앙심을 품고 계획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녀석.

녀석이 지정한 장소에 갔다간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

허나 경찰에 연락했다가 녀석이 눈치채면, 하나가 또 무슨 일을 당할지 알 수 없다...

“방법이 없어.”

결국 그녀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

녀석의 아지트로 쳐들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뿐.

“순순히 당하진 않을 거야.”

입식 격투와 복싱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괴물신인이라 불리는 안지연

현재 그녀는 UFC 여자 파이터 데뷔를 준비 중이다.

웬만한 성인 남성은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스윽.

하여 그녀는 주머니 안에 작은 단도를 챙긴 뒤 모자를 눌러썼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자, 현관문을 박차고 녀석이 요구 장소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

바삐 걸음을 옮긴 안지연은 예정 시간보다 일찍 약속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녀는 김재혁이 말했던 폐건물을 바라보며 다시 한 번 마음을 다 잡았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하나는 지킨다.’

여자 격투계가 주목하고 있는 괴물신인 안지연.

이대로 데뷔만 무사히 한다면 국제적인 명성을 떨치며 아버지의 꿈인 챔피언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여 꿈을 위해선 이같이 몸이 상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자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허나 그녀에겐 꿈보다 사랑이 더 중요했다.

때론 친구 같은, 또 때로는 연인 같은 소중한 하나를, 여기서 버릴 순 없었다.

반드시 구출해야 한다.

-끼이이익...

그렇게 그녀는 을씨년스러운 폐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밝게 타오르는 모닥불과, 김재혁과 그 일당들이 모여있었다.

그리고 김재혁 바로 앞에는, 하나가 녀석의 자지를 봉사하고 있었다.

-쁍! 쁍! 쁍! 쁍! 쁍! 쁍! 쁍! 쁍!

탐스러운 엉덩이를 드러낸 채 녀석의 자지를 빨고 있는 하나.

그 모습을 보자마자 머리에 열이 뻗치고 속이 뒤틀렸다.

당장이라도 저 쓰레기 녀석을 죽여버리고 싶었다.

“크큭. 왔나? 네 여친은 잘 사용하고 있어. 펠라 실력이 아주ㅡ”

-훙! 훙! 훙! 훙! 푸욱!

말을 끝내기도 전, 찰나에 벌어진 상황.

돌연 주머니 안의 단도를 뽑아 들어 김재혁에게 던진 안지연.

김재혁은 자신의 오른쪽 윗가슴에 꽂힌 단도를 보았다.

녀석은 뒤늦게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악!!! 아아악!!!”

순식간에 벌어진 일, 뒤늦은 인지.

안지연은 녀석들이 당황한 틈을 타 전속력으로 하나에게 뛰어갔다.

무엇보다 그녀의 신변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

“어딜!”

허나 김재혁 패거리는 구경만 하지 않았다.

그들은 안지연의 돌파로에 몸을 던지며 그녀를 저지하려 들었다.

-퍼억!

허나 그녀는 자신을 가로막는 덩치 큰 남자를 단 일격에 쓰러뜨렸다.

턱을 맞은 남자는 전원이 꺼진 듯 축 늘어지며 바닥에 얼굴을 처박았다.

“이 년이!”

이번 상대는 한 번에 둘.

한 녀석은 발을 뻗어 복부를 걷어차고, 이어서 날아오는 나머지 한 녀석의 주먹을 피한 뒤 턱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이에 녀석도 픽- 하고 쓰러졌다.

“마, 막아!”

그야말로 전광석화 같은 움직임.

순식간에 건장한 남자 셋이 쓰러졌다.

이에 나머지 넷이 각목과 연장을 집어 들고 안지연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후웅!

오른쪽 측면에서 날아오는 각목.

안지연은 고개를 숙여 피한 뒤, 발을 들어 올려 녀석의 사타구니를 가격했다.

한 놈은 이것으로 아웃.

“이 씨발년이!”

곧이어 뒤쪽에서 날아오는 야구 배트.

왼쪽 측면으로 몸을 숙여 피하자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발길질이 날아왔다.

-퍼억!

“큭!”

잠시 균형을 잃은 안지연.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동시에 날아오는 연장들.

허나 안지연은 오히려 정면돌파했다.

한 녀석이 야구배트를 내려치기 위해 팔을 들어 올릴 때, 녀석의 품으로 파고들어 다운시킨 것이다.

-퍽! 퍽! 퍽!

이후 꽂힌 주먹 세 방은 각각 목젖, 코, 왼쪽 눈이었다.

급소를 맞은 녀석은 전투 불능 상태가 되었다.

“이익!”

이제 남은 녀석은 둘.

어느새 녀석들의 눈빛엔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

안지연은 옆에 있는 야구 배트를 집은 뒤 녀석들에게 돌진했다.

-까앙! 깡!

어어어- 하는 사이에 왼쪽 후두부와 이마 정중앙에 타격을 입은 나머지 둘.

깔끔하게 급소를 맞은 녀석들은 눈을 까뒤집으며 털썩 쓰러졌다.

이것으로 상황은 완전히 종료되었다.

