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자를 좋아하니까.‘
언제부터였을까.
여자에게 두근거리기 시작한 게.
아마 14살 무렵 ’그 아이‘를 처음 본 순간부터가 아닐까.
그 아이가 전학 온 날, 하루종일 머릿속에 그 아이만 생각났으니 말이다.
“후후후...”
그 아이를 생각하자 저절로 미소가 번졌다.
기적적으로 자신의 여자친구가 된 그 아이를 생각하자, 얼굴에 발그레 홍조가 번지고 미소가 지어졌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벌써 보고 싶어졌다.
’이하나‘
이하나.
안지연의 동갑 여자친구.
원래 둘은 친구 사이로 시작했었다.
이하나에게 한눈에 반한 안지연이 그녀에게 들이대며 둘은 친해졌고, 14살부터 19살까지 같은 학교를 다니며 단짝 친구 같은 사이가 되었다.
허나 더 이상 마음을 숨길 수 없었던 안지연은 20살이 되자마자 이하나에게 커밍아웃을 했고, 이하나는 이에 혼란스러워하며 그녀를 멀리하게 되지만 결국 이하나와 안지연은 기적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하나가 안지연을 멀리하고 3개월 뒤, 자신에게 양성애적 기질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하나야. 나 운동 끝났어.”
그리고 오늘은 하나를 보기로 한 날.
안지연은 해맑게 웃으며 자신의 소식을 하나에게 전했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 하나는 침묵할 뿐이었다.
“하나야....?”
무슨 일이 생긴 걸까.
하나가 답을 하지 않는다.
문득 불길한 예감이 엄습해온다.
“으응....지연아.”
그런데 그때.
마침내 기다리던 하나의 목소리가 들린다.
허나 그녀의 목소리는 평소 듣던 밝은 톤이 아니었다.
“... 하나야. 무슨 일 있어?”
“아, 아니... 몸이 좀 안 좋아서 그래.”
“안 좋아? 어디가 어떻게?”
“몸살...으읏...몸살 감기인 가봐...”
“아...”
“미안. 오늘 약속은 못 지킬 거 같아... 정말 미안...으이잇!”
“... 하나야? 괜찮아?”
“응... 벌레가 들어와서, 깜짝 놀라서...”
“...그래. 그럼 좀 쉬어. 몸조리 잘 하구.”
“응. 미안해. 내일 봐.”
“응.”
-삑.
어딘가 부자연스러웠던 하나와의 통화.
안지연은 인상을 찌푸린 채 고민하기 시작했다.
죽이라도 사 들고 하나의 집을 찾아갈지.
“아냐. 됐어.”
허나 그녀는 이내 고개를 저으며 병문안을 체념했다.
하나의 부모님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으니, 찾아가봤자 하나만 스트레스받을 것이다.
“별일 아니겠지. 그냥 몸살이라 했으니”
’촉‘같은 비과학적이고 불확실한 것은 믿지 않는 그녀.
그녀는 애써 이 ’불길한 촉‘을 무시하기로 했다.
과대망상 같은 건 인생에 하등 도움도 되지 않는 쓸모없는 짓일 뿐이니.
***
지금 이 시점.
내가 정현재와 이신아에게 감사하는 것이 있다면 축복받은 육체와 외모를 물려줬다는 것이다.
준수한 키에 근육이 잘 붙는 몸은 물론, 미형상 완벽한 비율로 이루어진 팔 다리 몸의 배합까지.
내 육신은 남녀를 불문하고 ’아름답다‘고 느낄 만큼 아름다운 미형을 뽐내고 있다.
그리고 이런 나의 몸은 암컷을 유혹하는데 십분 활용되곤 한다.
“하으으읏...♥ 으읏...♥”
안지연의 여자친구, 이하나.
그녀가 내게 함락되는 덴 고작 3일이 걸리지 않았다.
현재 그녀는 내 밑에 깔려 자지를 받아들인 채 두 눈을 까뒤집고 있었다.
“어떻게 할래. 이대로 끝내고 싶어?”
“흐우웃... 아, 안돼... 계속 넣어줘...빼지마아아...♥”
“큭큭. 그럼 내 말 잘 들어야지?”
필사적으로 질주름을 수축하며 내 자지를 붙잡는 이하나.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가볍게 키스를 해주었다.
그러자 하나의 질이 움찔움찔 떨리며 애액을 연신 분출해댄다.
“응...♥ 될래♥ 주인님의 노예가 될래...♥”
절대 연인을 배신할 수 없다며 날 완강하게 거부했던 이하나.
