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0화 (140/303)

허나 동생들은 ‘향락소 제2지부’의 여왕인 이하영과 ‘스트리밍 사업부 전략기획실장’을 맡고 있는 이희연이었다.

이런 허접한 수에 당할 만큼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다.

“에이- 언니. 설마 그러겠어요~ 이렇게 번듯한 사람이”

“얘기나 한번 들어볼까요. 궁금하네~”

이하영은 그렇게 말하며 테이블 밑으로 소주 하나를 뺐다.

그리고 샘플용으로 챙겼던 마약을 몰래 탄 다음, 적당한 시기에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받은 게 있으니 답례는 해드려야겠죠. 저희 잔도 받으세요.”

이하영은 싱긋 웃으며 빈 잔에 소주를 따랐다.

이에 둘째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 세분은 칵테일 소주 드시죠. 여성분들이 좋아하더라고요.”

“음~ 근데 저희는 소주파라. 이런 달달한 건 입에 안 맞거든요.”

허나 ‘기호’를 핑계로 자연스레 빠져나가는 이희연.

이어서 백하윤이 마지막 결정타를 날렸다.

“칵테일 소주 같은 건 애들이나 좋아하는 거죠. 어른은 어른끼리 마시는 술이 있잖아요?”

백하윤은 그렇게 말하며 소주잔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둘째에게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짠해요♥ 대표님♥”

“아, 예.”

순식간에 세 자매의 페이스에 휘말린 문신 양아치 3형제.

그들은 이하영이 따라준 소주잔을 원샷했다.

그리고 이희연이 덜어주는 안주를 먹으며, 헤벌쭉 미소를 지었다.

***

“죄송합니다 의장님!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한편, 술집 옆 으슥한 뒷골목.

정성민의 호출에 부리나케 달려온 윤상철은 이마를 땅에 찧으며 용서를 빌고 있었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정성민 의장을 건드렸기에, 손이 닳도록 빌어야 한다.

“뭐, 됐어. 책임은 너희 같은 말단이 지는 게 아니니까.”

허나 다행히, 소문과는 다르게 관대한 모습을 보이는 정성민 의장.

윤상철은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책임은 말이지-”

그런데 그때, 의미심장한 뒷말을 잇기 시작하는 정성민 의장.

윤상철의 뒷목이 빳빳하게 굳었다.

“너희 같은 말단이 아니라, 조직의 총책임자가 져야 하는 거 아니겠어?”

그리고 마침내 완성된 정성민 의장의 말은, 최악이었다.

그 의미는 간단히 말해 ‘너희 두목 불러와’가 아닌가.

‘좆됐다!’

이거 아무래도 사죄가 부족한 모양이다.

윤상철은 다시 이마를 땅에 찧으며 용서를 빌기 시작했다.

“아닙니다!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제발! 제가 책임지게 해주십쇼!”

쿵. 쿵. 쿵.

이마를 찧으며 자신의 진심을 전하는 윤상철.

이에 문신 양아치 첫째도 박자를 맞추기 시작했다.

쿵↑ 쿵↓ 쿵↑ 쿵↓ 대가리 박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린다.

“흐음. 네가 책임지겠다고?”

“예! 차라리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정성민은 진심 어린 윤상철의 모습을 고려해 잠시 고민해보기로 했다.

그러다 이내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말했다.

“그럼 조건이 있다.”

“예! 말씀만 하십시오!”

“오늘 벌어진 일은 네가 완벽히 수습해라. 저 녀석의 어깨와 복부도 네가 치료해놓고. 병원에서 치료하면 안 되는 건 당연히 알고 있겠지?”

“예! 돌팔이를 써서 치료해놓겠습니다!”

“좋아. 자세가 아주 마음에 들어. 너를 봐서라도 선처해주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그래. 그러면 엄지 손가락 하나만 내놔. 그 정도면 네가 책임지는 거로 끝내고 넘어가 줄게.”

.....?

엄지 손가락을 내놓으라고?

윤상철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예?”

“못 알아들었나. 엄지 하나만 내놓으라고. 네 부하가 휘두르는 주먹에 내가 다칠 뻔했으니, 이 정도면 아주 싸게 먹히는 거라 보는데.”

“그, 그, 그, 그게....”

“못 하겠어? 그러면 네 두목 불러와.”

“그, 그, 그게! 그러면....”