“허억...허억...허억...”

폐건물 안에 쓰러진 건장한 남자 일곱.

그리고 오른쪽 가슴을 부여잡은 채 몸을 덜덜 떨고 있는 김재혁.

녀석이 외쳤다.

“마, 마, 말도 안돼... 이건 말도 안 된다고!!”

-드드드드드.....

안지연은 야구 배트를 땅에 질질 끌며 김재혁에게 다가갔다.

당한 것이 있으니, 그만큼 돌려주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녀석에게 다가갔다.

이에 녀석은 하나를 인질로 잡기 위해 바퀴벌레처럼 사사삭 기어가기 시작했다.

-후웅- 후웅- 후웅- 퍽!

허나 이번에도 녀석의 얕은꾀는 저지된다.

내던진 야구 배트를 정통으로 맞은 녀석은 얼굴을 부여잡고 바닥을 뒹굴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악! 크아악!!”

“...사람 잘못 건드렸어. 이 쓰레기 새끼야.”

짓씹는 듯 음성을 내뱉으며 녀석에게 다가가는 그녀.

이제 녀석을 죽도록 패주고, 경찰에 신고하여 법의 처분만 기다리면 된다.

데뷔가 무산될지도 모르지만, 하나가 무사하니 그것으로 족하다.

“이야-. 대단한데?”

그런데 그때.

폐건물 안에서 들리는 낯선 남자의 목소리.

안지연은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황급히 몸을 틀었다.

그러자 폐건물은 어두운 저편에서 구두굽 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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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건물 어두운 저편에서 모습을 드러낸 남자.

안지연은 모습을 드러낸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

“.....”

말문이 턱 막힐 정도의 압도적인 미모.

가히 귀공자 같은 생김새에, 길쭉하게 빠진 기럭지.

면면을 샅샅이 살펴보면, 날렵한 턱. 오똑한 콧날, 탐스러운 입술, 사내다운 눈매. 역삼각형을 이루는 바디라인.

“..... 당신, 누구야.”

하지만 녀석의 눈빛은 위험했다.

분위기 또한 괴기스러웠다.

자신을 뜯어보는 듯한 녀석의 눈빛에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흐음. 너무 남자 같은데? 내 스타일은 아니군.”

“...누구냐고. 당신.”

대답 대신, 또각- 또각- 걸음을 옮기는 남자.

모닥불에 길게 늘어지는 남자의 그림자.

알 수 없는 긴장감과 불안감.

본능적인 포식자에 대한 공포.

“뭐 굳이 설명하자면, 저 뒤에 머저리와 같은 편.”

“.....”

“더 자세히 말하자면, 이하나를 저 꼴로 만든 장본인.”

두 귀를 의심했다.

처음엔 그저 멍하니 사내를 바라볼 뿐이었다.

허나 사내의 눈빛을 보자, 저 말이 사실임을 깨닫게 된다.

진심으로 자신을 조롱하는 듯한 사내의 표정에서 진실을 알 수 있었다.

“당신이었어...?”

화아아악!

가슴 속에 불길이 일었다.

역시 김재혁 따위가 이런 일을 벌일 수 있을 리 없었다.

저런 찌질이 겁쟁이 따위가 이런 대범한 일을.

“쉽더군. 몇 번 들이대니 그냥 벌려주더라고. 큭큭큭...”

사내의 두 눈 속에 담긴 광기.

명백한 조롱이 담긴 사내의 비웃음.

“닥쳐... 그 입 찢어버리기 전에.”

“앙앙대며 매달리는 꼴이 제법 귀여웠지. 뭐, 나중엔 질려서 저 녀석에게ㅡ”

“닥쳐어어어!!!”

안지연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 사내라면 하나를 순식간에 무너트릴 수 있을 거라고.

사내의 말은 하나도 빠짐없이 진실일 거라고.

하여 그녀는 사내의 입을 틀어막아 버리기로 했다.

-후웅!

첫 일격은 언제나 오른쪽 턱.

허나 남자는 가볍게 몸을 틀어 주먹을 피했다.

안지연은 이에 당황하지 않고 곧바로 연속공격을 넣는다.

공격의 목적지는 녀석의 사타구니.

-휘익!

허나 그것마저 예상했다는 듯, 몸을 틀어 피하는 사내.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역시 보통 놈이 아니었다.

안지연은 잠시 거리를 벌린 뒤 사내를 노려보았다.

그사이 사내는 피식- 조롱 섞인 웃음을 흘리곤 외투를 벗어 던졌다.

“너무 빨리 끝내려는 거 아니야? 난 너랑 더 놀고 싶은데. 너 아니면 여자랑 붙어보는 일이 있기나 하겠어.”

사내는 그리 말하며 입고 있던 웃통까지 벗어 던졌다.

포악한 사내의 근육질 몸이 모습을 드러냈다.

‘선수, 인가? 하지만 선수라기엔...’

극도로 단련된 근육질 몸.

허나 선수라고 하기엔, 곳곳에 흉터 자국이 많았다.

칼에 베이거나, 찔린 듯한 자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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