허나 자지 몇 번 박아주자 이 꼴이 되어버렸다.
외모의 축복에 기술이 곁들어지면, 이리도 편리하게 여자를 함락시킬 수 있다.
“그래. 그러면 이제 기분 좋아져 볼까?”
이하나의 마음을 꺾는데 성공했으니, 이제 그녀를 망가뜨릴 차례.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그녀의 정신을 개조한다면, 그녀를 이용해 안지연을 함락시킬 수 있을 것이다.
“뭐든 좋아♥ 주인님과 함께 라면 뭐든...♥”
“맘에 들어.”
난 그렇게 말하며 대충 그녀를 아끼는 척 그윽한 눈으로 바라봐주었다.
거기에 더 해 키스를 하며 머리를 쓰다듬고, 목덜미와 유두 등에 애무를 하는 서비스까지 추가해주었다.
“흐오옥....후오오...♥”
그 결과 그녀는 이렇게 완전 타락.
이제 약의 맛을 알게 해줄 때이다.
난 그녀의 보지에서 자지를 빼낸 다음 가방에 넣어둔 주사기를 꺼냈다.
“자- 들어간다.”
꾸우욱.
그녀의 팔에 약을 주입해 넣었다.
그러자 이하나의 질이 수축이완을 반복하며 안에 있던 정액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한 방만 더 맞자.”
확실한 약빨을 이해, 약을 한방 더 놔주었다.
이제 그녀는 환청, 환각을 보며 어떤 짓을 하든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들어와.”
이제 이하나의 세팅이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조교를 시작할 차례.
난 커미션 요청자인 ’김재혁‘을 안으로 불러들였다.
놈은 과거 망나니처럼 살다 안지연에게 패배한 이후 폐인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쓰레기 녀석이다.
“이제 시킨 대로 하면 돼. 저년을 조교해 봐.”
허나 그는 엄연한 이번 커미션의 당첨자.
나는 그의 욕망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줄 의무가 있다.
그가 쓰레기든 아니든 안지연이 그에게 굴복하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가, 감사합니다 마스터! 이 은혜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그래도 뭐, 감사할 것까지야.
어차피 안지연에 대한 소유권은 결국 내가 가져갈 텐데.
“감사 인사는 됐고. 약빨 떨어지기 전에 빨리 박아넣어. 지금 조교 해놔야 해.”
“예!”
내 명령이 떨어지자 발딱 발기한 자지를 문지르며 이하나에게 다가가는 녀석.
환청, 환각에 시달리는 이하나는 녀석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대로 자지를 받아들였다.
아무래도 아직도 나인 줄 착각하는 모양이다.
“주인니이이임....주인니이이임♥”
“크하아아악! 싼다!”
움찔, 움찔. 떨리기 시작하는 녀석의 자지.
녀석의 자지가 맥박칠 때마다 안지연의 연인, 즉 이하나의 질내에 정액이 쏟아졌다.
그러는 와중 둘은 끈적한 키스를 나누며 영원한 연인의 맹세를 했다.
“사랑해...사랑해요 주인니이이임....♥”
“나, 나도...♥ 네 보지 개쩔어♥”
서로 조금씩 핀트가 맞지 않는 대화.
허나 이 정도면 딱히 문제없을 것이다.
요점은 안지연이 이 영상을 보고 충격받기만 하면 된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조교의 시작이다.
-삑.
“이희연. 영상 확보했다. 보내줄 테니까 재밌게 한 번 편집해봐.”
“네♥ 주인님♥ 맡겨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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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어둠이 깔린 어느 한 ‘편집실’.
이희연은 완성된 영상본을 보며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이만하면 충분히 안지연이 도발에 걸려들 수 있을 것이다.
[흐으응...♥ 주인님♥ 주인니이임... 사랑해요...♥]
[크히히히히 나도. 네 보지 개쩔어♥]
[전 주인님의 것이에요... 제 모든 걸 바치겠습니다...♥]
[키히히. 그래그래. 안지연 그년은 버리고, 나한테 모든 걸 바쳐♥]
[네엣...♥]
몸을 맞댄 채 서로의 유두를 비비며 끈적한 키스를 나누는 이하나와 김재혁.
약물에 취한 이하나의 두 눈은 썩은 동태눈처럼 흐리멍텅했다.
김재혁은 안지연의 연인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에 잔뜩 흥분하여 마구잡이로 정액을 쏟아내고 있었다.