윤상철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엄지 손가락 하나를 잃는 게 나을까, 두목에게 이 사실이 발각되는 게 나을까.

그때 정성민 의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좋아. 그러면 선택지를 하나 더 주지.”

“!”

“네가 직접 거둬들였다는 저놈. 저놈의 손목을 네가 직접 잘라라. 아니면 네 손가락을 내놓던지”

“.....”

최악의 양자택일.

아끼는 부하의 손목이나 자신의 손가락 둘 중 하나를 바쳐야 하는 상황.

윤상철은 고개를 돌려 자신의 부하를 바라보았다.

“혀, 형님...”

“네가 벌인 짓이다...!”

“형님! 제발!”

“이 녀석의 손목을 자르도록 하겠습니다.”

간절한 부하의 눈빛에도 가차 없이 녀석을 버리는 윤상철.

정성민이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 그러면 이거 받아.”

툭- 정성민의 손에서 떨어진 펜 한 자루.

그리고 그는 품에서 자신의 명함을 꺼낸 다음 윤상철 앞에 놓았다.

“너희 소속과 이름을 적어라. 약속을 잘 이행했는지 추후에 확인하도록 하지.”

“예...”

윤상철은 명함의 흰 부분에 소속과 이름을 휘갈겼다.

그리고 문신 양아치도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이름을 적어넣었다.

그런데 그때.

“너, 왼손잡이였군.”

문신 양아치의 펜질을 보며, 기괴하게 입꼬리를 비트는 정성민.

그가 말했다.

“윤상철. 저 녀석 왼쪽 손목 자르고, 나중에 보고해.”

“.....예.”

정성민을 그렇게 명령을 내리고 술집을 향해 걸어갔다.

문신 양아치는 서럽게 흐느끼며 몸을 덜덜 떨어댔다.

***

술집으로 돌아온 정성민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테이블 위에 쓰러진 양아치 삼형제의 모습이, 기대대로였기 때문이다.

‘그래. 내 여자들인데, 저런 녀석들쯤은 알아서 처리해줘야지’

그녀들을 믿으면서도 내심 걱정했던 정성민.

허나 역시 기우에 불과했다.

아무렴 자신이 손에 쥔 최고의 카드들인데, 이 정도쯤은 해줘야지.

“알아서 잘 처리했네”

정성민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테이블 쪽으로 걸어갔다.

이내 정성민을 발견한 세 자매가 활짝 웃으며 그를 반겼다.

“주인님!”

“성민아!”

“후후. 정성민.”

정성민은 그녀들의 환대를 받으며 빈자리에 앉았다.

이희연은 정성민이 자리에 앉자마자 양아치 삼형제에 대해 보고하기 시작했다.

“주인님. 여기 이 녀석들은ㅡ”

“됐어. 이미 알고 있으니까.”

다만 정성민은 이미 이 사태에 대해 알고 있기에, 이희연의 말을 끊었다.

세 자매는 당황한 얼굴로 정성민을 바라보았다.

“이놈들과 한팀이 날 습격해서 말이야. 처리하고 오는 길이야.”

“!”

“!”

“!”

‘습격’이란 단어에 머리 위에 느낌표를 띄운 셋.

그녀들은 걱정 어린 눈으로 정성민의 용태를 살폈다.

“아무 일 없으니까 괜찮아. 자-”

하여 정성민은 팔을 펼치며 자신의 건재함을 보여주었다.

이내 안도의 한숨을 내쉰 그녀들은 분노가 가득한 표정으로 짓씹듯 말했다.

“감히 주인님에게! 제게 복수할 기회를 주세요! 팔 하나쯤은 뽑아버려야 해요!”

“아냐 성민아. 나한테 넘겨. 내 향락소의 D급 가축으로 만들어서, 영원히 고통받게 해줄게.”

“후-우. 정성민. 이번엔 나한테 맡겨봐. 암컷 노예로 개조해서 성병으로 죽게 만들어 줄 테니까.”

이글이글. 저마다 분노를 불태우며 복수를 다짐하는 그녀들.

허나 정성민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뿐이다.

“말 좀 가려서 해. 종업원 있잖아.”

....?

종업원이 있다?

세 자매는 정성민의 눈이 향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들 바로 뒤엔 웬 종업원 하나가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치, 치워드릴...까요?”

***

“크윽...”

비몽사몽. 몽롱한 의식.

문신 양아치 둘째가 머리를 부여잡으며 일어났다.

눈을 뜨니 기생오라비같이 생긴 놈이 자신을 보고 있다.

“깼군.”

쇼파 같은 의자에 앉은 채 그렇게 중얼거린 기생오라비.

그 뒤엔 좀 전까지 헌팅 하려고 했던 여자 셋이 나란히 서 있었다.

“무, 무슨... 대체 어떻게...”

“닥쳐 이 새끼야-”

그때, 돌연 자신의 귓속을 파고드는 첫째 형님의 목소리.

둘째는 고개를 돌려 바로 옆에 있는 첫째 형님을 보았다.

그는 몸을 덜덜 떨며 기생 오라비를 향해 고개를 조아리고 있었다.

“빨리 용서를 빌어라... 정성민 의장님이시다! 어서!”

“...예? 정성민? 그 새끼가 누군데요?”

“씨발, 이 병신 새끼가-! 대가리 박으라면 대가리 박아!”

버럭-! 호통을 치는 첫째 형님.

둘째는 당황하면서도 일단 형님의 말대로 고개를 조아렸다.

약 기운이 빠지자 불안한 예감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다.

“크윽....”

그리고 이내, 셋째 넷째도 의식을 찾기 시작했다.

잠시간의 소란 이후, 그들도 정성민을 향해 고개를 조아리게 되었다.

“좋아. 너희들 또한 내 여자에게 수작을 부렸으니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겠지.”

모든 죄인이 깨어난 지금.

정성민은 집행의 시작을 알리며 제일 좌측에 있는 첫째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기괴하게 입꼬리를 비트며 말했다.

“듣기로, 너희들은 형제의 연을 맺을 정도로 각별하다지?”

“.....예, 예...”

덜덜덜. 몸을 떨며 답하는 첫째.

녀석의 등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좋아. 그럼 너. 네 동생을 위해 손가락 하나를 바쳐라.”

“....예?”

“아까랑 똑같아. 네가 손가락 하나만 바치면, 동생들의 죄는 용서해 주지”

“.....”

첫째는 덜덜 몸을 떨며 울먹이기 시작했다.

동생들과 함께했던 추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왼쪽 손목까지 잃은 마당에, 오른손마저 장애가 생길 순 없었다.

“도, 동생의 손목을...바, 바치겠...습니다.”

“형님?”

너무나도 쉽게 버림받은 둘째는 당황하여 첫째를 돌아보았다.

허나 그는 결심을 굳힌 듯 독기 어린 표정만 짓고 있을 뿐이었다.

“집행해.”

그리고 이번에는 형이 바로 집행되었다.

보는 눈도 없을뿐더러, 정성민의 부하들이 있기 때문이다.

-저벅. 저벅. 저벅.

그렇게 둘째에게 다가가는 다섯의 괴한.

그들은 둘째를 가볍게 제압한 다음, 그의 손을 고정시켰다.

그리고 굵직한 도끼를 내려찍어 녀석의 손을 절단 냈다.

“크아아아아아아!!! 으아아아악!!!”

고통에 몸부림치며 비명을 지르는 둘째.

허나 마약과 마취제를 놓아주자 이내 녀석의 비명이 멎었다.

그는 돌팔이에게 지혈치료까지 받은 다음 정성민의 질문을 받게 되었다.

“너는 좀 기대를 해보지. 어째, 동생들을 위해 희생할 텐가?”

방금 도끼로 내려 찍혀 오른손을 잃은 상황.

둘째 또한 자신의 남은 손을 챙기기 급급했다.

동생을 버리기로 결심한 것이다.

“미안하다...”

-콰직!

“으아아아아아!!”

그렇게 어느 누구 하나 희생을 감수하지 않는 형제들.

그들은 셋째 넷째까지 손목을 잃고 나서야 풀려나게 되었다.

이후 그들은 서로를 증오하며 다시는 뭉치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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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규모를 키우며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정성민의 ‘스트리밍 사업’

현재 스트리밍 사업의 주컨텐츠는 ‘일반인 타락 조교 영상’과 ‘타락한 일반인의 캠방송’이었다.

그리고 얼마 전, 타락 캠방송에 기념비적인 이벤트가 발생하게 되었다.

| [타락모자] 어머니가 제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

정성민의 노예로 추락한 모자(母子), 최미애, 우지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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