[-뷰우웃...뷰우웃...뷰웃....뷰웃...뷰웃...]
하얀 피부에 예쁜 두 눈이 매력적인 안지연의 연인 이하나.
지금 그녀는 구릿빛에 뼈드렁니가 흉한 ‘김재혁’에게 질내사정 당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의 뼈드렁니를 사랑스럽다는 듯 게걸스럽게 핥으면서.
“으으 역겨워.”
보기 역한 장면에 인상을 찌푸리는 이희연.
제3 자가 봐도 이토록 불쾌한데, 당사자인 안지연은 이 영상을 어떻게 반응할까.
아마 영상을 보자마자 머리끝까지 분노하여 당장 뛰어오겠지.
“이제 뒷부분만 따면 끝나겠네.”
어쨌든 역겨운 섹스장면은 편집이 끝났으니, 남은 것은 ‘영상 편지’만 남기면 된다.
이희연은 곧바로 김재혁과 이하나를 불러 촬영을 시작했다.
***
2일 뒤.
안지연은 이하나의 안부가 걱정되었다.
요즘 전화도 받질 않고, 까톡에도 답장을 하지 않으니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집에는 찾아갈 수 없는 상황이다.
3개월 전 하나의 집 앞에서 키스를 나누는 걸 ‘하나’의 부모님에게 들킨 이후로, 그녀의 부모님에게 거절당하고 있으니까.
-우우웅~
그때였다.
옆에 두었던 폰에서 진동이 울리며 불이 팟-하고 들어왔다.
안지연은 곧바로 폰을 집어 들어 알람의 내용을 확인했다.
“!”
하나에게 도착한 메시지.
안지연은 곧바로 지문인식해제를 하고 까톡의 내용을 확인하였다.
그녀의 표정이 굳어졌다.
“뭐, 뭐야...?”
하나가 보낸 것은 웬 사진 한 장.
사진 속 그녀는 나체를 한 채 어떤 사내의 품에 안겨있었다.
사내는 흉측한 뻐드렁니를 드러낸 채 하나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그녀의 젖가슴을 주물럭거리고 있었다.
“.....”
말문이 턱 막히는 상황.
혹시 잘못 본 것은 아닐까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허나 사진 속 하나의 모습은 그대로였다.
“하, 하, 하나야...”
협박을 당하고 있는 것일까.
그녀가 울고 있는 건 아닌지 얼굴을 확대해보았다.
허나 하나는 살며시 미소를 머금은 채 홍조를 띄고 있었다.
입 주위에는 음모털 한 올과 정액이, 유두에는 번들거리는 침자국이 가득했다.
“마, 말도 안 돼. 장난이지. 그치?”
안지연은 곧바로 홈버튼을 누른 다음 수화기 아이콘을 눌렀다.
그리고 1번을 누른 뒤 통화 버튼을 눌러 하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루.... 뚜루루루루....
까맣게 타는 마음.
쿵쾅쿵쾅 미친 듯이 뛰는 심장.
하나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
저딴 미친 사진을 보내놓고 해명도 하지 않는다.
제발 장난이라면 이쯤 그만둬줘.
-우우웅~
그때, 진동이 한 번 더 울린다.
메시지가 하나 더 도착했다는 뜻.
곧바로 통화를 종료한 뒤 메시지를 확인했다.
이번에는 어떤 영상 하나가 첨부되어 있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재생버튼을 눌렀다.
[우움...♥ 우우움...♥ 샤랑해여...♥]
[크흐....더 쪼여봐...♥]
[네에...♥]
영상 속 여인은 사랑하는 자신의 연인 이하나.
그리고 그녀와 진득한 키스를 나누고 있는 사내는 아까 사진에서 봤단 놈.
영살을 보니 확실해졌다.
하나가 바람을 피고, 그 영상을 자신에게 보낸 것이다.
“왜...왜.....?”
세상이 핑- 도는 기분.
너무 말도 안 되는 이 상황에 사고가 그대로 멈춰버렸다.
지금도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헐떡이는 신음소리가 믿기지 않는다.
[안지연 씨이발년, 지금쯤 존나 빡쳤겠지? 크히히히히]
그런데 그때,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남자의 목소리.
안지연은 곧바로 폰을 들어 영상을 확인했다.
[크히히! 씨발년! 안지연 씨발년! 꼬시다 이 병신년아!]
[-짜악! -짜악! -짜악!]
[하읏! 으응! 흐으응! 주인니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